‘119’를 누르면 달려오는 일상 속 숨은 영웅들. 화재 진압과 재난·재해 발생 시 구조 활동을 수행하는 소방관은 그 역할에 따라 화재진압대원, 구조대원, 구급대원으로 나뉜다. 그들의 헌신과 희생, 활약상을 ‘소방인(人)’을 통해 재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경기 광명소방서 소속 윤태원(34) 소방장은 지난 2021년 2월 시흥소방서 소속 소방교로 재직할 당시 시흥시 한 다세대 주택 화재 현장에 투입돼 30대 어머니와 생후 6개월된 아이를 구조했다. (사진=소방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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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지난 2021년 2월 5일 경기도 시흥시 한 다세대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경기 시흥소방서 소속으로 현장에 투입된 윤태원(34) 소방교(현재 광명소방서 소속 소방장)는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건물 외부로 뿜어져 나오는 다량의 짙은 연기와 계단실의 뜨거운 열기는 현장의 급박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면서 “건물 외부에서 확인해 보니 4층의 한 세대 베란다 창문 밖으로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살려달라며 소리내어 구조요청을 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현장은 다세대주택으로 4층에 5개의 호실이 있었으며 가득한 농연(짙은 연기)으로 현관문이 보이지 않아 밖에서 본 세대가 정확히 어느 세대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윤 소방장은 구조대상자의 소리에 집중해 위치를 파악하고 파괴 장비를 이용해 현관문을 개방했다. 이어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한 구조대상자 탐색을 시행했다.
그는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테라스 난간에 기대어 아이를 품에 안고 주저앉아 있던 어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며 “어머니는 저를 보자마자 아이부터 구조해달라며 아이를 저의 품에 안겨 주었다”고 설명했다. 화염 및 뜨거운 열기 속 시계 거리가 1㎝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음에도 효율적이며 신속하고 정확하게 움직여 고립된 구조대상자 이모(32) 씨와 생후 6개월 된 아이를 무사히 구조한 것이다.
| 윤태원 소방장. (사진=소방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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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소방장은 “당시 저에게는 생후 4개월이 된 아이가 있었기에 아빠의 입장에서 생후 6개월이 된 아이 구조는 더 큰 보람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화재 현장 진화 작업이 마무리 되어갈 무렵 구조대상자 3차, 4차 인명 검색 시에 보았던 복도와 계단실 벽에 그려진 손바닥 자국들(탈출로 찾기 위한 흔적)은 다시 한 번 화재의 무서움을 일깨워 줬다”며 “스스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근무하라는 지시로 여기고 이후에도 모든 재난 현장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윤 소방장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11월 임용됐을 당시에는 화재진압대원으로 근무하다 구급, 구조 쪽으로 점점 활동폭을 넓혔다. 그 중 가장 적성에 맞는 업무는 ‘구조’였다. 이에 따라 인명구조사(2급) 자격증뿐 아니라 응급구조사(2급) 자격증도 있다. 이달 4일에는 화재대응능력(1급) 자격증도 획득했다. 그는 “수준 높은 소방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꾸준히 자기개발을 하려고 노력한다”며 “그 결과 위험물기능사, 소형선박조종사, 스쿠버다이빙(어드밴스) 자격증도 취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