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에게 사과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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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박종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제 주변의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염려를 드렸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공식 사과했다. 임기 반환점을 앞둔 윤 대통령은 최근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와의 메시지, 통화 녹취록 공개 사태로 벼랑 끝 위기에 처하자 대국민 사과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다만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 논란이나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공천 개입 의혹 등 핵심 쟁점은 모두 부인해 ‘맹탕사과’란 비판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자리에서 “저와 제 아내의 처신에 문제가 있었다”며 “매사에 더 신중하게 처신해야 하는데 이렇게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드린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국민에게 직접 사과를 한 것은 지난 5월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엔 김 여사에 한정됐던 문제였지만 이번에는 지난 대선 전후 과정에서 벌어진 여론조사 조작, 공천 개입, 국가산단 선정 개입 의혹 등과 같이 국정 농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형스캔들이라는 점에서 파문이 상당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던 중 단상에서 나와 허리와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공천 개입 논란 등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여론조사가 잘 나왔기 때문에 조작할 이유도 없고, 인생을 살면서 그런 행동을 해 본 적도 없다”며 “(2022년 재보궐 선거 당시) 이미 선거에 나갈 사람들은 정해져 있었고, 당 중진 의원 중에 부탁하는 경우는 있지만 원리·원칙만 얘기했을 뿐 한 번도 누구를 공천을 주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명태균 씨와 연락한 것과 관련) 불필요한 얘기나 안 해도 될 일들을 한 곳에 대해 사과를 하는 것”이라며 “창원 공단과 같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사과를 기대한다면 그건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인정할 수도 없고, 사과를 할 문제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