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설날이 다가오면서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뉴스에서 한우 도매가가 크게 떨어졌다고 하는데요. 소비자들이 느끼는 한우 가격은 여전히 매우 높은 게 현실입니다. 도매가가 떨어졌는데도 소비자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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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축산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으로 6~7개월령 암송아지 산지 경매가격은 203만1000원으로 지난해 1월 18일(287만8000원) 대비 29.4%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수송아지 경매가도 294만3000원으로 전년(389만6000원) 대비 24.5% 내렸습니다.
산지가격과 도매가격 하락 폭에 비해 소비자 가격 변동은 적은 편인데요. 18일 기준으로 1+등급 한우 등심의 전국 평균 소비자 가격은 ㎏당 12만4880원으로, 1년 전(13만1130원)보다 불과 4.8%만 하락했습니다. 한우 농가와 소비자 사이 체감 가격이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도매가격과 소비자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건 한우 유통 구조에 원인이 있습니다.
농산물과 달리 소는 잡아 도축하고 등심·안심·갈비살 등 부위별로 구분·포장하는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데요. 도축비, 인건비 등 유통 비용이 크게 들면서 소비자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셈입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한우 소매 가격에서 유통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50%에 이릅니다. 즉 한우 도매가격이 30% 떨어져도 비싼 유통 비용에 소비자들은 한우값 하락을 체감할 수 없는 겁니다.
대형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통상 한우 소비자가격에서 유통비 비중이 약 절반을 차지한다. 도축, 가공 등 유통과정에서 인건비, 운영비, 물류비가 발생하는 데다 이들 비용이 최근 급등했기 때문에 도매가가 떨어졌다 하더라도 소비자가에는 즉각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소비자들에 인기가 높은 등심, 안심, 채끝살 등 구이용 한우는 가격 하락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특히 등심은 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에 불과한 데다가 지방 등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면 약 5%밖에 남지 않는다는데요.
정부는 대형마트가 할인 폭을 조절하지 않는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오히려 한우를 ‘미끼’ 상품으로 활용해 판매가격을 낮추지 않고 전략적 할인 행사를 통해 이윤을 극대화한다는 설명인데요.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가격 책정을 강제할 수 없는 만큼 대형마트의 판매가격 연구용역을 통해 한우 가격 등이 가장 비싼 곳을 공개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국한우협회는 정부가 손 놓고 바라볼 경우 전국적인 소 반납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소 값 폭락 등으로 경영난을 겪던 농민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생존권 투쟁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한우 1두당 생산비는 1100만원인데 비해 한우 도매가격은 평균 7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한우값 폭락에 대해 무대책으로 일관할 경우 대대적인 전국적 소 반납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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