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쟁이 아들 '둘' 죽였는데 '큰아들' 살해는 무죄...이유는

3년 사이 갓난아이 2명 잇따라 살해
재판부 "첫째 살해, 원치 임신 정신적 고통 고려"
아기 4명 낳아 2명 입양 보내고 2명 죽여
  • 등록 2024-05-23 오후 7:07:05

    수정 2024-05-23 오후 7:07:05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3년 사이 아들 2명을 출산한 후 잇따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친모가 일부 무죄를 선고받았다.

3년 간격으로 갓 태어난 아기 둘을 살해·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친모가 지난 2023년 11월16일 오전 인천 미추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는 23일 선고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A(37)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출소 후 아동 관련 기관에 5년 동안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피해자를 살해했고 피해자는 보호자에 의해 무참히 생을 마감했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2012년 첫째 아들 범행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시간과 장소·방법, 피해자의 시신 유기 사정 비춰보면 피고인이 원하지 않은 임신과 출산 후 피해자를 입양기관에 위탁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원하지 않은 임신으로 느꼈을 정신적 고통과 (친부를 할 수 없는) 피해자를 임신 상황에 대한 주위 시선 등으로 인해 이성적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가 첫째 아들을 살해할 당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그 행위를 이어가 살인에 이르게 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한다.

검찰은 A씨가 첫째 아이의 질식사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 이불로 아이를 덮어 강하게 끌어안았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처음엔 아이를 5분간 달랬는데 울음을 그치지 않아 점차 안는 강도를 강하게 했다고 진술했다”며 “A씨가 2명 아이를 출산한 경험 있으나 출산 직후 입양을 보내 아이를 양육해 본 적이 없었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A씨가 아이의 울음을 그치기 위해 달래는 과정에서 실수로 질식하게 해 숨지게 했을 가능성 배제하기 어렵다”고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게티 이미지)
A씨는 지난 2012년 9월 서울 도봉구의 한 모텔에서 생후 하루된 첫째 아들 B군을 숨지게 한 뒤 인근 야산에 묻어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또 2015년 10월 생후 이틀된 둘째 아들 C군을 인천 연수구 한 공원의 공중화장실에서 살해하고 시신을 문학산에 매장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A씨는 산부인과에서 B군 등을 출산한 뒤 1~2일 만에 퇴원해 출생신고도 하지 않고 자택에서 각각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 조사결과 A씨는 모텔과 공원 공중화장실에서 각각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군에게 이불을 뒤집어씌운 채 강하게 안거나 C군에게 주스를 먹여 사레가 들자 코를 막아 질식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망한 2명의 아이 외에 이전에도 2명의 아이를 출산해 입양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2012년 입양특례법이 개정돼 아이를 바로 입양보내지 못하게 되자 아이를 모텔에 데려갔다.

앞서 A씨는 지난달 연수구청이 2010~2014년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해 추가 전수 조사를 벌이자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고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경제적 어려움을 느껴 양육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며 “두 아들의 친부는 다르고 정확히 누군지는 모른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에 따라 지난달 10일 인천 문학산 일대에서 C군으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견했다. 서울 도봉구 야산에서도 B군의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을 벌였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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