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백서, 北 핵 능력 평가 4년간 '제자리'…이번엔 바뀔까[김관용의 軍界一學]

北 열병식서 핵능력 과시, 대남용 무기도 대거 동원
국방연구원, 초대형 방사포 전술핵 탑재 가능성 분석
그간 2016년 국방백서부터 北 핵 능력 평가 변동 없어
이번 백서엔 北 핵 고도화 노력 등 반영해 기술할까
  • 등록 2023-02-12 오전 8:00:00

    수정 2023-02-12 오전 8:13:5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지난 8일 저녁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진행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북한은 재래식 무기 뿐만 아니라 핵을 탑재할 수 있는 전략무기들을 동원해 군사력을 과시했습니다.

특히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10기 이상 공개했습니다. 작전 배치에 필요한 최소 규모 이상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입니다. 게다가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무기도 공개했습니다. 고체 ICBM은 기존의 액체 ICBM과는 다르게 연료를 충전한 상태로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고 연료 주입 시간도 상대적으로 적게 소요되기 때문에 은밀성이 장점입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대남 공격용 무기체계도 대거 동원했습니다. 4연장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과 이스칸데르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5연장 순항미사일, 240㎜ 및 유도 방사포 등이 대표적입니다.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한 사진이다. 초대형 방사포 부대들이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IDA “초대형 방사포, 전술핵 탑재 가능성”

그동안 수차례 시험발사를 통해 무기체계 안정화를 거친 4연장 초대형 방사포도 등장했습니다. 북한은 올해 초 600㎜급 초대형 방사포 30문을 신규 생산·배치한 사실을 공개한바 있습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초대형 방사포 증정식에 참석해 “남조선(한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하다”고 주장한바 있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600㎜ 초대형 방사포는 직경 600㎜ 기준으로 핵탄두 지름은 40~50㎝, 형상은 둥근 구(球) 형태일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600㎜ 초대형 방사포에 탑재되는 전술 핵무기의 중량은 2016년 공개한 핵탄두 대비 밀도를 고려했을 때, 150~250㎏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위력은 4~7kt 정도일 것으로 추산됩니다. 핵무기 1kt 위력은 일반 재래식 고폭탄 1000t과 같습니다. 제2차 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의 위력이 각각 16kt·21kt 규모였으니 그 3분의 1에서 4분의 1 정도 위력을 가질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16~`20년 국방백서, 북핵 평가 차이없어

북한은 현재 상당량의 핵무기 제조 물질과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KIDA는 북한의 현재 플루토늄 보유량은 약 68~78㎏ 정도로, 이를 핵탄두 수량으로 환산할 경우 17~19발 정도 생산이 가능하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2030년에는 플루토늄 107~123㎏을 생산해 플루토늄 핵탄두를 26~30발 정도 보유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의한 농축 우라늄 생산 능력을 분석한 결과 2044㎏을 보유해 최대 80여발의 핵탄두 생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는 고농축우라늄 3408㎏과 우라늄탄 136발 보유가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간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핵물질과 핵탄두 생산량을 보수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북한 군사동향과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담은 국방백서는 2014년 당시 북한이 플루토늄을 40여㎏ 보유하고 있고,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만 했습니다.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한 사진이다. 고체 연료 ICBM 추정 미사일이 등장하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흔들어 환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6년 국방백서는 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10여 kg의 플루토늄을 추가 확보, 기존 40여kg에서 50여kg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상당한 수준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2018년 국방백서는 북한의 핵능력에 대한 평가를 지난 백서와 크게 다르지 않게 기술했습니다. 플루토늄 보유량은 그대로 두고 고농축 우라늄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고만 한 것입니다. 가장 최근인 2020년 국방백서는 이전 백서의 표현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尹정부 첫 국방백서, 북핵 평가 어떻게?

북한의 핵능력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이유는 플루토늄의 경우 폐연료봉을 재처리해야 추가 획득이 되는데, 2020년 국방백서 작성 때까지 그런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역시 북한이 은밀히 진행하기 때문에 추가로 구체적인 양이 확인되지 않아 과거 표현을 유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KIDA는 지난 2021년에 북한이 플루토늄을 추가로 재처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가 곧 발간할 예정인 2022년 국방백서에선 플루토늄 보유량을 어떻게 평가할지 주목됩니다. 고농축 우라늄 역시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의 본격적 가동으로 생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을 가능성이 커 이와 관련된 평가는 어떻게 기술할지도 관심사입니다.

핵탄두 소형화 수준 역시 북한이 그동안 기울인 노력과 핵 개발 시간 경과 등을 고려해 이번 국방백서에서도 이에 대한 평가가 예상됩니다. KIDA는 지난 1월 보고서에서 “북한은 소형화 기술을 갖고 있다고 평가되기 때문에 현재 초대형 방사포에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거나 머지않아 그러한 능력을 갖춘다고 전망할 수 있다”면서 “북한은 향후 기술검증과 정상작동 여부 및 저위력 목적에 맞는 핵반응 효율 조절 등을 검증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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