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뛰는 소금 가격, '로켓배송' 물량도 동 났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앞두고 마트서 소금 품귀현상
굵은소금 5㎏ 소매가격 1만3406원...전년比 20%↑
온·오프라인 채널서 입고되는 족족 매진 행렬
"도매상들 마구잡이 매입…가격 인상 부추겨"
7월 햇소금 시중 풀릴 때까지 당분간 상승 랠리
  • 등록 2023-06-19 오전 5:11:01

    수정 2023-06-19 오전 9:06:45

[이데일리 윤정훈 정병묵 기자] 18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이마트 수색점. 소금을 판매하는 매대엔 빈 상자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같은 시간 이마트에브리데이 남가좌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허브솔트’ 류만 남기고 ‘일반 소금’은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한 고객이 “소금 없느냐”고 묻자 점원은 “내일 입고 예정이니 기다려 달라”라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 이마트 수색점의 소금 매대가 비어있다.(사진=정병묵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오염수 방류가 임박했다는 관측에 전국 소매점에서 소금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도매업자들이 소금 사재기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이에 공포감을 느낀 소비자들도 덩달아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널 뛰는 소금 가격…후쿠시마發 불안감에 일부 사재기도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16일 기준 전국 ‘굵은소금(5㎏)’ 소매가격은 1만3406원으로 전달(1만2500원) 대비 7.2% 상승했다. 작년 같은 기간(1만1188원)과 비교하면 약 20% 올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2만1000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등 소금 사재기가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모습도 관측된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전국 천일염의 85%를 취급하는 신안군 수협 직매장은 지난 8일 ‘신안천일염 2021년산 20㎏’ 가격을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20%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국내 천일염은 외국산 소금 대비 천연 미네랄이 3배 이상 높고 칼륨 함량이 풍부한 반면, 나트륨 흡수는 적은 것으로 유명하다.

신안군수협직매장 관계자는 “하루에 10포씩 팔다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뉴스가 나온 후부터 하루에 1000포씩 나가고 있다”며 “화물이나 인건비가 엄청 많이 들어서 가격을 인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도매상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슈 이후 천일염을 계속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밀가루 가격 급등 때처럼 도매상들과 가공식품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우려해 선수요 반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다 보니 가격이 뛰고 있다”고 진단했다.

잦은 비로 소금 공급량이 줄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으로 소비자 불안 심리가 작용해 소금값이 급등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소금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입고 족족 팔려…‘배송 도중 주문 취소’ 해프닝도

소금값 상승 이슈가 뜨겁다 보니 소비자들도 반응하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 소금은 입고되는 족족 판매되고 있다. 이마트(139480)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소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CU의 이달 1~15일 소금 매출신장률은 전년 대비 48.6%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식염류 1위 제조사인 대상(001680)의 ‘정원e샵’에서도 이날 현재 허브솔트를 제외한 모든 제품이 품절상태다. 쿠팡에서도 ‘청정원’ 소금이 동 나면서 현재 익일 배송을 보장하는 ‘로켓배송’이 가능한 제품이 남아 있지 않다. 쿠팡 로켓배송은 익일 배송이 보장돼야 표출된다. 현재 소금 제품 상당수는 로켓배송에서 제외돼 있다.

가격이 불안정하다 보니 온라인 커머스에서는 결제까지 마쳤지만 판매자가 접수를 취소해 달라고 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진다. 한 소비자는 쿠팡에서 25㎏ 소금을 주문해 결제까지 완료했지만 배송 도중 “제품 품절로 배송이 어려우니 취소해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그 사이 가격이 뛰니 판매자가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천일염과 관련해 소매 판매가 증가하고 있지만, 업계 차원에서 특이한 움직임은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소금의 개인 직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량의 7∼8% 수준인 만큼 수급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전남 신안군 염전에서 천일염을 수확하는 모습(사진=뉴스1)
천일염생산자협회는 다음 달 햇소금 출하가 시작되면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시중에 풀리고 있는 천일염은 2021년과 작년에 생산된 소금이 대다수다. 국내 주요 염전은 올해는 4~5월 잦은 강우로 소금 생산량이 감소했고, 6월부터 예년 수준의 생산에 돌입했다. 이에 7월께 햇소금이 본격 출하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7월 본격적 출하를 통해 올해 햇소금 가격이 형성되면 신안천일염을 산지에서 적정가격에 구입해 달라”며 “지금 시장에서 비싸고 품질을 보장할 수 없는 천일염의 구입 자제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통업계는 현재 소금 품귀 현상이 일시적인 것으로 보지만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는 만약을 대비해 최근 1인당 소금 구매량에 제한을 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소금이 매출이 많던 상품이 아니어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입고했는데 최근에 많이 빠지긴 했다”고 말했다. 이마트(139480) 관계자는 “고객이 수요가 증가한 건 맞아서 물량을 3~4배 늘려 입고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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