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 전투기 엔진으로 제설차량을?…공군 'SE-88'을 아시나요[김관용의 軍界一學]

1980년대 퇴역 전투기 늘자 도태 엔진 활용 고민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로 눈 증발 아이디어 고안
활주로용 이어 육군 작전도로 제설 차량도 가능
  • 등록 2024-01-28 오전 8:17:16

    수정 2024-01-28 오전 8:17:1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겨울철이 되면 공군에서 가장 바쁜 장비가 있습니다. 비행단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특수차량 하나가 어김없이 등장해 드넓은 활주로의 눈을 치우기 시작합니다. 특수 제설 차량인 ‘SE-88’입니다.

SE-88은 퇴역한 전투기의 엔진을 활용해 만들었습니다. 항공기 제트 엔진에서 발생하는 400~500℃의 열기로 눈을 증발시키는 방식으로 제설작업을 합니다.

‘SE’는 스노우 엔진(Snow Engine), 88은 1988년에 최초로 제작됐다는 의미입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 공군의 주기종이었던 F-4와 F-5의 오랜 사용으로 많은 도태 엔진들이 재고로 쌓이고 있었습니다. 이미 수명을 다한 엔진들이지만, 이를 적절히 수리해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던 중에 탄생한 것이 바로 SE-88 제설차량입니다.

일반 군용화물차에 항공기 엔진의 높은 추력을 활용한 증기발생라인를 잘 조합하면 넓은 활주로의 제설작업을 단시간 내에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공군군수사령부 제81항공정비창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제38전투비행전대 SE-88의 제설 작전 (사진=공군)
SE-88은 군 밖 일반공항에서 운용하는 수입용 제설차 보다 엔진 성능 자체가 더 뛰어나다고 합니다. 1988년부터 현재까지 총86대의 SE-88이 제작됐는데, 현재 공군 기지에서 사용하고 있는 제설차는 대형25대, 소형28대 총 53대입니다.

차량수명은 15년 정도로, 최근에는 2000년대 초반에 생산한 차량들을 신형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81항공정비창 특수제작공장 기계공작팀에서는 수요에 맞춰 매년 4~5대의 SE-88을 지속적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공군은 항공기 도태엔진이 다 소진되게 되면, 다른 기종의 도태 엔진이나 새로운 증기 발생 장치를 고안한다는 계획입니다. 공군은 “이러한 새로운 증기 발생 장치와 30년 간 제작해 온 제설차 제작의 노하우가 적절히 조합된다면, 활주로용 대형 제설차뿐만 아니라 육군의 작전도로 제설을 담당하는 제설차의 고안 등으로 운영 범위를 넓힐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제1전투비행단 SE-88 제설 작전 (사진=공군)
제15전투비행단 SE-88 제설 작전 (사진=공군)
제20전투비행단 SE-88 제설 작전 (사진=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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