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시장 초기부터 기술 경쟁력을 축적해 왔다고 보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을 계속해서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박명수 SK하이닉스 D램마케팅담당 부사장)
SK하이닉스(000660)가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삼성전자(005930)가 SK하이닉스의 턱밑까지 맹추격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며 양사의 시장 선점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앞으로 더욱 커질 HBM 시장에서 양사가 대부분 시장을 점유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D램 등 기존 메모리에 이어 한국이 글로벌 차세대 메모리시장 역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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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삼성전자는 “AI 수요 성장세에 맞춰 HBM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HBM 시장 선도업체로 HBM3 제품을 주요 AI 클라우드업체에 출하를 시작했으며 HBM3P 제품도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 용량 구현에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도 최근 사내행사에서 “삼성 HBM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라며 “HBM3와 HBM3P가 내년 이익 증가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HBM 독자기술인 ‘NCF(Non conductive film)’의 강점도 소개했다. HBM이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이는 메모리반도체인 만큼 NCF 공정으로 칩 휘어짐에 의한 기술적 문제 발생 가능성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엔 캐파(생산능력)를 2배 이상 늘려 엔비디아·AMD 등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업체는 물론 인텔 등 빅테크로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HBM에 ‘MR-MUF(Mass Reflow Molded Underfill)’ 방식을 적용 중이다. 기존 NCF 공정보다 열전도율을 높이는 동시에 공정을 간소화해 생산 효율이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더 나아가 내년 상반기에는 5세대 제품인 HBM3E 양산 계획도 갖고 있다.
한편 미국 마이크론의 시장점유율은 지속 하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김정호 교수는 “마이크론은 (HBM 개발에) 너무 늦게 뛰어들었고 쫓아가는 것은 힘들 것”이라며 “지금 HBM4가 개발돼 있고 앞으로 HBM5, HBM6 준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도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강 체제로 굳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점유율을 올리려면 지금처럼 투자를 지속해 성장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