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에 따르면 전씨의 발인은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 50명 정도만 참석한 채 열렸다. 노제는 따로 지내지 않았다.
부인 이순자씨는 이날 유족 대표로 “남편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대신해 사죄를 드리고 싶다”면서 “돌이켜보니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나시고 저희는 참 많은 일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말했다. 전씨 측이 과오에 대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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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식을 마친 유족들은 서울추모공원으로 이동해 고인을 화장하고, 장지가 결정될 때까지 유해를 서울 연희동 자택에 임시로 안치할 예정이다.
전씨는 지난 23일 오전 8시 45분쯤 서울 연희동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진 것을 부인 이순자씨가 발견, 경호원과 119에 연락했지만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만 90세를 일기로 사망한 전씨는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아 왔다. 최근 건강 상태가 악화해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했다.
유언은 따로 남기지 않았지만 전씨의 측근은 “북녘 땅이 보이는 전방의 어느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있으면 기어이 통일의 그날을 맞고 싶다”는 회고록 구절이 사실상 유언이라고 전했다. 한 달 전 국가장으로 거행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와 달리 전씨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