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식로드]솔잎을 닮은 `송화단`<37>

날계란 알칼리성으로 숙성시켜 만든 보관음식
소금 성분 결정이 솔잎을 닮아 `송화` 이름붙어
  • 등록 2021-06-19 오전 9:00:00

    수정 2021-06-19 오전 9:00: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세기 계란은 조류의 알로 만든 보존 음식이다. 날것 상태의 달걀이나 오리 알, 메추리알 등을 원재료로 만든다. 알의 표면에 석회를 입히고, 쌀겨를 덧대어 숙성시킨다. 숙성 기간은 짧게는 1주에서 길게는 몇 달이다.

송화단의 겉모습에 맺힌 소금 결정. 솔잎을 닮은 데에서 이름이 붙여졌다.(사진=위키피디아)
쌀겨를 바르는 이유는 각개 알이 서로 엉키거나 붙어서 손상하는 걸 막으려는 것이다. 이런 전통 방식은 손이 많이 가기에 현재는 알칼리성 용액에 알을 담가서 발효시킨다.

날계란보다 보관 기간이 길어지기에 과거 냉장 기술이 없던 시절 고안한 음식이다. 기원을 정확히 따지기는 어렵고 가깝게는 15세기 명나라 시대에 즐긴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보관 음식이라기보다 숙성한 맛을 즐기는 쪽으로 수요가 옮겨간 측면이 있다.

특유의 맛은 발효 과정에서 비롯한다. 일련의 화학 반응이 일어나 알칼리성 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전통 방식의 제조법에서 쓰이는 석회가 알칼리 성분이라는 점에 비춰 이 음식이 산성과 거리가 먼 것을 알 수 있다. 오리 등 가금류 자체도 알칼리성에 가까운 것도 연관있다.

이 과정에서 발효가 일어나는데 흰자는 노랗거나 검게 바뀌고 질감은 전보다 응축돼 흐르지 않고 말랑하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변해 암모니아 성분을 띠기에 독특한 냄새를 뿜는다.

노른자는 반숙에 가깝게 걸어지고 색은 진한 황금색을 띠는 게 보통이다. 흰자의 먹는 느낌이 삶은 것보다 부드럽고, 노른자의 고소함이 배가 돼 풍미가 짙어진다. 조리하지 않고 그대로 먹는 방법도 있지만 요리해서 먹는 것도 보통이다.

아미노산은 알칼리성을 만나서 소금 결정을 띠게 되는데, 이게 솔잎 형상을 닮았다. 그래서 이 음식에 송화(松·소나무 송, 花·꽃 화)라는 이름이 붙었다. 혹자는 이런 결정이 가죽과 비슷하다고 해서 피단(皮·가죽 피, 蛋·새알 단)이라고 한다. 송화단이란 명칭도 일반적이다.

현지에서는 음식이 시력 개선과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고 본다. 치통과 이명을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고 하지만 의학적 뒷받침은 분명하지 않다. 다만, 성분 자체는 아미노산과 철분, 비타민 E를 함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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