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영국 외교부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지도자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의 정치인과 접촉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사전작업을 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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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외교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가 친러시아 지도자가 우크라이나 정부를 장악할 수 있게끔 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외교부는 러시아가 밀고 있는 새로운 우크라이나의 지도자는 예브헨 무라예프 전 우크라이나 의원이 유력하단 정보를 입수했다고도 전했다. 다만 영국 외교부는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무라예프 전 의원은 우크라이나가 서방 국가들과 가까워지는 것을 반대하는 친러시아 정치인이다. 연말 라줌코프 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무라예프 전 의원의 지지율은 6.3%로 차기 대선 주자 중 7위에 올랐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지도자 교체 음모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에밀리 혼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런 종류의 음모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주권이 있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파트너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외교부는 또 러시아 정보 장교들이 우크라이나 정치인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과 관련 있다고 풀이했다.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10만 군사 병력을 배치시킨 가운데,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대사들이 빠져나오고 있단 보도가 나오면서 침공이 임박했단 전망이 나오고 있다. 리즈 트러스 외교부 장관은 “크렘린궁의 군사 침공은 엄청난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며, 만약 그렇게 되면 영국과 동맹국들은 러시아에 큰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21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을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