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284호 ‘금동여래입상’. 맞다. 이젠 이름만 들어도 착 감길 만큼 스타 반열에 오른,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했던 그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이다. 저이가 새 보금자리를 찾은 건 지난 8월 말.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다. 물론 영원한 단짝인 보물 제285호 ‘금동보살입상’과 함께다. 경매에 나와서 충격, 유찰돼 또 한 번 충격을 던진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조용히’ 사들였더랬다. 사실 집중되는 시선은 박물관으로서도 부담이 됐을 거다.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았다 열었다를 반복하던 박물관이 최근 다시 문을 열면서 가장 먼저 한 일 역시 ‘스타 불상 챙기기’였다. 4주간(25일까지) 일반공개를 결정하고 불교조각실 유리관 안에 세웠다. 경매 파문부터 4개월여 동안 일어났던 일이다.
이로써 두 보물불상은 그들 생애에서 또 한 번 고비를 넘겼다. 간송 품에 들었던 건 운명이었고, 보물이 된 건 숙명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행보가 아니었던가. 그 북새통에 두 보물불상은 국내서 가장 유명한 문화재가 된 건 물론, 유명세도 미련없이 치렀다. 어찌 됐든 두 불상으로서는 해피엔딩처럼 보인다. 그런데 과연 시장에 나오는 보물들이 이들과 같은 결과를 맞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왜 국가기관은 문화재를 사적으로 매매하게 내버려뒀을까. 문화재를 소유·관리하는 데 드는 천문학적 비용이 가장 큰 이유란다. 개인의 소유와 매매를 지켜보면서 보존상태만 점검하는 게 훨씬 수월하단 소리다. 그렇게 거래된 문화재는 지난 3년간만 볼 때도 13만 9600점에 달한다. 한 해 평균 4만 6500점이 사고팔린 거다. 그중 보물은 20점이었고, 경매에서 거래한 것도 6점이다. 20여년 된 서울옥션이 그간 거래한 보물도 21점이라니. 다만 국보가 나왔던 적은 아직 없다.
유물, 게다가 문화재라면 끝까지 품고 있으라는 논리는 무성의한 ‘윽박지르기’일 수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잘 알지도 못하고 그래서 가치와 값을 제대로 매기지도 못하는, 대중의 ‘저평가’다. 이제껏 경매에서 팔린 현대미술품의 최고가는 132억원(김환기의 ‘우주’)이지만 고미술품은 35억 2000만원(보물 제1210호 ‘청량산괘불탱’)에 불과하니. 때마다 지켜내라고 목소리만 높이고 이후엔 나 몰라라 해선 보탤 일이 별로 없단 얘기다. 기본 중의 기본은 ‘관심’이다. “손 한 번 잡아주이소”라고 외치는 고미술품은 ‘옛 간송’의 저 두 불상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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