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 제2의 금융위기 아냐…가계부채 2000년대 수준"

KB증권 보고서
  • 등록 2023-03-17 오전 8:04:13

    수정 2023-03-17 오전 8:04:13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2008년 금융위기와는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기 당시는 ‘빚으로 지은 집’이 무너지는 과정이었다면 지금 집은 오히려 ‘현금’으로 지은 집에 가깝다는 것이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17일 “뱅크런 자체와 추가 뱅크런 발생 가능성, 미국 외의 지역인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은행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결코 가볍지 않으며 긴장되는 뉴스”라면서도 “다만 레버리지 부담이 다르다면 결과도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대공황 이후 주요 금융위기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버블의 잉태와 위기의 발생 과정은 다음과 같다. 금융완화 등에 기인해 자산버블이 형성된다. 불충분한 금융당국 및 대출경쟁 격화 등으로 버블 형성이 촉진된다. 금융긴축 및 규제 강화 등에 따라 버블이 붕괴된다. 금융시스템 위기 및 실물경제가 침체된다.

김 연구원은 “버블 형성과 붕괴를 위해서는 자산 가격 상승에 ‘대출’, 즉 레버리지가 개입돼 있어야 하고 대출에 담보가 되는 기초자산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이 나타나며 대출의 담보가치 하락이 자금 회수 혹은 추가 담보 요구와 이에 응하기 위한 자산매각과 자산가격 하락의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7년 전조 증상이 시작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000년 70%에서 2007년 99%로 급격히 높아진 가운데 진행된 긴축과 이로 인한 기초자산(부동산) 가격 하락이 원인으로 지목된다”며 “높고 빠르게 가중된 레버리지 부담, 기초자산 가격의 급락이 2007년 시작된 뱅크런을 글로벌 금융위기로 몰고 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진행형이며 부동산 가격 및 주가지수 등 주요 자산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이런 유사점에도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레버리지”라며 “미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7년 99%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2년에는 75%로 낮아졌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실 자산 매각과 상환 요구, 금융감독 강화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짚었다. 부채의 절대적인 규모는 더 늘었지만 경제 규모와 비교해서 본 레버리지 부담은 2000년대 초반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추가적 뱅크런 우려에도 낮은 레버리지 비율로 볼 때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A 은행에서 인출한 금액은 장롱 대신 B 은행으로 흡수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다만 유망했던 SVB은행의 파산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SVB 파산과 크레딧스위스의 불안이 예금자들의 불안으로 이어져 또 다른 뱅크런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단언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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