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한마디에 바뀐 주차시스템…직원들은 ''울화통''

한강둔치 축구장을 주차장으로…시민들도 ''울화통''
  • 등록 2010-09-08 오전 8:21:28

    수정 2010-09-08 오전 8:21:28


 
[노컷뉴스 제공]국회가 미관위주로 주차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면서 주차공간이 크게 줄어들어 국회의원 보좌진을 비롯한 상주직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특히 여러 불만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박희태 국회의장의 한마디에 국회 사무처가 의견수렴 없이 시스템 개편을 강행해 '소통'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냈다.

◈ 주차공간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스템 개편

국회는 지난 1일부터 국회 도서관과 의원회관 쪽 주차라인을 삭제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회 경내 주차공간에 대한 개편에 들어갔다.

주차시스템 개편에 따라 9월 이전까지 1,945대가 주차가 가능했지만 내년 이후에는 1,091대로 주차공간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게 된다.

여기다 남아있는 주차공간도 국회를 찾는 민원인이나 방문객 등에게만 개방하고 국회 직원과 의원 보좌진의 차량은 경내 출입을 통제한다.

대신 이들 차량은국회 외부에 위치한 한강 둔치 주차장을 사용하도록 했지만 이곳도 최대 차량 수용대수가 1,000대 정도에 불과해 국회 내외부 주차대란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일부터 본회의가 열리며 곳곳에서 주차문제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고 주차공간을 찾는 과정에서 국회 경내에서는 흔치 않는 교통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 개편 과정에 의견수렴 하지 않아 불만 폭주

문제는 국회 주차시스템 개편을 2천 7백여명에 이르는 보좌진을 비롯한 국회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국회 사무처가 독단적으로 추진했다는데 있다.

한나라당보좌진협의회와 민주당보좌진협의회는 지난달 9일 권오을 사무총장 주재로 개편안에 대한 간단회가 열려 보좌진들의 입장을 전달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독단적인 추진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한 보좌관은 "대책마련 없는 강압적인 태도가 문제"라며 "어떤 일이 결정될 때무다 국회 보좌진 전체가 무시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보좌진 자체 설문조사결과 응답자 244명 가운데 99%인 241명이 주차시스템 개편에 반대의견을 밝혔다.

◈ 시민들은 운동시설 줄어들어 불만, 예산 낭비 지적도

여기다 이번 개편에 따라 국회 옆 한강둔치 축구장을 이용해오던 시민들도 운동공간이 없어지는 불편을 겪게 됐다.

국회 밖에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한강둔치 축구장 2곳을 주차장으로 용도변경하고 지난 1일부터 일체의 시설이용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던 축구장이 사라지게 된 것.

자신을 여의도 인근 주민이라고 밝힌 강모 씨는 국회 게시판에 "상식적으로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쓴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여러 사람을 대표해 글을 올리니 꼭 조치를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려 불만을 표시했다.

뿐만 아니라 예산낭비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 2006년 9월, 6억 4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경내 주차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하지만 단 4년 만에 다시금 주차시스템이 개편되면서 4년전 수억원을 들여 설치했던 주차통제 시스템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오히려 추가로 예산이 들어가게 됐다.

이번 개편안으로 누가 이득을 보게 됐는지 하는 문제 역시 제기되고 있다. 국회는 민원인과 내방객 차량만 경내 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를 찾는 민원인과 내방객은 대부분 업무차 방문하는 공무원이나 기업 관계자, 그리고 로비스트들이라는데 있다.

한 보좌관은 "국회를 방문하는 사람 가운데 '민원'을 위해 찾는 일반시민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해보라"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

◈ 국회의장, 국회 환경 문제지적에 화들짝 놀란 사무처

그렇다면 국회는 왜 여러 비판과 무리수를 감수하면서까지 주차시스템 개편에 몰두하는 걸까?

그 해답은 지난 6월 8일 취임한 박희태 국회의장의 취임사에 있다. 박 의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복잡해진 국회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박 의장은 "처음 초선의원으로 들어왔을때 국회에는 건물 하나 밖에 없었다"며 "넓은 공간에 숲이 우거지고, 꿩들이 새끼를 낳는 목가적 환경이었다"고 과거 국회 환경에 대한 향수를 나타냈다.

그는 이어 "국회가 큰 도회의 뒷골목처럼 건물이 들어서서 본연의 발전인가 하는 회의를 하고 있다"며 "도회의 번잡함을 그대로 국회에 옮겨놨다"고 비판했다.

박 의장의 이같은 발언을 계기로 권오을 사무총장이 총대를 메고 차량을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어 넣는 국회 미관개선 작업에 돌입했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하지만 미관개선에는 성공했을지는 모르지만 이번 주차시스템 개편으로 정작 국회 구성원들이 '본연의 업무'를 보는데는 상당한 지장이 빚어지게 됐다.

이에 대해 한 보좌관은 "국회 사무처가 박 의장이 말한 '환경' 문제에 치중한 나머지 정작 '의정활동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필요한 인적, 물적 지원을 충분히 하겠다'는 다짐은 까맣게 잊어버린 것 같다"며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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