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대부 `추악한 전설`로

WSJ "사기극의 중심에는 존 폴슨이 있다"
SEC "폴슨 고소 안해"
  • 등록 2010-04-18 오후 3:57:43

    수정 2010-04-18 오후 4:24:19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전설의 이면은 추잡했다." 헤지펀드 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추앙받던 존 폴슨의 명성이 하루 밤 새 `월가의 몹쓸 녀석`으로 전락했다.

▲ 존 폴슨, 폴슨&코 대표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골드만삭스 사기극의 중심에는 존 폴슨이 있다"며 사기극의 설계자로 폴슨을 지목했다.

WSJ가 보도한 `범죄의 재구성`은 다음과 같다.

미국 모기지 시장이 폭락할 것이라 예상했던 폴슨은 지난 2006년~2007년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월가의 투자은행을 찾아다니며 부실위험성이 큰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을 만들어줄 것을 의뢰했다.

폴슨의 전략은 투자은행들이 고위험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만들어 판매하면 자신은 해당 CDO의 신용디폴트스왑(CDS)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반대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었다.

폴슨은 기초자산인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부실이 급증할수록, 즉 해당 CDO의 가치가 떨어질수록 돈을 버는 구조를 마련하고 싶었던 것이다. 

WSJ는 "마침내 골드만삭스와 도이치방크가 공동으로 폴슨이 요구한 것과 같은 CDO 상품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그 과정에서 폴슨&코는 기초자산에 포함될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직접 고르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증권거래위원회의 기소로 문제가 된 `Abacus 2007-AC1`이라는 CDO 상품도 그 중 하나라는 것.

여하튼 부실이 커질수록 돈을 버는 데 베팅한 만큼 폴슨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중에서도 사고위험이 매우 큰 악성 모기지가 기초자산에 포함되도록 했다.

결과는 폴슨의 예측대로였다. 골드만삭스의 CDO가 판매되고서 몇달만에 모기지 시장의 부실 심화로 CDO 가치는 급락했고 폴슨은 떼 돈을 벌 수 있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를 사기죄로 기소한 이유는 CDO설계 과정에 깊이 참여한 폴슨&코의 역할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은데다, 폴슨&코가 해당 상품이 손실이 나는데 베팅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관련 거래체결 사실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해당 CDO를 매입한 투자자는 10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었고 반대 포지션을 취했던 폴슨&코는 고스란히 그 돈을 챙겼다. 골드만삭스 역시 도박판을 마련해준 명목으로 폴슨&코로부터 1600만달러에 달하는 수수료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사기극의 중심에 섰던 폴슨이지만 이번 고소 대상에는 빠졌다. SEC는 문제가 된 상품의 대표는 골드만삭스였지 폴슨이 아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전 세계 금융시장에 사상자가 속출하던 시절, 폴슨은 200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리며 그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던 인물이다. ☞`200억불의 사나이가 전하는 8가지 교훈` 기사 참고

모기지발 금융대란을 예견하고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다는 점에서 폴슨의 투자감각은 높이 살만하지만 '돈을 버는 과정이 추잡했다`는 비난은 면할 수 없게 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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