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타협하지 못한 세상 향한 미련 [e갤러리]

△슈페리어갤러리 2인전 '갤러리에서 찾은 행복 레시피' 나선 정연희
'예전 어느 한때’를 재기 넘치게 표현해
캐릭터 '꼬마의 연기력'에 기댄 한국화
순박하게 기억되는 시절과 '다른' 회상
  • 등록 2023-06-05 오전 11:09:09

    수정 2023-06-05 오전 11:09:09

정연희 ‘달콤한 인생’(노란·2023), 장지에 채색, 91×116.8㎝(사진=슈페리어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에 솜사탕이라.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조합인지 우린 안다. 물소리에도 녹아버리는 성질의 솜사탕은 자고로 햇빛이 쨍한 날과 어울리는 법이니까. 하지만 그런 어울림 따윈 이 꼬마에겐 문젯거리조차 되지 못한다. 노란 비옷, 그 색만큼이나 상큼한 노란 솜사탕에 이미 저돌적으로 덤벼든 상태니까. 그렇게 ‘달콤한 인생’(2023)을 맛보는 중이니까.

작가 정연희는 ‘예전 어느 한때’를 재기 넘치는 붓끝에 담아 화면에 옮겨낸다. 시간이 멈춘 듯한 그 어느 한때를 위해 등장시킨 인물이 있으니, ‘꼬마’다. 그러곤 누구의 시절이라고 해도 이상할 게 하나 없는 장면을 꼬마의 연기력에 힘입어 꺼내놓는데. 가끔은 꼬마에게 백설공주나 슈퍼맨 의상을 입혀 여전히 타협하지 못한 세상을 향한 미련을 슬쩍 내비치기도 하면서 말이다.

한지나 광목천 바닥에 채색하는 전통 한국화 기법에 더한, 자유로운 애니메이션 기법이 분위기를 생생하게 띄운다. 흔히 순진하고 순박하게 기억되는 시절들과 거리를 둔 점도 특이하다. 덕분에 이미 알 건 다 아는 ‘영악한 꼬마’의 활약상을 보는 재미가 톡톡하다.

8일까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슈페리어갤러리서 여는 피도크와 여는 2인전 ‘갤러리에서 찾은 행복 레시피’에서 볼 수 있다. 자신만의 캐릭터로 모든 이들의 행복을 그리는 두 작가의 색다른 시선과 감정을 녹여냈다.

정연희 ‘그리고 사랑’(And Love·2023), 장지에 혼합채색, 91×116.8㎝(사진=슈페리어갤러리)
피도크 ‘행복한 뺨-봄’(Happy Cheek Spring·2023), 한지에 오일컬러펜·크레용, 59×84㎝(사진=슈페리어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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