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잃어버린 84분, 사고덮기 급급한 AWS

  • 등록 2018-12-09 오후 6:30:33

    수정 2018-12-09 오후 6:30:33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지난 5일 IT업계에는 AWS(아마존웹서비스)에 관한 소문이 돌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앙전파관리소의 AWS 서울리전 현장조사와 관련해 본사 고위급 임원들이 한국을 찾을 예정이며, 대국민 사과까지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AWS 측은 늘상 그랬듯 사실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조사가 진행된 6일. AWS 글로벌정책 담당 부사장과 소프트웨어 담당 부사장 등 본사 임원 5명이 직접 현장조사에 참석함으로써 소문은 어느 정도 사실이었음이 확인됐다. 이들은 조사에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미안함의 뜻을 표하는 한편 고객사들에 장애 인지를 다양한 형태로 공지했음을 강조했다고 한다. 6시간 가량 진행된 조사를 끝낸 이튿날 이들은 곧바로 출국했다.

지난달 22일 AWS 서울리전의 도메인네임시스템(DNS) 오류로 발생한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와 e커머스 업체들의 서비스 장애는 적잖은 충격을 줬다. 정확히 ‘84분’간 지속된 장애로 고객사들은 매출과 고객 신뢰에 악영향을 받았고, 쿠팡이나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등 각종 e커머스를 이용하려던 소비자들도 불편을 겪어야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피해는 사회 전반에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했다는 점이다. 클라우드는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근간으로 여겨져왔으며 최근 많은 기업들이 직접 서버를 구축하기보다는 AWS를 비롯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서버로 전환해왔다.

그러나 AWS사태를 계기로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불신이 생겨난 것이 사실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AWS 사태를 계기로 클라우드 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있는지 내부적으로 다시 검토하고 있는 업체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AWS가) 대응을 왜 이렇게밖에 못했는지 모르겠다”며 우려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실제로 서비스업체인 AWS는 적극적인 해명은 커녕 의무를 다했다는 점만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축소하기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사태 이후 고객사들에게는 충분히 장애사실을 공지한 것은 물론 SLA(서비스레벨어그리먼트) 99.95% 계약을 체결했으므로 책임이 없다는 입장 만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SLA 99.95%란 한 달에 4시간 이상 서비스 장애가 발생해야만 보상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정부 현장조사에 급히 관계자들이 귀국해 미안함을 표했다지만 정작 직접적인 피해자들에게는 자신들의 의무 만을 내세운 것이다.

AWS는 전세계 IaaS(서비스형 인프라) 클라우드 시장의 41.5%를 차지하는 세계 1위 클라우드 업체다. 국내에서도 최고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AWS는 이번 사태 발생 이전에 국내 기업들은 물론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면 협조는 커녕 “좀더 배우고 오라”는 등의 콧대높은 행태를 보여왔다고 한다. 1~2년새에도 빠르게 변하는 IT업계에서 이같은 태도로 일관한다면 AWS가 언제까지 1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좀더 두고 볼 일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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