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부품 대란 막을 길 없나..경찰 공권력 투입 경고

중형급 이상 자동차에 엔진부품(피스톤링) 독점 공급
부품 선 다변화 쉽지 않아..산업육성전략에도 안 맞아
경찰 공권력 투입 경고..다른 사업장 분규 파급 우려
  • 등록 2011-05-23 오후 9:19:58

    수정 2011-05-24 오전 8:30:54

[이데일리 김현아, 아산=이창균 기자] 자동차 엔진 부품업체 유성기업의 노사분규로 현대차와 기아차·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라인이 불안하다.

오늘(23일)까지는 현대차 울산공장의 엔진공장 생산라인이 정상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에 그쳤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현대차(005380) 울산 4공장에서 만드는 포터와 스타렉스는 물론 울산 2공장의 싼타페, 기아차(000270) 광주공장에서 만드는 봉고트럭과 스포티지R의 생산도 26일과 27일을 기점으로 생산 중단이 우려된다. 한국GM도 현재는 정상 가동되나 이번 주말부터는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직원 수 755명, 노조원 수 566명에 불과한(?) 유성기업(002920)이 국내 자동차 생산라인을 좌지우지 하는 상황인 것이다.   부품선을 다변화할 순 없을 것일까? 공권력을 투입해 조기에 진화하면 앞으로 부품사 노사분규로 인한 완성차 생산 차질을 피할 수 있을까?     경찰은 이날 저녁 8시께 경고방송을 통해 아산 공장을 점거중인 노조에 "불법 점거농성을 풀고 자진해산하지 않으면 경찰력을 투입해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 강제 해산 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품 공급선 다변화 쉽지 않아..유성기업은 '기술력'있는 기업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수급선을 다원화해야 하는 게 답이라고 하지만, 당장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중장기적으론 국내외 부품사에 스펙을 주고 개발을 의뢰할 수 있지만, 개발후 테스트까지 몇 개월이 걸리는 것. 분야별로 1~2개를 키워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려 했던 정부의 부품산업육성 정책에도 맞지 않는다는 평가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주력산업팀장은 "피스톤링을 만드는 유성기업외에 다른 부품선을 찾는다고 해도 기존에 출고된 차의 피스톤링 A/S 부품 문제가 남아있다"면서 "(유성기업의 경쟁사인) 대한이연역시 소형차급의 피스톤링을 만들지만 완전한 대체제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정부가 부품산업을 키우려 했을 때 처음에는 분야를 자유화했다가 한 부품당 1~2개 업체를 집중 육성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면서 "시장 규모를 감안해 집중 육성 전략을 편 것이 지금의 결과를 낳게 했다"고 설명했다. 

유성기업은 자동차 엔진관련 부품 분야에서는 우량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08년 30억400만원, 2009년 149억8000만원, 지난해 48억5200만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지만, 당기순익은 오히려 늘었다. 2008년 당기순익 59억2800만원, 지난해는 118억6100만원의 흑자를 내며 큰 폭으로 턴어라운드 한 것. 

증권사 관계자는 "(유성기업의 영업손실은) 완성차 업체의 부품가 인하 압박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했고, 이항구 팀장은 "유성기업은 산업연구원이 선정한 77개 부품우량업체 중 자체 연구개발(R&D) 능력을 갖춘 27개사 중 하나이며, 현대·기아차와 크라이슬러 등 완성차들도 그래서 피스톤링 등을 의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출처=경총


  ◇경찰 공권력 투입 경고..다른 사업장 파급 우려 

당장 피스톤링 등을 다른 공급선으로 바꾸기 어렵다면, 유성기업의 노사 분규가 하루속히 마무리되는 게 답일 것이다.    '주간연속2교대와 월급제'를 두고 유성기업 노사의 입장차가 워낙 큰 만큼, 속히 공장 가동을 정상화하려면 공권력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성기업 이기봉 유성기업 아산공장장(전무)은 "물밑 교섭은 하지만, 실질적인 교섭은 노조가 공장을 불법 점거한 상황에서는 이뤄질 수 없다"면서 "유성기업만 하루에 5억 손실이 나고, 완성차 전체로는 하루 18억원, 전체적으로 지금까지 1200억 정도 손실이 난 만큼 공권력이 투입돼야 한다면 투입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 5개사가 회원사로 있는 한국자동차공업협회도 "유성기업 노조는 완성차업계도 실시하고 있지 않는 주간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를 요구한다"면서 "직장폐쇄 중임에도 불법으로 생산시절을 점거한 만큼, 공권력이 즉각 투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 23일 유성기업 아산공장 앞. 현대·기아차 20여개 협력사 사장들이 공장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공권력 투입만으로 모든 사태가 완전히 해결될 지는 미지수다.    유성기업 노사분규의 쟁점이 현대차 노사도 협상을 진행 중인 '주간연속2교대'에 대한 것인 데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서 현안 과제로 삼은 만큼 다른 부품 사업장으로 분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항구 팀장은 "공권력 투입이 가시화된 해답으로 나오지만, 공권력 투입이후 노사간 고소고발 사태 등이 이어지고 민노총 계열 사업장의 반발로 여타 사업장으로 분규가 확대될 경우 유성기업으로 촉발된 자동차 업계의 노사 분규가 장기화돼 일본 대지진에 버금가는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피스톤링 등 엔진계열 부품쪽 뿐 아니라, 시트 등 일부 분야에서도 현대·기아차에 대한 부품협력사들의 독점적 지위가 유지되고 있는데 자칫 이들로 까지 분규가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유성기업 분규에 '조정중지' 결정을 한 충남 지방노동위원회 김연수 조사관은 "사측은 2교대 실시하면서 월급제를 하려면 생산물량에 대한 노사간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사측이 합의서와 달리 구체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는 등 양측이 평행선이어서 '조정중지'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주간 연속2교대와 월급제 문제는 금속노조의 중대 현안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어제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완성차가 유성기업 노사관계에 깊숙이 개입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는 완성차 노사관계에서도 쟁점인 주간연속 2교대 및 월급제 시행 건을 축소·사전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성기업으로 촉발된 자동차 업계 노사 갈등이 '주간연속2교대'를 둘러싼 완성차 업계와 민주노총의 '힘겨루기' 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 관련기사 ◀ ☞유성기업 파업…1천2백억 원 손실[TV] ☞최중경 "연봉 7천만원 넘는 노조 불법파업 납득못해" ☞"뭐하는 회산데 현대차 공장을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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