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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에서 창호공사 업체를 운영하는 유병조 한국창호커튼월협회 회장은 지난 13일 이데일리와 만나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올해 쌓인 회사 적자 규모만 50억원에 달한다고 토로했다. 유 회장의 회사와 연계된 업체 중 한 곳은 자재비도 감당하기 힘들어 지난 3월 은행에서 추가로 운영자금 2억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유 회장은 “다들 쓰러지기 직전이라 이번 셧다운에 회원사 70여개가 참여하기로 했다”며 “지금 같아서는 하루라도 빨리 공장을 접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지만 직원들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국내 중소기업 곳곳에서 곡소리가 나고 있다. 특히 원자재를 가공해 대기업 등 다른 업체에 납품하는 구조에서 중간에 ‘끼인’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그야말로 생존 위기에 몰렸다. 창호공사 업체들의 경우 1년 새 2배 이상 오른 알루미늄 가격으로 인해 오는 6월 2일부터 무기한 공사 중단을 예고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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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표면처리업체 A사 대표는 “자동차 표면처리에 필요한 니켈 가격이 5배 가까이 올랐다. 이마저도 우크라 사태로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표면처리 업체 대부분이 존폐 기로에 놓이면서 계속 주변에서 폐업 소식이 들려온다. 일부는 야반도주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에서 원자재 수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상황에 맞춰 비축물량을 시장에 더 많이 푸는 등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이슈를 풀어낼 수 있도록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관이나 정부부처, 기업 등 민관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