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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인베이전 이후가 더 중요하다
  • [데스크의 눈]코리안 인베이전 이후가 더 중요하다
  • [이데일리 피용익 증권시장부장] 기자가 되기 전 어느 음반회사에 면접을 보러 간 적이 있다. 면접관으로 들어온 사장은 대뜸 어떤 일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한국의 우수한 음악을 해외 시장에 소개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사장은 큰 소리로 웃으며 “우리 가수들이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를 이길 수 있겠어요?”라고 물었다. “적어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는 있겠지요”라며 맞섰다. 면접은 어느새 논쟁이 되어 버렸고, 나는 보기 좋게 낙방했다.20여 년이 흐른 지금 한국 대중음악은 K팝이라는 이름을 달고 글로벌 시장을 휩쓸고 있다. 과거 대중음악 산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조차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이 기적처럼 현실이 된 것이다.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블랙핑크, 뉴진스 등이 팝의 본고장인 미국 차트를 수놓고 있다. 1960년대 중반 비틀즈를 비롯한 영국 록 밴드들이 미국을 점령했던 ‘브리티시 인베이전’에 빗대 ‘코리안 인베이전’이라는 말이 나온다. K팝에 대한 관심은 K컬처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지며 ‘오징어 게임’ 등 K드라마가 성공하는 바탕이 됐다. 브리티시 인베이전 당시 록 음악 외에도 ‘007’ 시리즈 등 영국 영화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과 판박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상당수는 K팝에 ‘꽂힌’ 이들일 것이라는 추측에 이견은 없다. 비틀즈가 여전히 영국 리버풀 관광업계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오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K팝이 인기를 끌면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가도 고공 행진 중이다. BTS가 소속된 하이브(352820)는 지난 5일 26만5000원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무려 56.3% 상승한 수준이다. 에스엠(041510)은 33.6%,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는 89.6%, JYP Ent.(035900)는 87.9% 각각 올랐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엔터주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문제는 대중음악의 유행이 짧다는 점이다. 지금 최정상의 아티스트가 10년 후에도 차트 상위권을 차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비틀마니아’ 현상을 일으켰던 비틀즈는 데뷔 10년도 안 돼 해체했고, 미국에서 경쟁자들이 탄생하면서 브리티시 인베이전은 흐지부지됐다. 인기 장르의 변화도 빠르다.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록을 듣는 사람은 요즘 많지 않다. 걸그룹과 보이그룹의 댄스 뮤직 중심인 코리안 인베이전 역시 한때의 유행으로 그칠 수 있다는 얘기다.물론 영국 대중문화는 브리티시 인베이전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1970년대에는 레드 제플린, 퀸, 데이비드 보위 등 다양한 장르의 록 아티스트들이 세계를 재패했고, 1980년대 초에는 ‘NWOB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 무브먼트가 나타나며 헤비메탈 본고장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후 컬처 클럽 같은 팝 밴드 전성기에 이어 1990년대에는 댄스 걸그룹 스파이스 걸스뿐 아니라, 오아시스 등 모던록 밴드가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아델, 앤 마리, 샘 스미스 등 영국 가수들이 글로벌 최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제2, 제3의 브리티시 인베이전이 그냥 이뤄진 것은 아니다. EMI로 대표되는 영국 음반사들은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신인 발굴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를 통해 유행 장르의 변화를 선도했고, 때로는 미국의 유행을 빠르게 따라잡았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변화를 탐색하고, 변화에 대응하고, 변화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코리안 인베이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금의 성공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BTS나 블랙핑크의 아류만 양산해서도 곤란하다. 다양한 장르의 새로운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투자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엔터 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고, 엔터주 역시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다.
2023.06.06 I 피용익 기자
채권 개미들, 투자시 주의할 점은?…금감원이 알려주는 ‘꿀팁’
  • 채권 개미들, 투자시 주의할 점은?…금감원이 알려주는 ‘꿀팁’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A씨는 안정적인 확정이자 수령을 목적으로 연 10% 내외 이자가 매월 지급되는 해외국채에 투자했다. 가입 당시 판매 직원이 발행주체가 국가라는 점을 들어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절대 안전하다”고 했으나, 결국 환율 하락으로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6일 A씨와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 채권 투자자들이 현명하게 채권 투자를 할 수 있게 노하우를 안내했다. 최근 채권금리의 상승으로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규모가 늘어나는 등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채권의 종류와 위험이 다양하고 채권특성 및 거래방법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민원이 발생하고 있어서다.(사진=연합뉴스)금감원은 먼저 해외채권에 투자할 때는 환율변동 위험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외채권에 원화로 투자할 경우 해당 채권이 지급하는 원금과 이자가 동일하더라도 환율 변동에 의해 투자자가 수취하는 원화 기준 원금과 이자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을 통해 채권에 투자할 경우 절세가 가능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일반 계좌로 채권에 투자할 경우 이자소득의 15.4%를 세금으로 내지만, ISA는 이자소득에 대해 200만 원까지 비과세, 초과 금액은 9.9%의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IRP 등의 경우 연간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그러면서 금감원은 파생결합사채(ELB)는 발행사인 증권사의 지급 여력에 따라 원리금을 상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ELB는 원리금지급형 상품이지만, 예금자 보호대상이 아니며 투자금도 법적으로 별도 예치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권사가 파산하면 투자원금과 수익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있다. 발행사가 우량한 기업의 주가 등을 ELB의 기초자산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으나 기초자산은 수익률 수준에만 영향을 줄 뿐 파생결합사채의 원리금 상황 가능성과는 무관함에 따라 위험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사진=금융감독원)아울러 금감원은 ELB 투자 시 기초자산 상승에도 수익률이 0%가 될 수 있으니 수익 실현 조건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LB는 주가가 오르면 주가 상승률에 비례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고, 주가가 내려가도 만기에 원금은 제공해 리스크가 없는 상품처럼 보인다. 그러나 ELB에는 주가 상승 한도가 있어 낙아웃이 발생하면 확정 수익률이 0%가 될 수 있다. 금감원은 “낙아웃형 ELB의 높은 최대수익률만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수익구조 등을 통해 낙아웃 발생확률 등을 확인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금감원은 펀드 만기와 편입채권의 만기를 맞춰서 운용하는 만기매칭형 펀드로 채권에 투자할 경우 환매 수수료를 반드시 확인하라고 설명했다. 만기매칭형운용 도중 중도 환매 요구가 발생하면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지 못할 위험이 있어 관련 수수료가 환매대금의 3~5%로 매우 높아질 수 있다. 금감원은 “운용 도중 환매 요구가 있을 경우 편입한 채권을 만기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일부 채권을 급하게 소액으로 처분함에 따라 펀드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자신의 투자기간에 맞는 만기매칭형 펀드를 선택하고, 환매수수료 수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23.06.06 I 이용성 기자
가장 강력한 ‘맥’ 제품…애플, 맥 스튜디오·맥 프로 공개
  • 가장 강력한 ‘맥’ 제품…애플, 맥 스튜디오·맥 프로 공개
  • 사진=애플[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애플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맥 스튜디오’와 ‘맥 프로’를 공개했다.애플의 자체 칩 ‘M2 맥스’와 이번에 새로 공개한 ‘M2 울트라’를 탑재하는 ‘맥 스튜디오’는 작은 크기에도 향상된 연결성을 자랑한다. 전문가용 스튜디오 환경을 제공하는 ‘맥 스튜디오’는 최신 인텔 기반 ‘아이맥 27’ 대비 최대 6배 빨라졌으며, ‘M1 울트라’를 탑재한 이전 세대 보다 최대 3배 빨라졌다. ‘M2 울트라’를 탑재한 ‘맥 프로’ 역시 이전 세대 인텔 기반 모델보다 최대 3배 빨라진 속도를 자랑한다. 최대 192GB 통합 메모리를 지원하는 M2 울트라 탑재 ‘맥 스튜디오’와 ‘맥 프로’는 최첨단 워크스테이션 그래픽 카드보다 많은 메모리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다른 시스템은 처리 불가능한 고사양 작업도 수월하게 해낸다. ‘맥 스튜디오’와 ‘맥 프로’는 일부 국가 및 지역에서 오는 13일부터 판매된다. ‘맥 스튜디오’의 가격은 299만원부터이며, ‘맥 프로’는 타워 외장 가격이 1049만원, 랙 외장 가격이 1119만원부터다. 존 터너스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새로운 ‘맥 스튜디오’와 애플 실리콘을 탑재한 ‘맥 프로’는 애플이 지금까지 제작한 맥 사상 가장 강력한 제품들”이라며 “이들 라인업으로 사용자에게 애플 사상 가장 강력하고 우수한 성능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2023.06.06 I 김정유 기자
보증금 떼일라…임차권등기 신청 3666건 역대 최고치
  • 보증금 떼일라…임차권등기 신청 3666건 역대 최고치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전세사기 여파와 역전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임차권설정등기 신청 건수가 4000건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과열됐던 2021년 집값의 70% 이상을 전세 보증금으로 조달한 ‘갭투자’(전세끼고 집사기) 전세 만기 시점이 올해 하반기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임차권설정등기 건수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역전세 리스크’를 해결하지 못하면 주택 시장의 하방 압력을 높여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역대 최고 임차권설정등기…하반기 신청증가 불가피6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집합건물의 임차권설정등기 신청 건수는 3666건(해당 기간 내 접수된 신청사건 중 등기완료된 사건 기준)으로 불과 한 달 만에 20% 이상 증가했다. 올 3월 3414건을 기록한 이후 석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약 1년여 전인 지난해 7월 임차권설정등기 신청 건수가 1000건대에 불과하던 것에 비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임차권설정등기란 임대차계약 기간 만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임대인의 허락 없이도 등기부등본에 임차권이 유효함을 명시하는 법적 장치다. 임차권 등기가 설정돼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으며 보증금 반환이 늦어지면 경매로 이어진다. 문제는 집값이 고점에 달했던 지난 2021년 당시 계약한 전세 기간 만기가 올 하반기 도래하면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심화할 것이란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종합주택 중위 전셋값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6월이 1억9794만4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올 4월 기준 전국 종합주택 중위 전셋값은 1억6841만4000원으로 3000만원 가량 하락했다.집값이 고점이던 2020~2021년 갭투자가 성행했으나 현재는 그보다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해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미반환 사례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역전세 대란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올 하반기 임차권설정등기 신청증가가 불가피하리라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전세사기에 더해 역전세 문제도 있어 임차권설정등기 신청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며 “올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2년 전 계약분의 만기가 돌아오고 신축 입주도 많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정부 역전세 대책 두고 찬반 엇갈려역전세 여파가 본격화하면 주택시장 침체 장기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부도 이와 관련한 대책을 준비 중이다. 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에 한정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비공개로 ‘F4 회의’를 열어 깡통전세·역전세 대책을 논의했다. 이미 시중에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 상품이 존재하지만 특례보금자리론을 제외하면 대부분 DSR을 적용하기 때문에 대규모 보증금 미반환 사태를 막기 위해 추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임대인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에 대해 역전세난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란 의견과 정부가 무자본 갭투자에 따른 부작용을 또 다른 빚으로 해결하게 한다는 반대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우리나라 집주인 대부분이 고정 소득 없이 부동산만 가진 60세 이상의 은퇴자고 젊은 층도 영끌 혹은 무자본 갭투자로 시장에 뛰어든 경우가 많다”며 “보증금을 돌려주는 목적에 한해서라도 DSR 규제를 풀어주지 않으면 시장 침체 장기화로 부동산 시장 경착륙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주택시장이 조기에 안정화하지 못하고 장기간 침체하거나 고점을 찍었던 전세가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면 도덕적 해이와 빚만 양산할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단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또 새로 들어오는 임차인은 은행 선순위 근저당권이 이미 잡혀 있어 더 큰 근저당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고 임대인의 자금 상황에 문제가 발생하면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2023.06.06 I 이윤화 기자
"3년 만에 보러 왔죠"…이른 아침부터 현충원 찾은 참배객들
  • "3년 만에 보러 왔죠"…이른 아침부터 현충원 찾은 참배객들
  • [이데일리 김영은 수습기자] “열일곱에 결혼도 안 하고 6·25 한국전쟁에 나간 삼촌에게 남은 혈육이라고는 이제 저 하나뿐…어머니 할머니 모두 돌아가셔서 조카라도 자주 와야죠.”6일 현충일을 맞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참배객들이 사이렌 소리에 맞춰 일동 묵념을 하고 있다.(사진=김영은 수습기자)현충일인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현충원) 정문 앞은 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참배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간 코로나19 여파로 방문하지 못한 유족들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해제 이후 다시 현충원을 한데 찾으면서다. 이날 오전 7시쯤부터 현충원 입구 주변으로 차량 정체가 발생하면서 경찰이 교통정리에 나서기도 했다.이날 현충원 정문엔 ‘대한민국을 지켜낸 당신의 희생을 기억합니다. 제68회 현충일’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한국전쟁에서 가족을 잃거나 베트남 전쟁에서 동료를 잃은 참배객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현충문을 들어섰다. 박무숙(76)씨는 “삼촌 이름이 쓰여있는 비석을 보러 오전 7시15분쯤 도착했다”면서 “조카인 내가 자주 찾아와야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재작년과 작년 두 번이나 못 와봤다”고 말했다.권덕규(85)씨는 “6·25 전쟁 때 경남 거창군 송계사에서 사망한 둘째 형과 월남전에서 잃어버린 동료 3명을 보러왔다”며 지갑을 열어 보였다. 권씨의 지갑 한쪽에는 1997년 5월 국가 참전 유공자로 등록된 친형 국가유공자증이 담겨 있다. 다른 한쪽엔 함께 했던 동료 정모·고모·공모씨의 이름이 적힌 종이가 접혀 있었다. 그는 “나와 친한 사람들 다 여기 누워 있는데 소주나 한잔 다 따라주고 갈 것”이라고 했다.인천에서 온 원용관(75)씨는 “1967년 20대 초반 동국대학생이었던 형이 해병대원으로 재훈련을 받다가 사고를 당해 이곳에 안치됐다”면서 “보훈예우수당 등 연금을 받으면서 집 사는 데 보태고 대출도 받으면서 살고 있는데, 형의 목숨하고 바꾼 돈이어서 항상 받을 때마다 미안하다”며 눈물을 훔쳤다.이날 현충원을 찾은 참배객들을 위해 새벽부터 봉사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이성호(61) 대한민국상이군경회 성동지회장은 “현충일 때마다 일찍 와서 월남전(베트남 전쟁) 참전자들이 모여 담소를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며 현수막 아래에서 직접 탄 냉커피를 방문객에게 나눠줬다.추모와 참배를 마친 시민들은 각자 바람을 내비추기도 했다. 윤모(74)씨는 “어린 시절 28세 나이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뒤 소식이 끊긴 아버지를 찾기 위해 유전자(DNA) 검사를 국가에 신청해뒀다”면서 “유해발굴단에서 매년 발굴하려 한다는 안내 문자메시지가 오는데 올해는 꼭 찾고 싶다”고 했다.베트남전 참전자 채현규(79)씨는 지난 5일 공식 승격 출범한 국가보훈부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국가보훈부도 이제 국무회의에 참석하게 된 만큼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봉사한 국민들을 잘 대우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3.06.06 I 김영은 기자
'월가 황제' JP모건 회장 방한, 금융지주 회장·한은 총재 만나
  • '월가 황제' JP모건 회장 방한, 금융지주 회장·한은 총재 만나
  • (사진=AFP)[이데일리 노희준 하상렬 기자]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사진) JP모건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5년 만에 한국을 찾아 주요 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투자 기회를 논의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이먼 회장은 지난 5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다이먼 회장의 방한은 5년 만이다. 앞서 그는 최근 중국과 대만,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을 각각 1박 2일씩 짧게 방문하고서 전날 서울에 도착했다.다이먼 회장은 입국 직후 서울 시내로 이동해 당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모 호텔에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지주 회장, 진승호 KIC 사장 등을 만나 투자 기회 등을 협의했다. 다만 회담 시간이 짧아 심도 깊은 논의보다는 형식적인 수준의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이와 관련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다이먼 회장 방한에 맞춰 짧게 이뤄진 만남으로 회담 시간 동안 거시경제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다른 주요 금융·증권사 대표들은 일정상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먼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들과 면담에 이어 오후 한국은행을 찾아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만났다. 다이먼 회장은 이 총재와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 등 금융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다이먼 회장은 1박 2일간의 짧은 일정을 마무리하고 출국했다. 출국길 한 매체와 만난 그는 한국 출장 소감에 대해 “훌륭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2023.06.06 I 노희준 기자
공소시효 한 달 남기고…11년 전 성폭행 ‘그놈’ 재판대 세운다
  • 공소시효 한 달 남기고…11년 전 성폭행 ‘그놈’ 재판대 세운다
  •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11년 전 지적장애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4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전경.(사진=연합뉴스) 6일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장애인 준강간 혐의로 A씨를 최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A씨는 2012년 9월 가출한 피해자 B씨(당시 18세)를 재워주겠다며 집으로 유인했다. 이후 성범죄 전력이 있던 A씨 집 주변을 순찰하던 경찰이 B씨를 발견했고 성폭행 혐의를 확인해 수사에 착수한 것.당시 경찰은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는 이를 기각했고 A씨는 경찰조사에서 “합의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검찰은 B양이 지적장애를 앓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가족 등의 진술을 토대로 B양의 장애 여부 입증에 나섰으나 B양이 다시 가출을 하면서 행방을 알 수 없게 됐다. 당시 형행법상 청소년과 합의해 성관계 할 시 상대방을 처벌할 수 있는 규정도 없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피해자 소재 불명을 이유로 사라진 피해자를 찾을 때까지 참고인 중지 처분했다. 이 사건은 그렇게 묻힐 뻔했으나 11년이 지난 2월 다시 드러났다. 공소시효 만료 임박 사건을 들여다보던 한 검사가 현재 성인이 된 피해자가 본인 명의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곧바로 통신자료를 조회한 검찰은 B씨의 전화번호를 파악, 수사를 재개했다.그러나 B씨는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 했고 해바라기센터에 협조를 요청해 종합심리검사를 한 결과, B씨의 지능지수가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검찰은 A씨에 적용했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서 장애인준강간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이에 따라 11년 만에 B씨를 재판대에 세울 수 있게 된 것이다.의사는 B씨의 장애가 선천적이라는 소견을 낸 바, 검찰은 사건이 일어난 2012년 당시에도 B씨에게 장애가 있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한다는 계획이다. 검찰 측은 “공소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3.06.06 I 강소영 기자
`MB맨` 이동관 방통위장 내정설에 野 "후진국 추락 선봉장"
  • `MB맨` 이동관 방통위장 내정설에 野 "후진국 추락 선봉장"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6일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동관 현 대통령비서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의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설을 두고 “정치적, 법적, 도덕적 그 어떤 잣대로 봐도 이 특보는 방통위원장으로서 자격 미달, 함량 미달, 수준 미달”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이동관 대통령비서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사진=연합뉴스)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공정성과 중립성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인사를 앉혀 이번에는 대한민국을 후진국 대열로 추락시키는 선봉장에 세우려는 것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강 대변인은 “이동관 특보가 누구인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시절 정권에 부정적인 보도들에는 고소 남발로 언론에 재갈을 물렸고, 공영방송 사장 해임, 낙하산 사장 선임, 언론인 해직 사태 등을 주도하며 언론장악 최선봉에 섰던 인물”이라며 “이것이 윤석열식 공정인가.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맹폭했다.그는 “방통위법은 정파성을 배제하기 위해 ‘최근 3년 내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방통위원의 결격사유로 두고 있다. ‘대통령 특보’는 ‘대통령직 인수위원’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는 것인가”라고 물으며 “‘대통령 특보’도 결격사유로 명시하는 ‘이동관 방지법’이 필요할 지경”이라고 꼬집었다.민주당은 또 이 특보의 아들에게 제기된 학교폭력 의혹도 꺼내 들었다. 강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 때인 지난 2011년, 이동관 특보 아들의 학폭 사건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며 “이 특보의 아들이 학교 폭력에 가담했지만 학교는 법적 절차에 따라 반드시 열어야 하는 학교폭력자치위원회도 열지 않고 전학을 보내는 바람에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이 아들 학폭 문제로 사퇴한 것이 불과 석 달 전”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학폭 가해 책임이 있음에도 한 자리 해 먹겠다는 ‘무서운 결기’를 가진 이 특보 임명으로 방송과 언론을 장악하려는 무도한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023.06.06 I 이수빈 기자
첫걸음부터 꼬인 민주당 혁신위, 흔들리는 이재명 리더십
  • 첫걸음부터 꼬인 민주당 혁신위, 흔들리는 이재명 리더십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에 닥친 도덕성 위기를 타개할 혁신위원회가 시작도 전에 좌초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리더십도 상처를 입게 됐다. 위원장으로 지명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친명(親이재명)계’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혁신위마저 친명 인사로 채우려다 인사 검증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일면서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혁신위원장으로 당내 인사가 등용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친명` 인사 임명하려다 실패?…“검증 보완할 것, 논란은 송구”지난 달 14일 민주당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코인) 투자 논란으로 불거진 당의 도덕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혁신위 구성을 결의했다. 그로부터 약 20일간 혁신위 구성과 역할에 대한 논의를 이어오다 지난 5일, 이재명 대표가 직접 이 이사장을 혁신위원장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이 이사장은 ‘천안함 자폭설’ 등 과거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이며 9시간 만에 자진 사퇴했다.이 같은 혼란에 친명계 인사를 임명하려다 보니 인사 검증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이사장은 이 대표 구명운동을 하는 등 친명계 행보를 보였다.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이 이사장의 내정을 하루 전에 통보받았다는 사실 역시 이 분석에 힘을 실었다.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을 만나 “위원회 등 당 기구를 구성하는데 검증 같은 실무적 부분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미흡했던 점, 논란이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지도부의 리스크 관리 실패가 이번에도 드러난 것”이라며 “(당내) 소통도 없었고 인사 검증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원인을 짚었다. 그는 “혁신위 운영 과정에서 비슷한 문제가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 혁신위원장을 통해 혁신적인 일을 하려면 조금 비밀스럽게 추진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해명했다.당내에서는 새로운 혁신위원장으로 당외가 아닌 당내 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성준 대변인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이나 (원래 지역구인) 서울 성동갑에서 험지인 서초로 넘어가 싸우는 홍익표 의원 같은 분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있었다”고 언급했다.정청래 최고위원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렇게 된 이상 외부 인사가 오려고 하지 않는다”며 “외부 인사에서 너무 찾지 말고 우리 민주당 내에도 훌륭한 분이 많이 있다”고 당내 인선에 힘을 실었다. ◇비명계 “이재명 사퇴해야 혁신위 리더십 선다”비명계는 이번 일을 고리로 이 대표 퇴진을 재차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대표 체제의 결함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위원회를 두겠다는 것이었는데, 결국 이 대표 체제를 강화시키려는, 혁신위를 띄우지만 그 혁신위는 이 대표의 심증대로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을 내세운 것”이라며 “인선의 공론화 작업도 없고, 검증도 제대로 안 된 상태가 이재명 대표 체제의 본질적인 결함”이라고 일갈했다.그는 “이런 문제가 곪고 터지는 것은 이 대표의 리더십이 온전치 못한 것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이 대표의 거취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며 “하루 빨리 이 대표가 사퇴해야 하고, 원내대표가 대행을 하며 다른 인물을 찾든 혁신위를 꾸리든 해야 한다. 지금 이 대표의 영향력이 막대하게 미치는 이 상황 속에서 당내의 강성도 득세하고 팬덤이 득실거리고 공격하는 상황에 온전하게 혁신위의 리더십이 있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당장 퇴진을 요구하는 일부 비명계 외에 이 대표의 퇴진 시점을 대표 취임 1년 차인 8월 이후와 12월 이후로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의 다른 중진의원 역시 “‘이대로라면 공멸한다’는 공감대 정도는 당 내에 형성됐다”며 “이 대표 본인도 추석에서 연말께를 퇴진 시점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023.06.06 I 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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