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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트 앤어워드 장관상·그랑프리 수상 外
  • 디스트릭트 앤어워드 장관상·그랑프리 수상 外
  •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종합 경제 일간지 이데일리가 한 주간의 국내외 여행 및 관광산업의 현장과 다양한 소식을 전합니다.◇디스트릭트 앤어워드 장관상·그랑프리 수상디스트릭트 퍼블릭 미디어아트 ‘FLOW’ (사진=디스트릭트)디스트릭트가 ‘2024 앤어워드’(A.N.D.Award)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디지털 광고·캠페인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영국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아우터넷에서 최초 공개한 퍼블릭 미디어아트 ‘FLOW’는 문체부장관상과 이벤트·캠페인 분야 그랑프리, 도쿄 오모테산도에서 공개한 디올 크루즈 옥외광고 ‘Artisan Butterfly’s Gif’는 패션 분야 그랑프리에 각각 선정됐다. 올해 18회를 맞은 앤어워드는 한 해 디지털 산업 발전에 기여한 작품을 선정하는 시상제도로 한국디지털기업협회가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후원한다. ◇파라다이스 사상 첫 매출 1조원 돌파파라다이스 로고 (사진=파라다이스)파라다이스가 회사 창립 이래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12일 공시한 2024년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7.8% 늘어난 1조 712억원, 당기순이익은 30% 증가한 104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361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전국 4개 카지노 합산 매출은 8188억원으로 10.1% 증가하고, 리조트 부문은 2.3% 늘어난 248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일본 세가사미와 전략적 협력에 나선 파라다이스시티는 매출(5293억원)과 영업이익(747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20%, 33% 증가하며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충북 레이크파크 둘레길 활성화 추진충북 레이크파크 둘레길 활성화 업무협약 (사진=충북문화재단)충북문화재단과 충북산악연맹, 산행환경문화원은 12일 충북 레이크파크 둘레길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충북 레이크파크 둘레길을 활용한 특색 있는 탐방 프로그램 개발과 지속가능한 자연관광 활성화를 위해 이뤄졌다. 세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자연 친화 관광 활성화와 지역관광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충북 레이크파크 둘레길을 연계한 공동 프로그램 개발,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한 문화콘텐츠 발굴 및 홍보, 충북 명산과 둘레길을 활용한 특화 프로그램도 공동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하나투어 사이판·다낭 런트립 출시사이판 마라톤 대회 완주 메달 (사진=하나투어)하나투어가 사이판과 베트남 다낭 현지 마라톤 대회와 연계한 ‘런트립’ 상품을 출시했다. 다음 달 6일 출발하는 ‘사이판 마라톤 5일’은 대회 참가권 포함, 사이판 도심 호텔 숙박과 조식, 교통편(공항~숙소)이 포함된 패키지와 자유여행 상품 중 선택이 가능하다. 패키지 상품은 현 안산시 육상팀 소속인 박민경 선수가 전 일정 동행하며, 출발 전 서울에서 사전 러닝 모임(2회)을 진행한다. 대회기간 달리는 모습을 찍어줄 전문 사진사도 동행한다. 베트남 다낭 마라톤 대회 참가권(5㎞)이 포함된 다낭 마라톤 5일도 8년 차 러닝 인플루언서 런쫑이 전 일정 동행한다.
2025.02.14 I 이선우 기자
  • [알림] 2025년 이데일리 수습기자 공개채용
  • 빠르고 정확한 경제신문 이데일리가 제29기 수습기자를 공개 채용합니다.지난 2000년 창간한 이데일리는 격변하는 21세기 대한민국 경제의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와 사회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끈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세상을 올바르게,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함입니다.또한 국제 경제와 돈의 흐름을 안내하기 위해 미국 뉴욕과 중국 베이징 특파원을 통한 글로벌 취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올해는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해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데일리와 함께 묵묵히 언론인의 길을 걸어갈 여러분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역사의 현장에서 함께할 동료들의 도전을 기다립니다.1. 지원분야 : 수습기자 (약간명)2. 지원자격 :[공통자격]-. 나이 및 학력 제한 없음-. 남자는 병역필 또는 면제자-. 해외여행에 결격사유가 없는 자[우대자격]-. 국가보훈자-. 영어, 중국어, 일본어 능통자.(해당 언어 공인 어학성적표 제출)-. 경제관련 전문가 자격 소지자(해당 분야 자격증 사본 제출)3. 입사지원서 접수 : 당사 채용 사이트에서 지원4. 전형일정 : 서류전형 → 필기시험 → 실무면접 → 임원면접-. 접수기간 : 2월17일(월)~26일(수)-. 서류전형 합격자발표 : 3월5일(수)-. 필기시험 일자 및 장소는 추후 공지※ 전형일정은 변동될 수 있으며, 각 전형별 합격자는 개별 연락할 예정임.※ 문의처 : 이데일리 인사총무팀 02-3772-0195, 01985. 자세한 사항은 https://recruit.edaily.co.kr/ 접속해 확인
2025.02.14 I 이정훈 기자
"금리 오르면 어쩌지?" 트럼프 관세에 상업용부동산 업계 '혼란'
  • "금리 오르면 어쩌지?" 트럼프 관세에 상업용부동산 업계 '혼란'
  •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캐나다,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상업용부동산 업계도 혼란을 겪고 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이 미국 물가상승을 자극해 금리가 다시 오르면 부동산 경기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경우 국내 건설사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서 해외수주를 할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대(對)미 외교에 ‘공백’이 있어서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관세에 미국 ‘경기둔화·물가상승’ 우려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이 국내 건설·부동산 및 관련 금융투자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와 ‘기대’가 뒤섞여있다.트럼프의 재집권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관세 부과, 이민 제한을 비롯한 트럼프 2기 정부의 경제정책 효과가 궁극적으로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돼서 성장 둔화, 물가 상승 압력을 불러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최고 60%의 고율 관세를 포함한 트럼프의 보편적 관세와 이민 제한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표한 ‘2024 미국 대선: 트럼프 관세정책의 배경과 영향’ 보고서를 보면 트럼프 정부가 무역상대국에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약 0.12~0.36% 감소하고, 미국 소비자물가는 약 1.8~3.6%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상대국도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소비자물가가 약 1.9~10.4%까지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인플레이션이 지난 2년간 둔화했지만 장기 목표치인 2%보다 높다는 이유에서다. ◇ 파월 연준 의장 “금리인하, 서두를 필요 없다”파월의 발언은 기준금리 인하를 당분간 중단할 것임을 시사하는 뜻으로 해석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선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4.25~4.50%로 동결될 확률이 97.5%로 집계됐다. 반면 기준금리가 4.0~4.25%로 25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포인트) 인하될 확률은 2.5%에 그쳤다.(자료=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연준의 금리인하 속도가 늦춰질 경우 고금리로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기 어려워진다.트럼프 대통령이 재택근무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이 글로벌 상업용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아직 효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트럼프는 지난달 미국 연방 공무원의 전면 출근을 요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주요 기업들도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재택근무 철회 및 단축을 진행해왔다. 이 경우 오피스 공실률이 점차 하락하겠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한 LP 관계자는 “미국 오피스는 이미 높은 공실률로 손실이 커진 상태”라며 “공무원이나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금지한다고 해서 오피스에 대한 투자심리가 단기에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탄핵 정국에 대미외교 ‘공백’…“대응책 우려돼”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경우 국내 건설사들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수주가 가능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트럼프는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 플랫폼 ‘트루스 소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길고 생산적인 전화 통화를 했다”며 “각자 팀이 즉시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동의했으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해 대화 내용을 알리는 것으로 시작할 것이다. 지금 바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 플랫폼 ‘트루스 소셜’)세계은행(WB)이 작년 2월 발표한 우크라이나 재건 계획 ‘RDNA 3’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복구 및 재건에 필요한 금액은 약 4862억달러(약 677조276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탄핵 정국으로 대미 외교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서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여부를 단언할 수 없는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계엄·내란 시도 사태로 대미 ‘정상 외교’가 올스톱되면서 한미 외교 라인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어서다.호주, 일본이 미국에 관세 면제를 요청하고 유럽연합(EU), 대만이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협상을 준비 중인 것과 대비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 흑자국인 호주에 대해선 ‘관세 면제’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협상 여지를 열어 뒀다”며 “트럼프 정부와 긴밀한 소통이 필요한데 국내 정치상황이 그러기 어렵다는 점에 대해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2025.02.14 I 김성수 기자
유배지에서 해양생물에 빠져든 시인
  • 유배지에서 해양생물에 빠져든 시인 [미식가의 세계]
  • 담정 김려가 쓴 ‘우해이어보’ (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 및 음식문화평론가] 인류의 역사는 음식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우리의 밥상은 이미 과거의 밥상이 아니다. 조선 후기의 기록에 성인 남자는 7홉(약 420g)의 쌀로 한 끼 밥을 지어먹었다고 한다. 요즘 공깃밥의 두 배 규모다.예부터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했지만 이젠 달라졌다. 최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집계가 시작된 196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요즘 사람들은 한 끼에 평균 밥 반 공기 정도로 버티고 있다. 반면 돼지, 소, 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은 지난해 기준 1인당 60.6㎏으로 쌀 소비량을 넘어섰다.우리 경제의 산업화는 외식 산업의 발달과 함께 식생활의 서구화를 가져왔다. 20년 전만 해도 식탁에서 볼 수 없었던 브로콜리, 셀러리, 파프리카가 등장하고 식당에선 부대찌개, LA갈비와 같은 정체가 모호한 음식들이 팔리고 있다. 인스턴트 식품과 배달 음식의 소비도 날로 늘어가고 있다.한 시대의 음식문화 발전에는 항상 그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이 존재한다. 그들은 새로운 식재료와 요리법을 개발하고, 그것을 즐기며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편리한 식기와 식탁예절을 도입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었다. 오늘날의 음식문화를 만든 이들이 누구이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고 했다. 이제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아볼 때다.◇우리나라 최초의 어보 ‘우해이어보’ 편찬한 김려담정 김려가 쓴 ‘우해이어보’ (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우해이어보’는 담정 김려(1766~1821)가 1803년에 편찬한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魚譜)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보다 11년이 앞선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1801년 참혹했던 천주교도 탄압사건 ‘신유사옥’에 같이 연루돼 각각 진해와 흑산도로 귀양살이를 가 어보를 만들었다. 김려가 쫓겨 간 진해는 현재의 진해가 아니다. 지금의 진해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해군 군항을 마산만의 외항인 웅천현에 조성하면서 차용한 지명이다. 과거의 진해현은 바다 건너 마산합포구의 진동면, 진북면, 진전면에 해당한다. 김려는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 매일같이 작은 배에 낚시 장비를 싣고 노를 저어 바다로 나갔다. 그러나 고기 잡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날마다 평생 듣도 보도 못한 어류들을 구경하는 것만 즐겼다. 김려는 그중에서 채록할만한 것들의 형태와 색깔, 성질, 맛 등을 기록해 ‘우해이어보’를 만들었다.우해는 진해의 다른 이름이고, 이어보는 특이한 어류만 모아놓은 책이라는 의미다. 책을 그렇게 편찬한 것은 김려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잉어, 상어, 방어, 민어, 오징어처럼 사람들이 흔히 아는 어류나 해마, 해우 등과 같이 어족과 관계없는 것들, 또 아주 작고 가치가 없어서 이름을 지을 수 없는 개체 등은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해이어보’에 실린 어패류는 어류 53항목, 갑각류 8항목, 패류 11항목으로 총 72항목이다. 근연종 34종까지 합하면 전체 숫자는 총 106종에 이른다. 특별한 것은 ‘우산잡곡’이라 이름 붙인 한시 7언 절구 39수를 어류를 기록한 각 문항의 끄트머리에 군데군데 적어놓은 것이다. 한시의 내용은 남해 연안 어촌의 풍경과 어로 현장을 묘사하거나 어류의 유통과정과 주변 지역 여인들의 모습까지 노래하기도 해 자칫 딱딱해질 수도 있는 어보에 서정성 가득한 풍물지의 성격을 덧입혔다.김려는 소싯적부터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다. 그는 1780년 15세 나이에 성균관 유생으로 들어가 1792년(정조 16년) 진사시에 합격하였다. 일성록에는 정조가 고시 부문에서 공동 수석을 차지한 그를 접견하고 “그대의 용모가 또한 청수한 것을 보니 글이 사람을 닮았다고 할 만하다”라고 말한 기록이 보인다. 그는 당시에 유행하던 요즘의 소설체와 유사한 문장, 패사소품체를 익혀 친구 김조순과 ‘우초속지’라는 패사소품집을 내기도 했다. 김조순은 훗날 순조의 장인으로 안동 김씨 세도정치의 정점이 되는 인물이다. 김려는 절친 이옥과 함께 소품체 문장의 중심인물로 주목받았다.그러나 정조는 패사소품체를 혐오했다. 그는 글은 도를 실어 나르는 수단이라 생각했고 바른 정치는 바른 문장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정조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문체 타락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하였는데 결국 그것을 빌미로 ‘문체반정’을 일으킨다. 문체반정이란 문체가 바른 곳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정조가 정통 고문이 아닌 패사소품체를 구사하는 문풍을 바로잡고자 한 것을 말한다. 문체반정으로 박지원은 반성문을 쓰도록 강요당했다. 이옥은 과거에 장원급제하고도 벼슬길이 막히고 군역에 두 번이나 처해지는 등 평생 고초를 겪었다. 훗날 김려는 끝까지 굴하지 않은 이옥의 유고 11종을 자신이 편집한 ‘담정총서’에 실어 후세에 전했다. 김려는 정조의 명에 따라 시를 지어 바치고 칭찬을 받으면서 문체반정을 피해갔다. 그는 악부시의 대가이기도 했다. 그러나 1797년 강이천의 유언비어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그는 함경도 경원으로 귀양을 갔다가 얼마 후에 부령으로 옮겨졌고, 이어서 신유박해로 다시 경남 진해에 유배를 당한 것이었다. ◇생선 가공법은 물론 요리법과 어로법까지 소개해볼락 (사진=게티이미지뱅크)‘우해이어보’에는 흥미로운 대목이 많다. 생선 가공법과 요리법은 물론 다양한 어로법도 소개하고 있다. 생선을 이용한 치료법, 여성의 삶과 세태 비판까지 주제가 종횡무진이다. 감성돔을 ‘감송’이라 했는데 그것으로 식해 만드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감송 식해를 잘 삭혀서 먹으면 달고 맛이 있어 생선 식해 중 으뜸이라고 했다. 볼락은 ‘보라어’라 했는데 현지인들은 보락이나 볼락어라 부른다고 했다. “우리나라 방언에 엷은 자주색을 보라라고 하는데, 보는 아름답다는 뜻이니 보라는 아름다운 비단이라는 말과 같다. 보라라는 물고기의 이름은 반드시 여기에서 유래되었을 것이다”라며 어원에 대한 일가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거제도 사람들이 보라어 젓갈을 많이 담그는데, 그 맛은 조금 짭짤하면서도 달콤해 마치 쌀강정과 같다고 했다. 삼치알을 용란이라고 하는데 젓갈을 만들어도 맛이 좋고 말려 먹어도 맛있다고 했다. 전갱이 새끼로 추정되는 매갈을 소개하면서 맛이 담백하고 달며, 이것 역시 젓갈을 담그기에 아주 좋다고 했다. 대게 (사진=게티이미지뱅크)대게를 뜻하는 ‘자해’는 크기가 장독만 한데 포를 만들면 달콤하고 부드러운 진귀한 음식이라고 했다. 진해 남문 밖 홍등가 술집은 자해포를 안주로 내온다고 ‘우산잡곡’에서 노래했다. 오징어는 ‘오노어’라고 했는데 국을 끓이면 맛이 홍어와 비슷하나 맵지 않고 맛이 아주 좋다고 했다. 오노어 숙회는 노파가 귀밝이술과 같이 판다는 시도 있다. 조개를 논하면서 예전 서울에서는 단오에 모시조개로 탕을 끓여 먹었는데 그 이름을 ‘와각탕’이라 했다는 풍습도 기록하고 있다. 진해 사람들은 ‘문절망둑’을 많이 먹으면 잠을 잘 잔다고 했다는데 불면증에 시달리던 김려 자신도 죽을 끓여 먹고 회로도 먹었더니 꽤 효험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재미있는 것은 개불을 ‘해음경’이라 했는데, 그것을 깨끗이 말려서 잘게 갈아 젖과 섞어 위축된 생식기에 바르면 바로 발기한다고 했다. 비아그라가 없던 시절이다 보니 별걸 다 약재로 쓴 모양인데 소개는 하지만 효과는 보증할 수 없다. 꼬막을 지칭한 ‘와농자’는 생리불순에 효력이 있다는 의서의 내용도 소개하고 있다. 김려는 방어의 일종인 ‘양타’를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해 물고기를 가두어 잡는 ‘어뢰’(지금의 죽방렴)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는 또 가는 댓가지를 둥글게 엮어서 만든 통발로 문절망둑을 잡는 방법도 상세하게 묘사했다. 진해 사람들의 차례상에는 산해진미가 많이 올라가지만, 그중에서도 귀한 ‘새우소라’를 맨 앞줄에 놓는다는 풍습도 이야기한다. 민어를 ‘녹표어’라 했는데 그 부레를 말려서 동래의 왜 시장에 몰래 내다 팔거나 자신들이 구워 먹는다고 했다. 서울의 상인들은 상대를 안 하는데 그 이유는 관가에서 세금을 매길까 두려워서라고 세태를 비꼬기도 한다. ‘우산잡곡’에는 유난히 여성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김려는 가난한 노파와 젊은 아낙에 대한 연민의 정을 드러내거나 남도 여인들의 강인한 생활력을 칭송하기도 한다. 밤이면 바닷가를 돌아다니는 문어를 파계승으로 오인하고 사립문을 열어주는 바람난 어촌 처녀의 일화도 나온다.김려는 풍류남이었다. 그는 부령에 유배되었을 때 그곳의 기생 연희와 사랑에 빠졌는데 진해로 옮기고 나서도 그녀를 그리며 300수 가까운 시가 수록된 ‘사유악부’를 창작하기도 했다. 김려가 유배에서 풀려난 것은 10년 만인 1806년, 그가 41살 되던 해였다. 아들의 상소도 있었지만, 친구이자 당대의 세도가 김조순의 조력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 후 벼슬길에 올라 의금부를 시작으로 경기전령, 연산현감을 거쳐 함양군수로 재직 중이던 1822년에 56세의 나이로 삶을 마감하였다. 그는 수많은 시와 ‘가수재전’, ‘삭낭자전’같은 전들도 남겼다.근자에 와서 김려가 귀양살이를 했던 율티마을에서는 매년 ‘우해이어보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창작 뮤지컬 ‘우해이어보’도 공연되었다. 그와 이옥의 우정과 삶을 다룬 책까지 200년 뒤에 출간되었으니 김려는 저승에서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2025.02.14 I 강경록 기자
글로벌 입맛 사로잡은 한식…"K-관광 대표 콘텐츠로 육성"
  • 글로벌 입맛 사로잡은 한식…"K-관광 대표 콘텐츠로 육성"
  • 이규민 한식진흥원 이사장 (사진=한식진흥원)[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한식이 단순한 음식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세계화가 어렵다고 여겨졌던 떡볶이 같은 대중적인 길거리 음식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결합하며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규민 한식진흥원 이사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식진흥원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식이 세계 미식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올해는 관광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국내외 한식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쌀밥정식 (사진=한국관광공사)◇관광의 핵심 요소로 떠오른 한식의 힘한식문화공간 이음의 상설 전시 ‘기다림이 빚은 맛의 향연. 장’ (사진=한식진흥원)한식의 글로벌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장(醬)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으며, 2024년 ‘케이 푸드 플러스’(K-Food+) 수출액은 전년 대비 6.1% 증가한 130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한식이 세계 시장에서도 핵심 문화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한식의 국제적 성장은 관광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제 한식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중요한 체험 요소로 자리 잡았고 한국 방문의 주요 요인으로 부상했다. 2023년 한국관광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의 한국 방문 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 중 ‘음식·미식 탐방’(27%)이 ‘쇼핑’(24%)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이는 K-콘텐츠의 확산과 함께 한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미식관광이 한국 관광산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이규민 한식진흥원 이사장은 “음식은 여행의 필수적인 즐거움일 뿐만 아니라, 지역별로 특색 있는 한식은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미식관광과 여행을 연계한 ‘K-미식벨트’ 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순창장본가를 운영하는 강순옥 명인의 고추장 만들기 체험 (사진=한식진흥원)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공동 추진하는 ‘K-미식벨트’ 사업은 한식, 농업, 문화, 관광을 아우르는 대표적인 미식관광 프로젝트로 한식을 중심으로 관광객 유입을 증대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말 코레일관광개발과 협업해 출시한 ‘K-미식 장(醬) 벨트’ 기차여행 상품은 담양, 순창 등 전통 장 문화를 보유한 지역을 여행하며 장 담그기, 다도, 미식 체험, 옹기 제작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해당 상품은 조기 매진을 기록하며 한식 기반 관광상품의 시장성을 입증했다. 한식진흥원은 2032년까지 발효문화, 전통한식, 제철밥상, 유행한식 등 4개 테마를 기반으로 30개의 K-미식벨트를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한식을 단순한 음식이 아닌 글로벌 미식 브랜드로 정착시키고, 한국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출시된 장 벨트에 이어 전통주, 인삼, 김치를 주제로 한 새로운 미식벨트를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라며 “지속가능한 미식관광 생태계 구축을 위해 미식 해설사 육성, 미식 관광 자문단 운영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한식이 세계 미식 트렌드 리드하길”2024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행사 참가자들 (사진=한식진흥원)한식진흥원은 한식을 글로벌 브랜드로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체계적인 홍보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에서 운영 중인 우수 한식당을 선정해 품질을 유지하고 신뢰도를 높이는 ‘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제’를 운영 중이며, 한식의 국제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한식 콘퍼런스’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오는 3월 열리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50BR) 행사에서는 ‘미식관광 도시 서울’의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각인시키고, 방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국 음식과 식문화의 차별화된 매력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튀르키예에서 열린 한식 요리 경연대회의 외국인 참가자들이 이사장은 2027년 상반기 전남 목포에 조성될 ‘향토음식 진흥센터’가 한식의 숨은 가치를 발굴하고, 지역별 전통 음식의 보존과 계승을 위한 전략적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 센터는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 전통 한식을 보호하고, 지역 고유의 미식 자원을 활용해 관광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향후 코리아둘레길과 같은 신규 걷기길과 지역 향토 음식을 연계해 차별화된 미식 관광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음식 체험을 넘어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 연계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한식진흥원은 한식을 단순한 전통 요리가 아닌 글로벌 미식 트렌드를 주도하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이규민 이사장은 “전통성과 현대적 감각을 조화롭게 접목해 한식이 글로벌 미식 여행에서 필수 목적지가 될 수 있도록 전략적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민간 주도의 한식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동시에 공공 부문에서 한식의 고유 정체성을 유지하고 혁신적인 접근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2025.02.14 I 김명상 기자
종합재산신탁, '보험청구권 신탁'으로 1300배 시장 열려
  • 종합재산신탁, '보험청구권 신탁'으로 1300배 시장 열려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우리나라가 지난해 말 전체 인구의 20%가 만 65세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올 들어 신탁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이 중 ‘종합재산신탁’은 신탁자에게 다양한 자산 관리 선택지를 제공해, 부모·자신 간 상속·증여 관련 갈등을 최소화하는 등 노후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신탁 시장에서 종합재산신탁의 비중은 미미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보험금청구권 신탁 제도’를 도입, 기존 종합재산신탁 시장 규모의 약 1300배에 달하는 새 시장이 열리며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전통의 강자인 은행들은 물론 신탁에 미온적이었던 보험사들도 속속 관련 시장에 뛰어들며 올 한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디자인=김일환 기자)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국내 신탁사(은행·증권·보험·부동산)의 신탁 수탁고는 1376조 474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신탁 수탁고는 △2020년 1039조 702억원 △2021년 1164조 9617억원 △2022년 1223조 819억원 △2023년 1309조 4784억원 △2024년 1376조 4742억원 등으로 32.5%(연평균 7.3%) 증가했다. 이 중 종합재산신탁 잔고는 같은기간 5078억원에서 6831억원으로 34.5% 늘었지만, 전체 신탁 시장에서의 비중은 0.05%에 불과하다.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1월 12일부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 시행으로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도입하며, 신탁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보험금청구권 신탁 대상인 사망보험금 규모는 총 882조 2406억원(2024년 9월 잔액 기준·금감원 자료)에 달한다. 특히 종합재산신탁 라이센스가 있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등 5개 보험사의 사망보험금 규모가 전체 60%인 527조 9220억원이다.현재 보험사가 신탁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수탁고 기준 1.95%(26조 8957억원·2024년 말)에 불과하다. 그러나 신탁 시장을 현재 규모 대비 최대 1.6배 이상 확대할 수 있는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을 열리면서, 기존 강자인 은행과 도전자인 보험사 간 경쟁은 올해 본격화할 전망이다.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외에선 월 생활비는 보장하며 나머지 재산은 자녀 등에게 상속할 수 있는 신탁이 일반화돼 있다”며 “신탁 활성화를 위해선 수탁 자산의 범위를 늘리고, 세제 혜택도 줘야한다”고 말했다.
2025.02.14 I 양희동 기자
  • [양승득 칼럼]소니 브라운관과 한국 TV의 일본 추월
  • “말도 마세요. 소니가 얼마나 콧대가 높은지 과장급 직원 얼굴 보기도 쉽지 않더라고요. 눈도장이라도 찍으려고 그 회사 로비에서 뻗치기도 해봤지만...서울 본사에서는 소니 브라운관을 수입해 오라고 다그치는데 상담은커녕 만나기도 쉽지 않으니..”일본 제조업이 아직 세계를 호령하던 2000년대 초반, 국내 굴지의 대그룹 일본 법인장 J씨가 털어놓은 푸념에는 소니의 푸대접에 대한 섭섭함이 가득했다. 도쿄 도심에 번듯한 사옥을 마련한 것을 기념해 간담회 자리를 만들었다는 그는 “이제는 우리도 일본 기업들과 겨뤄볼 만하다”는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브라운관에 얽힌 씁쓸한 기억을 잊지 못하는 듯했다. 자신의 말이 기사화되면 곤란하다고 판단했는지 “쓰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그날의 대화는 뇌리에 생생하다.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한 일본 전자업계의 패퇴와 약진을 거듭한 한국 전자업계의 성공 신화를 대비하는 소식을 접할 때는 특히 더 또렷해진다.일본에 대한 우리의 정서는 친일, 반일로 극명하게 엇갈린다, 윤석열 정부라면 거품을 물고 비난을 퍼붓는 이들에게 한일 관계 정상화는 굴욕적인 매국 행위다. 강제징용 근로자 문제 해법을 제시했던 문희상 전 국회의장조차 윤 정부의 대일 외교가 “가져다주기 바빴다 ”고 가시 돋친 말을 서슴지 않는다. 그가 문재인 정부 시절 망가질 대로 망가진 한일 관계를 더이상 이대로 둬선 안 된다는 편에 섰던 사실을 감안하면 친일, 반일 정서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일본 따라잡기’‘ 극일’ 같은 건설적 단어는 식민지배의 피해와 치욕을 잊지 못하는 반일 정서 앞에 그저 사치스러운 표현일 뿐이다. ‘가까운 이웃’이라는 평화적 수사도 시나브로 ‘타도’ ‘복수’ 등의 섬뜩한 말로 바뀌기 일쑤다.하지만 기업들로 범위를 좁혀놓고 본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세계 무대에 슬금슬금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후 한국 기업들에게 대다수 일본 기업과 경제는 벤치마킹 모델이자 넘어서야 할 벽이었다. 길 안내와 협력자 역할을 마다않은 일본 기업들도 많았지만 버거운 경쟁자요, 추격 대상인 회사들이 훨씬 더 많았다. 꺾거나 제쳐야 할 곳이 수두룩했다. 전자, 철강, 조선, 자동차, 건설 등 한국 경제의 도약기를 이끌었거나 현재와 미래의 먹거리가 된 업종일수록 일본 기업들은 철옹성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블룸버그 등 외신이 전한 일본 TV의 몰락 소식은 흥미롭다. 소니와 함께 일본 전자업계를 대표했던 파나소닉이 TV 판매를 시작한 1952년 이후 73년 만에 사업 포기를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외신은 브라운관 TV 시절 세계를 쥐락펴락했던 일본 업체들이 LCD TV로 시장 주도권이 넘어간 2000년대 이후 한국 기업들의 눈부신 기술 진보와 공세에 휘말려 쇠퇴의 길을 걸었다고 전하고 있다. 작년에는 저가격을 앞세운 중국산 TV가 사상 처음으로 일본 시장 점유율 50%를 넘기며 일본 TV들을 안방에서도 찬밥 신세로 만들었다는 소식도 곁들였다. 전자 왕국 일본의 또 다른 수모다. 한국 TV 역시 언젠가는 일본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 그러나 ‘메이드 인 재팬’을 무릎 꿇린 전자업계의 저력은 놀랍다. 일본 주재원들의 귀국 이삿짐 보따리마다 들어있던 일제 TV들을 필요없는 물건으로 밀어낸 우리 기업들의 도전, 모험 의지와 노력이 자랑스럽다. 혐일, 반일을 입에 달고 산 정치인들이 국민 손에 쥐여준 것이 무엇인지 따져볼수록 기업들의 ‘일본 추월’ 진가는 더 높이 대접받아야 마땅하다. 끝으로 사족 하나. 더불어민주당이 ‘성장’을 외치며 연일 ‘우클릭’ 제스처를 보내고 있지만 이를 믿을 기업이 얼마나 될까. ‘주52시간 근무 예외’ 조항 도입 하나를 놓고도 수개월째 퇴짜를 놓는 몽니를 계속하는 한 기업인들의 불안과 의구심은 걷히지 않을 게 분명하다.
2025.02.14 I 양승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SK ‘AI칩 게임체인저’ 내달 양산
  •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다음은 14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SK ‘AI칩 게임체인저’ 내달 양산 -“중국산에 밀려 韓석화 그로기 세이프가드 발동 고려해야”-신용카드 더 쓰면 일정 금액 돌려준다-하반기부터 법인도 코인 투자 가능해진다 -[사설]한미 ‘군함 동맹’ 가시화…관세 파고 넘어설 호기 삼아야-[사설]미등록 이주아동 체류권, 임시 땜질로 끝낼 일 아니다△종합-만화 강국 점령한 K웹툰 “애니메이션화 무기로 초격차”-한투, 국내 경쟁 넘어 글로벌로 증권업계 1위 앞둔 김성환의 꿈△세계 경제 뒤흔든 트럼프 -아직 ‘관세 부과’ 전인데 치솟은 美물가…멀어지는 금리 인하-인도총리 만나기 직전 상호관세 꺼낸 트럼프-푸틴·젤렌스키와 통화한 트럼프…“종전 협상 즉각 개시”△종합-트럼프 압박에 中 밀어내기 심화…적자투성이 석화업계 생존 기로에-멈춰섰던 공공기관장 임명 재개…정국 혼란에 낙하산 우려도-尹 탄핵심판 18일 추가 변론…“빨리 결론내야” vs “선고 신중해야”-기부단체 등 리스크 낮은 법인부터 가상자산 투자 단계별로 허용한다△韓 넥스트 ‘HBM’ 양산 임박-초고난도 ‘칩 통합 운용’ 기술…中, 당장 따라오기 힘들 것-수요기업·팹리스·파운드리 ‘AI칩 생태계’ 구축△정치-‘신용카드 캐시백’ 꺼낸 與 “지역화폐·온누리상품권 문제점 해결”-지역화폐만 15조…민주, 35조 ‘슈퍼추경’안-고소·고발전으로 번졌다…이준석 대권길 ‘비상등’-北,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마저 일방 철거 △경제-崔 “여야정 협의체서 ‘추경 기본원칙’ 논의해야”-세수펑크 31조…나라살림 적자 91.6조 넘길 듯-예금금리 시원찮아…파킹통장 ‘18.6조’ 몰렸다-왜 金 안사나…한은 “안정성 우선” 입장 고수△금융-1300배 커진 종합재산신탁, 은행·보험 불꽃경쟁-삼성생명,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 신청-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소비자 혜택 줄어든다-“사외이사 역량 높여 독립성 강화”…금융권 한목소리△글로벌-멕시코·캐나다 관세폭탄 ‘부메랑’ 美 신차 가격 최고 841만원 뛴다-美 재정적자 ‘눈덩이’ 넉달간 1221조원 쑥-월가 “쌩큐 트럼프”…2년 묵은 머스크 엑스 인수 대출 턴다-흥행 대박 中 콘텐츠, 글로벌 정조준-美 기업들 몰리는 텍사스주…NYSE, 증권거래소 설립 추진△산업-포드가 관세 비난할 때…트럼프 아들 만난 정의선-허태수 “AI 활용한 사업 전환 이뤄내야”-한국서 잡페어 처음 연 마이크론…국내 엔지니어 확보 나선다-우크라 재건 가능성…韓건설기계 수혜 기대-HD한국조선해양, 원자력 추진 선박 개발 속도…설계모델 첫 공개-한화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시스템’ 해외 첫선△산업-‘공세’ 대명소노 vs ‘반격’ 티웨이, 주총에 쏠린 눈-잇단 사고에…항공업계, 항공기 수급 ‘비상’-온누리상품권으로 금 사제기…금값 폭등에 영향줬나-작년 북미 트랙터 점유율 8.7% ‘역대 최고’ 대동, 재고품 특가·계절특화 판매전략 적중△산업-톡비즈가 이끈 카카오 실적 올해는 숏폼·AI로 수익 극대화-‘최대 매출’ KT…AICT로 체질개선 성공-한방침 1위 노하우로 만든 필러…글로벌 도전장-이니바이오 품은 GC녹십자웰빙…12조 보통스 시장 정조준△생활경제-전용앱 출시, 1시간 배송 도입…쇼핑 힘주는 네이버-몸집 줄이던 대형마트 “다시 오프라인 오픈합니다”-농심 ‘신라면 툼바’ 日·호주 1등 유통망 입점-롯데 시그니엘서울 이지유 셰프, 국제기능올림픽 은메달△예종석의 미식가의 세계-듣보잡 감송식해 맛에 혀 내두른 한양 샌님△부동산-분당·일산 선도지구, ‘도시계획 사업자’ 선정 속도낸다-1조원 ‘서울역 힐튼호텔’ 수주 현대건설, 39층 복합시설 걸립-‘성남 은행주공’ 수주전 이전투구 격화-‘데이케어센터’ 품은 여의도 시범, 정비구역 지정 획득△증권-악재보다 호재에 민감…2580선 회복한 코스피-같은 배터리 투자인데…중학개미만 웃었다-“중국이 한한령 해제해도 K콘텐츠 인기 장담 못해”-대진첨단소재 “캐즘 우려, 공급망 재편으로 돌파”△스포츠-역전 金에 행운의 깜짝 金까지 ‘짜릿한 데이’-“데뷔전이 하필 야간경기…아, 망했구나 생각했죠”-낮엔 골프스타들 샷 대결 밤엔 흥겨운 콘서트 무대△관광 비즈-글로벌 입맛 사로잡은 한식…K관광 대표 콘텐츠로 키울 것-유인촌 장관 “광주공항 국제선 개항, 무안국제공항의 대안될 수 없어”-어촌체험휴양마을 144억 투입…숙박·카페 등 시설 개선 나선다-디스트릭트, 앤어워드 장관상·그랑프리 수상-파라다이스 사상 첫 매출 1조원 돌파-충북 레이크파크 둘레길 활성화 추진-하나투어, 사이판·다낭 런트립 출시△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운신 폭 좁은 인터넷뱅크, 선진국처럼 ‘혁신 우선허용·사후규제’해야-“트럼프, 美 수출 강화 위해 약달러 택할 수도…고환율 오래 안갈 것”△오피니언-소니 브라운관과 한국 TV의 일본 추월 -기업의 디지털 회복탄력성과 AI-‘국장 활성화’ 외치면서 ISA 개편도 훼방한 野△피플-정년 없애고 고령직원에 새 업무…생산성 향상됐죠-“웹3 시대, 새로운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될 것”-현대차 시작부터 미래까지 그린다 디자인 철학 발전과정 ‘집중조명’-“휴머노이드 로봇, 초연결·응용이 중요”-KB국민銀, 지방행정공제회 주거래은행 선정-두산 로보틱스 CEO에 김민표 부사장 선임 △사회-피부과서 수면마취 받고 사망…CCTV 사각지대 ‘시술실’ 도마-“자문기구” vs “의결기관”…의·정 ‘의사 인력 추계위’ 충돌 예고-서울 2030년 세계 5대 도시 도약…AI 강국 견인차 기대-충북·원광·울산의대 증원 ‘불인증 유예’-“보조배터리, 지퍼백에 넣고 타세요”
2025.02.13 I 김형일 기자
최대 2500만원 지원, 경기도 ‘유망 기후테크’ 10개사 모집
  • 최대 2500만원 지원, 경기도 ‘유망 기후테크’ 10개사 모집
  •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경기도와 경기테크노파크가 오는 27일까지 ‘2025년 경기도 유망 기후테크 지정 및 지원사업’ 참여기업 10개사를 모집한다.경기도청.(사진=경기도)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중립 실현을 선도할 유망 기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이번 사업은 도내 중소·중견 기업의 대내외 신뢰도 및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됐다. 선정된 기업은 3년간(2025~2027년) 경기도 유망 기후테크 기업으로 지정되며, 첫해에 기업당 최대 2500만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받는다.특히 4월에 개최될 ‘세계 지방정부 기후총회’ 내 전시회에 참가할 특전도 부여하는 등 세계 각지의 공공 기후 분야 리더십과 민간 투자자들에게 기술과 제품을 직접 소개할 수 있는 기회도 얻는다. 지원 분야는 △시제품 제작 지원 △국내·외 산업재산권 권리화 지원 △국내·외 마케팅 지원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 등이다. 지정서 및 현판 수여와 함께 맞춤형 지원을 받는다.2024년 지원 기업들의 성과를 살펴보면 ㈜세림비앤지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16억6000만원 증가했고, 리셋컴퍼니㈜는 수출액이 전년 대비 64만5000달러 증가했다. 주식회사 휴먼텍과 미코파워는 각각 20명, 18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참여 기업들의 종합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88점을 기록했다.㈜어밸브는 경기도 지원으로 스마트팜 기술을 고도화해 롯데건설, 현대건설과 공동주택용 스마트팜 플랫폼 구축을 진행하는 등 사업을 확장했다. 해외 진출에도 성공해 베트남, 중동 등에서 100만달러 이상의 수주를 달성했다.신청 자격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정한 기후테크 분야(클린·카본·에코·푸드·지오)에서 업력 3년 이상이며, 본사 또는 공장이 경기도에 소재한 중소·중견 기업이다. 지원을 희망하는 기업은 경기테크노파크 사업관리시스템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차성수 경기도 기후환경에너지국장은 “앞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기업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며, 이번 사업을 통해 경기도 내 우수 기후테크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과 시장 진출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02.13 I 황영민 기자
알리바바, 애플과 AI 협력 공식화…독점 여부는 언급 안해
  • 알리바바, 애플과 AI 협력 공식화…독점 여부는 언급 안해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과 중국 내 인공지능(AI) 협력을 공식화했다.베이징에 위치한 알리바바 사옥.1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차이충신(조 차이) 알리바바 회장은 전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 정부 정상회의에서 애플이 알리바바와 손잡고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에 알리바바 AI 모델을 탑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창립자와의 대담에서 “애플은 중국의 여러 기업과 이야기했고 결국 우리와 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라면서 “그들은 스마트폰에 우리의 AI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11일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 등에 AI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알리바바와 손잡았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해 바이두를 주요 파트너로 선정했으나 바이두의 AI 모델인 ‘어니봇’이 애플의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구동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해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알리바바 주가는 급등했다. 13일 홍콩에 상장된 알리바바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55% 오른 116.70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쳐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이폰의 AI 기반 서비스 확보는 알리바바에 획기적인 진전을 의미한다고 외신들을 보고 있다. 중국 내 소비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알리바바는 AI 서비스 및 플랫폼 개발에서 두각을 보이면서 올 들어 43% 넘게 상승했다. 애플은 화웨이 등 현지 경쟁사들이 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이는 등 앞서 나가는 가운데 중국에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중국에서 매출을 회복해야 하는 애플과 AI 분야에서 부상하고 있는 알리바바, 양 측의 수요가 맞아 떨어지면서 알리바바는 애플의 강력한 중국 현지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다만 이날 차이 회장은 알리바바가 애플의 독점적인 AI 제공업체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2025.02.13 I 김윤지 기자
국제 사회 금지령에도…"中기업들, 딥시크와 AI 협업 열풍"
  • 국제 사회 금지령에도…"中기업들, 딥시크와 AI 협업 열풍"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다수 기업들이 자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새 AI 모델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딥시크 앱.(사진=AFP)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를 포함한 자동차 제조업체 8곳, 금융회사 9곳, 국영 통신기업 3곳,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 등이 지난주 딥시크의 새 AI 모델을 활용한 생산성 향상 방안을 모색했다. 알리바바·화웨이·텐센트·바이두 등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들은 고객사에 딥시크의 최신 AI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웨이쑨 애널리스트는 채택 속도나 비즈니스 통합 규모, 산업의 다양성 등을 고려할 때 “전례 없는 일”이라면서 “사회적,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짚었다.지난달 20일 공개된 딥시크의 새 AI 모델 ‘R1’은 저비용·고성능으로 전 세계적으로 놀라움을 안겼다. 중국의 ‘AI 굴기’를 억제하고자 미국이 첨단 반도체 대중 수출 통제를 실시하고 있음에도 AI 개발에서 진전을 이룬 것이다.딥시크는 오픈소스 방식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기본 코드 등을 맞춤형으로 수정할 수 있다는 점도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라고 CNBC는 짚었다. 현재 중국 본토에서 우회없이 미국 AI 스타트업 오픈AI의 챗GPT 접근이 불가능한 데다 챗GPT 대비 저렴한 사용료 또한 중국 기업들의 열풍에 한 몫하고 있다.다논 등을 고객으로 둔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모비텍의 제임스 통 최고경영자(CEO)는 “딥시크는 AI 모델이 고비용이라는 인식을 바꿔놨다”면서 지난해 4분기 딥시크의 초기 버전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을 25% 늘렸다고 말했다.한편 한국을 비롯해 미국, 호주, 일본, 대만 등에선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을 이유로 정부 기관과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딥시크 접속을 제한하는 조치가 잇따랐다.
2025.02.13 I 김윤지 기자
최대행 “추경, 여야정협의체 논의가 기본원칙…관세, 미국과 협의”(종합)
  • 최대행 “추경, 여야정협의체 논의가 기본원칙…관세, 미국과 협의”(종합)
  •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하상렬 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20일 열릴 여야정 국정협의체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한 ‘기본원칙’을 논의해야 한단 입장을 13일 밝혔다. 정부의 선제적인 편성이 필요하단 지적엔 “추경의 목적, 사업에 관한 기본원칙이 아직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 1인당 25만원씩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예산을 추경에 담아야 한단 야당 요구엔 말을 아꼈다.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여야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들어보니 추경 필요성을 얘기한 것 같다”며 “정부도 민생이 어려우니 관련 논의가 필요하단 입장”이라고 말했다.특히 최 대행은 ‘추경의 기본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최 대행은 “추경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목적과 사업이고 이에 대한 기본원칙이 합의돼야 한다”며 “여야정 협의체에서 기본원칙을 정해달라”고 했다. ‘내수회복, 취약계층 지원 등 기본틀엔 여야정이 합의하고 있으니 정부에서 추경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라’는 박홍근 민주당 의원의 압박에도 “정부가 추경을 편성해도 국회에서 통과돼야 하지 않나”라면서 “곧 있을 예정인 국정협의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최 대행은 이날 민주당이 발표한 35조원 규모의 추경 제안에 관해선 별다른 평가를 내놓지 않았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구체적인 사업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추경 논의나 국정협의회를 앞두고 야당의 발표 내용에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만 답했다. 지난해 세수재추계보다도 1조원가량 많은 30조 8000억원 세수결손이 발생, 2년 연속 대규모 세수펑크가 난 데엔 “전 세계의 교역 등이 불확실해져 예측에 부족했던 점이 있다”며 “무겁게 받아들이고 시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세수결손 탓에 국채발행을 통해 추경을 편성할 경우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단 지적엔 “그런 부분도 같이 (국정협의체) 논의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개시한 관세전쟁엔 “미국이 통상정책을 하나씩 내놓고 있어 큰 윤곽이 드러나기 전에 하나씩 대응하기보다는 면밀히 주시하면서 대응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이 다음 달 12일부터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를 예고한 데엔 “미국은 예외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협의해볼 것”이라면서 “미국 협상에서 우리도 가져올 게 있으니 충분히 협의 가능하다”고 했다. 자동차·반도체 등 관세부과 품목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여러 시나리오를 갖고 물밑에서 접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최 대행은 “대행체제라 여러 제약 있는 것은 사실이나 장관급, 고위실무급 협의를 계속하고 있고 다음주 월요일은 통상차관보가 미국에 간다”며 “미국 상무부 장관이 인준되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만나도록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릴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 여부엔 “현재 일정과 참석자들을 보면서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날은 경제분야에 관한 대정부질문이 이뤄져야 했음에도 정치분야 쟁점에 관한 질문들이 오히려 부각됐다. 최 대행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배제와 내란특검법 등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헌법재판소의 공정성 논란 등을 놓고 여야 간 거친 공방이 벌어졌다.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이 환율 급등·주가 폭락·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경제를 휘청이게 했듯,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마저 정치가 경제를 삼키는 형국이었다.최 대행은 정치적 혼란 해소·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과제를 묻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첫째는 국가신인도 사수, 둘째는 민생경제 살리기, 세 번째는 주력 산업의 생존 전략 모색으로, 이 3가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감옥에 가고 탄핵 인용돼야 대한민국이 살 수 있다”고 말하는 등 민주당 의원들은 ‘탄핵이 경제다’라는 주장을 폈다. 국민의힘에선 야당의 올해 감액예산안 일방처리와 각료 줄탄핵 등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된다라는 게 국민의 명령”이란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의 일성처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난하기 위한 장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2025.02.13 I 김미영 기자
印 회담 맞물린 상호관세 발표…트럼프식 거래의 기술
  • 印 회담 맞물린 상호관세 발표…트럼프식 거래의 기술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정상 회담 직전 상호관세 발표 예고로 인도를 압박했다. 인도는 미국의 상호관세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국가 중 하나로, 의도적으로 양국 정상회담과 상호관세를 맞물려 배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를 극한으로 압박해 공포심을 유발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의 기술’이 또 한 번 통한 셈이다.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인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AFP)다수 경제학자들은 미국이 상호관세를 시행하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 중 하나로 인도를 꼽는다. 세계무역기구(WTO) 기준 미국의 단순 평균 관세율은 3.3%이지만 인도는 17%에 달한다. 상호 관세는 한 국가가 다른 국가와 동등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시행하는 조치로, 일반적으로 무역 상대국의 관세를 달러 단위로 동일하게 부과하는 방식이다. 즉, 인도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가 17%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의미다.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인도를 ‘관세 왕’(Tariff King)이라 칭하며 인도가 미국산 오토바이나 위스키 등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불평했다. 최근엔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인도의 높은 관세가 미국산 수입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는 2023∼2024 회계연도 기준 미국을 상대로 320억달러(약 46조3000억원) 규모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맨’을 자청하는 주된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지난달 모디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인도가 미국산 보안 장비의 조달을 늘리는 등 공정한 양자 무역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정상 회담에 앞서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는 이달 초 스마트폰 부품과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소재, 할리 데이비슨과 같은 오토바이 등 일부 수입 품목의 관세를 인하했다. 이밖에도 인도 정부는 미국 농산물, 전자, 의료기기, 화학 등을 포함한 최소 12개 부문에 대한 관세 인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미국과 장갑차, 전투기 엔진 구매 등 무기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도 추진 중이다.관세 인하 외에도 인도는 최근 104명의 미국 추방자들을 특별한 반발 없이 수용했다. 이를 두고 인도 내 일부 반대 여론이 나오자 인도 당국자들은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미국과 협력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한편 두 정상의 공통점도 적지 않다.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브로맨스’를 과시했던 두 사람은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하는 권위주의적 정치인을 의미하는 ‘스트롱맨’으로 불린다. 상명하달식 행정부를 운영하는 것 역시 닮은꼴이다.
2025.02.13 I 김윤지 기자
관세청, 지난해 밀수·탈세 등 3.9조 무역범죄 적발
  • 관세청, 지난해 밀수·탈세 등 3.9조 무역범죄 적발
  •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관세청이 지난 한해 밀수, 탈세 등 총 2582건, 3조 8716억원 상당의 무역 범죄를 적발한 것으로 집계됐다.이종욱 관세청 조사국장(앞줄 가운데)을 비롯한 전국 세관 조사국장·과장이 12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2025년 전국 조사관계관 회의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관세청)관세청은 12일 정부대전청사에서 40여 전국세관 조사국장·과장이 참석하는 2025년 전국세관 조사관계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지난해 단속 실적과 올해 단속 방향을 공유했다.지난해 무역 범죄 적발 액수는 전년 3조 9275억원에서 약 1% 줄었으나 그 건수는 2377건에서 9% 늘었다. 적발액은 줄었으나 대러시아 경제 제재 강화 속 교역이 금지된 전략물자 불법 수출 시도가 늘었다.분야별로는 밀수나 관세 포탈 같은 관세사범이 1조385억원 규모 1240건 적발됐다. 자금 세탁이나 가상자산을 활용한 환치기 등 외환사범 적발도 2조2257억원 규모 184건 있었다. 이른바 ‘짝퉁’을 수출입하는 등의 지적재산권 침해(3713억원·97건)와 대러 불법수출 등 대외무역 범죄(3391억원·123건), 마약 사범(866억원·862건)과 불법 식·의약품을 수출입한 보건 사범(112억·25건)도 다수 적발됐다.관세청은 올해도 △국민건강 △사회안전 △산업·재정 △경제질서라는 4대 중점 보호 분야를 정하고 세관별 맞춤형 단속 계획을 시행키로 했다. 불량 먹거리 반입이나 국가 핵심기술 유출 같은 단속 중점 분야를 정해 단속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이종욱 관세청 조사국장은 “최근 국제 경제환경 급변으로 우리 경제도 불법·위해물품 유입과 경제질서 교란 행위, 국제 제재 등 다양한 위협에 직면했다”며 “본청과 전국 세관 간 유기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해 무역 범죄에 대한 수사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2.13 I 김형욱 기자
"트럼프, 美 수출강화 위해 약달러 택할 수도…고환율 오래 안갈 것"
  • "트럼프, 美 수출강화 위해 약달러 택할 수도…고환율 오래 안갈 것"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서 제조업 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약달러’를 택할 수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중장기적으로는 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타국에 대한 ‘정치적 압박수단’으로 고율 관세 카드를 꺼내 든 것처럼 정치적인 목적에 따라 ‘달러화 약세’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손 대표는 고환율 국면에도 국내 금융지주가 안정적인 배당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확고한 밸류업을 위해서는 지배구조 투명화·효율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13일 서울 용산구 토스인사이트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국내 경제보다는 글로벌 경제와 정치 불안정성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영향도 컸다”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다른 나라와 기업들이 미국 관세정책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환율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미국의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어느 정도의 패턴이 자리 잡히면 환율이 안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다”며 “그렇지 않고 ‘깜짝 쇼’가 계속 이어지면 큰 변동성이 계속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손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정치적 압박수단으로 쓰는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약달러’를 선택할 수 있고 예상했다. 손 대표는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해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제조기업 경쟁력을 위해서 약달러(달러 약세)를, 고금리보다는 저금리를 선호한다”며 “중장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조기업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치적으로 ‘약달러’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라는 도구를 캐나다, 멕시코 등 타국에 대한 정치적 압박수단으로 쓰고 있다. 지난 1985년 플라자합의 때도 합의 직전 미국 상원에서 주요 교역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는 법안들을 계속 냈다”며 “당시 주요 5개국(G5)이 약달러를 지지하는 합의를 했는데 이번에도 미국이 관세를 활용해서 달러 약세를 지향하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이날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 100이상이면 달러 강세)가 약 107.82로 여전히 달러화가 강세인 가운데 손 대표는 약달러 도래 시기에 대해 “하반기가 될지, 내년이 될지는 알 수 없다”며 “예측이 불가한 부분들이 많아서 당분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겠지만 마냥 위로 치닫는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지낸 손 대표는 밸류업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노력이라고 정의했다. 손 대표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여전히 상단이 막힌 구조다. 밸류업 정책은 그 상단을 깨뜨리려는 노력이다”며 “일본은 밸류업 정책을 한 지 10년이 됐는데도 일본 거래소 이사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하더라. 우리나라도 더욱 많은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기에 우리나라는 투자하기 불편한 시장이다. 그런 제약을 걷어내야 하고, 올해 공매도를 허용키로 정부가 방향을 잡았는데 그런 부분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일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국내 금융지주들이 고환율에도 안정적인 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손 대표는 ‘투명한 지배구조’가 관건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우려했던 것과 다르게 대형 금융지주는 CET1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주주에 배당할 여력이 있기 때문에 올해 주주환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펼 것이다”며 “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려면 금융지주가 경영·지배구조를 투명화·효율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 선진화, 이사회 독립성 확보, 주주와 경영진 간 이해관계 일치 등이다. 특히 손 대표는 “국내 금융지주들도 주가와 경영진 성과급을 연동하는 등 실제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올바른 방향이다”며 “비이자 수익 비중을 늘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25.02.13 I 김나경 기자
"운신 폭 좁은 인뱅, 선진국처럼 혁신 우선허용·사후규제해야"
  • "운신 폭 좁은 인뱅, 선진국처럼 혁신 우선허용·사후규제해야"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가 13일 이데일리와 인터뷰 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금융선진국이라는 영국·미국·홍콩·싱가포르 등은 사후규제,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금지한 것만 하지 않으면 모두 가능한 시스템이다. 우리는 법에서 정한 것만 할 수 있어 혁신 기업 발목을 잡는 예기치 않은 결과를 낳았다. 정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허용해주고 나중에 엄벌이나 책임 크게 묻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는 13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핀테크 기업과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 등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개혁이 필요하단 의견을 밝혔다. 손병두 대표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행정고시를 통해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이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과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거친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30년 넘게 공직에 몸담았던 손 대표는 지난해 11월 핀테크 기업인 토스로 자리를 옮기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손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 짙은 남색 후드티를 입고 나타났다. 사내에선 ‘대표님’이 아닌 ‘병두님’으로 불렸다. 그는 오랜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핀테크 기업에서 규제와 혁신의 충돌 지점을 해소하는 역할을 자처했다. 특히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들의 혁신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또 금융지주사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핀테크 기업들이 장기적인 지속 성장을 위해선 해외 진출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에 대해 손 대표는 “예금을 늘려도 대출 운용을 못 하는 한계와 중·저 신용대출 의무비율 등 혁신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있다”며 “규제에 묶여 운신의 폭이 좁다”고 지적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가 13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다음은 손병두 대표와의 일문일답.-핀테크 기업인 토스에 합류한 계기는.△핀테크 태동기인 2014년 금융위원회에서 담당 국장이었던 인연으로 토스 관심을 뒀다. 당시 법 체계를 바꾸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핀테크의 역동성과 스피드에 매료된 측면이이 있었다. 이승건 토스 대표로부터 합류 제안을 받고 고민을 했지만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많고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토스인사이트 대표로서 맡은 업무와 역할은.△토스의 주요 사업이나 애로사항에 대해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토스가 10년간 급성장하며 앞만 보고 달려와서 균형감을 잡아주는 것이 내 역할이다.-핀테크 기업들은 스케일업(규모 확대)을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스케일업을 하려면 지속 가능한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 IT 스타트업은 처음에 고객층을 빨리 확보해 서비스 의존도를 높이는데 이후 수익 모델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핀테크 지급결제 회사가 가맹점주의 기업활동 니즈를 충족시키는 솔루션을 병행·제공해 확실한 수익 모델로 자리 잡았듯 ‘B2B(기업 대 기업)’사업을 잘 착안해야 한다. 국내에선 대형 금융지주도 그룹의 비대면 서비스를 확충하고 있어 다윗과 골리앗처럼 어려운 싸움일 수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진출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망분리 이슈 등 금융권 핀테크 규제에 대한 의견은.△우리나라는 대륙법 체계로 금융서비스는 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만 가능한 포지티브 규제 시스템이다. 금융선진국인 영국·미국·홍콩·싱가포르 등은 영미법으로 사후규제,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금지한 것만 하지 않으면 모두 가능하다. 정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또 규제가 오프라인·아날로그 시대에 맞춰져 있는데 지금은 온라인과 플랫폼 위주로 많이 바뀌어서 규제 체계를 손질할 필요성 있다.-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도 예대 마진 중심의 기존 수익 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인터넷은행도 결국 은행이다. 은행은 기본적으로 예금을 받아서 대출하는 큰 흐름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지만 규제 때문에 혁신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토스뱅크는 대출 자산을 많이 늘리고 싶다. 토스의 DNA는 빨리 달려가서 유저를 많이 확보하고 서비스를 확산·침투하는 것인데 대출·가계대출 한계가 있다. 예금을 많이 유치하려고 토스뱅크가 혁신적인 이벤트 서비스를 많이 냈지만 예금 늘려도 대출 운용을 못 한다.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 비율)이 60% 정도밖에 안 된다. 예금을 대출로 못 쓰고 나머지는 채권 등으로 운용해야 하는데 정상적인 자금 운용방식은 아니다.-인터넷은행 관련 규제의 문제점은.△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의무비율이 30% 이상이다. 고도화한 신용 평가를 통해 시중은행보다 신용대출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지만 규제에 묶이면 운신의 폭이이 너무 좁아진다. 주담대는 부동산 담보라는 가격이 딱 떨어지는 대출이고 공장형 생산도 가능한데 신용대출은 가내수공업 개념이다. 대출자의 정황 등을 대면으로 파악해야 하는데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로 하라고 한다. 반면 시중은행은 공장형 주담대 위주로 성장하는 것이 올바른 정책 방향이 아니란 생각이다. 제4인터넷은행은 지방 기업대출 등 지방 대출에 포커스를 맞춰 만들 것이다. 정부가 가진 인·허가권을 이용해 정책 목적을 구현하는 것엔 100% 동의하지만 혁신성을 저해하는 요인임은 분명하다.-핀테크 기업이 규제를 넘어설 차별화 방안은.△현재 트렌드는 빅데이터·AI를 통해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개개인에게 맞는 서비스 제공은 데이터 기반인 핀테크가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비대면으로 서비스를 하니 언어·문화적 측면을 뛰어넘어 해외에서 성공할 잠재력도 있다.-토스 인사이트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금융산업의 미래를 찾는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주고 싶다. 정책 건의를 많이 할 것이다. 규제와 혁신이 충돌하는 지점을 잘 해소해 규제 당국과 혁신 기업이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접점을 찾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다.
2025.02.13 I 양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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