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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박할인권 100만장 풉니다” 문체부, 민생 챙긴다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정부가 경기 부진에 탄핵 정국까지 겹치자, 문화 소비 조기 촉진을 위한 민생경제 회복에 집중한다. 경기 침체라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숙박할인권 100만장을 배포하고, 대국민 여행 캠페인을 1/4분기에 조기 추진하기로 했다. 어려움을 겪는 관광사업체에는 53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추진한다. 또 윤석열 정부가 지난 2023년 5월에 개방한 용산 어린이정원에는 155억원을 투입해 어린이 예술마을을 조성한다. 출판계 오랜 숙원이었던 출판물 제작에 대한 세제(세액공제) 혜택 방안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023년 5월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의 앞마당에 조성된 용산 어린이정원 개방행사에서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문화체육관광부는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5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어려운 여건에도 민생경제가 조기에 회복될 수 있도록 문화, 체육, 관광 분야 정책들을 더욱 힘껏 추진해 나가겠다”며 “광복 80주년 및 한일 국교 정상화 60년, 오는 10월말 경주에서 개최예정인 에이펙(APEC) 정상회의 등 계기에 문화로 새 미래를 만들고 세계를 이어가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문체부는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와 경기쳄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영세기업 등에 대한 특별지원을 강화한다. 피해 관광사업자 대상 500억 원 규모의 특별융자를 시행하고, 관광사업체 융자(5365억 원), 이차보전(1000억 원), 신용보증(700억 원) 등 금융 지원을 추진한다.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스1).예술인을 위한 예술활동준비금(600억 원)과 생활안정자금 및 전세자금 대출(180억 원)은 물론, 50억원을 신규 투입해 선수 은퇴 이후 창업 등 직업안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저소득층 대상 통합문화이용권 지원금은 연간 13만 원에서 14만 원으로 확대하고, 사용처 확대 등 편의성을 개선한다. 아울러 소비 진작을 위해선 문화비 소득공제 대상에 수영장과 체력단련장 이용료를 추가하고, 운동하는 국민에 대한 인센티브(최대 5만 원)를 1만 명에서 8만 명까지 확대한다. 숙박할인권(100만 장) 배포와 근로자휴가지원(15만 명) 시행을 통해 국내 관광 경비 부담도 낮추기로 했다.문화를 통한 지역 균형 발전에도 나선다. 문체부는 지역 대표 예술단체 육성을 확대하고, 국립청년예술단을 신설한다.국립충주박물관, 파주박물관클러스터 등 국립박물관 시설 건립, 국립민속박물관 세종 이전 등도 차질 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부터 3년간 지역별 200억 원씩 모두 2600억 원(국비 1300억 원, 지방비 1300억 원)을 투입하는 13곳의 ‘대한민국 문화도시’도 본격 조성한다. 콘텐츠산업의 제2 도약을 뒷받침한다.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1000억 원 규모의 ‘글로벌리그펀드’를 신설하고, 5000억 원 규모의 K콘텐츠·미디어 펀드도 본격 운용한다. 콘텐츠 기획·제작부터 유통까지 문화산업보증(2200억 원)을 확대하고, 그동안 영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영상콘텐츠에 한정해 적용되던 세액공제(세제)를 게임, 음악, 출판 등에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이와 함께 K콘텐츠의 향후 30년을 이끌 ‘K콘텐츠 복합문화단지’, ‘글로벌 영상도시’, ‘대중문화예술 명예의 전당’ 등 조성을 위한 기초작업도 착수한다.게임은 콘솔·인디게임 지원을 대폭 확대(120억 원→194억 원)하는 한편, 중예산 영화 제작 지원 신설(100억 원)한다. 웹툰은 슈퍼지식재산(IP) 발굴을 위한 제작 지원(신규 45억 원)을, 웹소설은 번역지원, 인력양성 등을 통해 기반을 강화한다.방한 관광 시장의 조기 회복을 위해서는 업계 대상 설명회 등 현지 마케팅(39건)과 K관광 로드쇼(총 20개 도시)를 상반기에 집중 실시하고, 코리아그랜드세일(1~2월) 등 대형 행사도 개최한다.전자여행허가제(K-ETA) 일부 국가 한시 면제 연장(~25년 12월), 중국 등 6개국 단체관광객 대상 비자 발급 수수료 한시 면제 연장(~25년 12월) 등 내국인 도시민박 도입을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한다.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일상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AI 시대 콘텐츠산업 미래 전략’(25~35년)을 연내 수립·발표하고, 창작자 보호와 ’저작권법‘ 개정, ’퍼블리시티권법‘ 제정도 마련한다.저출생·초고령화 등 사회문제의 문화적 해법도 고민한다. 우선 155억7000만원을 신규 투입해 용산어린이정원에 어린이예술마을을 조성한다. 황성운 기조실장은 지난 8일 사전 브리핑에서 어린이예술마을과 관련, “용산에 짓는 예술마을은 지역으로 확산하기 위한 첫 모델이 될 것”이라며 “관사 몇채에 일부 시범공간을 만들고 거기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지역으로 확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청년 장애인을 위한 사업도 지속한다. 국립단체 청년교육단원 확대(350→600명), 청년예술인 예술 활동 적립 계좌(신규 36억 원), 신진 장애 예술인 창·제작 지원(신규 3억 원) 등을 통해 청년 및 장애예술인에게 창작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 ’한류산업진흥기본법‘ 시행에 따라 한류산업 진흥을 위해 기존 ‘K콘텐츠수출협의회’를 ‘(가칭)한류정책협의회’로 상반기에 개편한다. ‘한류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연내 수립하는 한편 6월 ‘(가칭)비욘드 케이 페스타(Beyond K Festa)’ 등 대형 한류 행사도 열어 연관 산업의 동반성장을 지원한다. 한국어와 태권도, 전통문화를 세계로 확산한다. 증가하는 한국어 교육 수요에 맞춰 세종학당 신규 지정과 칠레에 남미 거점 세종학당 신설을 추진하고 ‘한국어 선생님 2.0’을 시범 도입한다. 자료=문체부 제공
- K바이오 JP모건行...CDMO부터 비만치료제까지 잭팟 노린다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일제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로 향한다.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 것은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한 기업들의 빅딜 탄생 여부다. 미국발 잭팟 탄생시 최근 침체된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1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6개 기업이 JP모건 측으로부터 공식 발표 기업으로 초청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068270), 브릿지바이오 테라퓨틱스, 클래시스(214150), 휴젤(145020),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그 주인공이다.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올해가 43회째로 매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제약·바이오 업계 세계 최대 규모의 투자 행사다. 오는 13~16일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550여 개, 참가자 8000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기업은 유망 기술과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국내외 바이오 벤처 기업들은 혁신 기술과 파이프라인 등의 다양한 인수합병(M&A)과 투자 유치를 위한 전략 싸움이 치열한 곳이기도 하다.국내 6개 발표기업 외 다수의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발표하지 않지만 투자자를 만나기 위해 나서는 기업은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한미약품 △디앤디파마텍 △일동제약 △SK바이오팜 △에스티큐브 △동아에스티 △보령 △디엑스앤브이엑스 △지아이이노베이션 △인벤티지랩 △유빅스테라퓨틱스 △JW중외제약 등 50여 개에 달한다.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앞세운 K-CDMO, 수주 계약 잭팟 나올까JPM으로 향한 국내 기업들의 투자 포인트를 살펴보면 크게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항체약물접합체(ADC), 비만치료제로 나뉜다. 먼저 CDMO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보유한 한국이 글로벌 수준으로 손꼽힌다. 국내 기업 유일 9년 연속 메인 발표 기업으로 초청받은 삼성바이오는 존림 대표가 직접 발표에 나선다. 존림 대표는 취임 이래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내실 있는 성장을 거둔 배경과 올해 사업 계획 및 중장기 비전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지난해 연간 누적 수주액이 5조원을 돌파했는데, 올해 JP모건을 통해 다시 한번 빅딜을 성사시킬지 주목된다.지난해 이어 다시 한번 출격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새롭게 합류한 제임스박 대표가 발표에 나서 첫 레퍼런스가 될 수주 계약 체결에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다. 롯데바이오는 지난해 2030년까지 4조6000억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에 글로벌 수준의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건설하기로 한 만큼, 수주 계약이 절실하다. 첨단바이오의약품 CDMO 및 신약개발 기업인 이엔셀도 글로벌 수준의 GMP와 CDMO 기술력을 뽐낸다. 국내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 중 유일하게 빅파마와의 계약을 체결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술력이 충분히 주목받을 것이란 분석이다.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왼쪽)과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대표이사.(사진=셀트리온)◇셀트리온 ADC 신약개발 전략 최초 공개, 국내 NO.1 ADC 기업도 주목셀트리온은 올해 JP모건에서 자사 신약개발 전략을 최초로 공개한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과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대표이사가 직접 발표 무대에 올라 현재까지 진행한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성과를 알린다. 특히 2028년까지 9개 ADC 신약과 4개 다중항체 신약 등 총 13개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일정을 공개한다.ADC 신약과 관련해 국내 NO.1이자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리가켐바이오(141080)도 바이오텍 쇼케이스에 참석해 비즈니스미팅에 나선다. 회사는 항체-약물 복합체(ADC) 플랫폼 ‘컨쥬올(ConjuALL)’ 및 다수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이전 논의를 본격화한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ADC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해 두 회사 모두 ADC 분야에서 더욱 글로벌 기업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관측된다.피하주사제형(SC) 변환 플랫폼 ‘하이브로자임’으로 MSD, 산도스, 다이이찌산쿄 등 글로벌 기업과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알테오젠(196170)도 JP모건에서 파트너 확대에 나선다. 지난해 ADC 피하주사제형 개발 가능성을 입증한 만큼 이번 JP모건에서도 ADC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빅딜을 노린다.◇노보노-릴리 잡아라...한미약품-디앤디파마텍 잭팟 도전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개화하면서 트렌드 변화로 혁신 기술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파이프라인 개발 속도가 늦지만, 차별화된 신기술로 글로벌 빅파마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한미약품(128940)은 비만약의 최대 약점인 근육 감소를 상쇄하고 오히려 증가시켜 주면서도 젭바운드 만큼의 체중감소 효과를 나타내는 게임체인저 신약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디앤디파마텍(347850)은 노보노디스크보다 높은 경구 흡수율을 입증한 비만치료제 기술로 글로벌 기술이전을 타진한다.주 1회 투약을 월 1회로 늘려주는 장기지속형 기술로 주목받는 인벤티지랩(389470)도 JP모건에서 20건이 넘는 비즈니스미팅을 진행한다. 이미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공동개발에 나선데 이어 또 다른 빅파마와의 계약 체결 여부도 관심사다.일동제약도 GLP-1 비만치료제로 파트너링에 나선다. 회사 측은 저분자 화합물 기반 약물인 ID110521156을 앞세운다. 기존 대표적 치료제인 GLP-1 주사제에 비해 뛰어난 생산성과 우수한 사용 편의성 등 뚜렷한 차별점을 지니는 경구용(먹는) 합성 신약 후보물질이다. 국내에서 임상 단계에 진입한‘GLP-1’ 계열 저분자 화학 합성 신약은 ID110521156이 유일하며, 글로벌 시장의 기준에서도 개발 진행 속도가 앞서 있는 그룹에 속한다.업계 관계자는 “예년보다 JP모건이 공식 초청한 국내 기업들의 숫자가 적어졌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들이 출격하는 만큼 기술이전이나 투자 유치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CDMO, ADC, 비만치료제, 항암 분야에서의 계약 체결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저수가 구조 퇴출·비급여 대수술…의료개혁 계속된다
-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정부가 급성기 수술 등 꼭 필요함에도 불구, 저평가된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비급여 가격을 통제하고 비대면진료를 제도화해 새로운 의료환경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보건복지부는 10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복지부는 오는 2027년까지 전체 건강보험 수가에서 저수가 구조를 퇴출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1000여 개의 수술·처치·마취 분야를 우선 집중 인상한다. 또한, 사후보상·공공정책수가 등 지불제도를 혁신해 의료 질 및 가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아울러 필수의료 및 저평가 분야에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더불어 역량 있는 전문의의 지역 장기근무 유도를 위해 ‘지역필수의사제 시범사업’을 도입, 지역 전문의에게 월 400만원의 근무수당을 지원한다. 또한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 발생시 최대 3억원까지 보상한다. (자료=보건복지부)이와 함께 치료에 꼭 필요한 비급여는 급여로 전환하고, 과잉·남용이 우려되는 비급여는 관리급여(가칭)로 편입해 가격과 진료기준에 대한 관리를 실시한다. 증증·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단축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해 치료제가 꼭 필요한 환자들의 부담이 좀 더 빠르게 경감될 수 있도록 한다.이와 함께 복지부는 지역완결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한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조전환(~2027년)을 본격화한다. 포괄성·진료역량을 갖춘 지역종합병원을 집중 지원하고, 화상·뇌혈관 등 필수진료 분야 중심으로 전문병원도 재편한다. 소아응급전문센터와 달빛어린이병원,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도 확충한다. 정부는 새로운 의료환경에 부합하는 정책도 마련한다. 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해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추진하고, 실력이 뛰어난 간호사 확충을 위해 진료지원간호사 교육지원을 확대한다. 진료지원간호사는 일명 ‘PA 간호사’로 불리며 수술, 외과, 내과, 응급·중증, 심혈관, 신장 투석, 상처장루, 영양집중 등 8개 분야에 걸쳐 진료를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지역·필수의료 위기 극복을 위해 ‘의료개혁 4대 과제’를 수립했다. 시급한 필수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2025년 의대정원을 확대하고 진료지원간호사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조전환 사업도 진행 중이며 지역·필수의료 분야 집중투자를 위한 5년간 총 30조 원 규모의 투자계획도 수립했다.복지부는 올해에는 기존 계획을 고도화하며 국민의 체감하는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탄탄한 지역·필수의료 제공과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 미래에 대응하는 보건의료환경 조성에 방점이 찍혔다. 특히 복지부는 의료계와 의료개혁과 관련,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의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지금 의료개혁특위도 자리가 비어져 있는 상태로 (대한의사협회가)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촉구 중”이라며 “의료계와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치매신약’ 투자 해 말아” 매출 1조원 제약사도 ‘멈춤’
-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매출 1조원 클럽’에 드는 국내 메이저 제약사 가운데 치매신약을 자체적으로 연구개발(R&D)을 진행하는 업체는 전무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치매는 명확히 규명된 해결법이 없고 개발 리스크가 큰 분야로 꼽힌다. 국내 R&D 전문가들은 치매가 장기적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영역임은 확실하나 한정된 자본으로 도전하기에 주저된다는 입장을 보인다.◇“자체 R&D 리스크 너무 크다”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종근당, 녹십자, 광동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1조원 클럽 제약사 중 치매신약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곳은 한군데도 없었다. 일부는 타법인 투자를 통해 관심을 드러냈지만, 자체적으로 R&D를 이끌 만큼 리스크를 감수하기엔 시기상조로 여기는 모습이다.(이미지=챗지피티)치매 R&D 분야 타법인에 투자한 1조 클럽 제약사는 유한양행과 종근당 둘 뿐이었다. 유한양행(000100)은 2019년 PD-L1 항체의 뇌혈관장벽(BBB) 투과기술을 가진 아임뉴런에 60억원을 투자했고, 2020년 모든 모달리티(물질종류)를 총동원해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공략하겠다는 아밀로이드솔루션에 50억원을 투자했다. 종근당홀딩스(001630)의 경우엔 CNS 신약 개발사 바이오오케스트라에 2019년 50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종근당(185750)이 2022년 동사에 20억원을 투자했다. 유한양행과 종근당을 제외하면 주요 제약사 중 치매 관련 타법인에 투자한 곳은 없었다.이와 관련해 오세웅 유한양행 연구소장(부사장)은 “중추신경계질환(CNS)은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기 때문에 미래에 나아가야 할 방향임은 확실하다. 다만 치료 효과를 보일 타깃이 불분명하고 연구의 실패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장기적인 안목만을 가지고 제한된 자원을 투입하는게 옳은지 업계의 모두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현존치료제 보완 필요치매는 뿌연 안개속 같은 질환 특성처럼 모든 게 가설의 영역에 있다. 치매치료에 가장 유효한 타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현재 미국 FDA 허가를 받아 시판되는 2종의 치매신약은 모두 ‘아밀로이드베타 침적물’을 타깃하지만, ‘타우 단백질 엉킴’ 등 기타 바이오마커가 더 주목되어야 한다는 학계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분자크기가 크기 때문에 뇌혈관장벽을 잘 통과하지 못하는 항체가 과연 최적의 모달리티가 맞는가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존재한다.허가받은 치매신약의 현주소는 에자이-바이오젠의 ‘레켐비’(물질명 레카네맙)과 일라이 릴리의 ‘키썬라’(물질명 도나네맙)다. 둘 다 항체치료제이며 초기 알츠하이머성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혈관주사제다. 레켐비와 키썬라는 뇌내 축적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찌꺼기를 제거해 치매 진행속도를 늦춘다는 컨셉으로 FDA 허가를 획득했다.레켐비는 2주마다 투약하며, 글로벌 임상 3상에서 1년반 약을 투약한 859명 환자들이 위약군 875명 대비 치매 진행속도가 27% 늦춰졌다. 이를 기반으로 2023년 7월 FDA 허가를 획득했으며 2024년 3분기 기준 바이오젠에 1000억원의 글로벌 매출을 안겼다. 국내에서 레켐비의 1년반 투약가는 4000만원 가량이다.키썬라는 레켐비보다 1년 늦은 2024년 7월 FDA 허가를 받았다. 투약주기는 한달에 한번으로, 글로벌 임상 3상에서 키썬라 투약군 860명은 투약 1년반 시점에 위약군 876명 대비 치매 진행속도가 35% 늦춰졌다. 레켐비보다는 투약간격도 길고 치매진행 속도 지연율도 더 높았다.아직 약효나 안전성, 투약편의성 측면에서 개선될 여지가 크다. 레켐비와 키썬라는 둘 다 아리아(ARIA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라는 뇌부종·뇌출혈의 부작용 위험이 있으며 특히 ‘ApoE4’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게서 부작용 발생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아리아 위험이 없으며, 보다 획기적인 치료효과를 보이는 개선된 신약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GLP-1계열 비만약→치매약업계에선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들이 장기적으로 적응증을 치매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일례로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로 잘 알려진 노보노디스크 또한 현재 초기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 1800명을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의 치매 진행 중단 효능을 확인하는 임상 3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이 같은 내용에 한미약품(128940)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전무)는 “(당사가) 중추신경계질환(CNS) R&D를 완전히 배제하는 건 아니다. 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관련 연구를 했다. 비만치료제가 치매 효과를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10년 전에도 동물모델에서 퇴행성뇌질환에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효과를 검증하기도 했다”며 “현재 한미약품은 비만약을 중점적으로 개발 중이지만 핵심 적응증의 연구개발이 완성되면 CNS 방면도 노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최 센터장은 “베타아밀로이드, 타우 등 바이오마커 중 알츠하이머에 가장 좋은 타깃이 뭐냐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아직도 나와있다. 양쪽 전략을 국내외 많은 회사들이 시도했지만 결과들이 썩 좋지 못했다”며 “레켐비, 키썬라도 뇌출혈 위험이 많이 올라가는 등 안전성 측면에서 극복해야할 부분들이 있다”며 “한미약품이 시도한다면 항체 모달리티는 아닐것”이라고도 말했다.◇중견제약사 잰걸음한편, 1조원 클럽을 벗어나 더 넓은 범위의 국내 제약사를 살펴보면 치매신약 R&D를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곳으로 동아에스티(170900)가 있다. 동아에스티는 타우 바이오마커를 타깃하는 경구용 표적치료제 ‘DA-7503’의 비임상 연구결과를 작년 알츠하이머 국제학회에서 포스터 발표했다. 올 2분기까지 국내 1상을 종료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앞서 2018년에 알츠하이머 치료제 천연물의약품 ‘DA-9803’을 미국 자회사 메타비아(옛 뉴로보파마슈티컬즈)에 기술이전하기도 했다. 당시 계약 대가로 500만 달러와 메타비아 지분 24%를 수취했다. 다만 물질의 양도절차는 2018년 4월 완료했지만 메타비아는 미국 임상계획(IND) 신청을 보류 중이다.기타 중견급 제약사들도 치매신약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셔 잠정 중단한 상태다. 삼진제약(005500)은 2018년 치매·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탐색을 시작했지만 도출에 실패해 2022년 연구를 중단했다. 대신 아리바이오의 임상 3상 단계 치매치료제의 판권을 확보하는 방향을 택했다. 삼진제약은 2023년 아리바이오의 경구용 치매신약의 국내판권을 총규모 1000억원에 도입하고 현재까지 100억원을 실지급했다.광동제약(009290)은 천연물 신약으로 도전했다. 강남성모병원 외 9개 병원에 외부 위탁을 통해 치매치료제 천연물 신약 ‘KD501’ 개발을 했지만 임상 2상 완료 후 제품개발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치매신약은 아니지만 관련 조영제 R&D를 진행 중인 제약사로 동국제약(086450)이 있다. 동국제약은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한 올리고머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지향적 MRI 조영제의 보건복지부 출연 국책과제 비임상 연구를 수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