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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장 바뀌는 MRO 투톱…LG·삼성 의존도 줄인다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기업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업계 투톱인 서브원과 아이마켓코리아(122900)(IMK)가 나란히 새로운 수장으로 교체한다.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각각 LG그룹과 삼성그룹의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체질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시장 확장과 사업 영역 다각화 등이 이들에게 주어진 공통된 과제다. 김학재(왼쪽) 아이마켓코리아 신임 대표 내정자, 이국환 서브원 신임 대표. (사진=각사)◇IMK에 김학재·서브원에 이국환 신임 대표5일 업계에 따르면 서브원은 지난 2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이국환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이 신임 대표는 연세대와 미국 스탠퍼드대 MBA를 졸업하고 맥킨지앤드컴퍼니, SK텔레콤, 휠라코리아, 우아한형제들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경력을 쌓은 경영 전문가다. 이 대표는 ‘서브원 3.0 시대’의 변화를 주도할 적임자로 이사회의 신뢰를 얻었다. 서브원 3.0은 산업 전문성 기반의 솔루션 고도화, 글로벌시장 성장, 사업 영역 확장, 일하는 방식의 혁신 등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IMK도 최근 김학재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추후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김 내정자는 미국 오리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1997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물산에서 근무한 정통 ‘삼성맨’이다. IMK의 핵심 고객사인 삼성그룹에 대한 깊은 이해와 탁월한 영업기반을 갖췄다. 이후 도쿄미쓰비시은행을 거쳐 IMK에 합류해 해외사업, 영업, 경영관리, 최고재무관리자(CFO) 등 다양한 직책을 경험했다. 김 내정자는 글로벌시장 확장과 인공지능(AI) 기반의 구매 혁신을 선도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특히 IMK의 해외시장 진출 및 현지 법인 설립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약 3조 4000억원 규모로 외형을 키운 주역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미국 텍사스 복합 첨단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발굴 단계부터 진두지휘해 미래 성장의 토대를 다졌다.IMK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첨단산업단지 ‘그래디언트 테크놀로지 파크’를 건립 중이다.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기술 산업단지로 부지는 86만㎡(약 26만평)로 축구장 120개 규모에 달한다. 지난해 시의회 승인을 마쳤으며 올해 1분기 착공할 예정이다.◇삼성·LG 거래 비중 줄여…“체질 개선해야”IMK가 미국에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건 사업 다각화의 일환이다. 기존에도 삼성 계열사의 해외법인 설립 시 IMK는 현지에 나가 자재 등을 공급하며 사업 초기 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맡아 왔다. 이를 확대해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신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특히 IMK의 삼성 거래 비중은 85~90%에 달하는 만큼 의존도를 줄이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복안이다. 서브원 역시 LG그룹 매출비중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 2019년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서브원은 고객 다각화를 통해 LG그룹 외 고객사 매출 비중을 약 25%에서 45%로 확대했다. 북미와 유럽, 동남아 등 해외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매출도 약 1조원에서 1조 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전기차(EV) 산업 특화 구매 솔루션, 의료 유통 시장 진출 등으로 사업 영역도 다각화하고 있다. IMK와 서브원은 과거 각각 삼성그룹, LG그룹의 MRO 계열사였으나 ‘일감 몰아주기’ 비판이 일며 그룹에서 매각했다. MRO는 사무용품·공구·기계부품 등 제품 생산과 직접 관련이 없는 소모성 자재 등을 구매대행하는 사업으로 당시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입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전히 두 기업의 매출 상당수는 삼성, LG에서 나오지만 이를 줄여나가는 게 새 수장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하며 삼성, LG의 실적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라며 “서브원과 IMK도 이들과의 거래 비중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신임 대표들은 체질 개선을 가속화해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폭설보다 위험한 도로살얼음..."출근시간대 가장 위험"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6일 오전 출근길은 전날 내린 눈이 얼어붙으면서 생기는 도로살얼음(블랙아이스)에 유의해야겠다.눈이 내리는 5일 서울 종로구 장사동 일대 건물 지붕에 하얀 눈이 쌓여있다. (사진=연합뉴스)이날 오전 5시 기준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에서는 오전까지 눈이나 비가 내릴 전망이다. 예상 적설량은 서울, 인천, 경기서부에서 1cm 미만이며 비가 온다면 서울, 인천, 경기에서 5mm 미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전날 예보된 6일 아침 최저기온은 -3~-5도, 낮 최고기온은 2~11도를 오르내리겠다. 주요 지역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2도, 인천 1도, 수원 -1도, 춘천 -2도, 강릉 3도, 청주 2도, 대전 1도, 전주 2도, 광주 2도, 대구 0도, 부산 4도, 제주 8도다.낮 최고기온은 서울 4도, 인천 3도, 수원 4도, 춘천 4도, 강릉 8도, 청주 5도, 대전 6도, 전주 6도, 광주 7도, 대구 8도, 부산 11도, 제주 11도다.특히 기온이 떨어지는 오전 출근 시간대 빙판길과 도로살얼음에 유의해야 한다. 도로살얼음은 눈이나 비, 서리 등이 도로에 스며들어 얇게 얼어붙는 현상으로 육안으로 빙판길을 확인하기 어려워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린다. 빙판길 사고는 출근시간대인 오전 8시~10시 사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도로살얼음 등 빙판길 교통사고는 최근 5년(2019~2023년)간 3944건 발생했다. 이 사고로 95명이 사망하고 6589명이 다쳤다. 빙판길 교통사고 치사율(100건 당 2.4명)은 일반 교통사고 치사율(100건 당 1.4명)보다 1.7배 높다.전문가들은 폭설 후 빙판길 운전을 할 경우 평소보다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만큼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급제동, 급가속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차가 미끄러진다면 절대로 운전대를 급하게 돌려서는 안 된다.또한 결빙이 발생하기 쉬운 다리 위나 고가도로, 터널 및 지하차도 출입구, 급커브, 응달 구간 등에서는 속도를 줄여 운행해야 한다.
- 최희서 "데뷔 후 최고의 한 해…새로운 자양분 얻었죠"
-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배우로 활동한 15년 중 가장 행복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배우 최희서(38)는 최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지난해 활동을 돌아보며 이 같이 말했다. 최희서(사진=프로젝트그룹 일다)최희서는 지난해 연극에 활동 초점을 맞추고 ‘벚꽃동산’과 ‘타인의 삶’으로 연이어 관객과 만났다. ‘벚꽃동산’으로는 전도연, 박해수 등과 호흡을 맞췄고, ‘타인의 삶’을 통해서는 이동휘, 윤나무, 정승길, 김준한 등과 함께 무대를 빛냈다.최희서는 “훌륭한 배우들과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았다. 매일 연습 일지와 공연 일지를 쓰며 앞으로 어떤 배우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다”고 말했다.“2024년은 저에게 너무 충만한 한 해였어요.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박열’로 주목받았을 때보다 행복감이 컸을 정도죠. 앞으로 연기 활동을 펼치는 데 큰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두 출연작 모두 배우 겸 연출가 손상규가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최희서는 “대학 선배인 손상규 연출과는 연세대학교 연극 동아리 연희극회(연세극예술연구회)에서 처음 만나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기의 참맛과 배우가 무대에서 최대치를 끌어내는 법을 깨닫게 해준 손 연출과 함께여서 작업이 더 즐겁게 느껴졌다”고 했다.연극 ‘타인의 삶’ 공연 사진(사진=프로젝트그룹 일다)연극 ‘타인의 삶’ 공연 사진(사진=프로젝트그룹 일다)지난해 11월 27일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개막한 ‘타인의 삶’은 아직 공연 일정이 남아 있다. 최희서는 오는 19일까지 공연하는 이 작품을 통해 새해 활동의 출발선 또한 기분 좋게 끊었다.‘타인의 삶’은 2007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동명의 독일 영화를 연극화한 작품. 베를린 장벽 붕괴 전 동독을 배경으로 비밀경찰 비즐러가 극작가 드라이만과 배우 크리스타를 감시하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 그린다.극의 초점은 비즐러의 심리 변화에 맞춰져 있다. 사회주의 체제에 헌신하며 살아가는 냉혈한 비즐러가 활동 중단 압박을 받으며 수난을 겪는 예술가들에게 연민을 느낀 뒤 그들의 비밀을 감춰주기 시작하면서 극의 긴장감이 고조된다.이 작품에 대한 최희서의 애정은 각별하다. 신문방송학과로 대학에 진학했다가 뒤늦게 연기의 길에 들어섰던 최희서는 “배우를 꿈꾸며 예술 영화에 빠져 있던 스물한 살 때 울림을 주는 이야기의 힘을 느끼며 가장 감명 깊게 본 작품이 ‘타인의 삶’이었다”고 밝혔다.이어 그는 “손 연출과 연희극회에서 처음 만난 것도 그해 여름이었다”며 “그렇기에 연극 무대로 옮겨온 ‘타인의 삶’ 출연은 저에게 운명처럼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자신의 맡은 크리스타 역에 대해선 “연기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바탕으로 고군분투하는 오뚝이 같은 인물”이라고 설명하면서 “배우 역할이라서 더 공감하면서 연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기를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크리스타가 연기를 자신의 생명에 비유하는 대사를 내뱉을 때마다 많은 생각이 들어요. ‘만약 연기를 못 하게 된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보기도 하고요. 관객이 공연을 보면서 ‘크리스타가 꼭 배우로 계속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게끔 하는 게 저의 목표죠.”최희서는 2009년 데뷔 이후 영화 ‘킹콩을 들다’, ‘동주’, ‘박열’, ‘옥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2021년에는 단편 영화 ‘반디’를 통해 연출가로 첫발을 떼고 이듬해 에세이 ‘기적일지도 몰라’를 발간하는 등 다채로운 재능을 발휘하며 대중과 만나고 있다.최희서는 “장르나 플랫폼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울림을 주는 좋은 이야기를 담은 다양한 작품들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 찬바람 韓 증시…주요 그룹 총수들 주식재산 1년새 6.6조↓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지난 1년새 국내 주요 44개 그룹 총수들의 주식평가액이 6조원 넘게 감소했다는 조사가 나왔다.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6일 공개한 ‘2024년 대비 2025년 연초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를 보면, 44개 그룹 총수의 올해 초 전체 주식평가액은 58조1584억원으로 지난해 초(64조7728억원)과 비교해 1년간 6조6144억원 줄었다. 감소율은 10.2%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상반기 지정한 88개 대기업집단 중 올해 초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넘는 그룹 총수를 대상으로 했다.44명의 총수 중 28명(63.6%)은 주식가치가 하락했다. 16명(36.4%)은 상승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지난해 국내 증시는 1분기까지는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2~4분기 연속으로 부진했다”며 “특히 4분기 증시 하락 폭이 더 커지면서 총수의 주식평가액이 덩달아 줄었다”고 말했다.(출처=한국CXO연구소)지난 1년간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박정원 두산 회장이었다. 지난해 연초 당시 평가액은 1212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초 3456억원으로 불어났다. 1년새 증가율은 185.1%에 달한다. 박 회장가 보유한 ㈜두산의 주가가 1년간 186.2% 뛴 덕이다. 경영권 분쟁 중인 장형진 영풍 고문의 경우 최근 1년 동인 82.8% 뛰었다.주식재산 감소율이 가장 큰 총수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었다. 최근 1년간 3조1995억원에서 1조3841억원으로 56.7% 쪼그라들었다.현재 주식재산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1조9099억원)이 차지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10조4308억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3조7377억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3조9527억원),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2조5816억원),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2조4917억원), 구광모 LG그룹 회장(1조8119억원), 8위 정몽준 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1조7985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1조7163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조5642억원) 등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 한국 여성고용률 OECD 31위 그쳤다…20년간 최하위권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국의 여성 고용지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가 6일 OECD 38개 국가의 여성(15~64세) 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3년 한국 여성들의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은 각각 61.4%, 63.1%로 나타났다. OECD 38개국 중 각각 31위에 그쳤다.(출처=한경협)지난 20년간(2003~2023년) OECD 순위를 보면, 한국의 여성 고용률은 2003년(51.2%) 27위에서 지난해(61.4%) 31위로 4계단 하락했다. 20년간 하위권(26~31위)을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2003년(53.0%) 32위에서 2023년(63.1%) 31위로 1계단 올랐으나,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20년간 31~35위 사이에 머물렀다.어린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은 경제규모와 인구가 비슷한 주요 선진국보다 더 낮았다. 2021년 기준 15세 미만 자녀를 둔 여성 고용률을 보면, 한국은 56.2%로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는 국가) 7개국 중 가장 낮았다. 30-50클럽 평균은 68.2%였다.한경협 관계자는 “육아와 가사 부담이 여성의 경제활동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라며 “선진국 수준으로 고용을 확대하려면 여성들이 일·가정 양립 부담을 덜고 경제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한경협은 30-50클럽 7개국 중 여성 고용률이 70%를 넘는 독일, 일본, 영국 3개국과 한국의 고용 환경을 비교했다. 그 결과 △유연한 근로 환경 조성 △가족돌봄 지원 등 두 가지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이를테면 독일, 일본, 영국은 한국보다 폭넓은 근로시간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 한국은 근로시간 제한을 주(週) 단위로 규율하며 1주 연장근로를 최대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독일, 일본, 영국은 월(月) 단위 이상으로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 스타 악단·연주자 내한 러시, 클래식 선율로 시작하는 새해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25년, 클래식 공연은 여느 해보다도 풍성한 성찬을 차린다. 세계 3대 오케스트라를 포함해 20여 곳에 달하는 해외 오케스트라가 줄줄이 내한한다.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의 리사이틀도 차고 넘친다. 여기에 국내 대표 오케스트라들도 다채로운 라인업으로 관객과 만난다.베를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 (사진=빈체로)◇20대 신성 메켈레·임윤찬 만남 눈길‘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가 11월 연이어 한국을 찾는다. 2023년 같은 시기 펼쳐졌던 ‘오케스트라 대결’이 2년 만에 다시 펼쳐지는 것. 이들 중 베를린 필하모닉은 2019~2020시즌부터 상임 지휘자를 맡은 키릴 페트렌코가 함께하며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자로 나선다.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 (사진=빈체로)RCO의 내한을 함께하는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29)에도 관심이 쏠린다. 메켈레는 20대 젊은 나이에 파리 오케스트라, 오슬로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에 임명됐고 2027년부터는 시카코 심포니, RCO의 새 상임 지휘자로도 선임되면서 음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메켈레는 RCO에 앞서 파리 오케스트라(6월) 공연으로 먼저 한국 관객과 만난다. 이 공연에선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자로 참여한다. 세계 클래식계를 이끌고 있는 20대 젊은 지휘자와 연주자의 만남이다.미국의 양대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6월)과 LA 필하모닉(10월)도 올해 나란히 한국을 찾는다. 뉴욕 필하모닉은 11년 만의 내한공연으로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자로 함께한다. LA 필하모닉은 동시대 최고의 지휘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구스타보 두다멜과의 마지막 공연이다. 두다멜은 2026년부터 뉴욕 필하모닉의 새 음악감독으로 활동할 예정이다.이 밖에도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4월) △베를린 방송교향악단(5월) △밤베르크 심포니(6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7월)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10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이상 12월) 등의 내한공연이 예정돼 있다.◇서울시향·KBS교향악단, 말러 교향곡 대결피아니스트 임윤찬. (사진=빈체로)스타 연주자들의 무대도 풍성하다. 피아니스트들의 활약이 올해도 계속된다. 거장 안드라스 쉬프, 미하일 플레트네프,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예핌 브론프만을 비롯해 일본의 신성 후지타 마오, 츠지이 노부유키, 스미노 하야토, 캐나다 출신의 브루스 리우 등이 한국 관객과 만난다. 세계적인 성악가 요나스 카우프만, 전 세계 음원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 된 클래식 음악가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내한공연도 주목된다.한국의 스타 피아니스트들의 공연도 어김없이 이어진다. 조성진은 라벨의 피아노 독주곡 전곡과 협주곡 2곡을 담은 앨범을 1월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발매하고 이를 기념하는 리사이틀을 연다. 국내 리사이틀은 6월 예정돼 있다. 12월엔 조성진과 절친한 김선욱이 예술감독을 맡은 경기필하모닉과 협연한다. 임윤찬은 3~4월 통영국제음악제 ‘상주 음악가’ 공연을 시작으로 6월 파리 오케스트라 협연, 7월 스승 손민수와의 피아노 듀오 공연, 12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예고하고 있다.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진=크레디아)국내 양대 오케스트라인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은 지휘자 얍 판 츠베덴과 정명훈을 각각 내세워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두 악단 모두 말러 교향곡 2번을 정기연주회 프로그램에 포함해 눈길을 끈다. 또한 서울시향은 9월 드라마 ‘오징어 게임’, 영화 ‘기생충’의 OST로 잘 알려진 작곡가 정재일과의 창작 신곡 초연을 준비 중이다.1장당 수 십만 원에 달하는 티켓 가격만 감당할 수 있다면 2025년은 클래식 음악에 입문하기 딱 좋은 한 해다. 다만 새해 초에도 이어지고 있는 정치적 불안과 고(高)환율이 해외 오케스트라 및 연주자들의 공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류태형 음악평론가는 “올해는 풍성한 클래식 공연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다만 최근의 불안한 상황과 치솟는 환율 문제가 공연 진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삼성·LG전자, 연초 4분기 성적표 공개…실적 회복 늦어지나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국내 주요 전자업체들이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이번주 발표한다. 정보기술(IT) 수요 둔화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 지연 등으로 삼성전자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G전자 역시 수익성 악화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사진=이데일리DB)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8일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77조9494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조553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영업이익은 202.8% 증가한 수치다.증권가는 3개월 전에는 삼성전자가 1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지난 2일 기준 컨센서스는 이보다 약 4조원 줄었다. 이처럼 실적 기대치가 낮아진 것은 메모리 가격 하락, HBM 양산 지연 등이 그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스마트폰, PC 등 IT 수요 둔화가 지속하면서 레거시(범용) 메모리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분기 실적을 발표해 ‘반도체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도 지난달 20일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전망치를 내놓았다.게다가 최근 들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기업들의 저가 물량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레거시 D램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 거래가격은 지난해 7월 2.1달러에서 11월 1.35달러로 4개월간 35.7% 하락했다.생성형 인공지능(AI)의 인기로 고부가 제품인 HBM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요가 높지만, HBM은 아직 삼성전자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8·12단 제품을 납품하는 게 급선무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HBM·서버향 메모리 수요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HBM 양산 일정이 기대보다 지연됐다”며 “여기에 스마트폰, PC 수요 둔화로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LG전자)LG전자도 이번주 중으로 잠정 실적을 공개한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22조4972억원으로 1년 전보다 5.4%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은 4378억원으로 같은 기간 21.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역시 TV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빠른 추격으로 인한 경쟁 심화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 글로벌 PC 수요 약세 등으로 전장부품과 비즈니스솔루션 역시 수익성 약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LG전자는 차세대 성장동력인 가전 구독 사업과 기업 간 거래(B2B) 등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에코솔루션(ES) 사업부를 신설하고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이관하는 등 B2B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MZ 단원 모인 KG필 첫 항해…"쉬운 클래식 기대하세요"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KG그룹 후원으로 운영되는 곽재선 문화재단이 청년 음악인의 꿈을 지원하고 한국 클래식 음악의 미래를 밝히기 위해 창단한 KG필하모닉오케스트라(KG필)가 첫 항해에 나선다. KG필은 오는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5 이데일리 신년음악회’를 시작으로 공식 활동에 들어간다.KG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서희태 음악감독(가운데), 악장 오현(오른쪽), 첼로수석 정혜윤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KG필 음악감독인 지휘자 서희태(60), 악장 바이올리니스트 오현(40), 첼로 수석 정윤혜(34)를 만나 KG필의 출범을 앞둔 포부와 각오를 들었다. 서 음악감독은 “KG필은 클래식 연주를 기본으로 하면서 대중과의 소통에도 앞장서는 악단”이라며 “MZ 세대 단원들과 함께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줄 것”이라고 밝혔다.◇단원 80명까지 확충 계획KG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서희태 음악감독(가운데), 악장 오현(오른쪽), 첼로수석 정혜윤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이는 서 음악감독의 남다른 음악 경력에서도 잘 드러난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지휘를 배운 서 음악감독은 2008년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 ‘강마에’의 롤모델로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에 이어 KNN방송교향악단 음악감독을 맡아 클래식과 대중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KG필의 강점은 ‘젊음’이다. KG필은 지난해 10월 21일부터 11월 3일까지 단원 모집을 진행해 공개 오디션을 거쳐 60명의 단원을 모집했다. 20대부터 40대까지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젊은 연주자들이 대거 발탁됐다. 추후 80명까지 단원을 확충할 계획이다.서 음악감독은 “외국에서 유학까지 하고 한국에 돌아온 연주자가 많은데 정작 이들이 국내에서 연주할 기회는 적은 것이 현실”이라며 “젊고 역동적인 오케스트라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KG필의 음악감독을 맡았다”고 말했다. 또한 “클래식에선 콩쿠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경쟁하지 않는다. 앞서나갈 뿐이다’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며 “KG필은 다른 악단과 경쟁하기보다 한 걸음 앞서나가는 단체가 되려 한다”고 KG필이 지향하는 바를 전했다.◇“클래식 변해야…한발 앞서갈 것”KG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서희태 음악감독(가운데), 악장 오현(오른쪽), 첼로수석 정혜윤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오현, 정윤혜는 독일에서 유학한 실력파 연주자다. 오현은 서울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학사를 마친 뒤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석사, 자르브뤼켄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정윤혜는 예원학교, 서울예고, 한예종 영재원 및 학사를 거쳤으며 뤼벡국립음대 석사를 나왔다. 두 사람은 2019년 나란히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지만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을 겪으면서 좀처럼 연주 기회를 갖지 못했다. 힘든 시간을 보내며 느낀 연주의 소중함으로 KG필의 일원이 되기로 결심했다.오현은 “클래식 연주자가 하고 싶은 음악과 관객이 듣고 싶은 음악은 다르다. 중요한 건 관객이 없는 연주회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며 “클래식은 변해야 한다. KG필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발굴하며 한 발 앞서 가는 단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정윤혜는 “생소한 음악을 연주할 때보다 친숙한 음악을 연주할 때 관객의 박수가 더 진심으로 다가온다”면서 “관객이 클래식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2025 이데일리 신년음악회’에서 KG필이 앞으로 보여줄 음악적인 색깔을 확인할 수 있다. 1부는 KG필의 연주로 꾸민다.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 피아니스트 서형민과 협연하는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 등을 선곡했다. 서 음악감독은 “클래식을 잘 모르는 이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친숙한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2부는 KG필이 뮤지컬 배우 겸 가수 배다해, 크로스오버 그룹 포르테나와 함께 뮤지컬 넘버와 가곡 등을 들려주며 행복으로 가득한 새해를 기원한다.KG필은 ‘2025 이데일리 신년음악회’를 포함해 올해 총 네 차례 정기연주회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정통 클래식은 물론 영화음악, 한국 가곡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서 음악감독은 “공연장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공간에서 관객과 연주자가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무대도 구상 중”이라며 “클래식에 대한 선입견을 깨면서 대중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주형환 "아파트 신축·재건축, 고령친화환경 조성 시 인센티브"
- [이데일리 이지은 이지현 기자] “아파트 신축·재건축 과정에서 화장실 안전 손잡이나 미끄럼방지 타일, 웰니스 센터 등 고령친화환경을 조성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3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올해 저고위가 추진할 우리나라 고령자 주거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주 부위원장은 “공동주택이 많은 우리나라 주거 문화의 특성을 잘만 활용하면 굳이 비싸게 실버 스테이를 새로 만들 필요가 줄어든다”며 “이미 서울 일부 재건축 지역은 상당 세대가 고령자인 경우가 많기에 그분들이 굳이 이주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도록 유인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신년 인터뷰. (사진=방인권 기자)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응답자 10명 중 9명(87.2%)이 건강을 유지하는 한 현재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답했다. 건강이 악화하더라도 살던 집에서 계속 지내길 원하는 고령자도 절반(48.9%)에 달했고 자녀나 형제자매와 동거하는 것을 택한 이는 2.5%에 불과했다. 독립적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급격한 환경 변화보다는 자신의 집에 머무르며 돌봄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거주 환경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화장실 안전 손잡이와 낮은 계단 단차, 낙상 방지 바닥재 등 노인을 배려한 설비를 갖췄다는 답변은 28.5%에 그쳤다.주 부위원장은 “우리나라 일반가구의 53.1%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요즘은 단지 내 놀이·체육시설, 식당 등 커뮤니티 시설도 이미 갖춰진 상태”라며 “아파트를 신축·재건축하는 과정에서 세대와 단지 내 무장애 환경을 조성하고 웰니스센터에서 상주하는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어르신들을 인접 병원·의원에 연결한다면 사실상 에이지 믹스(age mix)가 잘 돼 있는 실버스테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이를 위해 저고위는 고령자 주거와 돌봄 사이 존재했던 부처 간 칸막이를 넘나들겠다는 방침이다. 이제까지는 국토교통부와 복지부가 각각 분절적 지원을 해왔지만 이를 통합해 아파트 특성을 활용한 재가 돌봄서비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인센티브로는 용적률 완화를 우선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런 특례는 관계부처 간 협의는 물론 국회의 문턱도 넘어야 한다.◇“계속고용·국민연금 경각심 가져야…골든타임 5년”(그래픽=김정훈 기자)‘고용과 소득 보장’은 현재 저고위가 개발 중인 ‘고령사회 대응 지표체계’의 한 축을 구성하고 있다. 계속고용은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논의돼왔으나 진전은 크게 없었다는 평가다. 노후 실질 소득보장과 직결되는 국민연금 개혁의 경우 정부안까지는 마련했으나 국회에서의 논의가 중단됐다.주 부위원장은 “지난해 우리나라 연금의 소득대체율은 35.5%로 OECD 평균(61.4%)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8.3%로 높은데 상대적 빈곤율도 38.2%로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의 시국이 어렵긴 하지만, 초고령사회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왔으니 이를 계기로 경각심을 갖고 관련 논의를 계속 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사실 국민연금 개혁과 계속고용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논의다.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는 지난해로 모두 정년(60세)에 접어들었고 우리나라 단일 세대 중 최대 인구 집단인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가 앞으로 11년에 걸쳐 은퇴연령에 진입한다. 수급 개시 연령을 높이는 방향의 국민연금 개혁이 은퇴 후 소득절벽을 발생시킬 거라 예상되면서 정년 연장을 중심으로 한 계속고용도 시급한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달 회원사 150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노사관계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년 임금·단체협상의 최대 쟁점도 정년 연장(34.6%)으로 꼽혔다.주 부위원장이 제시한 이들 개혁의 골든타임은 5년이다. 그는 “사회보장제도가 일찍 정착한 유럽의 경우 이미 이해관계자가 너무 많아 제도를 고치기가 정치적으로 매우 어렵지만, 우리는 사회안전망의 완성도와 성숙도가 높지 않기에 오히려 고령사회에 적합하면서도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 여지가 있다”며 “계속고용이 청년고용을 훼손시키면서 갈 순 없는 만큼, 우리 사회 전체가 연령 차별 없이 공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65세 상향 필요성 공감”…개별법·수용성 과제 남아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신년 인터뷰. (사진=방인권 기자)지난해 10월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은 현재 65세인 노인 연령을 매년 1세씩 단계적으로 올려 75세로 상향 조정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고령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중추인구가 노인 복지에만 치중하다가 생산가능인구가 없어질 거라는 우려에서 비롯된 제안이다. 주 부위원장 역시 “유래없이 빠른 고령화로 부양 부담이 가중되고 제도의 지속 가능성 문제도 있어서 연령 조정의 필요성이 있는 데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현재 우리나라의 노인 연령 기준은 65세로 통용되지만 명확한 법적 정의가 있는 건 아니다. 1981년 노인복지법이 정한 경로우대 조항에 따라 굳어졌으나, 고령자고용법 시행령에서는 55세 이상으로 제시하는 등 법령마다 기준이 다르다. 이렇다 보니 새로운 제도나 사업을 도입할 때마다 개별 법률과 지침에 따라 규정되는 상황이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이 작성한 ‘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노인복지사업의 대상 연령 기준은 △50세 △55세 △56세 △60세 △62세 △65세 △66세 △70세 △75세 등 다양했다.주 부위원장은 “노인연령 기준이 제각각이라 상향하는 방법만 하더라도 개별 법령별로 다 달라야 한다”며 “과거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조정하려다가 큰 반발을 마주한 경험이 있는 만큼 기존에 부여됐던 복지 혜택에 축소되는 데 대한 사회적 수용성도 중요한 문제”라고 짚었다. 다만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도 높아지는 만큼 공론화 계기가 마련됐다는 판단이다. 주 부위원장은 “사실 고령자를 75세 전후로 나눠보면 베이비부머가 들어간 전기고령자(65~74세)는 학력·재산·소득이 높고 일할 역량도 있어 빈곤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후기고령자(75세 이상)는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합리적 방향을 도출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하고 관련 연구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