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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이자가 흡수한 ADC 전문 ‘시젠’...‘다이이찌산쿄·레고켐’ 기술 격차는 없다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화이자가 항암 치료 분야에서 떠오르는 항체약물접합(ADC) 신약 전문 기업 ‘시젠’(Seagen)을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외 ADC 개발 전문 기업의 기술 격차를 논하긴 어려운 상태로 보고 있다. 다만 승인된 신약을 보유한 시젠과 일본 다이이찌산쿄, 스위스 로슈 등이 ADC 선두권 업체로 분류되며, 국내 레고켐바이오(141080) 등이 후발주자로서 이들을 뒤쫓아 가는 형국이다. 화이자는 2030년경 시젠을 통해 1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을 만큼,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미국 화이자가 항체약물접합(ADC) 전문 신약 개발사 ‘시젠’을 430억 달러로 인수하기로 확정했다.(제공=각 사)지난 13일(현지시간) 화이자는 미국 나스닥의 상장된 시젠을 총 430억 달러(한화 약 56조원)에 인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금은 2019년 미국 애브비가 ‘엘러간’을 630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1997년 설립된 시젠은 ADC 업계 선구자로 통하며, 미국 기준 관련 신약 12종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았다. 회사의 주력 제품으로는 2009년 미국에서 승인된 ‘애드세트리스’(성분명 브렌툭시맙 베도틴)가 있다. ADC 기술이 적용된 애드세트리스는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 등 65개국 이상에서 비호지킨 림프종 관련 4종의 적응증을 확보했다. 일본 다케다와 시젠은 현재도 애드세트리스의 추가 적응증을 개발하고 있다. 시젠은 방광암 치료제 ‘패드세브’(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 자궁경부암 치료제 ‘티브닥’(성분명 티소투맙 베도틴) 등 ADC 치료제를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 품목허가 받았다. 회사의 지난해 총매출은 20억 달러였다. 해당 기간 애드세트리스와 패드세브 등이 각각 8억3900만 달러와 4억51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화이자에 따르면 일본 아스텔라스와 시젠이 공동개발한 패드세브 매출이 2027년경 2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 중이며, 시젠의 신규 파이프라인까지 고려하면 2030년경까지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거듭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차세대 항암 치료를 위한 혁신적인 ADC 솔루션의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시판된 시젠의 약물과 개발 중인 물질 등을 고려할 때, 이를 통해 2030년 100억 달러 이상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의 시젠 인수는 주주 승인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올해 말 또는 2024년 초에 완료될 예정이다.한편 시젠은 2010년을 전후로 로슈의 자회사인 미국 제넨텍부터 미국 젠맙, 일본 다이이찌산쿄까지 현재 ADC 분야 쟁쟁한 경쟁기업들과 다양한 기술협력을 시도해 왔다. 그 과정에서 시젠과 다이이찌산쿄는 과거 협력관계 속에서 교류된 ADC 기술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양사는 2008년부터 ADC 공동연구를 했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2015년 제휴 관계를 종결했다. 이후 다이이찌산쿄가 FDA로부터 2019년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3차 치료제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을 승인받았다. 엔허투는 2013년에 미국에서 승인된 로슈의 ‘캐사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엠탄신)를 제치고 현재 유방암 대상 최상의 ADC 신약으로 평가받고 있다.이런 엔허투의 최초 승인 이듬해인 2020년 시젠은 “엔허투 개발에 쓰인 다이이찌산쿄의 ADC 기술이 자사 특허에 저촉된다”며 미국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지법) 등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ADC 기술은 크게 항체와 접합체(링커), 페이로드(톡신) 등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는데 시젠은 다이이찌산쿄가 자사의 링커 연결기 기술을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 지법은 배심원 평결을 거쳐 시젠의 손을 들어줬지만, 4개월 뒤 중재재판에서는 결과가 뒤집혔다. 결국 다이이찌산교의 기술은 별개의 것으로 인정된 셈이다.ADC 신약 개발 업계 관계자는 “시젠과 다이이찌산쿄 등 이젠 자체 확보한 링커와 톡신 기술들을 가지고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늘려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모두 항체의 특정 부위에 톡신을 붙이는 ADC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열을 따지긴 어렵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만 신약 허가 상황에 비춰볼 때 국내 기업들이 이들을 쫓아가는 형국이다. 각 기업들이 명확한 기술적 격차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상태다”고 설명했다.일례로 국내 레고켐바이오 역시 자체적으로 톡신과 접합체를 개발했으며, 항암 효과가 큰 항체 발굴해 새로운 ADC 후보물질을 찾고 있는 중이다. 회사의 대표적인 신약 파이프라인인 ‘LCB14’는 엔허투처럼 이미 물질특허가 끝난 로슈의 항체인 트라스투주맙에 자체 개발한 MMAF 톡신을 접합시킨 물질이다. 엔허투에 쓰인 톡신인 데룩스테칸의 경우 국소이성질화효소 억제제이지만, MMAF는 미세소관억제제로 알려졌다. 이처럼 각 구성요소가 다른 것이지, 성능을 명확히 구분할 수 없다는 얘기다.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결합 방법과 링커, 톡신 등이 매우 특화된 기술이며 세계적인 기업과도 밀리지 않는다. 이를 바탕으로 구성한 약물의 효능을 입증하는 것이 남은 과제다”고 전했다. LCB14는 2015년 중국 포순파마에 기술이전됐으며 현재 유방암(임상 1상), 비소세포폐암 및 위암 등 임상 2상이 진행되고 있다.
- [뉴스새벽배송]UBS, 크레딧스위스 전격 인수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IB) UBS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경쟁사 크레디트스위스(CS)를 전격 인수하기로 했다. CS의 파산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등 지역 은행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여파가 클 수밖에 없어 미국 당국 역시 이번 협상을 위해 협력에 적극 나섰다. 월요일인 20일 금융시장이 개장하기 전까지 인수 관련 윤곽을 제시해야 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다음은 20일 개장 전 주목할 만한 뉴스다.스위스 취리리의 한 건물에 크레디트스위스와 UBS의 간판이 걸려 있다. (사진=AFP)◇UBS, 4.2조원에 위기 빠진 크레디트스위스 전격 인수-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스위스 국립은행(SNB)은 이날 성명을 통해 “UBS가 CS를 인수하면서 이런 예외적인 상황에서 금융 안정성을 지키고 스위스 경제를 보호하는 해결책을 찾았다”며 “스위스 연방정부, 금융감독청(FINMA)과 협력해 스위스에서 가장 큰 두 은행의 합병을 이끌어냈다”고 밝혀.-이번 인수 총액은 30억스위스프랑(약 32억3000만달러·약 4조2000억원) 규모. CS의 모든 주주는 22.48주당 UBS 1주를 받게 됨. 통합 법인의 최고경영자(CEO)는 랄프 해머스 현 UBS CEO가 맡을 예정. UBS는 인수 이후 CS의 IB 부문을 축소할 계획.-SNB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 1000억스위스프랑(1080억달러)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SNB는 “두 은행 모두 필요한 유동성에 접근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 ◇美 연준 셈법 복잡…21~22일 FOMC에 쏠린 눈-이번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여.-연준은 오는 21~22일(현지시간) 열리는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 대체적인 시장 분위기는 연준이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18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 확률은 62%, 금리동결 확률은 38%로 각각 집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JP모건은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고, 골드만삭스는 동결 가능성을 전망. -당초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지배적이었으나 지난 9일 SVB 파산소식에 이어 시그니처은행의 폐쇄, 여기에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설까지 불거지면서 분위기는 반전.-연준이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인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통해 미국 국채, 부동산담보 증권 등을 담보로 금융권에 단기 대출에 나선 것도 사실상 양적 긴축(QT)을 끝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퍼스트리퍼블릭 주가 33% 폭락-1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19% 하락한 3만1861.98에 거래 마쳐.-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0% 내린 3916.64를 기록,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74% 떨어진 1만1630.51에 마감.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10.96% 급등한 25.51을 기록. 장중 26.14까지 상승.-민간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은 퍼스트리퍼블릭을 향한 불안이 이어지면서 투심이 악화.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미국 11개 은행들은 전날 장 막판 성명을 통해 퍼스트리퍼블릭에 300억달러(약 40조원)를 투입해 공동으로 구제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이번 조치는 미국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언급.-미국 4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3.78%), 씨티그룹(3.00%), 뱅크오브아메리카(BoA·3.94%), 웰스파고(3.92%) 등의 주가는 모두 3%대 하락. 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5.99% 내려. CS 주가는 이날 스위스 증시에서 8.01% 급락.◇‘안전 선호’ 미국국채 가격 급등-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3.804%까지 내려. -전거래일과 비교해 32bp(1bp=0.01%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382%까지 떨어져. -다음주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시장은 연준이 이번달 기준금리를 25bp 올리는 베이비스텝에 나설 것이라는데 다소 기울고 있어. 인-다만 플레이션 둔화 흐름과 함께 동결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아. 추후 연준의 결정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가능성이 커져.-미시건대 기대인플레이션은 다소 하락. 미시건대에 따르면 이번달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8%를 기록. 전월(4.1%)보다 하락.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같은 기간 2.9%에서 2.8%로 내려.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는 연준이 긴축 속도조절에 나서는데 우호적인 환경이 차츰 만들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중국인민은행. 사진=AFP◇中, 27일부터 지준율 0.25%P 인하-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인하. -19일 인민은행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금융기관의 지준율을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 이로써 중국 금융권의 가중평균 지준율은 약 7.6% 수준으로 낮아져.-지준율은 은행이 고객 예금 인출 요구에 대비해 일정 비율을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현금 비율을 의미. 지준율이 인하되면 은행은 자금의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대출 등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어 금리 인하와 함께 대표적인 통화 완화 수단으로 꼽혀.-이번 지준율 인하로 20일 발표되는 중국의 실질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는 동결될 가능성이 커져.◇러·우크라, 가까스로 흑해 곡물수출 협정 연장-1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을 다시 열어준 곡물협정을 기한 만료일인 이날 연장하기로 합의. -흑해 곡물협정은 앞서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 정부의 중재로 합의. 자칫 세계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막힐 경우 전 세계 식량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김정은, 또 핵위협…“공격가할 수단 기하급수적 증대 요구”-조선중앙통신은 “나라의 전쟁억제력과 핵반격능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해당 부대들을 전술핵공격임무수행절차와 공정에 숙련시키기 위한 종합전술훈련이 3월 18일과 19일에 진행되였다”고 20일 보도.- 그는 “적들의 반공화국침략책동이 날로 가증되고 있는 오늘의 형세는 우리의 핵전쟁 억제력을 기하급수적으로 증대시킬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핵무력건설의 중요방향과 핵무력의 전쟁준비에서 나서는 전략적과업들을 제시했다고 통신은 전해.
- 유동성 위기 우려 완화…환율 1300원 초반 등락 전망[외환브리핑]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크레디트스위스(CS)로 촉발된 은행 유동성 위기 사태가 차단선이 확보되며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상승 출발한 이후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 전환에 힘입어 하락, 1300원 초반대를 등락할 전망이다.(사진=AFP 제공)2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06.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6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02.2원)보다 6.95원 가량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상승 출발한 뒤 CS 인수 합의, 글로벌 중앙은행 통화스와프 강화 등 영향에 하락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스위스 최대 투자은행(IB) UBS는 지난 주말 CS를 30억스위스프랑(약 32억3000만달러·약 4조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스위스 국립은행(SNB)은 UBS에 1000억프랑(1080억달러) 유동성을 공급했고, 90억 프랑 한도의 잠재적 자산 손실 보전을 제공했다.또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 캐나다은행(BOC), SNB가 달러 통화스와프 유동성 강화를 위한 공조 조치를 발표하면서 자금조달과 금융여건 경색 우려 진화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이에 은행권 불안을 도화선으로 시작됐던 글로벌 리스크 분위기도 진정될 것으로 보이며, 국내증시도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힙입어 원화 강세 분위기 조성에 일조할 것으로 관측된다.달러화는 기대 인프레이션 완화에 따른 국채금리 하락에 지난 주말 약세를 보였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실리콘밸리뱅크(SVB) 금융그룹 파산 신청,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 완화 등 영향에 약 32bp(1bp=0.01%포인트) 급락했다. 미국 미시간대는 이번달 1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이 3.8%로 지난달 4.1%보다 하락했다고 발표했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19일(현지시간) 오후 7시 10분께 전 거래일보다 소폭 오른 103.86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위안화 약세, 저가매수 유입은 환율 하단을 지지할 전망이다. 시장은 인민은행 지준율 인하를 경기부양 기대로 풀어냈던 과거와 달리 글로벌 긴축 역행으로 해석하며 위안화 약세 압력이 확대됐다. 달러·위안 환율은 현재 6.88위안에서 거래되며 약보합권을 형성하고 있다.수급적으론 1300원 초반부터 대기하고 있는 수출업체 결제수요(달러 매수)도 장중 낙폭 확대를 억제하는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코스피, 주간 2340~2440P…SVB·FOMC발 변동성 대응"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키움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밴드를 2340~2440포인트로 제시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발 은행권 위기 여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한국 3월 수출 △미국, 유로존 등 주요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 대형 이벤트 속 변동성 장세를 예상했다. 키움증권은 20일 미 증시가 지난 17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에 따른 수급 변동성 확대 속 미국 퍼스트리퍼블릭뱅크(FRC, -32.8%), 크레딧스위스(CS, -6.9%) 주가 재폭락, SVB 파산 보호신청 등에 따른 은행권 불안이 확산된 여파로 하락 마감한 점을 짚었다.지난 주 중 연준과 미 연방예금보험공사가 예금자 비보호 대상에 대한 보장을 해주거나, 연준이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를 통해 최대 1년간 금융기간에 장부가를 기준으로 대출을 해주기로 결정하는 등 당국 차원에서 기민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 11개 대형은행들이 300억달러 유동성을 퍼스트리퍼블릭에 공급하기로 결정하는 등 민간 차원에서도 대응 방안이 등장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SVB가 촉발한 은행권 유동성 위기는 ‘중앙은행의 누적된 긴축 효과’라는 일정부분 예상가능한 악재 성격”이라며 “역사적으로 은행권 위기가 단기에 소강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가시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장참여자들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통해 심리적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자기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지난 주말 중에도 잇따른 후속 조치가 출현하고 있다는점은 상기 불안심리를 상당부분 완충시켜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 위기에 휩싸인 CS를 UBS에서 3.2조달러에 인수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달러 스왑 협정을 통해 기존 7일 단위로 진행되는 것을 일간 단위로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한 연구원은 “예상 가능했던 악재의 범주 내에 있는 이벤트이자, 정부와 금융당국 역시 추가적인 대응으로 사태 진화에 나설 전망”이라며 “SVB 발 사태가 증시의 추가 폭락 혹은 약세장 재진입을 초래할 가능성이 낮다는 당사의 관점은 유효하다”고 설명햇다.주 후반에는 현재의 위기를 촉발한 근본적 원인인 연준의 3월 FOMC가 예정돼 있는 점도 주중 변동성을 수시로 자극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봤다. 많은 시장참여자들이 FOMC 베팅 시 참고하고 있는 CME 페드워치상 0.25%포인트 인상(확률 62%)이 동결(38%)보다 유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매크로 뉴스플로우에 따라 3월 FOMC 금리 결정 전망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한 연구원은 “FOMC 직전까지 이 같은 인상 확률의 급격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 페드워치는 전략에 반영하기 보다는 단순 참고용으로만 활용할 것”이라며 “금리 결정 이외에도 SVB발 은행 위기에 대한 연준의 시각도 금번 FOMC에서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현재까지는 물가 안정에 주력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금융 안정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는지에 따라, 향후 긴축 경로를 놓고 시장의 전망이 수정될 수 있다”고 했다.
- "UBS의 CS 인수, 증시 안도심리 반등 기대"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크레디트스위스(CS)로 까지 번졌다. 하지만 UBS가 CS를 인수한 만큼, 증시는 안도 심리를 바탕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다.20일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금융불안은 각 국의 금융당국이 사태 해결을 위해 신속한 정책대응으로 일관하면서 해결모드로 진입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CS 위기감 고조는 SVB 사태가 가져온 나비효과 중 하나로, 유럽 은행권 및 금융산업 전체로 파장이 전이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미 CS는 지난해 4분기부터 유동성과 자본건전성이 문제가 되며 파산설이 나왔다.대규모 투자손실, 송사비용 증가 등 운영리스크 확대로 5분기 연속적자를 기록하고 파산설로 뱅크런이 발생해, 40억 스위스프랑규모의 자본확충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통해 노력해 오던 상황이었다.다행히 지난해 12월 자본확충이 이뤄져 CS 주가는 반등하고 CDS 프리미엄은 하락했지만, SVB사태로 불똥이 유럽 은행권으로 튀며 상황은 악화했다. 특히 지난 15일 CS의 최대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9.88%)이 추가 자금지원에 난색을 표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 다행히 같은 날 스위스국립은행(SNB)이 CS에 537억스위스프랑 규모의 자금지원을 결정하면서 사태가 진정모드에 진입했다. 이어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스위스 연방 정부와 금융감독청(FINMA), SNB의 지원 덕분에 UBS가 오늘 CS 인수를 발표했다”고 밝혔다.문 연구원은 “CS 사태는 3가지 이유를 바탕으로 앞으로 악화일로를 걸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우선사태 해결을 위한 신속한 금융당국 대응이 있었다. 또 현재 CS의 자본건정성이 위협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2년 말기준,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4.1%로 9월말 대비 1.5%포인트(p)개선되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23년 3월 기준 150%로 지난해 말 대비 6%p 증가해 아직은 디폴트 위험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아울러 올해는 전세계 은행산업이 금리 인상의 막바지 구간이라는 금융환경을 맞이하고 있다. 그는 “정책금리 인상 중단과 추가 금리 인상 제한으로 자금조달비용 부담이 낮아진 기업들의 유동성 니즈는 축소될 것”이라며 “은행들의 경우 예금 이탈 완화로 보유증권의 매각 필요가 낮아져 추가 금리 상승 제한으로 평가손실 축소가 은행산업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UBS의 CS 인수라는 결과로 유럽 은행권 및 금융산업 전체로의 전이 가능성은 일단락되며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고, 증시는 안도를 바탕으로 반등하는 리스크 온(Risk-On)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AFP 제공)
- [마켓인]"美어포더블 하우징 투자, 수익률과 ESG의 환상 조합"
-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디플리 어포더블 하우징’에 투자하면 미국 공화당·민주당의 초당적 지원으로 안정적 임대수익, 세제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앞으로 지원책을 더 늘릴 계획이죠. 전세계적 투자 키워드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도 맞아떨어집니다.” 파멜라 웨스트 누빈 리얼에스테이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누빈 리얼에스테이트는 세계 20대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꼽히는 누빈(Nuveen)의 부동산 전문 자회사다. 누빈은 미국 교직원연금기금(TIAA) 산하에 있다. 파멜라 웨스트 누빈 리얼에스테이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1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정부 보조금에 임대료 ‘저렴’…투자자 세액 공제 혜택도 웨스트 매니저는 누빈 리얼에스테이트에서 ‘디플리 어포더블 하우징’ 투자를 이끌고 있다. 미국 ‘어포더블 하우징’은 우리나라 임대주택과 유사한 개념이다. 다만 임차인의 소득 수준에 따라 세분화돼 있다. ‘디플리 어포더블 하우징’(deeply affordable housing)의 임차인은 지역 중위 소득의 30~60%를 버는 가구다. 정부는 이들이 소득만으로 임대료를 부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임대료의 일정 부분을 보조해준다. 임차인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부담하지만, 임대사업자가 시세만큼 임대료를 받게끔 정부가 보조금으로 메워주는 것. 임차인들은 본인 소득보다 나은 조건의 집에 저렴한 비용으로 살 수 있으니 임대차기간이 끝나도 계약을 연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가처분 소득이 적어서 주거 이동이 적은 측면도 있다. 웨스트 매니저가 ‘디플리 어포더블 하우징’ 투자의 장점으로 ‘안정적 임대수익’을 꼽은 것도 그 때문이다. 웨스트 매니저는 “디플리 어포더블 하우징은 임차인 회전율이 낮고, 임대율이 높아서 현금 수익률이 높게 나온다”며 “예상 현금 수익률이 높은 한 자릿수(8~9%)에서 최대 15%에 이른다”고 말했다.물론 임대사업자가 정부 보조금만 받고 임대료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가 마련한 제도적 틀 안에서 어포더블 하우징 사업을 해야 한다. 예컨대 정부 보조금을 받는 일부 어포더블 하우징은 임대료 상한(렌트 캡)이 있다. 다만 해당 지역 중위소득이 오르면 이를 반영해서 임대료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과 비례해 오르는 구조다. 또한 미국은 ‘어포더블 하우징’ 활성화를 위해 전략적·재무적 투자자 모두에게 세제혜택을 준다. 전략적 투자자인 시행사(디벨로퍼)가 합작법인(조인트 벤처)을 설립해서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을 유한책임투자자(LP)로 모집, 자금을 조달한다. 기관투자자는 미국 국세청(IRS)을 통해 세제혜택을 받는다.미국은 각 주마다 세액공제액 할당금액(택스 크레딧)이 달라서 어느 주에서 사업하느냐에 따라 세제혜택 수준이 다를 수 있다. 예컨대 특정 주에 있는 연기금이 해당 주 사업에만 투자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다. 만약 그 주가 배정받은 세액공제 한도가 크지 않으면 해당 연기금이 어포더블 하우징 투자로 누리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다만 웨스트 매니저는 “이는 예외적인 경우”라며 “주마다 할당된 세액공제 금액이 달라도, 투자한 연기금이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는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어포더블 하우징 (사진=누빈 홈페이지)◇ 美공화·민주당 모두 지지…“임대료 잘 내면 신용점수↑”‘어포더블 하우징’은 미국 내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정책 리스크가 낮은 사업이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어포더블 하우징을 전폭적으로 지원한 덕분에 지난 8년간 큰 변화없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정부 정책에 연속성이 떨어질 경우 사업을 장기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데 그런 위험이 낮은 것.특히 바이든 정부는 어포더블 하우징의 세제혜택(텍스 크레딧)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지금은 ‘디플리 어포더블 하우징’에 참여한 시행사, 투자자만 세금 혜택을 받는다. 다만 앞으로는 소득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저소득층 대상 어포더블 하우징도 세제혜택을 받게끔 하는 제도를 추진 중이다. 지역 중위소득의 60%가 넘는 가구가 이에 해당한다.또한 어포더블 하우징은 전세계적 투자 키워드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어포더블 하우징 제공 자체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누빈 리얼에스테이트는 임차인 삶의 질을 높이는 부가 서비스도 여럿 개발했다.우선 입주민 평균 연령이 65~70세인데, 이들이 양로원·요양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게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니어 계층이 양로원보다 집에서 거주하면 더 장수한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서다. 아이들을 위한 방과 후 프로그램과 성인 대상 직업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입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입주민이 임대료를 꾸준히 내면 은행 등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있게끔 시스템도 구축했다. 미국은 신용점수가 없으면 신용카드,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없다. 이에 누빈은 입주민들의 임대료 납부 이력을 자동적으로 기록하고, 신용 점수에 반영시키는 정보기술(IT) 툴을 개발했다. 웨스트 매니저는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없었던 입주민이 임대료를 제때 잘 납부하고 나서 신용 점수가 40점 올랐다”며 “저소득층이 금융 서비스에 포용되게끔 하는 것도 사회적 측면에서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또한 누빈은 어포더블 하우징의 ‘환경’ 측면에도 관심이 높다. 건물을 친환경적으로 개·보수하고, 기자재를 친환경적으로 교체하며 태양광 기술도 도입한다. 이런 ESG 강화 노력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도 측정한다. 예컨대 태양광 도입으로 전기 요금이 얼마나 낮아졌는지, 또한 누빈이 운영한 방과 후 프로그램과 시니어들을 위한 보조 프로그램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측정하는 방식이다.누빈 리얼에스테이트는 지난 1995년부터 아시아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 한국 기관투자자들 자금으로 해외에 투자한 것은 2012년부터다. 지난 2017년 홍콩에 ‘아시아 본부’를 세웠으며, 지난 2021년 3월 한국에도 사무실을 열었다. 현재 경기 남양주 및 의왕에 있는 물류센터에 투자하고 있다.파멜라 웨스트 누빈 리얼에스테이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사진=김태형 기자)◇ 파멜라 웨스트 누빈 리얼에스테이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프로필누빈 리얼에스테이트의 전체 운용 자산은 작년 3월 말 기준 1560억달러(약 203조원)에 이른다. 미국, 유럽 및 아시아 태평양 등 다양한 지역에서 사모, 공모, 채권, 주식, 부동산 등 모든 영역을 대상으로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파멜라 웨스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누빈의 실물자산 그룹(누빈 리얼에스테이트)에서 부동산 임팩트 투자 전략을 이끌고 있다. 임팩트 투자는 재생 에너지, 교육, 의료 등 사회·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투자를 뜻한다. 이를 부동산에 적용한 것이 ‘부동산 임팩트 투자’이며 ‘어포더블 하우징’이 그 한 예다.웨스트 매니저는 20년 이상 경력으로 지금까지 인수, 자산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100억달러(약 13조원) 이상 거래를 담당했다. 현재 누빈의 임팩트 투자 하우징 플랫폼의 금융조달, 거래 및 포트폴리오 운용을 담당하고 있다.△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그린즈버러 영어교육학 전공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채플힐 부동산·금융 MBA △CBRE 듀 딜리전스 매니저 △CBRE 트랜잭션 매니저 △TIAA 글로벌 부동산 부문 어소시엇 △TIAA 글로벌 부동산 부문 디렉터 △TH 리얼에스테이트 선임 디렉터 △누빈리얼에스테이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 호주는 어떻게 퇴직연금 강국이 됐나[금융시장 돋보기]
-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퇴직연금 경쟁력 순위에서 최상위권을 놓치지 않는 두 나라가 있다. 영미형 퇴직연금의 호주와 유럽형 퇴직연금의 네델란드다. DC형 중심의 성장경로를 밟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호주 사례가 중요하다. 연금개혁의 방식으로 3층 구조개혁(기초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의 필요성에 제기되는 상황에서 호주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호주 퇴직연금은 아태지역 최고 연금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우리와 비슷한 보험료(9%)를 내면서 10년 평균 수익률 8%, 소득대체율 31%의 기록적 성과로 호응하고 있다. 10년 수익률 2%, 소득대체율 15%의 초라한 우리 퇴직연금과 비교된다. 수익률만 높은 것이 아니다. 2025년까지 보험료를 12%까지 0.5%씩 점진 인상하는 연금개혁에도 성공했다. 보험료를 전부 기업주가 부담하는 호주식 연금제도의 특성을 생각하면 갈등 보다 합의에 익숙한 노사분위기도 감지된다. 호주 퇴직연금의 높은 수익률과 효율적인 운용체계는 성공 스토리의 한 면일 뿐이다. 다른 한 면은 연금제도의 안정성과 변화가능성을 담보하는 노사 신뢰다. 원래 퇴직연금제도는 기업복지와 금융시장의 교집합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운용제도와 기금제도의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는 합리적인 노사관계가 성공의 필요조건이다. 1992년 퇴직연금(Superannuation Guarantee;SG) 도입 과정은 노사의 신뢰와 협력이 축적되는 과정으로, 단계적인 노정타협이 특징이다. 호주의 1970년대는 국가연금제도의 방향성을 둘러싸고, 오일쇼크와 생산성위기를 거치며 보수당 정부와 노동당 정부가 퇴직연금을 국가연금제도로서 합의하는 과정이었다. 이를 토대로 1983년 임금상승률을 물가상승률 내로 제한하는 노정타협이 이뤄졌다. 이 합의를 퇴직연금기금에 처음으로 적용하는 실험도 이어졌다. 보다 논쟁적인 의제는 기업주가 연금보험료를 부담하는 보수체계를 재구성하는 의제였다. 최종적으로 보수 6% 상승분 중 3% 보험료, 2% 임금인상, 1% 소득공제 방식으로 노정간 합의는 이뤄졌으나, 기업주가 국가연금제도의 위법성을 소송하면서 노사정 합의는 대법원까지 가서야 일단락 됐다. 세계은행이 가장 모범적인 연금개혁 사례로 극찬한 호주의 퇴직연금제도는 약 20년의 사회적 대화와 노사의 신뢰 축적 위에 탄생한 것이다. 최근 기업주가 전액 부담하는 보험료를 12%까지 올리는 연금개혁을 큰 무리 없이 이뤄낸 것도 이 같은 노사의 신뢰와 합의의 관행이 원동력이 됐을 것이다. 우리나라 퇴직연금제도는 노사의 신뢰가 약한 상태에서 도입됐다. 기존 퇴직금제도를 이름만 바꿔 퇴직연금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노사가 축적한 신뢰자본이 약하다. 그렇다 보니 근로자의 노후소득관점에서 연금자산을 운용하는 호주식 기금형 제도를 도입하지 못하고 연금사업자의 이해가 반영되기 쉬운 계약형 제도에 머물러 있다. 호주 퇴직연금의 경쟁력은 제도 도입 이후 운용제도 혁신을 통해 강화된다. 도입 이후 지난 30년간 평균 수익률 7%는 수탁자책임강화, 기금선택제, 디폴트옵션제도 등 여러 제도개선을 통해 글로벌 자산배분 역량을 강화한 운용체계의 경쟁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근로자가 소속 회사와 상관없이 원하는 기금을 자유로이 선택하도록 한 2005년 기금 선택제는 성공의 일등 공신이다. 이때부터 기금간 격렬한 수익률 경쟁과 서비스 경쟁이 가능해졌으며 이로 인해 기금간 인수합병(M&A)이 활성화하는 등 퇴직연금시장의 성장모멘텀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 현재 호주 퇴직연금의 ‘빅2’인 AuastrianSuper나 Auastrian Retirement Trust 모두 높은 수익률과 자산성장의 원동력이 지속적인 인수합병이란 사실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물론 활발한 인수합병은 퇴직연금이 계약형이 아닌 기금형 제도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한국, 한일관계 주도권 쥐었다"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다음은 20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 -“아시아를 핀테크 허브로...한·베 디지털생태계 키우자” -크레디트스위스 인수하는 UBS...美은행 소방수 떠오른 버핏-“한국, 한일관계 주도권 쥐었다”-“허리 끊어진 韓게임산업, 정책금융이 사다리 돼야”-국익 대신 국론 분열 부추기는 반일 선동...野, 속셈 뭔가 -고령 운전 규제, 설익은 정책이 부를 역풍 헤아려봤나 △종합-기업들 “외교·통상전문가 모셔라”-STO로 송강호 영화 투자 소액 투자·배당도 가능하죠△글로벌 은행 위기 분수령-“월요일 아침 증시 열리기 전 결론 내자”...CS發 위기 차단 속도전-인플레 대처냐 금융 안정이냐...깊어지는 연준의 고민 -경기부양이 더 급해...통화 완화 시동 건 중국·베트남 △종합-종부세 올해 20% 이상 줄어들 듯...1세대 1주택은 3분의 1까지 ‘뚝’-근로감독 면제 기업 대폭 축소 ‘주 52시간제 위반 감독’ 강화-피해액 4조...금감원 ‘환매중단펀드’ 들여다본다-가상자산 1년새 3분의 1토막...시총 36조원 증발 △한일 정상회담 성과·숙제 -셔틀외교 복원, 수출규제 풀었지만...실질적 성과 내려면 日 화답 필수-발빠른 실무 조치 착수...정상회담 성과 극대화 총력-“한일관계 이전 수준 복원 땐 수출액 연간 26.9억달러 늘 것”△정치-당직개편 암시한 李...사무총장 교체에 쏠린 눈-국회 전원위 선거제 개편 논의 앞두고 원로·전문가 “이젠 바꿀 때” 한목소리 -與 내달 초 원내대표 선거 유력...사실상 경선 레이스 스타트-한미 ‘쌍룡훈련’ 5년 만에 재개...北은 또 도발△제12회 국제 비즈니스·금융 컨퍼런스 IBFC-“미래 디지털 뱅크의 대표 모델은 ‘바스’다”-디지털금융 협력 위한 동반자협정 논의할 때-“빅데이터 활용·보안 능력이 금융사 경쟁력 좌우”-“韓보험 인프라·기술 노하우, 베트남서 시너지 낼 것”-한국의 카뱅·케뱅같은 디지털 뱅킹 개발할 것-“핀테크, 결제·송금 넘어 일상 송두리째 혁신”-“탈중앙화된 블록체인 생태계, SVB 사태 같은 위험성 적어”-“베트남, 인건비 싸고 세금 혜택 우수...한국의 최적 투자처”-“현장 경험 담은 강연, 실무에 큰 도움”-“승부욕 강한 한·베...협력하면 세계가 놀랄 기적 만들 것”△경제·금융-“주담대, 고정금리로 원리금 동시에 갚으세요”-사상 최대 이익 낸 5대 은행 일자리는 4년간 4444개 줄여 -日 오염수 우려에...‘선박 평형수 형벌’ 완화 없던일로-가스공사, LNG냉열 활용해 물류창고 신사업△산업-예상보다 센 CRMA...“배터리 공급망 다변화·車 폐기물 재활용 시급”-美 날아간 박정원 “두산밥캣 과감한 투자로 미래 선점”-제자리 회전, 게처럼 옆으로 주행 현대모비스 ‘인휠 시스템’ 개발 -LGD ‘OLED TV 패널’ 탄소발자국 인증 획득△ICT-“외부 개발사 지분투자 늘려 ‘제2 배그’ 만들 것”-AI 기업 전환 속도내는 SK텔레콤 사외이사 후보에 KAIST AI연구원장 -챗GPT와 결합...K스타트업 AI 서비스 나갯짓-거북선 복원한 로켓 전문가 “전통화약무기의 최종판”△중소기업-명품엔 ‘불황’ 없다...‘프리미엄 침대’로 정면돌파-단체표준 제정 컨설팅 사업 공모 중기중앙회 최대 2000만원 지원-벤처업계 숙원 ‘복수의결권’ 이번엔 통과되나 -코골이 반응 베개부터 꿀잠 팁까지...푹~재워 드릴게요 △소비자생활-고객만 바라봤더니 ‘1등’...양념치킨, 美서도 통했죠-‘마시는 뚜껑 컵얼음’ CU, 전국 점포로 확대 -유통가 ‘슈퍼주총’ 시작...신사업이 화두-中 관광객 돌아오자...올리브영, 명동상권 매출 29배↑△증권-폭탄이냐 축포냐...연준이 던질 공은-코스피 견인차 외인, 일주일 새 1조 넘게 팔아치워-바다 건너 폭풍에 덩달아 출렁 은행주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증권-사내이사 후보에 엔터기업 대표 이상한 엔지니어링社 세원이앤씨-“美 정부 보조 임대시장, 수익 안정적”-하이올·하이월드·미래美달러채권...악재속 펀드시장 빛내 -‘ESG’ 주제 재무관리논총 봄호 발간 △부동산-‘뉴:홈’ 흥행에...공공분양 사전청약 물량 늘린다-직방도 ‘유료 정보서비스’ 진출-“성수동 삼표부지,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개발”-오늘부터 ‘분양가 상관없이’ 중도금대출 받는다 △문화-“女봐라~우리 모두가 정년이” 창극으로 태어난 웹툰, 신명나네-슈퍼스타가 된 피아노 천재 색색의 판타지에 매료되다-日애니 전성시대...‘스즈메의 문단속’ 서점가 점령△스포츠-해외파들 ‘골 폭풍’...클린스만호 ‘첫승 주인공 나야’ -이소영·황유민 원투 펀치 롯데, 골프구단 대항전 접수-그린 적중률 1위 고진영 ”비결은 정확한 거리측정“-지난주 컷탈락 아쉬움 턴 신지애 JLPGA 투어 T포인트 공동 3위-절대강자 없는 세계선수권 이해인·김예림 피겨퀸 도전△오피니언-K팝도 ‘라디오스타’ 꿈꿔라-호주는 어떻게 퇴직연금 강국이 됐나-이복현 금감원장에 바라는 점 셋△오피니언-노조는 누구를 대표하는가 -부동산 정책 ‘인구절벽’에 초점 맞춰야-‘경제 동반자’ 한국·베트남, 취업비자 문턱 낮춰야△피플-범죄 피해 ‘경청·공감’ 노력...일상 회복 보람 느끼죠-구자열 무역협회장, 한미 협력 ‘밴 플리트 상’ -‘금호 영재’ 피아니스트 강동휘, 힐튼 헤드 콩쿠르 2위 -조주완 LG 사장, 중남미서 부산엑스포 유치전 -성균관대, 중기부 주관 ‘창업중심대학’ 선정-서울교육청, 레슬링협회와 업무협약 체결△사회 -생산 능력 없으면서...롯데칠성, 재생 페트병 만든 것처럼 홍보했다-카드 잔액 없고 뱅킹 못하면 버스비 내러 은행가야 할 판 -2년 5개월 만에...버스·지하철 ‘노마스크’-전두환 손자 폭로에 들끓는 여론...검찰 수사 이어질지 미지수-직장인 10명 중 8명 “법정 연차휴가 15일 전부 못 써”
- "월요일 아침 증시 열기 전 결론"…CS발 위기 차단 속도전
-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과 스위스 당국을 비롯해 민간은행, 투자자들까지 합동으로 총력전에 나서고 있는 것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제2의 SVB’로 지목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파산해 미국 중소 은행 연쇄 파산이 현실화되거나 세계 9위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붕괴될 경우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못지않은 충격이 올 수어 이를 선제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다.스위스 취리리의 한 건물에 크레디트스위스와 UBS의 간판이 걸려 있다. (사진=AFP)◇UBS, CS인수 임박…정부, 규제 대폭 완화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주말 사이 스위스 연방정부는 스위스중앙은행(SNB), 금융시장감독청(FINMA), 민간은행 대표 등을 소집해 CS 운명을 결정하기 위한 긴급 위기관리 회의를 진행했다. 월요일인 20일 금융시장이 개장하기 전까지 인수 관련 윤곽을 제시해야 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스위스 당국은 UBS가 위기에 빠진 CS를 신속하게 인수하도록 긴급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스위스 법에 따르면 UBS가 CS를 인수하려면 통상 주주들에게 6주간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하지만 1분 1초가 급한 상황에서 정부 당국은 이같은 절차를 생략하고 주주투표 없이 인수를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UBS와 CS도 각각 긴급이사회를 여는 등 늦어도 19일에는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 당국 역시 UBS의 CS 인수협상을 타결짓기 위해 스위스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스위스 1위 은행인 UBS가 2위인 CS를 온전히 인수하기에는 덩치가 지나치게 크다. UBS와 CS의 자산 규모는 각각 1440조원, 750조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CS은행을 쪼갠 뒤 UBS가 자산운용,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웰스운용 부문을 인수하고 투자은행 부분은 처분하는 안이 유력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UBS는 흑자를 내고 있는 CS의 국내 소매금융부문도 탐내고 있지만, 독과점 논란이 있어 소매금융인수 여부는 쟁점으로 남아 있다. 도이치뱅크 등 다른 금융회사들도 UBS의 인수 이후 매력적인 자산의 매각이 추진될 가능성을 대비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UBS 인수 관련 정부의 자금지원도 관건이다. 로이터통신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UBS가 CS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60억달러(약 7조9000억 달러) 규모의 정부 지급보증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CS의 구조조정 비용과 미래에 발생할 잠재적 소송에 따른 비용으로 쓰기 위해서다. 소식통은 로이터에 “(UBS의 요구로) 이번 협상이 상당한 장애물에 마주쳤다”면서 “만약 UBS와 CS가 합병한다면 1만명의 일자리가 감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AFP)◇‘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미 당국과 협의미국의 중소형은행의 불안도 아직 살아있다. 미국은 정책당국이 1차적으로 SVB와 시그니처은행 예금을 모두 보호하고, 은행들에 긴급 단기대출을 해주기로 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이후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제2의 SVB’가 될 것이라며 위기설이 돌았고, 16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그룹,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등 미국 대형 은행 11곳이 퍼스트리퍼블릭에 총 300억달러(약 39조원)를 예치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방안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과의 통화에서 논의됐으며 다이먼 회장이 다른 은행들의 참여를 적극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퍼스트리퍼블릭을 지원하기로 한 은행들은 “이번 조치는 미국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지역은행과 중소은행은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과 기능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리스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도 ‘구원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핏과 미국 정부의 고위당국자들은 지난주 지역은행 위기 상황과 투자 등에 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지역은행 CEO들도 주말 동안 버크셔해서웨이가 있는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시로 전용기를 끌고 그를 찾았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버핏은 리먼브러더스 붕괴로 금융 위기가 확산하던 2008년에는 미국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해 자본조달을 도왔다. 2011년에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여파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주가가 폭락하자 또다시 50억달러를 전격 투자하면서 ‘생명줄’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