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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지는 인텔, 파운드리 분사 '미봉책'…몸집 더 줄일듯(재종합)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왕년의 반도체 제국’ 인텔이 어쩌다 이렇게 몰락했을까. 창사 56년 이래 최악 위기를 맞고 있는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분사하기로 했다. 아직 매각 단계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인텔의 현실적인 제조 경쟁력을 따져볼 때 파운드리 매각설은 추후 계속 흘러나올 가능성이 높다.인텔은 또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집적회로 반도체)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유럽과 아시아에서 진행 중인 반도체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을 상징하는 기업 중 하나인 인텔은 미국 정부로부터 여러 지원을 받고 있지만, 반도체 시장에서 존재감이 급감하는 기류다.◇일단 파운드리 분리 카드 꺼냈지만…16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인텔을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가장 주목 받는 것은 파운드리 분사다. 인텔은 반도체 설계(팹리스)뿐만 아니라 파운드리까지 하는 종합반도체 기업인데, 둘을 분리하겠다는 것이다. 파운드리는 다른 팹리스의 설계도를 받아서 대신 제조해주는 사업이다. 둘을 분리하면 정보 유출 등에 대한 팹리스 고객사들의 우려를 다소 덜 수 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직원 메모에서 “파운드리 사업부를 독립적인 이사회를 갖춘 사업부로 전환하고 외부 자금 조달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며 “두 사업부 간 분리를 확대하면 제조(파운드리) 부문이 독립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독립성에 대한 고객사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래픽=김일환 기자)인텔은 2012년 ‘인텔 커스텀 파운드리 그룹’을 신설하며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했으나, 잇단 부진으로 2018년 철수했다. 그러나 18세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오른 뒤 2009년 회사를 떠났던 겔싱어가 2021년 CEO로 전격 복귀하면서 그해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1~2나노대 초미세 공정에 업계 1위 TSMC, 2위 삼성전자보다 빨리 도달하겠다는 야심찬 목표까지 세웠다. 그러나 지난 2년간 투자된 자금만 250억달러(약 33조3000억원)에 달하는 데도 별다른 진척이 없자, 시장에서는 수익성에 문제를 야기한다는 지적을 제기해 왔다. 당초 업계와 시장에서 파운드리 매각설까지 나왔던 이유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러 분석가와 투자자들이 인텔에 파운드리를 매각하는 방안을 권했지만 그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인텔의 근본적인 선단 공정 제조력은 높지 않다는 게 냉정한 분석이다. 인텔은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했을 당시 이미 고성능 칩은 대만 TSMC에 제조를 위탁했다. 이런 탓에 업계에서는 인텔 파운드리의 성공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았다. 이번 파운드리 분사가 위기를 넘길 수준이 아닌 ‘미봉책’에 그친다는 평가가 많은 이유다. 국내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들은 “앞으로 인텔 파운드리 매각설은 계속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美정부 기대는 인텔…4兆 사업 수주인텔이 FPGA 사업의 조정을 만지작 하는 것도 관심이 모아진다. 인텔은 지난 2015년 FPGA 생산업체 알테라를 167억달러(약 22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알테라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과 달리 만들어진 이후에도 다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반도체인 FPGA를 생산하는 회사다. 당초 이 시장은 1위 자일링스와 2위 알테라 사이의 2파전 양상이 짙었는데, 두 회사가 각각 AMD, 인텔에 인수되면서 AMD와 인텔이 경쟁하는 시장으로 바뀌었다. 이 역시 이번에는 지분 일부 매각을 결정했지만, 회사 사정이 나빠지면 언제든 매각 쪽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평가다. 미국 마벨 테크놀로지 등 구체적인 인수 가능 기업들의 이름까지 돌고 있다.인텔은 아울러 독일과 폴란드의 공장 프로젝트를 2년간 중단하고 말레이시아의 제조 프로젝트를 보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더 많은 오피스를 줄이기로 했다.인텔이 그나마 가장 믿을 만한 곳은 미국 정부다. 반도체 자국 생산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미국 정부는 세계 최강의 팹리스업계 등에 더해 인텔의 제조력까지 받쳐줘야 ‘팀 아메리카’를 구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인텔은 정부로부터 각종 보조금 혜택을 받고 있다.인텔은 이날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국방부에 공급할 군사용 반도체 제조를 위해 최대 30억달러(약 4조원)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기밀 계획은 ‘시큐어 엔클레이브(Secure Enclave)’로 불린다. 군사와 정보 분야에 사용할 첨단 반도체의 생산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인텔이 지난 3월 반도체법에 따라 지원 받기로 한 85억달러(약 11조3000억원)와는 별개다.겔싱어 CEO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사력을 다해 싸워야 하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잘 실행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비판자들을 잠재우고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인텔이 구조조정안을 발표하자, 이날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36% 급등했다.
- 두바이서 상장하는 배민 형제…UAE에 활기 불어 넣을까[마켓인]
-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국내에 배달의민족 모기업으로 알려진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증권거래소(DFM)에 자회사 중 하나를 상장시킬 계획이다. 주인공은 중동 배달 플랫폼인 탈라바트(Talabat)다. UAE가 자국 증권거래소 키우기에 적극인 만큼,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전역에서 활약하는 탈라바트의 상장을 계기로 거래소 활성화와 해외 기업의 거래소 유입을 이끌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사진=딜리버리히어로)17일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둔 딜리버리히어로가 중동 자회사 탈라바트를 오는 4분기 DFM에 상장시키기 위해 준비 중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기존 탈라바트 주식을 2차 매각하고, 현지 법인의 지분 대부분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이번 IPO 계획은 딜리버리히어로가 우버에 대만 배달 플랫폼 푸드판다를 매각한 데 따라 이뤄지게 됐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탈라바트의 IPO가 성공하면 딜리버리히어로가 대차대조표를 개선하는데 도움될 것이라 분석했다.탈라바트는 2004년 쿠웨이트에서 설립된 식품 배달과 퀵 커머스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이미 UAE뿐 아니라 바레인, 이집트, 이라크, 요르단,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 등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전역에 서비스를 내놓고 활동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15년 탈라바트를 인수했다. 당시 니콜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히어로 CEO는 “중동은 항상 우리의 글로벌 비전을 달성하는 데 빠진 (퍼즐의) 한 조각이었다”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엄청난 성장 잠재력이 있는 중동 시장에서 ‘즉시’ 선두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그의 예측은 적중했다. 탈라바트는 현재 딜리버리히어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최근 발표한 상반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MENA 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8억 7400만유로(약 1조 2891억원)였다. 중동 매출은 아시아, 유럽, 미국 등 다른 지역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탈라바트의 총거래액(GMV)은 50억유로(약 7조 375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GMV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가치 측정 지표다.이처럼 지표가 좋은 덕에 이번 IPO에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UAE가 자국 증권거래소 부흥을 위해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어 IPO 성공 여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UAE는 현재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증권거래소 규모를 키우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예컨대 DFM은 민간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는 플랫폼 아레나를 출시했다. 성장 단계에 있는 개인기업, 패밀리 오피스, 중소기업(SME)를 위한 거래 플랫폼으로, 주식이나 채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IB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탈라바트 상장이 중동 고급 슈퍼마켓 체인 스피니스에 이어 또 한 번 DFM 내 주식 거래 붐을 일으킬지 시선이 집중되는 상황”이라며 “이에 더해 중동 내 딜리버리히어로의 또 다른 자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헝거스테이션과 튀르키예 예멕세페티의 IPO 여부도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 GE 해체 이어 보잉의 몰락…잭 웰치식 '성공신화'의 결말?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항공업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보잉이 잇따른 품질 결함으로 사상 최대 경영난에 봉착한 가운데 지난달 켈리 오트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하며 보잉 내부에선 ‘잭 웰치 사단’의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잭 웰치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은 과거 살아 있는 경영신화로 통하며 그의 밑에서 경영 수업을 받은 GE 출신들이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영입 1순위로 거론됐으나 이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때 추앙받던 ‘잭 웰치식 경영’에 대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뭘까.보잉 로고. (사진=AFP)◇GE 출신 꿰찼던 보잉, 첫 외부 출신 CEO 영입 ‘왜’15일 주요외신에 따르면 보잉은 지난 7월 말 항공전자 시스템·객실 정비제조사인 록웰 콜린스(현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의 전 대표였던 켈리 오트버그를 CEO로 영입한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지난달 취임한 오트버그 CEO는 보잉 외부 출신 인사였기 때문이다. 오트버그 CEO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2013년부터 록웰 콜린스를 진두지휘해왔다. 록웰 콜린스는 2018년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에 인수되며 군수업체 레이시온과 합병을 해 현재 RTX가 됐는데, 록웰 콜린스는 이 과정에서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로 바뀌었다. 그는 재임 시절 유능한 딜메이커로 월가에서 명성을 쌓았으며 항공사 및 미국 국방부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오트버그 CEO가 지휘봉을 잡으면서 보잉은 이른바 잭 웰치 사단 출신인 데이비드 칼훈 CEO와도 작별하게 됐다. 과거 미국 기업들 사이에선 “CEO가 필요하면 GE에서 찾으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GE 출신 경영자들이 맹위를 떨치던 시절이 있었다. ‘세기의 경영자’, ‘경영의 달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웰치에게 뛰어난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은 게 일종의 보증 수표로 통한 것이다.1935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난 잭 웰치 회장은 일리노이대학 화학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60년 GE에 입사했다. 회사에 들어 간지 8년 만에 최연소 사업부장으로 승진했다. 45세인 1981년에는 GE의 최연소 회장 겸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라 2001년까지 20년간 재임했다. 그는 1000개에 달하는 인수·합병(M&A)을 통해 가전사업에 집중하던 회사의 몸집을 키워 GE를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재임기간 동안 GE의 주가는 5600% 상승, 같은 기간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상승률 700%를 가뿐하게 뛰어넘었다. 지난 2000년에는 GE의 시가총액이 6000억달러에 육박하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이미지=야후 파이낸스 갈무리)◇월치 은퇴 후 GE의 몰락…‘회계상 숫자 게임’ 경영 드러나웰치가 은퇴한 뒤 GE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웰치의 경영 공백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간 GE가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금융 자회사를 거대 기업으로 성장시키며 이른바 ‘회계상 숫자 게임’을 해왔던 방식이 드러나면서다. 수익이 높을 땐 GE캐피탈이 대출 준비금 명목으로 예비금을 숨겨두고, 실적이 부진할 때는 갑자기 분기 말 모기지 담보 증권을 발행해 수익을 끌어올리는 구조였던 것이다. 금융 자산은 다른 제조업보다 더 유연하게 손익보고를 대처할 수 있게 한 점을 십분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그러나 이런 방식은 결국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며 직격탄을 맞았다. GE캐피탈은 파산위기에 처하며 연방 정부에서 1390억달러를 겨우 빌려 파산을 면했다. 그룹의 돈줄이 무너지자 GE는 몰락의 길을 걸으며 급기야 올해 4월에는 3개 기업으로 분할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문제는 이 같은 몰락이 GE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GE 출신 데이비드 칼훈을 CEO로 앉혔던 보잉이다. 보잉은 지난 1월 초 알래스카 항공이 운항하는 737 맥스의 창문과 벽체 일부가 뜯겨나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고질적인 품질 저하 문제가 부각되며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부품 결함으로 항공기 인도 시점이 미뤄지고, 지난 2018년과 2019년 여객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미국 법무부에 거액의 벌금을 추가 납부하게 됐다. 또 향후 정부 방위 산업 참여도 어려워지는 등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제품 품질과 안전보다 눈앞의 수익성에만 급급하는 경영진, 즉 ‘잭 웰치의 유산’이 보잉의 몰락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눈앞 이익에 급급…웰치 사단 CEO 13명은 ‘경영 실패’앨런 슬론 전 포춘 총괄 편집인은 잭 웰치의 사단 중 실패한 CEO가 13명(칼훈 CEO 퇴임 전 올해 3월 기준), 성공한 CEO가 4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4명 이상이 보잉에 몸담았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 같은 결과는 자신이 조사한 자료와 데이비드 겔스 뉴욕타임스 기자의 ‘자본주의를 망가뜨린 남자’ 저서를 토대로 한 것이다. 실패한 GE 출신 잭 웰치 키드에는 보잉 전 경영자들 외에도 밥 나델리 전 홈디포 CEO를 비롯해 파올로 프레스코 피아트 회장, 스티브 베넷 전 CEO 등도 이름을 올렸다. 잭 웰치 회장 퇴임 후 차기 회장 후보로 꼽혔던 그는 제프리 이멜트가 GE 회장으로 홈디포로 자리를 옮겨 잭 웰치식 경영 방식을 설파했다. 그러나 취임 직후 지나친 구조조정과 감원 정책으로 고객의 불만을 자초,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졌고, 결국 이사회의 문제 제기로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후 위기에 처한 크라이슬러의 구원투수로 자리를 옮겼지만, 홈디포 때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해고와 자산 매각에 나섰다. 특히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에 부닥치자 부품업체에 공장을 빌려주고, 근로자도 파견하는 이례적인 방안도 추진했으나 크라이슬러는 2009년 파산보호를 신청,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 피아트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슬론 전 편집인은 실패한 CEO였던 13명 웰치 추종자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매년 하위 10%의 직원을 해고하고, 분기별 수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끝없는 회계 게임을 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웰치에게 효과가 있었던 ‘순위 매기기’가 회사를 운영하는 좋은 경영방식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 [마켓인]ABL생명, 후순위채 조달…미매각 악몽 딛나
-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추석 연휴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앞두고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주춤한 모습이다. ABL생명은 후순위채를 찍으며, 선제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선다.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16일~20일)에는 ABL생명이 후순위채(A)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ABL생명은 올해 처음으로 발행시장을 찾았다. 지난해 7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에서 전액 미매각 굴욕을 맞은 만큼 올해는 투자심리가 좀 바뀌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ABL생명은 10년 만기 5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조건으로, 후순위채 총 2000억원 규모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계획 중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 한도도 열어뒀다. 공모 희망 금리로는 5.4%~6.0%의 고정금리를 제시했다.오는 20일 수요예측, 30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주관사는 KB증권, 교보증권, 인수단은 한양증권이다.ABL생명은 재무건전성 관리를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말 기준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경과조치 전 114.3%, 경과조치 후 160.6%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 권고치의 15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과조치 전 200%, 경과조치 후 216.8% 등 생보사 평균치와 비교했을 때도 하위권에 해당한다. 금융당국 권고치를 넘기려면 약 5000억원의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또 현재 중국 다자보험그룹에 속해있는 ABL생명은 지난달 우리금융그룹이 지분 100%를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상태다. 우리금융그룹 합류가 가시화됐으나, 최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이 당국의 허가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ABL생명의 무보증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긍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대주주 변경이 지원가능성 측면에서 신용도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김선영 한신평 연구원은 “우리금융그룹의 자회사로 편입 시 계열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 인정이 가능해 워치리스트 상향 검토에 등록했다”면서도 “K-ICS 경과조치의 점진적 정상화, 보험부채 할인율에 대한 단계적 규제 강화 등을 감안할 때 적극적인 자본적정성 관리가 요구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