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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보고 투자하는 美 업프론트벤처스 "韓 투자 시동건다"
- [이데일리 김연지 박소영 기자] 인공지능(AI) 붐이 일기 한참 전인 2010년대 초중반. 미국의 한 벤처캐피털(VC)은 쌀 한 톨 크기의 초소형 의료용 AI 로봇 회사에 초기 투자를 집행한다. 중추 신경계를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초소형 로봇을 척추에 주입, 관련 수술을 돕는다는 컨셉의 스타트업이었다. 당시 일각에선 해당 스타트업의 비전을 공상과학 소설같이 바라봤지만, 업프론트벤처스는 트렌드와 회사의 기술력, 팀의 역량을 골고루 살피고는 투자를 결심했다. 그로부터 수년 뒤, 해당 스타트업은 유수의 글로벌 VC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6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 현재 수술용 나노 로봇 제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업프론트벤처스는 미국 산타모니카에 기반을 둔 VC로, 주로 초기 단계의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회사는 현재 3조 5000억원 규모의 운용자산(AUM)을 굴리고 있으며, 1년에 통상 1억 3000만달러(약 1820억원)을 활용해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 및 투자한다. 이데일리는 업프론트벤처스에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컴퓨터비전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여기에 투자하는 마크 서스터 파트너를 만났다. 그는 “처음엔 공상과학 같겠지만, 10년 후에는 빛이 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며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의 스타트업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마크 서스터 업프론트벤처스 파트너.(사진=업프론트벤처스 제공)◇ “10년 후 바라보고 투자했더니 잭팟”마크 서스터 파트너는 UC샌디에이고와 시카고대학교 MBA를 거쳐 글로벌 경영컨설팅펌 액센츄어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99년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기업 빌드온라인을 설립해 2006년 소프트웨어 컨설팅 기업 스워드그룹에 팔았고, 곧바로 또 다른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코랄’을 설립해 1년 만에 글로벌 고객관계관리(CRM) 강자 세일즈포스에 매각했다. 두 개의 소프트웨어 회사를 성공적으로 매각한 그가 돌연 VC 산업에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스터 파트너는 “10년간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나머지 10년간은 기업가로 일하면서 펀딩과 채용, 제품 출시, 영업, 고객 지원 등 모든 분야를 경험했다”며 “내 회사를 매각하던 당시 실리콘밸리에서 기술에 관심을 갖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기업가로서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헤쳐나가는 것에 대해 조언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2007년 9월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전향한 배경이다.서스터 파트너에 따르면 업프론트벤처스는 투자 시 △거시경제적 트렌드 △탈세계화 △기후 변화를 고려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거시경제적 트렌드를 반영해 투자처를 살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스터 파트너는 “업프론트벤처스는 향후 10~15년 동안 사회에 영향을 미칠 기술 트렌드를 주도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며 “갈수록 인구 감소로 로봇 기술과 AI의 역할이 커질 것이고, 의료 수요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탈세계화 트렌드 역시 고려해야 한다고 꼽았다. 탈세계화로 인해 기존 무역 방식의 패러다임이 변화할거라는 예측에서다. 그는 이제 각 국가가 더 나은 국방, 사이버 보안, 새로운 운송방식에 투자할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우리 삶의 방식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때 기후 변화를 대응할 방식으로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로서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이러한 기준을 두고 투자한 덕에 수익도 톡톡히 챙겼다. 업프론트벤처스의 포트폴리오 중 50곳 이상이 글로벌 기업에 인수된 바 있는데, 대표적으로 온라인 전용 속옷 브랜드 어도어미는 빅토리아 시크릿에 지난해 인수됐고, 보상형 게임 개발사 ‘시리어슬리’는 이스라엘 기반의 소셜카지노 게임사 플레이티카에 인수됐다.◇ “기술력 최강 한국으로 투자 확대할 것”마크 서스터 파트너는 한국을 비롯한 크로스보더 투자에도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크로스보더란 국경을 넘나드는 투자로, 국내가 아닌 국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를 일컫는다. 그는 “업프론트벤처스는 그간 이스라엘과 프랑스의 뛰어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왔다”며 “이제는 이들 국가뿐 아니라 한국과도 인연을 만들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꿈꾸는 한인 창업자를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그는 그러면서 당장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팔리지 않더라도 해당 스타트업이 성공할거라는 확신이 있다면 투자하곤 한다는 자신만의 철학을 전했다. 초기 고객의 피드백을 믿고 자금을 투입해 회사가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도록 투자자로서 돕는다는 이야기다.그는 특히 “개인적으로는 한국 스타트업 중에서도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 분야를 다루는 곳에 관심이 크다”며 “업프론트벤처스는 그간 글로벌 디스플레이 기술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투자에 있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부연했다.업프론트벤처스는 한국의 자본시장 관계자들과 인연을 맺어나가면서 투자 발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스터 파트너는 “한국 내 다양한 자본시장 관계자들을 알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한국의 자본시장 분위기를 보기 위해 자주 내한하고 있다. 조만간 투자처를 발굴해 한국에 대한 투자 기회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 [단독]재계 7위 한화그룹주 투자 ETF 나온다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재계 7위인 한화그룹 계열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달 처음으로 출시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한화그룹주에 투자하는 ‘PLUS 한화그룹주’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예정일은 오는 24일이다. 삼성, SK, 현대차, LG, 포스코 등 5대 그룹 외 그룹주 ETF가 출시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08년 ‘KODEX 삼성그룹’이 첫 그룹주 ETF로 출시된 이후 5개의 삼성그룹주 ETF와 SK, 현대차, LG, 포스코 그룹주 ETF가 각 1개씩 상장돼 있다. 그룹주 ETF는 대표그룹의 우량기업에 저렴한 비용으로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한화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방산과 조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단 점에 주목된다. 한화그룹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신사업 분야의 성장으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5년까지 13위던 한화그룹의 재계순위는 2016년 8위로 뛰어올랐고, 2019년부터 7위를 유지하고 있다. 공정자산은 올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PLUS 한화그룹주 ETF가 추종하는 기초지수인 ‘Fn 한화그룹주 지수’는 방산·우주항공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조선 기업인 한화오션(042660) 두 종목의 비중이 45% 넘게 구성돼 있다. 이어 한화시스템(272210), 한화솔루션(009830), 한화(000880), 한화생명(088350), 한화엔진(082740), 한화투자증권(003530),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489790), 한화손해보험(000370) 순으로 비중이 높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점한 방산·조선 업종을 비롯해 에너지,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셈이다. 기초지수의 성과를 보면 3년 수익률과 1년 수익률이 각각 54.98%, 25.70% 수준으로 코스피 지수를 크게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조선, 방산, 우주항공 등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한화 그룹에 대한 관심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7월 ETF 브랜드를 기존 ‘ARIRANG’에서 ‘PLUS’로 리브랜딩한 한화자산운용은 ETF 사업에서 한화그룹의 색깔을 강화하고 있다. 작년 초 국내 시장에서 가장 먼저 방산 테마의 ETF를 출시한 한화자산운용은 국내 방산 기업에 투자하는 ‘PLUS 코리아 디펜스 인더스트리 인덱스’의 미국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 트럼프 곁으로 돌아온 '나바로'…한미FTA 폐기카드 또 꺼내나
- 백악관 무역·제조업 선임 고문에 내정된 피터 나바로 전 미국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지난 7월 17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피서브 포럼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셋째 날에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4일 ‘백악관 무역·제조업 선임’ 고문에 집권 1기 때 경제 참모이자 대중(對中) 무역전쟁의 핵심 설계자였던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 국장을 내정했다. 대중국 강경파이자 관세 옹호 인사를 추가로 지명하면서 강력한 트럼피즘(미국 우선주의)을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트럼프 충성파이자 무역 강경파 나바로…한미FTA 폐기 조언도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첫 임기 때 ‘미국 제품을 구매하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내 두 가지 신성한 원칙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피터보다 더 효과적이거나 끈질긴 사람은 없었다”며 나바로 내정자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같은 불공정한 무역 협정을 재협상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모든 관세 및 무역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했다”면서 “그의 임무는 제조업과 관세, 무역 의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소통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나바로 내정자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대표 지명자와 함께 강한 보호주의 정책을 펼치는 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를 무기로 무역파트너국가들을 강하게 압박하는 트럼프 2기 무역정책을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학자 출신인 그는 1기 트럼프 정부 때 보호무역 정책을 제시하고 고율 관세를 앞세운 대중국 무역전쟁을 기획했다.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관세전쟁이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공저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에서는 무역뿐 아니라 정치, 군사, 인권 등 다방면에서 중국에 대한 경계심과 혐오를 강하게 드러냈다. 특히 나바로 내정자는 한·미 FTA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당시부터 해당 협정이 미국 일자리를 파괴한다고 주장했고, 트럼프에게 FTA 폐기 등을 건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1기 당시 온건파로 분류된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나바로의 영향을 받아 작성한 한·미 FTA 폐기 문건을 대통령의 책상에서 훔치기까지 했다. 한국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인물이다. 나바로 내정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충성파 중 충성파’이기도 하다. 그는 2021년 1월 6일 국회 폭동 사건을 조사하는 하원 위원회의 의회 소환장을 거부한 혐의로 지난 3월 마이애미의 연방 교도소에서 약 4개월의 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사실상 트럼프 당선인의 조사를 막기 위해 본인이 직접 감방에 들어간 것이다. 그는 지난 7월17일 출소하자마자 공화당 전당대회에 나와 연설을 하는 등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강한 충성심을 보여줬고, 트럼프 당선인은 이에 대한 보답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법무부 반독점국 차관보로 내정된 게일 슬레이터.◇친시장 트럼프…경쟁당국 수장엔 ‘빅테크 매파’ 슬레이터트럼프 당선인은 아울러 법무부 반독점국 수장으로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 경제고문인 게일 슬레이터를 내정했다. 친기업 성향인 트럼프 당선인이 반독점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의심이 있었지만, 빅테크 규제에 매파인 슬레이터를 지명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시작된 빅테크 독과점에 대한 조사 및 소송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빅테크는 수년간 가장 혁신적인 분야의 경쟁을 억압하고,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수많은 미국 국민의 권리와 작은 테크 기업을 탄압하며 제멋대로 해왔다”면서 “나는 내 첫 임기 때 이런 남용에 맞서 싸운 것이 자랑스러우며 법무부는 게일의 지휘 아래 이 일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그를 소개했다.게일 후보자는 연방거래위원회(FTC)에서 반독점 담당 변호사로 10년 활동한 인물로 했다. 유기농 식료품소매업체인 홀푸드의 와일드 오츠 인수 등을 저지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경쟁적 인수·합병(M&A)에서 칼을 휘두르기도 했다. 특히 슬레이터 지명자는 워싱턴 내 기술 회의론자들 사이에서 ‘반독점 매파’로 평가받고 있다.이 때문에 트럼프2기에서도 경쟁당국의 빅테크 규제는 초당적인 이슈로서 힘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법무부 반독점국은 연방거래위원회(FTC)와 함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의 반독점 혐의에 대한 조사 및 소송을 진행했다. 다만 조나단 캔터 현 반독점국 차관보가 독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분할이나 매각 등 ‘구조적 조치’를 선호하는 반면, 슬레이터는 반경쟁 행위 금지 관련 조건을 부과하는 ‘행태적 조치’를 선호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연구소인 비컨 폴리시 어드바이저스의 오웬 테드포드 분석가는 “슬레이터 지명은 경쟁당국의 빅테크에 대한 조사가 계속될 것임을 의미한다”면서도 “다만 기업 분할이나 매각 등 강한 조치보다는 행태적 조치에 더 열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