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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크레오스 인수한 블랙록…대체투자 역량 강화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운용자산 규모만 1경296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유럽 벤처대출 기업 크레오스캐피털을 인수했다. 벤처대출이란 벤처캐피털(VC)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에 제공되는 모든 형태의 대출이다. 성장 단계의 기업들이 주주 지분을 과도하게 희석하지 않으면서도 전통 금융권 대비 수월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옵션으로 꼽힌다.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이 사모신용(Private Credit)을 비롯한 대체투자 비즈니스에 힘을 주기 시작한 가운데 블랙록도 관련 역량 강화에 본격 나서고 있어 투자은행(IB) 업계 관심이 쏠린다.블랙록이 크레오스캐피털 인수를 공식화한 것은 지난 8일(현지시각)이다. 인수 대상은 크레오스캐피털 지분 전량으로, 거래는 이번 3분기 완료될 것으로 전망됐다. 인수가를 비롯한 세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1998년 설립된 크레오스캐피털은 빠르게 성장해온 기업 600여곳에 7조원 이상을 대출해온 벤처대출 회사다. 쉽게 말해 중소·중견 기업이 운영자금 확보 등을 목표로 대출을 받기 위해 찾는 은행인 셈이다. 크레오스는 주로 핀테크와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사이버 보안, 반도체, 디지털 마케팅, 인공지능(AI) 등을 다루는 기술 기업뿐 아니라 신약 개발과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케어 등을 다루는 헬스케어 기업에 대출을 제공해왔다.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로는 배달의 민족을 인수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와 유럽 승차공유플랫폼 ‘게트’, 해외 거주 중국인 전용 음식 배달 업체 ‘헝그리판다’ 등이 있다. 블랙록은 대체투자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블랙록 측은 “벤처대출을 비롯한 대체투자 비즈니스는 수익 창출과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매력적”이라며 “크레오스 인수로 블랙록의 사모신용 투자 부문에서도 선도적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모대출과 혼용되기도 하는 사모신용은 사모로 자금을 모아 회사채와 기업대출, 구조화 상품에 투자하는 분야를 일컫는다. 사모신용펀드 유형에는 ▲직접대출 ▲부실채권 ▲메자닌 ▲특수상황펀드 등이 있는데, 통상 직접대출 비중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이다.블랙록의 이러한 행보는 글로벌 운용사들이 대체투자 역량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대표적으로 PGIM은 미국 사모신용 비즈니스 전문성을 갖춘 디어패스캐피털매니지먼드를 인수하며 대체투자 전략을 다양화하겠다고 선언했고, 피델리티인터내셔널도 같은 달 대체투자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고는 ‘피델리티 멀티 스트래티지 크레딧 펀드’를 새롭게 선보였다.업계에선 이번 인수로 블랙록의 대체투자 비즈니스에서도 직접대출 부문에 특히 힘이 실릴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직접대출은 운용사가 펀드를 활용해 중소·중견기업에 직접적으로 대출을 제공하는 투자 유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 대출이 축소되면서 운용사발 직접대출이 두드러지게 늘어나는 실정”이라며 “블랙록은 향후 이 부문에서 벤처대출의 영향력이 두드러질 것이라 보고 이번 인수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 "정가로 먹긴 아깝죠"…버거전쟁 속 신무기는 '멤버십'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전통의 프랜차이즈 햄버거 업계가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기반 멤버십 서비스 강화를 통해 수익성 강화와 충성 고객 확보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서고 있다. 쉐이크쉑, 고든램지, 파이브가이즈 등 해외 유명 버거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이어지면서 디지털 전략 강화로 돌파구를 찾는다는 방침이다.(사진=버거킹)12일 업계에 따르면 버거킹·맥도날드·롯데리아 등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햄버거사의 앱을 통한 주문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버거킹의 올해 5월 기준 누적 앱 다운로드 횟수는 989만회이며, 월간사용자(MAU)는 206만명에 달한다. 2021년에는 디지털 매출이 전체의 90%를 기록하는 등 앱 사용이 보편화하고 있다.버거킹의 ‘킹오더’는 방문할 매장을 선정해서 미리 주문하면 할인까지 받을 수 있다.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와 유사한 방식이다. 또 고객 등급별로 20~30%대 할인쿠폰을 지급하기 때문에 고물가에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버거킹은 앱을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프리미엄 전략도 쓰고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콰트로 맥시멈 미트 포커스드 어메이징 얼티밋 그릴드 패티 오브 더 비기스트 포 슈퍼 미트 프릭’이 대표적이다. 긴 제품명으로 관심을 끈 이 햄버거의 세트 가격은 1만8500원에 달한다. 이 버거는 출시 첫 주 예상 판매량의 150%를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2019년 7월 출시한 한국맥도날드의 앱은 올해 3월 기준 총 800만회의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월평균 100만명의 고객이 이용 중이다.공식 앱 내 모바일 포인트 적립 서비스인 마이 맥도날드 리워드 이용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구매 금액 100원당 5포인트가 적립되는 포인트는 빅맥부터 맥너겟, 아메리카노 등 맥도날드 대표 메뉴로 교환할 수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리워드 적립 등을 명목으로 작년 말 기준 기타충당부채 약 21억원을 잡고 있다. 이를 역산할 경우 멤버십 이용자의 매출이 약 400억원 이상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사진=롯데잇츠)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도 2020년 통합 주문 앱 ‘롯데잇츠’을 처음 선보인 이후 올해 3월 출시 3주년을 맞이해 앱 서비스를 리뉴얼했다. 리뉴얼 이후 롯데잇츠를 통한 주문건수는 직전 두 달에 비해 60% 증가했다.롯데GRS는 고물가 시대에 고객의 배달 주문이 줄어들면서 온·오프라인 연계 혜택을 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롯데잇츠는 리뉴얼 이후 네이버, 카카오 등 SNS 아이디로 간편가입이 되고, 최종 결제 금액에 리워드 혜택인 ‘잇츠마일’을 제공한다. 이외 이달의 쿠폰 등 다양한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이들 3사의 앱의 공통점은 매장 픽업 주문과 배달 주문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배달앱의 수수료가 인상되면서 자체 앱을 사용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또 앱을 통해서 구매할 경우 이벤트 굿즈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다. 이에 햄버거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실제 고객들이 체감하는 버거 가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9000억원에서 올해는 5조원을 성장할 전망이다. 규모는 커졌지만 수제버거 점포의 급증과 글로벌 햄버거 브랜드의 잇따른 진출로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실제 맥도날드, 버거킹, 맘스터치, KFC 등은 작년 인수합병(M&A) 시장의 매물로 나왔고, 이중 KFC는 매각되기도 했다.버거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업계는 가격을 인상하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앱을 통해 혜택을 제공해 가격 인상에도 충성고객의 이탈을 막을 수 있고, 고객 정보가 쌓이면서 다양한 마케팅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 "비트코인 빼고 다 사라지나"…공포 휩싸인 코인 시장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전 세계 가상자산(코인) 시장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 칼날에 떨고 있다.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증권법 위반으로 기소한 직후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가상자산 시장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서다.12일 가상자산 시장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시가총액 20위 안에 드는 주요 코인인 카르다노, 솔라나, 폴리곤, 코스모스의 가격은 일주일 전과 비교해 20~30%씩 하락했다. SEC가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기소하면서 증권이라고 판단한 19종 코인에 포함된 것들이다. 기소장에 포함된 코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알트코인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더리움 대항마로 주목받은 앱토스와 수이도 각각 32% 37% 폭락했다.(사진=로이터)개리 겐슬러 미국 SEC 위원장SEC는 최근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가 규제 기관에 등록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증권 거래 기능을 제공해, 증권법을 위반했다면서 두 업체를 연달아 기소했다. SEC의 가상자산 시장 단속은 수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이번만큼 시장의 우려가 커진 적은 처음이다. SEC가 ‘상품’이라고 인정한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보고 규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서다.실제 겐슬러 위원장은 두 거래소를 기소한 직후 공개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경고장을 보냈다.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선 가상자산이 본질적으로 불필요하다는 견해를 펼쳤다. 그는 “미국 달러, 유로화, 엔화 등 모든 법정화폐가 이미 디지털화폐”라며 “더 이상의 디지털화폐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지난 8일 열린 한 핀테크 컨퍼런스에선 “대부분의 토큰은 증권에 해당하며, SEC의 관할권 내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토큰 거래를 중개하는 거래소도 규제 기관에 등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 ‘SEC가 증권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내리지 않았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명확성이 결여된 것은 아니다”며 반박했다.SEC의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미국에서 가상자산 산업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벌써 증권 및 가상자산 거래 앱 로빈후드는 SEC가 미등록 증권으로 지목한 카르다노, 폴리곤, 솔라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SEC와 소송전을 벌일 만큼 규모가 크지 않은 다른 거래소들도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한편으론 미국의 단속 강화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SEC가 소송전에서 이겨, 가상자산 업체들이 더이상 미국에서 발을 붙일 수 없게 되더라도, 전 세계가 미국의 판단을 수용해 가상자산 산업이 없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또 “기존 금융사가 미국 내 가상자산 업체를 인수하거나, 가상자산 업체들이 미국을 떠나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는 국가로 이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 "타다금지법 폐기하라"…한목소리 낸 여야 청년 정치인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과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은 12일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규제 개혁은 모든 정부에서 꺼내는 마법의 단어지만 제대로 된 규제 개혁은 어느 정부에서도, 어느 정당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늘 조직된 소수의 힘, 각종 이익단체의 목소리를 조직되지 않은 다수 국민의 권익보다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관료주의가 가로막은 각종 혁신들, 풀리지 않는 규제로 유독 대한민국에서만 사용할 수 없는 글로벌 서비스들, 언제든 제2의 타다가 되어 철퇴를 맞을지 모르는 스타트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며 “우리는 스타트업의 편이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와 혁신으로 이익을 누릴 국민들의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규제 개혁과 기술 혁신으로 유니콘 기업을 많이 탄생시키는 유니콘 정부가 되겠다고 발표했고 대통령의 규제 개혁을 향한 의지는 뚜렷하고 분명하다”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정부 부처의 관료들은 규제 개혁을 실천하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당장 무슨 협회, 무슨 기득권이 표를 갖고 협박해도 규제 대신 혁신을 선택할 때 더 많은 국민들이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며 “비록 민주당이 타다금지법을 주도해 통과시켰다고 해도, 국민의힘 또한 그에 동조했던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인수위에서 청년소통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은 장예찬이 국민의힘의 반성을 촉구하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청년정책을 담당했던 여선웅이 민주당을 비판할 때 조금이라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길 기대한다”며 “과거에 머무르지 말고, 용감하게 미래로 나아가자. 기득권 눈치 보지 말고, 새로운 도전을 장려하자”고 주문했다. 장예찬(오른쪽)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과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타다금지법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시급한 바이오 원료 국산화]下 아미코젠·마이크로디지탈, "레진 등 소부장 독립 주도"
-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2차 전지에 이어 바이오 분야로 번졌다. 미국은 화학합성 원료 의약품 1위로 자리매김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자국 생산 기업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일본, 인도 또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원료의 국내 생산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도 바이오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의 자립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바이오 원료는 수입 비중이 90%에 달해 국산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데일리는 바이오 원료 자립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바이오기업들을 집중 해부, 시리즈로 연재하면서 그 해결책을 모색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국내 바이오 원료 관련 소부장 업체들이 국산화를 위해 ‘고분분투’하고 있다. 아미코젠·마이크로디지탈은 세제 지원 등 국산 소부장 사용에 대한 혜택이 전무한 상황에서 품질 향상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오 원료 국산화에 나선 아미코젠의 경우 신용철 아미코젠 창업자가 박철 대표를 신임한 후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매출은 상승세로 돌아섰고 해외 공급망도 확대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중국에 이어 인도에 있는 글로벌 제약사와 공급 협의 중이다. 세포배양기 국산화에 나선 마이크로디지탈은 북미 협력 업체와 세포배양기 공급에 대한 본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7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아미코젠은 오는 12월부터 인천 송도 배지 공장, 내년 초 여수 레진 공장이 완공 및 가동에 들어간다. 자회사인 아미코젠차이나의 산동공장 완공도 최근 완공됐다. 회사가 가동하는 전체 공장 수(효소 등 포함)는 6개에 달한다. 이를 통해 연간 레진 생산능력이 기존 3t에서 30t으로 10배 가량 늘어날 예정이다. 아미코젠 박철 대표 (사진=아미코젠)세포를 배양하는 ‘배지’와 정제용 레진은 바이오 분야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으로 불리는 핵심 원료다. 공장이 가동되면 기존 항생제와 콜라겐에 편중됐던 포트폴리오가 바이오 원료 의약품 레진과 배지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크로마토그래피 레진 시장규모는 연평균 약 13% 성장해 2025년 약 1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지 시장도 2019년 4000억원에서 2027년 89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레진 독립 ‘본격화’...아미코젠이 품질 자신하는 이유는?아미코젠은 핵심 기술로 유전자진화기술, 단백질공학기술 등을 보유한 1세대 바이오 벤처다. 세계 최초로 ‘세파계 항생제 합성용 1단계 특수효소’ 기술을 개발해 아시아 뿐만 아니라 유럽의 많은 다국적 제약사에도 성공적으로 기술 이전했다. 최근에는 바이오 원료, 건강기능식품, CDMO(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 생산)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아미코젠의 강점은 ‘레진’이다. 유럽 기술력을 흡수, 글로벌 상위 업체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품질력을 확보했다. 실제 아미코젠은 2017년 스웨덴 레진 전문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웍스(Bio-Works Technologies AB)를 인수하고 자회사인 퓨리오젠을 설립했다.퓨리오젠 레진은 물리적 강도가 우수해 정제 과정에서 물질 통과 속도를 올려도 압력을 낮게 받아 많은 물질을 통과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공성이 발달해 정제하고자 하는 물질에 맞게 투입이 가능하다.(사진=아미코젠)의약품 정제를 위한 레진 단백질 접학 기술도 수준급에 올랐다. 아미코젠은 유전자 기술을 활용, 항제의약품 정제용 ‘프로틴a 레진’을 생산하는 소재인 ‘프로틴a 리간드’를 개량했다. 기존 제품보다 내성이 강하고 단백질을 더 많이 붙이는 것이 가능하다. 퓨리오젠 관계자는 “레진은 해외 회사들이 독점하고 있어 국내 바이오회사들 가격 협상력이 매우 낮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최근 전세계적인 공급난으로 레진 재고 확보가 시급해 비싼 가격에 구입해야 했다”며 “당사 연구진은 퓨리오젠 설립 이전부터 아미코젠에서 10여년 간 레진 기술개발에 매진해 온 만큼 곧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아미코젠은 1분기에도 매출 상승세를 기록, 하반기 실적 기대감을 높였다. 아미코젠은 지난 1분기 매출 3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약 29% 가량 상승했다. 영업적자는 소폭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24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00억원 가량 증가했다. 배양 배지 공장이 가동되면 매출 상승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부에서도 국산 바이오 원료 사용을 장려하고 있어 일부 국내 바이오기업에서도 국산 제품 품질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 기업은 미국(61%), 독일(19%), 일본(8%) 등 국가에서 제조되는 외산 배지에 전량 의존하는 실정이다.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 단계에서 일부 계약만 성공해도 큰 폭으로 매출이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다. ◇ 마이크로디지탈,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 상용화 성공...국내 넘어 북미 수출 노선까지 확보 세포 배양을 위한 기기 국산화에 나선 기업도 있다. 마이크로디지탈은 백신 및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일회용 세포배양시스템 및 일회용 세포배양 백 상용화에 성공했다. 미국의 싸이티바와 써모피셔, 독일의 싸토리우스 등이 시장을 거의 독점하는 상황에서 첫 국산 제품이 나온 것이다. 세포배양기(바이오리액터)는 바이오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세포를 배양하는 장비를 말한다. 마이크로디지탈의 바이오리액터(세포배양기)와 일회용 세포배양백은 지난 2월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품목으로 승인되기도 했다. 마이크로디지탈은 국내를 넘어 미국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올 1분기 미국 산업재 소부장 대기업과 일회용 세포배양기 셀빅과 일회용 배양백 등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회사 측은 이번 수주가 급성장하는 글로벌 일회용 세포배양기 시장을 선점하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츠에 따르면 지난해 63억8100만달러(약 8조원)인 해당 시장은 2026년 141억8600만달러로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 (사진=마이크로디지탈)마이크로디지탈은 배양육 전문기업 씨위드와 ‘배양육 세포 대량생산 공정 개발 계약’을 지난 2월 체결하며 본격적인 바이오 소부장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배양육과 같은 대체육 원료는 미래 공급망 창출을 위한 소부장 미래선도품목으로 꼽힌다.마이크로디지탈 관계자는 “일회용 세포배양기에서 국내에서는 유일한 기술을 확보했다”며 “미리 선제적으로 시설과 관련인력 등에 투자한 결과이며 2022년부터 매출이 나오기 시작한만큼 올해 판매가 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바이오 소부장 각축장된 인천 송도...글로벌 기업들 대거 ‘집결’이밖에 일회용 버퍼제조 용기와 커넥터 키트를 개발해 셀트리온과 공급계약을 맺은 ‘이셀’,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바이오리액터 내 대형 탱크(vessel)를맞춤 제작한 ‘정현프랜트’, 마이코플라즈마 분석 소재 및 키트를 개발해 GC셀과 공동 테스트 후 공급계약을 체결한 ‘셀세이프’ 등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성과를 내고 있는 바이오 소부장 업체로 꼽힌다. 최근에는 인천 송도가 바이오 소부장 격전지로 떠올랐다. 톱티어급 글로벌 바이오 소부장 기업이 인천 송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서다. 바이오 원료 의약품 글로벌 1위인 미국 싸이티바는 620억원 가량을 투자해 송도에 공장을 짓고 있다. 2024년부터 세포배양백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백신 원부자재·장비 분야 글로벌 기업인 독일의 싸토리우스도 3년 동안 송도에 약 3500억원을 투자해 백신 원부자재 생산 시설을 짓기로 했다. 싸토리우스는 일회용백, 제약용 필터, 멤브레인 등 다양한 백신 원부자재를 한국에서 생산해 전 세계로 수출할 계획이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싸이티바와 싸토리우스가 일단 한국 공장에서 세포배양 일회용백으로 품목을 한정한 상황이라 아미코젠에겐 타격이 적을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글로벌 대기업이 송도에 투자하는 건 나쁘지 않은 현상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