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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장바구니 물가잡자"…정부, 역대 최대 물량공급·할인지원
-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정부가 추석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 위해 역대 최대인 16만톤(t)의 추석 성수품 및 670억원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을 지원한다. 특히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인한 어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산물 소비 활성화 대책을 적극 실시한다. 정부는 31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확정했다. 22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청탁금지법 시행령개정으로 인한 농축수산물 선물상한액 증가 관련 안내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 = 뉴시스)◇20대 성수품 가격, 전년 대비 -5% 수준 목표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7월 정점 이후 둔화세를 보이고 있으나 농산물 가격은 최근 폭염과 호우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불안정한 상태다. 연초 이상저온으로 인해 사과와 배는 생산이 부진하고 닭고기, 명태, 고등어 등은 공급회복 지연으로 강세가 이어지고 이다. 이에 정부는 20대 성수품 평균가격을 1년 전 추석 대비 -5%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공급확대 △가격할인 △일일 수급 대응체계 운영 등을 실시한다. 먼저 20대 성수품이 명절 수요를 충분히 충족하도록 16만톤(t)을 공급한다. 이는 지난해 추석 공급량(15만t)을 넘어선 역대 추석 최대 규모다. 평상시 대비로는 1.6배다. 품목별로는 농산물을 3.4배(평시대비), 축산물 1.3배, 밤이나 대추 등 임산물 4.1배, 수산물을 1.7배 공급한다. 배추·사과·배는 모두 평시에 3배 이상, 대추와 잣은 각각 15배, 13배 추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할인행사 역시 670억원을 투입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한다. 지난해 추석 때 투입한 금액(650억원)보다 20억원 늘었다. 할인행사를 통해 온·오프라인에서 주요 성수품 및 전년대비 가격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최대 40~60% 할인이 진행된다. 또 전통시장 내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활용 시 1인당 할인 한도 및 할인율을 우대한다. 종전 할인한도 2만원에서 농수산물은 3만원, 수산물은 4만원까지 늘어난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톨게이트 인근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서울 방향)이 귀경하는 차량들로 정체를 빚고 있다.(사진 = 뉴시스)◇추석연휴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中企 43조 자금공급 내수 활성화 대책도 다수 포함됐다. 먼저 추석연휴기간(9월28일~10월1일) 나흘간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되고, 지자체 및 공공기관 주차장도 개방한다. 다만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10월2일은 면제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추석연휴 KTX·SRT 역귀성시 30~40%를 할인한다. 추석연휴를 포함해 하반기 숙박쿠폰을 60만장 지원하는 등 관광수요 촉진도 이어간다.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참여를 추가 모집(9월 중 최대 5만명)하고, 숙박·교통·입장권 등 휴가샵 프로모션도 실시한다. 또 방한관광 활성화를 위해 두번째 코리아 듀티 프리 페스타(Korea Duty Free Festa)를 열고, 외국인 관광객이 사후면세점에서 물건을 구매시 환급 한도도 확대한다. 중국 모바일페이의 국내 간편결제 가맹점을 25만개 확대하는 것도 중국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조치다. 아울러 소상공인·중소기업 자금 흐름 지원을 위해 역대 최대 43조원을 규모의 신규자금을 대출 또는 보증 형태로 공급한다. 추석명절 전후 외상 매출채권 3조6000억원을 보험으로 인수해 중소기업 외상판매 위험을 보완하고, 전통시장 상인 대상 추석연휴 전 2개월간 50억원 성수품 구매대금도 지원한다. 이외에 8월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및 경유(화물차·연안·화물선) 및 CNG 유가연동보조금도 10월까지 2개월 추가연장한다. 정부 관계자는 “추석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취약계층 맞춤형 지원 강화 및 내수 활성화 등을 통해 서민생활 여건을 개선하고 민생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 [마켓인]수요 높은 중대형 세컨더리…"PE펀드 확대 필요"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는 ‘선수끼리의 거래’만큼 매력적인 투자 전략이 없다.” 중대형 세컨더리 거래(Secondary Deal)에 주목하는 국내외 사모펀드(PEF)운용사가 늘어나는 와중에 국내 한 자본시장 관계자가 한 말이다. 세컨더리 거래는 기존 투자자가 보유한 특정 기업 등의 투자 지분을 다른 투자자가 인수하는 투자 전략을 일컫는다. 쉽게 말해 선수끼리의 거래라고 볼 수 있다. 기존 투자자는 원하는 시기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한편 후속 투자자는 검증된 회사 지분에 투자하며 리스크를 줄이는 장점이 있다.(사진=픽사베이)◇ 늘어나는 중대형 세컨더리…“폭발 성장할 것”경기 불확실성이 나날이 확대되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세컨더리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금리 환경으로 회수 시장이 얼어붙자 중대형 세컨더리 거래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운용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세컨더리 거래를 통한 회수 비중 전체 회수 비중의 11% 수준에 머물러있는 국내 운용사들이 글로벌 평균(30%)에 다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이다.이러한 운용사 간 손 바뀜 거래는 국내 PEF에 있어 아주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지난 2016년부터 최근까지 이뤄진 주요 세컨더리 거래는 총 22건으로, 관련 거래 수는 코로나19 시기에 주춤했다가 지난해 말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이뤄진 대표적인 세컨더리 거래는 UCK파트너스의 메디트 매각(MBK파트너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의 넥스플렉스 매각(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의 에어퍼스트 매각(블랙록),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의 웰랑 매각(웰투시인베스트먼트) 등이 꼽힌다. 해당 시기 이뤄진 대부분의 거래는 ‘고금리 환경 속 일반 기업이 투자할 만한 사이즈는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상 자본시장 선수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주인공으로 부상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현재도 운용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잠재적 거래는 수두룩한 상황이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 7월 경남 강소기업인 KDA 매각에 돌입했고, 화이트웨일그룹자산운용도 폐기물 처리업체 세명테크를, KC그린홀딩스-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산업 폐기물 처리업체 KC환경서비스 매각에 나섰다. 이들 매물의 밸류에이션은 수천억원대로, 국내외 운용사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늘어나는 중대형 딜…공급 뒷받침되어야”자본시장에선 PEF발 세컨더리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중대형 세컨더리 펀드 조성을 비롯한 ‘공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간 세컨더리 시장은 벤처캐피털(VC)이 주도해온 만큼, 소형 딜이 주를 이뤘으나 이제는 PEF 운용사가 수행하는 중대형 딜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PE들의 세컨더리 거래 회수 비중은 전체 회수 비중의 30%에 달한다”며 “VC발 세컨더리 펀드 머릿수가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해당 비중은 11%에 머물러 있는데, 지금과 같이 세컨더리 수요가 높은 시기에는 관련 펀드를 조성해 공급을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매년 신규 조성되는 펀드 자금은 PE펀드가 24조원 수준으로 약 11조원에 달하는 VC 펀드 대비 두 배에 이른다. 하지만 세컨더리 펀드만 놓고 보면 PE펀드가 VC펀드의 3분의 1수준으로 크게 뒤처진다.자본시장에선 그간 국내 기관들이 소형 세컨더리 시장에 무게를 뒀다면, 이제부터는 중대형 세컨더리 시장에도 관심을 가져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외에서는 세컨더리 펀드가 타 전략 대비 차별화된 투자 성과를 실현한다고 보고 관련 투자를 늘리는 실정이다. 지금과 같은 불경기 속에서는 기업 주식 투자 목적의 프라이머리 펀드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IRR ▲낮은 수익 변동성 ▲빠른 회수기간 ▲낮은 손실발생률을 보이며 양호한 리스크-리턴 프로필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해외처럼 중대형 세컨더리 펀드가 활성화될 경우 벤처기업부터 중소·중견 기업까지 광범위한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며 “세컨더리 시장 내에서도 절대적인 시장 규모가 큰 중대형 세컨더리 영역에서의 모험자본 회수 시장 활성화는 국내 전체 모험자본 시장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 구축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 창업 막는 모든 '벽' 허문다...국경·정부주도 버리고 융합 대전환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윤석열 정부의 창업정책 핵심은 대상부터 지원방식, 지원주체에 이르기까지 기존 정책을 옭아맸던 국경과 정부 주도, 개별기업 중심의 낡은 패러다임을 허물었다는 데 있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이후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영역간 융합이 빨라진 데다 그간 벤처투자가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성과는 미흡하다는 판단에서다.벤처투자 규모는 2006년 7000억원에서 최근 2년(21~22년)간 14조2000억원 수준으로 20배나 성장했다. 반면 최근 투자가 비대면·바이오 등 일부 업체에 쏠리는 데다 국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딥테크(첨단기술)기업 비중이 낮은 실정이다.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 주요 방향.(자료=중소벤처기업부)◇스타트업 지원 인바운드·아웃바운드 병행우선 정부는 창업정책 지원 대상을 해외 창업까지 확대했다. 이제 해외에서 현지 창업을 한 한국인까지 정부가 지원한다. 그간 정부 지원은 내국인의 국내 창업에 한정됐다. 중기부 관계자는 “현 정책은 국내 창업 중심의 폐쇄적 정책에 가까워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느리게 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트린다”며 “해외 창업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사업 확장 때 본국을 우선 고려한다”고 말했다.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머신러닝 기반 광고 솔루션 기업 ‘몰로코’와 에듀테크(교육기술기업) ‘에누마’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를 위해 한국인이 창업한 해외법인에 대한 지원근거를 마련하고 국내 기여도·지배력 등 구체적인 지원대상을 설정할 방침이다.외국인의 국내 창업 및 취업(인바운드)도 지원한다. 스타트업 인력 수요가 높은 업종을 대상으로 전문인력(E-7)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를 추진한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사전 브리핑에서 “우수한 외국인 인재와 필요한 노동 인력을 받아들이고 우리가 함께해서 한국 경제 파이를 키워야 하는 것은 시대적인 숙제”라고 역설했다. 컴퓨터시스템 설계 및 분석가,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이 우선 대상으로 거론된다. 특히 수도권에 ‘한국판 실리콘밸리’인 글로벌 창업허브도 구축한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청년이 자유롭게 소통·교류할 수 있는 ‘스페이스-K’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부지는 아직 미정이다.중기부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민관합동 TF를 구성해 조성 기본방향을 확정할 것”이라며 “내년까지 기본계획 수립 등 사전추진과 건축설계를 거쳐 2025년에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그래픽= 김일환 기자)◇정부→민간, 단순지원→투·융자 결합정부는 벤처투자 지원 주체와 지원방식도 변경했다. 그간의 정부 주도, 보조사업 위주의 지원방식에서 탈피해 민간과 정부가 함께 출자해 2027년까지 총 2조원 규모의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를 조성해 딥테크, 글로벌 진출, 회수(세컨더리) 등 세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중기부 관계자는 “향후 저성장과 세수 감수 등을 고려할 때 보조·출연 위주의 지원정책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성과가 적립되고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전했다.창업지원 방식 역시 투·융자 등을 결합한 형태가 도입된다. 가령 추가 지원받은 보조금 일부를 매출이 발생할 때 회수하는 ‘성공불 방식’을 도입하고 ‘보조금+투자’, ‘보조금+융자’ 등 다양한 지원 방식을 활용할 계획이다.정부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와 연계한 창업 지원도 강조했다. 그간의 개별 스타트업 지원 위주 정책을 탈피한다는 방침이다.해외는 구글 사례처럼 스타트업과의 협업, 인수합병(M&A)이 활발하다. 구글은 2005년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인수했고 2014년에는 알파고 개발한 ‘딥마인드’도 합병했다. 이를 위해 ‘팹리스(반도체 설계·개발 기업) 챌린지’처럼 대기업·스타트업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 초격차 10대 분야로 확대키로 했다. 팹리스 챌린지는 중기부와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유망 팹리스 스타트업을 선발해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공정 이용과 설계 비용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스타트업 코리아 전략회의’에 참석한 김진영 더인벤션랩 대표는 “오늘 발표는 진전이 많은데, 특히 스페이스K와 같은 공간이 생기면 거기에 입주하는 기업에 대한 취업 비자나 창업 비자 정책 자체를 크게 완화시켜 줬으면 좋겠다”며 “스케이스K에서의 제도적 지원은 규제 샌드박스처럼 확 풀어주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스타트업 코리아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해외 BIO투자?...유전자 치료제 美승인받은 ‘리제네론’ 재주목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매출과 이익 부진을 겪던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리제네론)가 유전자 치료제를 동력원으로 반등의 날개를 펴고 있다. 이달 미국에서 10번째 유전자 치료제 ‘베오포즈’를 승인받은 리제네론은 관련 바이오텍 인수도 단행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 ‘아일리아’의 특허 만료와 ‘리브타요’ 병용요법 임상 실패 등 리제네론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반전의 물꼬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2010년대 중반부터 전략적 투자와 연구개발을 수행한 유전자 치료제 분야 성과로 인해 리제네론이 재주목받고 있다.미국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는 자체 유전학 센터를 통해 관련 신약 기술 고도화 및 후보물질 발굴 등에 주력하고 있다.(제공=리제네론 유전학 센터)◇‘아일리아’ 매출 부진, ‘리브타요’ 확장성 빨간불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빅파마) 중 리제네론은 ‘키메릭항원수용체’(CAR)-T나 이중항체 등 신개념 신약 개발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내놓은 미국 화이자부터 이중특이 항체 신약 2종을 선보인 ‘얀센’, CAR-T 물결에 올라선 스위스 노바티스,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 등 등 빅파마들은 선전했지만, 리제네론은 최근까지 생명공학 기술을 적용한 신약을 내놓지 못하며 ‘위기에 놓였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삼성증권이 3월 내놓은 리제네론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21억7300만 달러와 47억3900만 달러였다. 이는 2021년 매출액(160억7200만달러) 및 영업이익( 89억4700만 달러) 대비 각각 약 25%와 47%씩 감소한 수치다.리제네론의 주요 블록버스터 전망도 밝지 않다. 일례로 내년부터 2030년까지 아시아를 시작으로 유럽 연합과 미국 등에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물질 특허가 만료된다. 아일리아는 지난해 세계 매출 10조원에 이르는 황반변성치료제로 리제네론의 보유한 약물 중 단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가 아일리아 용법, 용량 등 추가 적응증으로 방어에 나섰지만, 매출이 분산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이외에도 스위스 로슈의 황반변성 신약 ‘바비스모’(성분명 파리시맙)에 대한 시장 호응이 좋은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올해 1분기 아일리아 매출은 14억3000만 달러(한화 약 1조8900억원)로 전분기보다 5% 감소했다.여기에 리제네론이 100% 권리를 보유한 면역항암제 ‘리브타요’(성분명 세미플리맙)의 적응증 확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리브타요는 2018년 미국에서 피부암 치료제로 승인 후,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을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당시 공동개발사인 프랑스 사노피가 부작용 이슈로 자궁경부암 대상 리브타요의 적응증 확대 승인신청서를 미국에서 자진철회한 바 있다. 지난 7일 리제네론은 자체 발굴한 이중항체 신약 후보 ‘REGN5678’과 리브타요의 전립선암 환자 대상 병용 임상에서 2명 사망하면서 관련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노피와 공동 보유한 아토피 치료제(듀피젠트)를 제외하면 사실상 리제네론 매출을 책임지는 두 약물의 성장성이 의문이 표시되고 있다”며 “매번 회자되는 아일리아의 특허 문제를 차치하고, 사노피로부터 지난해 지분을 획득하며 온전히 리제네론 약물이 된 리브타요 역시 확장성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미국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의 시가총액(시총) 변화 추이 그래프. 지난 4월 15일 기록한 시총 906억 달러 최고점 찍은뒤 하락세였던 7월 이후 오름세로 전환했다.(제공=컴퍼니 마켓 캡)◇“리제네론 시총 최고점 돌파 가능성↑그런데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리제네론의 채플병 환자 대상 유전자 치료제 ‘베오포즈’(성분명 포젤리맙-BBFG)를 시판 승인했다. 베오포즈는 미국에서 승인된 10번째 유전자 치료제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채플병은 CD55의 유전자 이상으로 유아기 때부터 위장관 및 심혈관 질환을 유발해 생명을 위협하는 초희귀 유전질환이다. 리제네론에 따르면 미국 내 채플병 환자는 10명 미만이다. 조지 얀코풀로스 리제네론 최고의학책임자는 “보체인자5 억제 기전을 가진 베오포즈의 확장성을 탐구하기 위한 추가 임상을 진행 중이다”며 추가 적응증 획득 가능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리제네론은 미국 앨나일람 파마슈키컬스의 ‘셈디시란’과 베오포즈를 병용하는 요법으로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 적응증 환자 대상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이와 같은 리제네론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 시도는 2016년경부터 시작됐다. 당시 리제네론은 유전자 교정 분야 노벨상 연구자가 세운 ‘인텔리아 테라퓨틱스’와 협약을 맺었고, 현재 양사는 아밀로이드성 말초신경병증 신약 후보 ‘ATTR-PN’ 임상 1상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또 리제네론은 2017년부터 난치성 유전자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 ‘데시벨 테라퓨틱스’(데시벨)과 협업 연구를 진행했다. 그런데 지난 11일 리제네론이 1억9000만 달러 규모로 데시벨을 전격 인수한다고 밝혔다.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개발하면 ‘퍼스트 인 클래스’ 지위를 누릴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다”며 “리제네론의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서 이어온 협업이 첫 결실을 맺으면서 다른 행보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지난 29일 기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리제네론의 시가 총액(시총)은 약 901억2000만 달러(한화 약 119조원)로 전체 산업군 중 시총 88위에 올라 있다. 지난 7월 초 이후 회사의 주가는 하락세에서 오름세로 유지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지난 4월 리제네론의 시총 최고점(약 906억7000만 달러)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선 관계자는 “2017년 이후 회사의 시총이 전년보다 떨어진 해가 없었다”며 “올해 안에 이전 최고점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시험 안 쳐요”…MZ 직원들 만난 김영섭 KT CEO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KT는 이날 김영섭 대표가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 이후 첫 행보로, 임직원들과 소통의 장을 마련해 미래 비전과 경영 방향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고 설명했다.KT는 김영섭 대표가 30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KT 분당사옥에서 사내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김영섭 KT 대표이사(CEO)가 30일 오전 주주총회에서 CEO로 선임된 뒤, 곧바로 자리를 옮겨 성남에 있는 KT 분당사옥에서 40여 명의 주니어급 임직원들과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취임식을 했다. 같은 날 10시 40분부터 11시 30분까지 50분간 이뤄진 미팅에선 김영섭 CEO의 취임사 이후 직원들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김 대표는 우선 취임사를 통해 “경영 공백이 길었음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온 임직원 여러분들께 감사한다”며, 고객가치, 본질적 역량, 실질적 성과, 상호 존중의 화합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경영 목표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KT인이 함께 만들고 도약하는 KT를 시사했다.직문 직답 시간에는 8개의 질문이 이어졌는데, 솔직한 대화가 오갔다고 한다. ●전 직원 모두 시험 치는 건 아냐“역량을 끌어 올리자고 하셨는데, 측정하는 방법은 뭐냐?”는 질문(아마도 LG CNS의 기술역량레벨평가제도 같은 시험을 돌려 물은 듯)에 김영섭 CEO는“시험치는거 이야기하는 것인가? 전 회사는 IT 전문기업이고 성격이 다르다. 역량 테스트가 최종적으로 지향해야하는 목표가 아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고수가 있기 마련인데, 이들을 중심으로 선순환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본부에 따라 직원 역량 평가 방법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LG CNS처럼 시험을 보는 부서도 있을 순 있다.●“임직원 처우와 기업 성장 밸런스 맞출 것”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진 김 CEO에게 “복지, 급여 등 처우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를 묻기도 했다.이에 대해 그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임직원 처우와 기업 성장 두 가지 밸런스를 맞춰서 함께 가야 한다. 처우를 최고로 잘해야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일하며 혁신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적인 성장 에너지를 기반으로 함께 성과를 내고 보람을 같이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늘 강조할 것이 ‘함께’”라고 답했다.●조직개편 질문에 “순리적인 처우와 대가” 그는 “안팎에서 KT 조직개편에 관심 많은데, 취임 이후 조직, 인사에 대한 계획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솔직히 이야기하겠다. 인수위 조직을 만들라는 건의와 제안받았는데 다 거절하고 경영진들을 만나서 현안 등을 논의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경영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인사와 조직개편이 가능한 빠른시일 내에 진행되어야 하지만, KT인 대부분 훌륭한 직장관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이기에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직을 운영하면서 순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처우와 대가로 인정 받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밝혀, 당장 대규모 조직개편은 없을 전망이다.●“CT(통신기술)는 잘하니 IT(정보기술)에서 역량 쌓자”김영섭 CEO는 LG CNS를 혁신해 실적 고공 행진을 이끈 전문가답게 “성장하는 KT를 위해 관심 있는 사업분야는 무엇인가?”를 묻는 질의에는 “KT는 CT를 잘해왔고, IT에서 좀 더 빠른 속도로 역량을 모아서 ICT 고수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잘 지원 할 수 있는 1등 ICT 역량이 갖춰지면 다양한 영역에서 성장의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노동조합은 파트너..관제센터도 방문”그는 취임식 끝나고 첫 번째 하실 업무에 대한 답으로 “파트너로 함께 가야 할 노동조합에 가서 인사하고 과천 네트워크 관제센터가서 ‘이것이 KT구나’하고 깜짝 놀랄 예정”이라고 답하기도 했다.이날 주총에서도 주주들에게 “앞으로 대표이사로서 KT그룹이 보유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기술력, 사업역량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하는 등 국내 최대 유무선 인프라 사업자인 KT에 본업(통신)이 중요하다고 했다.●‘고객’, ‘함께’, ‘고수’ 강조도김영섭 CEO는 기업문화에 대한 질문에는 ‘고객가치’, ‘함께하는 KT’, ‘고수(역량)’을 재차 강조했다.“KT가 개선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다른 기업에서 만 39년간 재직하다가 KT와 함께 하게 됐는데, 평생 머릿속에 두고 있는 것이 ‘고객’”이라면서 “고객에 대한 생각을 기반에 단단히 두는 문화가 필요하다. KT가 발전하고 굳건해지기 위해서는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인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역량, 실질, 화합도 중요하다. 이 네 가지가 그간 내부 부서와 그룹사와 이야기하면서 느낀 것이며, 이를 지향하면 1등 위상은 빠른 시간 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장려하는 기업문화는 뭔가요?”라는 질문에도 “기업문화는 기업의 전부”라면서 “궁극적으로 우리가 쌓아가야 할 기업문화는 함께 혁신하고 함께 성장하고 함께 보람을 나누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함께 혁신하고 성장하고 열매를 맺고 합리적으로 나눌 수 있는 선순환의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같은 맥락에서 “목표하는 KT의 모습을 함께 하기 위한 임직원들의 마음가짐과 태도는 어떤가?”라고 물으니,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고수가 되면 어디를 가도 인정받을 것이다. 저도 여러분도 고수가 돼야 하고 고수답게 화합하고 고수다운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