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개인 정보캐는 챗GPT…EU는 AI 위험분류 법안 논의
-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챗GPT 등 생성형AI가 전세계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유럽에 이어 미국 정부도 인공지능(AI) 윤리성·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규제 도입 필요성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AI 부작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을 사전에 막겠다는 취지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 산하 국가통신정보청(NTIA)는 AI 안전 규칙 제정을 마련하기 위한 60일간 공개 의견 수렴에 나섰다. NTIA는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백악관과 의회에 정책 권고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AI의 윤리성·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방정부 차원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생성형AI가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개인정보를 무단수집하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이탈리아 데이터보호청은 지난달 31일 챗GPT가 이탈리아 국민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수집한다며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적용해 이탈리아 내 접속을 잠정적으로 차단했다. 오픈AI가 챗GPT 이용자의 연령을 확인하지 않았으며 학습에 사용한 개인정보의 대규모 수집과 저장을 정당화하는 법률적인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이탈리아의 조치 이후 프랑스와 독일, 아일랜드 당국은 챗GPT 차단의 근거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탈리아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 오픈AI 홈페이지 (사진=AFP)◇유럽 AI규제 잰걸음…이견 표출에 입법은 아직챗GPT를 시작으로 생성형AI 개발 경쟁이 가열되자 이에 따르는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규제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AI 진흥에 방점을 두면서 이제 규제 필요성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유럽은 일찌감치 규제 마련에 나섰다. 개인정보 및 기업기밀을 무작위로 수집해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혐오나 차별 등 윤리적 문제가 심각한 사회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EU집행위원회는 2021년 4월 AI가 초래할 수 있는 사회적 위험을 예방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기술개발을 위한 유럽 인공지능법(EU AI Act)를 제안했다. 핵심은 AI기술에 대한 위험성 분류다. AI기술 자체가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데이터를 어느 분야에 활용하느냐에 따라 위험성이 달라진다는 판단에 △수용 불가 △고위험 △제한된 위험 △최소위험 등으로 나누고 각 분류에 따라 법적 의무를 부과할 방침이다.본격적인 입법 논의는 이르면 다음달 이뤄질 전망이다. 챗GPT가 지난해 말부터 주목을 받으면서 생성형AI를 포함해 AI규제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부 EU의원들은 챗GPT를 고위험군으로 지정해서 강한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의원들은 최소위험으로 분류하고 챗GPT의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고 반박하는 등 이견이 적지 않다. 입법과 별개로 기존 법률을 바탕으로 생성형AI의 부작용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은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경쟁당국들은 빅테크의 AI기업 ‘킬러인수’를 주시하고 있다. 킬러인수란 시장지배력이 큰 기업들이 잠재력 있는 신생기업을 인수해 선제적으로 경쟁자를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빅테크들의 지배력이 큰 상황에서 자칫 AI기업까지 인수할 경우 독과점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빅테크 규제에 나서고 있는 독일 연방 카르텔청은 AI가 가져올 시장 폐해와 관련해 다음 달 시행되는 EU의 디지털시장법(DMA)을 적용할 방침을 정했다. DMA는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을 억제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온라인플랫폼 규제법이다. 안드레아스 문트 독일 연방 카르텔청장은 지난 3월 워싱턴 D.C.에서 개최한 국제경쟁법회의(ABA)에서 “AI가 온라인플랫폼에 미칠 영향은 정말 두렵다”면서 “AI 폐해 관련 소송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며 밝혔다. 독일 연방카르텔청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생태계 확장이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100억달러(13조2000억원)의 투자를 하고 자사의 검색엔진 ‘빙’에 AI챗봇 기술을 탑재하면서 검색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저자세 취한 오픈AI·MS “최선 규제 마련 위해 각국과 협력”각국의 규제 움직임이 재빨라지자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저자세를 취하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강력한 AI 시스템은 엄격한 안전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최선의 형태로 규제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절한 규제가 마련되면서 불안정한 AI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일본을 방문한 오픈AI 창업자 샘 알트만은 5~6월께 한국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브라질 등 잇따라 방문해 규제당국과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마이크로소프트도 미국 상무부가 AI규제 관련 검토에 나섰다는 소식에 “생성형 AI에 대한 피드백을 광범위하게 받아들이고, 문제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신속하게 행동하기 위해 이런 유형의 공공정책을 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하지만 섣부른 규제가 자칫 AI의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자칫 과잉 규제가 되면 IT산업 특유의 역동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의 국가안보영향에 대한 위원회 의장을 지냈던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의회에 출석해 “미국의 기술적 우위를 약화시키지 않으면서도 민주적 가치를 따르는 개발과 혁신을 이어가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르포]“최고 품질로 승부”…셀트리온제약 글로벌 의약품 생산기지 가다
- [청주=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셀트리온제약(068760) 청주공장은 셀트리온그룹의 글로벌 의약품 생산 전진기지 역할을 지향한다. 청주공장은 케미칼 의약품(내용고형제) 생산시설에 대해 미국과 유럽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에서는 유럽과 브라질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 인증을 각각 받았다. 청주공장은 위탁생산(CMO)과 관련해 충분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셀트리온 청주 공장 전경. (사진=셀트리온제약)◇글로벌 케미칼·바이오 의약품시장 겨냥한 생산 기지지난 5일 셀트리온제약 청주공장에서 만난 유영호 공장장(부사장)은 자신감이 가득한 목소리로 이같은 비전을 밝혔다. 청주공장은 진천공장과 함께 셀트리온제약의 의약품 생산의 두 축을 이루고 있다. 청주공장은 2015년 셀트리온제약이 1500억원을 투입해 대지 8만5737㎡(약 2만6000평)에 연 면적 3만8440㎡(약 1만2000평) 규모로 건설했다. 청주공장은 연간 50억정의 케미칼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당시 단일제형 케미칼 의약품 생산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였다. 진천공장이 국내 케미칼 의약품시장을 겨냥한 생산기지라면, 청주공장은 글로벌(국내 포함) 케미칼과 바이오 의약품 생산 기지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청주공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제품 품질 경쟁력이 가장 큰 강점이다. 이는 주요국 글로벌 규제기관에서 받은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 인증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청주공장은 2015년 케미칼 의약품인 내용고형제 관련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KGMP) 승인을 받았다. 청주공장은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승인을 받은 뒤 2019년에 영국 의약품ㆍ의료제품규제청(MHRA)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EU-GMP)승인을 받았다. 청주공장은 국내 최초 케미칼 의약품(내용고형제) 미국과 유럽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승인을 받은 곳이다. 청주공장은 2020년 말 프리필드시린지(Prefilled Syringe) 등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을 준공한 뒤 2021년 유럽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EU-GMP) 승인을 받았다. 프리필드시린지는 의약용 유리관에 바늘을 고정시킨 형태로 약물을 미리 주입한 제형이다. 기존 바이알(Vial, 주사용 유리 용기) 제형과 비교해 사용자 편의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은 연간 1540만시린지의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최상위권 수준이다.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은 최근 브라질 식의약품감시국(ANVISA)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승인 심사를 결점 없이 통과했다. 유 공장장은 “제약은 대표적인 규제 산업으로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승인을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청주 공장은 국내 미국과 유럽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 승인을 받은 전력이 있고 무결점 심사 통과라는 성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주공장은 제품 품질을 관리하기 위한 인력도 경쟁사들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많다”며 “청주공장의 제품 품질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청주공장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의 충전기. (사진=셀트리온제약)◇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정 핵심은 ‘충전’이날 청주공장의 케미칼 의약품과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 일부를 차례로 둘러봤다.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 승인을 받은 생산시설은 제품의 안전성과 균일성 등을 위해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한다. 청주공장의 생산시설을 둘러보기 위해 몇 겹의 방진복(보호복)과 모자, 마스크, 신발보호장비 껴입기를 반복해야 했고 까다로운 출입 절차들도 수차례 거쳤다.견학은 케미칼 의약품 생산시설부터 시작됐다. 케미칼 의약품 생산시설은 ‘칭량→체과→과립·혼합→타정→코팅→선별→포장’의 공정으로 이뤄졌다. 케미칼 의약품 생산시설은 내용 고형제(정제, 과립제 등 입으로 복용하는 고체 형태의 제제)와 캡슐제 등을 주로 생산한다. 이날은 △주성분과 첨가제를 혼합해 균질한 입자를 만드는 공정인 과립·혼합 △과립이 끝난 분말을 상·하 펀치를 이용해 정체의 형태로 압축 성형하는 공정인 타정 △코팅정제 또는 코팅하지 않은 정제·캡슐의 외관에 이상이 없는지 검사하는 선별 등 주요 공정을 살펴봤다. 작업하기 편하기 설계된 작업공간과 작업로, 글로벌 위탁생산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사용하는 최신 장비들이 눈에 띄었다. 케미칼 생산 시설에 이어 찾은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은 ‘조제→충전→이물검사→조립·라벨링→포장’ 공정으로 이뤄졌다. 특히 모든 공정이 온라인으로 이뤄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은 펜 타입의 오토인젝터 1종, 프리필드시린지와 프리필드시린지-에스(S, 2차 감염 보호장치 장착) 등 총 3가지 유형의 피하주사(SC) 제형 제품을 생산한다. 청주공장은 현재 국내에서 3가지 유형의 SC제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전해진다. 핵심은 충전 공정이었다. 거대한 주사제 충전기가 널찍한 작업실 한가운데 자리했고 충전기가 주사기에 쉴 틈 없이 원료의약품을 충전하고 있었다. 정민영 담당장(부장)은 “대부분 기업이 무균 주사제를 다루면 무균실 공간에 직원들이 직접 들어가서 작업을 한다”며 “직원들은 주사제의 핵심인 균 오염 우려 때문에 동선에도 크게 제약을 받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지만 청주 공장은 충전기가 외부와 차단돼 있어 직원들의 동선 범위가 훨씬 넓다”며 “직원들이 글러브를 통해 외부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균이 오염될 가능성도 극히 낮아진다. 청주 공장이 최상의 제품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청주 공장은 최근 글로벌 제품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 등 바이오 의약품의 본격적인 상업화 생산에 돌입했다. 이로써 셀트리온그룹은 기존 해외에서 완제품 형태로 생산된 제품을 수입해 국내 공급하는 비효율성을 해소하는 동시에 제조소 다변화에 따른 의약품 공급 안정성도 한층 높이게 됐다.프리필드시린지(왼쪽), 프리필드시린지-에스(가운데), 오토인젝터(오른쪽). (사진=셀트리온제약)◇품질 경쟁력, 셀트리온제약·셀트리온 실적 개선 기여청주공장의 이런 경쟁력은 셀트리온제약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셀트리온제약은 지난해 매출 3860억원을 거뒀다. 전년동기 대비 2.3% 증가한 수치다(코로나19 관련 일시적 매출 품목 제외). 청주 공장 케미칼 의약품 생산 시설에서 생산하는 간장용제 ‘고덱스캡슐’이 62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선전한 덕분이다. 이는 모회사 셀트리온의 실적 개선에도 기여했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2839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앞으로 청주공장은 원가 경쟁력도 강화한다. 셀트리온제약이 일본 다케다제약으로부터 인수한 당뇨와 고혈압제 등의 제품을 내재화(이전)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케다제약의 제품 내재화 관련 국내 허가는 이르면 연내 늦으면 내년 초쯤이 예상된다. 청주공장은 허가를 얻는대로 자체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유 공장장은 “케미칼 의약품 생산 비중이 현재 100%에 가깝다”며 “청주 공장의 또 다른 무기이자 미래사업인 바이오 의약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일본과 미국 등 추가적인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 승인을 받아 자체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바이오 투자 한파] 7분의1 토막난 밸류… '저가' M&A 속출①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투심 악화로 바이오 저평가 기조가 한창인 가운데 매물로 나온 바이오텍들이 줄줄이 크게 낮아진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팔리고 있다. 매도가보다 최대 7배 높은 밸류에 투자했던 기관투자가들은 장부상 손실을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투자금을 회수할 마땅한 대안도 없어 속만 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DXVX(180400)는 최근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사 에빅스젠을 241억원 밸류에 인수했다. 에빅스젠이 한 때 몸값이 1800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에빅스젠은 지난 2015년 이후 누적으로 약 280억원의 투자금을 LB인베스트먼트, 현대기술투자, HB인베스트먼트, 르네상스자산운용 등으로부터 유치했다. 2021년 자금조달 시 기업가치는 약 1800억원으로 인정받기도 했다.에빅스젠은 지난 2020년 말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 상장에 도전했지만 기술성 평가 관문을 넘지 못했다. 그 사이 기존에 받았던 투자금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대부분 지출해 추가 투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바이오 투심이 악화되면서 자금줄이 끊겼고 IPO 일정도 지연되면서 매각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해석된다.바이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 1800억 밸류에 30억원 투자 받은 후 추가 투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바이오 섹터 분위기가 나빠지면서 투자를 못 받았다”며 “그 사이 기업가치가 계속 내려간 것으로 알고 있다. 나중엔 지분 일부를 800억 밸류에 투자 받고 싶어 했지만, 밸류 400억원 이하도 힘든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에빅스젠에 투자했던 기관투자가들 대부분은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했다. 르네상스자산운용만 이번 DXVX의 인수 딜에 참여해 에빅스젠 구주를 DXVX 주식과 교환했다. 르네상스자산운용은 에빅스젠 구주 612만348주를 DXVX에 넘기고, DXVX 신주를 일정 비율로 교환해 받아갔다. 코오롱(002020)제약과 플랫바이오 합병건도 비슷한 경우로 볼 수 있다. 플랫바이오는 한 때 포스트 밸류(딜이 끝난 후 최종 기업 가치)가 640억원에 달했지만 장부가액 기준상 250억원으로 추정되는 코오롱제약 밸류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 합병됐다.플랫바이오는 2020년 초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통해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이베스트투자증권, 스닉픽인베스트먼트, 스타퀘스트자산운용 등으로부터 총 33억원을 조달했다. 당시 포스트 밸류는 약 280억원이었다. 이듬해 브릿지 펀딩을 통해 46억원 규모 투자를 포스트 밸류 640억원(프리 밸류 580억원)에 진행했다. 이 투자에 제이커브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이 중 대부분은 엑시트에 성공했지만,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와 제이커브인베스트먼트는 아직 투자금 회수를 못했다.코오롱제약은 플랫바이오를 주식교환 방식으로 합병했다. 플랫바이오 1주당 코오롱제약 주식 2.38주로 산정해 상호 교환하는 식이다. 코오롱그룹 지주회사인 코오롱은 지난해 말 기준 코오롱제약 주식 57만6874주(지분율 48.1%)를 갖고 있다. 주식 장부가액은 약 124억원이다. 이를 나눠보면 코오롱제약 주당 가격은 2만1150원이다.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한 밸류는 257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코오롱제약과 플랫바이오의 주식배정비율(1:2.38)을 적용하면 플랫바이오 주당 가격은 5만1158원이며, 총 발행 주식수를 곱하면 플랫바이오 시가총액은 241억원으로 추정된다. 코오롱제약(257억원)과 거의 비슷한 밸류에 합병한 셈이다. 플랫바이오가 브릿지펀딩 때 받았던 640억원 밸류와 비교하면 대략 3분의1 수준이다. 유한양행(000100)이 인수한 프로젠의 경우 한 때 기업가치가 15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유한양행은 최근 프로젠과 구주와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총 300억원을 투자해 프로젠 지분 38.9%를 확보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본 프로젠 밸류는 약 771억원으로 추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프로젠은 시리즈B 투자 라운드를 진행할 당시 기업가치는 1500억원 수준이었다.인수된 바이오텍들의 경우 대부분 인수 합병에 나선 기업과 기존에도 협업이나 긴밀한 교류가 있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플랫바이오의 창업자인 김선진 대표는 2020년 코오롱티슈진 사외이사직을 맡은 적이 있으며, 지난달에는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제약 대표로 각각 신규 선임됐다. 이번 합병으로 코오롱제약의 안정적 수익구조와 플랫바이오의 항암 파이프라인을 더해 시너지를 내겠단 계획으로 분석된다. 김종균 프로젠 대표의 경우 과거 유한양행에서 28년 간 오픈 이노베이션, 기술수출, 파이프라인 확장 등을 주도했다. 이번 인수 계약을 통해 유한양행과 초기 물질 개발부터 긴밀한 R&D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높은’ 밸류에 투자했던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낮은’ 밸류에 이뤄지는 M&A 딜들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큰폭의 시장 가치 하락으로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된 데다, 바이오 저평가 기조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뾰족한 대안도 보이지 않는다. 바이오 투자 업계 관계자는 “회계법인이 기업가치 평가를 할 때는 상대 평가로 하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최근 같은 상황에선 다 빠질 수 밖에 없긴 하다”며 “기관투자가들이 엑시트를 하려면 내가 투자한 회사가 IPO를 하거나, 내가 산 지분을 다른 누군가가 사는 구주매출 수단을 이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러려면 먼저 내가 투자한 회사 가치가 올라가는 수밖에 없다. 추가 인수를 하든, 추가 투자를 받든, 추가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수출 하든지 해서 기업가치를 올리는 게 손 놓고 있는 것보단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 포스코이앤씨, 아르헨티나 현지 건설기능인력 양성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포스코이앤씨(前포스코건설)와 포스코-아르헨티나가 협력해 아르헨티나 현지 건설기능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 현장 인력 확보는 물론 교육 및 고용기회 제공으로 현지 실업문제 해소 등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 포스코그룹의 ‘리얼 밸류(Real Value) 경영’ 실천에 앞장서는 중이다.11일 살타 주(州)에서 ‘아르헨티나 건설기능인력 양성 업무협약’ 체결 장면. 사진 왼쪽부터 포스코-아르헨티나 김광복 법인장, UOCRA 재단 구스타보 간다라 (Gustavo Gandara) 부이사장, 포스코이앤씨 최종진 경영지원본부장.포스코이앤씨는 11일 아르헨티나 살타 주(州)에서 알프레도 바툴레 차관 등 살타 주 정부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포스코-아르헨티나, 우오크라 재단(UOCRA Foundation, 아르헨티나 건설노조에 의해 1993년 설립된 비영리기관)과 함께 ’아르헨티나 건설기능인력 양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포스코그룹은 지난 2018년 살타 주(州)의 리튬 염호를 인수하며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아르헨티나에서 리튬 상업화에 나서고 있으며, 옴브레무에르토 염호 인근에 연산 2만5000톤(t) 규모의 수산화리튬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또한 추가 투자를 통해 2028년까지 아르헨티나 10만 톤, 2030년까지 전 세계 30만 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리튬 생산기준 글로벌 3위 이내 드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으로 현지 투자 및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포스코그룹과 UOCRA 재단은 이번 협약을 통해 각자의 전문성, 지식, 자원 및 경험을 활용한 양성교육으로, 아르헨티나 건설현장 인근지역의 청년 실업문제 해소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양질의 건설현장 인력 확보로 원활한 사업 수행지원 등 상호협력 하게 된다. 협약 프로그램에 따라 포스코그룹은 여성 근로자 포함, 실업 청년 110여명에게 미장, 용접, 중장비 운전 등 기초건설분야 교육과정을 통해 건설기술을 익히고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상호 협의에 따라 개설될 과목은 초급기능 5개 코스로, 과정별로 2~4개월 소요되며 이론 30%, 실습 70% 구성으로 교육생들은 다양한 건설기술 기초이론을 습득한 후 생동감 있는 현장실습도 경험할 예정이다.포스코그룹의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통해 현지 교육생 전원은 교육비가 전액면제되고 각 과정 수료시 아르헨티나 국내에서 유효한 전문자격증이 부여된다. 포스코이앤씨는 교육생들을 위한 재정적 지원뿐만 아니라 현재 시공중인 염수리튬 상업화 현장에 취업할 수 있도록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포스코-아르헨티나 김광복 법인장은 “살타지역 청년들에게 직업 역량을 강화하고 자립을 지원할 수 있는 지역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 최종진 경영지원본부장은 “회사는 2018년부터 미얀마,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3개국에서 722명을 교육하고 이중 368명을 현장에 채용해 우수 건설 인력을 확보해 왔다”며 건설기능인력양성사업에 대한 기대와 함께 협력 지원을 약속했다.UOCRA 재단 구스타보 간다라 (Gustavo Gandara) 부이사장은 “포스코그룹과 함께 청년들을 위한 사업에 협력하게 돼 뜻깊게 생각하며 살타州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건설 직업교육훈련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스코이앤씨는 포스코그룹의 7대 핵심사업중심의 신성장동력 확보에 발맞춰 친환경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이차전지소재, 수소 플랜트 분야 등 그룹 신성장 사업 관련한 설계·조달·시공(EPC) 역량 조기확보를 통해 그룹 내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청년 자립 지원 및 건설시장 일자리 문제 해결을 통해 지속가능한 선순환 투자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 거침없는 코스닥 질주에…코넥스 시장도 웃었다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2차전지 신드롬이 불면서 코스닥에 퍼진 온기가 중소기업 전용 주식 시장인 코넥스에도 전이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주춤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동시에 증가하는 양상이다.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종목을 향한 주목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넥스 거래대금은 68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3월10일) 16억4000만원 대비 315.2%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거래량은 375.3% 늘어난 308만주로 집계됐다.단위=억원, 만주. 출처=한국거래소월별 추이를 봐도 코넥스 시장에서의 투자 심리는 살아나고 있다. 올해 1월 일평균 거래대금 10억5000만원에서 2월에는 22억5000만원으로 2배 늘었다. 3월에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24억6000만원까지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량도 △1월 30만주 △2월 50만2000주 △3월 57만7000주 등으로 불어났다. 지난달 거래대금 상위 1위 종목은 SK시그넷이 차지했다. 거래대금은 108억5000만원에 달했다. SK시그넷은 전기차 충전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충전기 생산 및 설치, 인프라 운영 사업을 전개 중이다. 미국 충전소 사업자로부터 해외 수주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전기차 수요 증가로 2차전지 관련 종목이 부각되면서 SK시그넷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날 에코프로(086520)가 6.5% 오른 가운데, SK시그넷은 5만9000원으로 전날보다 7.3% 상승 마감했다.거래대금 규모가 두 번째로 큰 기업은 에이치엔에스하이텍으로 집계됐다. 에이치엔에스하이텍은 디스플레이 소재 전문기업으로, 지난 2013년 LG이노텍(011070)의 이방성전도필름(ACF) 사업부를 인수해 관련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일 삼성디스플레이의 4조원 투자를 비롯, 지난달 말 LG디스플레이(034220)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1조원 차입에 나서면서 에이치엔에스하이텍도 수혜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 역시 상위권에 진입했다. 거래대금 순위 3위는 클라우드 가상화 및 메타버스 오피스 전문기업 틸론이 자리했다. 틸론은 지난 2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했지만, 3월 금융감독원의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상장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거래대금 순위 4위에 오른 토마토시스템은 이달 코스닥 이전상장을 앞두고 있다. 5위에는 소형 전기트럭 제조업체 디피코가 차지했다. 올해 들어 코넥스 투자 수요가 확대된 건 2차전지 중심으로 코스닥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이전상장을 진행 중이거나 기대되는 종목에 관심이 옮겨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넥스는 코스닥과 비상장 시장 중간에 있는 시장으로, 최근 코스닥에 상장된 중소기업의 성과가 두드러지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라며 “이전상장 사례가 늘어나며 선제적으로 주요 기업을 투자하려는 수요가 확대된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코넥스 활황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이전상장 시 인센티브가 확대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 교수는 “코넥스 활성화의 핵심은 이전상장인 만큼, 이전상장 시 요건이나 부담을 낮추는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코넥스에 이어 코스닥, 유가증권 등 단계별 이전상장을 통해 전체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