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위 될뻔했던 브래디, 나이도 못막은 슈퍼볼 우승 본능

  • 등록 2021-02-08 오후 3:19:37

    수정 2021-02-09 오전 11:26:51

탬파베이 버케니어스의 슈퍼볼 우승을 이끈 쿼터백 톰 브래디가 시상식 후 아내인 슈퍼모델 지젤 번천과 키스를 나누고 있다. 사진=AP PHOTO
탬파베이 버케니어스 쿼터백 톰 브래디가 슈퍼볼 MVP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1977년생. 불혹을 훌쩍 넘겨 우리나이로 45살의 아저씨. 이미 은퇴를 해도 몇 번 은퇴를 했을 나이. 하지만 나이는 그에게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미국풋볼리그(NFL) 역대 최고의 쿼터백으로 추앙받는 톰 브래디(44)가 통산 7번째 슈퍼볼(NFL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것도 만년 하위팀인 탬파베이 버케니어스에 입단하자마자 이룬 기적과도 같은 성과였다.

탬파베이는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베이 레이몬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55회 슈퍼볼에서 쿼터백 브래디의 맹활약에 힘입어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31-9로 제압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탬파베이가 NFL 정상에 오른 것은 2003년(37회 슈퍼볼)에 이어 18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이번 슈퍼볼을 앞두고 거의 모든 전문가와 스포츠 도박사는 디펜딩챔피언인 캔자스시티의 우세를 점쳤다. 캔자스시티는 북미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최초로 5억 달러(12년 총액 5억300만달러) 계약 시대를 연 최고의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26)가 버티고 있다. 지난해 NFL 챔피언에 등극한 캔자스시티는 올 시즌도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며 2년 연속 슈퍼볼 무대를 밟았다.

반면 탬파베이는 마지막으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것이 2007년일 정도로 만년 하위팀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탬파베이에는 브래디가 버티고 있었다. 브래디는 이날 슈퍼볼에서 3차례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며 탬파베이가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좋게 비웃었다. 마홈스가 1개의 터치다운 패스도 성공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2번이나 가로채기를 당한 것과도 대조를 이뤘다.

당연히 슈퍼볼 MVP도 브래디의 몫이었다. 과거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소속으로 6번의 슈퍼볼 우승과 4번의 슈퍼볼 MVP를 차지했던 브래디는 이번 우승으로 통산 7번째 슈퍼볼 우승 트로피와 5번째 슈퍼볼 MVP 트로피를 수집했다. 자신이 보유한 NFL 역사상 개인 최다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브래디는 2000년 NFL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20년간 뉴잉글랜드에서만 뛰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탬파베이로 전격 이적했다. 브래디는 오랫동안 몸담은 뉴잉글랜드 잔류를 원했다. 하지만 뉴잉글랜드는 40대를 훌쩍 넘긴 브래디와의 장기계약을 거부했다. 결국 브래디는 탬파베이와 2년 총액 5000만달러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이번 슈퍼볼 우승은 NFL 최고의 전략가로 불리는 빌 벨리칙 뉴잉글랜드 감독과 결별한 뒤 혼자 힘으로 이룬 것이라 더 의미가 컸다. 브래디는 뉴잉글랜드 시절 벨리칙 감독과 20년 동안 함께 했다. ‘브래디의 업적은 벨리칙 감독 덕분 아니냐’는 삐딱한 시선도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우승은 오롯이 브래디가 이룬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탬파베이의 루스 아리안스 감독도 오랜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지만 슈퍼볼 우승 경험은 없었다. 브래디 덕분에 감독 인생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브래디는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 스타를 꼽을 때 항상 맨 윗 순위에 이름을 올린다. 특히 흑인들이 지배하는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백인의 우상’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절친으로도 유명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00년대 초반 장녀인 이방카에게 브래디와 교제할 것을 권했을 정도다. 당시 이방카가 거절하지 않았더라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위가 될뻔 했다.

2009년 브라질의 슈퍼모델 지젤 번천과 결혼한 브래디는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선을 그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NFL 선수들의 무릎꿇기 시위를 비난하자 “트럼프의 발언은 분열적”이라며 동료들의 편을 든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 사건 이후 브래디는 인종을 가리지 않고 미국인 모두가 사랑하는 스포츠 스타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한편, 이날 열린 슈퍼볼은 코로나19로 심각한 상황임에도 2만4835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메웠다.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의 최대 수용규모인 6만5000명에 3분의 1 수준이었다. 세계적인 팝 가수 위켄드가 하프타임쇼를 펼쳤지만 규모나 화려함은 예년에 비해 훨씬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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