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유치의 비밀은 자동차 산업?

TSMC 구마모토 신공장, 토요타·닛산 생산기지 인근
규슈 지역, 日 반도체 종사자 35% 밀집…채용도 쉬워
獨, 다임러·폭스바겐 등 본거지…테슬라 공장도 있어
인텔 유치 나선 伊, 피아트 공장 지역 새 부지로 제시
  • 등록 2021-12-13 오전 9:21:34

    수정 2021-12-13 오후 8:56:36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세계 각지에 공장을 새로 짓는 반도체 업체들이 자동차 제조사가 밀집한 지역에 새 둥지를 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세제 감면 및 보조금 지급 등 혜택도 중요하지만, 고객사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함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집적 이익’도 무시할 수 없단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사진(사진=AFP)
13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는 소니와 함께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은 2024년 완공해 가동할 예정으로, 규모만 도쿄돔 4.5개에 해당하는 21만3000㎡에 달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TSMC가 구마모토현을 새 공장 부지로 낙점한 까닭을 직접 이익 때문으로 분석했다. 규슈 지역에는 반도체 주요 고객사인 전자제품 기업을 비롯해 자동차 기업이 대거 생산 거점을 두고 있어 물류상 이점이 있는 데다 반도체 인력도 풍부해 근로자 채용에 큰 어려움이 없단 이유에서다.

실제로 규슈에서는 닛산 자동차, 토요타 자동차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생산 거점을 구축해 ‘자동차의 섬’이라고도 불린다. 여기에 반도체 집적회로(IC)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업자 수에서 규슈가 일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달한다.

이토추 상사의 후카오 산시로 선임연구원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어떻게 구축할지가 중요하다”라면서 “최근 탈탄소 흐름으로 전기차용 반도체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데, 신공장이 국제적 경쟁을 이겨내고 중추적 역할을 하려면 자동차 제조사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구마모토현 관계자 또한 “현내 자동차 부품 업체가 많다는 점을 바탕으로 반도체 기업과 제휴를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근 독일이 새로운 반도체 생산기지로 각광받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독일은 다임러,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본거지임과 동시에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공장을 가동 중이라 자동차 산업의 요충지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TSMC는 독일 정부와 본격적으로 반도체 공장 신설을 두고 협상에 돌입했다. 앞서 류더인 TSMC 회장은 지난 7월 주주들에게 독일 반도체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라면서 “독일에 폭스바겐, 다임러 같은 주요 고객사가 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미 미국 반도체 업체 글로벌파운드리는 독일 드레스덴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다. 인텔 또한 독일 바이에른 지방에 공장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동차 부품사 보쉬도 지난 6월 드레스덴에 차량용 반도체 공장을 열었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CATL 또한 독일 튀링겐에 공장을 가동하며 집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또 다른 자동차 강국인 이탈리아도 비슷한 전략으로 인텔 유치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신공장 후보지로 ‘자동차 빅3’로 꼽히는 스텔란티스의 모체 피아트의 본거지인 토리노 미라피오리 지역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스텔란티스는 해당 지역의 공장을 증축해 전기차 허브로 재탄생 시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