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머스크의 기부는 관심받기 위한 ‘트롤링’”

머스크, WFP에 “세부 계획서 내면 기부 고려”
대중을 적대시 하기 위해 자신의 지위 이용 분석
본인 명예 및 기업 이미지 개선 위해 기부가 일반적
머스크 재원 막대…트롤링 견디고 그의 도움 이끌어야
  • 등록 2021-12-12 오후 2:10:48

    수정 2021-12-12 오후 2:10:48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자선 행보가 대중의 반감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최근 머스크는 유엔(UN) 산하 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과 기부를 두고 설전을 벌여 구설에 오르는 등 돌발적인 행보로 주목받아 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AFP)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자선 활동에서도 ‘트롤링’을 일삼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롤링이란 사이버 공간에서 의도적으로 모욕적 언사를 하거나 상식에 맞지 않는 행동을 보여 상대방을 도발해 반감을 이끌어 내는 행위를 뜻한다.

앞서 머스크는 WFP와 트위터로 설전을 벌여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10월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굶어 죽어 갈 위기에 처한 4200만명을 구하기 위해 60억달러(약 7조1000억원)가 필요하다”라면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주와 머스크를 언급하며 “딱 한 번만 나서달라”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즉각 “WFP가 60억달러로 어떻게 기아를 해결할 것인지를 투명하게 밝히면 테슬라 주식을 당장이라도 팔아서 돕겠다”고 언급했다. 대부분의 기부금이 자선단체의 인건비 등 부가적 목적에 소모된다는 점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즐리 사무총장은 지난달 트위터로 집행계약서 요약문을 올리는 것으로 대응했다. 아직 머스크가 해당 내용을 보고 기부에 나설 것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NYT는 머스크의 이런 행동이 부호들의 전통적인 자선 행위와는 결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부호들은 자신의 명성이나 명예를 높이거나 자신이나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감추기 위해 자선활동을 벌이지만, 머스크는 오히려 자선활동을 이미지 개선이 아니라 적대감을 높여 관심을 끄는 데 사용한단 지적이다.

미 싱크탱크 어번 인스티튜트 비영리자선센터 선임연구원인 벤저민 소스키스는 “그는 대중의 호감을 사기 위한 자선 활동에는 별로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라면서 “외려 그는 대중을 적대시하기 위해 자선사업가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이용하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NYT는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베이조스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베이조스는 아마존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탄소 배출 기업이라는 비판에 직면하자 사재 100억달러(약 11조8200억원)를 털어 기후 변화에 대응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또한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재단을 이용해 기부 활동을 지속해 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기행도 그의 자원을 이용하기 위해선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스키스 연구원은 “머스크가 보유한 재원은 막대한 데다 그는 자신의 재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도움을 거절하기 어렵다”라면서 “우리가 그의 자선을 원한다면 약간의 트롤링은 견뎌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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