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줄리엣, 별난 로미오…어떤 버전보다 비극적일 것"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안무가' 매튜 본
최신작 '로미오와 줄리엣' 내달 국내 공연
10대 청소년의 약물·트라우마 등 다뤄
"관객에 지루함 대신 '놀라운 경험' 선사"
  • 등록 2024-04-18 오후 6:50:00

    수정 2024-04-18 오후 7:14:29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은 추하고, 유혈이 낭자하며, 원초적입니다.”

안무가 매튜 본. (사진=LG아트센터)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매튜 본(64)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다음달 한국에서 공연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해 “다른 어떤 버전보다 비극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원작보다 더 가슴이 미어질지 모른다”며 이같이 소개했다.

매튜 본은 주간지 타임(TIME)으로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안무가”로 꼽힌 인물이다. 영국 공연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올리비에상 역대 최다 수상자(9회)이기도 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매튜 본이 2019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한 작품. 오는 5월 8~19일 LG아트센터 서울, 23~26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나다.

매튜 본의 명성은 고전의 파격적인 재해석에 있다. 그의 대표작 ‘백조의 호수’는 남성 무용수만 등장해 전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는 현대의 뱀파이어 이야기로 풀어냈고, 오페라 ‘카르멘’은 자동차 정비소를 배경으로 하는 ‘카 맨’으로 재탄생했다.

매튜 본은 “현대 관객의 공감대를 얻기 위해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왔다”며 “우리의 ‘로미오와 줄리엣’에는 자신 안의 악마와 싸우는 강한 줄리엣, 경험이 부족하고 별난 로미오, 동성 커플, 감정적 깊이가 있는 악당, 그리고 폭력과 결과에 대한 진실한 묘사가 있다”고 말했다.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장면. (사진=LG아트센터)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 희곡에 프로코피예프가 곡을 붙인 동명 발레를 바탕으로 한다. 원작은 원수 관계인 두 가문의 자녀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다. 매튜 본은 이를 규율과 통제로 가득한 청소년 교정 시설(‘베로나 인스티튜트’)에서 모여 있는 10대 문제아들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10대를 내세운 것은 “새로운 세대를 위한, 새로운 세대에 관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매튜 본은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은 젊은 무용수, 창작자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며 “어린 두 남녀의 궁극의 첫사랑을 그린 작품을 만들기 위해 젊은 세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재능과 시각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약물, 트라우마, 우울증, 학대, 성 정체성 등 현대의 젊은 세대가 마주하는 민감한 문제를 거침없이 묘사한 점이 특징이다. 매튜 본은 “영화, 드라마, 연극에서 흔하게 다루는 이러한 이슈를 무용에서 다루면 놀라는 사람들이 있다”며 “작품에 등장하는 현실과 그 비극적 결과를 직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매우 심각하고 현대적인 주제를 정직하게 다루는 것이 중요했다”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원작이 다룬 ‘사랑’이란 주제를 외면하지 않는다. 두 남녀 주인공이 나누는 ‘발코니 키스 신’은 기존 무용 공연에서 접하기 어려운 긴 시간의 키스 신을 예고한다. 매튜 본은 “젊은 사람들이 사랑에 빠질 때의 강렬함을 표현하기 위해 볼이나 입술에 가볍게 입 맞추는 흔한 방식에서 벗어나 도전적인 안무를 시도했다”며 “관객도 청소년 시절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의 느낌을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매튜 본에게 ‘파격’은 이제 떼놓을 수 없는 수식어가 됐다. 관객에게 새로움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매튜 본은 “관객이 사랑하는 이야기를 잘 길들인 버전으로 만드는 것은 지루한 일”이라며 “관객은 도전받기를 원한다. 길을 가다 놀랄 만한 일을 경험하기를 원한다. 놀라움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장면. (사진=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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