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으로 퇴행한 미얀마 민주주의…"군부 쿠데타로 권력 침탈"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 `아웅산 수지` 또 구금
군사 정권, 1년간 국가 비상사태 선포
도시엔 장갑차..통신·항공 끊겨
  • 등록 2021-02-01 오후 3:38:29

    수정 2021-02-01 오후 9:28:53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미얀마 민주주의 산증인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 등을 자택 구금했다.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6년 만에 군부에 의해 권력을 빼앗겼다. 군은 1년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민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권력을 이양했다고 발표했다. 미얀마 주요 도시들은 장갑차가 점령했다. 통신이 끊기고 항공기 운행 또한 중단됐다. 언론 안전을 위협당하며 자취를 감췄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에선 수지 고문 등을 석방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얀마 군부 지지자들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양곤에서 작년 11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AFP)
주요 외신에 따르면 NLD의 묘 뉜 대변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수지 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여당 고위 인사들이 아침 일찍 수도 네피도에서 기습적으로 구금됐다”고 밝혔다. 199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수지 고문은 자신을 15년간 자택 구금한 군사 정권에 비폭력적인 수단으로 저항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다.

겉으로 드러난 갈등은 작년 11월 총선 때문이다. NLD는 국회 의석 476석 중 396석을 확보했고 군부 측인 연합연대개발당은 33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압도적인 완패에 군부에선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선거 이전부터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킬 것이란 관측은 꾸준히 있었다.

군부와 NLD측간의 선거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로힝야 지역의 무슬림 등 일부 소수 민족 지역에선 투표에 참여할 수조차 없었다.

미얀마 양곤에서 정책 싱크탱크를 운용하는 우킨 자우 윈은 “11월 선거 이후 군과 NLD 지도자간 회담이 실패로 돌아갔다”며 “쿠데타는 시점의 문제였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미얀마에서 군부에 의해 쿠데타가 일어난 것은 1962년이다. 군은 49년간 권력을 장악해왔다. 이 기간 동안 미얀마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소수 민족들은 엄청난 박해를 당했다.

여성들은 강간으로 아이들은 지뢰를 밟아 다치거나 사망했다. 수 천 명이 정치범으로 몰려 감옥에 갇혔다. 1988년 NLD 등 민주정권이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군부는 이를 무시한 채 계속해서 권력을 유지했다. 그 뒤 2015년에 또 다시 NLD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자 군부는 마지못해 이를 인정하는 듯 했으나 6년 만에 또 다시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NLD로 정권이 이양된 이후로도 군은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왔다. 2017년엔 미얀마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로힝야 지역 인종 학살이 대표적이다. 당시 미얀마 군부는 로힝야족 정착지 200여곳을 파괴했으며 이 과정에서 1만명 이상이 숨지고 75만명이 난민으로 떠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안토니 블링켄 미국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민주주의, 자유, 평화, 발전에 대한 열망에서 미얀마 국민 편에 서고 있다”며 “군은 현 조치를 즉시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토니오 구 테레스 유엔 사무총장도 “군이 모든 입법, 행정 및 사법 권한을 장악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는 미얀마의 민주 개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