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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문득] 여행의 속도
-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더 빠르게, 더 효율적으로, 더 간편하게’. 세상은 늘 속도를 요구한다. 이런 시대적 요구를 충실히 반영한 사례가 동해선 개통이다. 이제 강원과 경상도의 바다와 산을 가로지르며 3시간 이내로 시간을 절약하게 됐다.빨라진다는 것은 편리하다. 그렇다고 빨라진다는 것이 무조건 좋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네 인생만 봐도 그렇다. 우리는 늘 남보다 뒤처지는 것을 걱정한다. 그래서 ‘빨리’가 일상에 베여 있다. 사실 남들보다 빨리 가는게 중요한 것이 아닌데도. 조금 헤매더라도, 조금 돌아가더라도 제대로 목적지를 찾아가야 한다. 잘못된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여행도 마찬가지다. 이전까지 강릉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길은 그 자체로 여행이었다. 바다를 달리는 차장 너머로 보이는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 낡고 소박한 휴게소에 멈췄을 때 느껴지는 비릿한 바닷 바람의 냄새, 그리고 도로 옆으로 드문드문 보이던 어촌 마을의 풍경 등등. 동해선 개통은 이런 여정을 조금씩 잊게 할 게 분명하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고속열차 안에서의 풍경은 단지 스쳐 가는 배경일 뿐,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느낄 여유는 없다.동해선을 따라 달리는 ITX-마음(사진=코레일)반대로 느린 여행은 ‘멈춤’과 ‘생각’을 허락한다. 그리고 여행자를 강제로 ‘지금’에 머물게 한다.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볼 시간조차 없는 빠른 여행과 달리 느린 여행은 우리가 바쁜 일상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마주하게 한다. 그것이 자연의 풍경이든, 우연히 만난 사람과의 대화이든, 혹은 그저 자신과의 고요한 사색이든 말이다. 이런 변화들을 천천히 살피다 보면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도 보인다.빠름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동해중부선이 가져올 변화는 분명 확실하다. 강원과 경상 지역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삼척과 같은 외딴 지역은 여행의 문턱이 낮아진 덕분에 더 많은 여행객이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그러나 빠름이 모든 답이 돼선 안된다. 속도에만 매몰되다보면 여행의 본질인 ‘여정’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목적지로 향하는 여정 또한 여행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은 조금 느린 옵션을 선택해 보길 권한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느리게 여행하다 보면 마치 숨을 고르듯,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 여행에서 빠르다는 것과 느리다는 것은 서로 상충하는 개념은 아니다. 단지 선택의 문제일 뿐, 우리는 이 두 가지 옵션을 상황에 따라 현명하게 활용하면 된다. 그리고 빨라서 잃어버리는 것들이 있다면 조금 속도를 늦추고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찾아보면 될 터. 가령 기차가 목적지로 달리는 동안 잠시 창밖 풍경을 음미해 본다면 그 속에서 잃어버렸던 감정과 경험의 조각들이 다시 떠오를지도 모를 일이다. 궁극적으로 여행은 단순히 어디에 가느냐의 문제가 아닌, 그곳에 어떻게 가느냐.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느끼느냐의 차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여행을 더 풍요롭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 與안철수, AI 특위 2차 회의 주재…정부 부처 12여곳 참여
-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국민의힘 AI 특위가 10일 오전 2차 전체회의를 열고 관계 부처와 실무 논의를 시작한다.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AI 3대강국 도약 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안철수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국민의힘 ‘AI(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관련 부처 차관 등 실무진들을 불러 △GPU(그래픽 처리장치)를 비롯한 하드웨어 △ LLM(대규모 언어 모델) 등 소프트웨어 △인문학 등 콘텐츠와 국제 표준 공조 △인재육성과 관련해 세부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회의에는 국회 측에서는 AI 특위 위원장인 안 의원, 부위원장인 최형두 의원, 조은희, 김승수, 김은혜, 조정훈, 고동진, 최은석, 박수민, 주진우, 우재준, 유용원, 김건, 김소희, 최보윤 의원이 참석한다.정부 부처 쪽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교육부, 행정안전부, 법무부, 외교부, 국방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12여 곳에서 실무진을 파견해 회의에 참여한다.이들은 각 부처에 AI 현안 관련 발표를 진행한 후 관련 예산·세제 지원, 법령 개정 사항 등에 대해 토의를 진행할 예정이다.이후 AI 특위 소위원회와 자문 위원 등을 구성한 후 3차 회의 관련 계획을 논의할 것을 보인다. AI 특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3차 회의에서는 관련 기업들을 초청해 실무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앞서 AI 특위는 출범 당시 △4조원대 민관합작 컴퓨팅 센터 구축 △AI 산업 전용 대출 신설로 투자 촉진 △AI 대표 산업인 반도체 분야 세액 공제 추진 등을 주요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 100년만에 열린 철길따라 파도가 속삭인다 [여행]
- [삼척(강원도)=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강원도 삼척은 자연이 선사하는 풍경과 이야기가 가득한 고장이다. 거친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낸 해안선의 곡선, 세월의 흔적을 품은 깊은 산과 폭포, 그리고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동굴의 신비 등. 자연의 위대함을 일깨우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곳이 부지기수다. 과거엔 이곳에 도달하려면 꽤나 큰 결심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 삼척은 한 발 더 가까워졌다. 부산과 강릉을 잇는 동해선(363.8㎞)이 100년 만에 전 구간 완전 개통하면서다.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삼척의 품에 안기는 일이 조금 더 수월해졌다는 얘기다. 삼척의 바람을 맞으며 해변을 거닐고, 산속 깊은 폭포 앞에서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으며, 동굴의 신비 속에서 새로운 영감을 찾아보기를…. 그 모든 순간이 삶의 한 조각으로 새겨질 것이다.초곡용굴촛대바윗길은 총 660m의 탐방로로 해안 절벽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짙푸른 동해바다를 끼고 해안절벽을 따라 걷다보면 자연이 만들어낸 기암괴석의 작품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환선굴 내부 또한 걸어다니기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넓다. 동굴 곳곳에는 다양한 모양의 종유석과 동굴 산호 등이 자라고 있다.관동팔경 중 첫손에 “꼽히는 ‘죽서루’. 깎아지른 듯한 오십천의 층암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어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누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한 낭떠러지 밑으로 오십천의 물결이 유유히 흐르며 깊고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국내 개방 동굴 중 가장 큰 규모 ‘환선굴’삼척은 동굴의 고장이다.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삼척 대이리 동굴지대’가 자리하고 있어서다. 험준한 산악지대인 대이리에는 환선굴 외에도 대금굴, 관음굴, 사다리바위바람굴, 양터목세굴, 덕밭세굴, 큰재세굴 등 다수의 동굴이 모여 있다. 이 중 개방된 곳은 환선굴과 대금굴이다. 특히 환선굴은 국내 개방 동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환선굴은 삼척의 깊은 산중에 자리하고 있다. 드넓은 동해를 등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한참 오르자 대이리마을회관 주차장이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덕항산의 여러 봉우리가 웅장하게 여행자의 앞을 가로막는다. 덕항산의 옛 이름은 덕메기산. 가파른 산을 넘으면 화전을 일구기 좋은 땅이 있어 덕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척박한 산골에서 땅 한 자락이라도 찾아 삶의 터전을 꾸린 주민들의 이야기가 서려 있다.환선굴로 가는 모노레일주차장에서 10여 분 오르면 환선굴로 가는 모노레일 정류장이다. 해발 500m에 자리한 이곳은 여행자를 또 다른 차원의 세계로 안내하는 출발점이다. 구불구불 이어진 탐방로도 있지만, 대부분 여행객들은 모노레일을 타고 동굴 입구로 향한다. 짧지만 설레는 7분의 여정 동안 덕항산의 품 안으로 들어가는 기분은 마치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듯하다.동굴 입구에 다다르면 그 거대한 규모가 눈앞에 펼쳐지며 여행자를 압도한다. 폭 16m, 높이 12m의 웅장한 입구는 마치 대자연이 건넨 초대장 같다. 한 걸음 내딛는 순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초적 세계와의 만남이 시작된다. 내부는 폭 20~100m, 높이 20~30m에 이르는 광활한 공간이 펼쳐진다. 허리를 굽힐 필요조차 없는 이 거대한 지하세계는 인간의 상상력을 한없이 작게 만들며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동굴 내부는 살아 있는 공간이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은 작은 연못을 만들고, 폭포가 쏟아지며 계곡이 흐른다. 계단과 출렁다리, 철재 교량을 건너며 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자연이 만든 거대한 궁전 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이다. 은은한 조명 아래 드러나는 기이한 형상의 바위들은 대자연이 선사한 시간을 초월한 작품이다. 미녀상과 만물상, 사자상, 꿈의 궁전 등 각기 다른 이름이 붙은 이 작품들은 자연의 창조력이자 신비로움이다. 옥좌대라는 이름이 붙은 이 휴석은 동굴 천장으로부터 물이 떠어지면서 특이한 형태로 만들어진 모습이다. 물이 옆으로 흘러내리면서 계단식 논 모양으로 휴석이 자라고 있다.◇드넓은 동해를 배경으로 기암괴석 사이를 걷다‘초곡용굴촛대바위길’은 삼척의 새로운 명소 중 하나다. 국도 7호선을 따라가다 문암해변을 지나면 동해의 숨은 보석 ‘초곡마을’이 있다. 삼척해양레일바이크의 출발점인 궁촌해변과 어촌체험 마을로 유명한 장호항 사이에 위치한 작은 어촌마을로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의 고향이다. 초곡항에서 어판장을 지나면 바로 초곡용굴촛대바윗길의 시작점이다. 초곡용굴촛대바윗길은 총 660m 탐방로로 해안 절벽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길에 발을 디디면 제일 먼저 마주하는 제1전망대는 이 길의 윤곽과 동해의 푸른 물결을 한눈에 담기 좋은 곳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드넓은 바다와 함께 초곡항의 청정한 풍광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초곡용굴촛대바윗길은 총 660m의 탐방로로 해안 절벽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기암괴석이 만들어낸 자연의 걸작들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우뚝 솟아오른 촛대바위는 이 길의 상징이다.출렁다리는 바다 위 움푹 파인 절벽을 가로지른다. 중앙 부분은 유리로 돼 있어 아래로 넘실거리는 파도를 내려다보면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아찔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다리를 건너 모퉁이를 돌면 기암괴석이 만들어낸 자연의 걸작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우뚝 솟아오른 촛대바위는 이 길의 상징이다. 그 옆에 자리한 거북바위는 보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형상으로 모습을 바꾼다. 용굴 쪽에서 바라보면 삼각형 모양으로 보여 ‘피라미드 바위’라 불리기도 한다. 길 끝의 절벽에는 사자의 윤곽을 닮은 바위가 있는데, 수컷 사자가 동해를 향해 고개를 내밀고 하늘을 바라보는 듯한 장엄한 모습이다.길의 종착점에는 초곡용굴이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구렁이가 용으로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한 신비로운 장소. 가난한 어부가 죽은 구렁이를 발견하고 정성껏 제사를 지내자 구렁이가 용이 되어 승천했고, 그 후 어부는 그물 가득 고기를 잡았다고 전해진다. 작은 배는 용굴 사이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며, 한국전쟁 당시 마을 주민들이 이곳에 배를 숨기고 피난처로 삼았다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관동팔경 중 첫손에 “꼽히는 ‘죽서루’. 깎아지른 듯한 오십천의 층암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어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누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한 낭떠러지 밑으로 오십천의 물결이 유유히 흐르며 깊고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겸재 정선도, 송강 정철도 반한 ‘죽서루’‘진주관 죽서루 아래 오십천의 흘러내리는 물이 태백산 그림자를 동해로 담아가니, 차라리 한강으로 돌려 남산에 닿게 하고 싶구나… 뭐니 뭐니 해도 관동별곡의 백미는 죽서루다.’죽서루는 관동팔경 중에서도 첫손에 꼽힐 정도로 아름답다. 조선 중기의 화가인 겸재 정선의 화폭은 물론 수많은 시인들의 작품에 그 아름다움이 담겼다. 관동의 누각들이 주로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다면, 죽서루는 깎아지른 듯한 오십천의 층암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어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누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한 낭떠러지 밑으로 오십천의 물결이 유유히 흐르며 깊고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죽서루의 창건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고려의 학자 이승휴가 고려 원종 7년에 이곳에 올라 시를 남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그 이전부터 존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송강 정철은 그의 관동별곡에서 오십천에 비친 태백산맥의 그림자가 너무나도 수려해 차라리 이를 한강으로 돌려 임금께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을 노래했다. 죽서루 내부에는 숙종, 정조, 율곡 이이를 비롯한 수많은 명사들이 남긴 200여 수의 시문이 전해져 이곳의 문학적 가치를 더욱 빛내고 있다.가곡 유황온천·스파는 자연의 품에서 솟아나는 유황온천으로 몸과 마음을 녹이는 휴식처다. 가곡면의 멋진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진 메인 풀장은 물론, 어린아이를 위한 키즈 스파, 동굴 스파, 쿨링 스파, 인피니티 풀, 자쿠지 풀 등 다채로운 테마로 구성돼 있다. 근처에 조성된 가곡 국민여가캠핑장에서는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삼척 시티투어버스가 하루 두 차례 이곳을 운행해 접근성도 뛰어나다. 가족과 함께, 혹은 혼자서도 온천과 자연이 주는 평온함 속에 푹 젖어들기에 이만한 곳이 없을 것이다.관동팔경 중 첫손에 꼽히는 ‘죽서루’
- "기아 첫 픽업트럭 '타스만'…강인한 매력 보여주려 했죠"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기아(000270)가 브랜드 최초로 선보이는 픽업트럭 ‘타스만’이 출시를 앞둔 가운데 제품 소개 영상 ‘원 모어 라운드(한 번 더)’가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영상 속 타스만은 사막을 달리고 바위틈을 오르며, 강을 건너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해 7월 영상 시리즈를 처음 공개한 이래 누적 조회수는 34만여회에 달한다. 기아는 지난 2일 두 편의 콘텐츠를 추가 공개하며 관심을 다시금 달구고 있다. 지난해 5월 미 앨라배마 힐즈에서 다운힐/업힐 오프로드를 달리는 기아 타스만의 모습. (사진=기아)타스만 홍보 영상 제작을 담당한 기아 상품커뮤니케이션팀 윤영관 팀장은 9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주요 시장인 한국, 호주, 아프리카·중동, 중남미의 특성을 반영하는 데 주력했다”며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만큼 사전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였고, 차량의 상품성과 강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했다”고 했다.타스만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동시에 상용차인 ‘픽업트럭’의 특성상 뛰어난 강성과 섬세한 설계가 필요하다. 1만8000번이 넘는 성능 실험을 거쳤다. 상품커뮤니케이션팀은 이처럼 치열한 타스만 개발 과정에서 홍보 아이디어를 얻었다.작년 12월 현대차·기아 양재 본사에서 타스만 티저 영상을 제작한 기아 상품커뮤니케이션팀 정선은 매니저(왼쪽부터), 이아영 책임매니저, 윤영관 팀장이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기아)지난해 5월 미 앨라배마 힐즈에서 다운힐/업힐 오프로드를 달리는 기아 타스만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기아)이아영 책임매니저는 “픽업트럭으로서 면모를 다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준비된 기술력과 개발과정을 바탕으로 새 시장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국내뿐만 아니라 스웨덴, 중동, 미국, 호주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시험을 진행하고도 ‘한 번 더’를 외친 개발 과정만큼 콘텐츠 제작도 공들였다. 이 책임 매니저는 “캠페인 영상만으로 타스만의 역량을 확인시켜줘야겠다는 목표가 있었다”며 “실제 테스트를 따라다니며 상품성으로 충분히 소구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미국 사막 지역에서 콘텐츠를 찍을 때 진가가 드러났다. 정선은 매니저는 “미국에서 사막 관련 콘텐츠를 찍기 전 비슷한 차급의 경쟁사 픽업트럭으로 예상 코스를 주파하기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정작 타스만은 해당 코스를 무리 없이 돌파해 탄탄한 내구성을 증명했다”고 했다. 험지를 주파하는 타스만을 보며 현지 촬영팀이 환호를 보냈다는 후문이다.지난해 4월 경상북도 포항에서 타스만 담당 연구원들이 공도 험로 주행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기아 상품커뮤니케이션팀은 이같은 치열한 시험 과정을 영상 콘텐츠에 담았다는 설명이다. (사진=기아)윤 팀장은 “픽업트럭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다”며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성공적으로 반영한 것 같다”고 말했다.기아는 타스만 출시 원년을 맞아 차량을 소개하는 본 콘텐츠를 최근 공개했다. 앞선 영상을 통해 ‘성능’을 과시했다면, 이번 영상을 통해서는 소비자 경험에 직접 소구하는 것이 목표다. 타스만이 실제 고객의 삶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다.작년 10월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제다 모터쇼 프레스데이에서 타스만에 대해 현지인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기아)기아는 올 1분기 국내 시장에서 타스만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어 중남미와 중동,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중순께 선보인다. 국내에서 픽업트럭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시작된 열기를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이 책임 매니저는 “이제는 ‘픽업’하면 기아가 떠오르면 좋겠다”며 “기아가 승용, SUV뿐만 아니라 픽업도 잘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
- 공정위, 대기업집단 지정 돌입…에코프로·넷마블 빠지나
-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공시대상기업(대기업)집단을 지정하는 예비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상호출자제한기업(상출) 집단 산정 근거가 되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은행 기준년 개편으로 큰 폭으로 확대된 만큼, 지난해 ‘턱걸이’ 상출집단으로 선정된 에코프로와 넷마블 등이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사옥. (사진=에코프로)9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공정위는 ‘2025년도 대기업집단’을 지정하는 예비 계획을 수립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늦어도 오는 5월 15일까지 2025년도 대기업집단을 지정해 통지해야 한다.공정위는 대기업 지정에 3가지 가능성을 열어 두고 준비하고 있다.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을 개정하는 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회부돼 있기 때문이다. 김상훈·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각각 대기업집단을 자산총액이 명목 GDP의 0.25%, 0.3% 이상인 기업집단으로 정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공정위는 두 가지 법안이 통과됐을 경우와 기존 지정 기준인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을 모두 염두에 두고 살피고 있다.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는 기업집단은 공시의무(기업집단 현황공시, 비상장사 주요사항 공시, 대규모내부거래 공시)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 등이 적용된다.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개정은 상출집단 지정 기준과 법적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추진됐다. 공정위는 지난해 상출집단 자산 기준을 기존 ‘10조원 이상’에서 ‘명목 GDP의 0.5% 이상’으로 변경한 바 있다. 경제 규모가 커진 현실을 반영해 기준을 새롭게 정할 필요성 있다는 취지다.만약 법안이 통과된다면, 올해 대기업집단은 큰 변동을 보일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2022년 명목 GDP 확정치는 2324조원으로 각각 0.25%, 0.3%를 적용했을 때 5조 8100억원, 6조 9720억원이 된다. 현행 기준보다 적게는 8100억원, 많게는 1조 9720만원이 상향하는 셈이다. 단순 적용하면, 지난해 대기업집단으로 선정된 88개 집단 중 최소 12곳이 제외된다.상출집단도 변동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의 GDP 기준년 개편으로 GDP 규모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2022년 명목 GDP 확정치는 구계열(2162조원) 대비 162조원 늘었다. 이에 상출집단 기준은 GDP 0.5%인 11조 6000억원으로 설정됐다. 지난해(10조 4000억원)보다 약 1조원 높아졌다. 지난해 자산총액을 적용하면 △이랜드(10조 9100억원) △에코프로(11조 2190억원) △넷마블(11조 2190억원) △엘엑스(11조 3570억원)가 상출집단에서 제외된다.공정위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가 안 좋았기 때문에 데이터를 봐야 할 것 같다”며 “올해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이 되는 기업집단의 지난해 말 자산총액은 오는 3월말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고 말했다.
- 정상외교 공백 현실화 “정부·기업 원팀으로 美 소통 나서야”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은 관세 폭탄 등 거대한 폭풍우를 무방비 상태로 맞닥뜨릴 위기에 놓였다. 핵심 의제를 풀어갈 ‘정상외교’ 공백이 현실화하면서다. 정부는 ‘대행의 대행’ 체제 속 접촉 방안에 대해 고민을 이어가고 있으나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세계 각국은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한 돌파구 마련을 위해 앞다퉈 외교전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선제적 대응은커녕 트럼프 행정부의 한층 강력해진 통상 압박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진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연합뉴스)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외교부 등은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전화통화 등 정상외교 및 소통 방안에 대해서 고심하고 있다. 다만 아직 미 신정부와 직접적 접촉은 없는 상황이다. 통상 백악관을 통해서 전화통화 및 정상외교 일정을 정하기 때문에 취임 전까지는 공식 소통 채널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소통 방안 및 어떤 한계가 있을지 챙겨보고 있다”며 “아직 공식 접촉을 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국 정상외교 한창인데…대행 체제 ‘한계’주요국이 앞다퉈 트럼프 당선인과의 정상외교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을 명분으로 트럼프 당선인을 프랑스로 초청한 뒤 회담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트럼프 당선인이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자 지난해 11월 29일 미국 플로리다로 날아가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 새 행정부의 정책이 수립되기 전 자국의 입장이 미국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발 빠른 외교 행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반면 한국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대행 체제에선 정상외교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1기 당시 양자협상을 선호했는데, 최 권한대행 체제는 과도기적 정부로 협상의 카운터파트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당시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취임 후 한국과는 황교안 당시 권한대행과 의례적인 전화통화가 전부였다. 정상회담은 출범 5개월 뒤인 6월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후에야 이뤄졌다.◇ 무역 관세 현실화 땐 경제 타격 불가피…정부 대안도 안보여이 같은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은 차치하고서라도, 당장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후 무역 관세 현실화, 방위비 분담 인상 등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없어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연 152억 달러(약 21조 8000억원), 20%를 부과하면 304억 달러(43조 6000억원)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에서도 이렇다고 할만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 권한대행이 지난 6일 범부처 차원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처음 대외경제현안간담회을 열긴 했지만, 산업별 이슈를 꼼꼼히 점검하고, 소통과 협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수준에 그쳤다.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통상질서에 큰 변화가 예상됨에도, 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무방비 상태로 고율 관세를 부과받게 되면 경제에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정부·기업 한팀으로 ‘외교 사절단’…치밀한 협상 전략도전문가들은 당장 정상외교를 고민하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정부가 기업과 원팀을 이뤄서, 가능한 인적네트워크를 최대한 동원해 트럼프 2기 행정부 내각 인사들과 접촉에 나서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현재 우리 기업들은 개별 네트워크를 통해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범정부·기업들이 하나로 뭉쳐서 보다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관계부처 장관들과 기업 총수로 구성된 ‘경제 사절단’을 보내는 방안도 제시했다.자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트럼프 당선인을 설득할 수 있는 치밀한 협상 전략도 중요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기업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처럼 향후 투자·고용 계획 등 미국에 협상에서 제시할 방안을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된다”면서 “동시에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받아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