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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학·원정출산 어쩌나"…美국경 허들 높아진다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그는 2017년 첫 취임 때와 마찬가지로 첫 날부터 미국 경제 및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가장 먼저 손을 댈 정책으로는 이민 정책이 꼽힌다. 국경장벽 허들을 높이겠다는 방향성도 명확하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17년 1월 23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AFP)◇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국경폐쇄 1호 서명 가능성악시오스가 트럼프 당선인이 2023년 1월 1일부터 2024년 12월 6일까지 실시한 총 122건의 대선 유세 연설, 기자회견, 인터뷰 등을 자체 취합한 결과 취임 첫 날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한 정책은 59개에 이른다. 언급된 정책 횟수별로 살펴보면 국경 봉쇄(32회), 대규모 이민자 추방(25회),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개방적 국경 정책’ 종료(8회) 등 이민 관련 정책이 가장 많았다.트럼프 당선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인지 공개된 적은 없다. 다만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과 국경 봉쇄가 최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트럼프 당선인 역시 지난해 11월 5일 미 대선 승리 직후 연설에서 “남부 국경을 봉쇄하고 현재 미국에 불법체류 중인 사람들을 추방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군 병력 동원 가능성도 내비쳤다. 현재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수는 적게는 약 1100만명, 많게는 약 1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이민자의 23~27%에 해당하는 규모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민 정책에 대한 확고한 의지는 트럼프 1기 정부 때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대행을 지낸 톰 호먼을 ‘국경 차르’로 임명한 것에서 드러난다. 호먼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1기 정부 때 논란이 일었던 가족 분리 정책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아버지가 차량 사고를 내고 감옥에 갇혀도 가족은 헤어지게 된다”며 무관용 정책을 예고했다. 정권인수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42호 정책’(Title 42)을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42호 정책은 법적 절차 없이 이민자를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트럼프 1기 정부 시절인 2020년 3월 도입됐으나, 실질적으로는 반이민·반난민 정책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 행정명령으로 3년 동안 250만명 이상이 국경에서 추방됐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연설에서 1798년 제정된 ‘적국 출신 외국인 통제법’을 발동할 것이라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이 법은 미 시민이 아닌 경우 대통령이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내 범죄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법안을 발동하겠다고 설명했으나, 사실상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위한 목적이라는 진단이다. 아울러 중남미 출신 불법 이민자들뿐 아니라, 적대국인 중국 이민자 추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출생시민권 제도를 종료하고, 시민권·영주권자 자녀에게만 시민권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불법 이민자에게는 임시 합법 체류 자격을 더이상 허용하지 않고, 근로자격도 박탈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합법적인 난민·망명 신청자들이 멕시코에서 대기토록 하는 방안을 부활하는 등 강경 일변도의 이민 조치들을 예고했다. ◇美경제 악영향 우려 잇따라…“물가·고용·재정 악화”트럼프 당선인의 이민 정책 공약이 현실화하면 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른다. 행정명령 서명은 첫 날에 이뤄지더라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절차적 문제, 물류 문제, 수용소 문제 등과 관련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NBC방송은 지금도 불법 이민자들에게 막대한 세금이 쓰이고 있는데, 불법 이민자 추방 비용과 비교하면 이조차 미미하다고 꼬집었다. 또 불법 이민자들이 직장에서 쫓겨나면 인력난으로 임금이 상승해 인플레이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같은 이유로 일자리수 증가세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 부문별로는 건설, 식품, 가공, 레스토랑, 서비스 등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 역시 원정 출산을 계획하고 있거나 유학생 자녀가 있는 가정, 이민 계획 가정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정의선 회장 "위기 속 기회있다…이순신 장군같은 리더십 절실"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우리가 당면한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럴수록 더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어느 때보다 이순신 장군의 정신과 행동, 리더십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때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6일 오전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년 신년회’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이순신 장군과 같은 리더십이 임직원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신년회는 당초 지난 3일 예정돼 있었지만,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인한 국가 애도 기간을 고려해 이날로 연기했다. 정 회장을 비롯해 참석자들은 행사 시작에 앞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했다. 현대차그룹 2025년 신년회에서 그룹 임직원들에게 새해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그룹)◇현대차그룹 사장단과 혁신 DNA 강조 매해 신년회마다 격식을 파괴하고 임직원과의 소통을 강조한 정 회장은 이날도 그룹사 사장단, 200여명의 임직원들과 라운드 미팅을 함께했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과 그룹 최초의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송창현 현대차 사장, 성 김 현대차 사장,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사장, 정형진 현대캐피탈 사장, 이한우 현대건설 부사장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가장 많은 경영진이 신년회 무대에 오른 것이다.정 회장은 신년 메시지에서 ‘위기’라는 단어를 14번이나 언급했을 만큼 어느 때보다 위기 극복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그는 “위기가 없으면 낙관에 사로잡혀 안이해지고, 그것은 그 어떤 외부의 위기보다 우리를 더 위험하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외부로부터의 자극은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불확실한 국내외 정세와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등 위기 요인들이 있지만, 그 속에서 기회를 찾고 지속적인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2025년 신년회에서는 정의선 회장과 그룹 경영진들이 올해 경영환경과 그룹의 방향성에 대해 임직원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HMG 라운드 테이블’이 열렸다. HMG 라운드 테이블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그룹)정 회장은 낙관적인 기대를 할 여유도 없지만, 도전들로 인해 비관주의적 태도에 빠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그 위기들을 극복해 왔고 위기 이후 더 강해졌다”면서 “‘퍼펙트 스톰’과 같은 단어들은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위기에 맞서는 우리의 의지를 고취시키는 역할을 해야지 비관주의에 빠져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예상 가능한 도전 요인, 예상하지 못한 위기를 각각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할 수 있는 도전 요인들에 대해서는 위기 요인 제거에 그치지 않고 그 배경과 콘텍스트, 역사적 흐름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위기 극복을 넘어 미래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상하지 못한 위기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기본기가 중요하다. 객관적인 분석과 총합적 대응을 이끌 내부 논의, 설정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결, 목표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같은 유연하고 개방적인 내부 프로세스와 조직문화를 갖추게 되면 기본기를 바탕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 2025년 신년회에서는 정의선 회장(가운데)과 그룹 경영진들이 올해 경영환경과 그룹의 방향성에 대해 임직원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HMG 라운드 테이블’이 열렸다. (사진=현대차그룹)◇고객 최우선·고객과의 동행 강조현대차그룹은 실제로 정 회장 취임 5년간 혁신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정 회장은 “최초로 외국인 CEO를 선임한 것은 혁신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라면서 “국적, 성별, 학력, 연차와 관계없이 오로지 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열성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조직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로의 혁신도 언급했다. 그는 “혁신을 향한 굳은 의지는 조직 내부를 넘어 외부로도 힘차게 뻗어 나가야 한다”면서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핵심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며 필요에 따라 경쟁자와도 전략적 협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를 근간으로 향후 10년간 총 120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은 위기를 극복할 혁신의 실행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신년회 주제로 ‘창의적이고 담대한 사고로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을 잡았을 만큼 고객 중심 경영이 위기 극복의 열쇠란 것이다. 정 회장은 라운드 미팅에서 “각사의 목표가 따로 있겠지만 그 중심에는 고객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얻는 것 이전에 고객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고, 경험하는 기술이 고객 삶에 스며들어 우리가 동행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정 회장은 ‘고객 최우선, 고객과의 동행’을 강조하기 위해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저서 내용 중 한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피터 드러커의 저서 중 가장 와 닿은 내용은 ‘성장이 정체된 기업들은 혁신과 적응에 실패했다. 임원들은 고객 이해에 부합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렸다’라는 구절”이라면서 “이건 역사적인 것이다. 개인이나 부서 이기주의에 휩쓸릴 게 아니라 고객의 행복과 만족을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