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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이어 중동서도 전쟁, 신냉전 심화…일상이 된 기후변화[2023 10대 뉴스]
-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올해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하며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한층 커졌다. 미국·유럽과 중국·러시아를 중심으로 신냉전이 지속되며 세계 안보 지형 분열이 심화했다. 기후변화로 역대 가장 더웠던 한 해를 기록하는 한편, 세계 각지에선 폭염, 산불, 지진, 홍수 등 기상이변이 잇따랐다. 일본은 주변국 반대에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강행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의 등장, 인도의 최초 달 남극 착륙 등 혁신적 과학적 성과도 일궈냈다. 이데일리가 꼽은 10대 글로벌 뉴스를 통해 올 한해를 되돌아 봤다.[편집자주] 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가자지구 내 한 건물이 불타오르는 모습.(사진=AFP)△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했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팔레스타인에서 하마스를 뿌리 뽑기 위해 맹공격을 퍼붓고 있다. 전쟁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양측에서 2만명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팔레스타인에선 난민촌 폭격 등 인도적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선 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미중 갈등 속 정상회담2월 2일 미국 상공에서 중국의 정찰용 무인 풍선이 발견됐고, 2월 4일 미군이 이를 격추하며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비롯한 고위 인사들의 방중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양국의 소통이 차단됐고,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패권 다툼 및 이에 따른 미국의 대중 제재, 중국의 보복 등과 맞물려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지속했다. 11월 15일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년 만에 정상회담을 개최했으나, 군사 핫라인 복원 등 일부 현안 합의에 그치는 등 양국 관계는 여전히 긴장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1월 15일 미 캘리포니아주 우드사이드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AFP)△북러 정상회담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월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군사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2019년 4월 이후 4년 5개월 만의 북러 정상회담으로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등 첨단기술 발전 지원을, 김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무기 지원을 각각 약속했다. 유엔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을 위반한 것이어서, 유엔의 무용론을 촉발시킨 계기가 됐다. △러시아 바그너그룹의 반란 및 수장 프리고진의 의문사6월 23일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군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며 무장반란을 일으켰다. 그는 군 수뇌부의 처벌을 요구하며 용병들을 이끌고 ‘정의의 행진’에 나서 모스크바에서 200㎞ 떨어진 지역까지 진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반역이라며 강력 대응을 경고했고, 프리고진은 하루 만에 벨라루스로 망명하는 대신 처벌을 면제받는 조건으로 철군했다. 이후 바그너그룹은 아프리카와 중동 등지에서 활동을 지속했으나, 8월 23일 프리고진의 사망으로 사실상 와해됐다. 프리고진을 태운 전용기가 모스크바에서 이륙해 이동하던 도중 돌연 추락했고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생성형 AI 열풍오픈AI가 지난해 11월 30일 출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두 달만인 올해 1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억명을 돌파했다. 이후 구글이 ‘바드’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그록’을 각각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AI 업계에 막대한 투자금이 유입되며 올해 상반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챗GPT의 사용자는 현재 2억명에 가까운 수준으로 빠른 속도로 사회 전반에 스며들고 있으며, 범용AI(AGI)가 일상생활에 완전히 정착하기 전에 위험성을 검증하고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오픈AI 챗GPT. (이미지=로이터)△일본 오염수 방류8월 24일 일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 시작했다. 2011년 3월 규모 9.1의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폭발 사고가 난 지 12년 만이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방류한다. 현재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오염수를 방류한 일본은 내년 3월까지 총 3만1200t의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내겠다는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오는 2051년까지 오염수를 방류할 예정이다. 일본은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부르며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중국은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발하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지난 3월 미국 내 자산 규모 16위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다. 고금리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도화선이 됐다. 뒤이어 시그니처와 크레디트스위스, 퍼스트리퍼블릭 등도 잇달아 무너지며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당국의 개입과 신속한 인수·합병(M&A)으로 위기는 진정됐지만 건전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는 여전히 금융시장의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역대 가장 더웠던 한해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등에 따르면 2023년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해였다. 기후 변화와 엘니뇨 현상이 겹치면서 산업혁명 전보다 1.5℃ 이상 지구 온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했던 파리협정의 ‘마지노선’이 무너졌다. 홍수와 가뭄 등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 이변이 발생하면서 식량 물가도 상승했다. 12월 13일 폐막한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참석국들은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줄이기 위해 ‘화석연로로부터의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자고 결의했다.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시리아 소년이 집 잔해 위에 앉아 있다.(사진=AFP)△튀르키예 및 북아프리카 지진2월 6일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의 지진과 7.5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해 튀르키예와 접경국 시리아에서 총 5만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 튀르키예 지진은 21세기 들어 5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은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세계은행은 튀르키예에서만 340억달러(약 45조원)에 달하는 물리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튀르키예 국내총생산(GDP)의 4%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 9월과 10월에는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차례로 규모 6을 넘기는 강진이 발생했다. 모로코와 아프가니스탄에선 각각 300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왔다. △인도 최초 달 남극 착륙 8월 23일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세계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다. 인도는 러시아, 미국, 중국에 이어 4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가 됐다. 달 남극은 다량의 물이 얼음 상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커 인류의 심우주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인식된다. 물이 있으면 식수와 산소, 로켓연료로 쓸 수 있는 수소를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 남극은 태양의 그림자에 가려져 달 중앙 지대보다 착륙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러시아도 달 남극 착륙을 시도했지만 착륙 예정일을 하루 남기고 달 표면에 추락해 파괴됐다. 우주 강국 반열에 올라선 인도는 2040년까지 우주인을 달에 보내겠다는 계획이다.
- '이건희의 꿈' 국산 항공 엔진 개발 본격화…2030년대 완료 목표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군이 항공기용 국산 엔진 개발을 시작한다. 1985년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부회장이 시작한 항공기 엔진 설계·제조 기술 보유의 꿈이 이제서야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방위사업청은 26일 “항공무기체계 기술 자립과 시장 확대, 관련 산업 발전 견인을 위해 첨단 항공엔진의 개념연구를 착수한다”고 밝혔다. 첨단항공엔진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12대 국가전략기술과 국방부의 10대 국방전략기술에 포함될 만큼 경제·안보 관점에서 중요한 기술이다. 지난 2019년 10월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스에 KF-21에 탑재되는 GE사의 F414 엔진이 전시돼 있다. (이데일리DB)이를 위해 방사청은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관계 전문가들과 기업들이 참석한 ‘첨단 항공엔진 개념연구 계획 발표 및 항공엔진 관련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방사청, 국방과학연구소, 공군 및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와 20개 내외의 유관 기업이 참석했다. 이날 방사청은 “2030년대 중·후반까지 국산 전투기에 적용 가능한 1만5000파운드(lbf)급 터보팬 엔진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라면서 “막대한 예산과 장기간의 개발 기간이 필요한 만큼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면밀한 사업추진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기 엔진은 비행 중 고도, 속도, 진동, 충격, 악천후, 급격한 기동 등 다양한 환경에서 동일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그러면서도 경량화, 연비 효율성 최대화를 동시에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설계·소재·시험평가 등에서 첨단 기술이 총동원 돼야 하는 최고난도 분야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전투기 엔진을 설계·제조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 6개국에 불과하다. 이중 프랑스-미국 합작회사인 CFM 인터내셔널과 GE, P&W, 롤스로이스 등 4개회사가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현재 4.5세대 전투기인 KF-21을 개발하고 있고, 앞서 경전투기인 FA-50을 개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국내 생산 전투기의 엔진은 모두 미국 GE사의 엔진을 국내 기업이 면허 생산한 것이다. 국산 전투기지만 심장은 미국산을 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 수출 시에도 엔진 제작사 눈치를 봐야 한다. 실제로 국산 T-50 초음속 항공기는 미국의 수출 승인 거부로 우즈베키스탄 수출이 좌절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이 보유한 엔진 국산화율은 선진국 대비 40% 수준에 그친다. 특히 소재(42%)와 시험·인증(45%) 부문의 기술 수준이 열악하다. 그러나 제작·조립 부문의 기술은 선진국과 맞먹는 수준으로 이제는 충분히 엔진 국산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게다가 미사일 기술 통제 체제(MTCR) 탓에 무인기 개발도 어려운 상황이다. 단순 정찰용이 아닌 미사일 장착이 가능한 무인기의 경우 1만5000lbf급 이상 엔진이 필요하지만 MTCR상 수입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유·무 복합 체계가 핵심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미사일 장착 무인기를 생산하고 수출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는 첨단 항공엔진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전투기 엔진은 함정 엔진, 무인기 엔진, 우주발사체 엔진으로도 파생될 수 있기 때문에 파급효과 또한 상당하다. 국내 항공산업 규모가 연간 7조5000억원 수준이지만, 국산 항공 엔진이 개발되면 연간 수십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련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삼성정밀공업 시절 1985년 이건희 회장(당시 부회장)이 직접 프랑스 파리에어쇼에 참석해 미국 프랫앤드휘트니(P&W)와 첫 대형 항공기 엔진 공동개발·생산(RSP) 협약을 체결했다. (이데일리DB)이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업체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7년 출범한 삼성정밀공업이 모태다. 1985년 6월 이건희 삼성그룹 당시 부회장은 직접 프랑스 파리에어쇼에 참석해 P&W의 최대주주인 UTC그룹 회장을 만나 처음으로 항공기 엔진 국제공동개발사업(RSP) 협약을 맺었다. 이후 30년 동안 항공기 엔진 사업에 심혈을 기울인 삼성테크윈은 2015년 P&W와 2062년까지 48년간 엔진부품 공급권 계약을 체결하며 엔진 관련 핵심 기술들을 고도화 했다. 삼성테크윈은 2015년 한화그룹에 인수돼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르고 있다. 한경호 방위사업청 미래전력사업본부장은 “항공 엔진 전문인력과 관련 인프라가 모두 부족하지만 국가 역량을 총 결집해 더늦기 전에 첨단항공엔진 개발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방사청은 이번 개념연구를 통해 효과적인 사업추진계획을 수립하고, 관계부처들과의 협력을 통해 첨단항공엔진 개발을 성공으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 [K 면역항암제 대표주자]③ 신라젠 '펙사벡', 신장암서 재평가되나
- 암 정복은 ‘생명의 비밀’을 푸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만큼 어렵고 복잡해서다. 암은 세계 사망률 1위의 질병이다. 2022년 국내 기준으로 폐암(22.3%)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간암(12.2%), 대장암(11.0%), 췌장암(8.8%), 위암(8.6%) 순이었다. 한국은 여전히 암 치료제 변방으로 평가된다. 네이처 인덱스에 따르면 암 연구 분야 압도적 1위는 미국이고 중국, 영국, 독일, 일본이 톱5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은 톱10에 간신히 드는 수준이다. 항암제 승인 수치로 봐도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세계에서 많이 출시되고 있는 신규 유효물질(NAS) 항암제의 경우, 2022년에 총 21개가 출시되었으나 국내에서는 단 한 건도 나오지 못했다. 이데일리는 항암제 가운데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면역 항암제’ 분야의 국내 대표 바이오텍들을 순차적으로 분석한다. [편집자주][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한때 ‘바이오 신드롬’을 이끌었던 신라젠이 면역항암제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신라젠은 최근 미국 바이오기업 리제네론 면역항암제와 병용 임상에서 효과를 증명했다. 항암바이러스의 한계로 지적돼 온 정맥투여시 효과 저하 문제 해결 실마리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기술 ‘GEEV’의 개발도 순항 중이다. 신라젠은 펙사벡-GEEV,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신장암 대상 ‘펙사벡+리브타요’ 병용임상 결과를 담은 포스터를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했다. 항암제 임상 주요 평가 지표인 전체 생존율(OS)과 무진행 생존기간(PFS) 등에서 유효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펙사벡+리브타요 병용 임상, 주요 지표 OS-PFS 유효성 확인면역항암제의 최근 가장 두드러지는 트렌드는 병용 임상이다. 키트루다와 다수의 항암제의 병용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대응하기 위해 리브타요 병용임상도 다수 시행되고 있다. 항암바이러스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 리브타요 병용 임상 연구는 지난 2017년부터 신라젠과 글로벌 빅파마인 리제네론이 공동 개발 협약으로 시작됐다. 이 임상은 총 89명의 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신라젠 정맥주사형 항암 바이러스 연구 결과 자료 (자료=신라젠)신라젠은 이번 임상에서 약물의 종류와 투약 방식으로 4개의 임상군(A~D군)을 설정했다. 세부 임상군은 A군(펙사벡을 신장암 부위에 직접 투여+리브타요 정맥 투여), B군(리브타요 정맥 단독투여), C군(펙사벡 정맥 투여+리브타요 정맥 투여), D군(기존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실패 환자에 팩사백+리브타요 투여) 등이다. 이 중 리브타요 단독투여군인 B군보다 펙사벡 병용투여군인 C, D군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전체 생존율(OS)과 무진행 생존기간(PFS) 등에서도 더 나은 유효성이 입증됐다.핵심 임상군인 C군의 경우 추적관찰 기간 22.2개월 기준 4개군 중 가장 높은 객관적 반응률(23.3%, 완전관해 1명·부분관해 6명)을 기록했다. D군은 17.9%(부분관해 5명)로 뒤를 이었고, A·B그룹은 13.3%, 12.5%(각각 부분관해 2명)에 그쳤다. A·B의 경우 적은 모수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핵심 임상군인 C·D군은 통계적 유의성과 유효성을 모두 확인했다. 신라젠이 주장해왔던 펙사벡의 정맥투여 가능성이 입증된 셈이다.신라젠은 연구 인력을 확충하고 임상에 집중해 발 빠르게 글로벌 빅파마로 기술 이전을 추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항암바이러스의 정맥투여에 대해서는 회사가 선진적인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고 자신한다”라며 “신장암 임상 시작부터 리제네론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온 만큼, 상호 발전적인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기술 ‘GEEV’...개발 상황은?신라젠의 새로운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기술 ‘GEEV(Genetically Engineered Enveloped Vaccinia)’를 적용한 SJ-600의 전임상도 조기 완료됐다. GEEV® Platform기술은 신라젠의 차세대 항암 파이프라인으로 널리 알려진 SJ-600시리즈의 원천 기술이다. GEEV는 항암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선천면역을 회피할 수 있는 기술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혈중 항바이러스 물질을 저해하는 보체조절단백질 CD55를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직접 발현하도록 설계해 정맥으로 투여해도 항암 바이러스가 생존하게 되고, 더 많은 항암 바이러스가 종양에 도달해 높은 항암 효능을 발휘한다. 또한 플랫폼 기술로서 암 치료 효능을 상승시킬 수 있는 복수의 치료 유전자를 탑재할 수 있다. 전임상은 서울대 의대에서 다양한 암종의 이종이식 동물모델을 통해 진행됐고 상반기 논문으로 발표된 바 있다.신라젠 항암 파이프라인 현황 (사진=신라젠)신라젠 관계자는 “항암 바이러스가 종양 세포를 선택적으로 감염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건 맞지만, 혈액 내에서 중화항체나 보체의 공격을 받는다. 그래서 암세포에 도달하기도 전에 사멸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SJ-600을 투여했을 때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는 형성됐지만, 바이러스가 암세포를 감염시키고 사멸시키는 것을 방해하는 중화항체에 대한 내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복해서 투여해도 여전히 항암 효과가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상장 폐지 위기서 부활한 신라젠...그간 히스토리 보니2006년 설립된 신라젠은 한때 시가 총액이 셀트리온에 견줄 만큼 주목받던 기업이다. 2014년 ‘펙사벡’이라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개발사를 인수했고, 2016년 기술력을 인정받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2016년 12월 상장 직후 1만원대였던 주가는 2017년 11월 24일 15만원 2300원까지 오르며 ‘바이오 신드롬’을 일으킨 바 있다. 항암제 펙사백(JX-594)은 미국 토머스 제퍼슨 대학교 연구실에서 개발됐다. 악성 흑색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첫 임상시험이 진행되며 기대감이 증폭됐다. 펙사백의 가능성을 알아본 제네렉스(Jennerex)가 펙사백의 라이선스를 인수하여 1상, 2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2014년 3월 제네렉스를 인수한 때부터, 신라젠의 사실상 거의 유일한 파이프라인(신약 프로젝트)은 펙사벡이었다.신라젠 사옥 전경특히 신라젠은 다른 제약회사와 다르게 대부분 임상을 미국인 전문가들이 맡고 있어 더 신뢰가 높았다. 실제 신라젠 임원 중 다수는 미국 암젠 등에서 근무한 바이오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글로벌 파트너사, FDA(미국 식품의약국), EMA(유럽 의약품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성공을 할 수 있는 신약개발 사업이기에 신라젠은 한국 토종 제약회사들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을 것이라 예상됐다. 큰 기대를 모으던 이 회사의 주가가 폭락한 건 2019년 8월 개장 직전 신라젠이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로부터 개발 중인 신약 ‘펙사벡’의 간암 임상3상 시험 중단 권고를 받았다”고 공시하면서다. 이후 일부 투자자들이 신라젠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가 4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2019년 7월 3조5899억원이었던 신라젠 시가총액은 8월 1조409억원으로 70% 넘게 감소했고 주가는 8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대표 배임 혐의까지 겹치며 주식은 더 떨어졌다.하지만 이번 리제네론과의 임상 효과 증명으로 펙사벡의 재평가가 시작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라젠은 당시 펙사벡의 실패 원인이 임상 디자인에 있다고 판단하고 임상 3상부터는 디자인을 바꿨다. 대장암을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되는 동시에 신장암에서도 효능 실험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 영국 억만장자 랫클리프, 맨유 지분 25% 인수…‘3억 달러 별도 투자’
-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분 인수한 짐 랫클리프 이네오스 창립자(사진=AFPBBNews)[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글로벌 화학그룹 이네오스의 창립자인 짐 랫클리프(71)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지분 25%를 인수했다.맨유 구단은 25일(한국시간) “랫클리프가 회사 지분을 25%까지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이에 따라 랫클리프는 글레이저 가문이 보유한 맨유의 클래스B 주식 25%, 클래스A 주식의 최대 25%를 인수하게 되며, 글레이저 가문과 클래스A 주주는 동일하게 주당 33달러를 받게 된다고 구단은 설명했다. 거래는 EPL을 포함한 관련 승인 절차를 거쳐 완료된다.아울러 랫클리프가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에 3억 달러(약 3909억원)를 별도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구단은 전했다.2005년 미국 스포츠 재벌인 말콤 글레이저에 인수된 맨유는 2014년 말콤이 세상을 떠난 뒤 자녀들이 공동 구단주를 맡아왔다.2013년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은퇴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글레이저 가문 퇴진 여론이 떠올랐고, 글레이저 가문은 지난해 11월 “클럽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인 대안을 찾기로 했다”면서 사실상 매각을 선언했다.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이슬라믹 은행(QB) 회장, 헤지펀드 등이 뛰어들었던 인수전을 통해 랫클리프의 합류가 결정됐다. 특히 자심 회장은 50억 파운드(8조2754억원)에 맨유의 모든 지분을 인수하려 했으나 구단주 글레이저 가문이 더 큰 액수를 요구하면서 인수전에서 빠졌다.이번 지분의 매입 가격으로 맨유 가치는 54억 달러(약 7조362억원)로 평가됐다. 애초 기대한 60억 달러를 하회했다.잉글랜드 그레이터맨체스터주 페일스워스 출생인 랫클리프는 “‘로컬 보이’이자 클럽의 평생 후원자로서 계약에 합의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그는 “클럽의 상업적 성공으로 최고 수준의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자금은 늘 확보하고 있었지만, 최근엔 이런 잠재력이 완전히 발휘되지 않았다”면서 “이네오스 스포츠 그룹의 글로벌 지식과 전문성, 재능을 가져와 클럽이 더 나아지도록 돕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자금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랫클리프는 “우리의 공통된 야망은 분명하다. 맨유가 잉글랜드, 유럽, 세계 축구의 정상에 서는 것”이라는 포부도 드러냈다.맨유는 이번 시즌 EPL에서 9승 1무 8패로 8위에 그치고 있는데, 맨유 이사회가 거래의 일환으로 클럽의 축구 운영 관리에 대한 책임을 이네오스에 위임하면서 팀에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이번 시즌 개막 이후 치른 공식전을 통틀어 26경기에서 11승 2무 13패를 기록한 맨유가 크리스마스 이전에 13패 이상을 당한 것은 1930년 이후 무려 93년 만의 일로, 부진의 단적인 예를 나타낸다.랫클리프는 2017년 스위스 프로축구 로잔 스포르를 인수했고, 2019년엔 이네오스를 통해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니스의 지분을 매입해 구단주가 됐다.
- 아이디어스, 텐바이텐 인수…GS리테일 지분 매입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핸드메이드 마켓플레이스 아이디어스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운영 중인 (주)백패커(대표 김동환)가 디자인 전문 이커머스 플랫폼 ‘텐바이텐(10x10)’을 인수한다고 밝혔다.GS리테일은 자회사인 텐바이텐의 보유 주식을 매각한다고 지난 22일 공개했다. 백패커는 GS리테일의 지분을 전량 매입, 텐바이텐의 지분 80%를 확보하게 됐다.2001년 설립된 텐바이텐은 2013년 GS리테일에 인수됐으며, 2030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 등 국내를 대표하는 디자인 상품 전문 쇼핑몰로 자리매김해왔다.백패커 김동환 대표는 “핸드메이드 마켓플레이스 아이디어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 창작자 멤버십 커뮤니티 서비스 스테디오와 디자인 커머스 플랫폼 텐바이텐을 연계해 빅 브랜드에 대항하는 스몰 브랜드 연합을 조성하고, 창작과 정성의 가치가 인정받는 세상을 만드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백패커가 운영 중인 아이디어스, 텀블벅, 스테디오는 각각 2014년, 2011년, 2022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핸드메이드 작가와 창작자 7만여 명이 활동하는 국내 유일 창작자 생태계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다.
- ‘ESG 통합 A등급’ 현대백화점그룹, 기업공개비율도 A+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이 공시대상 대기업 82개 중 사실상 가장 높은 기업공개비율을 기록한 걸로 파악됐다.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기업공개비율(올해 5월 1일 기준)은 46.4%로, 전체 계열사 28개 중 13개 회사가 상장회사로 등록돼 있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공시대상 대기업 중 에쓰오일(50.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다만 에쓰오일의 경우 2개 계열회사 중 1곳이 상장한 것이어서, 현대백화점그룹이 기업공개비율이 가장 높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상장회사 수만 놓고 봐도 SK(21개), 삼성(17개)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기업공개는 개인이나 소수의 주주에 의해 설립된 회사가 일반인에게 회사의 주식을 팔면서 소유 지분을 개방하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재무 정보 등 기업 경영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기 때문에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판단할 수 있는 척도로 꼽힌다. 상장회사는 금융감독기관에 공시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어 기업의 경영 정보가 비상장회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투명하게 공개된다. 비상장기업은 경영권 승계, 계열사 편법 지원 등에 악용될 소지가 있어 금융감독기관에서 공시 의무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한다.롯데백화점그룹은 유통업계만 놓고 봐도 상장회사 비율과 상장회사 수 모두 비교 우위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의 경우 전체 계열사 98곳 중 11개 회사가 상장회사로 등록돼 있으며, 상장회사 비율은 11.2%다. 신세계는 52개 계열사 중 7개 회사가 상장해 상장회사 비율은 13.4%이고, CJ는 76개 중 9개 회사가 상장해 기업공개비율이 11.8%다.현대백화점그룹이 다른 대기업들에 비해 기업공개비율이 높은 건 인수한 기업들 상당수가 상장회사였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0년 ‘비전2020’ 선포 이후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섰고, 유통·패션·리빙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상장회사들을 인수한 후에도 상장회사 이사회 내 ESG 경영위원회 등 ‘5대 위원회’ 운영과 전 계열사 ‘전자투표제’ 도입 등 경영 투명성 강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경영 투명성 강화 노력은 대외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KCGS)이 발표한 올해 ESG 평가에서 평가 대상 상장 계열사 모두 ‘통합 A’ 등급 이상을 받았다. 현대백화점은 유통업계 최초로 ESG평가 ‘통합 A+’ 등급을 부여 받기도 했다현대백화점그룹은 올 초 13개 상장회사 재무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그룹 가치제고위원회’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배당 확대와 무상증자 등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주주친화정책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005440)가 본격 출범하면서 선진적인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만큼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권익 극대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며 “자사주 소각, 그룹 통합 기업설명회(IR) 정례화, 배당정책 수립 및 발표 등 예정된 주주 환원 활동과 시장 소통을 더욱 활발히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