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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증시]파월·옐런 '원투 펀치' 투심 뚝…은행주 또 폭락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정책당국의 ‘원투 펀치’에 급락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이번 은행권 위기에 따른 경기 악영향 가능성을 거론하고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는 선을 그으면서, 투자 심리는 가라앉았다. 이와 함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모든 예금을 보장하는 ‘포괄 보험’(blanket insurance)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사진=AFP 제공)◇파월 “연착륙 가능성, 너무 성급”22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63% 하락한 3만2030.11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65% 떨어진 3936.97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60% 내린 1만1669.96을 기록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2.83% 떨어진 1727.36에 마감했다.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4.12% 오른 22.26을 나타냈다. 장중 22.38까지 올랐다.3대 지수는 사실상 연준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했다.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4.75~5.0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3대 지수는 다소 비둘기파적인 성명서가 나온 오후 2시 직후만 해도 일제히 반등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지속적인 금리 인상’(ongoing increases) 문구를 삭제했다. 성명서는 “들어오는 정보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아울러 점도표를 통해 긴축 강도를 줄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FOMC 위원 18명 중 과반 이상인 10명이 올해 최종금리 수준을 5.00~5.25%로 예상한 것이다. 공식 최종금리 전망치는 5.1%다. 직전인 지난해 12월 당시 수치와 같다. 이번달 이후 한 차례만 더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뜻이다. 당초 시장 예상을 하회한 수준이다. 최근 은행권 줄도산에 따른 위기 가능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연준은 그 연장선상에서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상승률 예상치를 석 달 전인 지난해 12월 3.1%에서 3.3%로 올렸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 전망치는 3.5%에서 3.6%로 높여 잡았다. 추후 긴축 강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간접 시사한 것이다.그러나 3대 지수는 오후 2시30분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 나선 이후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는 특히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를 두고 “예외적인 사례”라며 “경영진의 심각한 실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은행 시스템 전반에 있는 리스크가 아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가 최근 위기에 빠진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한데 대해서는 “긍정적인 결과”라며 “시장은 이번 인수를 잘 받아들였고 상황은 잘 통제됐다”고 말했다.그는 시장 일부에서 나오는 연내 금리 인하설에 대해서는 “시장이 그렇게 예상한다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회견 초반에 “이번에 인상 중단을 고려하기는 했다”며 다소 비둘기파적인 언급을 했지만, 연내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기자회견 내내 인플레이션 통제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또 주목할 것은 파월 의장이 은행권 위기로 인한 거시경제 둔화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이다. 파월 의장은 “대출 요건이 더 엄격해진다면 거시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월가 일부에서는 이번 위기가 대출 요건 강화와 대출 감소로 이어져 경제 활동을 제약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그는 경기 연착륙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말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고 했다. 지난 FOMC 때만 해도 연착륙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날 발언 톤은 다소 조심스러워졌다.◇옐런 “포괄 보험은 고려 안한다”모건스탠리의 마이크 로웬가르트 포트폴리오 구축 책임자는 “연준이 피봇을 시사하기는 했지만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의 궁지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옐런 장관이 상원 세출위원회 금융소위 청문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포괄 보험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3대 지수는 장 막판 낙폭을 더 키웠다. 이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기존 예금 보호 한도인 25만달러에서 변화를 주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전날 사실상 전액 예금 보장을 넌지시 시사했지만, 이를 공식화하는 것은 부담을 느낀 것으로 읽힌다.옐런 장관은 “은행 부실이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처럼 시스템 리스크로 간주되면 FDIC가 모든 예금을 보호할 수 있도록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포괄 보험과 관련해서는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에 은행주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유동성 위기설이 돌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15.47% 폭락했다. JP모건체이스(-2.58%), 뱅크오브아메리카(BoA·-3.32%), 씨티그룹(-3.02%), 웰스파고(-3.33%) 등 미국 4대 은행 주가도 2~3%대 급락했다. 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5.69% 내렸다. 뉴욕 증시에서 UBS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가격은 3.09% 떨어졌다.뉴욕채권시장은 연준이 성명서를 발표한 오후 2시 이후 강세를 보였다(채권금리 하락).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916%까지 내렸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430%까지 하락했다.미국장보다 일찍 마감한 유럽 증시는 소폭 뛰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4% 상승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26% 뛰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0.41% 올랐다.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77% 오른 배럴당 70.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아시아 최대규모의 AI 데이터가 경쟁력의 근원"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매일 전 세계 1억명의 일상과 함께하는 인공지능(AI) 기업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전화를 받고 메시지를 관리하는 비서 역할 뿐만 아니라 AI가 질문과 대화를 통해 지식을 획득하는 데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해 인간의 삶이 편해지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도울 계획입니다.”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난 이경일 솔트룩스(304100) 대표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내년까지 연구·개발(R&D)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경일 솔트룩스 대표(사진=솔트룩스)◇亞 최대규모의 AI 데이터가 무기…B2C 사업 본격화지난 2000년 설립 이후 AI와 데이터만 전문적으로 다뤄 온 솔트룩스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AI 관련한 국내외 특허만 83건으로 대화형 AI 원천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는 솔트룩스만의 자산이다.현재 지식 베이스 200억개, 텍스트를 모아 놓은 언어말뭉치 700만개, 음성데이터 3만 시간 등 아시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그동안 솔트룩스의 사업은 기업간거래(B2B)·기업-공공기관 거래(B2G)의 비중이 높았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 정보 등을 알린 국민비서 서비스 ‘구삐’, 금융권의 상품지식 플랫폼과 상담 챗봇, KT의 인공지능 스피커 등에 솔트룩스의 기술력이 반영됐다.솔트룩스는 그동안 쌓아 온 기술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21년 자회사인 플루닛을 설립했다. 또 내달 중 AI 영상 생성·방송플랫폼인 ‘플루닛 스튜디오’를 론칭하고 6월 중 옴니채널 AI 비서서비스 ‘플루닛 워크센터’도 선보일 예정이다. 플루닛 스튜디오는 ‘메타 휴먼’이라는 자신만의 가상 인간을 만들어 국민 누구나 방송을 만들고 스트리밍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쇼핑라이브, 강연, 교육 등 다양한 영상 제작에 활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제작 시간과 비용은 기존과 비교해 6분의 1, 인플루언서 출연료는 2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간편한 편집이 가능토록 설계해 클릭 몇 번만으로도 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한글 텍스트를 넣어도 36개 외국어로 송출하는 다국어 전환 기능도 있어 미국 등 해외시장도 노린다.플루닛 워크센터는 AI 메타 휴먼이 개인 비서 역할을 하는 서비스다. 전화와 메신저를 대신 응대할 뿐만 아니라 기업·개인의 소셜 미디어도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영업직의 영업 보조 수단이나 공무원의 민원 상담, 소상공인의 영업망 등에 폭넓게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초개인화 AI 서비스 ‘구버’(goover)도 출시한다. 미국 법인인 ‘구버’를 통해 내놓는 이 서비스는 AI가 사용자의 관심과 목적을 학습해 사용자 맞춤형 심층 정보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한국어와 영어를 기반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다음달 쯤 일부 특정 기관에 공개하고 올 하반기쯤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플루닛 워크센터 사용 모습(사진=솔트룩스)◇적자 감수하며 R&D 투자…올해 서비스 상용화로 수익 기대이 대표는 솔트룩스의 경쟁력에 대해 스타트업이 지금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쌓을 수 없는 ‘축적의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많은 고객과 일을 해 온 경험이 있고 오랫동안 기술력을 다져왔기 때문에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회사 업력이 오래된 만큼 그동안 쌓아 온 데이터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글쓰기 뿐만 아니라 음성과 이미지도 인식할 수 있는 ‘멀티모달’도 차별점”이라고 말했다.최근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챗GPT에 대해서는 티핑포인트(급격한 변화 시점)를 넘어 시장과 기업, 사용자의 인식변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챗GPT는 AI를 오래 연구해 온 연구자나 사업가 입장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동안 쌓아 왔던 데이터와 결합하면서 생각보다 빨리 폭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과거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길 때만 해도 AI는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대중들이 참여자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그러면서 “우리가 전통적으로 해오던 B2B 위주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해서 B2C 서비스 형태로 확대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생각보다 시장이 빨리 열렸기 때문에 계획했던 비즈니스도 더욱 앞당겨 진행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투자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이 대표는 “20년 넘게 회사를 경영하면서 최근 2년만 적자를 냈는데 R&D와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낸 의도적인 적자”라며 “확실한 비전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해 지난해에만 약 70억원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부터 상용화 서비스가 나오면서 지난 3년간의 투자가 결실을 맺을 것”이라며 “2026년까지 매출 1200억원, 기업 가치 1조 2000억원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솔트룩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3.3% 성장한 303억원을 올렸지만 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용화 서비스를 기반으로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인수·합병(M&A)할 수 있는 기업들도 눈여겨보고 있다. 이 대표는 “기회가 왔을 때 판을 흔들 수 있는 대규모 M&A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시너지도 중요하지만 AI 기술이 들어갔을 때 시장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도록 충분한 경험과 고객 데이터를 가진 기업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 스타트업뿐 아니라 30년 이상된 기업 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단독]'예스맨' 사외이사 소속기관에 117억 기부한 금융지주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난해 5대 금융지주가 1년 동안 개최한 이사회는 총 72차례다. 사외이사들의 참석률은 100%에 달할 정도로 적극 임했지만 수십여개가 넘는 안건 중 반대는 단 4표에 그쳤다. 3표는 올해 초 자진 사임한 변양호 전 신한금융 사외이사 한명이 던진 것이었다. 회장·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역시 후보자에 대해 소신 있게 반대표를 던지는 경우는 없었다. 거대 금융그룹의 경영을 감시하기 위해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찬성표만 던지는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지만 높은 연봉은 물론 유관기관에는 대규모 기부금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들은 기부금 지원이 이해 상충에 해당하지 않다고 설명하지만 거액의 지원 속에서 독립성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융지주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사외이사 역할의 재정립과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주주와 고객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사외이사 자녀 근무하는 병원에 수십억 기부 ‘쾌척’22일 이데일리가 5대 금융지주의 지배구조·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0~2021년 사외이사에 대한 기부금 지원 규모는 총 117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기부금을 받은 사외이사는 총 8명으로 1인당 평균 15억원 정도다. 이들이 소속된 대학교(서울대·연세대·홍익대), 의료기관(연세의료원), 학회(한국세무학회·한국재무학회·한국회계학회 등)에 지주 또는 자회사들이 기부금을 집행했다.2년간 사외이사 소속에 기부금을 가장 많이 지출한 곳은 우리금융이다. 박상용 우리금융 사외이사가 감사로 있는 연세대·연세의료원에 63억6000만원을 기부했다. 신한금융은 윤재원·이용국 사외이사가 각각 교수로 근무하는 홍익대와 서울대에 총 36억원을 기부했다. 다만 이는 주거래은행 협약에 따른 출연금 지급의 영업목적 기부금이라고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부연했다.농협금융은 하경자 사외이사의 자녀가 전임의로 일하는 연세의료원에 13억원을 기부했다. KB금융은 선우석호·오규택 사외이사가 소속된 학회들에 4억원대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농협금융 측은 1966년 농협공제 전국 순회 진료 최초 실시한 이래 의료취약계층 및 의료시설이 부족한 농촌지역 의료지원사업 협약에 따른 내용이라고 밝혔다.금융지주들은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비영리법인 등에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사외이사와 배우자의 직계혈족이 수탁자·임직원 등인 곳은 사외이사 선임 전 2년과 이후 2년간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사외이사 선임 이후 기부금이 급격하게 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시해 이해 상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 금융지주들이 기부금을 지원하고 있는 곳들도 병원, 대학 등 통상적으로 기부금 지원이 많은 편이다.하지만 금융지주의 경영 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선임된 사외이사들의 독립성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자신이 소속된 기관·단체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기부금을 제공하고 있는 금융지주에 날 선 의견을 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일부 사외이사 자리의 경우 재무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특정 분야에서 인물을 발굴, 선임하는 만큼 이들이 소속한 단체도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해도 ‘자리 물려주기’가 되고 기부금 지원 등도 ‘연례 행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고액 연봉인데 활동 미미…반대 고작 ‘4표’사외이사에 책정하는 연봉은 갈수록 높아지는 반면 경영진 견제 등의 역할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여전하다.5대 금융지주 연차보고서에 공시된 사외이사 44명의 지난해 평균 보수는 6948만원이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이 8814만원, 신한금융 7854만원, 하나금융 7484만원, 우리금융 6370만원, 농협금융 4530만원 등 순이다.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지난해 연간 활동한 시간은 평균 374시간 정도다. 사외이사 활동에는 정기적인 이사회와 대표이사 등 추천위원회 등과 간담회·교육 등도 포함된다. 한달에 약 32시간을 활동한 수준으로 하루에 한시간 정도 일하고 7000만원 안팎의 보수를 받은 셈이다. 시급으로 나누면 최저임금(9620원)의 20배 정도인 18만6000원이다.활동한 시간에 비해 높은 연봉을 받지만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는지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매겨진다. 금융지주는 연차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의 역할을 ‘경영진 견제’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회의에서 소신 있게 반대 의견을 내는 경우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5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개최한 이사회에서 나온 반대표는 4건에 그쳤다. 변양호 전 사외이사는 지난해 2021년 결산, 장기보수 취소 결정, 자사주 취득·소각 등 3개 안건을 반대했다. 윤인섭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벤처캐피털 인수의향서 제출에 반대한 바 있다. 나머지 안건은 모두 100% 찬성으로 가결됐다.사외이사들의 ‘셀프 평가’도 도마에 올랐다. 5대 금융지주는 해마다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는데 본인을 제외한 사외이사 등 내부 평가를 통해 대부분 ‘최고 수준’이나 ‘기대 이상’ 또는 ‘S급’의 점수를 받았다. 외부 평가를 실시한 경우는 한 곳도 없었다. 공신력 있는 외부 평가기관이 없고, 외부 평가에 대한 요청이 없었다는 게 이유다.금융지주와 전·현직 사외이사들은 ‘거수기’라는 지적에 반박한다. 내부 치열한 의견 교환을 통해 도출한 안건에 찬성하고 대표이사·사외이사·임원 추천도 사측 의견이 배제된 상태에서 엄정하게 진행된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전직 대형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역할에는 전문성과 독립성이 중요한데 회사 경영을 위해 독립성보다는 전문성 있는 인물로 채우다 보니 이해 상충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추천위 과정에서도 알게 모르게 회사의 의향이 반영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그는 사외이사 제도 개선에 대해 “이사회의 전반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고 세부적으로 공시해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곧 마감하는 에스엠 공개매수…어떤 기관이 응할까
-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카카오(035720)의 에스엠(041510)에 대한 공개매수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공개매수 청약분이 목표 물량을 넘어서면 비율에 따라 배분하는 ‘안분비례’가 적용돼 공개매수 가격에 주식을 모두 팔기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에스엠 주식을 상당 물량 보유한 기관들의 공개매수 청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서는 하이브(352820), KB자산운용, 국민연금, 컴투스(078340) 등이 비교적 많은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 종료 후 주가 하락 가능성↑…선물가격 수준인 8만원대로?35%(833만주)에 달하는 지분 확보를 목표로 하는 카카오의 공개매수 마감일은 오는 26일이다. 공개매수에 응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은 22일까지 주식을 매수했어야 한다. 매수한 주식이 2영업일 뒤 입고되는 만큼 마지막 영업일인 24일까지 계좌에 주식을 입고시키려면 사실상 22일이 마지막 매수일이 되기 때문이다.23일부터는 에스엠 주식을 사더라도 공개매수에 응할 수 없어 실제로 매수에 나서는 주주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미 에스엠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도 22일까지 처분 방식을 결정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경영권 인수 경쟁’이라는 재료로 인해 주가가 급등한 만큼, 23일부터는 주가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에스엠 주식 선물은 전날 8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이날 에스엠 주식 현물은 전날보다 1.32% 내린 11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에스엠 주식 선물 가격과 현물 가격의 괴리가 비교적 큰 상태로 공개매수가 종료되면 선물 가격 수준으로 주가가 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에스엠 주가는 한 때 16만원 선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하이브가 경영권 분쟁에서 발을 뺀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첫 영업일인 지난 13일 23.48% 급락했고, 그 이후 11만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공개매수 가격인 15만원에는 한참 못 미친다.이는 하이브(15.78%), KB자산운용(5.12%), 국민연금(4.32%), 컴투스(4.2%) 등 상당한 물량을 보유한 기관들이 공개매수에 응할지 알기 어려운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공개매수하는 물량이 35%(833만주)로 한정돼 있어 이보다 많은 지분이 공개매수에 청약한다면 안분비례를 통해 비율에 따라 주식이 처분된다. 예를 들어 경쟁률이 2대 1일 경우, 10주를 공개매수에 청약했다면 5주만 공개매수 가격에 처분할 수 있는 식이다.◇ 하이브의 에스엠 주식 처분 방식은 ‘도리에 맞게(?)’1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응하는 형태로 주식을 처분할 경우 안분비례가 적용될 가능성은 급격히 높아진다. 다만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처분 방식에 대해 ‘도리에 맞게’ 처분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그것이 어떤 형태인지에 대해선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KB자산운용 역시 상당기간 에스엠의 주요 주주로 자리하고 있지만, 이번 공개매수에 청약할 지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KB자산운용은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에스엠에 주주제안에 나서기 전인 지난 2019년부터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주주서한을 보내는 등 에스엠의 거버넌스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국민연금은 이미 2월말~3월초 보유 물량 중 절반 가량을 장내 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이에 국민연금의 에스엠 지분율은 8.96%에서 4.32%로 감소했다. 국민연금이 남은 주식에 대해 공개매수에 응할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컴투스의 선택에도 관심이 모인다. 컴투스는 지난해 10월 에스엠 지분 4.2%(99만주)를 주당 6만~7만원 수준의 단가에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매입 총액은 65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당시 컴투스 측은 에스엠 지분을 취득한 이유를 ‘시너지 창출을 위한 전략적 투자’ 차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한 만큼, 컴투스가 단기간 2배 이상의 차익을 거둘 수 있는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역시 1~2%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일부 지분을 공개매수로 처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가 에스엠 주식을 장기보유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피력한데다 이 대표 본인이 에스엠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돼 있기 때문에 실제로 공개매수에 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IB 업계 관계자는 “공개매수가 끝나면 에스엠 현물 주가는 선물 가격 수준인 8만원대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밝혔다.
- 애플페이-삼성페이, 결제 단말기 제각각…통일하면 안되나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애플페이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쓰는 반면, 삼성페이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방식을 활용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매장에서 각각 결제 단말기(POS기)를 도입해야 하고, 애플페이 채택이 더딜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휴대폰 충전 단자를 통일한 것처럼 페이 관련 기술 표준을 만들 수 없나요? 이런 움직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애플페이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애플이 애플페이를 처음 선보이고 한국에 도입되기까지 9년이 걸렸으니, 그동안 기대와 열망이 한번에 쏟아지는 느낌입니다. 애플페이 국내 카드발급 파트너사인 현대카드의 정태영 부회장에 따르면 애플페이 출시 첫날인 어제(21일) 하루에만 100만개 이상의 애플페이 결제 토큰이 등록됐다고 하네요. 한 사람이 카드 한개를 아이폰,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에 등록할 때마다 결제 토큰이 하나씩 등록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서 사용자가 100만명을 넘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한 숫자입니다. 애플 측에서도 한국의 애플페이 첫날 성과는 “역대 최고 기록(Highst record ever)”이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보다 조금 일찍(작년 8월) 애플페이를 도입한 말레이시아는 첫날 35만개의 결제 토큰이 등록됐다고 하니, 한국 기록이 대단해 보입니다.애플페이로 결제하는 모습(사진=애플 제공)그런데, 아직 애플페이를 쓸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어서 이용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애플페이는 NFC 방식으로 결제된다고 알고 있는데, 막상 NFC 마크가 찍혀 있는 결제 단말기에서도 애플페이는 쓸 수가 없다고 합니다.반면, 삼성페이는 일반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에 가져다 대도 결제가 되고, NFC 마크가 있는 결제 단말기에서도 잘 결제가 됩니다. 이는 삼성페이가 MST와 NFC 결제 방식을 모두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MST는 자기장을 활용해 정보를 보내는 특허기술입니다. 삼성전자가 관련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인수해 확보했죠. 신용카드를 긁는 부분에 삼성페이를 가져다 대면 자기장으로 정보를 보내 결제가 이뤄집니다. 신용카드 결제를 받는 전국 300만 가맹점에서 삼성페이를 쓸 수 있는 비결입니다.MST 방식은 특허 기술이니 논외로 하더라도, 의문이 남습니다. 삼성페이는 NFC 마크가 있는 단말기에서 결제가 잘 되는데, 왜 애플페이는 안 되느냐는 겁니다.이런 차이는 한국이 NFC 독자 규격을 채택하고 있어서 발생한 것입니다. 삼성페이는 국내향 갤럭시폰에는 한국 NFC 규격을 넣어 판매하고 있는데, 애플은 국제 NFC 규격만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명 EMV NFC라고 불리는 것이죠. 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가 주축이 되어 만든 규격입니다. 삼성페이도 해외향은 EMV 규격을 따르고 있습니다.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페이스북 캡처“또 갈라파고스야?”라는 반응이 나올 것 같은데요.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바로 결제 단말기가 EMV 인증을 받으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EMV 규격을 쓸 때 카드사가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가 발생해서, 우리나라만 별도 표준을 만들었다’는 낭설도 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NFC 결제 시스템 개발사인 한국NFC의 황승익 대표는 “EMV 인증을 받는 데 2억원 정도 들어간다”며 “결제 단말기 단가가 비싸지기 때문에 결국 도입하는 가맹점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2016년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들은 해외 로열티를 줄이고 기술 의존도를 줄이자는 차원에서 독자 규격을 채택했습니다.어찌 됐건, 사용자 입장에선 애플페이든, 삼성페이든 단말기 신경 쓰지 않고 모두 결제가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애플이 한국 판매 제품에는 한국 NFC 표준 지원하면 되겠죠. 아니면, 반대로 카드사들이 EMV 규격 단말기 보급에 힘을 합쳐야 할 것입니다.어느 쪽이 더 빠를까요? 전자는 애플이 한국 시장만을 위해서 국내 규격을 지원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후자는 어떨까요. 애플페이가 얼마나 흥행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결국, 시장은 소비자들이 바꾸는 것이니까요. 이용자들이 애플페이를 지원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면, 애플페이에 참여하는 카드사도 늘고, EMV 결제 단말기에 대한 지원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 좋은 시절 다 갔네...IT업계, 허리띠 바싹 조인다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국내 IT 업계가 ‘군살 빼기’에 나섰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22일 네이버(035420)는 경기도 성남시 그린팩토리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총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1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축소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주총장에서 “지난 10년간 보수 한도가 실지급률 대비 높게 설정돼 있어 줄인 면이 있고, 비용 통제 기조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네이버 정기주주총회. (사진=연합)올 들어 네이버는 경영진을 비롯한 임원들의 계약 금액을 삭감했고,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성과급도 줄였다. 최근엔 해외 자회사인 왓패드와 포시마크를 상대로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왓패드는 지난 8일(현지시간) 회사 블로그를 통해 “전체 직원 267명 중 약 16%인 42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밝혔고, 네이버가 최종 인수한 지 두 달이 된 포시마크도 수십 명을 해고했다.라이벌 회사인 카카오(035720)도 상황은 비슷하다. 카카오는 진행하던 경력직 채용마저 중단했고, 오는 28일 열리는 주총에서는 120억원이던 총 이사 보수 한도를 80억원을 낮추는 안건을 승인할 예정이다. 대표이사 보수 체계를 바꾸면서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작년 경영 성과에 따른 성과급을 받지 않았다.최근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가져가게 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4월 1일부로 북미 지역 웹툰·웹소설을 서비스하는 자회사 타파스엔터테인먼트의 국내 법인을 청산하고 직원 30~40명 모두를 내보내기로 했다. 현재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네이버, 카카오의 이런 움직임은 경기 침체에 따른 성장성 둔화와 코로나 기간 늘어난 인건비가 겹치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긴축 경영으로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다. 최 대표도 지난달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행사인 ‘컴패니언 데이’를 열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직면하고 있고, 네이버 역시 당분간 매우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가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통신·게임 업계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LG유플러스는 올해 기본급의 450%였던 성과급을 250%로 줄였다. 성과급 축소에 일부 직원들이 반발하면서 갈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17일 주총에서 “저희 목표 대비나 경쟁사 대비 성과에선 저희가 낮은 평가를 했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발생했다”며 “열심히 일한 직원들께는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지만 애초에 작년 초에 정했던 원칙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게임 업계는 감원은 없지만, 대표들의 연봉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259960)의 김창한 대표는 연봉을 ‘셀프 삭감’했다. 이 회사가 지난 20일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해 상여금을 지급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상여금을 ‘셀프 삭감’한 김 대표는 전년 대비 약 50% 줄어든 연봉(10억3500만원)을 받아 크래프톤 연봉 상위 5위에도 들지 못했다.방준혁 넷마블(251270) 의장도 지난해 상여금을 뺀 연봉(14억7200만원)을 받았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2년 연속 상여금을 받지 않고 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293490) 대표의 경우 상여금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18억 2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전년보다 20%가량 줄어든 금액이다. 투자가 얼어붙은 스타트업 업계는 ‘생존’이 화두가 돼버렸다.
- 오뚜기, 해외매출 비중 사상 첫 10% 돌파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오뚜기(007310)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해외매출 비중이 10%를 돌파했다. 사측은 현지 맞춤형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출시해 해외매출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베트남·미국 덕에’…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의 지난해 해외매출액은 3264억원으로 전년동기(2736억원) 대비 19.2% 증가했다. 작년 전체 매출(3조1833억원)의 10.3% 수준이다. 오뚜기의 해외매출 비중은 2016년 9.1%를 기록한 후 8% 후반대에 머물렀지만 2020년 9.3%, 2021년 9.9% 등으로 지속 증가했다.함영준 오뚜기 회장(사진=오뚜기)해외사업은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오뚜기는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내수기업’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본격 도약한다는 계획이다.특히 베트남 법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베트남 법인의 매출은 전년대비 43% 늘어난 646억원이다. 오뚜기는 2010년 베트남 빈증 미푹공단에 공장을 만들고 식초, 토마토케찹, 골드마요네스, 허니머스타드, 소스류, 드레싱류 등을 생산하면서 베트남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2015년 하노이 인근 박닌에 라면공장을 준공하면서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했다.특히 베트남 1020세대를 중심으로 ‘K라면’ 열풍이 불면서 진라면, 진짜장, 북경짜장 등이 매출을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단종됐던 보들보들 치즈라면이 베트남에서는 큰 인기를 얻었다. 베트남은 2021년 한국을 제치고 연간 1인당 라면소비량이 가장 많은 것도 오뚜기에게 호재로 작용했다.K콘텐츠 인기까지 더해지면서 베트남 내 한국 라면 소비는 당분간 성장할 전망이다. 오뚜기 미국 법인은 작년 매출액이 전년대비 39% 성장한 922억원을 달성했다. 방탄소년단 진을 진라면 모델로 발탁하고 북미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덕분에 매출이 급증했다.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아마존 온라인스토어 등을 통해 주문하는 방법을 인증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북미서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작년 캘리포니아주 남부 온타리오에 5600만달러(732억원)를 투자해 물류센터를 인수했다. 전용 물류센터를 통해 카레, 라면, 소스, 식품류 등의 제품 수출을 늘릴 예정이다.오뚜기 베트남 면류 주요 제품(사진=오뚜기)미국 베트남 외에 뉴질랜드 법인은 전년 대비 8% 신장한 매출 206억원, 당면을 생산하는 중국 강소 태동식품유한공사는 17% 늘어난 190억원, 냉동가공 식품을 생산하는 중구 강소 부도옹식품유한공사는 12% 증가한 10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오뚜기는 현재 미주,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세계 7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앞으로 베트남, 미국을 해외거점으로 삼아 해외매출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경쟁사인 삼양식품(003230)은 해외매출 비중이 60%대, 농심(004370)은 30%대에 이르는만큼 인만큼 해외 진출을 가속화 한다면 매출 성장 잠재력은 큰 상황이다.오뚜기 관계자는 “동남아와 중화권을 중심으로 대형 유통채널 및 로컬마켓의 입점이 늘고 있다”며 “유럽과 오세아니아,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 활동을 적극 전개하며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