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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전자 치료제 'A·B형 혈우병' 모두 정복...“시장 선도는 시간문제”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1세대 바이오벤처가 발굴한 A형 및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가 미국과 유럽 연합(EU) 등 주요국에서 거듭 승인되고 있다. 미국 바이오마린의 A형 혈우병 치료제 ‘록타비안’이 유럽에서 지난해 6월 최초로 승인됐다. 네덜란드 유니큐어(uniQure)가 발굴한 B형 혈우병 치료제 ‘헴제닉스’는 지난해 11월 미국에 이어 최근 EU에서도 품목 허가됐다. 2031년경 35조원 규모로 성장할 혈우병 치료제 시장이 두 유전자 치료제의 등장으로 요동칠 전망이다. 1일 업계에서는 높은 약가로 인해 확장성이 비교적 더딜 수 있지만, 단회(원샷) 투여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가 결국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스위스 로슈나 미국 화이자 등 글로벌제약사(빅파마)도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혈우병은 유전적인 문제로 혈액 응고인자가 없거나 부족해 출혈이 멈추지 않는 질환이다.(제공=위키피디아)◇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개발성공한 1세대 바이오벤처들 혈우병은 출혈이 멈추지 않는 질환으로 크게 A형과 B형 혈우병으로 나뉜다. A형 혈우병은 전체 혈우병 환자의 약 70%이며, 현재까지 알려진 12가지 혈액응고 인자 중 8번(Ⅷ) 혈액응고 인자가 부족할 때 발병한다. B형 혈우병은 9번(Ⅸ) 혈액응고 인자가 부족할 때 나타난다. A형 혈우병 환자가 B형 혈우병보다 국가별로 5~8배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20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이 호주 CSL베링과 유니큐어가 공동 개발한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헴제닉스’(성분명 에트라나코진 데자파보벡)를 조건부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승인받은 지 3개월 만에 헴제닉스가 EU 시장까지 진출하게 된 것이다. 헴제닉스는 미국에서 1회 투여당 350만 달러(한화 약 47억원) 약가를 책정받았으며, 현재까지 최고가의 의약품으로 기록된 상태다. 미국 바이오마린이 개발한 최초의 A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록타비안’(성분명 발록토코진 록사파보벡)도 지난해 6월 EMA로부터 조건부 승인받았다. 이 약물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심사 관련 결론도 내달 말일까지 나올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11월로 예정됐던 록타비안 관련 FDA 자문위원회 회의 소집 계획이 취소되면서, 허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행크 푹스 바이오마린 연구개발 부문 총책임자는 “FDA 내부 인력만으로 임상 결과나 약효 면에서 뚜렷한 결론을 도출할 수 없을 때 자문위를 소집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이미 관련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혁신적인 신약인 록타비안을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최초의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이끈 바이오마린과 유니큐어 등은 1997~1998년 사이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 탄생한 1세대 바이오벤처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오마린과 유니큐어는 각각 27일 기준 시가 총액이 189억7000만 달러(한화 25조원)와 9억3400만 달러(한화 1조2360억원)에 달한다. 또 헴제닉스를 개발에 참여한 CSL베링의 모회사인 CSL리미티드는 호주 주식시장에 상장됐으며, 이날 기준 시가총액이 1431억3000만 호주 달러(한화 약 127조원)에 이른다. 미국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스가 A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록타비안’(성분명 발록토코진 록사파보벡)을, 호주계 CSL베링과 네덜란드 유니큐어는 공동으로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헴제닉스’(성분명 에트라나코진 데자파보벡)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자료=각 사)◇혈우병 시장 2031년 35조원 이상 ...빅파마도 임상 박차세계 혈우병 시장은 약 17조원, 이중 국내 시장은 약 23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A형 혈우병 환자 대상 로슈의 항응고제 ‘헴리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나 B형 혈우병 환자 대상 미국 화이자 ‘베니픽스’(성분명 노나코그알파) 등 유전자재조합 기반 약물들이 널리 쓰인다. 이들은 모두 1주~1달마다 1회씩 평생 투여받아야 한다.이와 달리 유전자 치료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연 원샷 투여로 혈우병을 완치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록타비안은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5’에 8번 응고인자의 유전자 등을 넣은 정맥주사형 약물이다. 1회 투여하면 부족했던 8번 응고인자가 계속 생성된다. 헴제닉스 역시 같은 방식으로 9번 응고인자의 유전자를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록타비안과 헴제닉스는 임상 3상 등 연구에서 연간 혈장 수혈 횟수를 각각 99%, 64%씩 감소시키는 효과가 나타났다. 국내 혈우병 치료제 개발업계 관계자는 “록타비안이나 헴제닉스 등이 개발된 지 얼마 안 된 만큼 5년 이상 장기 안전성 관련 데이터를 채워 넣어야 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며 “높은 약가로 인해 당장 널리 보급될 순 없겠지만, 보험이나 국가 지원 등의 논의를 거쳐 유전자 치료제 기반 약물의 시장성은 점점 커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시장조사 전문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혈우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1년 128억 달러(당시 한화 약 14조6432억원)이며, 연평균 7.5%씩 성장해 오는 2031년 269억 달러(한화 약 35조 486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이 시장을 뚫기 위해 로슈, 화이자 등도 적극 나서고 있다. 로슈는 스파크 테라퓨틱스를 인수하며 확보한 ‘RG6357’의 A형 혈우병 대상 임상 1/2상을, 화이자도 상가모 테라퓨티스로부터 기술도입한 ‘PF-07055480’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양사는 공동으로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후보 ‘PF-06838435’의 임상 3상도 수행하고 있다. 한편 국내 개발사 중에선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없다. 다만 GC녹십자(006280)가 ‘그린진에프’(성분명 베록토코그알파) 등 유전자재조합 기반 혈우병 치료제 4종을 확보하고 있으며, JW중외제약은 로슈의 헴리브라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중이다. 이밖에도 티움바이오(321550)는 지난해 7월 기존 치료제 대비 반감기를 6~7배 늘린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재조합 기반 혈우병 신약 후보물질 ‘TU7710’의 국내 임상 1상을 신청한 바 있다.
- 에스엠, 경영권 분쟁 진행형…주가 슈팅 가능성-현대차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현대차증권은 에스엠(041510)에 대해 “하이브(352820)가 에스엠 인수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카카오(035720)의 반격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6일 보고서에서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통해 추가 취득한 지분율이 낮게 나올 경우, 카카오가 인수전을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므로 에스엠 주가가 한 번 더 슈팅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법원은 지난 3일 이수만 전 총괄 측에서 에스엠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주된 근거로는 최대주주를 포함한 기존 주주들과 사전 협의가 없었고, 투자자금의 긴급한 조달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에스엠 주식 9.05%를 확보할 수 없게 되었으며, 15.8% 및 공개매수 성공분 일부를 확보한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전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하이브 및 이수만 진영과 에스엠 및 카카오는 오는 31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을 앞두고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이수만 전 총괄로부터 이번 주총 의결권을 위임 받은 하이브는 지난 2월 16일 주주제안으로 제출한 7인의 신임 이사진 후보를 선임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하이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3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을 추천했으며 에스엠 경영진도 과거 체제에 책임지는 차원에서 기존 이사진 전원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고,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6인 등 신임 이사진 후보를 추천했다”고 말했다.양측의 의결권은 하이브 진영이 하이브 15.79%, 이수만 전 총괄 3.65% 등 19.44%를 확보했으나 현 경영진 진영은 이번 가처분 신청의 인용으로 1% 남짓에 불과한 상황이다. 잔여 의결권 구성은 국민연금 8.96%, KB자산운용 5.12%, 컴투스 4.2%, 그리고 소액주주 약 61%로 추산되며 하이브가 이사회 구성에 있어서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파악된다.김 연구원은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개매수 분을 차치하고 보면 보유 지분율은 20% 미만으로 경영권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서는 10% 이상의 추가 매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카카오의 경우 30% 이상 지분을 단기간에 공개매수 또는 블록딜 형태로 가져와야만 인수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에 주주총회 개최 이전에 카카오가 공개매수 등의 방법을 통해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상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이코노믹 View]가계부채 해법 '모기지뱅크' 도입하자
- [김선욱 IBA홀딩스 대표·미국 공인회계사]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한 의원이 우리나라 가계대출에 변동 금리가 80%를 차지한다는 것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정책을 반성할 지점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장기적·안정적으로 자금조달이 되는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고정금리 확대를 추구하면 은행이 전반적인 리스크를 지기 때문에 장기고정금리를 늘리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금융당국이 오랜기간 고정금리 확대정책을 펼쳐왔음에도 가계부채 구조개선에 실패한 이유는 정책적 측면보다 자금조달시장 측면서 장기고정금리를 확대할 여건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이 말은 장기고정금리 확대를 위해선 장기 조달재원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장기채권을 발행해야 하는데 저렴한 금리로 채권을 인수해줄 장기 투자시장이 우리나라선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여기서 금융위원장의 심각한 착시가 있다. 이제껏 우리나라 은행들은 장기채 발행을 위해 자본시장을 직접 찾아간 적이 없다. 은행들엔 자본시장 역할을 대신해 주는 장기적, 안정적 자금조달 시스템이 이미 있기 때문이다. 바로 주택금융공사다.은행은 일단 고객에게 자체자금으로 장기고정금리 대출을 내어준 후, 이 대출채권을 단기간 내 주택금융공사에 매각해 고객에게 내줬던 대출금을 조기 회수한다. 공사는 은행들로부터 장기고정금리 대출을 넘겨받으면 이를 기초로 장기채(MBS)를 자본시장에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은행에 대금을 지불해 줬다. 은행은 주택금융공사 설립 후 지난 20년간 장기대출을 이런 자금조달 시스템에 의존해왔다. 그런데 은행이 장기적, 안정적인 자금조달 시스템이 없어서 리스크를 져야 하기 때문에 장기고정금리를 늘리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 대출공급시장 측면서 보면 장기고정금리가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는 공사에 매각을 전제로 한 장기고정금리대출이 은행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영업할 유인이 없었던 상품이기 때문이다.매각을 전제로 한 장기고정금리가 은행에 매력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은행의 주요 조달수단이 예금이기 때문이다. 은행은 고객에게 받은 예금으로 대출을 내어준 후 만기까지 대출채권 보유해 원리금을 회수하는 것을 사업모델로 하고 있다. 예금의 비만기(Nonmaturity) 속성상 예금을 지속적으로 대출로 운용해 이자수익을 내게 해야 예금자에게 이자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만기전 대출을 매각해 원금을 일찍 회수하면 손해다.예금은행의 기본 사업모델, 즉 예금을 대출로 운용하는 시스템과 대출 매각을 통해 대출금을 조기 회수하는 장기고정금리대출 운용방식이 서로 맞지 않았다. 이건 글로벌 금융사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장기고정금리 주담대가 대중화된 미국, 덴마크, 일본 등에서는 장기고정금리의 주요 취급자가 예금은행이 아니다. 예금기능이 없는 여신전문기관인 중소규모 모기지 뱅크다. 모기지뱅크는 예금이 아닌 단기 시장자금으로 대출을 취급하기에 대출을 팔아서 대금을 마련해야 빌려 온 자금을 적시 상환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장기고정금리대출을 대중화하려면 신규 플레이어, 모기지뱅크를 등장시켜야 한다. 미국, 일본의 국책 모기지 유동화 기관의 주요 거래 파트너는 대형 예금은행이 아닌, 주담대 전문 금융사인 모기지뱅크다.이렇게 되면 주금공은 현재 시중은행과 연결해 놓은 파이프라인을 신설 모기지뱅크로 옮기고, 주담대는 의례 장기고정금리 형태로 모기지뱅크와 주금공 라인에서 받는 소비자 관행이 생기도록 유도해야 한다.자연스럽게, 대형 시중은행의 주담대시장 점유비중이 줄어들 것이다. 이들은 여유 있는 자금으로 기업대출 취급분을 더 늘려야 하므로 기업대출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그 결과 중소기업대출 및 자영업자 대출금리는 내려갈 것이다
- 캐나다·中 기업도 ‘한국판 STO’ 주목하는 이유[최훈길의뒷담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렇게 많이 올지 몰랐네요.”지난 2일 ‘이데일리 토큰증권발행(STO) 포럼’에 참석한 한 참석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포럼에는 200명가량의 기업인들이 참석했습니다. 이들 대다수는 2시간 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STO 포럼에 집중했습니다. 서로 명함을 주고받는 등 활발한 네트워킹도 했고요. 일부 참석자는 포럼 후에 “금융당국과 만나 속 시원히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새로운 투자 트렌드를 느낄 수 있었다”는 평가도 했습니다. STO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토큰(디지털자산) 형태의 증권(ST)을 발행하는 것입니다. 부동산·미술품 등 실물자산을 담보로 토큰을 발행해 증권처럼 거래할 수 있습니다. 소액 쪼개기 투자를 하는 것이어서 ‘조각투자’와 비슷합니다. 투자자는 지분, 의결권, 이자, 수익금 등을 나눠 가질 수 있습니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에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이르면 내년부터 이를 전면 시행·허용할 계획입니다. 이데일리 STO 포럼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렸다. 이정엽(왼쪽부터) 블록체인법학회장을 좌장으로 이수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류지해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TF팀장, 홍재근 대신증권 신사업추진단장, 조찬식 펀블 대표,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가 ‘STO를 통한 금융혁신 과제와 대안’을 주제로 토론했다. 이번 포럼은 국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증권사, 조각투자 기업 등 STO 관련 기관·업계·학계가 처음으로 한 곳에 모여 STO 관련 논의를 한 것이다. (사진=노진환 기자)법안 처리 시점 등 여러 불확실성 면이 있지만, 이번 포럼을 통해 분명한 몇 가지가 확인됐습니다. 첫째로는 STO에 대한 각계각층의 관심이 뜨겁다는 점입니다. 증권사나 금융투자 업계만 주로 관심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증권사가 자체 STO 플랫폼을 만들거나 조각투자 기업을 인수하는 논의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증권사, 조각투자 기업만 관심이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기업들 면면을 보면서 놀랐습니다. 증권사, 조각투자뿐 아니라 은행, 보험사, 블록체인 기업, 거래소, 핀테크, 통신사, 발전사, 유통사, 게임사, PG사, 연구원, 법무법인, 회계법인 등 다양했습니다. 영화투자·예술 업계, 해운업계에서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각계각층의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STO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봤기 때문입니다. 류지해 미래에셋증권 이사(디지털자산TF팀장)는 “STO는 부동산, 미술품, 한우, 음원, 채권뿐 아니라 웹툰, 선박, 지식재산권까지 발행 대상이 무궁무진한 장점이 있다”며 “제2의 기업공개(IPO)처럼 앞으로는 STO를 통해 기업자금을 모으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쪼개기 투자를 할 수 있는 새롭고 적합한 상품만 개발한다면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특히 글로벌 관심도 뜨거웠습니다. 캐나다와 중국에 본사를 둔 기업도 이번 포럼에 참석했습니다. 이는 STO가 블록체인 기반이기 때문에 쉽고 투명하게 안정적으로 글로벌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자동화 계약)는 위조·도난이 어려워 ‘계’처럼 떼일 염려가 없는 장점이 있습니다. 조작되지 않고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장부를 만들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입니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펀블’의 조찬식 대표는 “STO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만들게 되면 해킹에 뚫리기 어려워 보안성이 좋아지고, 신속한 거래로 효율성도 높아지게 될 것”이 “어느 증권사가 가장 빨리 STO 시장을 선점할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라고 지적했습니다. ‘구글은 검색’이라는 말처럼, ‘STO는 어디 증권사’라는 브랜드 효과를 얻으려는 발빠른 시도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입니다.다만 우려와 고민도 있는 상황입니다. 업계에선 초기에 유동성을 키워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금융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금융당국은 STO가 제2의 코인시장처럼 투자자 피해가 발생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제2의 크라우드 펀딩’, ‘또 다른 개인 간 거래(P2P)’처럼 초기 시장이 혼탁하게 될 우려, STO 열풍이 소문만 무성했다가 투자는 저조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물론 이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블록체인 기반 STO 제도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최초로 제도화하는 시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이 순항하고 시장이 살아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금융위 김주현 위원장과 김소영 부위원장, 금감원 이복현 원장과 함용일 부원장 등 당국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도 많습니다. 새로운 시도는 항상 어렵습니다. ‘왜 새로운 것을 시도해서 욕을 먹나’라는 관가의 시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도전 없이는 금융혁신은 이뤄질 수 없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를 해소하려면 자본시장을 살리는 제도개선이 꾸준히 이뤄져야 합니다. STO 정책도 이와 같은 제도개선의 일환입니다. 정책당국의 고민은 나눠야 줄어듭니다. 자본시장 활성화, 거래의 투명성·신뢰성, 투자자 보호까지 아우르는 묘책은 시장과 함께 소통하면서 찾아야 합니다. 금융위·금감원이 이번포럼에 참석해 허심탄회한 논의를 한 것처럼, 소통하는 정책 행보가 계속되길 기대해봅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꽉 막힌 징용배상 우회…한일 재계 공동기금 만든다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다음은 3월 6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꽉 막힌 징용배상 우회…한일 재계 공동기금 만든다-부활한 고진영…HSBC 2연패-반도체가 쌓여간다-中 올 성장률 목표 역대 최저 5% 제시-SK, 유럽 첫 양자위성 프로젝트 파트너로-한국-베트남이 여는 디지털금융-[사설]피의자가 수사검사 선정하겠다니…특검도 방탄인가-[사설]수익률 최악에 개혁은 표류, 국민연금 위기 안보이나△종합-고양이 사진 넣으니 “야옹~” 가상 세계 모든 ‘소리’ 채운다-미국은 지금 전자제품 할인판매에도 썰렁 초저가 식료품 마트만 북적△막 오른 중국 전인대-세계 경기 침체·美 압박에 보수적 목표 제시…‘내수 확대’ 최우선 과제로-리커창 떠나고 리창 ‘2인자’로…당, 기관 통제 강화-대만 갈등, 우크라전 장기화에…국방비는 7.2% 더 늘려△종합-‘사죄·배상 가능성 희박’ 판단에 프레임 전환…관건은 국민 공감대-SM 인수 제동 걸린 카카오, ‘쩐의 전쟁’ 돌입하나-“고객편익 개선 기대”vs“경쟁과열, 부실확대”…은행 혁신, 기대반 우려반-韓 경제 경착률 우려 ‘물가보다 성장’ 선회△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 리포트-불리해도 美보조금 신청할 수밖에…K반도체 위해 정부가 협상 나서야-“국내에 시설투자 늘리는 것이 해답 정부가 규제 풀어 유턴기업 도와야”△정치-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율 ‘역대급 흥행’…金·安·千 ‘동상이몽’-‘이낙연 제명’ 청원에…‘이재명 출당’ 청원 맞불-“정순신 아들 사건처럼…‘학폭 학생부 기재’는 오히려 문제 악화시켜”-오늘부터 나흘간 ‘위기관리연습’ 실시 軍, 北 국지도발·테러 가정한 훈련병행△경제-SMP상한제 재개 미지수…전기료 인상 불가피-대폭 쪼그라드는 청년내일채움고제 제조·건설업 한정…여성은 어쩌나-푸드테크, 연 30% 성장…반도체처럼 키워야-‘소비 진작’ 나서자니 ‘물가 자극’ 걱정…진퇴양난 기재부△금융-기준금리 동결에도…대출금리 다시 ‘상승세’-‘3040 영끌족’ 이자상환 부담 2배 증가-고금리 영향…보험업계 ‘절판 마케팅’ 잠잠-현대는 아멕스, 삼성은 비자·마스터와 맞손…프리미엄 카드 전쟁△고금리 시대 내집 마련 전략-DSR 없고 최대 5억 대출…주택자금 마련 마지막 퍼즐 맞췄다-디딤돌대출, 문턱 높지만 금리는 낮아 특례보금자리론은 큰 대출한도 매력△글로벌-“최종금리 올려야” “고금리 더 오래”…커지는 ‘매파 목소리’-‘미신고 지역 핵물질 조사’ 이란, IAEA에 협력키로-“美, 中 겨냥 첨단기술 규제 준비”-우크라, 바흐무트 삼면 포위 당해…러에 내주나△산업-‘조상 영끌’까지…張·崔 두 가문, 고려아연 지분 경쟁 격화-LG 가전 심장 ‘인버터 DD모터’ 누적 생산 1억대-비포장도로선 올렸다, 고속도로선 내렸다 현대모비스 ‘車 높이 자동조절시스템’ 개발-포스코인터내셔널 “에너지 취약계층 자립 돕는다”△ICT-세계 사용자 4억명 메타버스 ‘제페토’ 현실 소리 ‘업글’ 1000억 매출 노린다-KT 출신 전현직 4파전…개미 표심은 어디로-“글로벌 양자통신시장 선두…2~3년 내 상장할 것”-“5G 특화망 반값 장비, 日보다 우수…해외 시장도 개척할 것”△중소기업-‘성장정체 대비하라’…중견기업 사업다각화 속도-‘스케일업금융 사업’ 참여 기업 모집 중기부, 기업당 최대 120억원 지원-“빗물·먼지·습기 문제 극복…시야 늘 또렷한 CCTV”-현대리바트, 중고가구 거래 도우미 ‘오구가구’ 오픈△소비자생활-다시 찾는 외국인들…문 닫았던 가게들 재오픈 준비로 분주-풀무원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 2호점 오픈-육아 지원에 진심인 한세실업…“안심하고 일해요”-CJ 제일제당, 사내벤처 전용공간 ‘이노플레이’ 개관△증권-외국인 돌아오고 中 양회 훈풍 코스피 탄력 받나-박스권 증시 속 개미들 ‘불타기’ 에코프로비엠·에스엠 주가 과열-결국엔 흘러내린다 정치테마주 ‘주의보’-테슬라 후진에도…달리는 ‘배터리’ 관련주-‘불법 공매도’ 외국계 금융사 2곳에 ‘수십억 과징금’ 초읽기△부동산-쉬워진 재건축에…리모델링 추진단지 갈등 격화-마포 더 클래시, 비싼만큼 장점 많아-무허가 많은 뉴타운…투자 전 ‘건물확인원’ 체크 필수-한양, 리모델링 사업 진출…수주 채널 다변화-LH, 공공분양·임대주택 올해 7만 4576가구 공급△문화-오늘 먹고 죽자 말고…K술, 제대로 즐겼으면-[문화대상 이 작품]우주선처럼 강렬한 록 사운드 관객과 이승윤의 짜릿한 도킹-정명훈이 지휘, 조성진은 피아노 연주…최고들이 선사한 귀호강△스포츠-1년 만의 우승컵에 울어버린 ‘여왕’-신지애, 日 개막전 우승 ‘63승 新’-‘호주, 가볍게 넘긴다’…이강철호, 결전의 땅서 첫 훈련-대한항공 정규리그 3연패 성큼-존 존스, 3년 만의 UFC 복귀전서 헤비급 챔프 등극△오피니언-[이코노믹 View]가계부채 해법 ‘모기지뱅크’ 도입하자-[한반도24시]여덟살에 후계자 된 김정은, 그리고 그의 딸-[생생확대경]선진국 향한 마지막 열쇠, 원화 국제화△오피니언-[목멱칼럼]정부의 시장개입 3종 세트-[데스크의 눈]정순신 아들·황영웅…학폭은 범죄다-[기자수업]국민연금에도 檢 출신…독립성 보장할 수 있나-[e갤러리]김옥정 ‘나눈 것’△피플-모든 건물 무너지고, 사체낭 즐비…튀르키예 현장 처참하단 말도 부족-BTS, 미국 니켈로디언 주최 ‘키즈 초이스 어워즈’ 4년째 수상-‘대통령 특사’ 최태원 회장, 유럽 3국 순방 마무리-박세리, 용인시와 골프인재양성·체육발전 협력-조승래 의원,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 방문…연구자 간담회△사회-“토하고 난동 예사…의식없는 취객과 밤새 씨름”-강도태, 임기 20개월 남기고 사의-4말5초 마스크 탈출?…전면해제 논의 시작-15대 1 서울농부 텃반분양 하늘의 별 따기-檢, 이재명 9일 기소…‘428억 약정설’ 김만배 입에 달렸다
- 故김현식 목소리 되살린 이 회사…"AI로 메타버스에 '소리' 불어넣는다"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오디오 기술 스타트업 가우디오랩에는 ‘소리 장인’들이 모여 있다. 전 세계에 얼마 없다는 음향공학박사 9명을 포함해 40여 명의 오디오 전문가들이다. 이름부터 오디오와 비슷한 오현오 가우디오랩 대표는 “오디오를 ‘인생의 업’이라 생각하고 살아왔다”고 말할 정도. 소리 장인들이 만들어 낸 인공지능(AI) 음원 분리 기술의 성능은 소니, 메타, 바이트댄스 등을 압도하고 있다.하지만 가우디오랩의 ‘빅 픽처(큰 그림)’는 따로 있다.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난 오 대표는 “가우디오랩은 가상세계에 모든 소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네이버 등에서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재작년부터 생성AI로 소리를 만드는 연구에 집중했다고 했다. 이른바 ‘사운드 스튜디오 가우디오(SSG·쓱)’ 프로젝트다.오현오 가우디오랩 대표. (사진=가우디오랩)◇음원 분리 기술로 양질의 학습 데이터 생성가우디오랩의 이름을 먼저 알린 건 AI 음원 분리 기술이었다. 여러 음원이 섞여있는 오디오 신호에서 개별 음원을 추출하는 가우디오랩의 기술 덕분에 ‘히든싱어’ 고(故) 김현식 편이 가능해진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가우디오랩은 생전 음원에서 김현식의 목소리만 추출해냈다. 이 기술은 디즈니+ 시리즈 ‘카지노’에서 60대 최민식을 30대로 만들기 위해 쓰이기도 했다. 오 대표는 “최민식 배우의 30대 목소리가 많이 있어야 AI가 학습할 수 있는데, 그 데이터가 시장에 없어 저희의 음원 분리 기술로 1994년 방영된 드라마 ‘서울의 달’에서 최민식의 목소리만 뽑아냈고 음성 변환은 수퍼톤에서 했었다”고 뒷얘기를 들려줬다.이처럼 음원 분리가 가우디오랩의 기술 수준을 알리는데 기여했지만, 가우디오랩이 ‘메인 사업’으로 드라이브를 거는 분야는 아니다. 오 대표는 “시장이 그다지 크다고 생각하진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히려 ‘오디오 데이터 확보’ 목적이 더 크다.그는 “저희는 다른 어떤 회사보다 양질의 오디오 데이터를 압도적으로 많이 갖고 있고. 이를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다”며 “시중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잘 정제해서 분류해놔야 ‘다음 일’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이 일(음원 분리)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우디오랩에는 음원 분리 기술이 세상의 소리를 분류해 AI가 학습할 데이터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영화 ‘국제시장’ ‘국가대표’ 등으로 대종상 등에서 음향상을 받은 국내 사운드 스튜디오 ‘웨이브랩’을 지난해 5월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 대표는 “제일 유용한 학습 데이터는 영화를 만들던 사운드 스튜디오가 가지고 있을 것이고, 가상 세계의 소리가 예쁘고 깨끗하려면 과장된 소리가 아니라 진짜 세상에서 나는 자연스러운 소리를 넣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가우디오랩의 비전, SSG◇AI가 ‘폴리 아티스트’ 역할오 대표는 2년 전 네이버 D2SF, 삼성벤처투자 등에서 추가 투자를 받으며 “사운드를 만드는 생성 AI 모델을 연구하겠다”고 선언했었다. 바로 ‘쓱’ 프로젝트다. 영상, 이미지, 텍스트 등을 입력하면 AI가 백색 잡음으로부터 입력에 해당하는 소리를 자동 생성한다.오 대표는 쓱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에 대해 “메타버스든 영화든 영상 정보만 넣어주면 AI가 그에 맞는 모든 소리를 자동으로 입혀주는 것”이라고 했다. 영화로 치면, 사람 목소리와 음악을 제외한 모든 소리를 한 땀 한 땀 만들어내는 ‘폴리 아티스트’ 역할을 AI가 도와주는 것이다.마침내 올 1월 말부터 쓱 프로젝트의 결과물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100개 정도 되는 카테고리에서 고양이 소리, 총소리 등 설명글을 집어넣으면 소리를 생성해내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예를 들어 ‘고양이 우는 소리’라는 글자를 입력하면, 매번 다른 고양이 소리를 생성해주는 식이다. 앞으론 텍스트가 아닌 영상을 넣어도 소리를 생성해주는 단계까지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글로벌 이용자 4억명을 확보한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먼저 현실 세계와 같은 소리를 입히는 시도가 이뤄질 전망이다. 로블록스, 제페토 등 지금의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은 배경음악(BGM) 정도만 흘러나올 뿐 현실처럼 느껴지는 ‘소리’는 없다.오 대표는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에 나오는 ‘오아시스’처럼 가상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되는 메타버스 세상을 구현하려면 ‘소리’도 똑같아야 한다”며 “가상세계에 있는 모든 소리를 만들어 내고, 이 시장의 리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접시가 600만원”…그릇에 미친 사람들[찐부자 리포트]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거주하는 김호진 씨(가명·45)는 고급 식기 수집에 맛이 들렸다. 지난해 이사 후 한 달에 두어 번 손님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는 일이 부쩍 늘면서다. 김 씨는 “음식 대접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게 그릇”이라며 “먹는 걸 예쁘게 플레이팅 하는 재미도 있지만 그릇은 주인의 안목, 한 집안 살림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물건 같다”고 말했다. 혼수·이사 철을 앞두고 해외 명품 식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수십만~ 수백만 원대 이르는 고가에도 재고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기 제품은 주문부터 수령까지 최대 8개월~1년이 소요되지만 찾는 사람이 많아 대기도 어려운 실정이다.에르메스 파시폴리아 플래터. (사진=백주아 기자)지난 4일 방문한 서울 강남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 3층에는 눈을 뗄 수 없이 화려한 식기들이 진열됐다. 푸릇푸릇 한 자연의 싱그러움이 묻은 접시, 페르시아 실크로드를 오가는 상인들을 연상케 하는 무늬의 플래터 등 ‘그릇 수집의 종착지’답게 수작업으로 만든 모든 도자기에서는 생동감과 역동성이 느껴졌다.에르메스 테이블웨어는 디저트 접시, 밥그릇, 샐러드 볼, 텀블러, 플래터 등 종류도 다양하지만 세트로 구색을 갖춰 구매하려면 재고 확인이 필수였다. 진열된 상품이 마지막 상품인 경우도 더러 있었다. 제품 가격은 접시의 경우 크기, 디자인별로 1개당 30만원부터 600만원 수준이다. 매장 관계자는 “가구나 오브제는 주문 제작이 가능하지만 식기류를 찾는 소비자가 너무 많고 1년 이상 대기하는 고객도 더러 있어서 더이상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메종 바카라 서울 매장에 진열된 상품. (사진=백주아 기자)같은 날 방문한 메종 바카라 서울 매장. 크리스털 명품 브랜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와인, 샴페인 잔부터 그릇 등 다양한 종류의 식기가 진열됐다. 100만원짜리 샴페인 잔으로 유명한 ‘밀 누이 플루티시모’ 제품은 역시 재고가 없었다. 바카라 인기 제품은 주문해 제품을 직접 수령하기까지 최대 8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서울 강남구 청담동 구찌 플래그십 스토어 테이블 웨어. (사진=백주아 기자)해외 명품 식기 수요가 늘어난 건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면 활동 대신 집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늘면서 그릇 수집이 하나의 취미로 굳어진 것이다.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직접 만든 음식과 플레이팅을 공개하는 트렌드도 고급 식기 인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화려한 디자인의 식기는 집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종종 활용되는 만큼 혼수, 이사철을 앞두고 수요가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월~2월 프리미엄 식기류 매출은 전년대비 26.3% 신장했다.고급 식기 소비자층도 확대되고 있다. 젊은 부부들의 경우 혼수로 고급 식기를 구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2월 예비부부 전용 멤버십 프로그램 ‘더 클럽웨딩’ 가입 고객의 프리미엄 식기 브랜드 매출은 전년 대비 18.5% 증가했다. 지노리1735 접시를 보고 있는 배우 고소영. (사진=고소영 인스타그램)프리미엄 식기 수요가 늘면서 백화점 업계도 해외 수입 식기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이탈리아 300년 역사 테이블웨어 브랜드 지노리1735 1호 매장을 냈다. 그간 국내에서 지노리 제품은 호텔, 명품 편집숍 등에서 일부 라인을 구매할 수 있었다. 지노리는 지난 2013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에 인수된 이후 독창적 디자인을 기반으로 꾸준한 마니아층을 형성해왔다. 특히 최근 배우 고소영 도자기로 이름을 알리면서 3040세대 사이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노리 판매처 크리에티브랩 관계자는 “지노리1735 주된 소비자층은 3060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소비자층으로 클래식한 라인부터 모던한 라인까지 많은 세대를 소비자층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004170)백화점도 지난 1996년부터 프리미엄 리빙 편집숍 ‘피숀’을 운영 중이다. 특히 프랑스의 황실 식기이자 평균 200만원대의 고가 커트러리로 유명한 크리스토풀을 단독으로 선보이며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고 있다. 앞서 크리스포풀이 지난 2018년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와 협업해 만든 전 세계 1500개 한정 상품 중 국내에 들어온 12개 제품은 3개월 만에 완판됐다.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식기류 코너. (사진=백주아 기자)현대백화점(069960) 더 현대 서울은 247년 전통과 역사를 지닌 덴마크 왕실 도자기 브랜드 ‘로얄코펜하겐’, 260년 전통 영국 여왕 테이블 웨어 ‘웨지우드’ 등 프리미엄 테이블웨어 브랜드와 럭셔리 테이블웨어 편집숍 ‘르쁠라H’를 통해 마이센, 코지타벨리니 등 다양한 프리미엄 식기들을 선보이고 있다.
- 돌아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화제의 바이오人]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뗀 지 2년 만에 복귀했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시간은 2년이다. 바이오업계에선 돌아온 서 명예회장이 셀트리온그룹에서 무슨 일을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사진=셀트리온)셀트리온그룹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068270),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셀트리온제약(068760) 등은 3일 이사회를 열어 서 명예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서 명예회장은 오는 28일 열리는 3사의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동 이사회 의장에 오르게 된다. 임기는 2년이다.서 명예회장이 이번에 복귀한 데에는 회사 경영에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 명예회장은 2021년 3월 은퇴하면서 회사 경영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 경우 구원투수로 돌아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셀트리온그룹 측도 “최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셀트리온그룹의 현 경영진이 창업주인 서 명예회장의 한시적 경영 복귀를 강력히 요청했다”며 “서 명예회장의 리더십이 셀트리온그룹의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서 명예회장이 풀어갈 현안은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손꼽히는 과제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3사 합병이다. 3사 합병은 2020년 1월부터 거론됐던 셀트리온그룹의 숙원 중 하나다.그러나 ‘신속히 추진하겠다’던 3사 합병은 아직까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진 탓이 컸지만 회사 내부의 추진력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게 업계 진단이다. 지난해 3월 증권선물위원회가 분식회계 혐의에 고의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후에도 회사 측은 ‘내부 검토를 지속 중’이라는 입장만 유지했었다.3사 합병이 이뤄질 경우 시가총액 32조8010억원(3일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10위로 도약하게 된다. 다만 이는 3사의 시총을 단순 합산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도 이러한 시총이 될지 장담하긴 어렵다. 시장에서는 3사 합병 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간 거래로 인해 발생했던 중복 매출이 사라지면서 합산 시총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현재 셀트리온의 매출 중 70% 이상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바이오의약품 판매·용역 매출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매출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76.4%, 2020년 80.1%, 2021년 70.1%으로 집계됐다. 이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 제품의 독점 글로벌 판매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현재까지는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물량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매출이 인식되고 있다.또한 각 회사별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상이하기 때문에 이를 설득하기도 쉽지 않을 수 있다. 3사 합병은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소액주주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각각 67.49%, 55.5%, 45.07%에 달한다. 반대가 극심할 경우 반대주주 주식 매수에도 상당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셀트리온그룹의 신성장동력인 신약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마이크로바이옴 등의 분야에 기술 투자를 지속하고 기술도입 계약 규모를 확대해 바이오신약 개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2024년부터 매년 1개 이상의 항체 신약 임상 개시를 목표로 항체 신약도 자체 개발 중이다. 신약 개발 사업을 위한 인수합병(M&A)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이 같은 신약개발사로의 체질 전환은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수익성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2조2840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은 6472억원으로 13.03% 줄어들었다. 램시마IV(정맥주사 제형)의 매출 비중이 증가한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는 발목을 잡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램시마IV의 매출 비중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서 회장이 직접 경영에 나서면서 얼마나 주가를 끌어올릴지도 관전포인트다. 소액주주들로서는 서 회장이 주가를 얼마나 회복시킬 수 있을지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이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셀트리온의 주가는 고공행진했지만, 2021년부터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강성주주로 꼽히던 소액주주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셀트리온의 3일 종가는 15만600원으로 2020년 12월 7일 사상 최고가(37만4620원)에 비하면 59.8% 떨어진 상태다.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서정진 명예회장 특유의 카리스마로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했기 때문에 직접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 것 아니겠나”라며 “아무래도 3사 합병 작업을 본격화하는 문제가 우선순위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액주주들은 서 명예회장이 복귀하면서 주가를 얼마나 끌어올릴지에 가장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1957년 충청북도 청주 출생△1990년 건국대학교 산업대학원 산업공학 석사△1986~1991년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1992~1999년 대우자동차 상임고문△2002~2021년 셀트리온그룹 회장△2021년~현재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 '사모펀드 리스크'에 SK쉴더스·홈플러스 나란히 신용도 '빨간불'
-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이번주 크레딧 시장에서는 홈플러스의 단기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실적 부진과 적자 확대로 경쟁력이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주주가 사모펀드(PEF)로 변경되는 SK쉴더스도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올랐다. 4일 크레딧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7일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의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강등했다. 같은 날 한국기업평가도 홈플러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BBB+)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신평사들은 영업적자 확대 등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데다 경쟁력이 크게 약해진 점도 주요 하향 근거로 작용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총매출이 5조2000억원으로 정체됐고, 영업적자가 2002억원으로 확대됐다. 홈플러스는 대주주가 PEF인 MBK파트너스로 변경된 이후 자산을 매각해 해당 대금으로 인수금융 상환에 집중하고 설비투자를 축소하면서 점포당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기평은 “점포 매각에 따른 영업공백이 수익성 회복여력을 제약하고 있다”며 “지난 2016년에서 지난 2020년 사이 진행된 자산매입 후 임대(S&LB)로 고정 현금지출 부담이 가중됐다”고 평가했다.홈플러스 실적추이(자료=한국기업평가)인수금융 상환으로 절대적인 차입금 규모는 감소하고 있지만 손실 확대로 재무 사정은 여전히 나쁜 상태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부채비율 735.5%, 차입금의존도 56.9%를 기록했다.실적 반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영향이 산업에서 점차 완화되고 있으나, 대형마트의 업태 회복세가 느리다는 지적이다. 고객기반 강화 노력에도 영업환경 악화에 마진 늘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한신평은 “근거리 소량구매 선호, 온라인 수요 이전 등 비우호적 영업환경 변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점포매각, 제한된 투자진행으로 집객력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임차료 등 고정비부담 상승, 금리상승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가능성도 실적 반등 제약요인”이라고 평가했다.SK쉴더스도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이 됐다. 한신평은 SK쉴더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A)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하향검토’로 등록했다. PEF가 인수하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SK스퀘어는 지난 2일 PEF인 EQT파트너스와 SK쉴더스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지분매매계약 종료 시 EQT가 보유하는 SK쉴더스의 실질 지분율은 65.69%이며, 이후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지분율은 68.0%까지 오를 예정이다. 예상되는 이사회 구성을 고려하면 EQT로의 실질적인 경영권이 옮겨가는 지분매각 계약이라는 평가다.한신평은 “기존 등급에는 SK그룹을 지원주체로 하는 계열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반영되어 있었다”며 “대주주가 PEF로 변경되면서 이 점을 반영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이어 “PEF 특성상 인수회사에 대한 지원 여부 결정이 경제적·전략적 판단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대주주 변경이 사업안정성과 영업실적에 미치는영향, 유입될 증자대금 사용방안과 재무구조 개선폭, 투자금 회수전략 등에 대해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쉴더스 지분 변동(자료=한국신용평가)
- “용진이형 주가를 부탁해” 이마트, 올해는 반등할까?[윤정훈의 생활주식]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이마트(139480)는 행동주의 펀드 안들어오나요?”국내 대표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주식 토론방에 올라왔던 글이다. 답답한 이마트 주가를 보면 이런말이 왜 나오는지 충분히 공감이 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20년 이마트 월계점에서 장을 보고 있다(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10년만에 주식가격 반토막...중형주 주가지수로 밀려나장기투자를 하면 보통 성공한다는 이론이 이마트에는 통하지 않는다. 만약 10년전에 샀더라도 지금 그 돈은 절반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매주 장을 보러가는 사람이 있고, 여기저기 인수합병도 하고 겉으로 볼때 회사는 잘돌아가는것 같다. 하지만 주가만 보면 고구마를 여러개 먹은마냥 답답하기 짝이 없다.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시가총액은 약 3조2559억원이다. 작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29조3335원의 순매출을 기록한 기업의 시가총액으로는 초라한 수준이다. 주가매출액비율(PSR)은 0.11에 불과하다. 매출액 대비 주식 가격이 극단적으로 낮다는 뜻이다. 오는 10일부터는 대형주가 아니라 중형주 주가지수로 하향 이동한다. 이마트가 제자리를 못지키는 사이에 다른 회사들에게 자리를 내주게 된 것이다. 국내 1위 대형마트 회사가 중형주로 이동한다는 자체가 회사로선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이마트의 주가 몰락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쇼핑 트렌드가 바뀐 영향이 클 것이다. 국내 장보기 시장은 한정돼 있는데, 경쟁 상대가 늘어났으니 이마트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다. 보통 이럴 경우에는 카테고리를 확장한다거나 해외 진출을 시도하거나 전략을 취해야 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쉐이퍼 카베르네 소비뇽’을 오픈하고 있다(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7년만에 주류소매업 신사업...해외 성장 ‘미지근’이마트는 그동안 카테고리 확장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오는 29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사업목적으로 추가할 주류소매업은 7년만에 추가하는 신사업이다. 작년 3000억원에 인수한 미국 나파밸리의 대표 와이너리인 ‘쉐이퍼 빈야드’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해외 시장은 꾸준히 노크하고 있다. 미국에는 하고 있는 프리미엄 푸드마켓 ‘PK리테일홀딩스’가 그 일환이다. 오래전에 진출했던 중국 이마트는 완전 철수했고, 베트남 사업은 프랜차이즈로 전환했다. 현재로서는 해외 사업이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모든 것이 반영돼 현재 주가는 하락에 머무르고 있다.이마트로선 억울한 측면도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정이 생기면서 어려움을 겪는 동안 이커머스는 규제를 받지 않고 승승장구 했다. 이제는 ‘이마롯쿠(이마트 롯데 쿠팡)’라는 말처럼 쿠팡은 이제 이마트의 주요 경쟁상대가 됐다.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고자 했지만 아직까지 결과는 미진하다. 주가를 봐도 이는 알 수 있다.3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베이코리아와 이마트의 시너지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이마트, 쓱닷컴, 지마켓, 옥션, W컨셉을 아우르는 유료멤버십 론칭을 준비중이지만 이또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이마트 최근 5년 주가(사진=구글 주식)◇이마트 주식 반등 포인트3이러한 상황이니 이마트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12만 개미주주들은 속이 타들어가는 상황이다. 이마트의 소액주주는 2021년 12월 31일 기준 12만7790명으로 전체 지분의 59.52%를 보유하고 있다.올해는 개미 주주들에게 다행스럽게도 반등 포인트가 존재한다.먼저 제도적으로 가장 큰 지원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해제다. 매달 2번 일요일에 쉬었던 대형마트 의뮤휴업일이 올해들어 바뀔 가능성이 있다. 대구 지역이 일요일에 문을 열고 평일 휴무를 시작했고, 추후 타 지역으로 확산할 전망이다.두번째는 온라인 부문 적자 축소다. 쓱닷컴은 연간 1000억원대 적자를 냈지만 올해는 그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마케팅 비용 효율화와 대형 PP(피킹&패킹)센터 통폐합 등을 단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결 실적으로 잡히는 지마켓도 G9 서비스를 종료하고 풀필먼트 개선을 통해 마진 개선 중이다.또 스타벅스 코리아의 반등도 기대된다. 작년 ‘서머 캐리백’ 사태를 겪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던 스타벅스가 살아나면 수백억원의 영업이익이 늘어난다. 올해 국내 시장도 고물가에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만큼 할인점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이같은 이유로 증권가에서도 목표 주가를 14만~15만원으로 상향했다.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3년 연간으로 본다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2% 증가한 3663억원으로 큰 폭 증가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 국면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올해 이마트는 철저히 실적과 펀더멘탈 개선에 집중하는만큼 목표주가도 14만원으로 상향했다”고 말했다.
- "스웨덴 하면 이케아, 즐라탄 말고 우리도 떠올려주시죠"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스웨덴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음, 일단 수도는 스톡홀롬이고(스톡홀롬 증후군이 한몫했다), 다음으로 이케아(IKEA)가 떠오른다. 축구팬이라면 이 나라 축구 스타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꼽을 수도 있다. 찾아보니 올해 기준 스웨덴 총 인구는 1061만명으로 경기도 인구(1359만명)에도 못 미친다. 반면 스웨덴 국내 총생산은 6357억 달러로 전 세계 23위권 국가다. 생각보다 아는 게 많지 않은 스웨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스웨덴계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국내 기업에 2조원을 베팅하며 투자를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스웨덴 최대 기업집단인 발렌베리 그룹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EQT)가 그 주인공이다.최태원 SK 회장(오른쪽)이 지난 2021년 12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EQT파트너스 콘니 욘슨 회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SK그룹)EQT파트너스는 국내 2위 보안업체인 SK쉴더스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확정했다. 박정호 SK스퀘어(402340)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EQT 산하 EQT인프라스트럭처의 SK쉴더스 지분 인수가 만장일치로 의결됐다”며 해당 사실을 공식화했다.EQT는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 일부와 맥쿼리 자산운용 컨소시엄 지분 전체인 36.9%를 약 2조원에 인수하고, 추가로 신주를 취득해 SK쉴더스의 최대 주주(68.0%)에 오를 전망이다. SK스퀘어의 지분은 약 1조원 가치에 해당하는 32.0%다. SK스퀘어는 올해 3분기 내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와 각종 정부 인허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이번 투자로 EQT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블랙록이나, KKR(콜버츠그래비츠로버츠), 칼라일 그룹 등 미국계 PEF 운용사들의 국내 투자 소식은 꾸준히 있었지만, 스웨덴계 PEF 운용사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정보가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EQT는 스웨덴 최대 재벌가인 발렌베리 그룹 내 투자 지주회사인 인베스터AB가 1994년 설립했다. 2022년 기준 총 운용자산(AUM)이 900억 유로(약 126조원)에 달하는 PEF 운용사다. 규모 면에서 충분히 영향력 있는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스위스 소비재 대기업인 네슬레와 스페인 부동산 정보 기업 아이디얼리스타 등 서구권의 다양한 산업에 투자를 이어왔다.EQT는 특히 유럽·미국 등 글로벌 보안 서비스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스웨덴 최대 보안회사 시큐리타스의 가정 보안부문 자회사 시큐리타스 다이렉트를 2008년 인수해 2011년 투자금 회수에 성공하기도 했으며 이스라엘의 사이버 보안회사 CYE의 경영권도 보유하고 있다.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페인 하얏트리젠시 바르셀로나 타워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앞선 상황을 미뤄볼 때 이번 SK쉴더스 지분 인수도 글로벌 보안 기업들과 시너지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스퀘어도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SK쉴더스는 EQT가 보유한 해외 보안 기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보안 시장에 진출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우선 동남아 시장을 우선 진출 타깃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EQT의 국내 투자 행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지난해 10월 아시아 시장에 주로 투자하는 PEF 운용사인 베어링PEA를 인수하면서 아시아 투자 확대 신호탄을 쐈다. 시장에서는 드문 PEF 운용사 인수 합병을 통해 아시아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취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지난달 21일에는 한국에 정식 사무소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국내 투자 활동을 시작했다. 장 에릭 살라타(Jean Eric Salata) BPEA EQT 대표 겸 EQT 아시아 회장은 “한국의 훌륭한 많은 기업이 성장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고, 이들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자 하는 EQT의 바람이 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EQT 투자가 국내 자본시장에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최근 들어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지만, 달러와 금리가 가파르게 뛰면서 토종 PEF 운용사들의 운신의 폭은 좁아진 상태다. 반면 대기업, 스타트업 가릴 것 없이 국내 기업들은 애타게 투자자를 찾는 상황이다. 현 상황을 글로벌 PEF 운용사들이 국내 투자 적기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글로벌 PEF 운용사들이 투자에 유리한 게 사실이다”며 “EQT 국내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PEF 운용사들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