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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이 사모펀드 손 놓은 이유
  • [마켓인]한미약품그룹이 사모펀드 손 놓은 이유
  •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5000억이 넘는 상속세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던 한미약품그룹 오너가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지분을 사겠다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연합의 손을 놓고 소재·에너지 회사인 OCI그룹을 잡았다. 경영권이 불안해질 수 있는 PEF 대신 보다 안정적인 파트너를 골랐다는 평가다.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지분을 인수해올 예정이었던 PEF 라데팡스파트너스는 OCI와의 지분 거래 자문을 맡는 수준에 그치게 됐다. 라데팡스는 지난해 5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128940) 사장의 보유 지분 중 일부인 11.78%를 32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자금 조달을 진행해왔으나 투자자(LP)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딜 마무리가 지연돼왔다. 당초 핵심 출자자를 맡을 예정이었던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이탈한 타격이 적지 않았다.라데팡스 측은 딜을 마무리하기 위해 대형 투자사들을 조력자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IMM인베스트먼트, KDB인베스트먼트 등과 손을 잡고 3자 연합 구도로 자금 조달 구조를 마련했다. PEF 연합 측은 당초 송 회장과 임 사장 지분 외에도 장·차남이 보유한 지분까지 일부 사들일 의향을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송 회장과 임 사장이 PEF 대신 OCI를 파트너로 잡으면서 SPA 계약은 무산됐다.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는 지난 12일 OCI홀딩스와 각사 이사회 결의를 거쳐 각 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간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마무리 시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고, 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010060) 지분 10.4%를 취득한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투자업계에서는 오너 일가가 경영권 유지를 위해 PEF보다 안정적인 선택지를 골랐다고 본다. PEF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손쉬운 파트너지만, 오래갈 수는 없는 사이다. 통상 사들인 지분을 4~5년 안팎 보유하다 값을 올려 다시 내다 파는 것이 기본적인 PEF의 스타일이어서다. 엑시트 시점이 다가오면 결국 또 지분 이동으로 경영권을 위협받는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PEF는 최대한 많은 지분을 확보하길 원했을 텐데, 단기간 내에 오너 일가와 원하는 조건을 맞추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난해 말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노린 사례가 오너 일가에 압박감을 준 감도 없지 않아보인다”고 평가했다.한미약품그룹과 OCI홀딩스의 딜이 온전히 마무리 되기까지는 아직 과제가 남아있다.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송 회장·임 사장 주도의 양 그룹 간 통합에 거센 반발의사를 표하고 있어서다. 회사 지분 매각·공동 경영을 약속하는 주요 결정을 다른 주주에게 공개하지 않고 ‘밀실’ 결정했다는 지적이다. 임종윤 사장은 차남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과 연대해 블록딜로 다른 기관의 지분을 확보하는 등의 여러 대안을 열어두고 대응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2024.01.16 I 지영의 기자
필기앱 굿노트, AI스타트업 드랍더비트 인수
  • 필기앱 굿노트, AI스타트업 드랍더비트 인수
  •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글로벌 1위 필기앱 굿노트가 강연과 회의, 동영상 콘텐츠를 요약 노트와 영상으로 자동 정리해주는 인공지능(AI) 서비스 ‘트로우’ 개발사 드랍더비트를 인수했다고 16일 밝혔다. (왼쪽부터)심규민 드랍더비트 대표와 스티븐 챈 굿노트 대표.(사진=굿노트)드랍더비트는 초등 교육 콘텐츠 서비스를 개발한 엔트리교육연구소 창업자 출신 심규민 대표가 지난 2020년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사용자가 가진 자료와 온라인에서 찾은 콘텐츠로 요약 노트를 자동화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 2022년에는 화상 회의 내용을 회의록 노트로 요약해 주는 ‘트로우 화이트보드’를, 2023년에는 유튜브 동영상 콘텐츠를 자동으로 정리하고 요약해 주는 ‘트로우 AI’를 선보인 바 있다.굿노트의 드랍더비트 인수는 2011년 창업 이후 첫 기업 인수다. 굿노트는 앞서 디지털 문구 콘텐츠 플랫폼 위버딩을 운영하는 누트컴퍼니에 25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굿노트는 앞으로 트로우의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AI 노트 필기 기능을 향상시키고 제품을 확장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스티븐 챈 굿노트 대표는 “드랍더비트와 첫 만남에서 오디오 및 비디오 녹음을 위해 개발한 트로우 AI 도구가 굿노트에 적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뛰어난 AI 기술력을 갖춘 드랍더비트를 인수해 앞으로 사용자들이 디지털 노트 플랫폼을 넘어 최고의 AI 페이퍼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심규민 대표는 “디지털 노트 경험을 혁신하기 위한 고민과 전략을 굿노트의 서비스와 결합해 상상을 뛰어넘는 디지털 페이퍼 서비스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한편 굿노트는 전세계 2400만 명 이상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1위 필기앱 서비스다. 2022년 애플 앱스토어 ‘올해의 아이패드 앱’으로 선정됐으며 2023년 8월에는 굿노트6 출시로 AI 손글씨 지원 기능을 구축한 바 있다.
2024.01.16 I 김혜미 기자
오리온, 레고켐바이오 인수에…52주 신저가 '털썩'
  • [특징주]오리온, 레고켐바이오 인수에…52주 신저가 '털썩'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제약사 레고켐바이오(141080)를 인수키로 한 오리온(271560)이 16일 장 초반 급락하고 있다.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4분 오리온(271560)은 전 거래일보다 1만4900원(12.72%) 내린 10만220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 10만210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터치하기도 했다.반면 레고켐바이오(141080)는 같은 시간 1400원(2.55%) 올라 5만6200원을 가리키고 있다.오리온은 전날 5485억원을 투자해 레고켐바이오의 지분 25.73%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지분 인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구주매입을 통해 이뤄진다. 인수 주체는 홍콩 소재 오리온 계열사인 팬오리온코퍼레이션(PANORIONCorp.Limited)으로 중국 지역 7개 법인의 지주사다.오리온은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레고켐바이오를 계열사로 편입하며 기존 경영진 및 운영 시스템은 변함없이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허인철 오리온 그룹 부회장과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는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다만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 인수 소식에 증권가 일각에서는 실적 타격에 대한 우려와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 손익은) 올해 2분기부터 오리온 전사 손익에 반영될 것”이라며 “현재 일회성 손익을 제외한레고켐바이오의 경상적인 영업손실은 연구개발(R&D) 투자비 등에 기인해 400억 원∼500억 원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이어 “실적 전망측면에서 연결 회계 처리 여부가 관건”이라며 레고켐바이오 손익이 연결 회계 처리된다면 오리온의 영업이익은 10% 이상 하향 조정되고 실적 가시성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4.01.16 I 김인경 기자
대한항공, 인수 불확실성 축소…외형성장 대비 저평가-NH
  • 대한항공, 인수 불확실성 축소…외형성장 대비 저평가-NH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NH투자증권은 16일 대한항공(003490)에 대해 장기 외형 성장을 고려하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함께 목표가 3만1000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전일 종가는 2만2950원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한 4조3662억원, 영업이익은 36.5% 감소한 3281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봤다. 정 연구원은 “인센티브 증가에 따른 인건비 증가가 원인”이라며 “안전운항격려금, 성과급 등의 인센티브 성격의 인건비 지출이 약 2400억원 정도에 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제선 수요 성수기와 연료비 하락, 예상보다 높은 화물 운임이 결합되는 올해 1분기 실적에 매출과 이익 개선세 뚜렷할 전망”이라고 봤다. 정 연구원은 “글로벌 대형 항공사들은 인건비를 필두로 영업 비용 증가를 감안해 올해 실적 가이던스가 하향 조정되었으며, 실적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며 “대한항공도 동일하지만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한 중장기 노선 포트폴리오 확장 및 점유율 확대 등의 기회 요인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EU, 미국, 일본 승인을 앞두고 인수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글로벌 경쟁사 대비 할인된 밸류에이션도 반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4.01.16 I 원다연 기자
설 맞아 온누리상품권 개인 월간 할인 구매한도 50만원 상향
  • 설 맞아 온누리상품권 개인 월간 할인 구매한도 50만원 상향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온누리상품권 사용 확대를 위해 월 할인 구매한도가 1인당 50만원 상향된다. 최대 200만원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민생안정을 위해 온누리상품권 구매 한도 확대 등 내수활성화 방안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명절 유동성 지원을 위한 설 명절자금 공급계획을 발표했다.(자료=중소벤처기업부)할인율 10%인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은 150만원에서 200만원까지 구매한도가 확대된다. 할인율 5%인 지류형 온누리상품권은 기존 100만원에서 150만원까지 구매할 수 있다.오는 1월 29일부터 2월 12일까지 15일간 전국 전통시장·상점가 390여곳이 참여해 ‘전통시장·상점가 온라인 특별전’을 개최한다. 전통시장·상점가 온라인 판매채널 이용고객에게 무료 배송(1만원 이상 구매시) 및 경품 추첨(3만원 이상 구매시)이벤트도 실시한다.이와 함께 설 맞이 소상공인 매출활성화를 위해 한우·과일·전복 등 선물세트와 의류·뷰티용품 등을 판매해는 ‘소상공인 온라인 쇼핑몰 기획전’도 1월 20일부터 2월 6일까지 11번가, 롯데온, 지마켓, 옥션, NS몰, 신세계몰, 이마트몰 등 유통 플랫폼을 통해 개최된다.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명절 유동성 지원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1조8000억원의 융자·보증을 공급한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자금 접수는 1월 8일 개시(보증기관은 상시 접수)했으며 설 명절 전후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기관의 심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추가로 신용보증기금은 중소기업이 안정적으로 판매대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1조4000억원의 매출채권보험을 인수한다. 매출채권보험은 중소기업이 거래처(구매기업)에 물품·용역을 판매하고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손실금의 일부를 신용보증기금이 보상해주는 보험제도다.이 밖에도 영세 소상공인 약 126만명에 대해 인당 20만원의 전기요금을 지원할 계획이며 비은행권에서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이자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2024.01.16 I 김영환 기자
큰 맘 먹고 등록했더니 폐업..필라테스·헬스장 '수강료 먹튀’ 기승
  • 큰 맘 먹고 등록했더니 폐업..필라테스·헬스장 '수강료 먹튀’ 기승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필라테스·헬스장 등 체육시설 업체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돌연 폐업을 결정한 뒤 회원들에게 이용료·수강료를 돌려주지 않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업체는 폐업 직전까지 회원을 모집했던 것으로 드러나 의도적 ‘먹튀’ 논란도 불거졌다. 그럼에도 법적 구제 수단이 마땅치 않아 피해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구로경찰서는 구로구 소재 유명 필라테스 브랜드 ‘ㄱ’ 지점 대표 30대 A씨를 사기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수사 중이다.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특가 행사와 리뷰 이벤트를 진행해 회원들을 모집한 뒤 12월 초 업체 문을 닫고 돌연 잠적했다. 폐업 직전 상황에서도 6개월 치 회원권을 판매했다.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피해자 수는 120여 명, 피해 금액은 7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 서대문경찰서도 서대문구 소재 또 다른 유명 필라테스 브랜드의 ‘ㄴ’ 지점 대표 40대 B씨를 사기 혐의 등으로 소환 조사했다. B씨는 지난해 11월 ‘수능 이벤트’를 진행하고 수강생을 끌어모은 뒤 회원들에게 냉난방 공사 등을 이유로 휴관 공지를 한 후 돌연 영업 중단을 공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금액만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같은 브랜드 다른 지점에서 회원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인계하겠다고 공지했으나 피해자들은 사실상 인계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 소재 유명 필라테스 브랜드 ‘ㄱ’지점이 폐업을 앞둔 지난해 11월 인스타그램에 올린 특가 이벤트(왼쪽), 새 인수자가 기존의 ‘ㄱ’지점과는 무관하다며 올린 공지(오른쪽)(사진=SNS 캡처, 이유림 기자)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필라테스·헬스장·요가 관련 피해구제 신청 현황은 △2021년 2406건 △2022년 2654건 △2023년 3165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이지만 실제 피해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해자가 업체를 고소하거나 소비자원에 신고하는 비율이 10% 미만인 탓이다. 갑작스럽게 폐업한 업체들 대다수는 ‘채무 문제로 가압류돼 운영을 중단한다’ 등 안내문을 붙여놓아 고의성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 또 업주들이 ‘사정이 나아지면 수강료를 변제하겠다’며 피해자들과 형식적으로나마 연락을 취하는 경우도 있다. 피해자가 민·형사 소송을 걸거나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는 등의 구제 방법도 있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다. 소송의 경우 피해자가 시간과 비용을 감내해야 하고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는 것 역시 폐업한 업주의 실거주지를 알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 또한 3개월 이상 선불 이용료를 받는 체육시설이 보증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법안(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체육시설이 폐업할 경우 그 사실을 폐업 14일 전까지 소비자에게 알리도록 의무화하는 법안(김영배 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이 각각 발의됐지만 21대 국회 임기 막바지인 현재까지도 상임위 계류 중이다. 현재로선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 현금이나 신용카드 일시불 결제를 유도하는 곳은 되도록 피하고, 3개월 이상 장기 등록 시엔 신용카드 할부 결제를 이용하는 게 좋다. 결제한 서비스가 계약대로 이행되지 않는 경우 카드사에 할부금 지급을 거절하는 ‘할부항병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장기·다회 계약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계약서를 작성할 때 중도 해지 시 환급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특약사항은 계약서에 반드시 기재해야 하며 계약서도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24.01.16 I 이유림 기자
뷰티 M&A 리더 ‘로레알’…뷰티테크 정조준
  • [마켓인]뷰티 M&A 리더 ‘로레알’…뷰티테크 정조준
  •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려 온 뷰티 브랜드 로레알 그룹이 테크기업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최근 뷰티테크 제품을 함께 개발한 기업을 인수하는가 하면, 기업형 밴처캐피털(CVC)을 통해 각종 테크기업에 투자해 협업과 인수 가능성을 가늠하고 있는 모양새다. 로레알이 국내 테크 스타트업 육성과 투자를 꾸준히 해온 만큼, 스타일난다 이후 두 번째 국내 인수 기업이 탄생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로레알이 최근 스위스 환경 기업인 기요자(Gjosa)를 인수했다. 로레알과 기요자의 인연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레알은 CVC펀드 볼드를 통해 2021년 기요자에 투자하고, CES 2021에서 함께 헤어케어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로레알의 이번 기요자 인수는 뷰티테크 분야로 비즈니스 모델(BM)을 확장하기 위함이다. 로레알은 M&A를 통해 부족한 영역으로 확장해온 회사로 정평이 나 있다. 기요자 인수 소식 이전인 지난해 8월에는 럭셔리 뷰티 브랜드 이솝(Aesop)을, 2022년에는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 스킨베터 사이언스(Skinbetter Science)를 인수했다.니콜라 이에로니무스 로레알 최고경영자(CEO)는 기요자 인수를 발표한 날, 뷰티 브랜드 최초로 CES 기조연설에 올라 뷰티테크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로레알은 지난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아름다움에 대한 소비자의 열망을 충족시켰다”며 “뷰티에 기술을 접목해 성능을 향상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게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아름다움의 미래”라고 말했다.이에 로레알의 다음 M&A 표적이 테크 기업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예측이다. CVC 펀드를 통해 기업에 투자하고, 인수 작업을 진행해온 로레알이 포트폴리오에 다수 테크기업을 넣었기 때문이다. 로레알 CVC 펀드의 포트폴리오사 중 대표 테크기업으로 ▲재활용 바이오테크 솔루션 업체 카비오스 ▲스킨 프린터 프린커 개발한 국내 스타트업 스케치온 ▲소셜 판매 솔루션 기업 레플리카 소프트웨어 등이 있다. 또한 이번 CES 2024에서 로레알과 함께 개발한 차세대 헤어드라이어 에이라이트 프로로 혁신상을 받은 하드웨어 스타트업 주비도 로레알 CVC 펀드를 통해 소수 지분 투자를 받았다.로레알이 국내 테크기업도 물망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로레알이 CVC 펀드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을 투자한 전력이 있고, 무엇보다 2018년 국내 패션·화장품 기업인 스타일난다를 6000억원에 인수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로레알코리아는 추가 M&A 가능성을 언급하며 인수와 관련된 모든 기회를 국내에서 꾸준히 모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로레알이 스타일난다를 인수해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길 바랐으나 실적 악화 등 원래 의도한 바를 실현하지 못해 아쉬워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CEO가 인공지능(AI)에 관심이 많다고 꾸준히 언급하고 있고, 뷰티 트렌드가 소형화·맞춤형으로 변모하고 있는 만큼, 국내 전도유망한 기술 기업에 투자한 뒤 이들을 인수하려는 시도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2024.01.16 I 박소영 기자
행정공제회, 고금리 시기 활용…‘사모신용’ 시장 집중
  • [마켓인]행정공제회, 고금리 시기 활용…‘사모신용’ 시장 집중
  •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대한지방행정공제회는 올해 고금리 시기를 기회로 활용해 사모신용펀드(Private Credit Fund·PCF)등 사모신용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PCF는 운용사가 사모로 자금을 모아 회사채와 기업 대출, 구조화 상품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일컫는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전체 자산 중 약 3분의 1을 사모신용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연간 23조357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실물자산 33.7%, 사모신용 30%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행정공제회는 고금리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사모신용 시장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오고 있다. 주요 공제회 중에서도 사모신용 부문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편이다. 지난해부터 기업, 부동산, 인프라 부문의 사모대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모대출 투자를 올해에도 이어갈 전망이다. 행정공제회는 국내외 주식채권 및 국내외 부동산 사모투자전문회사(Private Equity Fund·PEF) 등 대체투자와 회원 대여 등에 분산해 운영하고 있다. 자산은 크게 투자자산과 운용자산으로 구분되는데, 투자자산은 △주식 △사모주식 △채권 △사모신용 △헤지펀드 △실물자산 △기회자산으로 구성돼 있고 운용자산은 △회원 대여 △기타자산 등으로 나뉜다.행정공제회는 사모신용 투자 집행을 위해 관련 펀드들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CF는 기업 인수·합병(M&A) 후 매각으로 수익을 내는 바이아웃 펀드와는 성격이 다르다. PE(Private Equity)가 고위험·고수익을 지향한다면, PCF는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한다. 기존 PEF가 주로 해오던 경영권 인수(바이아웃)과 달리 경영 참여 없이 소수 지분을 인수할 수 있고 부동산 투자 등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최근 사모신용시장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선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은행의 대출 기준이 강화되면서 사모신용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업계에선 경기가 둔화할수록 대체투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행정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의 사모신용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운용 업계 관계자는 “프라이빗 크레딧 시장의 주요 투자자로는 연기금이나 은행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사모신용펀드는 공모 채권형 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01.16 I 김연서 기자
'개미 지갑으로 M&A?'…주주만 속탄다
  • '개미 지갑으로 M&A?'…주주만 속탄다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최근 한 달간 기업들의 주주배정 및 일반공모 유상증자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상반기 진행된 유상증자 규모의 3분의 2 수준이다. 고금리가 이어지고 부동산 PF 부실 우려에 자금 조달 시장이 경색되자 기업들이 이자 부담이 없는 유상증자를 통해 돈을 마련하는 경우도 늘어나면서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특히 많은 기업이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가 아닌 기업 인수에 활용하거나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사용하며 개인투자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유상증자가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아닌 부정적 이미지로 굳어지며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이데일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공시를 분석한 결과에 최근 한 달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상장사의 주주배정 및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 규모는 2조52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 같은 유상증자 규모는 3조399억원에 그쳤다.시장에서는 앞으로 자금조달을 위한 주주배정 및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HMM(011200)을 인수하는 팬오션(028670)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예고하고 있다. 또한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확산하며 자본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있어 유상증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2500억원대 M&A에 성공한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인 루닛을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상증자로 인수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유상증자는 이자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하락하는 만큼 제3자 배정이 아니라면 대체로 주가 약세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팬오션은 유상증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만으로도 하루 주가가 10% 넘게 하락했다.전문가들은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업의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존 주주의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큰 만큼 완벽한 자금 활용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다”며 “유상증자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01.16 I 이정현 기자
조단위 유상증자에 개미 피눈물…연초부터 주가 '뚝뚝'
  • 조단위 유상증자에 개미 피눈물…연초부터 주가 '뚝뚝'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상장사들이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채권 발행이나 금융 대출 대신 유상증자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시장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래 사업 투자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 조달이 아닌, 빚을 갚거나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유상증자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자칫 유상증자 자체에 대한 인식이 악화할 수 있어서다. 안 그래도 유상증자를 결정하면 주식 수 확대에 따른 지분 가치 희석 우려에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데, 차입금 상환과 M&A에 부족한 자금을 끌어쓰는 용도로 변질하며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유상증자 진행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유상증자 목적과 사업 성장 여력을 따져 증자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고금리에 유증 택하는 상장사들…개미는 뿔났다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2월15~1월15일) 주주배정 및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국내 상장사는 6곳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에선 LG디스플레이(034220), 삼성제약(001360), 대한전선(001440),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003060) 등 4곳이, 코스닥에선 케이에스피(073010), 애머릿지(900100) 등 2곳이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상장사 6곳의 유상증자 규모는 총 합계는 2조529억원, 신규 발행주식수는 3억155만주로 집계됐다.유상증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위해 1조357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증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주식수는 1억4218만주이며, 예정발행가는 주당 9550원이다.뒤이어 대한전선의 유상증자 규모가 5258억원을 기록해 두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선은 시설자금 조달을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발행되는 신주는 6200만주로, 신주 발행가는 주당 8480원이다.코스닥 상장사 중에선 케이에스피의 유상증자 규모가 가장 컸다. 케이에스피는 시설자금 조달을 위해 10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발행되는 신주는 400만주이며, 신주 발행가는 주당 2590원이다. 상장사들이 연초부터 대규모 유상증자에 잇따라 나서는 것은 고금리 국면에서 타인자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자본금을 확충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회사채 발행이나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릴 경우 이율 부담이 크기 때문에 유상증자가 자금 조달 창구 대안으로 부상한 셈이다. 소액 주주들은 이 같은 상장사들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반발하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기존 주가보다 할인된 가격을 적용한 주식이 대거 발행되면 기존 주주들의 가치 희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은 같은데 주식 수가 늘어나면 주당순이익(EPS)이 줄어들어 주가가 하락할 여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영 실패의 책임을 주주의 돈으로 메운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유증 말만 스쳐도 주가 ‘주르륵’…“증자 사업성 따져라”실제 유상증자 결정 이후 상장사들의 주가는 약세를 나타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2월18일 유상증자 결정 공시한 날 주가가 6.1% 하락했으며, 다음 날에도 3.9% 떨어졌다. 대한전선은 지난 12월14일 유상증자 결정 공시 뒤 다음 날 주가가 16.6% 급락했다.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만 해도 주가가 떨어지기도 한다. 하림그룹이 해운사 HMM(011200)을 인수하기 위해 자회사인 팬오션(028670)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 3조원 규모의 인수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뒤 지난 19일에 팬오션의 주가는 10% 넘게 큰 폭 떨어졌다. 팬오션의 시가총액이 2조원을 못 미치는데,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하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기업들의 증자를 참여하기 전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황영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금리 상황에서는 유상증자가 기업들의 재무구조 안정화나 현금흐름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유상증자를 하지만, 주식수 확대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는 점은 맹점”이라며 “실적 개선 여부나 투자 성과에 따라 주가 등락이 결정되는 만큼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상증자를 한 이후 주가가 다시 회복하는 기업들은 자금을 활용을 제대로 했다는 의미”라며 “기업 인수, 투자, 채무 상환 등 유상증자 조달 목적 그 자체에 대한 가치판단보다는 그 목적을 통해 불확실성을 얼마냐 줄였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2024.01.16 I 김응태 기자
"멈춰선 이중구조 개혁…노사정 원팀 기대
  • "멈춰선 이중구조 개혁…노사정 원팀 기대[3대개혁 골든타임④]
  • 정승국 고려대 노동대학원 객원교수[정승국 고려대 노동대학원 객원교수] 각국 정부는 다양한 이유 때문에 노동개혁을 추진한다. 경제위기 때문에, 높은 실업률 때문에, 낮은 성장률과 경쟁력 회복을 이유로, 노동시장이중구조와 불평등 해소를 위해 노동개혁을 추진한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은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 이중구조개혁을 배경으로 하여 추진되었다. 애초에 대통령 인수위에서 다듬은 국정과제에서는 근로시간제도 개편과 임금체계 개편을 통한 이중구조 개혁이 노동개혁의 주 항목이었다. 그러나 2022년 11~12월 화물연대 파업 이후 노사법치주의가 노동개혁의 기본 과제로 추가되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에 발표된 고용노동부의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권고문을 거쳐 개혁의제가 더욱 확대되었다. 대우조선 사내하청 파업 이후 추진된 “조선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 협약”이 2023년 2월에 결실을 거두면서 원하청상생협의 강화가 이중구조 개혁의 항목에 추가되었다.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이중구조 개혁안 가운데 호봉제 개혁 및 임금차별 격차 해소방안은 지난해 2월 고용노동부 상생임금위원회의 논의 사항으로 배치되었다. 원하청 상생협의 강화, 미조직근로자 근로조건 개선, 미조직 사업장 근로자대표제도 개선, 비정규직 차별제도 개선, 특고 플랫폼 종사자 보호방안 등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이중구조개선위원회로 할당되었다. 그리고 파견제도 수정, 사용자대체근로 금지 검토 등은 경사노위 노사관계제도 관행개선 자문위의 논의사항으로 배치되었다. 그리고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권고문 가운데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근로시간제도 개편안인데, 그 정부안은 지난해 3월 발표되었다.이상이 정부 노동개혁의 정책 디자인인데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쳐 신속하게 확정될 노동개혁안이 입법절차를 밟거나 총선 전 정부의 개혁안으로 확정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었을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구상을 뒤흔든 것이 “근로시간제도 개편 방안”이었다. 정부의 개편방안은 여러 구상을 갖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근로시간의 상한과 하한을 두고 수요의 변동에 따라 근로시간을 불균등하게 배분하는 평균화 방식을 연장근로에 적용한 연장근로총량관리제였다. 이 제도에 대한 노조와 근로자의 광범한 반발로 인하여 근로시간 유연화 제도는 수정되지 않을 수 없었다. 23년 11월 결국 원래의 근로시간제도 개편방안은 대폭 수정되어 첫째 주 52시간제를 유지하되 필요한 업종 직종에 한해서 연장근로총량관리제 실시, 둘째 근로시간 주 상한의 설정, 셋째 구체적인 내용은 노사정 대화를 통해서 논의하겠다는 것으로 바뀌었다.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기존의 동원전략과 갈등전략을 포기하고 경사노위에 복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의 상생임금위원회나 경사노위의 이중구조개선위원회와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자문단의 권고문은 원칙적이고 선언적인 수준에서 작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에서 기술한 노동개혁의 특징을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유럽 여러 국가들의 노동개혁이 부채위기나 높은 실업률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 하에서 추진되었다면 이번 노동개혁은 그렇지 않은 상황 속에서 전개되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노동개혁은 흔히 위기의 담론 하에서 집권여당과 야당, 노동조합까지 포함하는 광범한 개혁연합의 지지를 받아 추진되지만, 이번 노동개혁은 공식적 노동개혁연합의 부재 속에서 정부 주도와 전문가 위원회 중심으로 추진되었다. 노동개혁은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를 우회했고, 온건 노조의 참여를 배제했다. 둘째, 노사 법치주의가 노동개혁과정의 기본 축으로 등장한 특성을 갖는다. 노사 법치주의는 화물연대파업과 건설노조 불법행위를 계기로 하여 본격적인 노동개혁 과제로 승격하였으며 노조 회계 투명성 제고, 불법·부당 관행 개선, 채용 공정성 개선, 5대 불법·부조리 개선 등을 내용으로 한다.셋째, 이중구조 개혁을 뚜렷한 기치로 내건 개혁의 특성을 갖는다. 이중구조 개혁이란 노동시장의 내부자(대기업 정규직)와 외부자(중소영세기업 정규직, 비정규직, 실업자 등 취약근로자) 사이의 구조적인 사회경제적 불균형을 교정하여 노동시장의 위험과 기회를 균등하게 배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서 노동시장이중구조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의 문제와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의 문제가 혼합된 특성을 갖는다. 노동시장이중구조를 분절화(segmentation)라고도 부르는데, 그렇게 명명할 때 이중구조의 핵심적 문제는 비정규직이나 취약계층의 크기나 근로조건 격차보다는 분절들 사이의 이동의 어려움이다. 이 분절화는 애초에는 사용자 전략의 산물로 간주되었으나 90년대 이후에는 노동시장제도의 결과로 인식되고 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하는 것을 탈분절화(de-segmentation) 혹은 탈이중구조화(de-dualisation)라고 한다. 2010년 이후 추진된 유럽의 탈분절화 개혁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EPL(employment protection legislation: 고용보호법) 격차를 좁히는 것이 지배적 관행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노동개혁에서 핵심적 지위를 갖는 것은 호봉제 등 임금체계의 개선과 원하청 상생을 위한 방안 등이다. EPL을 노동개혁의 항목에 포함시키지 못한 것은 경제적 위기의 시기에만 EPL 개혁이 가능한 기회의 창이 열리기 때문일 것이다.넷째, 정부의 노동개혁은 자유주의적 개혁과 이중적 노동시장 개혁(재조정: recalibration이라고 한다)의 결합으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자유화와 이중구조 개혁의 동반은 정부의 노동개혁이 경쟁력과 사회적 연대성을 촉진시키는 정책 혼합으로서의 성격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다섯째, 이중구조의 개혁에서 핵심적 지위를 갖는 실업급여 수급권의 개선과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의 확대는 이번 개혁안에서 배제되었다. 이중적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 등 취약근로자들은 실업자가 되거나 빈곤덫에 갖힐 가능성이 크다.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의 확대는 취약근로자들이 직업훈련과 고용서비스를 통해서 고용안정성과 괜찮은 근로조건을 갖는 좋은 일자리로 이동할 가능성을 높인다.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이 배제된 것은 비정규직을 비롯한 취약계층이 괜찮은 일자리를 갖도록 지원하는 것보다는 격차해소에 비중을 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정부 노동개혁의 전망은 경사노위에서의 정치적 교환의 기술에 의존하게 되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거시경제적 비효율성을 낳고 노동자 복리에 큰 문제를 초래한다. 비정규직의 증가는 생산성 성장을 방해한다.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강한 사회는 예외 없이 청년실업률이 높거나 청년니트 비율이 높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가족주의적 성격이 강한 복지제도와 상호작용하여 저출산 문제를 낳는다. 불안정하고 분절화된 노동시장과 가족주의적 복지는 2차 노동시장에 위치한 여성들의 엄마 되기를 늦추며 가족 형성을 방해한다. 24년은 노동개혁을 위한 사회적 대화가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올해마저 그 기회를 놓친다면 우리는 노동개혁의 소중한 기회를 또다시 상실하게 될 것이다. 노사정은 노동시장정책과 복지국가제도에서 노동시장 외부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이중구조를 축소하는 정책을 합의하여 거시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고 취약근로자의 복리를 향상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24.01.16 I 김성곤 기자
예견된 '빅딜' OCI·한미약품 통합…제약 M&A 물꼬 트이나
  • [마켓인]예견된 '빅딜' OCI·한미약품 통합…제약 M&A 물꼬 트이나
  • 서울 방이동에 위치한 한미약품그룹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이 통합을 통해 빅딜을 성사하면서 올해 활발할 것으로 예측됐던 제약업계 인수합병(M&A)의 물꼬를 텄다. 유동성이 위축되면서 제약업계에선 미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 M&A가 방안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나온 첫 딜로 주목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와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현물 출자,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간 통합을 합의했다. 통상적인 기업 결합 형태가 아닌 각자 상대 지주사의 지분을 취득해 동등한 지위의 경영 체제를 갖게 되는 방식이다. 대주주 지분 맞교환 방식의 기업 합병 형식은 해외에서는 자주 보이지만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사례다. 공시에 따르면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약 27%를 인수하고,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의 지분 약 10.4%를 취득한다. 인수가 완료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로,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의 1대주주가 된다. 이에 따라 양쪽 그룹은 통합지주회사를 만들어 각자 대표 체제로 공동경영을 하게 된다. 합병을 통해 OCI그룹은 제약·바이오 시장에 진출해 신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되고, 한미약품은 신약개발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현금을 얻을 수 있다. 특히 한미약품은 당초 그룹의 중장기 비전으로 2032년 그룹사 합산 5조원 매출 달성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그룹의 외형을 확대하고 체질개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M&A에 뛰어들 것이란 추측이 나왔었다. 신약 개발 및 글로벌 사업,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역량 강화를 매출 달성 계획을 제시한 만큼 실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은 양사의 사업적 시너지 창출뿐 아니라 한미약품의 상속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 오너가의 현재 잔여 상속세는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이번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매각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이를 시작으로 지난해에 이어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M&A가 이뤄지는 사례가 속속 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대표적으로 동아에스티는 3세대 ‘항체-약물 접합체’(ADC) 전문 기업 앱티스를 인수해 종속회사로 편입시켰다. 앱티스는 1000억원 정도의 가치로 평가받던 바이오회사로 이후 동아에스티가 추가 지분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광동제약도 지난해 말 건강기능식품 회사 비엘팜텍의 자회사 비엘헬스케어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이외에도 전통 제약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인공지능(AI), 건강기능식, 화장품 등 사업에 진출하면서 M&A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양사의 기업 결합은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통합 결정에 반발하며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임 사장은 차남인 임종훈 사장 외 우호지분과 함께 본격적으로 분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24.01.15 I 송재민 기자
'롯데건설 신용보강' 홈플러스 유동화증권 총 3610억, 만기 연장 '성공'
  • '롯데건설 신용보강' 홈플러스 유동화증권 총 3610억, 만기 연장 '성공'
  •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롯데건설이 신용보강을 제공한 홈플러스 4개점(영등포점, 금천점, 동수원점, 센텀시티점) 인수 관련 유동화증권 총 3610억원이 만기 연장됐다.홈플러스 4개점 인수를 마무리할 때까지 이들 유동화증권의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이 무사히 될지 주목된다. 만약 유동화증권 원리금을 상환할 자금이 부족해질 경우 롯데건설이 ‘지원사격’에 나선다.홈플러스 전경 (사진=홈플러스)◇ 총 3610억 유동화증권…오는 2~3월로 만기 연장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4개점(영등포점, 금천점, 동수원점, 센텀시티점) 인수 관련 유동화증권 총 3610억원이 만기 연장됐다.앞서 세콘도는 홈플러스 4개점 인수와 관련해서 지난 2022년 8월 체결한 대출약정에 따라 특수목적회사(SPC) 플로리스리테일제일차로부터 총 3610억원 대출을 조달했다. 세콘도가 대출로 조달한 자금은 홈플러스 4개 지점 운영사업 관련 펀드가 발행한 수익증권 취득 대금으로 사용된다.각 트랜치별 대출원금은 △트랜치A-1 1035억원 △트랜치A-2-1 400억원 △트랜치A-2-2 1105억원 △트랜치A-3-1 370억원 △트랜치A-3-2 700억원으로 구분된다. 이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플로리스리테일제일차가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었다. 그런데 최근 기초자산인 대출원금 만기가 연장되면서 ABSTB도 만기가 연장됐다.우선 트랜치A-1 1035억원은 기존 만기가 작년 11월 30일이었는데, 3개로 나뉘어서 만기가 연장됐다. △트랜치A-1-1 390억원(다음달 27일) △트랜치A-1-2 160억원(다음달 27일) △트랜치A-1-3 485억원(다음달 27일)이다.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ABSTB의 만기는 각각 △ABSTB 제16회차 390억원(다음달 28일) △ABSTB 제14-2회차 160억원(다음달 28일) △ABSTB 제14-3회차 485억원(다음달 28일)이다. ◇ 롯데건설, 유동화증권 상환대금 부족시 ‘지원사격’또한 △트랜치A-2-2(1105억원) △트랜치A-3-2(700억원) 대출은 기존 만기일이 작년 12월 4일이었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에 SPC 플로리스리테일제일차가 대출약정의 변경약정을 체결해 만기를 오는 3월 5일로 변경했다. 이 둘을 합치면 1805억원이다.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ABSTB 제15회차 1805억원의 만기는 오는 3월 6일이다. 나머지 대출인 △트랜치A-2-1(400억원) △트랜치A-3-1(370억원)은 지난 11일 만기 도래했다. 이에 따라 플로리스리테일제일차가 지난달 대출약정의 변경약정을 체결해서 만기가 오는 3월 5일로 연장됐다. 이 둘을 합치면 770억원이다.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ABSTB 제17회차 770억원의 만기도 오는 3월 6일로 동일하다. 이 유동화거래의 주관회사 및 자산관리자는 에프엘자산운용, 업무수탁자는 BNK투자증권이다. 세콘도가 지급하는 대출 원리금으로 유동화증권을 상환한다. 세콘도의 신용도 및 사업 현금흐름 등에 따라 상환가능성이 달라지게 된다.다만 세콘도의 신용도 등을 고려할 때 채무불이행 위험이 존재한다. 이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플로리스리테일제일차는 롯데건설과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 약정’을 체결했다.롯데건설은 플로리스리테일제일차가 유동화증권 원리금 등을 상환할 자금이 부족하다고 예상해 롯데건설에 자금보충을 요청하는 경우 그 부족자금을 빌려줘야 한다.만약 롯데건설이 자금보충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대출약정에 따른 세콘도의 대출원리금 등 채무 전부를 중첩적으로 인수한 것으로 간주된다. 또한 당시 잔존하는 인수대상 채무를 플로리스리테일제일차에 변제해야 한다.
2024.01.15 I 김성수 기자
글랜우드크레딧 펀딩 ‘순항’…신협서 실탄 지원
  • [마켓인]글랜우드크레딧 펀딩 ‘순항’…신협서 실탄 지원
  •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국내 사모신용펀드(PCF) 운용사 글랜우드크레딧의 1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 작업이 순항하는 모양새다. 올해 7월까지 최소 2000억원을 목표로 펀드레이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대체투자에 대한 국내 출자자(LP)들의 관심이 높아 무리 없이 펀드를 결성할 것으로 보인다.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협중앙회는 최근 글랜우드크레딧의 1호 블라인드 펀드에 300억원 규모의 출자를 약정했다. 기업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만큼, 회사 지분이 아니라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중위험·중수익의 메자닌 투자 전략에 공감하고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글랜우드크레딧의 이번 펀드는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7월 ‘국내 메자닌 펀드 출자사업’을 통해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와 글랜우드크레딧을 최종 선정하면서 탄생했다. 당시 우정사업본부는 각각의 운용사에 500억원을 출자했다. 글랜우드크레딧은 올해 7월까지 최소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해 자금의 80% 이상을 BW와 CB, 교환사채(EB) 등에 투자해야 한다. 신협중앙회를 비롯한 국내 LP들은 글랜우드크레딧의 투자 행보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는 지난 2021년 출범 이후로 메자닌과 직접대출(Direct Lending) 전략을 취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인수·합병(M&A) 대금 지원, 캐팩스 및 신사업 진출 등을 위한 성장자금 지원, 지배구조 및 재무구조 개선 등 다양한 자금 조달 요구 지원을 투자 전략으로 세우고 실행해왔다. 글랜우드크레딧의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SK에코플랜트(RCPS)와 한화첨단소재(CPS), 자이에스앤디(RCPS) 등이 꼽힌다. 랜드마크 딜은 단연 한화첨단소재다. 회사는 지난 2022년 말 6800억원을 투입해 태양광 및 경량복합 소재를 다루는 한화첨단소재와 에이치에이엠홀딩스의 구주, 신주 발행한 전환우선주(CPS)를 인수했다. 전방산업 성장세가 가파른 와중에도 딜을 효과적으로 소싱하면서 국내 크레딧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이데일리가 지난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식 설문조사에서 글랜우드크레딧은 67.9%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이며 ‘최우수 크레딧’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2024.01.15 I 김연지 기자
3년만 국내 채권시장 찾은 네이버…왜?
  • [마켓인]3년만 국내 채권시장 찾은 네이버…왜?
  •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네이버(AA+)가 3년 만에 국내 채권시장을 통해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더블에이급’ 우량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 3년물 늘리고 5년물 줄였다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사진=연합뉴스)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NAVER(035420))는 오는 16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3년물 1200억원, 5년물 300억원 등 총 1500억원 규모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5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하며, 상장 예정일은 오는 24일이다.네이버는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30b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주관사는 NH, KB, 한국투자증권이며, 인수단은 미래에셋, 신한, 하나증권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오는 2월 25일 만기를 앞둔 회사채 차환용으로 사용된다.당초 네이버는 3년물 1100억원, 5년물 4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주관사단과의 협의를 통해 3년물 규모를 늘리고 5년물 규모를 줄였다. 지난 2021년 3년물, 5년물을 각각 2500억원, 4500억원 찍었던 것과 대비된다.올해 들어 3년물 이하 만기에서는 대부분 민평 평가 금리 대비 낮은 수준에서 낙찰되는 반면, 5년물 이상 장기채는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CJ제일제당(AA), HL만도(AA-), 한화솔루션(AA-) 등이 5년물로 구성된 트랜치에서만 민평 평가금리 대비 낮은 수준(언더) 발행에는 실패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사태가 시장 불안심리에 영향을 끼친 데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자 단기채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지면서다.김은기 삼성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올해 회사채 수요예측의 주요한 특징은 2~3년 만기 회사채 강세와 5년 만기 장기 회사채 수요의 감소”라며 “올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의 3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올해 초 국채 금리가 상승 추세를 보인 점에서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에 대응하는 크레딧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차입금 늘었지만…“현금창출력 우수”네이버는 지난 2020년 이후 라인(LINE)과 일본 Z홀딩스(현 LY Corporation·라인야후) 경영통합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있었다. 위버스컴퍼니 유상증자 참여, 포쉬마크(Poshmark) 지분 인수 등 신사업 영업 기반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으로 차입금도 증가 추세다.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4조6342억원, 차입금의존도는 13.04%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말(8724억원)과 비교했을 때 총차입금 규모가 5배 이상 늘었다.다만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으로 재무안정성은 우수하다는 판단이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네이버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평가했다.하현수 한기평 연구원은 “지난해 포쉬마크 인수 당시 일시적으로 순차입금 규모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견조한 영업현금흐름과 보유 중인 수익증권 처분을 통해 차입부담을 빠르게 경감했다”고 했다.이어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3352억원으로 순현금상태를 나타내고 있다”며 “제반 재무안정성 지표 역시 매우 우수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앞서 네이버는 국내보다는 일본 시장 등 해외 조달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왔다. 일본 은행으로부터의 외화 차입, 사무라이 본드(엔화 표시 채권) 발행 등이다.네이버는 일본 최대 규모의 인터넷 기업인 라인야후의 공동 경영권 주주다. 일본 시장 공략과 자금 조달 시장 다변화를 위해서 해외 조달을 이어왔다. 또 일본 채권시장이 국내보다 금리가 낮아 이자비용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는 평가다.네이버 관계자는 “고수익구조에 기반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우수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한 자본시장 접근성과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 등을 고려할 때 자금 소요에 대한 대응도 유연하다”고 밝혔다.(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24.01.15 I 박미경 기자
'AA급' SK브로드밴드·현대제철 회사채에 조단위 몰렸다
  • [마켓인]'AA급' SK브로드밴드·현대제철 회사채에 조단위 몰렸다
  •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SK브로드밴드(AA)와 현대제철(AA)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모으며 목표액 조달에 성공했다. 두 곳 모두 이번 조달 금액을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차환 목적으로 사용한다.◇ SK브로드밴드, 공모액 8배 넘는 자금 모아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SK브로드밴드는 총 1500억원의 자금조달을 위한 공모채 수요예측에 나선 결과 8배가 넘는 1조21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아냈다.트랜치별로는 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3년물에는 8300억원, 5년물에는 3800억원이 각각 모였다.SK브로드밴드는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30b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3년물은 -7bp, 5년물은 -10bp에서 각각 모집 물량을 채우며, 목표 금액까지 언더 발행이 가능할 전망이다.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 계획을 세워뒀는데, 수요예측에서 8배가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무난하게 증액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관사는 NH, SK증권이다. 발행일은 오는 22일 예정이다.SK브로드밴드는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대 주주는 지분 74.4%를 보유한 SK텔레콤이다. 신용평가 3사는 SK브로드밴드의 신용도를 ‘AA(안정적)’로 평가했다.하현수 한기평 연구원은 “KT에 이은 2위의 시장지위를 확고하게 유지 중”이라며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을 통해 2019년 이후 잉여현금(FCF) 창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제철, 전 트랜치 언더 발행 성공이날 현대제철도 총 3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의 5배가 넘는 1조70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트랜치별로는 2년물 200억원, 3년물 2200억원, 5년물 6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해 각각 1200억원, 1조2400억원, 3400억원이 모였다.현대제철은 개별 민평 평가금리 대비 -20bp~+20b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2년물은 -3bp, 3년물은 -3bp, 5년물은 -8bp에서 각각 모집 물량을 채웠다.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발행 계획을 세워뒀다. 주관사는 KB, NH, 한국투자, 신한투자증권이며, 인수단은 미래에셋, 삼성, SK, 하나, 현대차증권 등이다. 오는 22일 발행 예정이다.현대제철은 국내 2위의 조강생산능력을 보유한 철강사로 판재류(자동차용 강판)와 형강류(철근, 형강)가 주력 제품이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제철의 신용도를 AA(안정적)로 평가했다.송영진 NICE신평 연구원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전반적인 철강업계 내 산업환경이 계속 악화하고 있어 실적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현대자동차,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등 전속(Captive) 고객사 수요 확보에 기반한 사업안정성 등을 감안할 때 중기적으로 우수한 수준의 영업실적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01.15 I 박미경 기자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자회사 매각 무산…“현지 당국 승인 지연”
  •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자회사 매각 무산…“현지 당국 승인 지연”
  •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롯데케미칼(011170)은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생산 등 비핵심 사업을 하는 파키스탄 자회사의 매각 계획이 현지의 불확실한 상황 탓에 무산됐다고 15일 밝혔다.롯데케미칼은 자회사인 파키스탄 법인 LCPL(LOTTE Chemical Pakistan Limited)의 지분 75.01% 전량을 매각하기 위해 파키스탄 화학 회사 럭키코어인더스트리즈(이하 럭키코어)와 체결한 주식매매 계약이 해지됐다고 이날 공시했다.앞서 롯데케미칼은 작년 1월 26일 럭키코어에 LCPL 지분 75.01%를 1924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매수인인 럭키코어는 주식매매 계약 종결 기한인 이달 11일까지 주식 공개매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롯데케미칼은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기 위한 일부 선행 조건(파키스탄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등)이 파키스탄 정치·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장기간 지연됨에 따라 거래 상대방이 주식매매 계약서에 규정된 권리를 행사해 계약이 해지됐다”고 설명했다.LCPL은 롯데케미칼이 2009년 약 147억원에 인수한 회사다. 폴리에스터 섬유, 산업용 원사, 페트병 등에 쓰이는 PTA를 연간 50만톤(t) 생산할 능력을 갖췄다.롯데케미칼은 고부가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자 비핵심 사업 자회사인 LCPL의 매각을 추진했다. LCPL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은 기존 석유화학 제품의 고부가화와 친환경 소재 사업군 진출 등에 활용할 계획이었다.회사 측은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맞춰 사업구조 개편과 체질 개선을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는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롯데케미칼 로고.(사진=롯데케미칼)
2024.01.15 I 김은경 기자
오리온, 5500억 들여 레고켐 최대주주로…"바이오 사업 확대"
  • 오리온, 5500억 들여 레고켐 최대주주로…"바이오 사업 확대"
  •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오리온(271560)이 5500억원 가량을 투자해 차세대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레고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 지분 25%를 사들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오리온 본사(사진=오리온)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리온은 해외 종속회사인 팬오리온코퍼레이션(PAN ORION Corp. Limited)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및 구주 매입을 통해 총 936만3283주를 5485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주식 취득 후 오리온의 지분율은 25.7%로 대금 납입 예정일은 오는 3월 29일이다. 오리온은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레고켐바이오를 계열사로 편입하며, 기존 경영진 및 운영 시스템은 변함없이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허인철 오리온 그룹 부회장과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가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허 부회장은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레고켐바이오와 함께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며 “최대주주로서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김 대표는 “연구개발(R&D)과 임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오리온은 지난 2020년부터 바이오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 2021년 중국 산둥루캉의약과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해 대장암 체외진단 임상을 진행 중이며, 900억원 규모의 결핵백신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또 지난 2022년에는 국내에서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법인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에 들어갔다. 개발 중인 신약 후보 중 3상에 진입한 LCB14는 상업화를 눈 앞에 두고 있이번 레고켐바이오 지분 인수로 글로벌 빅파마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에도 진출하게 됐다. ADC는 항체약물결합 방식의 차세대 항암치료제를 의미한다. ADC 항암제는 높은 치료효과를 보유한 약물을 항체에 부착한 바이오 의약품으로, 정상 세포가 아닌 종양 세포만을 표적하고 사멸시키도록 설계한다. 기존 항암제와 달리 정상 세포들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2005년 설립된 레고켐바이오는 글로벌 ADC 업계 전문가와 학계 권위자들로 구성된 월드 ADC 어워드에서 지난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최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과 2조2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협약을 맺었다. 지난 2015년부터 현재까지 기술 이전 계약은 총 13건으로, 기술이전료만 8조7000억원에 이른다.레고켐바이오는 독자 연구개발한 차세대 ADC기술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ADC 분야에서 총 4개의 파이프라인이 임상단계에 진입해 있으며, 향후 5년 내 추가로 임상 단계의 파이프라인 5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01.15 I 이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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