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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인텔, 파운드리 분사 '미봉책'…몸집 더 줄일듯(재종합)
  • 무너지는 인텔, 파운드리 분사 '미봉책'…몸집 더 줄일듯(재종합)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왕년의 반도체 제국’ 인텔이 어쩌다 이렇게 몰락했을까. 창사 56년 이래 최악 위기를 맞고 있는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분사하기로 했다. 아직 매각 단계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인텔의 현실적인 제조 경쟁력을 따져볼 때 파운드리 매각설은 추후 계속 흘러나올 가능성이 높다.인텔은 또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집적회로 반도체)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유럽과 아시아에서 진행 중인 반도체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을 상징하는 기업 중 하나인 인텔은 미국 정부로부터 여러 지원을 받고 있지만, 반도체 시장에서 존재감이 급감하는 기류다.◇일단 파운드리 분리 카드 꺼냈지만…16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인텔을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가장 주목 받는 것은 파운드리 분사다. 인텔은 반도체 설계(팹리스)뿐만 아니라 파운드리까지 하는 종합반도체 기업인데, 둘을 분리하겠다는 것이다. 파운드리는 다른 팹리스의 설계도를 받아서 대신 제조해주는 사업이다. 둘을 분리하면 정보 유출 등에 대한 팹리스 고객사들의 우려를 다소 덜 수 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직원 메모에서 “파운드리 사업부를 독립적인 이사회를 갖춘 사업부로 전환하고 외부 자금 조달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며 “두 사업부 간 분리를 확대하면 제조(파운드리) 부문이 독립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독립성에 대한 고객사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래픽=김일환 기자)인텔은 2012년 ‘인텔 커스텀 파운드리 그룹’을 신설하며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했으나, 잇단 부진으로 2018년 철수했다. 그러나 18세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오른 뒤 2009년 회사를 떠났던 겔싱어가 2021년 CEO로 전격 복귀하면서 그해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1~2나노대 초미세 공정에 업계 1위 TSMC, 2위 삼성전자보다 빨리 도달하겠다는 야심찬 목표까지 세웠다. 그러나 지난 2년간 투자된 자금만 250억달러(약 33조3000억원)에 달하는 데도 별다른 진척이 없자, 시장에서는 수익성에 문제를 야기한다는 지적을 제기해 왔다. 당초 업계와 시장에서 파운드리 매각설까지 나왔던 이유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러 분석가와 투자자들이 인텔에 파운드리를 매각하는 방안을 권했지만 그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인텔의 근본적인 선단 공정 제조력은 높지 않다는 게 냉정한 분석이다. 인텔은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했을 당시 이미 고성능 칩은 대만 TSMC에 제조를 위탁했다. 이런 탓에 업계에서는 인텔 파운드리의 성공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았다. 이번 파운드리 분사가 위기를 넘길 수준이 아닌 ‘미봉책’에 그친다는 평가가 많은 이유다. 국내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들은 “앞으로 인텔 파운드리 매각설은 계속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美정부 기대는 인텔…4兆 사업 수주인텔이 FPGA 사업의 조정을 만지작 하는 것도 관심이 모아진다. 인텔은 지난 2015년 FPGA 생산업체 알테라를 167억달러(약 22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알테라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과 달리 만들어진 이후에도 다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반도체인 FPGA를 생산하는 회사다. 당초 이 시장은 1위 자일링스와 2위 알테라 사이의 2파전 양상이 짙었는데, 두 회사가 각각 AMD, 인텔에 인수되면서 AMD와 인텔이 경쟁하는 시장으로 바뀌었다. 이 역시 이번에는 지분 일부 매각을 결정했지만, 회사 사정이 나빠지면 언제든 매각 쪽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평가다. 미국 마벨 테크놀로지 등 구체적인 인수 가능 기업들의 이름까지 돌고 있다.인텔은 아울러 독일과 폴란드의 공장 프로젝트를 2년간 중단하고 말레이시아의 제조 프로젝트를 보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더 많은 오피스를 줄이기로 했다.인텔이 그나마 가장 믿을 만한 곳은 미국 정부다. 반도체 자국 생산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미국 정부는 세계 최강의 팹리스업계 등에 더해 인텔의 제조력까지 받쳐줘야 ‘팀 아메리카’를 구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인텔은 정부로부터 각종 보조금 혜택을 받고 있다.인텔은 이날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국방부에 공급할 군사용 반도체 제조를 위해 최대 30억달러(약 4조원)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기밀 계획은 ‘시큐어 엔클레이브(Secure Enclave)’로 불린다. 군사와 정보 분야에 사용할 첨단 반도체의 생산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인텔이 지난 3월 반도체법에 따라 지원 받기로 한 85억달러(약 11조3000억원)와는 별개다.겔싱어 CEO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사력을 다해 싸워야 하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잘 실행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비판자들을 잠재우고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인텔이 구조조정안을 발표하자, 이날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36% 급등했다.
2024.09.17 I 김정남 기자
두바이서 상장하는 배민 형제…UAE에 활기 불어 넣을까
  • 두바이서 상장하는 배민 형제…UAE에 활기 불어 넣을까[마켓인]
  •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국내에 배달의민족 모기업으로 알려진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증권거래소(DFM)에 자회사 중 하나를 상장시킬 계획이다. 주인공은 중동 배달 플랫폼인 탈라바트(Talabat)다. UAE가 자국 증권거래소 키우기에 적극인 만큼,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전역에서 활약하는 탈라바트의 상장을 계기로 거래소 활성화와 해외 기업의 거래소 유입을 이끌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사진=딜리버리히어로)17일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둔 딜리버리히어로가 중동 자회사 탈라바트를 오는 4분기 DFM에 상장시키기 위해 준비 중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기존 탈라바트 주식을 2차 매각하고, 현지 법인의 지분 대부분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이번 IPO 계획은 딜리버리히어로가 우버에 대만 배달 플랫폼 푸드판다를 매각한 데 따라 이뤄지게 됐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탈라바트의 IPO가 성공하면 딜리버리히어로가 대차대조표를 개선하는데 도움될 것이라 분석했다.탈라바트는 2004년 쿠웨이트에서 설립된 식품 배달과 퀵 커머스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이미 UAE뿐 아니라 바레인, 이집트, 이라크, 요르단,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 등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전역에 서비스를 내놓고 활동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15년 탈라바트를 인수했다. 당시 니콜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히어로 CEO는 “중동은 항상 우리의 글로벌 비전을 달성하는 데 빠진 (퍼즐의) 한 조각이었다”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엄청난 성장 잠재력이 있는 중동 시장에서 ‘즉시’ 선두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그의 예측은 적중했다. 탈라바트는 현재 딜리버리히어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최근 발표한 상반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MENA 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8억 7400만유로(약 1조 2891억원)였다. 중동 매출은 아시아, 유럽, 미국 등 다른 지역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탈라바트의 총거래액(GMV)은 50억유로(약 7조 375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GMV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가치 측정 지표다.이처럼 지표가 좋은 덕에 이번 IPO에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UAE가 자국 증권거래소 부흥을 위해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어 IPO 성공 여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UAE는 현재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증권거래소 규모를 키우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예컨대 DFM은 민간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는 플랫폼 아레나를 출시했다. 성장 단계에 있는 개인기업, 패밀리 오피스, 중소기업(SME)를 위한 거래 플랫폼으로, 주식이나 채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IB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탈라바트 상장이 중동 고급 슈퍼마켓 체인 스피니스에 이어 또 한 번 DFM 내 주식 거래 붐을 일으킬지 시선이 집중되는 상황”이라며 “이에 더해 중동 내 딜리버리히어로의 또 다른 자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헝거스테이션과 튀르키예 예멕세페티의 IPO 여부도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2024.09.17 I 박소영 기자
경기 침체 우려에 흔들리는 코스닥, '소규모 합병' 이유는
  • 경기 침체 우려에 흔들리는 코스닥, '소규모 합병' 이유는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코스닥 시장에 인수합병(M&A)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사업 구조 개편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의결만으로 결의할 수 있는 소규모 합병이 급증하는 추세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3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 합병 결정 공시(스팩합병 제외)는 총 93건이다. 이 가운데 소규모 합병 공시는 57건(스팩 제외)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때 소규모 합병 공시는 35건으로 올해 62.9%나 증가했다. 유고은 한국ESG기준원 책임연구원은 “일반적인 합병은 주주총회를 거치지만 소규모 합병은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의결만으로 가능하다”며 “지배구조 개편 때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므로 비상장사 또는 계열사 합병 시 소규모 합병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흡수 합병하는 사례가 많았다. 지난 10일 CJ프레시웨이(051500)의 경우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자회사 에프앤디인프라(비상장 법인)를 흡수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에프앤디인프라는 CJ프레시웨이의 식자재 유통 사업을 위한 물류센터를 소유하고 있다.합병회사 CJ프레시웨이는 피합병회사 에프앤디인프라를 100% 출자하고 있어 합병비율을 1대 0으로 산출했다. CJ프레시웨이 측은 “비효율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등 경영 효율성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케이옥션(102370)도 비상장 자회사인 아트네이티브, 아르떼케이, 아트폼스를 흡수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합병 방식은 소규모합병이다. 케이옥션은 존속회사로 남고, 지분 100%를 소유한 아트네이티브 등은 합병 후 소멸된다. 케이옥션 측은 “종속회사로 유지함에 따른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줄이고 경영효율성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에코프로비엠(247540)도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100% 자회사인 에코프로글로벌을 합병한다고 지난 3월 소규모 합병을 밝힌 바 있다. 에코프로글로벌은 2021년 9월 에코프로비엠의 100% 자회사로 설립됐고, 유럽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 투자 및 건설을 총괄하는 등 가족사들의 해외 진출을 주도해 왔다.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한 사례도 있다. 컴투스(078340)의 경우 지난 4월 PC 액션 게임 개발사 올엠을 흡수 합병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컴투스 측은 당시 “올엠이 보유하고 있는 PC게임 개발·운영·서비스 역량을 흡수해 다양한 장르의 게임 개발뿐만 아니라 퍼블리싱 사업의 성공적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경영 자원 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경쟁력 강화, 경영 효율성 제고,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 등 목적으로 소규모 합병을 추진했다. 다만 전략적 관점에서 경기 침체 사이클 때 사업 단위를 조정하면서 중복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합치는 경우가 많아 마냥 호재로만 받아들일 순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일부 소규모 합병은 자회사 손실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모회사 실적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최근 5년 사이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에 나선 그룹사들이 많아졌다. 경기 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이를 정리하는 사례도 있어 투자자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24.09.17 I 박정수 기자
트럼프 정권인수팀장 “보편적 관세 공약, 무역 협상 카드”
  • 트럼프 정권인수팀장 “보편적 관세 공약, 무역 협상 카드”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정권 인수팀 수장이 모든 국가에 최대 20%를 물리는 보편적 관세 공약은 다른 나라가 미국에 부과한 관세를 낮추기 위한 “협상 카드”(bargaining chip)라고 밝혔다. 상품 무역적자 규모가 큰 국가들을 중심으로 보편관세 10% 부과 카드를 내걸고 협상의 레버리지를 활용할 것이라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트럼프 전 대통령 정권 인수팀의 공동위원장인 하워드 러트닉은 16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관세가 협상 카드냐 아니면 모든 수입품에 20%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당연히 협상 카드다”라고 답했다.그는 유럽과 일본에서 미국 자동차인 포드와 GM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100% 관세 때문에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유럽과 일본이 우리한테 관세를 부과하는 것처럼 우리도 너희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면 그들이 그들 기업이 갑자기 미국에서 100% 관세를 맞도록 둘 것이라고 생각하냐”며 반문하며 “당연히 그들은 와서 협상하고 그들의 관세가 내려갈 것이며 드디어 포드와 GM이 그런 곳에서 팔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러트닉은 진행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세를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모든 수입품에 부과하겠다고 계속 말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선거에 출마할 때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 개략적으로 말한다”고 설명했다.그는 “관세는 놀라운 도구다. 하지만 그(트럼프)는 우리가 만들지 않는 물건은 관세를 부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 우리가 만들지 않는데 그 물건을 사고 싶다면 난 (관세를 부과해) 가격을 올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이어 “(수입품을) 미국에서 만들게 하기 위해 관세를 활용해야 한다. 우리가 미국에서 만들고 싶다면 관세를 부과하고, 또는 우리가 수입품과 경쟁하면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4.09.17 I 김상윤 기자
김두겸 울산시장, 고려아연 우군으로 “약탈적 인수합병 좌시 못해”
  • 김두겸 울산시장, 고려아연 우군으로 “약탈적 인수합병 좌시 못해”
  • [이데일리 박민 기자] 고려아연과 영풍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김두겸 울산시장이 고려아연의 우군으로 합세했다. 고려아연의 핵심사업장(온산제련소)이 울산에 있는 만큼 지역의 고용시장과 지역경제를 우려해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고려아연이 넘어가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김두겸 울산시장.(사진=연합뉴스)김두겸 울산시장은 16일 성명을 내고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는 영풍이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고 한다”며“고려아연에 대한 사모펀드의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김 시장은 “이는 단순한 기업 간 갈등이 아니라 대한민국 기간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고 주장했다. 김 시장은 수소, 이차전지 핵심 소재 등 울산 미래 산업과 고려아연의 연관성, MBK의 적대적 인수 시 핵심기술 유출 우려, 지역 고용시장과 지역경제 악화 가능성, 고려아연이 향토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울산시민은 20여년 전 지역기업 SK가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 있을 때 ‘시민 SK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친 바 있다”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상공계와 힘 모아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펼치고 120만 시민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이어 “정부에 국가기간산업 보호와 핵심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24.09.16 I 박민 기자
펀드레이징 가뭄 속 유럽 '카스틱' 3조 펀드 결성
  • [마켓인]펀드레이징 가뭄 속 유럽 '카스틱' 3조 펀드 결성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유럽의 신생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이 펀드레이징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룩셈부르크의 한 신생 PE가 수 조원 규모의 펀드레이징에 성공했다. 신생 PE 치고는 빠른 기간 내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갖췄다는 점과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입각한 투자 방침을 내세우면서 주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룩셈부르크 기반의 카스틱캐피탈은 최근 20억유로(약 3조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다. 이는 펀드의 결성목표액(17억5000만유로)을 훌쩍 넘긴 금액이고, 지난 2020년 12억5000만유로로 마감된 직전 펀드 대비 60% 증가한 수치이기도 하다. 이번 펀드에는 카스틱의 기존 펀드에 출자했던 연기금 및 기업들 90%가 액수를 늘려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카스틱캐피탈이 이번에 결성한 펀드는 유럽 기반의 성장 단계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조성됐다. 특히 ESG 측면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회사 중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거나, 애드온(add on·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유사 분야의 기업을 인수하는 것) 전략으로 외형 성장을 노리는 기업에 최소 1억~6억유로(약 1474억원~8850억원)를 투자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카스틱캐피탈은 이번 펀드까지 더해 총 3개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알짜 기업에 오랜 기간 투자하면서 기업가치를 끌어 올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회사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총 13개로, 대표적으로는 독일 덴탈 체인 ‘올덴트’와 물류 소프트웨어 기업 ‘알페가’, 프리미엄 IoT 솔루션 기업 ‘애드시큐어’, 스위스의 럭셔리 시계 부품 제조사 ‘아크로텍’, HR 기술 개발사 ‘리워드게이트웨이’ 등이 꼽힌다. 이들 중 아크로텍과 리워드게이트웨이는 각각 지난 2021년과 2023년에 성공적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했다.카스틱캐피탈의 이번 펀드레이징은 유럽의 신생 PE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데 이뤄진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펀드 4개 미만을 보유한 유럽 PE들은 올해(1월부터 9월 9일까지 기준) 84억유로(약 12조4000억원)를 조달했다. 같은 기간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보유한 전통있는 PE들은 총 909억유로(약 134조 766억원)를 조달했다. 피치북은 다만 유럽에서 차별화된 투자 전략을 펼치는 운용사에 대한 글로벌 출자자들의 관심이 나날이 늘어가는 만큼, 올해 연간 총액이 지난 2022년과 2023년 수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2024.09.16 I 김연지 기자
LS일렉, 엘펨스 지분 추가 인수…재생에너지 중개 사업 가시화
  • [마켓인]LS일렉, 엘펨스 지분 추가 인수…재생에너지 중개 사업 가시화
  •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LS(006260)일렉트릭이 엘펨스㈜를 종속회사로 편입하며 재생에너지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투자와 시공, 운영, 관리를 모두 아우르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LS일렉트릭 청주 스마트공장 전경.(사진=LS일렉트릭)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올해 2분기 중으로 에너지절감 시스템 임대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엘펨스㈜ 지분 80%를 추가 매입했다. 이로써 LS일렉트릭의 엘펨스 지분은 총 90%로 종속기업으로 편입됐다. 엘펨스는 한독 지붕형 태양광 PV모듈 설치 사업 시행을 맡은 바 있다.LS일렉트릭의 엘펨스 지분 추가 매입은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솔루션 사업 확대와 궤를 같이한다. LS일렉트릭은 중전(重電)업계 최초의 서비스 기업 도약을 목표로 FEMS(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 리스사업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재생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FEMS는 스마트팩토리 에너지 통합운영관리시스템으로 공장 내 에너지 손실을 줄여 효율을 높이고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볼보그룹코리아로부터 총사업비 1820억원 규모의 FEMS 리스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볼보그룹코리아 창원공장과 볼보트럭코리아의 김해, 동탄, 인천 등 3개 공장에 단계적으로 태양광 발전 연계 FEMS를 구축하고 공장 외부에 별도의 발전시설을 확보해 전력구매계약(PPA)을 추진할 예정이다.업계에서는 LS일렉트릭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외형 확대는 물론 수익성 개선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장이 가파른데다 국내에서도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분산법)’ 등 LS일렉트릭에 호재로 작용할만한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실LS일렉트릭은 해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분산법은 각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내부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전력생산자와 소비자 사이 전력거래를 자유롭게 만드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분산법 시행은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의 생산을 촉진하는 것에 더해 전력소비가 몰리는 시간대에 전력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ESS 수요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2024.09.16 I 이건엄 기자
'이커머스 신화 몰락' 고비 넘긴 티메프…법조계 "안심 못해"
  • '이커머스 신화 몰락' 고비 넘긴 티메프…법조계 "안심 못해"
  •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를 빚은 티몬·위메프(티메프)가 회생 절차를 개시하면서 한시름 덜었지만, 실제 회생과 정산 가능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회생 과정 중 다양한 변수에 의해 언제든지 파산이 선고될 수 있어서다. 티메프가 계획하는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안이 실행되기 전과 ‘회생계획 인가 후’에도 파산 선고는 가능하다. 회생절차가 완벽히 종료되기 전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운 이유다. 이런 탓에 티메프는 M&A에 사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M&A를 사실상 유일한 돌파구로 보고 있다.티몬과 위메프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진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류광진 티몬 대표(왼쪽 세번째)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회생절차 하세월…‘파산’ 가능성 여전히 남아있어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티메프 회생계획안 인가까지는 최소 4~5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법원장 안병욱)는 지난 10일 티메프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법원은 관리인에게 오는 10월 10일까지 채권 목록 등을 파악해달라고 당부했다. 채권자들은 권리 주장을 위해 반드시 10월 24일까지 신고를 마쳐야 한다. 동시에 회계사 등 전문 조사위원들로 꾸려진 조사위원회는 실사를 통해 현 상황에 대한 원인과 기업 가치, 재무상태 등을 평가한다. 이때 기업을 청산하는 것이 채권자 이익 보호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임의적 파산 선고가 가능하다. 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 작성이 종료되는 11월 말께 관문이 남은 셈이다. 첫번째 관문을 통과하면 또 다른 변수로 관계인 집회가 있다. 이는 앞선 과정에서 파악한 채권 현황과 재무상태 등을 법원과 관계자들에 보고하는 과정이다. 해당 절차를 거쳐 회사 측은 회생계획안을 내놓게 되는데, 법원은 오는 12월 27일까지 제출을 명했다. 회생계획안 제출까지 3개월이 걸리는 것이다. 제출된 회생계획안이 가결되기 위해선 회생 담보권 총액의 4분의 3 또는 법인회생채권 총액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여기서 두번째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통상 회생 절차에서는 30~40% 정도의 채무 변제만을 담보하는데, 약 10만명으로 추산되는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1~2개월이 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법원이 회생계획안의 실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거나 채권자들의 동의를 받지 못해 불인가 결정이 되면 이때 또 파산 선고가 가능하다. 법원이 계획을 인가한 후에도 회사가 결국 채무를 변제하지 못한다면 필요적 파산선고를 받게 된다. 파산 선고를 받으면 회사는 자산을 처분해 채무를 변제해야 되는데 이커머스 산업 특성상 처분할 자산 자체가 적은 것도 문제다. 현재 티메프가 자산을 매각해서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은 300억원 정도로 파악된다. 퇴직금 등을 우선변제하고 난 뒤 피해자들이 정산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미정산 금액은 1조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과제 ‘투자 유치’…가능성은?티메프가 회생계획 인가 전 M&A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새로운 투자자 확보 없이는 변제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법원의 회생 개시 결정 직후 투자 유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구체화돼서 진행되고 있는 곳이 두 군데 있다”며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목표로 올해 안에 확실하게 채권자분들이 동의해주실만한 M&A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도 “기존 논의를 계속하고 있고 새로운 곳들도 찾고 있다”고 부연했다. 회생에 돌입하게 되면 채권의 일부가 감면되는 점을 감안해 투자자 입장에서도 장벽이 한층 낮아진다는 점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들이 사모펀드 등을 중심으로 사전 계약을 한 뒤 추가 공개 입찰을 통해 더 좋은 조건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다만 이미 신뢰를 잃은 플랫폼에 투자자가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시형 법무법인 선경 대표변호사는 “온라인 플랫폼은 유형 자산이 없고 신뢰로 업을 영위하는 것이라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 도산전문 변호사도 “플랫폼 존속 여부 등을 통해 기업가치가 평가될텐데 사실상 업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어서 계속기업가치가 나오기 힘들 것”이라며 “안타깝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한다면 파산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결국 티메프의 운명이 투자자 유치와 채권자 설득에 달린 가운데 시름을 완전히 떨쳐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티몬·위메프 피해 판매자와 소비자들이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검은 우산 집회’를 열고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2024.09.16 I 최오현 기자
GE 해체 이어 보잉의 몰락…잭 웰치식 '성공신화'의 결말?
  • GE 해체 이어 보잉의 몰락…잭 웰치식 '성공신화'의 결말?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항공업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보잉이 잇따른 품질 결함으로 사상 최대 경영난에 봉착한 가운데 지난달 켈리 오트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하며 보잉 내부에선 ‘잭 웰치 사단’의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잭 웰치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은 과거 살아 있는 경영신화로 통하며 그의 밑에서 경영 수업을 받은 GE 출신들이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영입 1순위로 거론됐으나 이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때 추앙받던 ‘잭 웰치식 경영’에 대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뭘까.보잉 로고. (사진=AFP)◇GE 출신 꿰찼던 보잉, 첫 외부 출신 CEO 영입 ‘왜’15일 주요외신에 따르면 보잉은 지난 7월 말 항공전자 시스템·객실 정비제조사인 록웰 콜린스(현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의 전 대표였던 켈리 오트버그를 CEO로 영입한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지난달 취임한 오트버그 CEO는 보잉 외부 출신 인사였기 때문이다. 오트버그 CEO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2013년부터 록웰 콜린스를 진두지휘해왔다. 록웰 콜린스는 2018년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에 인수되며 군수업체 레이시온과 합병을 해 현재 RTX가 됐는데, 록웰 콜린스는 이 과정에서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로 바뀌었다. 그는 재임 시절 유능한 딜메이커로 월가에서 명성을 쌓았으며 항공사 및 미국 국방부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오트버그 CEO가 지휘봉을 잡으면서 보잉은 이른바 잭 웰치 사단 출신인 데이비드 칼훈 CEO와도 작별하게 됐다. 과거 미국 기업들 사이에선 “CEO가 필요하면 GE에서 찾으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GE 출신 경영자들이 맹위를 떨치던 시절이 있었다. ‘세기의 경영자’, ‘경영의 달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웰치에게 뛰어난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은 게 일종의 보증 수표로 통한 것이다.1935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난 잭 웰치 회장은 일리노이대학 화학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60년 GE에 입사했다. 회사에 들어 간지 8년 만에 최연소 사업부장으로 승진했다. 45세인 1981년에는 GE의 최연소 회장 겸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라 2001년까지 20년간 재임했다. 그는 1000개에 달하는 인수·합병(M&A)을 통해 가전사업에 집중하던 회사의 몸집을 키워 GE를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재임기간 동안 GE의 주가는 5600% 상승, 같은 기간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상승률 700%를 가뿐하게 뛰어넘었다. 지난 2000년에는 GE의 시가총액이 6000억달러에 육박하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이미지=야후 파이낸스 갈무리)◇월치 은퇴 후 GE의 몰락…‘회계상 숫자 게임’ 경영 드러나웰치가 은퇴한 뒤 GE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웰치의 경영 공백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간 GE가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금융 자회사를 거대 기업으로 성장시키며 이른바 ‘회계상 숫자 게임’을 해왔던 방식이 드러나면서다. 수익이 높을 땐 GE캐피탈이 대출 준비금 명목으로 예비금을 숨겨두고, 실적이 부진할 때는 갑자기 분기 말 모기지 담보 증권을 발행해 수익을 끌어올리는 구조였던 것이다. 금융 자산은 다른 제조업보다 더 유연하게 손익보고를 대처할 수 있게 한 점을 십분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그러나 이런 방식은 결국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며 직격탄을 맞았다. GE캐피탈은 파산위기에 처하며 연방 정부에서 1390억달러를 겨우 빌려 파산을 면했다. 그룹의 돈줄이 무너지자 GE는 몰락의 길을 걸으며 급기야 올해 4월에는 3개 기업으로 분할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문제는 이 같은 몰락이 GE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GE 출신 데이비드 칼훈을 CEO로 앉혔던 보잉이다. 보잉은 지난 1월 초 알래스카 항공이 운항하는 737 맥스의 창문과 벽체 일부가 뜯겨나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고질적인 품질 저하 문제가 부각되며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부품 결함으로 항공기 인도 시점이 미뤄지고, 지난 2018년과 2019년 여객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미국 법무부에 거액의 벌금을 추가 납부하게 됐다. 또 향후 정부 방위 산업 참여도 어려워지는 등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제품 품질과 안전보다 눈앞의 수익성에만 급급하는 경영진, 즉 ‘잭 웰치의 유산’이 보잉의 몰락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눈앞 이익에 급급…웰치 사단 CEO 13명은 ‘경영 실패’앨런 슬론 전 포춘 총괄 편집인은 잭 웰치의 사단 중 실패한 CEO가 13명(칼훈 CEO 퇴임 전 올해 3월 기준), 성공한 CEO가 4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4명 이상이 보잉에 몸담았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 같은 결과는 자신이 조사한 자료와 데이비드 겔스 뉴욕타임스 기자의 ‘자본주의를 망가뜨린 남자’ 저서를 토대로 한 것이다. 실패한 GE 출신 잭 웰치 키드에는 보잉 전 경영자들 외에도 밥 나델리 전 홈디포 CEO를 비롯해 파올로 프레스코 피아트 회장, 스티브 베넷 전 CEO 등도 이름을 올렸다. 잭 웰치 회장 퇴임 후 차기 회장 후보로 꼽혔던 그는 제프리 이멜트가 GE 회장으로 홈디포로 자리를 옮겨 잭 웰치식 경영 방식을 설파했다. 그러나 취임 직후 지나친 구조조정과 감원 정책으로 고객의 불만을 자초,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졌고, 결국 이사회의 문제 제기로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후 위기에 처한 크라이슬러의 구원투수로 자리를 옮겼지만, 홈디포 때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해고와 자산 매각에 나섰다. 특히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에 부닥치자 부품업체에 공장을 빌려주고, 근로자도 파견하는 이례적인 방안도 추진했으나 크라이슬러는 2009년 파산보호를 신청,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 피아트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슬론 전 편집인은 실패한 CEO였던 13명 웰치 추종자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매년 하위 10%의 직원을 해고하고, 분기별 수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끝없는 회계 게임을 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웰치에게 효과가 있었던 ‘순위 매기기’가 회사를 운영하는 좋은 경영방식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2024.09.15 I 양지윤 기자
ABL생명, 후순위채 조달…미매각 악몽 딛나
  • [마켓인]ABL생명, 후순위채 조달…미매각 악몽 딛나
  •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추석 연휴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앞두고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주춤한 모습이다. ABL생명은 후순위채를 찍으며, 선제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선다.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16일~20일)에는 ABL생명이 후순위채(A)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ABL생명은 올해 처음으로 발행시장을 찾았다. 지난해 7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에서 전액 미매각 굴욕을 맞은 만큼 올해는 투자심리가 좀 바뀌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ABL생명은 10년 만기 5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조건으로, 후순위채 총 2000억원 규모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계획 중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 한도도 열어뒀다. 공모 희망 금리로는 5.4%~6.0%의 고정금리를 제시했다.오는 20일 수요예측, 30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주관사는 KB증권, 교보증권, 인수단은 한양증권이다.ABL생명은 재무건전성 관리를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말 기준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경과조치 전 114.3%, 경과조치 후 160.6%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 권고치의 15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과조치 전 200%, 경과조치 후 216.8% 등 생보사 평균치와 비교했을 때도 하위권에 해당한다. 금융당국 권고치를 넘기려면 약 5000억원의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또 현재 중국 다자보험그룹에 속해있는 ABL생명은 지난달 우리금융그룹이 지분 100%를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상태다. 우리금융그룹 합류가 가시화됐으나, 최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이 당국의 허가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ABL생명의 무보증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긍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대주주 변경이 지원가능성 측면에서 신용도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김선영 한신평 연구원은 “우리금융그룹의 자회사로 편입 시 계열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 인정이 가능해 워치리스트 상향 검토에 등록했다”면서도 “K-ICS 경과조치의 점진적 정상화, 보험부채 할인율에 대한 단계적 규제 강화 등을 감안할 때 적극적인 자본적정성 관리가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2024.09.15 I 박미경 기자
네오밸류 개발 '앨리웨이 오산' 대출 이달 말 만기
  • 네오밸류 개발 '앨리웨이 오산' 대출 이달 말 만기
  •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시행사 네오밸류가 진행하는 ‘앨리웨이 오산’(경기도 오산시 개발사업) 개발사업의 대출 600억원 만기가 오는 26일 도래한다.네오밸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조성한 펀드에서 투자받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시공사도 기존 태영건설에서 다른 곳으로 교체해야 하지만 다른 곳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대출금 600억, 오는 26일 만기 도래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오밸류가 진행하는 ‘앨리웨이 오산’(경기도 오산시 개발사업) 개발사업의 대출 600억원 만기가 오는 26일로 다가온다.네오밸류는 각 지역 특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잘 살린 공간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행사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앨리웨이 광교’, ‘누디트 서울숲’, ‘누디트 홍대’ 등이 있다.앨리웨이 오산 (자료=네오밸류)앨리웨이 오산 개발사업은 경기 오산시 청학동 188번지 일원 11만8826㎡에 공동주택 및 근린생활시설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업지는 오산세교 2택지개발지구와 붙어 있으며 지하철 1호선·한국고속철도(KTX) 환승역 오산역에서 걸어서 30분 거리다.네오밸류는 이 곳에 지하 2층~지상 44층 공동주택 2616가구(분양 1300가구·임대 1316가구) 및 근린생활시설, 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기존 시공사는 태영건설이었다.하지만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에 돌입해 다른 시공사를 물색하는 중이다. 복수의 건설사를 검토해왔고, 시공계약 조건도 검토해왔다.앞서 네오밸류는 지난 2021년 3월 체결한 대출약정에 따라 대주단으로부터 원금 1600억원 대출을 실행받았다.각 트랜치별 약정금은 △트랜치A 1000억원 △트랜치B 600억원이다. 주요 물적담보 및 상환 등에 있어 트랜치A, 트랜치B 순서로 우선 순위를 갖는다.트랜치A 1000억원의 채권자는 특수목적회사(SPC) 알피오산제일차, 트랜치B 600억원의 채권자는 알피오산제이차다. 알피오산제일차, 알피오산제이차는 네오밸류에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 설립된 SPC다.지난 6월 4차 변경 대출약정서가 체결됨에 따라 알파오산제이차가 빌려준 트랜치B 600억원은 만기가 지난 6월 26일에서 오는 26일로 연장됐다. 원금은 만기 일시상환하는 조건이다.◇ 캠코 부동산PF 정상화펀드 유치 추진대출이자는 지난 6월 26일부터 변경 대출만기일(오는 9월 26일)까지로 설정된 이자기간에 대해 약정한 고정금리로 산정해서 지난 6월 26일 일부 지급됐다. 잔여 대출이자는 변경 대출만기일에 후급된다.기존에 지급한 대출이자는 기초자산의 기한이익상실 및 조기상환 등을 포함해 어떤 사유에도 반환되지 않는다.알피오산제이차는 이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602억원 한도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이 ABSTB는 각각 제9회차까지 차환 발행(607억원 한도)할 경우 오는 26일 만기다.DB금융투자는 이 유동화거래의 주관회사, 자산관리자, 유동성 및 신용보강기관을 맡고 있다. 알피오산제이차는 유동화증권의 상환능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1월 DB금융투자와 사모사채 인수확약서를 체결했다.DB금융투자는 알피오산제이차가 발행한 유동화증권의 상환재원 부족 등 사유가 발생하면, 알피오산제이차가 발행하는 사모사채를 600억원 한도에서 인수할 의무가 있다.(자료=코람코자산운용)네오밸류는 사업 자금조달을 위해 캠코가 조성한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이하 PF 정상화 펀드)’로부터 투자받는 방향을 추진해왔다. 시공사도 기존 태영건설에서 다른 곳으로 교체해야 한다.PF 정상화 펀드는 작년 6월 캠코가 부실 우려 개발사업을 재구조화해서 사업이 정상화되게끔 돕기 위해 만든 블라인드 펀드다.캠코는 5개 운용사(신한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KB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하고 각각 1000억원씩 출자했다. 또한 개별 운용사들이 민간 자금을 1000억원 이상씩 모집했다.이로써 펀드 규모가 총 1조1050억원 조성돼, 당초 목표한 금액(총 1조원)을 1000억원 이상 초과 달성했다. 캠코와 금융권이 PF 사업장을 공동 발굴해서 ‘캠코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 운용사가 자체적으로 발굴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캠코 위탁 운용사의 지원 대상은 주로 본PF로 넘어가지 못하고 브릿지론 단계에 있는 사업장이다. 브릿지론 사업장은 위험성을 고려해 대출채권을 평가절하한 후 채무를 조정하는 ‘헤어컷’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2024.09.14 I 김성수 기자
배송 중 상한 과일…손해배상 요구했더니
  • 배송 중 상한 과일…손해배상 요구했더니[호갱NO]
  • Q. 택배로 과일을 보냈는데 흠집이 많이 생기고 절반 정도 부패했습니다. 과일값을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사진=게티이미지)[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이번 케이스는 소비자와 업체 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면서 한국소비자원의 분쟁조정으로 이어지게 됐는데요.소비자는 추석 명절을 맞이해 경기 이천시에서 부모님 댁인 제주시로 복숭아 2박스(6만원)를 택배서비스를 이용해 보냈는데요. 물건을 받고 보니 복숭아 표면에 흠집이 많고, 절반가량 썩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배송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생각한 소비자는 곧바로 택배 업체에 손해배상을 요구했는데요. 택배 업체 측은 정상적인 운송 단계로 배송했으며 소비자 잘못으로 배달 주소가 잘못 기재돼 하루 늦게 배송된 것이기 때문에 운송상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소비자의 손해배상 요구를 거절했는데요. 소비자원은 대법 판례에 따라 상품이 훼손된 것은 배송 과정의 잘못으로 판단했습니다. 판례를 보면 ‘운송인은 직무상 하물 인수 당시에 그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이상이 있으면 하물을 받지 않아야 하는데, 불완전한 하물을 받았다는 입증이 없는 이상 탁송하물은 완전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으며, 물품에 파손이 있으면 운송인이 제3자의 행위로 인한 것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그 파손은 운송인에 의한 것으로 그 과실이 추정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요.따라서 배상범위는 택배표준약관 기준에 의해 복숭아가 약 50% 훼손됐고 복숭아의 가격이 총 6만원인 점 등을 고려해 3만원으로 책정했습니다. 다만 소비자가 도착지를 잘못 써 운송이 하루 지연됐고 이 때문에 복숭아 부패로 인한 손해가 확대됐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총 운송기간(4일)과 도착지 오기재로 인해 지연된 기간(1일)의 비율을 고려해, 택배사의 책임을 75%로 제한했는데요. 소비자원은 이에 따라 택배 업체 측이 소비자에게 2만2000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고 만일 지급이 늦어지면 미지급금에 대해 상법 제54조에 따라 연 6%의 비율로 계산된 지연배상금을 가산해 지급하도록 결정했습니다.
2024.09.14 I 강신우 기자
‘쩐주 찾아 삼만리’…KCGI, 한양증권 인수 “쉽지 않네”
  • ‘쩐주 찾아 삼만리’…KCGI, 한양증권 인수 “쉽지 않네”
  •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한양증권(001750) 인수를 추진 중인 KCGI가 계약 체결 일정을 추석 이후로 또다시 연장했다. 당초 공시에 정한 날짜에서 벌써 두 차례나 일정을 미룬 것이다. KCGI는 출자자(LP)를 확보해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모두 마련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과도한 프리미엄과 ‘파킹딜’ 논란이 무성했던 이번 인수전이 최종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 대주주인 한양학원과 KCGI는 주식 매수 협상 기간을 오는 20일까지 일주일 연장했다. KCGI 측은 “계약서 문구 점검 차원에서 본계약 체결을 연기하게 됐다”며 “(매각 측과) 견해차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KCGI는 지난 2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5주간의 독점협상권을 부여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어야 했지만 13일로 일정이 밀렸고, 이번에 20일로 재차 지연된 것이다. 계약 일정이 두 차례나 밀린 배경으론 한양증권 매각 가격에 대한 이견이 꼽힌다. KCGI는 한양증권 인수 가격으로 2448억원을 써내 우협 지위를 따냈다. 차순위 협상자인 LF그룹이 2000억원 초반의 가격을 적어낸 것과 비교하면 400억원이나 비싼 금액을 제시한 셈이다. 하지만 실사와 협상 과정에서 인수 측과 매각 측 간에 가격 이견이 생기면서 체결 일정이 밀리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과도한 프리미엄을 제시했다가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KCGI는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프로젝트 펀드를 마련 중인데, 프리미엄이 과도한 만큼 LP를 확보하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앞서 다올투자증권, OK금융, 메리츠증권 등에 출자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다만 KCGI는 OK금융그룹과 메리츠증권을 출자자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OK금융은 비은행 계열사를 통해 1200억원을 후순위로 출자하고, 메리츠증권은 400억~600억원 가량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순위 출자는 채무 상환에서 가장 마지막에 상환받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지만,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만큼 높은 이자로 수익률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KCGI가 2금융권(증권·카드·저축은행·보험) 위주로 자금 조달을 위해 수소문한 것으로 안다”며 “인수 가격이 너무 높은 탓에 대부분이 고사했고, 고수익을 노리는 일부 금융사들이 후순위로 들어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양학원과 KCGI가 SPA를 맺으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완료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프로젝트 펀드로 금융사를 인수하는 경우 GP(펀드 운용사)인 펀드에 출자한 LP들에 대한 적격성을 모두 보기 때문에 심사 기한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만약 KCGI가 인수에 실패한다면 기회는 차순위 LF로 넘어간다. 패션 그룹인 LF는 2019년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한 뒤 코람코자산운용 등 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어 한양증권 인수 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4.09.14 I 허지은 기자
해리스·트럼프에 바이든까지, US스틸 매각 반대 이유는?
  • 해리스·트럼프에 바이든까지, US스틸 매각 반대 이유는?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우리는 반대의 뜻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미철강노조(USW)는 최근 백악관을 포함한 이해 관계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시도를 반대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데이브 맥콜 USW 위원장은 “우리의 결의는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다”면서 “US스틸은 미국 회사로 남아야 하고, 일본제철은 일본 회사”라고 재차 강조했다. ‘미 철강 산업의 상징’으로 통하는, 122년 역사를 지닌 US스틸이 어떻게 오는 11월 대선에서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는지 되짚어 봤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AFP)◇ 주주 찬성에도 ‘일자리 우려’ 노조 반대 지난해 12월 일본제철은 US스틸을 149억 달러(약 19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US스틸 인수로 몸집을 키워 중국 경쟁업체를 견제하겠다는 것이 일본제철의 목표혔다. US스틸 주주들도 이를 찬성했으나 USW와 정치권의 강한 반대로 거래는 아직까지 표류 중이다. USW는 일본제철이 노조가 대표하는 공장들을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충분한 약속을 하지 않았고 기존 계약 조건을 존중하지 않았다며 US스틸의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일본제철은 USW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2026년까지 정리해고와 공장 폐쇄를 자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USW는 향후 계획에 대한 세부 정보 제공 등을 요구하고 있다.대선 주자들도 노조의 강경한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US스틸 매각을 공개적으로 반대했으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시도를 막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2일 노동절을 맞아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를 찾은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US스틸은 미국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회사여야 한다”며 US스틸 매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미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US스틸 몬 밸리 공장. (사진=AFP)◇ 주요 경합주, 백인 노동자층 공략 나서US스틸 본사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대통령 선거인단이 19명 배정돼 경합주 중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은 주요 격전지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해 결과적으로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었다. 그런 펜실베이니아는 과거 철강산업의 중심지였던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한다. 노동자층이 핵심 유권자 집단으로, 특히 철강 노조의 입김이 센 곳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두 대선 후보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그만큼 철강 노조의 지지 확보는 두 후보 모두에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철강 산업이 국가 안보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점도 반대의 이유가 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는 지난달 31일 일본제철과 US스틸에 서한을 보내 US스틸 매각이 교통, 건설 및 농업 프로젝트에 필요한 철강 공급에 타격을 줘 국가 안보 위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 등 대미 투자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해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 조치를 요구하거나 대통령에게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CFIUS의 판단을 명분으로 삼아 US스틸 매각을 불허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일본제철(사진=AFP)◇ “순전히 정치적 선택” 비판 이어져 ‘US스틸 매각=국가 안보 위협’이란 시각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군의 연간 철강 수요는 국내 총 생산량의 3%에 불과하고, 일본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즉, 국가 안보 위협은 명분일 뿐 대선 주자들의 반대나 바이든 행정부의 불허 방침 모두 정치적 셈법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국장을 지냈던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 석좌는 이와 관련해 “순전히 정치적인 결정”이라면서 “동맹과 적국을 구분하지 않는 순수한 보호무역주의”라고 비판했다. 미국 내 외국계 다국적 기업을 대표하는 무역 단체 글로벌비즈니스얼라이언스의 낸시 맥러넌 대표는 “불행하게도 양 정당 모두 대선을 앞두고 거래를 반대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현명한 움직임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이런 근시안적인 태도의 대가는 펜실베이니아의 노동자들이 치를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미국도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목소리 냈다.정치권의 반대에도 US스틸과 일본제철은 거래 진행을 고수하고 있다.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CEO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일본제철과의 거래가 실패하면 공장을 폐쇄하고 본사를 피츠버그 이외 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리 다카히로 부회장이 지난 11일 US스틸 인수와 관련해 CFIUS 관계자와 미국 워싱턴DC에서 면담을 진행하는 등 일본제철 또한 상황 타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4.09.14 I 김윤지 기자
‘5조 대어’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각, KKR·MBK 등 출사표
  • [마켓인]‘5조 대어’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각, KKR·MBK 등 출사표
  •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산업용 가스 제조사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예비입찰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참전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도 SK스페셜티와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예비입찰에 동시 참여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사진=에어프로덕츠)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각 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이날 오후 8시까지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MBK파트너스, 브룩필드자산운용, 칼라일, 스톤피크 등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들이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예비입찰은 구속력 없는 가격 제안(논바인딩 오퍼)로 진행된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글로벌 가스 기업 에어프로덕츠의 100% 자회사다. 지난해 매출은 7651억원으로 독일 린데코리아(약 1조원)에 이어 국내 2위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2328억원으로, 멀티플 20배 기준에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5공장(P5) 공급자 프리미엄 등을 더한 기업가치는 4조~5조원으로 꼽힌다. MBK는 이날 함께 진행된 SK스페셜티 예비입찰에도 참여했다. 시장에서 추정하는 양 사 합산 기업가치가 최대 9조원에 달하지만, MBK는 최근 모집 중인 6호 블라인드 펀드를 바탕으로 넉넉한 실탄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MBK는 현재 80억 달러(약 10조원) 규모의 6호 펀드를 모집 중인데 지난해 말 4조원 규모로 1차 클로징을 마쳤다. 업계에선 이번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인수전이 KKR과 MBK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BK는 지난 2017년 산업용 가스 제조사 대성산업가스(현 DIG에어가스)를 1조 8000억원에 인수해 2019년 맥쿼리PE에 2조 5000억원에 매각하며 성공리에 엑시트(투자금 회수) 기록을 세운 바 있다. KKR은 에어프로덕츠코리아 공개매각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국내 금융사로부터 인수금융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KB국민은행, KB증권 등을 인수금융 주선사로 합류했다. 한편 SK스페셜티도 이날 오전 마감된 예비입찰에 추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다는 방침이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오후 늦은 시간까지 예비입찰을 진행함에 따라 추가적인 인수 후보에게 문을 열어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4.09.13 I 허지은 기자
녹색채권 발행 미룬 현대카드…등급 상향 귀띔 받았나
  • [마켓인]녹색채권 발행 미룬 현대카드…등급 상향 귀띔 받았나
  •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현대카드가 2000억원 규모 녹색채권 발행 일정을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등급 상향을 염두에 두고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해 발행 일정을 연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는 추석 연휴와 시장 변동성을 고려한 일정 연기였다는 입장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중 녹색채권 수요예측일을 잠정 연기했다.당초 녹색채권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일은 지난 10일, 발행일은 12일로 예정돼 있었다. 현대카드는 수요예측일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수요예측일을 10일에서 오는 23일~27일로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트랜치(만기)별로는 2년물 1000억원, 3년물 500억원, 5년물 500억원 등 총 2000억원 규모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한도도 열어뒀다. 인수단은 키움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다.현대카드 관계자는 수요예측일 연기에 대해 “다음 주부터 추석 연휴가 길게 끼어 있는 데다 오는 1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따른 변동성을 해소한 이후에 진행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다만, 채권시장에서는 현대카드가 신용등급 상향을 염두에 두고 수요예측일을 연기한 것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오르게 되면 조달금리가 낮아지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발행일을 미뤘다는 설명이다.지난 11일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카드의 신용등급을 기존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4월 NICE(나이스)신용평가에 이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내 최상위등급인 AA+급으로 복귀한 셈이다. 모기업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돼 계열 지원 가능성이 반영되면서다.본드웹에 따르면 이날 기준 현대카드854-4 채권의 평균 유통수익률은 3.778%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 4.157% 수준과 비교했을 때 37.9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카드 매수 수요가 늘면서 채권 가격이 올라 금리가 하향 조정됐음을 알 수 있다.한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역은 “공교롭게 등급 상향 하루 전날 이뤄져야 했던 수요예측일이 연기됐다”며 “상향 소식을 미리 알고 있지 않았느냐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또 다른 채권운용역은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의 발행 일정은 유동적인 편이지만, 채권 발행을 미루는 건 예외적인 케이스”라며 “이미 연기금, 보험사, 운용사 등에서 수요도 어느 정도 매칭해 두고, 해당 채권 물량을 받을 계획으로 포트폴리오 조정도 이뤄진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증권사는 여전채 주관사이면서 동시에 인수 기업이기도 하다. 여전채 주관의 대가로 인수 수수료를 받는다. 현대카드 녹색채권 인수단에 포함된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사가 일방적으로 일정을 미룬다고 하면 증권사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발행사가 ‘갑’이기 때문에 향후 주관사나 인수단에서 제외하는 등 보복성 조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2024.09.13 I 박미경 기자
LG엔솔, 차배터리ㆍESS  두 날개로 난다
  • [이지혜의 뷰]LG엔솔, 차배터리ㆍESS 두 날개로 난다
  • [이데일리TV 이지혜 기자]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ESS(에너지저장장치)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LG엔솔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ESS배터리 전용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2년 뒤 완공이죠. 생산능력은 작년 이 회사가 출하한 물량의 두 배 이상입니다.ESS시스템 통합 관리분야까지 사업 영역도 확대했습니다. 미국 NEC에너지솔루션을 인수해 만든 LG에너지솔루션 버텍은 ESS시스템 구축 사업 기획부터 설계, 설치, 유지보수 사업을 담당합니다.미국 ESS배터리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성장속도가 빠른 곳인데요, LG엔솔은 LFP(리튬인산철)배터리를 앞세워 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진검승부를 펼칠 예정입니다. LG엔솔이 중국 업계와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게 가격인데요.미국 정부가 2026년부터 중국산 ESS배터리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점은 호잽니다.현재 LG엔솔 ESS배터리 매출은 전기차 배터리 매출의 10분의 1수준인데요, 초기 시장이라 추가 성장 여력은 크다 봅니다.2030년 글로벌 ESS시장은 약 346조7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LG엔솔이 ESS배터리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낼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습니다.<이지혜의 뷰>였습니다.이지혜 기자의 앵커 브리핑 ‘이지혜의 뷰’는 이데일리TV ‘마켓나우 3부’(오후1시~2시)에 방영합니다. 마켓나우 3부에서는 프리미엄 주식매매 보조 프로그램 ‘이데일리TV-스핀(SPIN)’을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한 투자 정보를 전달합니다. 또한 시장의 전문가들과 시장 심층분석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이데일리TV 오후 1시 생방송 '마켓나우 3' 화면 캡처
2024.09.13 I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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