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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 코리아’ 외국인 자금 이탈…당정 공매도 논의 시동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이탈하는 ‘셀 코리아(Sell Korea)’ 움직임이 본격화 됐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글로벌 금융권 위기가 번지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연초부터 외국인 투자 유치에 공을 쏟았던 정부는 ‘공매도 전면 재개’ 카드를 꺼냈다. 여당에서도 공론화에 나설 계획이어서 정치권으로도 논의가 확산할 전망이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가 극심하다는 점은 넘어야 할 산이다.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월 외국인 6조 순매수→3월 9천억 순매도 2일 이데일리가 한국거래소의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통해 ‘외국인의 1분기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코넥스 거래실적 합계)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외국인 거래대금은 917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한국 주식을 사는 것보다 팔아버린 규모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많아졌다. 올 들어 한국 주식을 팔아버리는 외국인의 거래대금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1월에는 외국인이 57조9812억원을 사고 51조4317억원을 팔면서 순매수액이 6조5495억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2월에는 순매수액이 1조59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급기야 3월에는 9000억원 넘는 외국인 순매도로 전환됐다. 이는 1분기에 불거진 글로벌 은행 위기 공포 여파다. SVB 파산, UBS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합병(M&A), 도이체방크(DB) 위기까지 번진 상황이다. 황승택 하나은행 리서치센터장은 “SVB 파산 이후 시장의 투자 심리가 악화됐고, 외국인의 자금 유출도 늘어났다”며 “이대로 박스권 장세가 이어져 증시 상승이 당분간 힘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초부터 외국인 투자 유치 정책을 잇따라 발표한 정부는 당혹스런 분위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방안’,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잇따라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우려는 되레 확대됐다. 이대로 가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 지수 편입도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이 커졌다.◇여당서도 “공매도 전면재개 논의할 것”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되자 금융당국은 ‘공매도 전면재개’ 가능성을 잇따라 내비쳤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 리스크가 우려되자 지난 2020년 3월16일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다. 이듬해인 2021년 5월3일부터는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에 한 해 공매도를 부분 재개했다. 이후 현재까지 2000개 넘는 종목에 공매도 금지가 적용되고 있다.(그래픽=김일환 기자)이와 관련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국제기준에 맞지 않게 우리나라만 (공매도 금지를) 하는 것은 조금 이상하다”며 “공매도도 당연히 정상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월27일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공매도는 최근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선을 그은 것과 달라진 분위기다. 이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29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한국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조치들을 분명히 취할 것”이라며 “금융시장 불안이 몇 달 내 해소된다면 되도록 연내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지난달 17일 “공매도 규제를 완전히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공매도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공매도 전면재개 가능성에 대해 “우리도 논의를 해볼 것”이라며 “시장이 애매하고 일반 투자자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서두르지는 않되,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공매도 전면재개 논의가 본격 진행되면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나 야당의 문제 제기가 나올 수 있다. 앞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집회가 잇따랐고, ‘공매도 금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주가가 주춤하자 작년 7월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매도=시세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채 팔아서 시세 차익을 보는 투자 기법이다. 없는 것을 판다는 뜻에서 ‘공매도(空賣渡)’라 부른다.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주식을 빌리지 않고 파는 ‘무차입 공매도’는 금지돼 있고, 주식을 빌려 파는 ‘차입 공매도’만 허용돼 있다. 공매도는 기관과 외국인만 할 수 있다. 엄연한 투자 기업의 하나로 주가 과열을 막는 순기능이 있다. 대량 공매도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개인만 투자 손실을 입는 경우도 많아, 공매도에 대한 ‘주식 개미들’의 불만은 크다.
- 서정진 회장 복귀에도 셀트리온 3형제 '주춤'…향후 전망은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셀트리온 그룹의 창업주 서정진 회장이 2년 만에 경영 일선으로 돌아오면서 셀트리온 3형제(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최근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하다. 서 회장이 복귀하면서 3사 합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자 이내 실망으로 바뀌며 매물이 출회했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서정진 매직’에 주목하며 향후 셀트리온 그룹의 주가 흐름이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지부진한 3사 합병에 실망 매물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3월 27일~31일) 셀트리온 3형제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셀트리온제약(068760)은 지난 한 주간 10.57% 빠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와 셀트리온(068270)은 각각 4.9%, 2.47% 하락했다. 이는 서 회장이 지난달 3일 경영 일선에 복귀를 공식화하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같은 달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3사 합병 등에 대한 서 회장의 언급 이후 실망감에 매물이 출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서 회장은 지난 2021년 3월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나면서 그룹을 둘러싼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 경우 ‘소방수’ 역할로 다시 돌아온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로 위기가 커지자 셀트리온 그룹은 지난달 3일 각사별 이사회에서 서 회장을 2년 임기로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후보자로 추천하는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서 회장의 경영 복귀가 공식화된 이후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는 급등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셀트리온제약은 지난달 3일부터 정기 주주총회가 개최된 28일까지 68.32% 올랐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각각 10.37%, 21.52% 상승률을 보였다. 서 회장은 △신약 개발 △신시장 진출 △인수·합병(M&A)을 위기 극복의 주요 키워드로 내세우면서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비율을 60% 오리지널 비율을 40%로 맞추기 위해 신약개발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3사 합병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7월 행정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시장의 안정이 가장 중요한데, 그 후 마일스톤을 제시하겠다”고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셀트리온 3사 펀더멘털 문제없어신약개발과 인수합병 등 향후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증권가에선 셀트리온 그룹의 향후 흐름이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서 회장 매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정지훈·고영희 교수 연구팀이 셀트리온의 전략 메커니즘을 분석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서 회장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서 회장의 리더십과 비전을 바탕으로한 경영 전략이 통했던 것으로 분석됐다.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 회장의 경영 복귀는 셀트리온의 중장기 전략 수립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며, 경기 부진으로 위축된 제약 바이오 업황에 적극적 투자가 진행되어야 할 시기라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단일 항체를 넘어서 신규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개발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데에 진행 중인 투자는 2026년 이후 셀트리온 그룹의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 3형제의 최근 하락세는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출회한 것일 뿐, 3사의 펀더멘탈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셀트리온그룹 주가 반등을 위한 주요 모멘텀으로 4~5월 중 미국 유플라이마(휴미라 바이오시밀러) FDA 승인 획득에 주목해야 한다”며 “낮아진 셀트리온그룹 실적 기대치의 턴어라운드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승인 획득 시 추세적 주가 반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 韓증시 3중 리스크…“반도체 사고, 은행·전력 피하라”
-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글로벌 금융 불안, 미국의 긴축 속도 변화, 중국의 경제지표가 2분기 이후 한국 증시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은행권 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게 아니고, 금리 인상 속도 조절과 중국의 경제지표 반등이 예상대로 될지가 관건이어서다. 전문가들은 작년 말 전망 때보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믿을맨’ 반도체를 기대주로 주목했다. 2차전지도 주시하되 신중한 투자를, 리스크가 큰 은행과 전력은 피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그래픽=김일환 기자)◇“뱅크런 사태 아직 안 끝나…2분기 변동성 장세”2일 이데일리가 국내 10대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2023년 증시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센터장들은 올해 한국 증시 주요 변수·키워드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불거진 은행 리스크가 완전히 진정될 수 있을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시장 예측대로 이뤄질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도 재개) 이후 뚜렷한 경제지표 반등이 있을지를 꼽았다. 상당수 센터장들이 금융 불안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한국 증시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선진국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주목한다”며 “이 사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1분기에 불거진 글로벌 은행 위기 공포는 SVB 파산, UBS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 도이체방크(DB) 위기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이같은 금융 불안에 따라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뚜렷하게 나타날지도 변수로 꼽혔다. 다음 달에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25bp 인상)으로 미국의 긴축 정책이 종료되고, 이르면 연내에 금리 인하가 이뤄질지 여부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중소형 은행의 뱅크런 위기 수준, 선진국들의 경기 침체 강도에 따라 2분기 한국 증시는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은행권 리스크 등을 언급하며 “4월 코스피 밴드는 2200~2500, 올해 코스피는 2000~2600을 예상한다”고 했다. 윤 센터장은 10명의 센터장 중 가장 낮은 연간 코스피 저점(2000)을 전망했다. 지난달 31일 코스피는 2476.86에 마감했다특히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컸다. 금융권 위기 이후 은행들이 돈줄을 죌 수 있어서다. 올해 소매판매 지표 등을 보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 효과가 신통치 않은 점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월 중에 코스피가 저점을 통과하겠지만 이후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센터장도 “2분기 한국 증시 최대 변수는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실제로 드러날지 여부, 미국의 긴축이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정도”라며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가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하반기부터 반도체 상승 사이클 진입”이와 관련해 센터장들은 시장 변수가 많아진 만큼 투자 전략을 면밀하게 짤 것을 주문했다. 중소형보다는 대형주에 투자해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게 낫다는 조언이 많았다. 센터장 10명 중 7명이 반도체를 ‘추천 업종’으로 꼽은 것은 이같은 시장 상황을 고려한 판단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오는 7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주식시장은 통화정책 및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뚜렷한 성장성을 보이는 일부 분야로의 수급 쏠림이 심하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종이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 반도체 주가는 단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기방어주로 투자 전략을 짜라는 주문도 나왔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 강세는 서서히 약해질 것”이라며 “중국 경제지표 등의 변수가 있는 상황에서 음·식료 등의 방어주와 정보기술(IT)주의 투트랙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2차전지가 주도주로 계속 가는 것이 한계가 있는 만큼 ‘2차전지 올인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 인공지능(AI), 로봇 등의 신성장 산업이 올해 증시를 대표할 만한 업종이지만, 2차전지는 추격 매수를 하기에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SVB 및 CS 등 은행권 사태로 인해 시장 불확실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투자 리스크 관리를 1순위로 챙겼으면 한다”고 당부했다.◇“비추천주는 은행·유틸리티·경기민감주”무엇보다도 은행, 경기민감주, 유틸리티 투자는 피하라는 제언도 나왔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뚜렷하게 반등하려면 인플레이션이나 은행 위기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은행은 정책 리스크에 다소 노출돼 있어 리스크가 해소되는 모습이 보일 때까지 정체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가 풀릴지는 내년까지 상황을 봐야 하기 때문에 경기민감주를 추천하지 않는다”며 “경기에 덜 민감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수혜를 입는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방산주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연우·김지산·오태동 센터장은 유틸리티를 비추천 업종으로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민의힘은 지난달 31일로 예정됐던 2분기 전기·가스요금 조정 결정을 잠정 연기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한국전력의 적자는 43조8000억원,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은 12조원으로 추산된다. 정연우 센터장은 “유틸리티는 올해 적자가 예상되며, 이익 전망도 최하위권”이라며 “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 부재한 상황에서 유틸리티 투자 매력도는 낮다”고 지적했다.
- 4월 국회도 강 대 강 대치…대일외교·양곡법·쌍특검 격돌 예고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여야의 극한 대치 상황에서 4월 국회가 개회했지만 앞으로 더욱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당장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대정부질문에서 한일정상회담 후폭풍,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이 예상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특검) 등을 둘러싸고 여야의 기싸움이 한층 더 격화하면서 정국 급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2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한일정상회담 후폭풍 野 “굴종 외교” vs 與 “미래 위한 결단”대정부질문 첫날인 3일은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배상안’과 이후 열린 한일정상회담을 두고 집중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앞서 한일 외교 전략을 굴종 외교로 비판하며 ‘한일정상회담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여기에 4월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갑자기 사퇴한 것에 대해 경위를 따져 물을 계획이다. 이어 외교·안보 라인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반도체지원법(CHIPS Act) 대응책도 물을 예정이다.여당은 우선 이번 한일정상회담을 두고 ‘미래를 위한 결단’으로 평가한 만큼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시절 망가진 한일 관계를 정상화시켰다고 주장하며 이를 엄호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한 안보실장의 경질을 두고서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0일 “대통령께서 아마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그런 인사 결정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발언한 만큼, 권력 암투설 등 의혹을 차단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민주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상희 의원을 비롯해 박용진, 김병주, 김회재, 윤영덕, 김한규 민주당 의원이 참여한다. 국민의힘에서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윤상현 의원을 포함해 조경태, 이태규, 노용호 의원이 질의한다. 외통위 소속 김홍걸 무소속 의원도 참여한다.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3월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 소인수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뉴시스)◇양곡관리법 개정안, ‘쌀값 안정화법’인가, ‘남는 쌀 강제매수법’인가4일 열리는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의 최대 쟁점사항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이다. 지난달 24일 민주당이 의석 수를 앞세워 쌀 생산면적을 조정하고 초과생산량은 정부가 매입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이에 정부 여당은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거부권)를 건의했다. 현 정부 들어 첫 거부권 행사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민주당은 “이 법으로 시장의 수급 조절 기능이 마비될 것”이라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부여당의 주장이 거짓이라며 농민의 생계와 쌀값 안정을 위해서 이 법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양곡법 개정안의 문제를 지적한 당정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반시장적인 법’이라는 비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이날 민주당 질의자에는 민주당 쌀값 정상화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신정훈 의원을 포함해 윤관석, 정일영, 이장섭, 윤영찬 의원이 참여하고 국민의힘에선 강대식, 이인선, 김희곤, 장동혁 의원이 나선다. 그간 반도체특별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처리를 반대해 온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의원도 나온다.지난 3월 23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한 의원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투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헌재 판결에도 ‘검수완박’ 충돌, ‘쌍특검’ 두고도 여야 공방교육·사회·문화 분야를 다루는 5일 대정부질문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출석하는 만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헌법재판소 판결과 쌍특검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은 헌재 판결을 바탕으로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또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 뇌물 혐의의 무죄 판결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수사 진행 상황을 따져 물으며 특검의 필요성을 역설할 계획이다.반면 여당은 쌍특검과 관련해 이미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므로 특검을 하면 수사가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검수원복 시행령은 검수완박 법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오히려 한 장관이 과거 발언한 것과 같이 ‘깡패·마약 수사’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반박할 계획이다. 헌재 판결에서도 ‘꼼수 탈당’을 지적한 만큼 검수완박 법안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이날 당정대간 혼선을 빚은 ‘주 69시간 근로제’와 저출산 대책을 두고도 야당의 질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청문회’도 오는 14일 열리는 만큼 민주당은 정 변호사 자녀의 학폭 문제도 재부각할 계획이다.이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전해철·맹성규·강민정·김주영·이용우·오기형 의원이 참여하고 국민의힘에서는 조은희, 서정숙, 정경희, 이주환 의원이 참여한다. 정의당에선 강은미 의원이 질의한다.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4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 온통 펼치는 ‘황금낙하산’, 접는 HLB그룹, 왜?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올해도 황금낙하산 조항을 도입하려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HLB(028300) 계열사들은 기존에 도입했던 황금낙하산 규정도 삭제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 때문이라는 게 HLB 측의 설명이다.HLB 로고 (사진=HLB)◇올해도 우후죽순 황금낙하산 조항 적용한 바이오벤처들올해에도 황금낙하산 조항을 신설하기로 한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황금낙하산이란 중도에 해임되는 대표이사 등 경영진에게 특별한 금전적 보상을 정관을 통해 보장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를 막기 위해 적용된다.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 황금낙하산 조항을 적용하는 안건을 올린 제약·바이오기업은 일성신약(003120), 비엘(142760), 인벤티지랩(389470), 뉴지랩파마(214870) 등이다. 대부분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곳들이다. 비엘의 최대주주는 박영철 대표로 지분율이 7.14%이며, 뉴지랩파마는 최대주주인 메이요파트너스가 4.3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일성신약은 지난해 창업주인 윤병강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형제간 경영권 다툼의 우려가 제기됐던 곳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윤석근 일성제약 회장의 지분율이 8.44%로 윤형진 씨(8.03%), 윤덕근 씨(4.15%) 등과 차이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지난달 장외매수로 주식 19만주를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8.44%에서 15.59%로 늘렸다. 여기에 대표이사가 퇴사할 경우 퇴직보상금으로 150억원을 줘야 한다는 조항을 도입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만전을 기했다.뉴지랩파마는 대표이사나 이사가 임기 중 의사에 반해 해임되는 경우 퇴직금 외에 20억원의 퇴직보상금을 7일 내에 지급하도록 하는 안건 변경을 추진했다. 뉴지랩파마는 지난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가 박대우 대표에서 김명진 대표로 바뀌었다. 이날 유정환 사외이사, 이요한 사외이사도 나란히 자진사임하면서 기존 경영진은 거의 회사에 남아있지 않게 됐다. 임재석 전 사장, 영희 고 로버츠(Young Hee Ko Roberts) 워싱턴주립대 박사는 주총 전에 중도 퇴임한 상태였다.황금낙하산 조항 외에 ‘초다수결의제’를 신설·강화하는 기업으로는 제놀루션(225220), 테라젠이텍스(066700) 등이 있다. 양사는 적대적 M&A로 인한 신규 이사·감사의 선임을 결의 요건을 상법상 요건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제놀루션은 적대적 M&A로 인해 기존 이사의 해임이나 신규 이사·감사의 선임을 결의하는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2 이상,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4분의3 이상 찬성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테라젠이텍스는 적대적 M&A로 인해 신규 이사·감사 선임을 결의하는 경우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2 이상,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2 이상 찬성해야 한다는 안건을 추가했다.◇HLB, 계열사들과 황금낙하산 조항 삭제 나서이런 가운데 HLB는 계열사들과 함께 황금낙하산 조항을 없애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HLB와 노터스(278650)는 지난해 퇴직보상금을 대표이사에게 50억원, 이사에게 30억원 지급하라는 내용의 황금낙하산 조항을 신설했는데 이를 삭제했다. HLB생명과학(067630)도 지난해 퇴직보상금으로 대표이사에게 30억원, 이사에게 20억원을 지급한다는 조항을 신설했지만 이번에 없애기로 했다.이 같은 결정에는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신설한 조항이지만 정상적 M&A 시도도 방해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소액주주들의 권익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황금낙하산 조항은 정상적 M&A 진입까지 차단하면서 기업가치를 떨어트려 소액주주의 권리를 침해할 수도 있다.황금낙하산 조항에 대해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점도 한 몫 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정관에 경영권보호 관련 조항이 있으면 ESG 평가에서 지배구조 평가 측면에서 감점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는 황금낙하산 조항뿐 아니라 초다수 결의제, 이사 해임 비율 제한, 종류주식 발행 등이 속한다.실제로 황금낙하산을 적용한 기업들은 지배구조 등급에서 낮은 등급을 받거나 ESG 등급조차 받지 못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황금낙하산을 도입한 210개 기업 중 84.3%(177개사)는 ESG 등급조차 부여 받지 못했다.HLB 관계자는 “당사는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ESG 강화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의 일환으로 황금낙하산 조항이 경영권에 대한 지나친 보호와 소액주주들의 이익침해로 해석될 요지가 있어 삭제하게 됐다”고 말했다.
- 야놀자 美 나스닥 상장 추진…에어비앤비 뛰어 넘을까 [관광Biz]
-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야놀자의 지향점은 관광·여행, 레저보다 포괄적 개념의 종합 여가 플랫폼, 목표 시장은 글로벌입니다. 그렇다면 야놀자는 왜 3000억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입지가 줄어들 대로 줄어든 인터파크를 인수했을까요? 그리고 왜 인터파크의 상징이자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쇼핑 부문 사업을 처분한 걸까요?◇공정위 지난달 28일 기업결합 최종 승인야놀자는 애초부터 인터파크의 여러 사업 부문 중 항공·여행 부문에만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시장 점유율 70%의 공연·티켓 부문은 인수 후 실사 과정에서 여가와의 연관성이 있다는 판단이 서면서 매각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애초부터 쇼핑·도서 사업에는 관심조차 없던 야놀자가 1년 넘게 시간을 끌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절차가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영·재무 측면에선 이미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지만 법적으로는 공정위 승인이 안 떨어져 미완 상태였던 겁니다. 인터파크 사옥 (사진=이데일리 DB)공정위는 지난해 6월 야놀자가 인터파크 주식 70% 취득에 따른 기업결합 신고서 내자 경쟁 제한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야놀자가 인터파크 인수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이용해 가격을 높이고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경쟁 사업자를 시장에서 배제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당시 공정위는 “온라인 여행 예약 플랫폼 기업이 여행과 공연, 쇼핑 등 사업을 영위하는 전자상거래 기업을 인수하면서 여행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 간 ‘수평’ 결합, 숙박 예약 플랫폼 시장과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시장 간 ‘수직’ 결합, 그리고 공연사업과 연계한 다양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 예약 플랫폼 시장과 공연사업 간 ‘혼합’ 결합이 발생한다”는 해석 내놨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기업결합을 하더라도 가격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고 결합 판매로 인해 경쟁 사업자가 시장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낮다”며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합병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야놀자 입장에선 인터파크 인수 1년 3개월 만에 최대 주주로서 법적 지위를 인정받은 셈입니다.◇인터파크 인수로 B2C·B2B 시너지 기대야놀자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B2B와 B2C로 크게 나뉩니다. B2B는 야놀자클라우드가 이끄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방식의 호텔·객실관리시스템이 주축입니다. B2C는 숙박에서 레저·액티비티로 범위를 넓힌 야놀자 플랫폼 그리고 이번에 인수한 인터파크가 핵심입니다.야놀자는 인터파크 인수 전부터 여행의 A부터 Z까지 커버하는 슈퍼 앱을 지향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모텔 등 중소형 숙박 예약 플랫폼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야놀자가 인터파크의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한 매력을 느낀 결정적 이유입니다. 숙박과 액티비티에 국한된 서비스를 국내외 항공, 패키지·자유여행 등 종합 여행으로 넓힐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느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여행과 레저를 아우르는 종합 여가 플랫폼을 지향하는 야놀자는 지난해 8월 모바일 기반 여행 가이드 앱 서비스와 항공, 호텔, 현지 투어와 입장권 구매·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리플’(triple)을 인터파크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인수했습니다. 2020년 트리플에 100억원을 투자한 야놀자는 당시부터 인수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야놀자는 인터파크가 B2C 외에 B2B 부문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종합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파크가 항공·호텔 부문에서 폭넓은 네트워크의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파크는 항공권 발권량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항공권 판매로만 매년 1조원이 넘는 실적을 올렸습니다. 제휴 관계에 있는 항공사도 전 세계 100여 개에 달합니다. 항공보다 더 크게 매력을 느낀 분야는 호텔입니다. 야놀자 B2B의 주력 분야인 호텔에서 인터파크는 140만 개가 넘는 해외 유명 호텔 체인과 끈끈한 제휴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야놀자 입장에선 충분히 인터파크를 통해 유수의 글로벌 호텔 체인과의 B2B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쇼핑·도서 부문 매각으로 원하는 그림 완성당초 국내 상장을 계획했던 야놀자는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 투자를 받으면서 미국 나스닥 상장으로 선회했습니다. 당초 지난해 상장이 예상됐지만 현지 IPO(기업공개) 시장이 경색되면서 지금까지 적절한 시기를 엿보고 있습니다. 여행과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종종 야놀자를 글로벌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Airbnb)와 비교하곤 합니다. 2020년 12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에어비앤비는 IPO 첫날 주가가 공모가인 68달러에서 무려 112.8% 급등해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했습니다.모바일 여행가이드 앱 ‘트리플’(Triple)(사진=야놀자 제공)일각에선 B2B, B2C에 걸쳐 두루 경쟁력을 갖춘 야놀자가 에어비앤비보다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선 더 낫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물론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동남아, 아프리카에 이어 최근 중동 시장 진출에 나선 야놀자가 원래 원했던 인터파크 인수전의 그림을 완성했다는 점입니다. 야놀자가 설령 나스닥 상장에 실패하더라도 국내에서만큼은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는 이유입니다.인수대금의 70% 가까이를 회수한 만큼 인터파크 인수는 야놀자에게 남는 장사가 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지난 2019년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하나투어 1대 주주가 된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1347억3400만원을 들여 지분 16.7%를 확보했습니다. 야놀자는 여행과 항공, 공연 부문만 남은 인터파크의 사명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마지막으로 최근 발표한 야놀자의 지난해 실적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야놀자는 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여행이 호조를 보이면서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야놀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045억원, 영업이익 47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21년 대비 매출(3302억원)은 83%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536억원)은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 비용 증가하면서 약 12% 줄었습니다.
- 인터파크 쇼핑·도서 부문 매각…'야놀자'의 빅 피처? [관광Biz]
-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야놀자가 또 한 번의 ‘빅딜’을 성사시켰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인수합병(M&A)이 아닌 매각입니다. 야놀자는 지난달 31일 자회사 인터파크의 쇼핑과 도서 사업 부문을 ‘큐텐’(Qoo10)에 매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터파크 인수를 최종 확정 지은 지난 2021년 12월 이후 1년 3개월만 입니다. 국내 최초 이커머스로서 높은 인지도와 상징성을 지닌 인터파크 쇼핑 부문을 매각한 이유는 뭘까요? 그 답을 얻기 위해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 등극부터 비전펀드 2조원 투자 유치, 인터파크 인수 그리고 부분 매각에 이르는 야놀자의 행적을 되짚어 보겠습니다.◇인터파크 쇼핑·도서 부문 1500억원에 매각야놀자는 지난달 31일 인터파크의 쇼핑·도서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인터파크커머스의 주식 전량을 큐텐에 매각했습니다. 거래 규모는 1500억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앞서 야놀자는 지난해 6월 인터파크 음악사업부가 보유한 878곡 음원 저작인접권도 음원 지적재산권(IP) 투자·매니지먼트 전문 회사 ‘비욘드뮤직’에 550억원에 넘겼습니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사진=야놀자 제공)이 두 번의 매각으로 야놀자는 인터파크 인수대금의 70%에 가까운 2050억원을 회수했습니다. 야놀자는 2021년 12월 인터파크 여행과 항공, 공연(티켓), 쇼핑, 도서 등 사업 부문 지분 70%를 3011억원에 인수했습니다. 계산상으로 야놀자는 인터파크 여행과 항공, 공연 부문을 961억원에 인수한 셈입니다.인터파크를 인수할 당시 시장에선 야놀자가 쿠팡, 마켓컬리와 같은 이커머스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야놀자는 내부적으로 인터파크 인수 검토 단계 때부터 여행과 항공 외에 나머지 부분은 인수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파크가 통매각을 조건으로 내세워 울며 겨자 먹기로 전체를 인수했지만 야놀자 입장에선 이때부터 선(先)인수 후(後) 매각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겁니다. 추측컨대 야놀자가 애초 예비입찰에 응하지 않다가 본입찰에 깜짝 등장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입니다.인터파크는 1996년 통신회사 데이콤 사내벤처로 시작한 국내 최초의 이커머스 회사입니다. 한때 ‘국민 쇼핑몰’ 명성을 얻었던 인터파크는 옥션 등 경쟁 플랫폼이 등장한 2004년부터 급격히 입지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계속된 경영난에 알짜 자회사 G마켓을 이베이코리아에 매각하면서 입지는 더욱 위축됐습니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의 점유율은 2% 안팎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큰손으로 떠오른 ‘큐텐’잠시 인터파크 쇼핑·도서 부문 새 주인이 된 큐텐에 대해 알아 볼까요. 큐텐은 지난해 8월 티몬을 인수한 데 이어 반 년 만에 인터파크까지 품에 안으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큰손’으로 등극했습니다. 큐텐은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와 이베이가 2010년 합작으로 설립한 회사입니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G마켓은 인터파크 사내벤처로 시작해 2008년 이베이에 매각됐습니다.구영배 큐텐 대표 (사진=큐텐 제공)당시 이베이의 G마켓 인수 조건에는 구영배 대표가 최대 10년간 국내에서 전자상거래 사업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 대표가 큐텐을 싱가포르에서 설립하게 된 배경입니다. 큐텐은 현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홍콩, 대만 등에서 전자상거래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물류 사업에도 진출한 큐텐은 국내에선 해외 직구 몰로 알려져 있습니다.관련 업계에선 10년 경업 금지 족쇄가 풀린 구 대표의 국내시장 재진출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 대표는 지난해 8월 지분 교환 방식으로 티몬 경영권을 인수했습니다. 티몬 주식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앞둔 큐익스프레스 주식과 맞교환하는 방식입니다. 정확한 거래 규모는 알 수 없지만, 큐익스프레스 실적(2020년 매출 1500억원)를 감안할 때 거래 규모를 1500억~2000억원 사이가 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티몬과 인터파크를 인수한 큐텐은 최근 위메프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숙박 예약 플랫폼에서 ‘트래블 테크’기업으로다시 야놀자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야놀자는 2019년 싱가포르투자청과 부킹홀딩스로부터 1억8000만달러(약 2350억원) 투자를 유치하면서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습니다. 관광벤처로는 최초입니다. 그리고 2년 뒤인 2021년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과 사우디 국부펀드가 운영하는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쿠팡(약 3조3500억원)에 이어 국내 벤처기업에 투자한 사례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야놀자클라우드 호텔 자동화 솔루션 ‘와이플럭스’(Y FLUX) (사진=야놀자클라우드 제공)싱가포르투자청과 부킹홀딩스뿐 아니라 손 회장 역시 야놀자의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에서 야놀자가 숙박 예약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해외에선 호텔 운영 솔루션을 공급하는 테크 회사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클라우드 기반 호텔 자산·객실관리(PMS·RMS) 부문에선 오라클에 이어 세계 시장 점유율 2위 기업이기도 합니다. 인수 규모와 인지도면에서 인터파크에 가려졌지만 야놀자는 꾸준히 테크 기업들을 인수합병해 왔습니다. 가람(객실관리 자동화), 이즈테크노시스(호텔관리 시스템), 나우버스킹(식당대기 서비스), 산하정보기술(호텔 솔루션)2021년), 데이블(AI), 스포카(멤버십 관리) 등이 대표적입니다. 객실 자동제어 시스템, 무인 체크인·아웃 시스템, 스마트 객실 키 등 개발을 마치고 이미 상용화에 들어간 기술도 여럿입니다.김종윤 야놀자클라우드 대표는 “세계 숙박시장은 3000조 규모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호텔이 오프라인 중심으로 운영·관리되고 있다”며 “수수료 나눠먹기 경쟁을 해야 하는 치킨게임 시장의 플레이어가 아니라 AI, IoT,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종합 여가시장을 주도하는 트래블 테크 기업이 야놀자의 지향점이자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 ‘은행으로 뛰어라’…위기를 예고한 노벨상의 '선견지명'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도대체 언제 문 여는 거야…”사람들이 초조하게 시계를 쳐다본다. 개점시간이 한참 남았지만, 입구 앞에 모여든 구름 인파는 한시라도 빨리 들어가려 발을 동동 구른다. ‘일단 사기만 하면 되팔아서 웃돈을 두둑이 챙길 수 있는 뭐라도 나왔나?’ 싶을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은행 앞이다. 개점 시간에 맞춰 은행 문이 열리자마자 입구로 몰려든 이들은 은행 창구를 향해 소리친다. “내 돈 내놔!”요즘에야 컴퓨터로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예금 인출이 가능하다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이런 상황은 국내에도 있었다. 지난 2011년 2월 17일 부산 해운대구 부산2저축은행에 예금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행으로 뛰는 이유를 아시나요은행에서 단기간에 예금에 대한 대량의 인출요구가 일어나는 사태를 말하는 ‘뱅크런’(Bank-run)은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요즘에야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예금 인출이 가능하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이런 상황은 국내에도 있었다.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11년 2월 17일, 부산2저축은행 해운대 지점에는 수백 명의 고객이 들이닥쳤다. 미쳐 지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고객들이 은행 입구를 빼곡히 막아섰다. 당시 부산저축은행그룹 관계사인 부산·대전저축은행 영업정지 소식에 놀라 달려온 예금자들이었다. 정부가 원금을 보장하는 5000만원 이하 예금자까지 인출 요구가 쏟아지면서 대기표 1000장이 순식간에 동났다.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 시작된 뱅크런은 정상영업을 하던 90여개 저축은행으로 번져나갔다. 그 결과 2010년 말 76조원에 달했던 예금은 2012년 32조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추산하기로만 10만명 넘는 피해자가 발생한 전무후무한 국내 뱅크런 사례였다. 이른바 ‘자본시장의 경고등’으로 불리는 뱅크런 사태가 최근 미국을 넘어 유럽으로 번지고 있다. 유망 기업에 대출을 일으켜주고 이들 기업의 투자금을 예치하는 특수목적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가 파산하면서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가 1754억 달러(230조원)에 달하던 SVB가 하루아침에 고꾸라진 이유는 뱅크런 때문이었다. 위기를 감지한 예금주(대부분 스타트업)들이 투자금을 일제히 찾았고, 한꺼번에 몰린 예금 인출을 내어줄 여력이 없던 SVB는 결국 파산이라는 결론을 맺었다.미국 외신 보도에 따르면 SVB 파산 직전 이틀간 고객들이 빼 가려 한 예금 규모는 약 185조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VB 전체 예치금의 81%를 이틀 만에 내어줬어야 했다는 얘기다. SVB 은행 전경 (사진=AFP)◇ 뱅크런은 또 다른 뱅크런을 낳고최근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미국 외신 보도에 따르면 SVB 파산 직전 이틀간 고객들이 빼 가려 한 예금 규모는 약 185조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부의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있었던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기존에 알려진 인출액 420억 달러(약 54조6천억원)에 더해 파산 당일 1000억 달러(약 130조원) 규모의 인출 시도가 추가로 있었다고 밝혔다. SVB 전체 예치금의 81%를 이틀 만에 내어줬어야 했다는 얘기다. SVB 사태 초기만 해도 미 금융당국은 공적자금을 투입해서라도 SVB 사태를 막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SVB발(發) 중소형 은행 연쇄 파산 우려가 커지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은행들이 파산해도 공적자금을 투입할 것이냐는 지적을 외면하면서 “전체 금융위기로 퍼질 가능성은 적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와중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기반 중소은행인 퍼스트 시티즌스 뱅크셰어스(퍼스트 시티즌스)가 SVB를 인수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퍼스트 시티즌스는 약 720억 달러(93조7000억원) 규모의 SVB 자산을 165억 달러(21조5000억원) 할인된 금액에 인수하기로 했다. 다만 약 900억 달러(약 117조원) 규모의 증권과 여타 자산은 FDIC(연방예금보험공사) 법정관리 대상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약 23% 수준의 대대적인 할인에다 인수에 적잖은 부담을 동반하는 증권 자산은 남겨두는 제안이 인수로 이어졌다. 스위스도 SVB 후폭풍을 거세게 맞았다. 세계 7위 규모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의 지난해 보고서에 적혀 있던 ‘중대한 결함’이라는 문구에 회사가 휘청였다. 다행인지 아닌지 UBS가 CS를 인수하며 파산 우려는 또 한번 일단락됐다. 큰 위기를 막아 안도할 수도 있지만, 안도의 대가를 뜯어보면 생각해볼 여지가 없진 않다. 피인수 직전 시가총액이 10조원에 육박하던 CS가 4조원 남짓한 가격에 UBS로 넘어갔다는 점이 그렇고, 스위스 당국이 유동성 공급 목적으로 최대 90억 스위스프랑(약 12조7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점이 그렇다. 미국이나 스위스나 은행 파산 리스크를 막기 위해 전에 없던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반대로 SVB와 CS를 인수한 원매자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득 되는 장사를 했다. ‘우리 요구조건 안 들어주면 인수안 해’를 몇 번 시전 하니 꿈도 못 꿀 혜택을 추가로 얻어내서다. UBS만 하더라도 시가총액 대비 60% 가까운 디스카운트에다 13조원 가까운 정부지원 유동성을 약속받았다. 오랜 기간 스위스 자본시장 내 라이벌로 꼽히던 UBS와 CS를 떠올려 본다면 UBS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비즈니스를 했다. 202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벨위원회의 선견지명을 들춰보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뱅크런과 은행 연쇄 파산을 보면서 문득 지난해 10월 스웨덴에서 있었던 결정이 생각났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그해 10월 10일 벤 버냉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과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 필립 디비그 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 교수 등 3명을 2022년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수상 이유를 보면 지금의 상황이 묘하게 오버랩된다. 노벨위원회는 “은행과 금융위기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선정했다”며 “1980년대 초 이들의 연구가 우리 경제에서 은행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줬고, 특히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은행의 줄도산을 막는 게 왜 중요한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때 미 연준의 수장이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버냉키 선임연구원 얘기를 좀 더 해보자. 그는 지난 1983년 발표한 논문에서 1930년대 뱅크런이 은행 파산을 초래해 대공황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이론적으로 제시했다. 버냉키 이론의 핵심은 ‘뱅크런은 위기의 원인이 아니라 위기가 촉발한 현상’이라는 점이다. 뱅크런으로 금융 위기가 시작된 게 아니라, 이미 시장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후에 나오는 하나의 현상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노벨위원회가 머지 않아 글로벌 자본시장에 일어날 일을 예견이라도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상은 돌고 돈다지만, 뱅크런 이론 적립과 연구로 노벨상을 수여한 지 5개월 만에 뱅크런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은 생각해 볼 여지가 적잖다. 더욱이 뱅크런이 금융위기의 시작이 아닌 악화의 산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한편으로는 노벨 경제학상으로 시장에 간접적인 경고를 했지만,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자본시장의 아둔함을 목격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하다. 어쩌면 이 사태에 직면한 금융당국 관계자 책상 어딘가에는 이들 경제학상 수상자들의 논문이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갑자기 7개월 후 받게 될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누구일까 궁금해졌다. 올해 노벨위원회가 제시하는 선견지명을 무심코 지나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봄의 문턱 어느 날이다.
- 문턱 높은 파킨슨병 신약 美애브비 고배...국내 주요 개발사 현황은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미국 애브비가 개발 중인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 ‘ABBV-951’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 반려 통보를 받았다. 이에 회사는 “최대한 빠르게 허가 재신청을 시도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아직 근본적 치료제가 없어, 각국의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드는 분야다. 국내에서도 에이비엘바이오(298380)와 메디헬프라인, 셀트리온(068270) 등이 이중항체나 마이크로바이옴 등 첨단 생명공학 기술을 적용한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제공-애브비)◇FDA, 효능 안전성 문제 거론 無...애브비 “재신청 시 승인 가능성 ↑”지난 22일(현지시간) 애브비는 자사의 피하주사형 진행성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ABBV-951’(성분명 포스레보도파 및 포스카비도파)의 미국 내 허가 신청이 반려됐다고 밝혔다. 애브비에 따르면 FDA가 ABBV-951과 함께 쓰이는 운동 보조 장치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했으며, 효능이나 안전성 등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측은 가능한 빠르게 ABBV-951의 허가 신청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파킨슨병은 중뇌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흑색질 세포가 소실되면서 손떨림 등 운동성 장애를 동반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현재 스위스 로슈의 ‘마도파’처럼 레보도파 성분의 경구용 약물이 파킨슨병 환자에게 널리 처방된다. 레보도파는 생체 내에서 만들어지는 아미노산으로, 신경 흥분을 전달하는 도파민이나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전구체로 알려졌다. 하지만 레보도파 성분의 경구들은 ‘약효 소진 현상’이 나타나는 문제가 있었다. 바로 대부분의 파킨슨병 환자에서 3년 이상 효과가 유지되지 않는 것이었다.이를 극복하기 위해 애브비가 개발한 ABBV-951은 1일 1회 피하주사하며, 기본적으로 24시간 운동 제어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약물의 임상 3상에서 일부 약효 소진 현상의 개선도 확인된 바 있다. 증상이 비슷한 파킨슨병환자에게 레보도파 성분의 경구약 투여군에서 12주 후 약효가 유지되는 시간이 1시간 증가했지만 ABBV-951 투여군에서는 2시간 40분 증가했다. 국내에서 마도파 제네릭 개발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ABBV-951의 효과를 장담하긴 어렵다. 3년 이상 장기적으로 약효소진 현상이 없는지 관찰해야한다”면서도 “FDA가 안전성이나 효능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만큼 애브비 측이 재신청하면 수개월 내로 허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파킨슨병은 새로운 치료 옵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아일랜드 시장조사기관 리서치마켓은 세계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이 2020년 기준 51억 달러 규모(당시 한화 약 6조3900억원)며, 해마다 6.9%씩 성장해 2027년에는 81억 달러(약 10조158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세계 65세 이상 인구 1~2%(1000만 명 내외)가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관련 시장은 고령화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시장의 규모는 이중항체부터 유전자 치료제까지 차세대 기술로 무장한 파킨슨병 신약 개발과 함께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기반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ABL301’의 글로벌 임상 1상을, 메디헬프라인은 천연물 기반 파킨슨병 신약 후보 ‘WIN-1001X’의 국내 임상 3상을 수행중이다.(제공=각 사)◇‘ABL바이오 글로벌 1상’·‘메디헬프라인 국내 3상’ 등 주목첨단 신약으로 파킨슨병에 도전하는 국내 개발사 중 가장 주목받는 곳은 글로벌 개발을 진행 중인 에이비엘바이오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1월 프랑스 사노피에게 10억60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1조2720억원)규모로 이중항체 기반 파킨슨병 신약 후보 ‘ABL301’의 공동개발 및 글로벌 판권을 비임상 단계에서 기술수출했다. ABL301은 파킨슨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단백질 ‘알파-시누클레인’ 타깃 항체와 혈액뇌관문(BBB)를 통과하도록 돕는 IGF1R 항체를 결합한 이중항체다.하지만 지난해 10월 에이비엘바이오가 FDA에 신청한 ABL301의 임상시험계획서(IND) 건은 ‘부분 임상 보류’ 결정이 났다. 회사가 ABL301을 고용량(1㎏당 80㎎) 투여를 계획했지만 FDA가 1㎏당 20㎎의 용량을 초과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지난 1월 첫 투약에 대한 마일스톤 2500만 달러(당시 약 319억원)도 수령했다. 현재 임상 1상에 대한 투약이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임상 1상 이후부터는 사노피가 ABL301의 글로벌 개발을 온전하게 가져갈 것이기 때문에, 현재 고용량 독성 등의 시험 등에서도 긴밀하게 소통하는 중이다”고 말했다.이밖에도 지난해 3월 메디헬프라인이 국내에서 천연물 기반 파킨슨병 신약 후보 ‘WIN-1001X’의 임상 3상을 승인받기도 했다. 회사에 따르면 WIN-1001X는 세포내 노폐물을 처리하는 ‘오토파지’ 시스템을 활성화해,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최근 신성장 동력 확보하기 위한 기술이전 및 인수합병 등에 속도를 내는 셀트리온도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리스큐어)와 협력을 통해 퇴행성 뇌질환 분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이다. 리스큐어는 현재 파킨슨병 및 알츠하이버 등을 적응증으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LB-P4’의 IND 신청하기 위한 준비 절차를 밟는 바이오벤처다. 양사는 지난 2월 LB-P4 등의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 MG손보의 수상한 '손상차손'…"과거 투자 내부조사 요청"
-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가 MG손해보험의 과거 투자와 관련해 내부 절차상 문제가 없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내부조사를 요청했다. 지난해 실적 집계 결과 당기순손실 621억원 중 580억원이 ‘투자자산 손상차손’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을 도입한 지난해 MG손해보험의 당기순손실은 621억원으로 집계돼 2021년 618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손실폭이 확대됐다. 1006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한 2020년에 비해서는 나아진 수치지만,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치는 결과다.이와 관련해 JC파트너스는 621억원의 당기순손실 중 580억원이 ‘투자자산 손상차손’에서 발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장부금액이 회수가능액에 중요하게 미달하는 경우 그 차액을 회계상 손상차손으로 처리하게 된다. 즉 투자와 관련한 손실이 컸다는 것이다.JC파트너스 측은 이번 실적에 대해 “단순하게 계산해봤을 때도 손상차손만 아니었다면, 충분히 흑자전환을 노려볼만한 손익범위에 해당한다”며 “보험사들이 일반적으로 보험계약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운용자산의 투자이익으로 커버하는 구조임을 고려할 때 더욱이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특히 JC파트너스는 과거 자베즈파트너스가 대주주이던 시절 MG손보의 투자담당 직원이 집행한 투자 절차에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추궁하고 있다. JC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 자베즈파트너스로부터 MG손보를 인수한 바 있다. 자베즈파트너스는 2013년 새마을금고중앙회와 함께 MG손보를 인수해 JC파트너스에 매각하기 전까지 대주주로 자리했다.JC파트너스에 따르면, 당시 투자를 집행한 직원은 지난 2018년 1년 동안 진행된 부동산펀드 투자 중 30% 이상 재원을 특정 자산운용사의 펀드에 집행했다. JC파트너스는 “투자기간이 긴 펀드의 특성상 2020년 이전 이뤄진 부실 투자의 손상인식 리스크를 아직까지도, 현재 회사 및 대주주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3년간 MG손보가 인식한 손상차손 규모는 자그마치 93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JC파트너스는 지난 30일 공문을 발송해 MG손보의 과거 투자실행 시 내부 절차상 문제는 없었는지, 투자 의사결정 상 부적절한 부분은 없었는지, 투자 이후 관리 측면에서 부적절한 점은 없었는지 등에 관해 공식적인 내부감사 또는 그에 준하는 필요한 내부조사절차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JC파트너스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운용사 펀드 외에도 담당자가 투자했던 항공기펀드에서 2022년에만 193억원, 부동산 및 채권에서도 129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올해부터 보험사들은 새 회계기준인 IFRS17이 도입됨에 따라 자산 및 부채의 시가평가를 반영해 재무제표를 작성하게 된다. 실제로 다수의 보험사들이 2022년도 말 재무결산 수치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가운데, 손해보험사들의 회계상 순자산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MG손보 역시 순자산과 CSM(계약서비스마진)은 개선됐다. JC파트너스에 따르면, MG손보의 지난해 순자산 규모는 1825억원, CSM(계약서비스마진)은 8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JC파트너스는 이 같은 실적에 대해 “공적자금의 투입이 시급하다는 우려와 달리 자본잠식 위험을 불식시켰고, 매년 40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이 기대되는 수치”라고 밝혔다.MG손보는 지난 2022년 4월 금융당국의 자본잠식 판단 하에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주주인 JC파트너스와 금융당국은, 부실금융기관지정 관련 본안소송 1심을 진행 중이다. 다음 변론기일은 5월 11일이다.
- SM, 장철혁 신임대표 선임…"팬·주주 중심 글로벌 엔터 기업으로"
- 장철혁 SM 신임 대표이사. (사진=SM)[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에스엠(041510) 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31일 장철혁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SM은 31일 서울 성수동 사옥에서 제28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해 장철혁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향후 팬과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요소인 SM 3.0 전략의 주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번 주총에서는 △제28기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사내이사 등 등기이사 선임 △이사 및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상정됐다.SM에 따르면 현금배당은 이사회가 제안한 1주당 1200원으로 가결됐다. 지난해 본업을 중심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함에 따라 선진적 자본배치와 주주환원 정책을 도입하고자 현금배당을 대폭 확대한 결과라는 게 SM 측 설명이다.정관 변경의 경우, 지속가능한 지배구조 확립, 이사회의 독립성 및 이사의 책임 강화, 주주가치 제고 등을 고려해 제안된 안건들이 모두 가결됐다. △오탈자 수정 및 법령 개정사항 등 정관 정비 △주주권익 제고 위한 전자투표제 도입 △배임 및 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 확정된 자의 3년 내 이사 자격 제한 △이사의 충실의무, 선관주의의무, 비밀유지의무 정관 명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이사회 소집 절차 및 이사회 구성 원칙 조정 △이사회 내 위원회 신설 및 구성 △준법지원인 선임 및 준법통제기준 수립 및 운영 의무 등이 반영됐다고 SM은 설명했다. 향후 주주권리 보호 및 거버넌스 개선 목적에 부합할 것이라는 기대다.등기이사는 국내 최고 수준의 독립성, 다양성, 전문성을 갖춘 이사회 제안 후보자 10인을 선임했다. 사내이사 구성은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최고 재무 책임자(CFO), 김지원 SM엔터테인먼트 마케팅센터장, 최정민 SM엔터테인먼트 글로벌비즈니스센터장으로 원안대로 가결됐다.사외이사는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김태희 법무법인 평산 변호사, 문정빈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이승민 피터앤김 파트너 변호사, 조성문 차트메트릭 대표 등 5명을 선임했다. 기타비상무이사에는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장윤중 카카오엔터 글로벌전략담당 부사장 등 2명이 원안대로 가결됐다.SM은 “정기 주주총회 직후 이어진 신규 이사회를 통해 팬과 주주 중심의 SM 3.0 전략을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 장철혁 사내이사를 선임했다”고 전했다. 장철혁 신임 대표이사는 재무 효율성 제고 및 투자 의사결정에 필요한 탁월한 역량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재무, 회계, M&A 전문가다. 지난해 SM에 CFO로 입사해 회계, 세무, 재무 및 IR 업무 전반을 담당하며 기업 경영실적 및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해왔다. 급변하는 국내외 시장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중장기 기업 전략을 충실히 실행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된다는 설명이다. 이번 대표이사 선임을 통해 멀티 제작센터 및 멀티 레이블 체제 전환, IP 수익화 전략, 글로벌 확장 전략, 투자 전략 등을 골자로 한 ‘SM 3.0’ 전략 수행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SM은 전망했다. 경영 투명성, 공정성, 효율성뿐만 아니라 주주가치도 크게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장 대표이사는 글로벌 회계법인인 KPMG, PwC에서 13년간 근무하며 회계감사, 기업 인수 및 매각 자문, 인수실사, 기업가치평가 등의 업무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왔다. 바디프랜드의 해외사업을 담당하며 상해, LA 자회사 설립 및 매장 오픈, 해외 자회사 세팅, B2C 및 B2B 세일즈 등 전반적인 사업 과정을 진두지휘했으며, 스킨푸드와 동아탱커의 CFO 업무를 수행하며 부실기업 턴어라운드를 위한 조직개선 작업을 수행하기도 했다.장 대표이사는 “SM이 SM 3.0이라는 새로운 도약을 앞둔 상황에서 대표이사 직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SM이 팬과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및 책임 경영에 최선을 다하고 SM 3.0 전략을 충실하게 이행해나가는 한편, 아티스트, 팬, 주주, 임직원 모두와 소통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