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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亞통화기금·에너지 결제…달러 패권 위협하는 中위안화
-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위안화가 ‘달러 패권’에 맞서 아시아·중동·남미 등에서 세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 공식 출범 이후 위안화 국제화를 꾸준히 시도한 중국은 최근 미중 전략경쟁 심화와 맞물려 위안화 국제화에 보다 속도를 내고 있다. ◇ 탈달러화 움직임…위안화 대안으로 4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의회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최근 중국 보아오포럼에서 아시아통화기금 설립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안와르 총리는 시 주석 또한 이 제안에 대한 논의를 환영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31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사진=AFP)아시아통화기금 설립의 주된 목적은 미국 달러화나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함으로, 안와르 총리는 “오늘날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력이 강해진 만큼 아시아통화기금 설립과 각국의 통화 사용을 고려할 때”라고 설명했다.이처럼 미 달러화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중국이 그 틈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과 브라질이 양국 수출입 결제와 금융 거래에 달러 대신 자국 통화인 위안화와 헤알화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브라질 업체들은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대신 중국에서 만든 ‘국경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이용할 예정이다. CIPS는 위안화 중심의 거래 시스템으로, 지난해 이용 금액이 96조7000억위안(약 1경 8400조원)에 이른다. 중국은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으로, 지난해 교역액은 1505억달러(약 197조원)에 달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제재로 러시아의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진 가운데, 시 주석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정상회담 이후 “양자 무역, 투자, 신용 및 기타 경제 및 무역 활동에서 현지 통화 사용 확대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회담을 진행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사진=신화통신)특히 지난해 12월 시 주석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 이후 중국과 중동이 정치적·경제적으로 밀착하면서 위안화의 지배력 또한 확대되고 있다. 당시 시 주석은 석유 및 가스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요청했고, 최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중국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은행에 무역 대금 결제용으로 위안화 대출을 처음 시행하는가 하면,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는 중국 민간 정유업체인 룽셩석유화학의 지분 10%를 총 246억위안(약 4조7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위안화를 사용하기로 했다.또한 지난달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아랍에미리트산 액화천연가스(LNG) 6만5000t을 프랑스 토탈에너지를 통해 수입하면서 위안화로 거래했다. 통상 달러로 거래되는 LNG가 위안화로 결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너지 시장에선 관행적으로 달러로 거래가 이뤄지는데 위안화가 이 ‘페트로 달러’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것이다. ◇ 외환보유고 달러 60%·위안 3%…‘압도적’위안화의 부상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하는 ‘달러 패권’에 대한 불만 누적,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인식 확대 등에서 비롯된다. 원자재 거래를 비롯해 대부분 모든 국제 거래가 달러를 기준으로 이뤄져 신흥국은 달러화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를 운영하는 전설적인 투자자 레이 달리오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을 지낸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 등은 일찌감치 달러 패권의 붕괴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유다. 최근에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같은 금융 불안이 더해지고 있고, 러시아, 아프가니스탄, 베네스엘라처럼 미국이 SWIFT에서 배제해 특정 국가 자산을 동결하는 등 정치적 수단으로 달러를 사용하면서 여타 국가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달러를 무기화해 다른 나라에 일방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통화 정책을 통해 부를 축적하거나 자국의 리스크를 다른 나라에 전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의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통화정책이 가진 절대적인 영향력 등 ‘달러 패권’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중국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위안화를 대안으로 내밀고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등을 통해 신흥국에 대한 구제금융을 늘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 윌리엄앤드메리 대학교 내 연구소인 ‘에이드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2000~2021년 부채에 허덕이는 22개국에 128차례에 걸쳐 긴급 자금 2400억달러(약 315조원)를 제공했다. 이들 대부분 위안화를 기준 통화로 대출이 시행됐다. 그럼에도 위안화가 달러화를 뛰어넘기에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달러화는 전 세계 외환보유고의 58.36%, 위안화는 2.69%를 차지했다. 2019년 1분기 기준 달러화가 62%, 위안화가 2%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달러화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위안화가 확대됐으나, 여전히 달러화가 압도적이다. 자본 시장의 규모나 유동성을 고려할 때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통화가 없는 데다 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환율에 직접적으로 개입해 신뢰도나 투명성에서 기축통화나 준비통화로서 단점이 분명하다. 로이터통신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안전하고 유동적인 대체통화를 찾거나 세계 대전과 같은 격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달러는 왕좌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지니뮤직, 위기를 기회로… 매수유지, 목표가 5,600원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지니뮤직(043610)에 대해 음원 플랫폼 경쟁 심화로 찾아온 본업 위기에도 신사업의 뚜렷한 외형 성장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목표주가 5,600원으로 매수의견을 유지했다. 지니뮤직은 이날 전날보다 0.62% 오른 4,085원에 장을 마감했다.신한투자증권은 2021년부터 가입자 기준 포화된 시장에서 스포티파이, 유튜브프리미엄 등 음원 플랫폼간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지니뮤직(043610)은 2022년 창립 이래 최대 성과를 기록했으며, 이는 미리 경쟁심화를 체감해 적극적인 선제적 투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지니뮤직은 2021년 밀리의 서재를 인수하고, 2022년 하반기부터 공연사업을 시작하는 등 신규사업을 통해 외형 성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밀리의 서재는 2022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한, 2022년 지분투자한 음악 AI 스타트업 JUICE를 통해 올 하반기 지니 AI 악보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지니뮤직은 KT그룹의 미디어 밸류체인 속에서 IP확보, 드라마 OST 제작 및 국내외 유통을 전담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ENA 채널 등을 통해 최소 9편의 드라마가 방영될 예정임을 감안, 지니뮤직 제작 OST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JUICE를 통한 AI 프로듀싱을 확대하고, 다양한 음악 IP에 직접 투자를 늘려 제작사 수익은 물론, 그룹사 제작 기반 콘텐츠 유통으로 유통사 수익까지 추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본업의 위기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 전환됐다”며 “기존 긍정적 투자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 ‘세노바메이트’ SK바이오팜,골리앗 'UCB' 추월전략은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뇌전증 치료제 시장을 선도하는 벨기에 ‘유씨비 파마’(UCB)를 넘어서기 위한 SK바이오팜(326030)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블록버스터 ‘빔팻’ 등 소아나 청소년까지 적용할 수 있는 뇌전증 치료제 5종을 보유하고 있는 UCB에 맞설 SK바이오팜의 무기는 현재 ‘세노바메이트’ 하나 뿐이다. 단기적으로 약물의 수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SK바이오팜이 집중하는 것은 역시 보유한 약물의 적응증 확대다. 성인의 부분발작 치료제로 승인된 ‘세노바메이트’의 투약 연령과 적용범위를 각각 소아와 전신 발작 등으로 늘리기 위한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2025년경 세노바메이트의 적용범위를 UCB의 경쟁약물들과 대등한 지위로 격상시키려는 계획을 내비치고 있다. 5종의 뇌전증 치료제로 2022년 매출 3조 5000억원을 올린 벨기에 제약사 ‘유씨비 파마’(UCB)가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SK바이오팜도 자체가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제공=각 사)◇UCB 뇌전증藥 5종, 3조5000억원대 매출 기록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7~8조원 수준이며, 미국 시장이 이중 약 70~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50%에 근접한 강자가 바로 UCB다. 다섯 가지 뇌전증 치료제를 통해 UCB는 지난해 총 24억9020만 유로(한화 약 3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되면서다.앞서 언급한 UCB의 빔팻(성분명 라코사미드)은 지난해 글로벌 매출이 11억2400만 유로(한화 약 1조5850억원)로 전년(15억4900만 유로) 보다 28%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2022~2023년 사이 빔팻의 물질특허가 차례로 만료되면서 복제약(제네릭)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빔팻의 지난해 매출은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전년 대비 38%와 8%씩 감소한 7억600만 유로와 2억7200만 유로를 기록했다. 반면 비교적 뇌전증 시장 규모가 작은 일본이나 다른 국제 시장에서는 같은기간 10~25%가량씩 매출이 상승했다.이밖에도 UCB의 뇌졸중 치료제를 매출이 높은 순으로 살펴보면 4세 이상 소아에게 쓸 수 있는 ‘케프라’(성분명 레비티라세탐)가 지난해 7억2900만 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초창기 뇌전증 치료제 였던 케프라 역시 2009년 특허가 만료되면서 매해 20~25%가량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이와 달리 ‘브리비엑트’(성분명 브리바라세탐)는 지난해 4억8500만 유로로 전년보다 37%, ‘나이질람’(성분명 미다졸람)은 7800만 유로로 36% 가량 각각 매출이 성장했다. 브리비엑트는 16세 이상 부분 발작 치료제로 사용된다. 또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형으로 개발된 나이질람은 12세 이상 부분 및 전신 발작 환자의 장기 보조요법제로 쓰이고 있다.UCB가 지난해 인수한 미국 조제니스를 통해 보유하게 된 ‘핀테플라’(성분명 펜프루라민)도 있다. 핀테플라는 지난해 3월 미국에서 승인된 소아 희귀 뇌전증 ‘레녹스가토스 증후군’ 치료제이며, 2022년 한해동안 7470만 유로의 매출 올렸다. UCB가 자체개발 또는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한 약물을 통해 세계 뇌전증 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뇌전증 분야에서 가장 널리 팔리는 ‘유씨비 파마’(UCB)파마의 빔팻의 물질특허가 2022~2023년 사이 유럽과 미국에서 차례로 만료되면서 매출이 분산되기 시작했다.(제공=CARISLE MEDICAL)◇세노바메이트, UCB 약물 3종과 격돌 中...“2025년 적용범위 확대 목표”SK바이오팜이 개발한 세노바메이트(미국제품명 엑스코프리, 유럽제품명 온투즈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각각 2019년과 2020년에 성인의 뇌전증성 부분 발작 치료제로 승인된 바 있다. 이런 세노바메이트의 2022년 미국 매출은 16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가량 매출이 증가했다.뇌전증 신약 개발 업계 관계자는 “빔팻의 성분인 라코사미드 물질과 브리비엑트, 나이질람 등이 세노바메이트의 주요 경쟁상대”라며 “이들 약물의 적응증과 투약연령 폭은 세노바메이트 보다 넓다”고 운을 똈다.그는 이어 “선도 약물인 빔팻의 물질특허 만료 효과가 결국 UCB의 다른 약물로 더 많이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넘어서려면 우선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소아 이상 투약 및 전신 발작 적응증 등을 확대하는 게 최우선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각 사에 따르면 지난해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은 전년보다 약 800억원 늘어난게 사실이지만, 브리비엑트와 나이질람 역시 해당 지역에서 각각 1억1300만 유로(한화 약 1592억원)와 2100만 유로(약 295억원)씩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앞으로도 빔팻의 매출 감소 영향을 UCB의 다른 약물이 상당부분 채워 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SK바이오팜이 개발한 성인 부분 발작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제품명 엑스코프리, 유럽제품명 온투즈리‘). 현재 소아 이상에서 부분 및 전신 발작 치료제로 모두 쓸 수 있도록하기 위한 세노바메이트의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제공=SK바이오팜)이를 극복하기 위해 SK바이오팜은 미국과 유럽에서 소아 이상 환자의 뇌전증성 전신 발작 및 소아의 부분발작 등 다방면으로 적응증을 확대를 위한 글로벌 임상 3상을 수행 중이다. 빔팻과 그 제네릭을 정조준하는 임상으로 풀이된다.이밖에도 회사는 늘어나는 환자를 고려해 아시아 국가에서도 세노바메이트의 추가 출시 및 적응증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중국과 일본, 한국 등에서 미국에서 승인된 것과 같은 성인 부분 발작 적응증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더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세노바메이트와 관련한 소아 부분발작(2022년 2월)과 12~18세 전신 발작(2023년 3월) 등의 적응증을 위한 추가 임상 3상도 승인했다. 세계 각국에서 세노바메이트를 글로벌 신약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SK바이오팜의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SK바이오팜은 UCB의 희귀 소아 뇌전증 치료제 핀테플라와 경쟁할 신약 후보 ‘카리스바메이트’의 글로벌 임상 3상도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 2025년 내로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 확대와 카리스바메이트 출시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