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7일 발표한 ‘미국의 공급망 핵심 품목 리스트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공급망 핵심 품목은 주로 친환경·디지털전환 등 미래 핵심 산업과 관련돼 있으며 미국의 이들 품목 수입의존도는 점차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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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총 수입액 중 공급망 핵심 품목 수입 비중은 2017년 31.2%에서 2022년 1~8월 38.9%로 상승 추세다. 특히, 핵심 품목 수입 중 중국산은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품목의 중국 수입의존도는 2022년 1~8월 기준 19.8%로 나타나 같은 기간 전체 품목의 대중 수입의존도 16.9%를 2.9%포인트(p)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중 수입의존도는 2019년 18.1%에서 2022년 1~8월 16.9%로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같은 기간 공급망 핵심 품목의 수입의존도는 19.5%에서 19.8%로 높아지고 있어 미국의 핵심 품목 공급망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업종으로 구분하면 중국 수입의존도가 가장 높은 부문은 통신·네트워크, 컴퓨터 장비 등 ICT 분야였는데, 이중 노트북은 핵심 품목 중 수입액 상위 5위 안에 들면서 중국 수입의존도가 92.9%로 나타나 공급망 리스크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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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선통신, 배터리, 의약품 제조·판매 업계는 규제로 인한 공급망 불안정과 수입 제한으로 인한 공중보건 위기 등을 우려하면서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김나율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공급망 핵심 품목 리스트는 미국의 친환경·디지털 공급망 블록 구축을 위한 선제 조치로 판단된다”며 “이에 근거한 미국의 공급망 재편 시 우리 기업들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로선 중국에 편중된 원료·소재 공급처를 다변화한다는 잠재적 이익에 더해 반도체·배터리·연료전지 등 강점 분야에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우리나라는 자원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미국보다 공급망이 더 취약한 만큼, 민관이 힘을 합쳐 연구개발 강화, 다자간 협의체 참여, 수입선 다변화, 현지 진출 등 우리 실정에 맞는 경제 안보 방안 수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