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길어지고 성장률 떨어져…중앙은행 긴축 서둘러야"

[만났습니다] 송의영 한국국제경제학회장·서강대 교수②
수요증가에 공급병목·미중갈등…인플레發 금리상승 우려
인플레이션에 강력한 대응 의지 없는 중앙銀 태도도 걱정
  • 등록 2021-10-20 오전 7:02:00

    수정 2021-10-20 오전 8:51:32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각국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싸울 의지가 없어 보여 걱정이다.”

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 교수는 에너지 가격 상승, 공급망 병목현상 문제가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는 가운데 노동 회복 부진에 따른 임금 상승 등 수요측 압력도 커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의영 한국국제경제학회장(서강대 경제학 교수)이 이데일리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DB)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중앙은행이 섣불리 긴축으로 전환하기 어렵단 점이다. 통화정책의 급선회시 시장에 미칠 영향이 안갯속에 있기 때문이다. 자칫 주식이나 집값 폭락을 가져올 수 있는데 이런 불안감이 작동되고 있다.

송 교수는 “금융위기의 후폭풍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팬데믹 이후 돈을 풀어 경기를 떠받치는 방법이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면서 “부채 급증과 자산시장 거품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했을 때의 충격은 예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중앙은행과 경제학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과소평가한 것에 비해 ‘인플레 파이터’로 나설 의지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면 물가상승이 또다시 임금 상승을 유발하는 매커니즘으로 작동할 수 있다.

그는 “그동안 중앙은행장들이나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에 대해서 과소평가해 온 게 사실”이라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평균물가관리제(AIT)와 같이 인플레이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국제적인 역학관계도 인플레이션 상향 요인으로 잠재해 있어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중 간 무역갈등, 이로 인한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각국의 독자적인 공급망 강화 등이 글로벌 공급 능력을 줄이기 때문이다. 송 교수는 “내년 인플레이션은 지금 전문가들이 내놓는 전망보다 더 높아질 것 같다”면서 “다들 지금의 경기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데,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실제 성장률도 빨리 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인플레이션 장기화, 성장률 둔화 흐름이 세계 경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최근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경고하면서 공급망 차질, 중국의 전력난과 헝다그룹 사태 등을 이유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9%로 0.1%포인트 낮췄다.

중국 국가통계국도 18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5.0%~5.2%)에 못미치는 수치이자 지난해 3분기(4.9%)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다. 미국의 애틀란타 연방은행도 3분기 GDP 성장률 역시 1.2%에 그칠 것이란 예측을 내놓으면서 세계경제 둔화 우려가 현실화됐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길어진다면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긴축을 조금 더 서둘러야 한다는게 송 교수의 조언이다. 미 연준이 내년 하반기 기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한국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25%포인트 인상해 0.75%로 올렸다.

그는 “인플레이션 장기화, 자산시장 과열 및 부채 급증 두 가지 이슈를 감안했을 때 중앙은행들은 조금 더 단호한 통화 긴축을 시행해야 한다”면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든, 금리 인상이든 조금 더 서둘러도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처참한 사고 현장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