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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레인 경제매력 100% 활용하려면[공관에서 온 편지]
- [구현상 주바레인대사] 바레인은 2023년 유명 설문조사 기관이 시행한 ‘외국인이 살고 일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전세계 9위,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1위를 달성했다. 이밖에 기업 진출환경 부문에서도 바레인은 아랍에미리트, 사우디 등 걸프협력회의(GCC)의 다른 국가들을 제치고 계속 선두권에 속하고 있다. 바레인의 매력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전통적으로 바레인은 중동과 인도를 잇는 중계무역지로서 발전했고, 현대에 들어서도 GCC 지역의 관문이었다. 이러한 역사가 개방과 관용의 DNA를 낳게 된 것이 아닐까.경제도 바레인의 DNA처럼 개방성과 다양성을 담고 있다. 중동국가 하면, 흔히 떠올리는 석유 부국의 이미지와는 달리, 바레인에서는 금융 부문이 석유 부문을 제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알루미늄 제련을 포함한 제조업과 관광업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한국도 이같은 바레인의 매력을 잘 활용했다. 1975년 우리 기업이 바레인 수리조선소 공사를 최초로 수주하여 사우디 주베일 항구 공사 수주로 이어졌고 중동 건설 붐을 탄생시켰다. 대한항공도 바레인 마나마 공항을 거점으로 운항했다. 오늘날까지도 우리 기업들은 에너지, 석유화학, 인프라 등의 건설에 꾸준히 참여해 오고 있다. 우리는 바레인의 매력을 계속해서 잘 활용하고 있을까. 그간 우리나라와의 협력관계는 물품 교역, 프로젝트 수주를 중심으로 발전해왔지만, 아마존, DHL과 같은 해외 기업들은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직접투자를 통한 현지화 전략을 도입하기도 한다. GCC 국가 중 유일하게 바레인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2003년) 및 안보통합경제협정(2023년)을 맺었고, 아직까지 외국기업에 대한 법인세가 전혀 없다는 아주 큰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바레인은 인력 활용에도 유리한 시장이다. 전체 인구 중 자국민 비율이 GCC 국가 중 높은 편인 약 50% 수준이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국인 노동력과 전문 바레인 인력이 공존하고 있다. 이에, ‘사우디제이션(Saudization)’이 한창인 와중에도 오레오로 유명한 글로벌 제과기업인 몬델레즈는 바레인을 지역 생산거점으로 선정했고, 시티뱅크는 향후 10년 동안 중동 지역에 필요한 프로그램 코딩 전문인력 천 명을 바레인 인력으로 고용하기로 했다. 이처럼 우리 기업도 바레인의 매력을 최대한 활용해 나가기를 바란다. 바레인을 교두보로 삼아 진출 가능한 시장도 GCC 자유무역협정 및 아랍 자유무역협정 등을 고려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으로 넓혀 볼 수 있을 것이고, 세제, 물류, 인력 수준, 안전 등 여러 기업환경을 고려할 때에도 바레인은 경쟁력이 있다. 마침 타이밍이 아주 좋다. 바레인도 한국 기업과의 협력에 적극적이며, 서울에 대사관도 곧 신설될 예정이다. 양국 관계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이며, 우리 기업에게 바레인이 가진 장점을 재발견할 기회이다. 우리 대사관이 대한상공회의소, 코트라와 함께 6월 12일 개최할 한-바레인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우리 기업이 바레인과의 매력적인 사업전략을 발굴하기를 바란다.
- 인류의 권력과 항상 함께 했던 ‘먹는 금’(金)[이우석의 식사]
- 터키식 향신료를 많이 쓰는 이스탄불 그릴인도 코친 지방의 후추밭과 후추열매향신료의 본향인 인도 캐릴라 지방의 향신료 가게[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향신료(spice). 뭔가 특별한 맛을 내는 낯선 느낌이지만 사실 우리는 매일 향신료를 섭취하고 있다. 오랜 시간 인류 요리 역사와 함께했다. 고대 로마 시대 이미 후추를 썼을 정도다. 사실 그보다 훨씬 전인 중국 삼황 염제 신농씨는 일일이 풀과 열매를 씹어 그 맛과 효능을 신농본초경에 기록했다고 전한다. 하물며 우리 단군 신화에도 마늘(야생 마늘로 추정)과 쑥이 등장한다. 둘 다 향신료다. 이후 야생 작물 중에 많은 것이 재배 작물로 편입되고 그중에 향신료로 쓰는 작물이 별도 구분됐다.◇향과 매운맛으로 인류의 입맛을 사로잡은 ‘향신료’향신료는 글자 그대로 ‘먹는 향료’를 뜻한다. 게다가 매운맛을 기본으로 한다. 향신료(香辛料)의 한자는 향(香)이 나고 매운(辛) 것이다. 스파이시(spicy), 스파이시 소스(spicy sauce) 등도 ‘매운맛’을 뜻한다. 식재료에 향신료를 써야 비로소 매운맛이 나니 그렇다. 가끔 핫(hot)으로 대체되기도 한다. 그런데 향신료가 많이 나는 지역도 열대다. 매운맛을 찾는 지역도, 계절도 핫(hot)한 곳이 많으니 이게 제법 맞아떨어진다.원래 영어 스파이스(spice)는 라틴어로 ‘토산품’이란 말에서 나왔다. 정확하게는 남의 나라 토산품이란 뜻이다. 라틴어를 쓰던 나라에는 ‘원래 없던 물건’이었던 까닭이다.원래 주변에 없던 것을 가지려고 드니 권력이 필요했다. 금권을 동원하고 물리적 침략을 통해 향신료를 독차지하려 덤볐다. 향신료를 둘러싼 분쟁도 끊이지 않았다. 십자군 전쟁도 대항해시대도 모두 명분뿐, 사실은 황금과 먹는 금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었다. 새로 이 ‘맛과 향’에 눈을 뜬 이들로부터 침략도 수탈도 많이 당했다. 정글이 우거진 외진 땅에 처음엔 유대인이 들어와 유럽에 갖다 팔 향신료를 가져갔다. 이 ‘짭짤한’ 상권을 노린 이슬람 상인들이 그 뒤를 이었다. 나중엔 포르투갈 등 서양 열강이 직접 ‘인도’를 찾아 돌아다녔다.가장 거대한 시장은 유럽. 이미 고대 로마 시절부터 후추를 수입해 썼을 정도다. 10세기 이후 정치적 안정을 통해 인구가 증가하고 가축 생산량도 늘어난 유럽은 향신료 소비도 덩달아 늘어났다.향신료는 약으로도 쓰였다. 당연히 가격이 비싸졌다. 금값도 이처럼 터무니없지 않았다. 그나마 대중적인 후추는 제쳐놓고 정향, 시나몬, 메이스, 육두구 등 희귀 향신료는 부르는 게 값이었다. 이에 영악한 유럽인들은 중개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인도로부터 향신료를 들여올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향신료를 찾아 나선 길, 대항해시대의 시작을 알리다유럽에선 너도나도 향신료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 소위 ‘대항해시대(age of discovery)’의 시작이다. 1498년 바스쿠 다가마는 드디어 인도 캘리컷(케랄라주)에 도착했다. 1503년에는 말라바르 해안도시 코친에 식민지를 짓고 총독을 파견했다. 막대한 돈이 들어왔다. 포르투갈의 성공을 가만히 지켜본 다른 서유럽 왕조와 귀족 들은 ‘탐험가(사실은 무장한 장사꾼)’를 후원하며 배를 띄우기로 했다.말이 ‘대항해’지 사실은 침략의 시대다. 탐험가(?)가 도착한 곳마다 끔찍한 전쟁이 일어났다. 살육과 수탈이 향신료 이권 때문에 생겨난 것. 그들은 인도와 남아시아에 향신료를 생산 유통하는 식민지를 세웠다.침략과 전쟁 등 부정적인 일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인류는 향신료를 통해 금융 투자 활동을 본격화했다. 향신료를 찾는 탐사 작업에 대해 펀드가 생기고 주식이 발행됐다.동인도회사는 최초의 주식회사였다. 향신료를 찾으러 떠났다가 남미의 옥수수와 감자, 고추를 싣고 돌아왔으며 북미 미국 땅도 발견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대륙을 두고 인도로 믿었던 것도 애초 향신료 무역이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이 향신료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었다.향신료가 뭐길래 이 같은 탐욕을 일으켰을까. 인간의 욕심 중 가장 기본적인 식탐이 향신료를 ‘금’으로 인식하게 한 것이다. 냉동고가 없던 시절 고기를 맛있게 먹게 한 후추가 먼저였으며 나머지 열대작물이 그 뒤를 이었다.지금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잎채소 향신료(향신채)는 고수잎이다. 코리앤더(coriander)는 영어권에서 고수풀의 씨를 특정해 이르는 말이다. 아시아, 유럽, 중동, 중남미 등에서 요리에 범용적으로 쓴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선 특별히 꺼리는 악명(?)높은 향신료다.‘빈대 냄새’니 ‘오래된 집 다락’ 냄새 등 질색하는 표현도 다양하다. 신기하게도 코리앤더는 그리스어로 빈대(Koris)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특별한 학습경험 없이 우리도 고수를 빈대풀이라고도 부른다. “비누로 설렁설렁 빤 행주 냄새가 난다”는 이도 있다.해외여행 회화책 ‘식당 편’에는 “고수를 빼주세요” 항목이 반드시 있을 정도다. 단지 채소 종류 하나일 뿐인데 이처럼 극명한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또 있을까.◇수십가지의 향과 맛으로 음식에 마력을 불어넣다향신료는 이처럼 넓고도 깊은 마력을 지녔다. 향신료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음식에 빠뜨리면 안되는 존재다. 그 결과 인류는 많은 향신료를 찾아냈고 재배했다. 지금은 다양한 종이 사용된다. 열매와 잎뿐 아니라 껍질과 꽃, 씨, 심지어 꽃술(샤프란)도 사용한다. 이파리는 보통 ‘허브’라 부르며 특정 요리에 필수적으로 쓴다. 양식당은 보통 향신료 없이는 영업할 수가 없을 정도다.향신료는 식재료를 보다 맛있게 먹기 위한 것이다. 식재료 특유 냄새나 느끼함을 잡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생선에 고추냉이를 얹고 고기에 후추를 뿌리는 것이 이런 이유다. 가깝게는 우리가 돼지고기를 삶을 때 생강을 넣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다.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고기와 생선마다 어울리는 향신료가 생겨났다. 향이 강한 팔각은 돼지고기에, 소고기에는 커민을, 로즈메리 등 허브는 닭을 구울 때 바르거나 뿌린다. 시나몬과 계피, 민트는 양고기와 궁합이 좋다. 카다멈, 정향, 시나몬, 바닐라 역시 제각각 용도가 생겨났다.향신료의 본향이자 종주국인 인도는 아예 향신료 가루만 섞어서 마살라를 만들어 난(혹은 밥)과 함께 먹는다. 북아프리카나 터키, 이란 등에도 카레(커리)와 비슷한 전통 음식이 많다. 이들 국가에선 장을 볼 때 생선이나 고기 등 재료와 함께 향신료를 사는 까닭에, 우리네 반찬 가게처럼 곳곳에 향신료 전문점이 있다.500년 전보다 훨씬 저렴해진 덕분에 향신료는 하나만 쓰는 것이 아니라 주로 섞어 쓴다. 수십 가지 향신료를 잘 섞으면 맛과 향이 크게 달라진다. 어떨 때는 요리의 성패가 향신료 배합에 따라 갈릴 때도 있다.우리도 그렇다. 고춧가루에 찐 마늘 다진 양념을 기본으로 깻잎과 들깻가루를 넣고 들들 볶아 순대볶음을 만든다. 틀림없는 ‘스파이시 푸드’다. 이게 없으면 밍밍하고 냄새가 난다며 고개를 젓는다. ‘다대기’라 부르는 다진양념은 인도의 마살라와 결을 같이 한다. 국에 넣어 맛을 더하고 고기를 찍어 풍미를 강조한다.김치 역시 카레(커리)와 같은 스파이스 푸드다. 구성을 보면 고추와 마늘, 생강 등 향신료 범벅이다. 배추 사이에 향신료 덩어리 ‘김칫소’를 욱여넣은 것이다. 계절 변화는 심하지만 여름이 습하고 더운 탓에 한국 역시 알게 모르게 향신료를 많이 섭취하는 나라 중 하나다.◇향과 자극적인 맛에 세계가 중독되다향신료는 향을 내고 미각을 자극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중독(?)된다. 이탈리아인은 바질에, 한국인은 고추와 마늘에 분명히 중독되어 있다. 일본인은 강황, 중국인은 마라에 유난히 친숙함을 느낀다. 대단한 중독이다.일본인에게 시치미(七味)는 국민 향신료다. 일본의 식당 테이블에 기본으로 놓인다. 시치미는 진피, 참깨, 파래, 후추, 차조기, 생강, 소금 등 7가지 향신료를 섞은 것이다. 우동이나 쇠고기덮밥에 넣어 먹으면 풍미가 확연히 달라진다.마라는 중국 쓰촨(四川) 지방의 향신료 배합이다. 마(痲)는 ‘마비되다’는 뜻이고 라(辣)는 맵다는 의미다. 혓바닥이 마비될 정도로 맵고 얼얼해 특유의 음식을 만드는데 쓴다.고추기름을 낼 때 초피, 팔각, 화자오, 육두구, 정향, 회향 등 특유의 향신료를 섞은 것이 마라 소스이며 여기다 두반장이나 고춧가루를 첨가한 것이 마라탕 양념이다.마라샹궈나 마라룽샤 등 다양한 재료를 볶을 때 넣거나 훠궈의 홍탕 베이스로 쓴다.종주국인 쓰촨에선 기본양념인 까닭에 정작 현지에선 ‘마라’를 붙이지 않는다. 그래서 안심하다 망한다. 수이주위(水煮魚) 등을 주문하면 입에 불이 나고 만다. 마라 중 가장 매운 양념 배합이다. 국내에서 인기높은 마라탕은 쓰촨의 마오차이(冒菜)가 다소 덜 맵게 변형한 음식이다.마라는 정해진 배합률이 있는 게 아니라 김치맛처럼 집마다 풍미가 달라 ‘어느 집 마라가 맛있다’는 입소문이 따로 돌기도 한다. 인도 마살라와 마찬가지다.세계적 미식 국가로 꼽히는 태국도 향신료를 많이 쓰는 나라다. 대표적 수프 요리 똠얌꿍은 새우와 향신료를 넣고 끓여낸 것이다. 큼지막한 새우는 감칠맛을 내고, 고수와 민트, 레몬그라스, 고량갈(남방식 생강), 라임즙 등 향신료는 매콤하고 새콤한 맛과 달달한 향을 담당한다. 자칫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 코코넛 밀크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보충한다.향신료는 오랜 세월 동안 인류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아온 보물이다. 화끈한 향과 맛으로 입맛을 리셋(reset) 시켜주는 향신료는 봄날 몽롱해진 우리 몸과 미각을 대번에 깨어나게 해준다.◇맛집▶터키식 양갈비 = 이스탄불 그릴. 쿠주 피르졸라(kuzu pirzola)라 불리는 양갈비 구이 정식이다. 민트와 정향, 칠리파우더 등 각종 향신료로 미리 숙성시켰다 주문 후 숯불에 구워낸다. 덕분에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없고 풍미는 좋아졌다. 육즙 풍부한 어린 양갈비에 살짝 매콤한 맛이 곁들여져 한입 베어 물면 진한 풍미가 한층 더 도드라진다. 샐러드와 감자튀김을 세트로 내준다. 서울 마포구 백범로 152.▶ 쌀국수= 괴흐엉관. 베트남 사람이 직접 운영하는 쌀국수집인데 이름이 어렵다. 고향집이란 뜻이다. 포 이외에도 후띠우(가느다란 국수)를 파는 것을 보면 남부식이다. 족발쌀국수와 소고기쌀국수, 비빔쌀국수 이외에도 공심채볶음, 튀긴만두, 검스언느엉(돼지고기덮밥) 등 다양한 현지식 메뉴가 있다. 면발은 가는 후띠우와 넓적한 면 등 메뉴에 따라 달라지는데 생면이라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좋다. 족발쌀국수에는 작은 족발 덩어리와 족편이 푸짐하게 들었다. 경기 파주시 금정24길 16-9.
- 5세대 HBM 패권전쟁…삼성·SK, 양산시기·매출·기술 신경전
- [이천=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인공지능(AI)발 반도체 호황기가 도래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양산할 5세대 HBM3E 12단 제품이 승부처로 떠오르면서 선두 SK하이닉스와 추격자 삼성전자의 신경전이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 (왼쪽부터) 김주선 사장(AI Infra 담당),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 안현 부사장(N-S Committee 담당), 김우현 부사장(CFO).(사진=SK하이닉스)◇HBM3E 12단 ‘승부처’로…‘MR-MUF’ 독자 기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2일 경기 이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HBM3E 12단 제품을 이번달 (고객사에) 샘플로 제공하고 올해 3분기에는 양산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당초 내년으로 잡았던 양산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을 2분기 양산하겠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나온 발표다. 삼성전자의 만만치 않은 추격을 의식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SK하이닉스는 현재 HBM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 4세대 HBM3을 ‘큰 손’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면서다. 곽 사장이 이날 밝힌 누적 매출과 수주 물량 등은 삼성전자를 앞섰다. SK하이닉스는 2016~2024년 HBM 매출은 130억~170억달러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누적 매출 100억달러(약 13조8000억원)를 웃돌았다. SK하이닉스는 아울러 HBM 물량이 올해와 내년 모두 ‘솔드아웃’(sold out·완판) 됐다고 강조했다. HBM의 경우 기존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미리 고객에게 주문을 받은 뒤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솔드아웃 됐다는 것은 가능한 공급량만큼 고객사로부터 ‘선주문’을 모두 받았다는 의미다.곽 사장은 “올해 늘어나는 당사의 HBM 공급 물량은 과거 메모리와 다르게 고객들과 협의를 완료한 상황으로 고객사 수요에 맞춰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며 “최근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업체들이 AI 서버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AI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한 추가 수요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류병훈 부사장(미래전략 담당), 최우진 부사장(P&T 담당), 김영식 부사장(제조기술 담당), 김주선 사장(AI Infra 담당),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 안현 부사장(N-S Committee 담당), 김우현 부사장(CFO), 김종환 부사장(D램개발 담당).(사진=SK하이닉스)◇ 美팹, ‘HBM4’ 생산기지…인프라까지 쥔다SK하이닉스는 자사의 HBM 독자 기술인 ‘어드밴스드 MR-MUF’ 역시 강조했다. MR-MUF는 우선 D램을 쌓은 뒤 한 번에 오븐과 같은 장비에 넣고 굽는 식이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도입한 ‘어드밴스드 TC-NCF’ 기술과는 다르다. 삼성전자는 칩 사이에 얇은 비전도성 필름(NCF)을 넣은 뒤 열로 압착하는 이같은 방식으로 HBM을 만든다. 업계에서는 MR-MUF가 TC-NCF 방식보다 공정 시간을 줄이고 대량 생산에 유리해 생산성이 높다는 평가가 많다.다만 MR-MUF는 10단 이상 고층에서 ‘휨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신규 보호재 적용으로 이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최우진 SK하이닉스 P&T 담당 부사장은 “어드밴스드 MR-MUF는 고단 적층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이라며 “16단까지 순조롭게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HBM4까지 적용해 16단 제품을 구현할 것”이라고 했다.그러나 삼성전자의 반격 역시 만만치 않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 사장은 최근 사내 경영 현황 설명회를 통해 “AI 초기 시장에서 승리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가진 역량을 잘 결집하면 2라운드는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독점을 깨고 HBM3E 12단 제품을 하반기 중으로 엔비디아에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가 출시 예정인 ‘블랙웰’ 기반 차세대 AI 칩인 ‘B100’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두 회사는 모두 가파르게 늘어나는 HBM 수요를 잡기 위해 생산능력(캐파)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곽 사장은 “미래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 신공장과 용인 클러스터 등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인디애나 공장 투자로 생산 역량을 적기에 확충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 사장 역시 “(AI로 인해) 지난해부터 새로운 기회가 시작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3~4월 월간 MVP 후보 발표...네일·정해영·김도영 등 KIA 3명 포함
- 2024 KBO 리그 3, 4월 MVP 후보 성적(투수)2024 KBO 리그 3, 4월 MVP 후보 성적(야수)[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4월까지 200만 명이 넘는 관중이 야구장에 들어서며 뜨거운 시작을 알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의 3·4월 월간 MVP 후보로 총 7명이 선정됐다.2일 발표된 월간 MVP 후보로는 KIA 제임스 네일, 정해영, 삼성 원태인(이상 투수), KT 강백호,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 최정, KIA 김도영(이상 타자)이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2024시즌 KBO 리그에 처음으로 발을 들인 네일은 6경기에 등판해 4승을 거두고 평균자책점 1.47을 기록했다. 두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유일하게 1점대를 기록했다. 또한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도 0.98로 유일하게 1점 대 이하를 달성했다.KBO 리그 최연소 100세이브 주인공이 된 정해영도 팀 동료 네일과 함께 후보에 올랐다. 개막 이후 4월까지 13경기에 등판해 11세이브를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 중 유일하게 두 자리 수 세이브를 기록했다. 등판 경기 중 한 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를 자책점 없이 소화했다. 4년 연속 두 자리 수 세이브를 기록도 달성했다.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은 등판한 6경기에서 4승을 거둬 다승 부문 공동 1위를 차지했다. 4월 9일 사직 롯데전부터 4월 26일 고척 키움전까지 4연승을 올렸다. 최근 두 경기는 자책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평균자책점 2.10으로 KIA 네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KT 강백호는 33경기에서 31타점(1위), 45안타(2위), 10홈런(공동 3위) 등 각종 타격 지표 상위권에 자리했다. 4월 4일 수원 KIA 전에서는 홈런을 포함 4타수 4안타 경기를 펼쳤다. 33경기에서 3안타 이상 경기가 5차례나 되고 멀티히트도 13경기에 이른다. 포수로도 9경기(선발 6경기)에 출장하는 등 멀티 포지션이 되는 선수로 진화하고 있다.SSG 클린업 트리오의 한 축인 에레디아는 개막 후 출장한 29경기 중 21경기에서 안타를 쳐냈다. 타율 0.384로 이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4안타 경기 두 차례, 3안타 5차례, 2안타 6차례로 13차례나 멀티히트 이상 경기를 만들어냈다. 안타 부문에서도 4위에 올랐다. SSG 최정은 KBO 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인 468개를 넘어 469홈런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4월 모든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홈런 11개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장타율 0.691, OPS 1.065로 1위에 올랐고, 27타점으로 3위를 기록하는 등 장타와 타점 생산 능력에서 최정상급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KBO 리그 역사상 첫 번째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기록한 KIA 김도영은 데뷔 후 처음으로 월간 MVP 후보에 올랐다. 44안타(3위), 29득점(2위), 10홈런(공동 3위), 26타점(공동 4위)과 0.638의 장타율(2위)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시즌을 시작했다. 도루 부문에서도 14개로 2위를 기록했다.신한 SOL뱅크 KBO 리그 월간 MVP는 KBO와 KBO 리그 타이틀스폰서인 신한은행이 함께 주관하여 매월 선정한다. 매월 KBO 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선수에게 시상하는 월간 MVP는 팬 투표와 한국야구기자회 기자단 투표를 합산해 최종 수상자를 선정한다. 팬 투표는 2일 11시부터 7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신한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신한 SOL뱅크’에서 참여 가능하다.최종 투표 결과를 통해 선정된 월간 MVP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만원과 함께 올해 새롭게 제작된 월간 MVP 기념 트로피가 주어진다. 또한,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신한은행의 후원을 통해 MVP 수상 국내 선수의 출신 중학교에 해당 선수 명의로 200만원의 기부금이 전달될 예정이다.
- 의도적 대량 온라인 민원 시 시스템 제한…민원인 통화도 녹음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앞으로는 민원 공무원이 민원인에게 전화로 욕설·협박·성희롱 등 폭언을 당할 경우 통화를 종료할 수 있다. 또 공무원들은 민원 통화를 시작할 때부터 내용 전체를 녹음할 수 있게 되며, 업무에 지장을 줄 목적으로 대량의 온라인 민원을 신청하는 민원인은 시스템 이용을 제한한다.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일 서울시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악성 민원 방지 및 민원 공무원 보호 강화를 위한 범정부 종합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악성 민원 방지 및 민원 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이하 종합 대책)’을 마련해 2일 국무총리 주재 제38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발표했다.행안부에 따르면 중앙 부처와 지자체를 상대로 한 민원인의 폭언·폭행 등 위법 행위는 지난 2019년 3만8054건, 2020년 4만6079건, 2021년 5만1883건, 2022년 4만1559건 발생했다. 특히 지난 3월 김포시 한 공무원이 도로 보수 공사 후 온라인 상의 괴롭힘과 다량의 민원 전화로 사망 피해를 입은 사건처럼 악성 민원으로 인해 민원 공무원이 입는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어 정부는 이번에 기존 방안들을 뛰어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종합 대책은 크게 △악성 민원 사전 예방 및 조기 차단 △악성 민원 대응 및 피해 공무원 보호 △민원 처리 개선 및 서비스 품질 제고 △민원 공무원 사기 진작으로 나뉜다.◇악성 민원 개념 정립·유형별 대응 방안 마련…종결 가능 민원 확대우선 정부는 악성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조치하고 발생하더라도 피해가 발생하거나 확산되지 않도록 조기에 차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악성 민원 개념부터 정립하고 유형별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 악성 민원을 폭언·폭행 등 민원인의 위법 행위와 공무방해 행위로 규정하고, 악성 민원의 유형을 기존 4개(폭언, 폭행, 장시간 전화, 반복전화) 유형에서 보다 세분화해 대응 방안을 각급 기관에 안내한다.전화, 인터넷, 방문 등 민원 신청 수단별 악성 민원 차단 장치도 마련한다. 민원인이 욕설·협박·성희롱 등 폭언을 할 경우 통화를 종료할 수 있도록 하고, 기관별로 통화 1회 권장 시간을 설정해 부당한 요구 등으로 권장 시간을 초과할 경우 이 역시 통화를 종료할 수 있도록 한다.온라인 민원 창구를 통해 단시간에 대량의 민원을 신청해 업무 처리에 의도적으로 큰 지장을 준 경우 시스템 이용에 일시적인 제한을 두고, 방문의 경우에도 사전예약제 등을 통해 1회 권장 시간을 설정한다. 이에 대해 행안부 측은 “의도적으로 업무에 지장을 주고자 인터넷 민원 창구를 통해 단시간에 대량의 민원 신청 시 시스템 이용을 제한할 것”이라며 “제한 기간은 행정 기관의 장이 소관 전자민원창구의 특성·규모, 관련 인력 현황, 행정 업무나 시스템 운영 정상화에 필요한 시간 등을 고려해 정하고, 제한하는 경우에도 서면으로는 민원 신청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또 정부는 악성 민원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종결 가능한 민원 대상을 확대한다. 통화와 마찬가지로 문서로 신청된 민원에 욕설, 협박, 성희롱 등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는 경우 종결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동일한 내용의 민원이 반복 제기됐을 때 종결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제도를 보완해 동일한 내용인지 판단할 때 민원 취지, 배경의 유사성, 업무방해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부당하거나 과다하게 제기되는 정보공개 청구는 심의회를 거쳐 종결 처리할 수 있도록 법령에 근거를 마련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보공개 청구 건수가 많은 상위 10명은 욕설, 비방 등 악의적 반복·과다 청구자로서 전체 청구의 32%를 차지한다”며 “정보공개법에 ‘청구권 남용 금지’ 규정을 신설하겠다”고 했다.아울러 정부는 실효성이 크고 실제 많은 민원 공무원이 건의한 악성 민원 예방 수단들도 도입한다. 현재 민간에서 대부분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민원 통화를 시작할 때부터 내용 전체를 녹음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현재 행정 기관 홈페이지 등에 공무원에 대한 개인정보(성명 등)가 공개돼 있어 개인정보 침해 및 온라인 괴롭힘의 원인이 되고 있으므로, 기관별로 공개 수준을 상황에 맞게 조정하도록 권고한다.◇악성 민원 전담 조직 구축…공무원 마음건강센터 확충악성 민원 대응 및 피해 공무원 보호를 위해선 악성 민원이 발생하면 기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피해 공무원 상담 등 회복과 치유를 위한 다양한 지원 수단을 마련한다. 기관 차원의 대응이 이뤄지도록 악성 민원 전담 대응 조직 중심의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 민원 공무원에 대한 보호 조치가 현행 법령상 의무화돼 있는 만큼 실제 현장에서 충실히 이행되도록 각 기관이 매년 보호 조치에 대한 이행 계획을 수립하고 행안부가 민원 서비스 종합 평가 등을 통해 이를 평가한다.수사 기관과 공조 체계를 강화해 비상 상황에도 대응한다. 민원실에 비상벨을 설치하고 점검해 민원실과 경찰 간의 연락망을 강화하고, 위법 행위로 공무원 피해가 발생한 경우 법 적용을 엄격히 해 나간다.‘악성 민원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를 6일 이내의 공무상 병가 사유에 명시하고, 피해 공무원을 일시적으로 업무에서 제외하고 휴식 시간을 부여하도록 지침에 명시한다. 피해 공무원이 범정부 전담 대응팀에 즉각적으로 상담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 연락 체계(핫라인)도 신설하고, 심리 상담 등을 제공하는 공무원 마음건강센터 역시 지속 확충한다.표=행정안전부.◇민원 서비스 품질 제고…민원 공무원 승진 가점 부여·피해 시 전보이와 함께 정부는 민원 처리 업무 여건을 개선하고 민원 공무원의 전문성을 강화해, 민원 서비스에 대한 국민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악성 민원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낮추기로 했다. 이와 관련 민원 창구에는 경력자를 우선 배치하도록 하고 민원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한다.민원 공무원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그들의 처우 개선에도 나선다. 민원 공무원이 승진 관련한 가점을 받을 수 있도록 민원 업무를 직무특성 관련 가점 항목으로 명시하고, 난이도 및 처리량 등 담당한 민원 업무 특성에 따라 민원 수당 가산금을 추가로 지급한다. 악성 민원으로 피해를 입은 공무원은 필수 보직 기간 내에도 전보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행안부는 이 같은 종합 대책을 실행하기 위해 ‘민원처리법’, ‘정보공개법’ 등 개정이 필요한 법률은 조속히 개정안을 발의하고, 월별·분기별로 추진 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다.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악성 민원으로부터 민원 공무원을 보호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라며 “이번 종합 대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국민이 안정적으로 민원 서비스를 제공받고, 우리 사회에 민원 공무원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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