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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 랠리 숨고르기…방향 잃은 뉴욕증시 혼조 마감[월스트리트in]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산타클로스 랠리’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뉴욕증시는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26일(현지시간) 혼조 마감했다. 연말 휴가철 등을 맞아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여파,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방향성을 잃은 듯한 모양새다. ◇ 다우지수, 5거래일 연속 상승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7% 오른 4만3325.80로 마감해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0.04% 내린 6037.59로 마무리됐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05% 내린 2만20.36에 거래를 마쳤다.이날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이 전거래일 대비 0.32% 오른 259.02달러에 마무리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총은 3조 9153억달러로 불어나 4조 달러에 육박했다. 기술주 애널리스트로 유명한 웨드부시의 분석가 다니엘 아이브스는 인공지능(AI)이 강화된 아이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목표가를 주당 300달러에서 32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애플을 제외하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엔비디아(-0.21%), 마이크르소프트(-0.28%), 아마존(-0.87%), 메타(-0.72%), 테슬라(-1.76%) 등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최근 혼다와의 합병 소식을 알린 닛산(ADR) 주가는 오름세를 이어가 전거래일 대비 4.11% 올랐다. ‘밈’ 주식 게임스톱 주가가 5.94% 상승하며 눈길을 끌었다. 양자컴퓨터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정체를 해결할 도구로 평가받으면서 관련주인 리게티 컴퓨팅(36.04%), 퀀텀 컴퓨팅(12.55%), 아이온큐(8.28%) 등이 급등했다. ◇ “산타 랠리는커녕, 마이너스 가능성도” ‘산타클로스 랠리’(산타 랠리)가 한숨 돌린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산타 랠리는 매년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 기간 주가가 오르는 것을 뜻한다. LPL 리서치에 따르면 1950년 이후 S&P 500 지수는 이 기간 1.3% 수익률을 기록해 평균 7일 수익률인 0.3%를 상회했다.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애플 스토어에 전시된 애플 아이폰16 시리즈(사진=로이터)UBS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진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기관 투자자들은 거의 거래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소액 투자자 중심인 시기”라면서 “증시가 일년 중 가장 졸린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말 장세가 내년 1~2월의 시장 향방을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라면서 “‘산타 랠리’는 가능성이 살아 있을 수도 있지만 힘든 썰매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턴 기술 전략 책임자는 “미국 주식 랠리는 이번 주말까지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산타 랠리 기간의 수익률은 올해 들어 조금 줄어들거나 심지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나벨리에 앤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루이 나벨리에는 “최근 변동성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예상 보다 금리 인하에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제안한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들이 원인”이라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들은) 이론적으로 긍정적이나 단기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고 짚었다휴가철 주요 이벤트가 부재한 상황에서 이날 나온 경제 지표는 미 노동 시장의 둔화를 시사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15~2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1만9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 주 전보다 1000건 줄어든 수치로 시장 예상치인 22만3000건을 하회했다. 하지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2월 8~14일 191만건으로 직전 주보다 4만6000건이 늘어났다. 이는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라고 노동부는 밝혔다.◇ 여전한 강달러, 유가에도 영향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보합세를 보였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0.9bp(1bp=0.01%포인트) 내린 4.579%에 거래됐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2년물 국채금리는 0.2pb 오른 4.332%에 거래됐다.미국 달러화 값은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해 전 거래일 대비 0.08 내린 108.12에 거래됐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주 2022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인 108대로 올라선 이후 108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국제 유가는 달러 강세 영향에 하락 반전으로 마무리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0.48달러(0.68%) 하락한 배럴당 69.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2월 인도분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32달러(0.43%) 내린 배럴당 73.26달러에 마무리됐다.
- 빌딩 숲 넘어 간직한 옛 이야기…세종시의 숨은 명소를 찾다
- 1866년에 지은 홍판서댁 안채 전경. 우물과 향나무가 소박한 운치를 자아낸다.[세종특별자치시 글·사진=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우리나라 행정의 중심지로서 정부 청사의 빌딩 숲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늘어선 세종특별자치시. 깔끔한 도시 계획과 현대적인 미학이 어우러진 풍경 저편에는 조선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시간을 지내온 건축물과 이야기가 남아 있다. 도시 출범 이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옛 유산을 되살린 세종시는 단순한 신도시를 넘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진정한 매력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시대적 의지 깃든 ‘홍판서댁’ 동서양 건축미 품은 ‘부강성당’1866년에 지은 홍판서댁의 안채서울 면적의 약 75% 크기의 세종시는 천안, 대전, 공주, 청주와 접하며 다양한 지역 문화를 아우르고 있다. 세종시에서 첫 발걸음을 옮긴 곳은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홍판서댁’. 부강면에 자리한 이 한옥은 1866년(고종 3년) 병조판서와 예조판서를 지낸 홍순형의 가옥으로, 지금의 장관급 저택에 해당하지만 화려함보다는 소박함이 돋보인다.이종숙 문화관광해설사는 “병인양요가 있던 시기에 지어진 건축물로, 당시 국운이 흔들리던 상황을 감안하면 작은 규모라 할 수 없다”라며 “특히 홍순형은 일본의 남작 작위를 거부한 인물로, 이 집은 시대적 의지가 담긴 유산”이라고 설명했다.홍판서댁은 디귿(ㄷ)자 구조의 안채와 사랑채가 맞물려 미음(ㅁ)자 형태를 이룬다.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폐쇄적 구조로 인해 안쪽 공간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안채로 들어가자 마당에 있는 우물과 유려한 곡선을 그리는 향나무가 한 그루 보였다. 토속적인 풍경이 자아내는 운치가 그윽한 곳으로 인기 포토존이기도 하다. 찾아온 이들 중 아이들은 우물가를 가장 좋아한다. 우물에 바가지를 던져 물을 길어 올리는 낯선 체험은 과거를 더듬는 작업과도 같다. 불필요한 가식을 덜어내고 한옥의 전통미와 실용성을 살린 홍판서댁은 격변의 시대 속에서 잊혀가는 옛이야기를 품은 시간의 보관소와도 같다. 1962년에 지은 부강성당 본당부강성당은 한식과 북미식 성당이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이다. 가톨릭의 국내 전파 과정과 한국 전통 건축물의 조화를 보여주는 역사 유산으로 평가받는 장소이기도 하다.밖에서 보면 한옥 성당과 서양식 성당이 길을 두고 마주하는 형태다. 부강성당의 ‘구 한옥 성당’은 1934년에 지은 한옥 주택을 부강성당의 첫 주임신부가 매입해 1957년부터 1962년까지 본당으로 사용했다. 건너편에 있는 서양식 본당이 1962년 완공된 이후에도 한옥 성당을 허물지 않고 수녀원과 회합실로 사용하면서 동양과 서양 건축 양식이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이 만들어졌다. 하늘에서 본 부강성당. 서양식 본당은 십자가 형태이고 길 건너편에 구 한옥 성당이 자리해 있다.서양식 부강성당 본당은 종탑을 중앙이 아닌 모서리에 배치했고, 하늘에서 보면 건물이 십자가 모양을 하고 있어 다른 성당과 차별화된 특징을 보여준다. 이곳은 숨은 힐링 명소이기도 하다. 잘 가꿔진 정원과 마리아상 앞을 지날 때면 고요함에 절로 빠져들며 종교를 초월한 평화의 순간을 만날 수 있다. ◇ 긴 세월 품은 장소가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조치원 1927’에 있는 과거 공장 건물의 뼈대를 그대로 살린 휴식 공간세종시의 구도심 조치원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 ‘조치원 1927’은 치열하게 산 공장 노동자의 땀과 전쟁의 역사, 폐업의 아픔까지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이다.일제강점기 당시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내는 제사공장이던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엔 조치원여고 학생들을 위한 임시 교실로 사용됐다. 1960년대부터는 제지공장으로 40여 년간 지역 경제의 중심 역할을 했으나 2000년대 초반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방치됐다.조치원 1927은 과거의 흔적 위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려는 세종시의 의지와 노력을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리모델링을 했지만 건물 외관의 벽돌과 철골 구조는 최대한 원형을 살렸고, 야외의 테이블은 녹슨 구조물 위에 유리판을 올린 것이며, 거대한 상수도관 같은 시설도 없애지 않고 하나의 인테리어로 멋스럽게 남겨 놓았다.‘조치원 1927’의 카페 헤이다의 내부 모습콘크리트 건물 속에 녹색 정원의 감성을 불어넣은 내부 카페 ‘헤이다’에서도 과거에 대한 존중을 엿볼 수 있다. 신축 건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성적인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차 한 잔의 여유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조치원 문화정원’ 내부의 일제강점기 시절에 지어진 ‘조치원정수장’ 건물정부세종청사에서 20여 분 거리의 ‘조치원 문화정원’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에 준공된 정수장을 문화공간으로 바꾼 곳이다. 2013년까지 78년간 세종시 조치원에 물을 공급하던 이곳은 정수장으로서 기능을 다한 후 그저 오래된 건물로 남게 됐다. 2019년 문화재생사업을 통해 재개장한 조치원 문화정원은 현재 카페, 전시공간, 공원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지하 전시 공간인 ‘샘’은 과거 물을 저장하던 저수조로 쓰이던 곳으로 벽면에는 물에 잠겼던 흔적이 남아있다. 지금은 전시와 세미나, 교육 등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되며 과거와 현재를 예술의 힘으로 이어가고 있다.현재 카페로 개조 중인 ‘조치원정수장’ 내부 2층 전경이곳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물은 일제강점기 시절 지어진 ‘조치원 정수장’이다. 안으로 들어가 2층에 오르면 옛 정수 시설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유리 바닥과 함께 오래된 창틀, 여과기, 낡은 물탱크 등을 볼 수 있다. 현재 카페로 개조 중인데 낡은 시간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벗 삼아 커피와 디저트를 맛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식으로 지은 녹야원의 법당.대한불교 조계종 소속의 ‘녹야원’은 사찰이 도심을 벗어나 심신의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시설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곳이다. 처음 방문한 이들은 이곳이 사찰이라는 말을 들으면 놀라곤 한다. 일반적인 사찰과 달리 콘크리트를 활용한 현대적 건축 양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불교 사찰의 이미지와는 꽤 다르지만 세종시의 젊은 도시 이미지와 잘 어우러지는 모습이다. 녹야원은 템플스테이 전문 사찰로 유명하다. 현대식 사찰답게 최신식 샤워장과 화장실, 냉난방 장치를 갖춰 마치 세련된 펜션을 방문한 느낌마저 들 만큼 깔끔해 특히 초보자에게 알맞다. 참선과 명상, 108배, 스님과의 차담 등 기본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시기에 따라 요가, 숲 체험 등 다양한 활동도 열린다.녹야원의 템플스테이 체험 (세종시 제공)
- 기업심리지수, 정치 불확실성에 ‘꽁꽁’…4년만에 ‘최저’
-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이 이어지고, 수출 여건이 악화되면서 기업 심리가 곤두박질 쳤다. 특히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환율마저 급상승하면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미국의 신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적 강화와 중국의 경기 둔화 등은 향후에도 기업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사진=연합뉴스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7.1로 전월대비 5.0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0월 이후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이는 2020년 9월(83.0) 이후 최저점이며, 2023년 1월(-5.6포인트) 이래 최대 낙폭이다.CBSI는 업황, 자금 사정 등 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의 주요 지표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23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한은이 이달 1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3524개 법인(응답업체 3392개)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전산업 CBSI는 2022년 10월부터 2년 넘게 100을 밑돌고 있다.이번달 제조업 CBSI는 86.9로 전월보다 3.7포인트 하락했다. 업황 및 자금사정 등이 주요 하락요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타 제조업 △전기장비 △전자·영상·통신장비 △금속가공 등을 중심으로 악화됐다. 스포츠용품 등 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요기 감소했고, 이차전지, 케이블 등의 수출 둔화 및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자재 비용더 증가했다. 범용반도체 수요 부진 등에 따른 수출 감소 및 자동차, 건설 등 전방산업 수요도 부진했다.제조업의 경영애로사항으로는 내수부진과 불확실한 경제상황, 환율이 꼽혔다. 특히 불확실한 경제상황 비중은 전월에 비해 7.0%포인트 상승했다. 비제조업 CBSI는 전월 대비 5.0포인트 하락한 87.1를 기록했다. 채산성 및 자금사정이 주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도소매업 △여가관련 서비스업 등의 실적이 가장 부진했다. 생활용품 및 가전제품 등을 중심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됐으며, 겨울철 비수기 도래 및 소비심리 악화에 따른 골프장, 리조트 등 이용객이 감소했다. 화물운송을 중심으로 국내외 물동량도 감소세다.다음달 전산업 CBSI 전망은 82.4로 7.3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은 전월대비 3.7포인트 하락한 86.9로, 비제조업은 전월대비 10,0포인트 하락한 80.3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은 기타 제조업, 전기장비(자금사정 -11p, 생산-6p) 등을 중심으로 악화되고, 비제조업 전망은 도소매업 및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기업 소비심리가 정치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악화도 컸지만, 화학, 자동차 업종 기업 등은 환율이 급상승한 것도 애로사항이 컸다고 응답했다”면서 “미국의 신정부 출범에 따른 여러 가지 보호무역주의적 강화와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라서 수요 감소와 경쟁 심화는 앞으로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또한 황 팀장은 “연말·연초는 주로 비제조업에서 계절적인 요인을 작용하는데, 예술, 스포츠, 여가 관련 서비스 업종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으나, 무엇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모든 업종에서 소비 심리 악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 코트라 “내년 수출 전년비 2.6% 증가…반도체·선박 견인”
-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 무역투자연구센터는 내년도 수출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도 올해보다 2.6% 늘어 7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코트라는 27일 발간한 ‘2025 수출전망 및 지역별 시장여건’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코트라는 2025년을 글로벌 경제질서가 재편되면서 수출 경쟁이 심화하는 중에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찾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로 평가했다. 특히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등 고부가가치 산업과 선박, 바이오헬스, 전력 인프라, K-소비재 등 유망 품목이 우리 수출의 주요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보고서는 “권역별 해외 시장을 자세히 점검하고 세분화한 전략을 수립한다면 어려운 여건에도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엔 미국 신정부 출범과 함께 글로벌 교역에 큰 변화가 있겠지만, 동시에 생기는 기회를 포착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사진=연합뉴스)보고서는 내년도 수출 여건이 현지 수요 변화에 따라 지역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고부가가치 혁신제품의 수요 증가가 우리 수출을 견인하면서 반도체와 선박, 바이오헬스, 화장품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국 신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짚었다.중국은 내수 부진, 대미 수출 관세 상승 등 하방 리스크 요인과 함께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과 첨단산업 투자 확대로 인해 내년도 우리의 대중 수출이 스마트 제조·바이오헬스, 조선기자재 등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유럽은 내년도 경기가 소폭 개선되면서 수입 수요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구제척으로 우리 바이오헬스 기업의 유럽지역 납품과 위탁생산 확대로 인한 의약품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수행 중인 아세안과 인도는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며 디지털화 확산,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정책과 인프라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새로운 수출 기회가 생길 것으로 진단했다. 코트라는 이들 지역에서 우리 기업들이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아세안과 인도 지역에서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컴퓨터, 바이오헬스, 화장품의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이지형 코트라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내년 한국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지정학적 갈등 등 각종 위험 요인에 직면해 있지만,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며 “코트라는 비상한 각오로 새로운 해외 거래처를 발굴하고 수출 현장에서 우리 기업의 애로를 해소하는 ‘수출 디딤돌’ 역할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 글로벌 혁신 투톱 한국·스웨덴[공관에서 온 편지]
- [이형종 주스웨덴 대사] 우리는 스웨덴 하면 ‘복지국가’를 떠올린다. 실제로 스웨덴은 사회민주주의 기치 아래 국민의 삶을 국가가 세밀히 보살피는 복지국가다. 스웨덴의 복지제도는 개개인이 부담하는 높은 수준의 세금과 기여금으로 유지된다. 이에 더해 끊임없는 혁신을 통한 탄탄한 경제도 복지국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촘촘한 사회안전망은 국민을 나태하게 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발휘하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형종 주스웨덴대사[외교부 제공]인구 1000만 명의 작은 나라 스웨덴의 혁신 역량은 놀랍다. 2024년 글로벌 혁신지수 2위, 유럽 혁신 스코어보드 2위, 유니콘 스타트업 41개라는 성적을 자랑한다. 전국적으로 13개의 혁신센터와 30개의 사이언스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스포티파이(Spotify·음원 서비스), 스카이프(Skype·인터넷 전화), 클라르나(Klarna·전자상거래)의 성공이 창업 도전에 불을 지폈다. 스웨덴이 오늘날의 혁신 면모를 갖추게 된 요인으로는 개방경제에 따른 글로벌마인드, 사회적 안정, 정부의 지원 그리고 높은 연구개발 투자를 손꼽을 수 있다. 스웨덴은 오랜 혁신과 발명의 전통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우리가 널리 사용하고 있는 지퍼, 볼베어링, 블루투스, 스패너, 테트라팩, 3점 안전벨트, 섭씨(℃) 등이 스웨덴의 산물이다.스웨덴에서도 K팝을 필두로 우리 문화와 제품에 관심이 높다. 무엇보다 스웨덴은 경제교류와 연구개발의 파트너로서 우리를 매우 가치 있게 보고 있다. 우리나라와 스웨덴의 연간 무역액은 약 35억달러에 달한다. 우리의 대 스웨덴 최대 수출품은 자동차고 스웨덴의 한국에 대한 가장 중요한 수출품도 자동차다. 이는 서로가 고도화한 산업구조를 지닌 경쟁국인 동시에 교류와 협력 파트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한국과 스웨덴은 모두 수출 중심의 개방경제 시스템을 통해 발전해왔고 경쟁력 있는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두 나라는 과학기술 발전에 필요한 투자 여력이 높고 우수한 교육에 힘입어 고급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들어 양국의 공동 연구개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예컨대 한국의 연구소들과 스웨덴의 종합과학기술 연구소인 RISE는 전력 반도체 성능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건설과 관련해 양국 연구기관 간 협력도 예정돼 있다. 스웨덴이 혁신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정보통신기술, 생명과학, 의약품, 녹색기술도 유망한 분야다.세계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양국은 미래 경제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지난 5일 서울에서 개최된 한-스웨덴 전략산업 서밋에는 양국 기업인 1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략산업과 기술 경쟁력, 경제안보, 지속가능 모빌리티 등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고 업무협약도 4건 체결했다. 특히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인으로 평가받는 야콥 발렌베리 인베스터 AB 회장은 이번 서밋에서 양국이 친환경 기술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요즘 ‘스웨덴 캔디’가 우리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다. 알록달록한 색감, 쫄깃한 식감 그리고 새콤달콤한 맛을 장착한 스웨덴 캔디는 매력적이다. 반대로 K팝의 비트와 율동, 감성을 자극하는 한국 드라마, 매력적인 한국 화장품, 맛있는 한국 음식도 스웨덴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처럼 문화와 생활을 통해 양국 국민 간 교류의 저변이 다져지고 경제교류와 연구 협력이 확대된다면 머지않아 노벨문학상에 이어 노벨과학상을 받을 날도 올 것이다.
- [미식가의 세계⑭] 미슐랭 타이어와 떠난 미식여행…숨은 지역음식에 왕관 씌우다
- 퀴르농스키 (사진=Jpbrigand)[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 겸 음식문화평론가] 인류의 역사는 음식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우리의 밥상은 이미 과거의 밥상이 아니다. 조선 후기의 기록에 성인 남자는 7홉(약 420g)의 쌀로 한 끼 밥을 지어먹었다고 한다. 요즘 공깃밥의 두 배 규모다. 예부터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했지만 이젠 달라졌다. 최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집계가 시작된 196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요즘 사람들은 한 끼에 평균 밥 반 공기 정도로 버티고 있다. 반면 돼지, 소, 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은 지난해 기준 1인당 60.6㎏으로 쌀 소비량을 넘어섰다.우리 경제의 산업화는 외식 산업의 발달과 함께 식생활의 서구화를 가져왔다. 20년 전만 해도 식탁에서 볼 수 없었던 브로콜리, 셀러리, 파프리카가 등장하고 식당에선 부대찌개, LA갈비와 같은 정체가 모호한 음식들이 팔리고 있다. 인스턴트 식품과 배달 음식의 소비도 날로 늘어가고 있다.한 시대의 음식문화 발전에는 항상 그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이 존재한다. 그들은 새로운 식재료와 요리법을 개발하고, 그것을 즐기며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편리한 식기와 식탁예절을 도입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었다. 오늘날의 음식문화를 만든 이들이 누구이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고 했다. 이제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아볼 때다.◇미식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퀴르농스키(Curnonsky, 1872~1956년)는 미식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미식가이자 문필가, 저널리스트였고 프랑스를 미식국가로 일으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는 루아르강 하류 지역 앙제 출신으로 본명은 모리스 에드몽 사이양(Maurice Edmond Sailland)이다. 19세기 말 파리로 진출해 유령 작가로 활동하면서 많은 문인들을 사귀고 신문에 칼럼도 쓰게 된다. 퀴르농스키라는 필명도 그 시절 그를 아끼던 유머 작가 알퐁스 알레의 제안으로 갖게 됐다. 바야흐로 자동차 시대의 막이 올랐다. 미슐랭 타이어는 자동차의 활발한 보급과 함께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그 무렵의 어느 날 단골 바에서 친구들과 잡담을 나누던 퀴르농스키가 “프랑스 한림원에는 불멸의 인간이 40명 있는데, 펑크가 나지 않는 것은 미슐랭뿐”이라는 재담을 했다. 그 말을 전해 들은 미슐랭 사장이 엄청난 만족감을 표했다고 한다. 그 일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무렵 미슐랭은 회사의 마스코트 캐릭터를 만들고 있었는데 그 이름 ‘비벤덤’을 퀴르농스키가 작명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루머의 진위는 알 길이 없으나 그즈음 퀴르농스키가 미슐랭이 광고를 게재하던 ‘쇼패르’지에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사실이다. 그는 타이어에 관련된 광고성 기사를 재미있게 썼는데 글 말미에는 꼭 비벤덤이라고 서명했다. 그때부터 그는 자동차 예찬론자가 됐는데 어느 사진집에 기고한 글에는 “자동차를 낳음으로써 인간은 신을 뛰어넘었다”라는 찬사까지 나온다.1902년 퀴르농스키는 인도차이나 하노이에서 열린 박람회에 방문단 일원으로 참가한다. 그는 아시아에 1년 넘게 체류하면서 캄보디아, 인도, 필리핀, 중국 운남성 등을 여행했다. 그곳을 유람하면서 퀴르농스키는 아시아 음식에 대한 식견을 넓혔고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1912년에는 언론인 루이 포레가 설립한 미식가모임 ‘100인 클럽’에 참여한다. 클럽은 자동차여행을 한다는 전제 아래 지방의 맛있는 식당 발굴을 목적으로 결성됐다. 입회조건은 클럽의 공인미식가 한 명을 대동하고 자동차로 4만 ㎞ 이상을 달리며 지역의 식당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안내서는 주류신문 ‘르 마탱’에 실렸다. 언론을 통한 음식비평의 효시였다.지방의 요리사를 찾아내는 임무는 주로 퀴르농스키에게 맡겨졌다. 그 무렵 퀴르농스키는 ‘위대한 지역요리의 부활’과 ‘관광과 미식의 신성동맹’을 주창했다. 그는 또 가스트로노미(미식)와 유목민이라는 뜻의 노마드를 합쳐 ‘가스트로노마드’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요즘 감각으로는 ‘방랑식객’이라고나 할까. 퀴르농스키는 자신이야말로 누구보다도 열성적이고 단호한 가스트로노마드라고 했는데, 그는 매년 3~4개월씩 파리를 떠나 지방의 음식을 찾아다녔다.미슐랭 가이드 소개 삽화 (사진=미슐랭 홈페이지)◇미식의 나라 프랑스1921년 그는 소설가 마르셀 루프와 함께 ‘미식의 나라 프랑스’ 시리즈를 집필하기 시작한다. 이 책은 3개월에 1권씩 발행됐는데 ‘프랑스의 뛰어난 요리와 쾌적한 숙소 안내’라는 부제처럼 주로 자동차를 이용하는 여행자를 위한 안내 책자였다. 책은 120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매호 한 지역의 명물 요리와 추천 레스토랑, 숙소를 그림을 곁들여 소개했다. 이 책을 쓰기 위해 퀴르농스키는 루프와 함께 프랑스 전역을 자동차로 돌며 정보를 찾아 순례했다. 둘 다 운전을 할 줄 몰라 전용 기사를 고용해야 하는 형편이었다.미슐랭 가이드 소개 삽화 (사진=미슐랭 홈페이지)이 시리즈는 7년에 걸쳐 28편까지 나왔는데 이 책의 발행으로 퀴르농스키는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된다. 1900년 타이어회사의 홍보책자로 발간되기 시작한 미슐랭 가이드가 1920년 유료판매로 전환했고, 레스토랑을 별의 숫자로 등급 매기는 관행은 1926년 시작됐다. 훗날 퀴르농스키의 전기를 쓴 시몽 아르벨로는 그가 초기의 미슐랭 가이드 편찬에 관여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어쨌거나 미슐랭에 의해 유행하기 시작한 자동차 미식여행의 진정한 창시자는 퀴르농스키라 할 수 있다. 그는 수많은 독자들로 하여금 지역요리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다.1927년경 파리에서 여러 방면의 1인자를 뽑는 풍조에 편승해 미식계에서도 최고봉을 선발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처음에는 전문가들이 모여 호선으로 정하려 했으나 저널리스트와 문인은 물론 아마추어들까지 참여를 희망하면서 일이 커졌다. 결국 일간지 ‘파리 수아르’에 공고를 내서 투표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퀴르농스키가 ‘미식계의 추기경’으로 불리던 2위 모리스 데 종비오를 곱절에 가까운 표차로 누르고 ‘미식의 황태자’로 등극한다. 다음 해에 퀴르농스키는 프랑스 한림원을 본뜬 ‘미식가 한림원’의 창설을 주도하고 초대 회장에 오른다. ‘미식가 한림원’은 가스트로노미가 다른 학문과 동등한 사회적 지위를 얻는 것을 목표로 프랑스 한림원과 같은 규모인 회원 40명을 시인, 소설가 철학자, 외교관 등 각계각층 인사로 구성했다. ‘미식가 한림원’은 1981년까지 존속했다.◇프랑스 가스트로노미의 보물창고퀴르농스키는 1933년 민속학과 음식에 해박한 오스탱 드 크로즈와 지방요리를 한 권으로 묶어 소개한 책 ‘프랑스 가스트로노미의 보물창고’를 간행했다. 책의 서문에 그는 “우리는 프랑스의 풍부한 가스트로노미를 망라한 자산목록을 만들어내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모든 프랑스인이 그것을 잘 알고 활용할 의무가 있다. 소중하게 지키고 널리 외국에 알릴 의무가 있다…지금이야말로 프랑스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얼마나 다채로운 관광의 즐거움이 있는지, 다른 어떤 곳보다 맛있는 요리와 술이 있는 나라인지를 알려야만 할 때이다”라고 했다. 이 얼마나 의미심장하고 애국적인 발언인가.퀴르농스키는 프랑스 요리를 호화로운 오트 퀴진, 소박한 부르주아 요리, 현지에 가야 맛볼 수 있는 지역 요리, 단순하게 만드는 즉석요리 등 4가지로 분류했다. 그는 지역 요리를 각 지방에만 존재하는 요리라고 부연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 시대에 발맞춰 파리 미식에 대항하는 지방 음식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많은 애를 썼다. 리옹을 ‘세계 미식의 수도’로 선포하기도 했고, 지방의 레스토랑들이 파리의 최고급 식당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며 격찬도 했다. 또한 앙드레 픽이나 유지니 브라지에 같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요리사를 당대 최고의 에스코피에와 맞먹는 요리사로 꼽기도 했다. 그는 또 부르고뉴의 대표 음식 코코뱅 블랑과, 상트르 지방의 디저트 타르트 타탱이 전국적인 명성을 얻는 데에도 큰 조력을 했다. 퀴르농스키는 1947년 ‘프랑스 요리와 와인’이라는 잡지를 창간했고, 그 후에도 꾸준히 미식과 관련된 저술 작업을 계속해 무려 65권의 책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칼럼을 집필했다. 그는 파리와 지방 간의 균형발전을 위해 미식과 여행을 연결한 관광마케팅을 제창하여 음식을 나라 전체를 대표하는 문화로 격상시켰다. 그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한 미식 탐구를 넘어 세계 최고의 ‘가스트로노미 국가’를 지향한다. 이는 아르준 아파두라이 같은 인류학자가 주장하는 ‘미식정치학’의 영역으로 국가에 대한 대단한 헌신이 아닐 수 없다.1952년 그가 80세 생일을 맞이했다. 80개의 레스토랑은 그가 평소 즐겨 앉았던 자리에 “이 좌석은 미식가들의 황태자이자, 프랑스 요리의 수호자였던 명예 고객, 모리스 에드몽 사이양 퀴르농스키의 자리입니다”라고 새긴 동판을 걸어 축하했다.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