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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츠로시스, 뷰티브랜드 '미즈온' 아태 6개국과 총판 계약 체결
-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최근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기업 피에프디(PFD) 지분 18.90%를 인수하며 화장품 시장 진출을 선언한 비츠로시스(054220)가 ‘K-뷰티’ 브랜드 해외 유통에 직접 나선다고 18일 밝혔다.비츠로시스가 아시아태평양 6개국 총판 유통 계약을 체결한 K-뷰티 브랜드 ‘미즈온’의 주요 제품. [비츠로시스 제공]이날 비츠로시스에 따르면 피에프디와 K-뷰티 브랜드 ‘미즈온’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폴, 베트남, 태국,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6개국 총판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미즈온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로, 전 세계 7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아마존과 월마트, 쇼피, 아이허브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및 2600여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했다. 대표 제품으로 주름 기능성 제품인 ‘스네일 리페어 인텐시브 골드 아이 겔 패치’가 있으며, 해당 제품은 아마존 아이마스크 부문 누적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최근에는 신제품 라인 확대를 통해 외형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피부 안팎 동시 케어 멀티 기능성 제품 ‘인아웃 선세커 라인’, 보습·탄력 기능성 제품 ‘히알루겐 기초 라인’, 먹는 콜라겐 이너뷰티 제품 ‘이너스빗 콜라겐 3300’ 등의 신제품이 올해 출시됐다. 한편 피에프디는 2015년에 설립된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기업으로 미즈온 외에 빌라쥬11팩토리, ‘스떼블랑, 쁘띠누베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에 2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미국 및 유럽 시장을 기반으로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미국 및 유럽 매출은 전체 매출의 70%를 상회한다.비츠로시스 관계자는 “미즈온은 미국와 유럽 등 뷰티 선진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브랜드로, 아마존 등 해외 쇼핑몰에서 오랜 기간 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K-뷰티 인기가 뜨거운 동남아 화장품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해 시장 확대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 시스코 "한국 IT역사 30년 동행…AI 시대도 함께 열 것"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시스코코리아의 30년 역사는 대한민국의 정보통신(IT)의 역사와 맞닿아 있습니다. 한국의 인터넷·모바일·사물인터넷(IoT) 확산에 시스코 네트워크 기술이 한 축을 담당했고, 이제는 인공지능(AI)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최지희 시스코코리아 대표는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시스코코리아 사옥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지사 설립 30주에 대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시스코는 네트워크 장비를 처음 만든 회사다. 서로 다른 건물에서도 통신할 방법을 연구하던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 연구자들이 1984년 설립했다. 한국 지사는 본사 설립 10년 만인 1994년에 문을 열었다.최 대표는 “시스코코리아는 90년대에는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라우터 스위치 등의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며, 대한민국의 IT 산업 성장과 인터넷 기반 서비스 확산에 기여했으며, 2000년대에는 광대역 네트워크 인프라를 보급하며 인터넷 속도전의 시대를 열었다”고 강조했다. 또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선 LTE에 이어 5G 전국망을 깔고 또 기지국을 연결하는 백본 사업을 통신사들과 함께 했고, 네트워크 기술 측면에서 데이터센터가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로 전환하는 것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시스코 기술을 도입해 혁신한 대표 사례로 SK하이닉스(000660)를 들었다. SK하이닉스는 시스코 SDN을 도입해 반도체 팹의 잦은 구조 변경에 더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고도화된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통합했고, 비용은 기존 대비 최소 30% 이상 절감했다.시스코는 AI 시대에 맞춰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에 AI를 결합하고, AI 데이터센터 등 새롭게 부상한 사업 기회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종래 시스코코리아 솔루션 엔지니어링 총괄 부사장은 “시스코의 기술 방향은 AI 시대에 조직과 인프라를 어떻게 잘 연결하고 보호해서 고객이 목표하는 바를 이루게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AI 기반의 시스코 솔루션은 시스코의 거의 모든 제품 포트폴리오에 내재해 있다”고 강조했다. 시스코는 방화벽 및 보안 엑세스 정책을 지원하는 ‘시스코 AI 어시스턴트’, 회의 내용을 요약 정리해 주는 ‘시스코 AI 에시스턴트 포 웹엑스’, 차세대 보안 아키텍처 ‘하이퍼쉴드’ 등을 보유하고 있다.최 대표는 “지난 7월 마감한 2024회계연도부터 네트워킹, 보안, 협업, 가시성 등 4가지 분야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AI 시대에 걸맞은 통합적 전략과 혁신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코는 2024년회계연도에 매출 538억 달러(약 77조원)을 기록했는데, 네트워킹 관련 매출이 54%였고 나머지는 서비스, 보안, 협업, 가시성 등 신사업의 비중이 고르게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보안 사업은 2020년회계연도 전체 매출의 6%였던 것이 9%까지 성장했다.최 대표는 “시스코코리아는 인수한 스플렁크와의 통합이 마무리됨에 따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보안, 가시성 분야 등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며 “국가 디지털 전환 지원 프로그램 ‘CDA’와 네트워킹 아카데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한국의 디지털 전환에 기여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IT 및 보안 인재 양성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트럼프, 취임 첫날 최소 25개 행정명령"…이민·관세 싹 고친다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 취임 첫날부터 이민부터 관세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 약 25건 이상의 행정명령을 발표해 정국 주도권을 장악할 전망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라라고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2기 행정명령 계획과 관련해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 최소 25개의 행정명령을 발표할 계획이며, 이후 며칠 사이 또는 몇 주 이내에 더 많은 행정명령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행정명령은 미국 대통령이 법률 제정 없이도 연방 정부의 정책을 시행하거나 기존 법률의 적용 방식을 명확히 지시할 수 있는 강력한 행정 도구다. 통상 취임 첫날 내리는 행정명령은 새 정부가 국민과 세계에 변화와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중요한 정치적 행위다.일례로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임기 시작 첫날 파리 기후협정 탈퇴 절차를 시작하며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조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행정명령으로 파리 기후협정 복귀와 이민 제한 정책 철회를 발표했다.트럼프 집권 2기에선 첫날 행정명령과 관련해 현재까지 알려진 주요 계획은 이민, 에너지, 관세, 사면 분야가 대표적이다.우선 트럼프 당선인은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이민과 관련한 여러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다. 불법 이민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범죄 기록이 없는 사람도 체포할 수 있는 연방 이민국의 권한 확대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병력 추가 배치 및 국경 장벽 건설 재개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군 자금 사용 가능 등이 예상된다.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이자 고문으로 활동한 제이슨 밀러는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불법 체류자라면 입국 항구를 통해 들어오지 못하게 할 것이며, 불법으로 입국 항구에 들어오려고 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시 즉각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행정명령(그래픽=김정훈 기자)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지우기’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새로운 행정조치 시행으로 불법 체류자도 일정 기간 취업 허가와 법적 지위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임시 체류 신분’(PIP·Parole In Place)을 종료할 계획이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불법 체류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폐지할 행정명령도 준비 중이다. 그는 최근 NBC와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제도”라며 비판했다. 다만 “미국에서 출생하거나 귀화한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미국 헌법 14조 수정헌법의 시민권 보장과 충돌해 법적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에너지 분야에서도 광범위한 변화를 추구할 계획이다.우선 미국의 파리 기후협정 재탈퇴가 유력하다. 트럼프 인수위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며칠 내에 첫 임기 때처럼 파리 기후협정에서 탈퇴할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어 로이터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 규제와 관련해선 △전기차와 충전소에 대한 지원 중단 △중국산 차량, 부품, 배터리 재료 수입 차단 조치 강화 △글로벌 배터리 소재에 관세 부과 후 동맹국들과 개별 면제 협상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뉴욕 경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사진 앞에 서 있다.(사진=로이터)또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 규제 철폐를 위해 △발전소 배출 규제 완화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중단 해제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의 독자적인 배출 규제 완화 등이 예상된다.다음으로 대선 유세 기간은 물론 당선 후에도 공언했던 ‘관세 인상’ 위협을 실행에 옮길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관세’ 부과를 약속했다. 당선 후엔 주변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엔 25% 관세를, 중국엔 추가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러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상은 미국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반대론자들은 비용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이밖에 1·6 의사당 폭동과 관련한 사면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지자들이 일으킨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 사건과 관련된 일부 인사들에 대한 사면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취임 첫날 조처를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 ‘충청광역연합’ 출범에 대구·경북 통합도 탄력 받나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대전과 세종, 충북, 충남 등 충청권 4개 시도로 구성된 특별지방자치단체인 ‘충청광역연합’이 18일 출범한다. 2022년 관련 제도가 시행된 이후 특별지자체가 출범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다른 지역에서의 특별지자체 출범은 물론, 탄핵정국으로 인해 답보상태에 빠진 대구·경북 통합 등 행정체제 개편도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특별지자체는 2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특정한 목적을 위해 광역 사무를 처리할 필요가 있을 때 설치하는 지자체다. 2022년 1월 특별지자체의 구체적인 설치 및 운영 근거를 담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법률이 시행되면서 제도 활용이 가능해졌다.특별지자체는 별도의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구성해 규약으로 정하는 사무 범위 내에서 인사·조직권, 조례·규칙제정권 등의 자치권을 가진다. 기존의 행정협의회나 자치단체조합과 달리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나채목 행안부 자치분권지원과장은 “광역권을 하나로 묶어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수단이 2개가 있는데, 하나는 대구·경북처럼 시도 통합이고, 이번 충청광역연합처럼 특별지자체가 있다”며 “이는 각 시도에서 기능 및 사무들을 떼어내서 일종의 공동합자회사를 만드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즉, 대구·경북 통합은 인수합병(M&A) 개념이고, 특별지자체는 조인트벤처라는 얘기다. 충청광역연합은 충청권 4개 시도가 수도권에 버금가는 단일 경제·생활권을 형성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한 뒤 첫 번째 특별지자체로 출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충청광역연합의 조직은 사무처 41명과 의회 사무처 19명 등 2개 사무처 60명으로 구성된다. 연합을 구성한 지자체 4곳의 공무원들이 사무처로 파견돼 근무한다. 초광역 도로·철도·교통망 구축, 초광역 산업(바이오·모빌리티·코스메틱 등) 육성 등 자치단체 이관사무 20개와 국가 위임사무인 광역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축·운영(국토교통부) 등 단일 시도만으로 대응이 어려운 광역사무를 수행하게 된다.충청광역연합은 지역 내 총생산 290조원 규모의 충청권을 광역 생활경제권으로 묶어 시도 경계를 넘어서는 초광역 교통망을 조성하고, 각각의 산업기반을 공동 활용해 권역 전체의 산업역량을 확보하는 등 권역 차원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행안부는 기대했다.행안부 앞으로도 충청광역연합처럼 특별지자체 출범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시군구간 논의가 진행중인 곳은 있다. 대표적인 곳이 새만금 권역이다. 이 지역은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이 한 광역권으로 묶여 있다. 나 과장은 “새만금을 관리하는 특별지자체를 만들어보자는 공감대는 형성돼 기획을 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화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특별지자체는 하나의 틀이고 거기에 어떤 기능을 넣어서 운영할지 등은 해당 지자체에서 만들 수 있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재 시도 간 특별지자체 협의가 이뤄지는 곳은 없다. 부산·울산·경남이 ‘메가시티’를 내세우며 규약까지 만들었지만 올스톱된 상황이고, 광주·전남에서도 얘기는 나왔으나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지역소멸을 막기 위한 시도 간 또는 시군구 간 통합, 특별지자체 출범 논의는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 분위기에 편승해 잠시 주춤한 대구·경북 통합 등 행정 체제 개편 논의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나 과장은 “특별지자체 출범이 행정통합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것은 없지만, 특별지자체가 출범해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서 효능감이 느껴지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며 “대전·충남 등 일부 지역에서 지역소멸을 막고 반전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자 하는 요구들이 있기 때문에 행정통합도 계속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현재 대구·경북 외 행정통합을 논의중인 곳은 대전·충남, 부산·경남이 있다. 한편 충청광역연합 출범식은 18일 오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 녹십자 ‘알리글로’+‘헌터라제’ 양날개 펴고 매출 급성장 예고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GC녹십자가 면역글로불린 제품 ‘알리글로’와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를 내세워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실적 역성장했던 녹십자, 올해부턴 반등할까?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십자(006280)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2021년 1조5378억원→2022년 1조7113억원으로 늘어났지만 2023년에는 1조6266억원으로 역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37억원→813억원→3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7.7% 급감하면서 영업이익률은 4.8%에서 2.1%로 뚝 떨어졌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고수익 제품인 헌터증후근 치료제 ‘헌터라제’의 수출이 꺾이고 독감 백신의 내수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독감 백신 ‘지씨플루’는 경쟁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스카이셀플루’ 공급을 재개하면서 국내 시장점유율은 줄어들었다. 혈액제제 원료인 혈장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율 상승, 연구개발(R&D) 투자 증가도 수익성을 떨어트린 요인이었다.녹십자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2390원, 영업이익은 422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3.4%로 지난해(2.1%)보다 1.3%p 개선됐다. 증권가에선 녹십자가 올해 매출 1조7055억원, 영업이익 559억원을 각각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에는 매출 1조8904억원, 2026년 매출은 2조816억원으로 매출 2조원대에 접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이면 구조적 턴어라운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 것은 그 만큼 알리글로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헌터라제의 수출 정상화와 신규 백신 출시도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알리글로, 美 시장 공략 본격화녹십자는 지난 7월부터 혈액제제 알리글로를 미국 자회사(GC Biopharma USA)를 통해 출시했다. 올해 3분기 미국법인의 알리글로 매출은 300억원을 기록하며, 출시 첫 해 목표치 5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청 수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향 혈액제제는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누적 4700만달러(약 672억원)로 집계됐다.알리글로 제품 패키지(IGIV 10%) (사진=GC녹십자)녹십자는 2028년까지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3%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허가범위 외 사용(Off-label) 처방 확대로 공급 부족에 처해있다. 오프라벨 처방에도 보험 급여가 가능하고, 브랜드가 아닌 성분 처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후발업체들이 유리한 형국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후발 주자인 ADMA 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3분기 1억1980만달러(한화 약 284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며 “녹십자 역시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에서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최근 녹십자는 미국 내 혈액원도 인수해 원료 확보의 안정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 혈액제제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녹십자는 지난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혈액원 운영 업체 ABO홀딩스 지분 전량을 138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ABO홀딩스는 미국 뉴저지와 유타, 캘리포니아 등에서 6곳의 혈액원을 운영 중이다. 텍사스주에서도 혈액원 2곳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녹십자의 알리글로 원가가 개선, 수익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원가 개선 효과는 총 8곳의 혈액원이 온전히 알리글로 생산에 집중하는 2026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녹십자는 2033년까지 알리글로 매출을 1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현지 파트너사 없이 직접 판매 중이기 때문에 판매망 구축이 완료되면 이익률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혈액원 인수가 완료되면 증권가의 알리글로 예상 매출치도 일제히 상향될 전망이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알리글로의 미국 수요는 예상보다 폭발적이나 이에 걸맞는 혈액원 확보가 준비돼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해 2025년 알리글로 연매출을 보수적으로 1548억원으로 추정했다”며 “혈액원 인수가 완료될 경우 알리글로의 2025년 연매출을 즉시 상향할 수 있다”고 전했다. ◇헌터라제와 신규 백신으로 수익성 ↑녹십자의 고마진 제품인 헌터라제도 점차 수출이 정상화되는 모양새다. 헌터라제는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헌터증후군 치료제로 약값이 비싸기 때문에 실적 기여도가 높은 고수익 제품이다.헌터라제 수출액은 2021년 322억원, 2022년 500억원으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288억원으로 급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집트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이다. 올해 3분기 헌터라제 매출은 153억원을 기록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최근 러시아 연방보건부로부터 뇌실 내 투여 방식의 중증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ICV’의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새로운 무기도 장착했다.헌터라제 ICV는 머리에 삽입한 디바이스를 이용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으로, 중추신경 증상을 개선시키는 전 세계 유일한 방식의 치료법이다. 녹십자는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았던 중증형 헌터증후군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남자 어린이 10만~15만명 당 1명 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의 전 세계 환자 중 중증 환자 비율은 약 70%에 달한다.신규 백신도 녹십자에 새로운 수익원이 될지 기대된다. 녹십자가 정부와 공동 개발한 탄저 백신 ‘GC1109’은 연내, BCG 백신 ‘GC3107A’은 내년 초 허가가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신규 백신 출시에 따른 매출은 약 300억원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신규 백신들은 수입에 의존해왔던 품목들이기 때문에 백신 주권 확보와 국가 공중보건 안보 증진을 위해 정부 수요가 탄탄할 것으로 예측된다. 녹십자는 GC1109 품목허가를 획득하면 바로 생산 가능하도록 준비해둔 상태다. GC3107A은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돼 있는 피내용 BCG 백신이다. 단 정부가 어느 정도 값을 지불할지에 따라 수익성이 결정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지 않을 수도 있다.녹십자 관계자는 “탄저 백신과 BCG 백신은 국책과제로 추진해온 것”이라며 “수익성보다는 공익성 차원에서 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 제2의 도약 노리는 삼성메디슨, 비장의 카드는?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의료기기전문기업 삼성메디슨이 제2의 도약을 노린다. 삼성메디슨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삼성메디슨의 주요 사업 영역인 의료기기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2010년에 낙점한 5개 신수종사업(의료기기·태양광·자동차용 배터리·발광다이오드(LED)·제약 및 바이오)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은 최근 의료기기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삼성메디슨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가전·정보기기 시장이 수요 둔화로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기능을 의료기기에 적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특히 삼성메디슨은 인공지능 의료기기를 앞세워 글로벌 최대 헬스케어시장인 미국을 적극 공략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지난해 매출·영업익 모두 사상 최대…올해 경신 유력10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4322억원, 영업이익 69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9.2% 증가했다. 특히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이 4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7% 감소했다. 삼성메디슨은 지난해 매출 5174억원, 영업이익 864억원을 나타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삼성메디슨은 2011년 삼성전자(005930)에 인수된 뒤 세 차례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삼성메디슨은 초음파 의료기기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전개해 재기에 성공했다. 삼성메디슨은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첨병으로 인공지능이 꼽힌다. 삼성메디슨은 주력 제품인 초음파기기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경쟁 글로벌 기업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삼성메디슨은 프리미엄 제품 출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메디슨은 전략의 일환으로 최근 최고급 프리미엄 신제품 헤라(HERA) 제트(Z) 20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헤라 제트20은 여성과 태아의 건강 증진을 목표로 출시된 산부인과용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기로 라이브 뷰어시스트(Live ViewAssist™)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진단 보조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라이브 뷰어시스트는 태아를 스캔하는 동안 나타나는 초음파 영상 중 필요한 단면을 자동으로 추출해 전체 임신 주기에 필요한 항목별 측정 결과값을 제공한다.이지볼륨(EzVolume™)도 초음파기기에 처음으로 탑재된 인공지능 기술 기반 진단 보조 기능으로 3차원(3D) 초음파 이미지의 태반, 자궁, 양수, 태아의 얼굴 및 몸통 등의 구조물을 자동으로 분할해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원하는 구조를 볼 수 있다. 특히 이지볼륨은 사용자가 구조물 별 색상, 투명도를 조정할 수 있어 더 직관적인 3차원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 삼성메디슨은 또한 사용자 편의성에 초점을 맞춰 헤라 제트20을 기획했다. 헤라 제트20을 통해 첫 공개된 기능인 마이 헤라(My HERA™)는 사용자 유형 및 선호에 따른 제품 설정값을 개인에게 맞춤화된 시스템으로 구축해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아울러 헤라 제트20은 초음파 신호 손실을 최소화해 어려운 사례 진단 시 더욱 높은 영상 품질을 보여준다.앞서 삼성메디슨은 지난해 8월 프리미엄 제품 V8에 성인 심장 자동측정 기능을 추가로 장착하는 등 제품을 업그레이드했다. V8의 V는 다용도와 다목적을 의미하는 버서타일(Versatile)의 약자를 뜻한다. 삼성메디슨의 V시리즈 제품들은 산부인과를 비롯, 영상의학과, 정형외과, 심장내과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두루 사용할 수 있도록 복합적인 기능을 갖췄다. V8은 영상의학과용으로 초음파 횡파 탄성을 이용해 간경화나 종양 등을 진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에스 쉬어웨이브 이미징(S-Shearwave Imaging™)과 에스 퓨전(S-Fusion™)을 탑재했다. 이 기능을 통해 실시간 초음파 영상과 컴퓨터단층촬영(CT)ㆍ자기공명영상법(MRI) 영상 데이터를 정합, 병변의 위치를 파악해 진단 효율을 높이고 진단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프랑스 AI스타트업 인수에 전담 조직 신설까지삼성메디슨은 최근 인수를 완료한 프랑스 초음파 인공지능 의료기기 스타트업 소니오와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삼성메디슨은 한해 영업이익보다 많은 금액인 1265억원에 소니오 지분 100%를 사들였다. 이번 거래는 삼성메디슨이 2011년 삼성전자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첫 인수합병(M&A)이기도 하다. 2020년에 설립된 소니오는 산부인과 초음파용 진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왔다. 인공지능 진단 보조 기능 디텍트는 태아 상태 측정용 진단 단면을 자동 인식해 화면의 품질과 적정 여부를 평가한다. 소니오는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디텍트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 향상된 성능의 신규 버전은 지난 4월 추가로 미국 식품의약국의 판매 승인을 받은 뒤 미국 대형병원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디텍트가 판매될 경우 삼성메디슨의 실적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소니오의 인공지능 진단 리포팅 솔루션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되는 만큼 고객의 초기 투자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유지보수가 쉽다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특히 소니오는 미국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미국 시장 공략에 선봉 역할을 하게 된다. 삼성메디슨은 미국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기 시장에서 점유율 2위(약 9%)로 1위인 제너럴일렉트릭(GE)과 큰 격차가 벌어져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복안이 소니오인 셈이다. 삼성메디슨은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89%에 달하는 만큼 수출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의사와 초음파 임상 어플리케이터(소노그래퍼)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디텍트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삼성메디슨이 소니오를 인수한 것도 미국 산부인과 초음파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메디슨은 인공지능 관련 전담조직도 신설했다. 삼성메디슨은 지난 5월 유규태 대표를 선임한 뒤 첫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삼성메디슨은 연구개발 (R&D) 조직 개발팀 산하에 인공지능 전담 조직인 인공지능&인포매틱스 그룹을 만들었다. 그룹 총괄에는 필립스 출신 인공지능 전문가 비제이 샴다사니 상무를 영입했다. 그룹 산하에는 영상의학과, 산부인과, 심장내과 등 5개 랩을 신설해 분과별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강화한다. 삼성메디슨은 소니오를 통해 외부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는 동시에 조직 신설을 통해 인공지능 내재화까지 꾀하는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인공지능 의료시장 규모는 2021년 110억달러(약 16조원)에서 2030년 1880억달러(약 269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앞으로 분과별 특화 인공지능 진단 보조 기능 개발을 통해 현재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는 영상의학과와 산부인과는 물론 의료 전 분과에서 경쟁력을 높여가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 프랑스 하드테크 투자 강자 HCVC가 韓 진출 선언한 이유는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하드테크만큼 정직한 것이 또 있을까요?”프랑스의 하드테크 투자 강자로 통하는 벤처캐피털(VC) HCVC의 제리 양 투자 파트너에게 왜 하드테크냐고 묻자 돌아온 답이다. 하드테크란 하드웨어와 관련된 기술로, 고급 엔지니어링과 과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기존 제품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며 우주항공과 자동차, 헬스케어, 에너지, 반도체 등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개발에 오랜 시간과 높은 비용이 들어 소프트웨어 투자보다는 단기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이러한 산업적 특성에도 초기 단계의 하드테크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곳, 바로 HCVC다. 이데일리는 유럽을 넘어 아시아 진출을 추진 중인 HCVC의 제리 양 투자 파트너를 만나 투자철학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프랑스 HCVC의 제리 양 투자 파트너.(사진=HCVC 제공)◇ “거품 없는 하드테크…언제나 정직하다”지난 2015년 설립된 HCVC는 현재 프랑스 파리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두고 유럽과 미국, 아시아에 걸쳐 광범위한 투자 활동을 하고 있다. HCVC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기술에 집중하다보니 포트폴리오 내에 항공우주와 로봇공학, 기후기술, 반도체 기술, 에너지 기술,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주로 들어 있다. HCVC가 운용하는 펀드는 총 두 개로, 규모는 각각 1억 달러(약 1500억원) 안팎이다. 조 단위 펀드를 결성하는 일부 투자사들과 규모는 비교되지만, 투자 성과만큼은 이들 못지 않다. 지난 2018년부터 투자를 집행해온 HCVC는 현재까지 7개의 유니콘 스타트업을 탄생시켰다. 특히 첫 번째 펀드로 4.5배의 수익률을 내면서 글로벌 출자자(LP)들로부터 크게 주목받았다. 하드테크 초기투자는 통상 연구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입하기 때문에, 엑시트(자금 회수)까지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는데다 들어가는 투자금도 어마어마하기 마련하다. 그런 상황에서 HCVC는 될성부른 스타트업을 확실히 가려내 실질적 기업가치를 효율적으로 끌어올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럽투자기금(EIF)과 대만 폭스콘, 소프트뱅크 아시아 등 탄탄한 글로벌 기관투자자(LP)들을 출자자로 둔 배경이다. 반도체 업계에 오랜 기간 몸을 담았던 엔지니어 출신 벤처캐피털리스트인 제리 양 파트너는 하드테크 투자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하드테크는 정직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하드테크 분야는 연구 단계에서 자금을 투입할 경우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기술과 제품으로 승부를 보는 분야이기 때문에 거품이 끼기 어렵다는 점은 투자사 입장에서 큰 매력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딥테크와 하드테크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똘똘한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기만 하면 투자 성과도 정직하게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가설만 존재하고, 제품은 아직인 초기 스타트업에 큰돈을 투자하기는 어려운 법. 투자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양 파트너는 ‘창업자’를 꼽았다. 그는 “기술이 훌륭하더라도 창업자가 뛰어나지 않으면 절대로 투자하지 않는다”며 “창업자가 팀을 이끌 수 있는지,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지, 투자금을 확보할 능력이 있는지를 특히 중요하게 본다. 투자를 받더라도 ‘몇 년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보다는 닥칠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묵묵히 제품 개발에 힘쓰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재·기술력 다 갖춘 韓…투자·파트너십 확대할 것”HCVC가 투자한 기업 대부분은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에 기반을 둔 회사들로, 모두가 글로벌 공략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AI 기반의 무인 결제 솔루션 기업인 캐스퍼AI와 컴퓨터비전 기반의 농업 자동화 시스템 개발사 어그멘타, 스마트 홈 에너지 패널 개발사 스팬 등이 있다. 이들 중 캐스퍼AI는 미국 온라인 식료품 배달 서비스사인 인스타카트에 인수됐고, 어그멘타는 농업·건설·기계 분야의 글로벌 기업인 CNH인더스트리얼에 인수됐다. HCVC는 투자 측면에서 한국과도 인연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스위스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한국인이 창업한 스타트업 카이랄 나노에 투자를 집행했다. 이 기업은 퀀텀 컴퓨팅과 반도체, 첨단 전자공학 분야에 활용되는 첨단 나노소재 조립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제리 양 파트너는 “한국을 뿌리로 둔 스타트업들 중 기술력과 창업자가 모두 뛰어난 곳이 많다”며 “아직 투자결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카이스트를 비롯한 한국 대학교 연구실에서 탄생한 스타트업과 투자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하드테크는 글로벌 시장 공략이 필수적인데 대부분이 국내 시장만을 목표하고 있다는 점은 많이 아쉽다”며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국내만을 목표로 한다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에 어려울 것이고, 글로벌 확장을 지원하는 HCVC도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현재 세번째 펀드를 조성 중인 HCVC는 앞으로 한국 기업을 비롯한 잠재적 LP와의 파트너십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제리 양 파트너는 “한국 기업들은 산하에 CVC를 설립해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기술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으로 안다”며 “HCVC와 결이 맞는 한국의 LP와 함께 협업해 보다 많은 한국 스타트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OX40L 항체신약' 아이엠바이오로직스, 하경식 대표 “빠르면 내년 상장”
-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2025년 상반기 중 기술성 평가 통과 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 2025년 말 또는 늦어도 2026년 1분기에 상장할 계획이다.” 하경식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0일 마포구 호텔나루 서울 엠겔러리에서 열린 ‘2024년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우수과제 발표회’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하경식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이데일리 임정요 기자)이 날 KDDF가 선정한 우수과제 기업 6곳 중 하나로 선정된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글로벌 기술이전을 연달아 2건 성사시킨 항체신약 바이오텍으로 주목받는다.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IMB-101’은 아직 임상 1상 단계로 인체 개념증명(PoC)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도 올 6월 미국 네비게이터메디신(Navigator Medicine)에 1조 3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을 이뤘다. 이 계약으로 280억원의 반환의무가 없는 선급금을 수령했다. 이후 2개월 만인 올 8월 중국 화동제약과 430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110억원의 선급금을 확보했다.하 대표는 “IMB-101은 ‘OX40L’(옥스포티라이간드)와 ‘TNF-a’(티엔에프알파)를 타깃해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후천성 적응면역을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항체로, 류마티즘관절염 대상 임상 1A상을 완료했고 안전성과 약동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향후 인체 PoC 데이터를 확보하고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계획이다.하 대표는 이번 기술이전 성과를 낼 수 있던 배경으로 글로벌 빅파마인 사노피(Sanofi)와 암젠(Amgen)이 OX40L에 관심을 기울이는 점을 꼽았다.특히 사노피는 연간 20조원 매출을 기록하는 아토피성피부염 항체치료제 ‘듀피젠트’의 뒤를 이을 넥스트 캐시카우로 OX40L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8년 벨기에 에이블링스(Ablynx)를 5조원에, 2021년 영국 카이맙(Kymab)을 1조 9000억원에 각각 인수해 관련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사노피와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OX40L 타깃 단일항체와 OX40L·TNF-a 이중타깃 저해제를 모두 개발하는 ‘투 트랙’ 전략을 쓰는 점이 동일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사노피의 이중타깃 저해제의 경우 이중항체가 아닌 낙타항체 형태의 ‘나노바디’로, 화농성한선염 적응증 대상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데이터 공개가 예상된다. 자가면역질환 방면에서의 OX40L 항체신약 연구개발단계를 놓고 보면 사노피가 아이엠바이오로직스보다 2~3년 앞서 있다. 하 대표는 이를 두고 “사노피를 통해 해당 질환군에서 약물의 컨셉이 잘 작동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전에 없던 약을 개발함에 있어 가장 선두에 있는 회사가 노련한 경험과 역량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데 사노피가 최적의 선발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신규타깃으로 신약을 개발함에 있어 가장 앞장선다는 것은 한국의 바이오벤처가 하기에는 사실 리스크가 큰 일”이라며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빅파마가 앞장서서 끌어갈 때 빠르게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전략을 채택했다”고 말했다.아이엠바이오로직스 파이프라인은 OX40L-OX40에 직접 결합해 저해하는 기전이고 ,사노피의 것은 OX40L 삼합체 형성을 저해하는 기전이라 효능면에서 자신이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후속 파이프라인으로는 OX40L 단일항체 ‘IMB-102’가 비임상 단계를 앞두고 있고 OX40L 단일항체에 이펜디(ePENDY) 플랫폼 기술을 접목시킨 ‘IMB-104’를 동아에스티와 공동연구해 후보물질을 발굴 중이다.한편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하경식 대표가 2020년 8월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하 대표는 고려대 유전공학과 학·석·박사를 졸업하고 1999년 12월 CJ에 입사해 HK이노엔(195940) 전신 CJ헬스케어에서부터 IMB-101을 연구했다. 이후 HK이노엔 신사업 전략에서 항체 파이프라인의 중요도가 축소되자 연구를 지속하기 위해 아이엠바이오로직스를 차리고 물질을 기술도입했다. 때문에 IMB-101은 HK이노엔과 항체전문회사 와이바이오로직스(338840), 그리고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3자협업으로 권리를 가지고 있다.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재무적투자자(FI)는 10곳이 넘는다. 리드 투자자는 KB인베스트먼트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다. 이 외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CJ인베스트먼트, K2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신한벤처투자, 유안타증권 등이 아이엠바이오로직스에 투자했다.마지막 조달은 작년 7월 마무리한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다. 기술이전으로 수령한 계약금까지 더하면 회사는 자금에 무리가 없는 상태다. 연간 100억원 가량의 연구개발비를 쓰고 있고 앞으로 임상단계가 진행될 수록 R&D 비용은 커지겠지만 감당 가능하다.국책과제 수행 외에도, 기술이전한 IMB-101의 연구개발단계에 따라 수령할 마일스톤이 앞으로의 연구활동에 자금줄이 되어줄 전망이다. 이를 위해 내비게이터메디신과 매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며 속도감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하 대표는 “제반조건에서 계획된 타임라인대로 IPO를 한다면 추가 조달 또는 딜 없이 공모자금으로 5년 이상은 사업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상장 전 프리IPO 조달은 자금계획상 불필요하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상장 전 자본금을 늘리기 위해 1대 14 무상증자를 통해 발행 주식수를 921만주까지 늘리는 작업도 마쳤다. 일반적인 수준의 주식 유동성을 가지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다.
- 아이씨에이치 “OLED·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도약…시장 선도할 것”
- [박장(베트남)=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스마트폰이나 노트 PC, 태블릿 PC 등 IT 기기의 소형화·경량화는 제품 경쟁력과 직결됩니다. 점차 작아지는 기기에서 제대로 된 성능을 구현하려면 열을 잘 내보내거나 충격을 흡수하는 등 기능을 갖춘 박막 소재나 필름이 필요하죠. 이는 필름형 첨단 회로 소재 전문기업으로서 아이씨에이치(368600)(ICH)가 보유한 기술이 돋보일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입니다.” 김영훈 ICH 대표이사는 지난 13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 박장성의 ICH 베트남 법인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회사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력 사업 부문인 IT 기기용 소재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2차전지 등의 소재 수요가 늘어나리란 전망에서다. 최근 몇 년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주요 소재·공정을 내재화해 높은 원가 경쟁력을 갖춘 점도 강조했다. 아이씨에이치(ICH) 베트남 법인의 생산시설에서 현지 직원이 필름형 박막 안테나(MFA)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박순엽 기자)◇수직계열화 통해 원가 절감·생산성 향상 강화이날 찾은 베트남 법인의 생산시설에선 현지 직원들이 부지런히 필름형 박막 안테나(MFA)를 생산하고 있었다. MFA는 스마트폰에 쓰이는 안테나로, 기존 연성회로기판(FPCB) 안테나보다 유연하고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다양한 IT 기기에 채택되고 있다. ICH는 최근 MFA 공정에 환경 폐기물 발생 공정을 줄이는 친환경 공정도 적용해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 김 대표는 “MFA는 ICH의 지난해 매출액의 30% 이상을 벌어들인 주요 생산 제품 중 하나”라며 “ICH만의 코팅·박막화 기술과 LBL(Layer-by-Layer) 복합 구조화 기술, 상온 프레스 패턴화 기술이 활용된 제품으로, 2019년 제품을 출시한 이후 공정 혁신과 불량률 관리로 원가를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ICH는 경기도 안산 사업장에 도금라인을 신규로 확충해 기존에 외부에서 조달하던 도금 소재를 직접 생산·조달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자체적인 도금 생산을 통해 생산과정을 수직 통합해 제품의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 외부 의존에 따른 위험성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ICH는 스마트기기에 내장돼 부품들이 기능을 발현하도록 하는 소재인 전자파 차폐용 가스켓, 스마트기기 내 소재·부품을 접합하기 위한 소재인 IT 기기용 테이프 등도 생산·판매한다. 김 대표는 “점착·접착 소재부터 원소재 개발, 제품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자체 진행하는 동시에 베트남 법인에서의 생산으로 원가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언급했다. 김영훈 아이씨에이치(ICH) 대표이사가 지난 13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 박장성의 ICH 베트남 법인에서 회사 경영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아이씨에이치)◇“신성장동력은 OLED 복합소재·차세대 배터리 소재” 김 대표는 IT·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복합소재가 ICH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리라고 전망했다. 이는 OLED 패널 수명 단축의 요인인 열을 신속하게 확산하고 방출하는 동시에 외부 충격을 흡수해 OLED 패널을 보호하는 복합 기능 소재로, 이는 국내 OELD 업체를 통해 전 세계 유수의 IT 기기 기업들에 공급되고 있다. 김 대표는 “화면을 터치해 조작하는 노트 PC는 제품 두께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OLED를 사용해야 하는데, 해외 IT 기기 기업인 L사와 H사, D사에서 생산하는 노트 PC의 90%엔 ICH의 복합소재가 사용되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노트 PC 수량을 보면 ICH의 매출액 흐름을 알 수 있을 정도”라고 힘줘 말했다. ICH는 또 차세대 배터리용 고밀도 난연 폴리우레탄(PU)폼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PU폼은 높은 압축성·복원력을 기반으로 배터리 모듈 내부공간을 채워줌으로써 차체에서 전달되는 충격으로 배터리 셀에서 발생하는 열 폭주 현상을 방지하는 제품이다. ICH는 국내·외 배터리 업체들에 이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폴리우레탄(PU)폼 사업 역시 지난해 2월 메인일렉콤의 폴리우레탄 사업 부문을 양수해 수직계열화했다”며 “ICH는 기본 성능과 더불어 높은 난연 성능을 더한 제품을 개발해 앞으로 장기적인 대량 공급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ICH는 NFC 안테나와 무인기용 특수 강점착 테이프, 고기능성 열 제어 소재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ICH는 사업 확장을 바탕으로 첨단·복합소재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각오다. 김 대표는 “기존 제품들의 판매 증가와 신제품 납품 확대로 올 4분기 흑자 전환과 함께 내년 매출액 1000억원 달성도 기대한다”며 “베트남 법인의 신규 부지에 대한 설비투자를 통해 외적 성장을 이루면서 장기적으로는 영업이익률도 1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