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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산업진흥원, 66개 기업과 '테크허브 서울' 선보여[CES 2023]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서울산업진흥원이 66개 국내 기업들과 함께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KSTARTUP 통합관 (Eureka Park)’을 열었다. 사진=서울산업진흥원서울기술관에서 김현우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가 참관객들에게 현장에서 설명하고 있다.서울시와 서울시 출연기관 서울산업진흥원(SBA, 대표이사 김현우)이 세계 최대의 테크 전시회 CES에서 66개 기업의 혁신 기술을 세계에 선보였다. 서울의 미래 비전을 혁신기술을 첨단 방식으로 소개하는 ‘서울기술관’과 51개 기업의 기술을 전시하는 ‘K-STARTUP통합관’을 동시에 운영(1.5~8)하여 서울의 비전과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참가기업 중 14개사가 CES 2023 혁신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서울기술관은 메인전시관(LVCC North Hall) 내 약 50평 규모로 조성했다. ‘스마트 교통 도시, 친환경 도시 서울’을 테마로 서울의 미래 비전을 국내 우수 기업의 혁신기술로 구현했으며, 자이언트 스크린 활용 입체·3D 영상 상영, 협력기업 기술전시, 메타버스 체험부스 등 관람객 대상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되었다. 또한 참가기업 기술 오픈피칭, 스마트시티 서울 포럼, 투자유치 행사 등이 진행됐다.유레카파크(Eureka Park)의 대형 전시관에는 51개 기업의 기술이 전시되는 K-STARTUP 통합관(143평)도 운영했다. K-STARTUP 통합관에는 총 51개 기업이 참여했다. 서울산업진흥원, 창업진흥원 등 국내 유관기관과의 공동주최로 운영했다. ▲모빌리티 ▲바이오·헬스케어 ▲ESG(사회책임경영) ▲제조 ▲데이터 5개 분야로 구분하여 전시 공간을 조성하고, 글로벌 데모데이, 스타트업 토크쇼, 네트워킹 행사(Meet the K-Startup) 등 다양한 현장 프로그램이 진행되됐다.서울산업진흥원은 현지에서 기술로 변화하는 매력적인 서울의 미래를 글로벌 시장에 널리 알리기 위한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김현우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는 “CES, 서울로의 초대”를 주제로 전세계가 선망하는 도시로 성장한 서울의 라이프스타일과 이런 ‘어메이징 서울(Amazing Seoul)’을 가능케 한 디지털 인프라 기반의 첨단산업과 기술, 콘텐츠를 소개하며 CES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서울의 다양한 산업과 기업, 라이프스타일을 조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2023년 12월 연말을 기점으로 DDP를 중심으로 한 ‘서울콘(SeoulCon) 페스티벌’ 개최 계획을 최초로 공개했다. 서울콘 페스티벌은 전 세계 유명 유튜버, 틱토커 등 인플루언서를 대거 초청해 서울 뷰티패션 산업과 DDP를 조명하고 전 세계 시민들에게 라이브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프로젝트로 기획되고 있다.선포식에 이어, 서울기술관 참여기업의 기술 발표가 진행됐다. 참가기업 중 ‘스마트 모빌리티’와 ‘ESG’ 분야의 주요기업 14개 기업이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혁신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도 있었다.서울기술관 참가기업 중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르마 ▲인피닉 ▲에쓰오일 ▲리베스트 ▲범준 E&C ▲스탠다드에너지가 자사의 혁신기술을 소개하는 오픈피칭을 진행했다.▲롯데케미칼 ▲에쓰-오일 ▲한컴인스페이스 ▲FCI ▲리베스트 ▲나르마 ▲칼리버스 ▲한국공항공사 ▲파블로항공이 서울기술관의 대형 스크린을 활용하여 기업의 첨단기술을 선보였다.주요 글로벌 기업 관계자와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우리 기업과 투자자 간 투자유치의 접점을 확대하는 ‘한-미 투자자 스타트업 네트워킹 포럼’과 CES 주요 관계자 초청 네트워킹 행사인 “서울나이트(Seoul Night)”도 성황리에 진행됐다.김현우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는 “서울산업진흥원(SBA)는 스마트 모빌리티와 ESG 기술이 만들어가는 편리하고 아름다운 서울의 라이프 스타일을 CES라는 글로벌 무대를 통해 효과적으로 선보일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CES 참가기업 대상 다양한 현지 글로벌 기업, 투자자 등을 연계한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멀티블록체인 플랫폼 심버스, ‘심버스랩스’로 사명 변경..자본금 40억 증자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심버스랩스의 기업 이미지(CI)블록체인 전문기업인 심버스(대표: 최수혁)가 ‘심버스랩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자본금을 40억 원으로 증자했다.심버스랩스는 멀티블록체인 플랫폼 심버스의 개발회사로서, 심버스 재단과 명칭을 분리함에 따라 사명을 변경하고 자본금을 증자해 블록체인 개발 및 마케팅 분야로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선다.심버스 재단에서 분리한 심버스랩스는 국가 스마트그리드 통신망과 인터넷전화교환기를 개발하고 현장에 실증구현한 핵심 기술자들로 구성돼 있다. 2018년 이후 독자적인 ID체계를 통해 다양한 블록체인 메인넷을 연동하여 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특히, BFT 기반 가장 빠른 합의알고리즘과 멀티블록체인, 분산ID 등 블록체인과 관련하여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비잔틴 장애 허용 (BFT; Byzantine Fault Tolerance)이란 장애가 있더라도 전체의 3분의 1을 넘지 않는다면,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도록 허용하는 합의 알고리즘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성능시험 통과, 블록체인 지갑 서비스 부문에서 업계 최초로 GS인증 1등급을 획득하는 등의 실적을 통해 서울혁신챌린지, 대한민국 지속가능 혁신리더 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최수혁 심버스랩스 대표. 그는 1990년대 후반 별정통신 업체 ‘원텔’을 이끌기도 했다. 사진=해시넷최수혁 심버스랩스 대표는 “사명 변경을 계기로 올 한 해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을 통한 글로벌 성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하며 “모든 OS를 지원하는 탈중앙화 지갑 솔트와 연동하여 DeFi (P2P, Swap 등), NFT 기반의 SNS 플랫폼 등으로 사용성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심버스랩스에서는 상반기에 백서 V2.0 릴리즈를 통해 블록체인 간의 연동기술인 프랙탈 네트워크와 블록체인 스토리지 제약을 완화시키는 스냅샷 기술들을 공개할 예정이다.심버스랩스는 세계 최초로 복수의 블록체인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고 독자적인 ID체계를 통해 다양한 블록체인 메인넷을 연동하여 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프랙탈 네트워크를 설계한 회사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TTA 성능시험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 블록체인 지갑 분야 최초로 GS인증 1등급을 획득하기도 했으며 실용과 공생을 모토로 기업들이 쉽게 전문적인 블록체인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심버스는 자기주권형 분산ID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1초 대의 블록확정성을 가진 멀티 블록체인 플랫폼 생태계다. 독자적인 ID체계를 통하여 심버스플랫폼 기반의 독립적인 블록체인플랫폼들은 상호 연동하는 협력적인 생태계로서 블록체인 서비스를 확장시킬 수 있다.
- 성수동 오프라인에 등장한 농심 '메타버스'…"MZ세대와 소통 방점"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핵심 고객, 그리고 MZ세대들과의 소통을 위해 마련했습니다.”9일 서울 성수동 한 골목길에 전 국민 누구에게나 익숙한 농심(004370) 신라면 브랜드 로고로 꾸며진 팝업스토어가 등장했다. 새로운 라면을 사먹다가도 결국은 신라면을 찾는다는 뜻의 ‘기-승전-신라면’이란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전 국민적 사랑을 받는 제품이지만 새로운 소비자들을 놓칠 수 없다는 농심의 욕심이 이곳 팝업스토어에 담겼다.농심이 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운영하는 ‘신라면 팝업스토어’.(사진=남궁민관 기자)◇메타버스서 시작된 농심 ‘소통 실험’…오프라인으로이번 팝업스토어는 최근 유통업계 큰 손으로 떠오른 MZ세대들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농심의 실험에서 출발했다. 농심은 이에 앞선 작년 10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신라면 분식점’을 개점하고 MZ세대와 소통에 나섰다. 매운 맛 정도부터 면발 종류, 건더기 스프까지 자신의 취향대로 신라면 레시피를 만들어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40만명에 이르는 방문객들이 신라면 분식점을 찾았고 그 결과 신라면 보다 3배 매운 ‘신라면 제페토 큰사발’이 이날 출시되기도 했다.메타버스 내 소통의 성과를 오프라인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이번 팝업스토어까지 연결된 셈이다. 이날 직접 찾은 팝업스토어는 신라면의 브랜드 스토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한 전시존, 메타버스 내 구현됐던 신라면 분식점을 고스란히 오프라인으로 옮겨 담은 시식 체험존, 굿즈를 판매하고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이벤트존 등으로 구성됐다.메타버스에선 레시피만 만들어볼 수 있었다면, 팝업스토어에선 직접 이를 먹어볼 수 있다. 매일 한 타임 20명씩, 총 여섯 타임 120명에 한해 자신이 원하는 레시피대로 조리해 시식이 가능하다. 준비돼 있는 태블릿PC에서 매운맛 정도, 면발 종류, 건더기 스프 등을 선택하자 레시피가 프린팅돼 나왔고, 이를 현장 직원에 전달하자 조리키트를 받아들 수 있었다. 뜨거운 물만 부어 조리하면 현장에서 바로 시식할 수 있는 구조다.농심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고객들과 더욱 친밀하게 소통하기 위해 이번 팝업스토어를 기획했다. 가상현실에서의 경험을 실제로 옮겨 만든 공간”이라며 “특히 젊은 고객들과 접점을 넓히겠다는 취지로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서울 성수동 ‘신라면 팝업스토어’에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 수 있도록 태블릿PC와 프린터기가 설치돼 있다.(사진=남궁민관 기자)◇‘MZ세대 접점 넓혀라’ 특명…메타버스 열풍MZ세대 공략은 유통업계의 공통 화두다. 농심이 온라인 가상공간인 메타버스에서 실험을 시작한 것에 앞서 유수의 유통업체들이 이미 메타버스에 진출하고 있는 이유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경험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을 즐기는 MZ세대들에게 최적화된 소비 공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특히 편의점들이 메타버스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 역시 이들의 주요 타깃 고객층이 젊은 MZ세대이기 때문이다.실제로 코리아세븐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 참여해 신개념 메타버스 점포를 업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재는 ‘세븐카페’, ‘삼각김밥’, ‘슬러피’ 등 대표 상품을 메타버스 점포 내에서 아바타가 먹고 마시는 수준이지만, 올해 말까지 실제 상품을 구매해 현실에서 받아볼 수 있는 수준까지 고도화해 선보일 방침이다. 특히 코리아세븐의 메타버스 사업은 롯데그룹의 전폭적 지원 아래 추진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정보통신(286940)이 주축이 돼 연내 롯데면세점과 롯데하이마트(071840)도 온·오프라인을 커머스로 연결하는 메타버스 점포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올해 상반기 내 메타버스 플랫폼 ‘제프월드’에 30여 점포를 오픈하고 온·오프라인을 연결한 상품 판매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스타필드는 지난해 4월 제페토점을 오픈했고, 여기에 편의점 계열사 이마트24가 입점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온라인 가상공간의 한계를 넘어 실제 오프라인과 연결된 커머스를 선보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유통업계 핵심 고객인 MZ세대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소통할 수 있는 현재 수준만으로도 충분히 큰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 유통업계가 긴 안목으로 꾸준히 메타버스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서울 성수동 ‘신라면 팝업스토어’ 내부. 농심이 지난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선보인 ‘신라면 분식점’을 오프라인에 그대로 옮겨 담았다.(사진=남궁민관 기자)
- [르포]바이오 소부장 장악 글로벌 3인방 아성 깬 마이크로디지탈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약 3년전 국내 반도체 업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 소재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수출 규제 품목들은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폴리이미드 등이었다.국내 기업들은 이들 품목에 대해 각각 92%, 44%, 94%를 일본 제품에 의존하고 있었다. 반도체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었지만 반도체 소재 분야 원천기술 확보를 등한시한 결과였다.최근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바이오시밀러,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 등에서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 규모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을 개발,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는 해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원부자재 90%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장비 국산화율은 16%에 불과하다. 시장을 장악한 미국과 유럽 기업 또는 정부들이 자국 이익을 위해 일본과 같이 수출 규제에 나선다면 국내 바이오산업 자체가 멈출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이런 악조건속에서도 바이오 소부장 분야에서 20년간 묵묵히 기술 개발에 나서 세포배양에 꼭 필요한 세포배양기를 국산 기술로 개발한 기업이 있다. 그동안 정부는 물론 바이오 업계 내에서조차 눈여겨보지 않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력을 뛰어넘는 제품을 상용화했다. K-바이오 산업 경쟁력 제고와 글로벌 도약의 마중물이 되고 있는 현장을 이데일리가 직접 다녀왔다.마이크로디지탈 공정개발실에 나열돼 있는 자동 일회용 세포배양기 ‘셀빅’.(사진=송영두 기자)지난2일 바이오 프로세스 및 메디컬 기업 마이크로디지탈(305090)이 위치한 성남으로 달려갔다. 국내 1호 바이오 소부장 기업인 이 회사의 공정개발실에는 줄 세워진 흰색의 네모난 기계들이 쉼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좌우는 물론 상하로도 움직이는 모양새가 인상적이었고, 상부 하얀 패널을 벗겨내자 빵빵하게 부푼 비닐팩이 모습을 드러냈다. 비닐팩 속에는 세포가 배양되고 있는 물이 사방으로 흩어졌다가 모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바로 마이크로디지탈이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국산화에 성공한 일회용 세포배양기 셀빅(CELBIC)이었다. 세포배양기(바이오리액터)는 바이오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세포를 배양하는 고도화 된 장비다. 세포배양기 시장은 국내와 글로벌 모두 싸이티바(미국), 싸토리우스(독일), 써모피셔(미국) 3개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는 회사 관계자의 말에 국산 셀빅의 탄생은 더욱 큰 의미로 다가왔다.지민준 마이크로디지탈 BP공정개발팀 팀장은 “셀빅은 자동화된 일회용 세포배양 기기”라며 “2020년 국내 최초로 론칭했으며, 현재까지 국내에서 유일한 국산 바이오리액터”라고 소개했다. 그가 설명하는 셀빅의 장점은 생각 이상이었다. “셀빅은 세계 최초 Free Rocking 방식(Rocking + Orbital)을 활용한 바이오리액터로 기존 경쟁제품들의 단점은 배제하고 장점을 극대화한 장비다”라며 “좌우, 상하,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자유로운 믹싱시스템을 구현해 1000ℓ급 대용량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또 배양기(Bag) 내에 임펠러가 없어 세포가 자라나기에 최적의 환경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세포배양 중에 영양분이나 산소 등을 골고루 공급할 수 있고, 다양한 배양 조건에 따른 최적화 과정을 통해 순도 높은 세포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반면 세계 시장은 물론 국내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써모피셔, 싸이티바, 싸토리우스 등의 세포배양기는 믹싱 시스템이 제한적이다. 배양기 움직임이 상하만 가능한 락킹방식(Rocking Motion type)과 믹서기처럼 구동되는 STR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이들 제품은 믹싱시스템이 제한적이고, 대량배양이 힘들거나 배양기 내 위치한 임펠러로 인해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고 데미지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셀빅 대비 효율적인 세포배양에 한계가 있다.마이크로지지탈 연구원이 셀빅을 통해 세포배양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송영두 기자)◇제2 셀빅 탄생 위해서는 정부 지원 절실2020년 론칭 후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셀빅은 우수한 성능으로 빠르게 입소문이 나면서 바이오노트, 프레스티지바이오 등 다수 바이오 기업에 공급되고 있다. 가격도 글로벌 제품 대비 70% 수준으로 경쟁력이 높다. 셀빅의 탄생은 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의 뚝심과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반도체 산업에서 오랫동안 쌓은 경험을 토대로 바이오 소부장 분야로 눈을 돌렸고, 세포배양기 시장의 성장성을 확인한 후 개발에 몰두했다. 하지만 관련된 모든 기술은 글로벌 기업의 특허 장벽에 막혀 있었고, 국내에는 관련 기술이나 전문가들도 전무했다. 김 대표는 독학으로 특허를 회피하고 진화된 기술을 개발했고, 어려운 회사 사정에도 끊임없이 연구개발비를 투입한 끝에 10여년만에 국산 세포배양기를 개발할 수 있었다.이날 회사에서 만난 여러 관계자는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됐다면 개발과정도 단축되고, 제2의 셀빅이 탄생한다든지 등의 다양한 시너지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다행히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 사태 이후 정부도 바이오 소부장 분야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이렇다 할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우 바이오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원부자재와 해외 의존도가 높은 원료의약품(API)에 대한 경쟁력 확보와 자국 내 생산 확대를 위해 다양한 투자와 인센티브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런 부분들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그는 “바이오 소부장 국산화는 개발 난도도 높지만, 개발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허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은 외국산 장비를 선호한다. 특히 국내 기업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외국산 장비를 사용할 것을 계약 사항에 포함하기도 한다”며 “그렇다 보니 국산 제품이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가 나서 국산 제품 개발에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국산 제품 사용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직접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 바이오산업은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남길 '아일랜드', 韓 최초 아마존프라임 톱 9위…K판타지 액션 호평
- (사진=티빙)[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가 스펙터클한 서사와 짜릿한 액션으로 폭발적인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글로벌 K-콘텐츠 위상을 높이고 있다.OTT 스트리밍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연출 배종 / 극본 오보현(키트프로젝트) / 제공 티빙 / 제작 와이랩 플렉스, 스튜디오드래곤)는 지난 8일 기준 아마존프라임 글로벌 TV쇼 톱10 부문 9위에 등극했다. 공개 직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에서 1위에 올랐으며,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24국에서 순위권에 오르며 인기 몰이 중이다. 이는 지난 12월 30일 첫 공개 이후 2주 연속 한국 OTT 콘텐츠 최초 글로벌 TV쇼 톱10에 진입한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지난 6일 공개된 ‘아일랜드’ 3, 4화에서는 미호(이다희 분)를 지켜내기 위한 반(김남길 분)과 요한(차은우 분)의 위험한 동거가 시작됐다. 요한은 예언서 속 반의 진짜 모습을 끌어내기 위해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넣는 반전 엔딩으로 보는 이들에게 짜릿한 긴장감을 안겼다.반과 함께 탐라고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첫 출근한 미호는 자신의 학생인 수련이 남자친구로부터 스토킹과 데이트 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남자친구의 협박에 고통받던 수련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경으로 억울한 사람들의 한을 풀어준다는 벤줄래 신령에게 소원을 빌었고, 기묘한 바람이 신목 주위를 맴돌며 극강의 긴장감을 안겼다.미호와 요한은 자신의 몸을 가져가는 대신 남자친구에게 복수해달라는 소원을 빈 수련을 구하려다 벤줄래가 만든 숲에 갇혔다. 반이 금강저의 떨림과 함께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한 찰나, 반인반요로 반과 함께 길러졌던 궁탄(성준 분)이 등장해 이목을 사로잡았다. 금강진 뒤에 모습을 감춘 궁탄은 반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며 앞으로 펼쳐질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복수의 열망에 가득 찬 수련은 나무를 닮은 기괴한 모습의 벤줄래를 조종하며 반, 미호, 요한을 옴짝달싹 못하게 했다. 곧이어 벤줄래는 자신의 몸속으로 수련을 서서히 잠식시키며 보는 이들을 소름 돋게 했다. 그 순간, 미호의 가슴에 있던 흉터에서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며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김남길은 스펙터클한 추격부터 고공, 칼 무술 등 액션 연기의 정점을 찍으며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차은우 역시 성스러운 구마사제의 모습 뿐만 아니라 성력을 내뿜는 화려한 액션을 뽐내며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요한은 예언서에서 본 반의 만행을 들추며 끊임없이 그를 자극했다. 속수무책 상태에 놓인 반은 애써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지만, 요한의 꾐에 빠져 절체절명 위기에 놓였다. 마침 반을 찾아 나선 미호는 극한의 대치 중인 반과 요한을 발견, 점점 정염귀로 변해가는 반의 모습과 함께 과거의 편린이 겹쳐지며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했다.‘아일랜드’ 3, 4화 공개 직후 “김남길 배우는 반인반요라는 닉값 제대로 한다”, “이번주도 숨도 쉬지 않고 다 봤다. 금요일 언제 오나요”, “벤줄래가 복수할 때 나만 눈물 나왔나”, “반묘좐 케미 미쳤다 싸워도 좋으니 계속 붙어있었으면”, “일주일동안 벤줄래 숲에 눕겠습니다”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세계 최대 규모 콘텐츠 평점 사이트 IMDb에서는 “기다린 가치가 있는 K-드라마”, “원작 만화에 충실하면서도 독특하고 짜릿한 연출”, “화려한 영상미와 배우들이 각자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등 해외 팬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아일랜드’는 거침없이 몰아치는 스토리 전개로 드라마 팬들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배종 감독은 원작의 하이라이트인 액션신을 압도적인 스케일로 구현해냈다. 김남길과 차은우는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사투 속 상상을 초월하는 액션으로 판타지 액션 드라마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전생부터 이어진 미호의 서사를 다채롭게 그려내고 있는 이다희는 전무후무한 걸크러쉬 매력을 폭발시키며 팬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 5, 6화는 오는 1월 6일 금요일 낮 12시 티빙에서 공개된다.한편 ‘아일랜드’는 아마존프라임비디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 K콘텐츠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김경남 마이크로디지털 대표 “K세포배양기로 세계시장 10% 먹겠다"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일회용 세포배양기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경쟁은 지금부터다. 국산 기술로 개발된 세포배양기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고,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도약 원년이 될 올해 큰 폭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5일 경기도 판교 마이크로디지탈 본사에서 만난 김경남 대표는 직접 개발해 상용화한 국내 최초 국산 일회용 세포배양기 ‘셀빅’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세포배양백, 세포배양기, 진단 및 분석 장비 등을 개발 생산하는 국내 1호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기업이다. 국산 기술로 일회용 세포배양기 개발에 성공하면서 주목받는 유망 기업이다. 세계 최초 프리락킹(Free Rocking) 방식을 적용했고, 기존 제품 대비 적은 부품으로 설계돼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했다.김 대표는 “글로벌 세포배양기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400억 달러 규모다. 이 시장은 고정형 스테인리스 세포배양기(시장 비중 72.5%)와 일회용 세포배양기(시장 비중 27.5%)로 구분되는데, 고정형의 경우 성장률이 약 8% 정도지만, 일회용 시장은 연 25%를 상회하는 고성장 시장”이라며 “일회용 세포배양기가 최근 몇 년 전에 나온 만큼 신기술로서 각광 받고 있다. 우리는 세계 시장에서 10%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국내만 하더라도 대기업부터 제약사 및 바이오 벤처까지 앞다퉈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 증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바이오앱, 유바이오로직스, 에스티팜 등 25개 기업이 의약품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투자 규모만 무려 약 12조원에 달한다. 김 대표는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의 위탁생산(CMO) 시설 증설과 바이오의약품 국산화 니즈가 맞물리면서 일회용 세포배양기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사진=마이크로디지탈)마이크로디지탈(305090)의 세계 시장 점유율 10% 목표를 향한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10여 년이라는 긴 시간을 거쳐 탄생한 셀빅은 2021년부터 시장에 본격 진입해 매출 본격화를 시연하고 있다. 2020년 매출 23억원 영업적자 105억원을 기록했던 마이크로디지탈은 2021년 매출액 43억원 영업적자 64억원으로 매출은 늘고 영업적자는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83억원에 달해, 연 매출 100억원도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영업적자도 같은 기간 20억원에 불과해 올해 흑자전환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김 대표는 올해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십 개의 국내외 기업들과 셀빅 공급 논의를 하고 있고, 수익률이 높은 제품인 만큼 빠르게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세포배양기는 단순 의약품 분야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바이오프로세싱, 배양육, 배지, 체외진단, 미용회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필요한 제품”이라며 “현재 33개 회사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테스트를 진행 중인 기업이 11개사, 테스트가 종료된 기업이 9개사, 테스트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기업이 13개사다. 많은 기업이 빠른 테스트 진행을 요구하고 있으나, 인력 및 장비 한계로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셀빅은 크기(1ℓ~1000ℓ)에 따라 대당가격이 최소 수천만원에서 최대 5억원 정도다. 여기에 일회용 배양백은 소모품으로 장비 1대당 평균 5일~2주 간격으로 비닐백을 소모하게 된다. 셀빅의 이익률은 사토리우스, 다나허 등의 글로벌 기업 제품 대비 높은 50%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셀빅은 고정 장비를 구매 후 소모품인 배양백을 정기적으로 구매해야 해서 지속적인 매출 발생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주요 경쟁사인 사토리우스와 다나허 제품의 경우 이익률이 각각 29%, 36% 정도지만, 셀빅은 이들 제품 대비 부품수를 적게 설계해 높은 원가경쟁력을 실현했다. 이익률은 50%로 잡고 있다”고 했다.믹싱 시스템이 제한적인 글로벌 제품 대비 자유자재로 믹싱이 가능한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셀빅을 향한 러브콜이 쇄도하면서 생산 캐파도 더욱 확대하고 있다. 2020년 280평이던 규모가 지난해 500평으로 증가했고, 추가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셀빅 외에도 정밀 광학분석 기반 전자동 면역진단시스템인 다이아몬드(Diamond), 혈액과 타액으로 사람 몸속의 유전자 및 단백질 등의 성분을 측정하는 장비 나비(Nabi) 등 또 다른 핵심 장비 매출도 본격화될 것이란 게 김 대표 설명이다.최근 한국공학한림원 바이오 메디칼 분과 회원으로도 선정된 김 대표는 올해는 수확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큰 폭의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신사업에 투자해 매년 2배 수준의 외형 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투자를 회수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해외에서도 올해부터 매출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더불어 흑자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 상장회사로서 최근 주가 흐름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느끼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디지털 헬스케어 ‘코어무브먼트’ 프리A 투자 유치
-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코어무브먼트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지주 주식회사와 에트리홀딩스로 부터 4억 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9일 밝혔다.코어무브먼트는 세계 최초 수중 EMS 트레이닝 제품을 개발한 헬스케어 피드백 하드웨어 제조 전문기업이다. 미세전류를 통해 근육의 회복과 강화를 돕는 EMS 기술을 활용해 재활, 트레이닝, 바스케어 등의 다양한 목적과 공간에서 헬스케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멀티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특히 한국전자통신 연구원은 ELMUS 서비스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고 고도화된 확장 서비스를 창출해내고자 약 1억원의 가치가 있는 보유 기술을 코어무브먼트에 이전했다.코어무브먼트는 프리시리즈A 투자금을 활용해 제품생산을 위한 공장구축과 원자재 구입, 임상 연구, 제품 인증, 신규 제품 및 서비스 개발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 밝혔다.코어무브먼트는 착용자의 동작 의도를 반영해 근육을 제어, 보조하는 시스템인 웨어러블 재활 의료기기 솔루션(웨어러블 슈트)과 AI기반의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생체신호를 분석하고 해당 데이터를 통해 알맞은 원격 의료서비스가 가능케 하는 스마트 바스 헬스케어 솔루션(M-WAVE)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유치 외 제품의 확신성과 고도화를 높이기 위해 부경대 창업보육센터, 부산시 경제진흥원, 부산테크노파크, ETRI, 서울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병원, 영남대학교, 주식회사 팸텍, 국립재활원, 신라대학교, 한국해양대학교, 부산대학교 등 기관 및 각 분야의 기업과 대학교, 대학병원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 지폐는 그냥 종이인데 [열 번째 수수께끼]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편석준 작가이데일리는 IT적인 상상력을 키우는데 지혜를 주는 편석준 작가의 칼럼을 매주 월요일 연재하려 합니다. 그는 세상의 디지털전환을 앞당기는데 전사 역할을 하게 될, 아이들의 사고력을 높이는데 관심이 많습니다. 아이들의 사고력을 높이는 방법은 많지만, 아이들에게 직접 기획적 사고를 해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편 작가는 이데일리를 통해 <아빠와 함께 풀어보는 수수께끼들-주기장(週企帳)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출처: 픽사베이상희 가족은 아빠, 엄마, 아들 상희 세 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겨울방학이 끝날 때쯤 회사 발령으로 엄마는 제주도에서 일 년 정도 일하게 되었다. 대신 아빠는 육아휴직을 내고 상희를 돌보기로 했다. 아빠는 일 년 동안 상희와 마음껏 놀 생각도 하고 있었지만, 한편으로 상희를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저 돈만 내고 걱정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것을 노력했다고 자위하면서 이런저런 학원에만 보내면 될까? 아빠는 평소에도 “생각하는 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 열 살이 된 아들에게 직접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주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주기장(週企帳)이었다. 일주일에 하나씩 ‘기획(企劃)’을 해보고 기록하는 공책이란 뜻이었다. ‘기획’이란 현실 위에 미래를 꿈꾸며 그리는 그림이었다. 생각이 먼저 있은 다음에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아빠는 상희가 주기장을 처음 접해보기 때문에 의욕을 돋구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기장을 작성해야 매주 용돈을 주기로 했고, 나중에 비싼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상희 이름으로 된 통장에 별도의 적립금도 입금해주기로 했다. 적립금은 일종의 보너스로 보너스 지급 여부와 금액은 아빠가 결정하기로 했다. 아빠와 상희는 본 내용으로 계약서를 작성했고 서로 지장을 찍었다. 그리고 서두에 “주기장은 상희가 아빠에게 돈을 내고 배워야 정상이지만, 아직 상희의 나이가 어려 경제활동이 어렵고 혈연관계임을 감안해 특별히 무상으로 교육함을 밝힌다.”라고 쓰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 ‘기획’이란 말은 아이에게 어렵기 때문에, ‘수수께끼’란 말을 사용하기로 했다. [본문]상희와 친구들이 상희 집 거실에 모였어요. 아이들 각자 앞에는 음료와 과일, 영양 과자가 담긴 조그만 접시가 놓여있었어요. 다섯 명의 아이들 앞에 선 사람은 아빠였어요. 아빠 혼자 서 있었고, 그 옆에는 아직 아무것도 쓰지 않은 화이트 보트와 대형 TV가 있었어요.“애들아, 반가워. 나는 상희 아빠야. 상희 말로는 아빠 주기장 소문을 듣고 왔다고 하는데, 진짜인지 모르겠구나.”아빠는 말을 더듬거리고 있었어요. 비록 아이들이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시선을 받으며 말을 한다는 것은 떨리는 일이었어요. 하지만 더 걱정인 것은 오늘 준비한 이야기를 아이들이 재미없어하는 거였어요. 사실 지난주에 상희의 친한 친구의 엄마라고 소개하는 분에게 전화가 왔어요. “우리 아들도 상희가 하는 주기장에 참여할 수 있을까요? 먼저 말씀드리지 못하고 봐서 죄송하지만, 제 아들에게 상희가 너무 재미있게 얘기해서, 저도 상희에게 부탁해서 주기장을 봤지 뭐예요.”어머님의 말씀을 끝까지 듣고 아빠는 생각해보고 연락드리겠다고 했다. 아빠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상희 혼자 하면 과연 1년 이상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어요. 무슨 일이든 혼자 하다 보면 경쟁심이란 자극이 없어 동력이 떨어질 수 있었어요. 또 주위의 의견을 듣지 못한 채 혼자 고민하기 때문에 생각의 폭이 기대보다 넓어지지 않을 수 있거든요. 아빠는 어머님에게 전화를 해 승낙했고, 그 소식을 들은 다른 어머니들에게도 몇 통의 전화가 왔어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다섯 명이나 모이게 되었고, 아빠는 의도치 않게 선생님이 된 거였어요. 아빠는 바로 주기장 공부에 들어가기보다는 먼저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늘 이 자리가 만들어진 거였어요.“여러분, 돈은 원래 있었던 걸까요? 일부러 누가 만든 걸까요? 당연하지만 이 세상 모든 것은 자연이 아니라면 사람들이 만든 거예요. 그럼 돈이란 건 무엇일까요?”“물건을 살 수 있어요.”, “ 저축을 할 수 있어요.”, “아파트를 살 수 있어요.”“맞습니다. 여러분, 돈은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예요. 중간에 돈이 없다면 물물교환해야 하는데, 두 물건의 가치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거래하기가 참 어려워요. 그리고 아주 멀리서 무역하는 경우라면 물건을 가져오고 다시 가져가는 것이 정말 어렵겠죠. 세 국가가 물물교환한다면 무역의 복잡성과 어려움은 더욱 커질 거예요. 예를 들어 배 하나의 가치가 사과 두 개 반의 가치와 같다면, 매번 교환할 때 사과를 반으로 잘라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은 일이죠. 사과 하나에 100원, 배 하나에 250원이라면, 시장에 가서 사과를 팔로 배를 살 수도 있겠죠. 돈이 없으면 시장이 있을 필요도 없죠.”아빠는 아이들을 한 번 쓱 훑어본 다음에 말했어요.“여러분,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이건 어려울 수 있으니 제가 바로 말씀드릴게요. 돈을 주는 사람이나 돈을 받는 사람이나, 모두 돈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해요. 내가 지금 받은 돈으로, 나중에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다는 마음. 정치인들이 왜 인플레이션을 무서워하는 줄 아세요? 적당한 인플레이션은 상관없지만,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오르면 내가 오늘 받은 돈으로 내일 내가 원하는 것을 살 수 없기 때문에, 돈이 유통되지 않아요. 돈이 유통되지 않으면 시장이 사라지고, 경제 발전은 끊겨버리죠.”“돈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처음에는 금, 은, 동, 구리 같은 것으로 동전을 만들었어요. 그런 금속들은 원래부터 실용적인 가치가 있거나 사람들이 모두 다 아는 희소재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문제는 금속 동전은 채굴과 주조를 해야 하고, 무거워서 역시 원거리 무역은 쉽지 않고 강도와 해적의 위험에 항상 시달리게 되죠.”“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지폐예요. 사실 지폐는 그냥 종이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뭘 믿고 이렇게 지폐를 주고받을까요? 예전에는 동전에 왕의 얼굴을 그려 넣었어요. 동전 자체의 고유가치도 있지만, 예를 들면 정해진 금화의 함량을 몰래 줄여서 유통하는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에 왕의 권위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죠. 아빠가 연구한 바로는 지폐란 개념이 생겨난 것은 17세기 중반이에요. 그 뒤로는 지폐의 권위를 중앙은행이 보증하게 된 것이에요. 그리고 위조지폐를 만들면 강력히 처벌하는 법이 만들어진 것이죠.”[지폐의 발명]● 1650년대, 영국 : 작자 미상의 『부의 열쇠 또는 거래 촉진의 새로운 방법: 합법적이고 쉽고 안전하고 효과적인』란 책에서 ‘금과 은에 대한 영수증’을 시장에 유통하는 아이디어가 제시됨. 영수증이 곧 지폐의 기능과 동일함● 1691년, 미국 매사추세츠 : 퀘벡 습격에 동원된 군인들 월급 지불하기 위해 채무증서가 발급됐는데 일종의 지폐 개념임● 1694년, 영국중앙은행 설립 : 세계 최초의 중앙은행● 17세기 중반, 골드스미트노트 : 금 세공업자에게 금을 맡겼을 때 예치의 증거로 받는 증서. 증서 뒤에 금 소유주의 이름이 적혀 있음. ● 1705년, 영국의 존 : 『화폐와 교역』이란 책에서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권(지폐)을 발행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함“사람들이 지폐를 믿고 맘껏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은, 정부와 중앙은행의 권위만으로는 부족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지폐를 가지고 은행에 오면 언제든지 금으로 바꿔주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래서 옛날 은행들은 자신의 금고에 충분한 금이 있다고 광고하기도 했어요. 이것이 금 태환제인데, 이후로 돈은 시장에서 빠르게 유통돼 거래가 활발해지고, 산업혁명 때문에 물건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조돼 세계 전체의 경제 발전은 가속화됐죠.”아빠는 이제 마지막 말을 준비했어요.“여러분, 공기처럼 당연하게 느껴지는 돈이란 것도 결국은 사람들이 필요해 만들어진 것이란 걸 이제 알게 되었죠? 이런 거대한 기획은 한 사람이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하기는 어려워요. 인류가 함께 기획하고 발명하고 만들어간 것이라고 할까요? 여러분들이 꼭 이렇게 거대하고 대단한 것들을 생각해낼 필요는 없어요. 우리는 그저 어른이 되기 전에 세상에 어떤 그림을 그리면 좋을지 연습하는 거잖아요? 이제 우리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주기장을 작성해볼 거예요. 여러분 우리 다음 주에 새로운 수수께끼로 만나요!”아빠는 집중해서 들은 아이들에게 꾸벅 감사의 인사를 했고, 상희를 포함한 아이들도 아빠의 노력에 손뼉을 쳐주었어요. 창밖으로 높고 푸른 가을하늘이 펼쳐져 있었고, 상희의 미래는 드높고 푸를 것 같았어요. 편석준 작가는아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 연습을 돕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책으로 특허동화 『상상이상 미래세상』, 일반동화 『이제 내가 대장이야』 『토끼 손잡이와 여섯 손가락』을 출간했으며, 어른들을 위한 책으로 에세이 『너는 내일부터 치킨집 사장이다』, 인문교양서 『구글이 달로 가는 길』, 소설 『10년 후의 일상』, 경제경영서 『사물인터넷』, 『사물인터넷, 실천과 상상력』, 『가상현실』, 『스타트업 코리아』, 『왜 지금 드론인가』, 『전기차 시대가 온다』 『4차산업혁명 IT트렌드 따라잡기』, 『미래의 직업전망』 등을 출간했습니다.
- 카카오엔터·넷플릭스 뭉쳤다…예능 '좀비버스' 제작 확정 [공식]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PD들이 넷플릭스와 의기투합해 국내 최초 ‘좀비 세계관’ 예능을 론칭한다. 넷플릭스는 9일 신개념 좀비 유니버스 예능 ‘좀비버스’ 제작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시리즈물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을 통해 전 세계에 K-좀비 신드롬을 이끌었던 넷플릭스가 지금껏 본 적 없는 신개념 좀비 유니버스 예능, ‘좀비버스(Zombieverse)’ 제작을 확정했다. ‘좀비버스’는 어느 날 갑자기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서울 일대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좀비 유니버스 예능이다.‘좀비버스’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 ‘개미는 오늘도 뚠뚠’,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박진경 CP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밤을 걷는 밤’의 문상돈 PD와 의기투합해 연출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다. 박진경 CP는 특유의 유쾌하고 재밌는 ‘날것‘ 그대로의 코드로 웃음을 선사해왔던 만큼, 예상치 못한 순간 급소를 찌르는 폭소를 유발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금 우리 학교는’의 미술과 분장을 맡았던 미술팀과 ‘킹덤’의 좀비 액션 안무가가 참여해 리얼하고 박진감 넘치는 좀비 세계관을 완성한다. ‘K-좀비 명가’로 손꼽히는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좀비 예능을 선보이는 만큼, ‘좀비버스’는 역대급 스케일과 놀라운 좀비 비주얼, 그리고 현실감 넘치는 퀘스트들로 보는 이들의 몰입을 도울 전망이다. ‘좀비버스’는 온 세상을 마비시켰던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든 후, 야외 촬영을 개시하려는 서울 일대에서 세계관을 시작한다. 출연을 확정지은 이시영, 노홍철, 박나래, 딘딘, 츠키, 유희관, 조나단X파트리샤 남매, 꽈추형(홍성우)은 매 회 주어지는 독특한 퀘스트를 수행하며 생존해야 한다. 식량부터 이동수단과 은신처 등 모든 것을 직접 찾아내야 하는 것은 물론, 좀비에 물린 동료들 중 누구를 버리고 가거나 데리고 갈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도 퀘스트다. 끝까지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출연진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 예정이다. 또한, 방심하는 순간 자신도 좀비가 될 수 있는 위기 상황 속에서 출연진은 힘을 모아 퀘스트를 깨다가도, 생존을 위해서라면 앞뒤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통해 호쾌한 액션과 더 불어 긴장감 넘치는 두뇌 싸움, 예기치 못한 신선한 웃음 등 다양한 볼거리를 예고해 더욱 기대를 모은다.연출을 맡은 박진경 CP는 “‘좀비버스’를 통해 넷플릭스와 첫 협업하게 됐고, 현재 촬영은 마무리 된 상태다. ‘현실 세계에 갑자기 좀비가 나타난다면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보일 것인가?’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된 기획으로, 이 상황 안에 사전 정보 없이 던져진 출연자들이 주어진 퀘스트들을 통해 영웅이 되느냐, 악당이 되느냐, 아니면 그냥 시민이 되느냐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하루 아침에 좀비 유니버스로 뒤바뀐 세계관 속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생존하는 모습을 통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할 신개념 좀비 유니버스 예능 ‘좀비버스’는 오직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 화이자, 뇌수막염 백신 美허가 신청...'사노피·GSK'에 도전장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세균성 뇌수막염 백신 시장을 움직이는 곳은 프랑스 사노피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다. 사노피의 ‘메낙트라’와 GSK의 ‘멘비오’ 및 ‘백세로’ 등 3~4가 백신이 수막구균에 의한 뇌수막염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국 화이자가 5가 수막구균 백신 신약 후보물질 ‘MenABCWY’를 개발해 미국에서 허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하지만 접종 연령의 한계로 인해 전체 시장을 뒤흔들기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뇌수막염은 바이러스와 세균 등 다양한 항원(외부물질)에 노출돼, 뇌와 뇌조직을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제공=위키피디아)◇‘메낙트라·멘비오·백세로’ 삼총사가 이끈 뇌수막염 시장5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년 50만 명의 신규 뇌수막염 환자가 발생하며, 이중 약 10%가 사망에 이르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가 아프리카, 남아시아 등에 집중돼 있으며, 한국에서는 매년 수십 명 내외의 환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뇌수막염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 다양한 항원(외부물질)에 노출돼, 뇌와 뇌조직을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전체 환자의 90%가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며, 나머지가 세균성 뇌수막염이다. 세균성 뇌수막염의 치사율이 최대 30%로 가장 높다. 이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은 수막구균, 폐렴구균.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등이 있다. 이중 6가지 수막구균 혈청형(A,B,C, W135, X,Y등)의 의한 감염 위험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사노피의 메낙트라가 2005년 미국에서 승인된 최초의 영유아용 수막구균 4가 백신이다. 이는 A, C, W135, Y 등 4가지 수막구균 혈정형을 예방한다. 이에 맞서 스위스 노바티스가 2010년 유럽 연합(EU)에 이어 미국(2012년)에서 자사 ‘멘비오’의 품목허가를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멘비오는 메낙트라와 같은 종류의 수막구균 혈청형을 예방한다. 노바티스는 2012년 유럽에서 3종(A, B, C)의 수막구균에 효과를 보인 백세로의 허가도 획득했다. 하지만 GSK가 2014년 노바티스의 백신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멘비오와 백세로를 모두 보유하게 됐다. 이듬해인 201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백세로를 시판 허가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2년 멘비오를 가장 먼저 허가한 다음, 메낙트라(2014년), 백세로(2022년)도 차례로 승인했다. 사노피와 GSK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메낙트라의 매출은 6억5800만 유로(약 7억 달러), 멘비오와 백세로 매출은 모두 11억 달러다. 수막구균에 의한 뇌수막염 백신 시장은 이들 3종의 백신의 매출 총합인 18억 달러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대표적인 4가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백신 ‘메낙트라’와 ‘멘비오’(제공=사노피, GSK)◇화이자, 5가 백신 등장 초읽기...“청년기 추가 예방 목적”이런 상황에서 화이자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5가 수막구균 예방백신 후보물질 ‘PF-06886992’의 허가 심사를 요청했다. 화이자는 10~25세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뇌수막염 예방을 목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멘비오 대비 PF-06886992의 비열등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심사 결론은 오는 10월 중으로 도출될 전망이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각국 보건 당국은 영유아 때 뇌수막염을 포함한 필수 기초 예방 접종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후 피하주사를 통해 10~25세 사이 2회에 걸쳐 선택적으로 뇌수막염 예방을 위한 추가 접종받도록 권고되고 있다. 1차 추가 접종은 10~12세 사이, 2차 접종은 16세 이후에 진행할 것을 권장한다. 이에 따라 미국 내 10~25세 사이 뇌수막염 추가 접종 대상자는 약 55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영유아기 필수 기초 예방접종부터 청소년기 선택적 추가 접종 등에 폭넓게 활용돼 온 것이 멘비오와 메낙트라다. 멘비오의 접종 연령은 생후 2개월 이상 55세 미만, 메낙트라는 생후 9개월 이상 55세 미만이다. 화이자 측은 청소년기 이후 추가 접종 과정에서 자사의 PF-06886992가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학생 이후 나타나는 수막구균 감염은 흔히 B형 혈청군에 의해 발병한다. 현재 이 혈청군을 예방하는 것은 백세로뿐이며, PF-06886992가 그 대항마가 될 것이란 얘기다.국내 뇌수막염 백신 업계관계자는 “수막구균 추가 예방을 위한 접종 시장은 개인 의지에 좌우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며 “점유율 확대를 위해 MenABCWY의 접종연령 확대가 동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LG화학, 뇌수막염 예방 포함 혼합백신 개발 시도 中한편 국내 LG화학(051910)도 뇌수막염 백신 ‘유히브’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수막구균이 아닌 헤모필루스 B형 인플루엔자균이 유발하는 세균성 뇌수막염 예방 백신이다. 회사 관계자는 “영유아 때 기초 예방 접종을 위해 우리가 개발한 유히브가 활용되고 있다. 정확한 매출은 따로 공개하지 않는 상황이다”며 “지난해부터 동남아에서 뇌수막염을 포함해 6종의 감염질환을 예방하는 혼합백신 개발을 위한 추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WHO와 협력해 취약 지역 내 기초 접종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실제로 지난해 7월부터 LG화학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디프테리아와 파상풍, 백일해, B형 간염, 소아마비, 뇌수막염 등 6개 질환을 예방하는 혼합백신 후보 물질 ‘LBVD’의 동남아시아 임상 2/3상을 진행하는 중이다. 회사는 개발 완료 시 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받아 세계 각국에 이를 공급할 예정이다.
- [2023 유망바이오 섹터 톱10]'일타쌍피' 이중항체, 빅파마들 '눈독'①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유전자나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ADC) 등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들이 신약개발에 속속 접목되면서 바이오 산업의 중흥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을 가진 이들 바이오텍이 글로벌 바이오 업계의 성장세를 리딩하는 형국이다. 2023년 바이오 생태계를 이끄는 최첨단 유망 바이오 섹터로 어느 분야가 떠오르게 될 것인가. 이데일리의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 ‘팜이데일리’는 10대 유망 바이오 섹터를 선정, 세계 시장 동향과 국내외 주요 기업의 개발 현황을 집중 조명한다. 이번에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가장 흥미로운 접근 방식 중 하나로 꼽히며, 바이오 업계 핵심 기술로 떠오른 ‘이중항체’ 섹터다. [편집자 주]단일항체 도식도(왼쪽)와 이중항체 도식도.(자료= 교보증권)이중항체는 두 개의 각각 다른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들을 하나로 합친 항체다. 하나의 항원에만 작용하는 단일항체보다 약 효능이 높다는 이점이 있다. 이중항체 개념이 처음 나온 건 50년 전이지만, 제조상 문제와 임상 실패 등으로 그 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2015년 이중항체 치료제가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이 개화했다. ◇‘일타쌍피’ 효능으로 본격 성장세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이중항체 시장은 2021년 40억달러(약 5조원)에서 2027년 190억달러(약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5년 이중항체가 처음 출시되고 지난 202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21%에 달한다. 글로벌 빅파마는 물론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뛰어들면서 세계적으로 600개가 넘는 파이프라인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도 연 평균 32%씩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이중항체가 차세대 먹거리로 각광받는 건 높은 약물 효율성에 있다. 단일항체에 비해 특이 항원 결합 부위를 추가로 갖고 있는 만큼 임상적 이점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이중항체는 기존 항체보다 조직 침투율이 높고 종양 세포 살상 효율이 높다. 표적 외 독성이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약물 내성도 예방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 비용이 효과적으로 절감될 수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이중특이항체 개발 동향’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승인 받은 이중항체 약물은 6개다. 블린사이토, 헴리브라, 리브레반트, 바비스모 등 4개는 FDA 허가를, 룬수미오와 테크베일리는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았다. 2015년 FDA가 최초 승인한 암젠의 이중항체 백혈병 치료제인 ‘블린사이토’는 인간 T 세포를 통해 백혈병 세포를 치료하는 약물이다. 임상2상에서 189명 환자 중 63명(33%)이 완전관해를 달성해 고무적 성과를 냈다. 이 치료제는 매 분기 매출 13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에는 로슈의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가 승인 받아 현재 매년 조 단위 매출을 경신하고 있다. 이밖에도 2021년에는 얀센의 ‘리브레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2022년엔 제넨텍 ‘바비스모’등이 잇달아 승인받는 등 본격적으로 이중항체 개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2023년에도 임상 봇물올해도 새 임상시험 진입과 허가 승인을 기대하는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들이 줄대기 중이다. 글로벌 제약사 중에서는 애브비와 화이자, 아케소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애브비는 T세포의 CD3와 B세포 CD20에 동시 결합하는 이중항체 ‘엡코리타맙’ 임상3상에 돌입했다. 조만간 EMA에 판매허가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목표다. 화이자는 다발성 골수종 치료를 위한 이중특이항체 ‘엘라나타맙’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2상에서 9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분석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이 60.6%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아케소가 개발 중인 ‘카도닐리맙’은 ‘PD-1’과 ‘CTLA-4’ 면역관문억제제를 하나로 묶은 이중항체 약물로 중국에서 지난해 6월 시판허가를 받았다. 아케소는 지난해 12월 이 물질을 미국 서밋테라퓨틱스에 50억 달러(약 6조6000억원)에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종근당(185750), 앱클론(174900), 파멥신(208340), 에이비엘바이오(298380)와 비상장사 와이바이오로직스가 연구개발 중이다. 이 중 에이비엘바이오와 종근당이 임상에 진입했다. 종근당은 연말 항암 이중항체 바이오 신약 ‘CKD-702’의 임상 1b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로 1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 FDA로부터 추가 용량 시험에 대해 부분 보류 의견을 받고 당초 계획한 임상 일부를 변경했다. 벤처 기업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개발에 나선 대형 바이오 기업도 포착된다. 셀트리온(068270)은 미국 ‘에이프로 코퍼레이션’과 이중항체 치료제 ‘ABP-102’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ABP-102는 난치성 HER2 양성 유방암과 위암을 적응증으로 한다. 셀트리온은 전임상과 임상 단계 진전에 따라 에이프로에 개발 마일스톤을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동아에스티(170900)도 ‘카나프 테라퓨틱스’로부터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후보 물질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개발 단계를 완료하면 최대 180억원 마일스톤을, 매출에 따라 단계별로 1800억원 마일스톤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