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완판 연작 뒤로하고…'먹선 한 줄'로 되돌아간 젊은 내공
-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세상에 없던 화면이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조각한지그림’. 푸름이면 푸름, 초록이면 초록. 가장 진한 바닥에서 시작해 그 색이 흔적을 다할 때쯤 마무리됐다. 수제한지를 한 줄 한 줄, 한 토막 한 토막 잘라내 캔버스에 붙여낸 그 작업이 말이다. 작가 성연화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갤러리조은에서 연 개인전 ‘정체성’에 건 자신의 작품들 사이에 앉았다. 앞쪽 벽면에 ‘정체성(Identity) 24-000-001’(2024·53×45.5㎝·왼쪽)이, 뒤쪽 벽면엔 ‘흐름(Flow) 24-003-006’(2024·193×130.3㎝)이 걸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사실 그냥 ‘수제한지’로 퉁치기엔 섭섭하다. 지난한 과정이 하나도 안 보이니까. 길죽하게 잘라낸 한지에 물풀을 녹여 바르고, 돌을 문질러 질감을 내고, 커피가루 녹여낸 안료로 톤을 잡고, 아크릴물감을 두세 번 칠해 색을 얹고, 파라핀으로 덮어낸 뒤에는 화룡점정으로 사방을 태워 은은한 불자국을 입히는 그 과정 말이다. 물론 여기가 끝인 것도 아니다. 그렇게 준비한 한 줄, 한 토막에 색채의 농담을 입혀 미리 배접해둔 캔버스에 단단히 고정해야 비로소 ‘조각한지그림’의 완성을 본다. ‘흐름’(Flow)이란 타이틀이 붙은 연작은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이 수고를 화단은 외면하지 않았다. 거는 족족 팔려나갔으니까. 국내외를 가리지도 않았다. 2019년, 후배 작가들보다 한참 늦은 나이 서른셋에 서울도 아닌 고향 대구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데뷔한 지 이제 5년. 그새 개인전만 아홉 차례고, 독일·스페인·미국 등 글로벌 단체전에 작품을 날려보낸 것도 10회 가까이 된다. 포인트는 아트페어. 키아프·아트부산·화랑미술제 등 주요 미술 큰 장에서 줄줄이 완판돼 두각을 나타냈으니까. LA아트쇼, 포커스 아트페어 파리, 아트마이애미 등 해외에서도 ‘없어서 못 파는 작품’이 됐다. 오죽하면 미술시장이 불황의 늪에 푹 빠진 상태에서 열린 지난 9월 키아프에서조차 “작품을 바꿔 걸며 10여점”을 팔아치웠다고 할까. 갤러리조은의 성연화 개인전 ‘정체성’ 전경. 이번 개인전에서 메인자리를 내준 ‘흐름(Flow) 24-003-005’(2024·100×80.3㎝·왼쪽)과 ‘흐름(Flow) 24-003-004’(2024·100×80.3㎝)이 나왔다. 화단에 작가가 이름을 제대로 알린 연작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 작가 성연화(38). 9번째 개인전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곳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갤러리조은이다. 이 갤러리의 전속작가로도 활동하는 그이는 여기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두 번의 개인전을 펼쳤다. 그런데 의외다. 그간 중심에 뒀던 ‘흐름’ 연작이 슬쩍 뒤로 빠진 느낌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전시마다 ‘흐름’과 늘 붙어다니던 ‘평온’(Serenity) 연작이 앞선 것도 아니다. 캔버스 귀퉁이에 사각한지를 조각퍼즐 맞추듯 붙여낸 그 작품까지 조연으로 보인다고 할까. 그러니 정작 메인자리를 꿰찬 작품은 따로 있다는 뜻인데. 이제껏 도드라진 적이 없는 ‘정체성’(Identity) 연작이 그거다. 전시명으로 ‘정체성’을 내건 이유기도 하고. ◇한 획 선으로만 승부 내는 작업 ‘정체성’ “어릴 적 한옥에 살면서 가졌던 감정상태, 그때의 풍경을 눈에 담았다. 과거의 기억이 캔버스의 바탕이라면 그 위에 그은 한 줄 선은 지금의 감정상태라고 할 수 있다.” 갤러리조은의 성연화 개인전 ‘정체성’ 전경. 전시 타이틀이 된 메인작품 세 점이 나란히 걸렸다. 왼쪽부터 ‘정체성(Identity) 24-001-008’(2024·145.5×112.1㎝), ‘정체성(Identity) 24-001-009’(2024·145.5×112.1㎝), ‘정체성(Identity) 24-001-010’(2024·145.5×112.1㎝)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 ‘정체성’ 연작을 일단 찬찬히 뜯어보자. 누르스름한, 바깥쪽으로 나갈수록 더 누르스름한 캔버스 표면에 굵지 않은 선이 길게 그였다. 어떤 화면에는 가로로, 어떤 화면에는 세로로, 또 어떤 화면에는 가로와 세로로. 그래 봤자 작품마다 한두 줄이 전부다. 간혹 봐온, 힘자랑하듯 굵은 붓으로 일필휘지한 여느 붓선과는 전혀 다른 획이다. “선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회화로 와서도 선에 집착하느냐고들 했지만 그 선이 나의 정체성이란 생각이 들었다. 매일매일 오늘의 나를 남기듯 그어낸다.” 이쯤에서 작가의 이력을 다시 떠올릴 필요가 있겠다. 요즘 회화작가로는 드물게 작가는 서예를 전공했다. 힘있는 필체라고 주위에서 칭찬이 자자하던 차에 돌연 작가는 ‘현대서예’를 하겠다고 나섰단다. 캔버스에 연하게 글씨의 형체를 남기거나 한지를 조각내 붙이면서 말이다. 하지만 평생 바른 글씨 쓰기에 정진해온 옛 어르신들의 눈에 좋아 보일 리가 있었겠나. 회화를 하는 쪽도 반응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정쩡한 치기 정도로 취급했다고 할까. 작가의 ‘선’은 그렇게 오랫동안 기죽은 채 묻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거다. 갤러리조은의 성연화 개인전 ‘정체성’ 전경. 복도를 경계로 ‘평온’(Serenity·왼쪽)과 ‘정체성’(Identity) 연작이 나뉘었다. 왼쪽부터 ‘평온 24-002-005’(2024·90.9×72.7㎝), ‘평온 24-002-006’(2024·90.9×72.7㎝), ‘정체성 24-001-008’(2024·145.5×112.1㎝), ‘정체성 24-001-009’(2024·145.5×112.1㎝), ‘정체성 24-001-010’(2024·145.5×112.1㎝)(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전 전시에서 소심하게 작은 작품으로 슬쩍 끼워넣었다가 우려만큼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없는 듯해서 이번에 마음을 크게 먹었다.” 사실 단 한 번만 허용되는 획이다. 공들여 배접한 캔버스도 획이 틀어지면 그냥 내다버려야 할 만큼 ‘간 큰 작업’인 거다. “수정할 수 없다. 오로지 선으로만 승부를 봐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하지만 그 순간 나를 기록한다는 의미로 제대로 나 자신을 던져보자 했다.”서양화 붓보단 손에 익은 서예붓을 쓴다고 했다. 검은 선도 물감이 아닌 먹이다. 다만 바탕을 마무리할 땐 아크릴물감으로 덮는다. 귀퉁이로 갈수록 슬쩍 진해지는 “때를 태우는” 작업은 작가가 즐겨 사용하는 커피물과 오일파스텔이란다. 그런데 왜 저토록 가느다란 선이어야 했나. “여백에도 힘이 있다고 믿어서다. 저 큰 공간에 내 생각을 넣고 다른 이들의 생각도 넣고 말이다.” 대붓으로 굵직하게 긋는 건 예전부터 작가가 가장 잘하던 일이라는데, 붓이 굵어지면 “생각을 던지기보다 퍼포먼스에 치중할 거 같아” 일부러 피했다는 거다. 작가 성연화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갤러리조은에서 연 개인전 ‘정체성’에 건 자신의 작품들 사이에 앉았다. 작가 왼쪽으로 ‘정체성 24-001-007’(2024·90.9×72.7㎝), 오른쪽으로 ‘흐름(Flow) 24-003-006’(2024·193×130.3㎝)이 걸렸다. 쉬어가는 자리로 만든 ‘스툴’도 작가가 직접 제작을 했다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익숙함이 발목 잡지 않을까” 그럼 이제 이토록 철학적인 작업에 지극히 세속적인 질문만이 남지 않았나. 작가라면 으레 시장에서 검증된 작품에 몰입하기 마련인데 왜 굳이 돌아가느냐 말이다. “지난 2년 간 수없이 작품을 제작하며 점점 익숙해져가는 게 싫더라. 그 익숙함이 발전이 아니라 발목을 잡는 듯했고.” 작품이 팔리기 시작하면서 아무래도 ‘들뜬 감정이 생겼나 보다’고도 했다. “색이 갈팡질팡하고 채도가 높아지며 화면이 밝아지는 걸 보면서 차분히 나를 내려놓는 게 좋겠다” 했다는 거다. 그렇다고 첫날에 다 팔아치운다는 ‘흐름’을 완전히 접은 건 아니다. ‘평온’까지도 다함께 끌고 갈 거란다. “기억과 시간이란 주제는 동일하니까. 어린 시절 기억과 맞물린 ‘평온’, 찰나의 순간을 기억하려는 ‘정체성’까지, 풀어내는 방식만 다르니까.” 갤러리조은의 성연화 개인전 ‘정체성’ 전경. 한 점 한 점 천천히 보면서 지나가는 관람객을 만났다. 왼쪽에 ‘평온(Serenity) 24-002-003’(2024·72.7×60.6㎝)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작가를 다시 만난 건 1년 9개월 만이다. 중견작가 채성필(52)·장광범(52)과 3인전을 열며 갤러리조은과 첫손을 잡았을 때였다. 작가의 연륜으로나 작품의 규모로나 두 선배에 비해 한참 밀릴 법도 한데 작품은 전혀 기죽지 않았더랬다. 그 기세로 순풍에 돛단 듯한 판매행진을 시작했던 때이기도 하고. 그간 어떤 심정적인 변화가 있었을까.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 불안하기도 하고. 혹시 그림이 안 팔리면 ‘작업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 생각하게 될까 봐.” 바로 이런 다짐을 에두른 거다. 내 길을 묵묵히 가기 위해 세상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도록 자신을 단속할 거란 다짐. 이제야 ‘정체성’을 둘러싼 행간이 제대로 읽힌다. ‘먹선 한 줄’로 되돌아가야 했던 젊은 내공의 깊이는 강력한 덤이고. 전시는 1월 4일까지. 갤러리조은의 성연화 개인전 ‘정체성’ 전경. 한 관람객이 ‘흐름’(Flow) 연작과 ‘평온’(Serenity) 연작이 걸린 코너를 둘러보다 한 작품(‘평온 24-002-002’ 2024·53×45.5㎝) 앞에 오래 머물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가상자산·핀테크 규제 강화…국경간 거래 보고 의무화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2일 발표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 취업자 수, 경상수지 흑자폭이 모두 전년 대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이유로 가상자산과 핀테크 분야의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가상자산·핀테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오는 1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AI’ 육성 정책과는 방향이 다르다는 비판도 제기된다.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2025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가상자산의 국경 간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 위해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국경 간 거래 보고 의무를 부여할 계획이다. 이는 탈세와 자금세탁 등 불법 외환 거래를 차단하고, 가상자산이 불법 거래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이에 따라, 국경 간 가상자산 거래를 수행하는 사업자에 대해 사전 등록 의무를 부과하고, 등록된 사업자는 거래 내역을 한국은행에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조치는 가상자산을 활용한 국경 간 거래의 제도화를 위한 첫 단계로, 가상자산을 무역 및 자본 거래에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는 향후 금융위원회 주도의 가상자산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가상자산을 외환 거래와 자본 거래의 ‘제3의 유형’으로 정의하고, 외국환거래법 개정을 통해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법적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내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그러나 정부는 가상자산을 무역이나 자본거래에 활용하는 ‘제도화’ 문제는 향후 논의하겠다고만 밝혔다.정부는 핀테크 분야에서도 외환 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거래 확인을 위한 고객 확인 절차 강화, 최종 고객 거래 정보 보고 의무화, 소비자 보호 장치로서 이행보증금 예탁 또는 보증보험 가입 의무화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러한 조치들이 핀테크 기업들이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방안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들이 외환 거래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규제 장벽이 크다는 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 강호동 농협회장 "고환율로 농가경영 부담 커…소득 3천만원 초석 다질 것"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일 “농업인 실익 증진을 통해 농업에 희망을 불어넣고 농업 소득 3000만원의 초석을 다져야 하겠다”고 강조했다.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사진=농협중앙회)강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2025년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고 절박한 한해다. 추진 동력을 배가하고 농업소득 증진과 농촌 활력화의 가시적인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강 회장은 최근 “우리를 둘러싼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우려했다. 특히 최근 미국 대선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확대,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국내 경제 성장률 둔화를 예측하는 점을 언급하며 “12월부터 지속된 환율 상승이 자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농가경영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그러면서 농협 임직원을 향해 ‘변화와 혁신’을 통해 농업인을 위한 가시적 성과를 낼 것을 당부했다.우선 그는 “농업소득 3000만원이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수취가격 제고, 경영비 절감, 생산성 향상을 위한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하고, 부문별 역량을 집중해 달라”며 “중앙회는 농축협 경제사업활성화와 영농지원을 위한 자금지원을 16조원까지 증대하고, 지자체 협력사업 예산을 800억원까지 확대해, 농업소득 증진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농축협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연간 100개 농축협에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강 회장은 “기업여신·공동대출에 대한 심사기능을 강화하고, 권역별 채권관리 전담조직을 운영하는 등 연체관리에 전력을 다하겠다”며 “건전성과 수익성을 중심으로 경영위험요인을 사전에 모니터링해 농축협 건전결산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강 회장은 “농촌왕진버스를 전년대비 25% 이상 규모를 확대하여 농촌 맞춤형 의료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농업·농촌의 미래인 청년농업인에 대한 단계별 교육과 맞춤형 창업지원을 확대해 농촌 활력화에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쌀 소비촉진과 양곡산업 경쟁력 강화에 변함없는 노력도 재차 언급했다. 아침밥 먹기 운동 확대, 쌀 가공식품 개발·보급, 수출을 통한 새로운 수요 창출에 각별한 관심을 요청했다.이밖에도 그는 “성과부진 계열사는 강도 높은 혁신을 통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제고해 농업인 실익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특히 상호금융에는 1금융권 수준의 대고객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혁신하고, 농협금융은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한 수익창출 확대를 지시했다.지난달 29일 발생한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로 희생된 피해자와 유가족 분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으신 농업인과 유가족 여러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 슈퍼리치 절반이 “올 증시 글쎄”…‘오리무중’ 장세 전망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국내 고액 자산가들은 주로 2025년 새해 금융시장을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금융 환경’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준비해야 하는 금융 환경’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설문조사가 2일 나왔다.삼성증권(016360)이 자산 30억원 이상 SNI 고객 341명을 대상으로 ‘2025년 주식 시황 전망 및 투자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새해 금융시장을 가장 잘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오리무중(갈피를 잡을 수 없는 금융 환경)’과 ‘교토삼굴(다양한 대안을 준비해 위기에 대응)’이 각각 30%씩 가장 많이 선택됐다. 이외에도 ‘전전긍긍(두려움이나 걱정으로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 14.1%, ‘고진감래(일시적인 손실이나 어려움을 견디고 버티면 결국 수익을 얻을 수 있음)’ 12.8% 등 대부분의 응답자가 녹록지 않은 2025년 새해 금융시장을 전망했다.사자성어를 통해 바라본 고액 자산가들의 내년 주식 시장 기대감은 작년에 비해 소폭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거안사위’ ‘다다익선’ ‘상전벽해’ 등을 선택해 긍정적인 시장을 전망한 응답자가 77%에 달했으나, 올해에는 그 비율이 50% 수준에 그쳤다. 새해 코스피의 연말 지수 상승률을 물어보는 질문에도 작년에는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 응답자가 약 80%에 육박했으나, 올해에는 51% 수준에 그쳤다. 응답자들이 선택한 2025년 코스피지수의 평균 등락률은 약 +5.2%로 나왔다.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한국 시장의 상대 밸류에이션 매력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하지만 국내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투심이 쉽게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삼성증권은 불확실성 높은 금융환경에 대비해 ‘교토삼굴(꾀 있는 토끼는 세 개의 굴을 파놓는다)’처럼 2025년을 준비하는 유망 자산과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반등 가능성을 각각 세 가지씩 언급했다.삼성증권이 언급한 세 가지 유망 자산 중 첫 번째는 미국 국채다. 트럼프 당선 및 매파적이었던 FOMC 이후 높아진 금리 수준으로 캐리 수익이 매력적 레벨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예상치 못한 경기 위축 시 금리 하락으로 자본 차익도 가능한 점을 감안할 때, 지금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시기로 본 것이다. 두 번째는 미국 주식형 랩으로 글로벌 주식시장 내 최고의 대안인 미국에 투자하되, 검증된 매니저의 간접투자 능력을 활용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는 국내 롱숏 펀드로 최근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부진한 내수, 피크아웃하는 수출로 낙폭이 과대한 상황인데 이러한 변동성 확대, 업종 차별화 구간에 롱숏 펀드를 활용해 알파 수익 창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국내 증시에 있어 △기업 이익의 상향 조정 △상대적, 절대적으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트럼프 공약 중 한국 기업들에 기회가 되는 부분을 언급하며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한편, 미국 S&P500과 나스닥 지수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각각 +11.3%, +11.7%의 상승을 기대해 여전히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두 지수 모두 응답자의 80% 이상이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중 +30% 이상 초과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응답자도 각각 5.3%와 3.5%나 나왔다.긍정적인 미국 시장을 전망함에도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 어려운 점으로는 환율을 꼽았다. 응답자의 41.0%는 환율 전망이 어려워 미국 주식 투자가 어렵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최근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증권사와 SNS의 종목 토론방 미끼 정보가 투자를 방해한다는 의견도 29.1%에 달했다.새해 들어 주식형 자산의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비율은 44.9%로 작년(62.5%)보다 크게 하락했다. 주식형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고자 하는 응답자들이 투자를 희망하는 국가로는 앞서 긍정적으로 전망한 미국(47.8%)이 우리나라(40.6%)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작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47.3%, 미국이 39.5%였으나 올 한해 시장 흐름 및 트럼프 미국 대선 승리 이후 선호 국가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투자 유망 업종도 확인한 결과, 올 한 해 미국 시장을 주도했던 AI·반도체 업종이 38.2%로 작년(50.6%)에 이어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다만 AI·반도체를 선택한 비중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낮아졌고, 대신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이 22.5%를 기록해 지난해 1.7%에 불과했던 것과 대비해 크게 상승해 응답자의 관심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경기 방어주 성격의 인터넷·게임 업종과 면세·유통·화장품 업종은 각각 3.9%씩에 그쳤다.국내 주식 시장의 반등 시기 및 최적의 매수 타이밍을 물어보는 질문에는 2025년 2분기라는 의견이 38.5%로 가장 높았고, 3분기도 30.4%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2025년 1분기와 4분기를 선택한 비율은 각각 20.5%와 10.6%에 그쳤다. 2025년 1월 트럼프 취임 등 빅이벤트 이후 본격적으로 2~3분기에 국내 주식 시장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2025년에 채권(금리형 상품)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51.1%를 기록해 주식형 자산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자의 비율(44.9%)보다 많았다.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에 따라 미국 소득세 인하, 법인세 추가 인하가 추진되면서 재정적자 우려가 확대될 경우 미국채 금리가 추가로 오를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이 경우 국내 장기채 금리에도 단기적으로는 상승 압력을 줄 가능성이 생겨 채권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확대하고자 하는 채권형 자산으로는 미국 국채가 33.7%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는 우리나라 국채(22.3%), 국내 회사채(13.7%) 순이었다. 시중금리 하락 시 안정형 자산인 미국 및 우리나라 국채와 더불어 비교적 고금리의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투자자의 니즈가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2025년 주식과 채권(금리형 상품)의 포트폴리오 비중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6.7%가 두 자산에 배분해서 투자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주식과 채권(금리형 상품)에 각각 6:4 비중으로 배분해 투자하겠다는 응답자가 28.6%로 가장 많았으나 지난해 31.5%와 비교하면 약간 감소했다. 그 뒤로는 4:6으로 투자하겠다는 응답자가 21.1%를 기록해 지난해 19.6%보다 다소 많았다. 반면, 지난해에 두 번째로 많은 응답을 기록했던 8:2 포트폴리오는 지난해 21.7%보다 감소한 20.7%를 기록했다. 2025년 고액 자산가들의 채권형 자산 선호 현상이 지난해보다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이외에 주식이나 채권(금리형 상품) 한쪽으로 100% 투자하겠다는 응답자는 각각 11.5%와 1.8%에 그쳤다.한편 지난해 설문조사 시 2024년 한 해 증시에 가장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로 ‘트럼프’(30.4%)를 선택했던 삼성증권 30억 원 이상 거액 자산가들은 이제는 트럼프 집권 2기에 맞춰 변화할 각종 정책에도 관심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금융시장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55.9%)이 ‘트럼프 집권 2기의 정책’을 꼽았다. 이외에도 ‘우리나라 정세(17.2%)’, ‘미-중 무역 분쟁 해소(8.4%)’, ‘주요국의 금리 인하(7.0%)’ 등이 그 뒤를 이었다.삼성증권 관계자는 “새해에는 트럼프 집권 2기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정세, 전 세계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의 금리 변화 등으로 투자자들이 느끼는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소폭 확대됐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선호가 내년에도 여전히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우리나라 주식 시장의 경우에도 교토삼굴처럼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측면에서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고려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 대법원장 "헌법·법률 따른 민주 절차로 사회 통합"
- 조희대 대법원장이 2일 시무식에서 시무식사를 하고 있다. 대법원 제공.[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회적 갈등과 국가적 혼란을 해결하고 사회 통합을 이루는 유일한 해결책은 헌법과 법률에 따른 민주적 절차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조 대법원장은 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지난해 우리나라가 격심한 정치적 갈등을 겪었고, 연말 계엄과 탄핵 사태로 인해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며 이같이 밝혔다.조 대법원장은 새해 주요 과제로 재판 제도 개선, 사법 정보화 추진, 구성원 처우 개선, 전문법원 확대 등을 제시했다. 오는 3월 1일부터 ‘민사 항소이유서 제출제도’를 시행한다. 이는 항소심 심리를 집중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이미 관련 ‘민사소송규칙 개정안’이 입법 예고된 상태다. 재판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온 감정제도도 개선한다. 권역별로 감정 절차를 관리하는 기구를 설치하고, 의료감정료 인상과 감정인 평정 실질화를 통해 적정한 감정 결과를 신속히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사법 정보화도 대대적으로 추진된다. 민사·가사·행정 영역의 소송 기록이 이미 전면 전자화됐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차세대 전자소송 시스템과 미래등기 시스템, 형사 전자소송 시스템이 단계적으로 개통된다. 특히 민간 ‘리걸테크 서비스 평가단’ 운영을 통해 법원 자체 재판지원 인공지능(AI) 모델도 준비 중이다. 전산 전문가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내부 인력 양성도 추진한다.전문법원 확대도 본격화한다. 지난해 1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률에 따라 대전, 대구, 광주에 회생법원이 설치된다. 가정법원도 확대하고 가정법원 종합지원센터와 면접교섭센터도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문법원 법관과 직원들의 역량 강화,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와 사무 분담 기준도 확립한다.구성원 처우 개선도 눈에 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법관을 위해 스마트워크제를 주 2회로 확대하고, 9급 직원 생활안정 자금을 지원한다. 풍부한 경험과 연륜을 가진 법관이 정년 이후에도 근무할 수 있는 시니어 판사 제도 도입도 준비 중이다.지난해 사법부는 판사 임용 최소 법조 경력을 5년으로 완화하고, 5년간 판사 정원을 370명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심각한 법관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법부 예산도 증액돼 재판 지연 해소와 사회적 약자의 사법 접근성 향상이 가능해졌다.조 대법원장은 “장애인, 외국인, 고령자가 제약 없이 사법 절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재판절차를 개선하고 효과적인 사법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이어 “올해에는 우리 사법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되새기고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한 ‘세종 국제 콘퍼런스’가 개최될 예정”이라며 “사법부 독립의 훼손에는 단호히 대처하되, 국민들의 다양한 평가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돌아보겠다”고 덧붙였다.조 대법원장은 아울러 최근 불의의 항공기 사고로 희생된 분들에 대한 애도와 유가족들에 대한 위로의 뜻도 전했다.조희대 대법원장이 2일 시무식에 참석한 구성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법원 제공.
- 국립국악원장 등 정부 14개 개방형 직위 공개모집
-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정부 고위공무원단 및 과장급 직위에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2025년도 1월 개방형 직위 공개모집’을 실시한다고 인사혁신처가 2일 밝혔다.(자료=인사혁신처)개방형 직위는 전문성이 요구되거나 효율적인 정책 수립을 위해 공직 내·외부에서 공모를 통해 선임하는 직위다.이번에 공모하는 직위는 총 14개로 국무조정실, 교육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10개 부처의 고위공무원단 6개, 과장급 8개 직위다.고위공무원단 직위는 문체부 국립국악원장, 국조실 조세심판원 상임심판관,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 법무부 국립법무병원 의료부장, 국토교통부 감사관, 국세청 납세자보호관이다.과장급 직위는 행안부 재난보험과장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독성학과장, 문체부 뉴미디어소통지원과장 및 국립경주박물관 교육문화교류과장, 국토부 서울지방항공청 관제통신국장, 해양수산부 선원정책과장, 방위사업청 혁신행정법무담당관, 특허청 특허심판원 심판장이다.이중 납세자보호관, 국립경주박물관 교육문화교류과장, 특허심판원 심판장 등 3개는 경력개방형직위로 민간인재만 지원할 수 있다.이번에 공모하는 개방형 직위 공고 및 서류접수 기간은 오는 17일까지로 자세한 사항은 나라일터와 각 부처 누리집 모집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한편 우수 민간인재의 적시 선발을 지원하기 위해 개방형 직위 공고 기간을 ‘15일 이상’에서 ‘10일 이상’으로 변경함에 따라 사전 안내 기간을 거쳐 오는 4월 1일부터 개방형 직위 공고 기간이 10일로 조정된다.
- 올해 국가공무원 공채 5272명 선발…5급 전자직 등 신설
-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올해 국가공무원 공채시험 선발인원이 5272명으로 확정됐다. 올해부터 5급 전자 직류, 7급 법무행정 직류 및 7·9급 일반환경 직류를 신규로 채용한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인사혁신처는 이같은 내용의 ‘2025년도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등 계획’을 사이버국가고시센터 등에 25일 공고했다.직급별 선발인원은 5급 공채 305명, 외교관후보자 42명, 7급 공채 595명, 9급 공채 4330명이다.주요 선발 분야는 △교정직 728명, 검찰직 264명, 출입국관리직 148명 등 공공 안전 보장 △세무직 1045명, 임업직 136명, 관세직 134명 등 국민 생활보호 △전산직 199명, 통계직 108명 등 디지털정부 지원 분야 등이다.특히 올해는 △5급 전자 직류 3명 △7급 법무행정 직류 11명 △7급 일반환경 직류 13명 △9급 일반환경 직류 48명을 신규 채용한다.장애인(7·9급)은 법정 의무고용비율(3.8%)의 2배 수준인 300명(7.6%)을 선발하며, 저소득층도 9급 선발인원의 법정 의무비율(2%)을 초과한 124명(2.9%)을 뽑는다.올해부터는 5급 공채 제2차 시험에서 선택과목이 사라지고 기존의 필수과목만으로 시행한다.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의 학제통합논술시험(Ⅰ·Ⅱ)은 ‘학제통합논술시험’으로 통합된다.또 9급 공채시험에서 국어·영어 과목의 출제기조가 전환된다. 지식을 암기해야 풀 수 있는 문제 대신 언어 이해·추론 능력 및 실제 업무수행에 요구되는 실용적인 능력을 검증하는 문제들이 중점적으로 출제된다. 이에 따라 필기시험 시간이 100분에서 110분으로 늘어난다.올해 국가공무원 공채 필기시험은 △5급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은 3월 8일 △9급은 4월 5일 △7급은 7월 19일에 각각 치러진다. 시험관리 사정 등에 따라 시험 일시, 장소 등은 변경될 수 있다.이밖에 민간경력자·지역인재 등 인사처 주관 경력경쟁채용시험과 각 부처 주관 경력경쟁채용시험, 경찰·소방 등 특정직 공무원 및 지방공무원에 대한 채용계획은 각 기관 누리집 등에서 별도 공지할 예정이다.연원정 인사처장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지원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