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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가계부를 쓰자
  • [안종범의 나라살림]공약가계부를 쓰자
  • 선거 때마다 공약이 남발된다.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그리고 지방선거에서 각 당이 그리고 후보가 내놓는 공약은 자신에게 표를 주면 어디에 예산을 더 쓰고 어떤 세금을 더 깎아준다는 것이 핵심이 된다. 이를 ‘선심성 공약’ 혹은 ‘포퓰리즘 공약’이라고 한다. 그 결과, 선거 후 후유증은 막대하다. 예산이 늘어나고 세수가 줄어들어 재정적자가 커지고, 국가부채가 커지면서 나라살림에 큰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201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윌리엄 노드하우스 예일대 교수는 처음으로 정치적 경기순환(Political Business Cycle)이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한 바 있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선거 이전에는 경기호황이 이뤄지도록 확장정책을 사용하고, 선거 후에는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정치적 경기순환이 생긴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선거 이후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커지는 정치적 예산순환(Political Budget Cycle)이 존재한다고 필자는 2000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러한 정치적 예산순환에 의한 재정압박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재정적자는 201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8%였는데 21대 총선이 있었던 2020년과 지방선거가 있던 2022년 각각 5.8%, 5.4%로 급격히 늘어났다. 코로나 영향을 감안하고도 선거로 나라살림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곧 치러질 22대 총선을 앞두고는 포퓰리즘이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 남발되는 선심성 공약을 누구도 제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어느 순간 나라살림이 망가지고 난 뒤에야 그 피해가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이제 10여 년 전 처음 등장했던 ‘공약가계부’를 다시 구원등판시켜야 한다. 2012년 4월 19대 총선을 앞두고, 그리고 2012년 12월 18대 대선을 앞두고, 모든 공약의 재원소요를 계산해 공개하고 나아가 이에 대한 재원조달 방안도 함께 발표한 것이 공약가계부이다. 당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박근혜 대표는 처음으로 이러한 공약가계부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당시 총선에 이어 대선의 모든 공약 하나하나의 재원소요를 계산해 총합계가 134조 원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러한 공약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이른바 6대4 원칙을 내세웠다. 즉, 세출 구조조정을 통한 지출절감으로 60%, 세제개편을 통한 세입확보로 40%를 각각 조달한다는 얘기다. 대통령 선거 후 인수위에서 이 공약가계부를 다시 검증해서 발표했다. 나아가 정부 출범 후 2013년 5월 31일 공약을 기초로 결정된 최종 140개 국정과제를 수행하는데 향후 5년간 134조 8천억 원의 재원소요가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 재원조달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공약가계부는 탄핵과 더불어 종적을 감추었다. 망각의 늪으로 빠져들면서 이제는 아무도 그 존재 자체를 모르는 상황이 됐다. 어찌 보면 이런 망각이 모두에게 편했을 수도 있다. 공약을 마구 내놓고 싶은 정치인들, 그리고 재정관리에 대한 압박감에서 자유롭고 싶은 정부 입장에서는 공약가계부라는 부담을 다시 짊어지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코로나 등 여러 외부 환경 변화 등을 핑계로 대면서 문재인 정부는 나라살림을 마구 쓰는 데 급급했다. 그런데 이는 국민 특히 젊은 세대와 미래 세대에게 엄청난 짐을 슬며시 떠넘기는 것이다. 총선을 앞둔 지금, 선관위 홈페이지의 ‘정당정책’에 올려놓은 각 당의 공약을 보면 재원이 얼마나 드는지 또 재원조달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 선관위가 제시한 양식에 있는 재원조달방안 항목에 마지못해 ‘국가재정운용계획(2023∼2027년)의 예산증가분 3.6%를 활용한다’고 답한 것이 전부다.여기서 시민단체와 전문가들, 나아가 언론의 책임도 짚고 갈 수밖에 없다. 재원소요와 재원조달 방안을 내놓으라는 요구조차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여러 시민단체나 언론이 나서 자체적으로 공약의 재원소요를 계산하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워낙 상식과 법치가 무시되고 진영 간 대치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이런 공약검증과 나라살림 걱정은 사치로 치부되고 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에서는 ‘선거전 재정보고서’의 발간을 통해 무분별한 선거공약이 남발되는 것을 경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호주, 네덜란드 등에서는 여당과 야당의 선거공약에 대해 정부 부처 또는 출연연구기관을 통해 재정소요를 추계해 공표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도 이 시점에서 공약가계부를 부활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첫째, 22대 총선 공약에 대한 공약가계부를 발표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었지만, 그래도 지금 최소한 각 당이 내놓은 공약에 대한 재원소요를 계산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공약을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다시 한번 점검해 무책임한 선심성 공약을 걸러낼 기회가 생긴다. 이를 기초로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각 당이 내세운 공약을 원점에서 다시 점검해 버릴 것은 버리고 수정할 것을 수정한 뒤 최종적으로 공약에 대한 재원소요 계산과 조달방안을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이번 총선 공약에 대한 공약가계부 작성에 이어 기본적으로 각 당이 내세우는 정책방향과 정책수단에 대한 재정소요 계산과 재원조달 방안에 대한 기본 원칙을 정강·정책에 담도록 해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에 적용해야 한다. 셋째, 정부는 여당과 야당의 공약, 나아가 정책에 대한 공식적인 재원소요 계산과 재원조달 방안 마련을 상시적으로 해야 한다. 이때 관계부처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회의체를 통해 공약가계부 이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일이다.가정에서 매일 가계부를 쓰고 주요 집안 행사가 있으면 더욱 꼼꼼하게 쓰고 짚어보듯이, 공약가계부도 다시 꺼내 주기적으로 쓰도록 하고, 선거 때마다 국민에게 더욱 상세히 보여줘야 한다.
2024.03.28 I 송길호 기자
  • [사설]행동주의 펀드 국내 기업 공격 급증, 방어력 강화해야
  •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의 국내 기업 공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펴낸 보고서 ‘주주 행동주의 부상과 과제’에 따르면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은 한국 기업이 지난해 77개사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에 8개사였던 것에 비하면 5년 만에 9.6배로 늘어났다. 조사 대상 23개국 가운데 미국 550개사, 일본 103개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증가 속도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행동주의 펀드는 투자 차익을 거두기 위해 매수한 주식 지분으로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다. 요구에 응하지 않는 기업 경영자를 축출하거나 경질하는 시도도 서슴지 않는다. 이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는 기업은 경영이 불안정해져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워지기 십상이다.행동주의 펀드는 단기 차익을 주된 목표로 삼고 있어 공격 대상 기업의 중장기적 발전을 저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건전한 일반 투자자들의 이익을 해칠 수도 있다. 물론 행동주의 펀드가 이런 역기능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업가치 제고, 경영 투명화 등을 유도하는 순기능도 한다.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아예 차단할 방법은 없고, 그러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다. 행동주의 펀드도 자본시장의 엄연한 플레이어의 하나로 인정되고 있다. 한국 기업에 대한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이 급증한 것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투자 대상으로서 한국 기업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반영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관건은 행동주의 펀드의 순기능이 보다 많이 발현되고 역기능은 억제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방면의 대책이 필요하다.우선 기업들 스스로가 주주친화적 투명경영을 실천해 행동주의 펀드에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유독 우리 기업들을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에 취약하게 만들고 있는 제도를 그냥 놔둬서는 기업의 자기 방어가 쉽지 않다. 경영권 지분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의결권을 주는 차등의결권,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가 있을 때 기존 주주에게 저가로 지분을 매수할 권리를 주는 포이즌필 등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때가 됐다.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이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 분명한 만큼 기업의 방어력 보강을 서둘러야 한다.
2024.03.28 I 박철근 기자
아사이나항공 '증권발행' 8개월 못한다…금호고속은 12개월, 왜?
  • 아사이나항공 '증권발행' 8개월 못한다…금호고속은 12개월, 왜?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아시아나항공(020560)이 기내식 업체와 계약 과정에서 이면계약을 체결,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했다며 증권발행 제한 조치를 취했다.증선위는 27일 제6차 회의를 열고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아시아나항공 등 7개사에 대해 감사인지정 등을 의결했다고 밝혔다.증선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6~2017년 기내식 공급 업체와 특수관계자 거래를 체결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불리한 조건을 부담하는 대신, 이면 계약을 맺어 계약 업체가 특수관계자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하도록 했다.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특수관계자 거래 사실과 내용 등을 재무제표 주석에 기재하지 않았다.이에 증선위는 이날 아시아나항공에 증권발행제한 8개월, 감사인지정 2년을 의결했다.또 증선위는 금호고속이 2600억원 규모의 특수관계자 거래 주석을 누락하고, 670억6900만원 규모의 신주인수권 대가를 부풀려 공시했다고 보고 증권발행제한 12개월, 감사인 지정 3년 및 대표이사 해임 권고, 시정 요구, 검찰 통보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또한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에어부산 등 종속회사도 특수관계자 거래 주석을 기재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증선위는 아시아나IDT에 증권발행제한 8개월, 감사인 지정 2년, 담당임원 해임 권고를 조치했다.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증권발행제한 6개월, 감사인 지정 2년 등이 부과됐다.에어부산은 특수관계자 거래 360억원을 미기재해 증권발행제한 10개월, 감사인지정 3년이라는 통보를 받았다.지난달 11월 2일 인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모습.(사진=연합뉴스)
2024.03.27 I 이다원 기자
NH證, 윤병운號 공식 출범…“내부 역량 결집해 성과 창출”
  • NH證, 윤병운號 공식 출범…“내부 역량 결집해 성과 창출”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NH투자증권이 새로운 수장으로 윤병운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윤 대표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도 그동안 해왔던 영업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이른바 ‘현장형 CEO’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또 내부 역량을 결집해 성과를 창출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NH투자증권(005940)은 27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윤병운 IB사업부 부사장의 대표이사·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의결했다. 앞서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1일 윤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단수 추천한 바 있다. 윤 대표의 임기는 2026년 3월 1일까지로 2년이다. 윤병운 NH투자증권 신임 대표이사 사장 (사진=NH투자증권)◇“불필요한 절차 개선…밸류업 직원에겐 보상”윤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회사의 역량을 결집해 성과를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NH금융지주에 편입된 지 10년이 된 만큼 과거를 돌아보고 새로운 10년을 위해 도약할 준비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주요 목표로 △내부 역량의 결집 △가치 증대(밸류업·Value-Up)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을 꼽았다. 윤 대표는 “밖으로는 고객과 시장에 집중하면서 안으로는 조직 간 화합과 협업을 통해 상호 레버리지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하나의 플랫폼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현재 각자의 영역, 각 사업부·부문 안에서 효과적으로 작동 중이던 시스템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체계를 잡고 효율성을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료·관행적으로 자리 잡은 불필요한 절차를 개선하고 영업 경쟁력을 저해하지 않게 실효성 있게 지원조직을 운영하겠다”면서도 “내부통제 절차를 실효성이 있게 구축하고 임직원 책무를 정교하게 설계해 정도를 걷는 임직원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밸류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이들에겐 적절한 평가와 보상을 줄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표는 또 금융투자업을 대표하는 상장사로서 주주 가치 극대화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주주환원 강화 정책 기조에 충실히 임해 회사 성장이 주주에게 환원되도록 일관성 있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또 농업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농협그룹 내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팀워크 중시·적극적 영업…‘전국 지점 순회’ 시작윤 대표는 1993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에 입사해 2001년 국제금융팀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20여년간 기업금융(IB)의 최전선에서 활약했다. 2018년부터는 IB1사업부 대표를 맡았고, 지난해엔 IB 1·2사업부 총괄대표를 역임하면서 일반사채(SB)·여전채(FB)·유상증자 부문 등에서 업계 1위를 이끌며 회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탰다. 특히, 2011년 우리투자증권 시절 LG전자 유상증자를 포함해 2020년 SK바이오팜 기업공개(IPO), 2021년 하이브의 ‘투 트랙’ 유상증자, 2023년 오스템임플란트 인수금융·공개매수·상장폐지 ‘패키지 딜’ 등 굵직한 거래에서 그의 역할은 두드러졌다. 지난해엔 투자 자문(Advisory) 딜 공조 영업 총 57건을 진행해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자문 실적을 달성했다. 회사 내부에선 윤 대표가 제시한 목표에 팀워크를 중시하고 적극적으로 영업을 해왔던 지닌 그의 성격과 철학이 반영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는 지난해 IB 사업부를 총괄하던 시기 직접 축구대회를 개최하는 등 직원들의 유대 관계 강화에 힘썼고, 시간이 날 때마다 영업 직원들과 함께 기업 고객들을 만나며 ‘영업형 임원’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윤 대표는 취임 이후 첫 공식 행보로 전국 지점을 순회하며 모든 영업점의 직원들로부터 현장 의견을 직접 들을 예정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그간 증권업계에선 CEO가 전국 모든 영업점을 둘러보는 일은 드물었다”며 “기존 관행과 달리 모든 지점을 일일이 방문하는 일정은 윤 대표의 적극적인 소통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2024.03.27 I 박순엽 기자
태영, 대기업 집단 제외?…SBS·카카오, 미디어렙 이슈로 또 시정명령
  • 태영, 대기업 집단 제외?…SBS·카카오, 미디어렙 이슈로 또 시정명령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SBS와 카카오가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업자인 SBS M&C 주식을 처분하지 못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또다시 시정명령을 받게 됐다. 이 건으로 SBS는 세차례, 카카오는 두차례 받게된 셈이다.방통위는 태영건설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서 해제될 가능성, 카카오가 지분 매각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 관계 기관 고발은 하지 않았지만, 시정명령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무슨일인데?두 사건은 모두 SBS M&C 주식 소유 문제이지만 발생 원인은 다르다.SBS(034120)는 대기업집단 태영의 소속회사이며 동시에 미디어렙법 제6조에 따른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업자(SBS M&C)의 주식 40%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그런데, 미디어렙법에 따라 자산총액 10조 이상 기업집단의 소속회사 및 계열사는 광고판매대행자의 주식 또는 지분총수의 100분의 10을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 소유제한 규정을 위반해 주식을 소유한 자는 그 소유분 또는 초과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방통위는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2차례 시정명령을 했지만, 이행기간(2024년 1월 18일)까지이행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SBS에 시정명령을 받은 날(4월초)로부터 6개월 이내에 소유제한 위반 사항을 시정할 것을 27일 다시 명령했다.카카오(035720)는 원래 미디어렙 이슈가 없었지만, 지난해 초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사인 광고대행사 SM C&C가 카카오 계열이 된 것이다. ‘카카오→SM엔터→SM스튜디오스→SM C&C’로 이어지는 구조다. 그런데 카카오는 원래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업자(SBS M&C)의 지분(10%)을 갖고 있었고,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바람에 SM C&C의 특수관계자가 됐다.이는 미디어렙법 위반이다. 미디어렙법 제13조 제4항 제3호에 따르면 방송광고대행자(SM C&C 특수관계자인 카카오)는 미디어렙사의 주식 또는 지분을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방통위는 카카오에 1차례 시정명령을 내렸고, 카카오 역시 자사가 가지고 있었던 SBS M&C 지분을 지역민영방송 9개사에 팔려고 했으나 막판에 틀어졌다. SBS가 지역민방들에게 카카오가 소유하고 있는 SBS M&C 지분을 인수하지 말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카카오는 또 SM C&C 지분 매각도 검토했었다. 하지만, 주가 급락에 기업가치 산정이 쉽지 않았다.SBS와 카카오 해명은?SBS는 방통위에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서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5월 1일이 되면 미디어렙 법 위반상태도 해소될 것 같다. 3차 시정명령 절차를 공정위 발표 후에 해달라”고 요청했다.하지만 방통위는 구체적인 증빙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일단 시정명령을 하고, 이후 제반 사항 등을 고려해 추후 결정하겠가고 했다. 10월에 다시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는 취지다.카카오는 방통위에 “SBS M&C 지분 매각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로 입장을 밝혔고, 방통위는 “주식 매각 작업을 진행하는 등 위반 상태 해소 노력을 인정하나 시정명령은 불가피하다. 10월에 2차 시정명령 이행여부를 점검하겠다”고 했다.이상인 부위원장은 “SBS는 1,2차 시정명령에도 위반 사항이 해소하지 않고 있다. 다만. 현재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절차 진행중이며 출자제한 집단에서 해제될 가능성 있고 법령 개정이 논의 중인 점 고려해 미디어렙법 관계기관 고발 여부는 추후 논의하되 3차 시정명령 다시 부과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에 대해서는 “방송광고대행자인 SM C&C의 소유자 카카오는 SBS M&C 주식 가져 소유제한 규정 위반”이라면서 “다만 1차 시정명령 이후 매각 작업 진행하는 등 해소를 위해 노력한 점을 인정한다. 그렇지만 법 위반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이상 2차 시정명령 부과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2024.03.27 I 김현아 기자
큐텐, AK몰 5억원에 품었다…백화점 브랜드 강화(종합)
  • 큐텐, AK몰 5억원에 품었다…백화점 브랜드 강화(종합)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큐텐은 자회사 인터파크커머스가 AK플라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온라인 쇼핑몰 ‘AK몰’의 사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AK홀딩스에 따르면 AK몰의 양도가액은 5억1782만원이다. 지급 형태는 현금이다. AK홀딩스 측은 “재무구조 개선 및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양수도 계약은 큐텐과 AK플라자의 강점을 합쳐 양사 온라인 사업을 더 활성화하기 조치다. AK몰은 AK플라자 입점 백화점 상품을 중심으로 제휴 파트너들의 상품을 판매하며 온라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번 제휴로 AK플라자는 본업인 오프라인 백화점 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인터파크커머스와 큐텐의 우수한 플랫폼 경쟁력을 통해 온라인 백화점관의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인터파크커머스는 AK몰 입점 브랜드와 판매자들의 국내 판로 확대는 물론,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AK플라자도 온ㆍ오프라인 입점 업체의 글로벌 진출 지원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역직구(수출)는 물론 최근 큐텐이 인수한 ‘위시’를 활용해 미국과 유럽까지 진출을 추진한다. 또한 글로벌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물류 지원으로 K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을 논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어 양사간 파트너십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김동식 인터파크커머스 대표는 “이번 AK몰과 큐텐 그룹과의 파트너십은 인터파크커머스가 글로벌 온라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국내외 제조사들에게 더 넓은 판매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AK몰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며, 인터파크커머스와 큐텐 그룹이 제공하는 강력한 플랫폼 경쟁력과 더불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4.03.27 I 김정유 기자
구광모의 '100조 투자' 결단…'A·B·C' 미래사업 확 키운다
  • 구광모의 '100조 투자' 결단…'A·B·C' 미래사업 확 키운다
  • [이데일리 김응열 김정남 최영지 기자] 구광모 LG 회장이 그룹의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인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육성을 위한 ‘통 큰 투자’를 결단했다. 5년간 100조원을 쏟아붓는 동시에 절반 이상을 경쟁력의 원천인 연구개발(R&D)에 투자해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구광모 LG 회장. (사진=LG)◇LG, 5년간 국내 100兆 투자…R&D에 55%27일 ㈜LG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5년간 약 100조원을 국내 투자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 중 절반인 약 50조원을 AI와 바이오, 클린테크를 비롯해 배터리와 자동차 부품,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성장 분야에 투입한다. 나머지 50조원은 기존 주력사업인 생활가전, 디스플레이, 석유화학에 투자한다.이번 계획의 특징은 기술 개발에 적잖은 금액을 투입한다는 점이다. LG는 발표한 투자 재원 중 약 55%를 R&D에 사용할 계획이다. 국내 R&D 투자로 핵심 소재 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등 제조 핵심기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원천 기술부터 제품 생산까지 전방위적 투자로 A·B·C 사업 등 LG그룹 차원의 미래 먹거리 경쟁력을 탄탄히 다지기 위한 작업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구 회장이 그리는 LG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LG 미래 핵심 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화 속도구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A·B·C 분야를 중심으로 그룹 전반의 미래 사업 육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20년 설립한 LG AI연구원이다. LG AI연구원은 LG 그룹의 AI 연구 허브 역할을 한다. 이 연구원은 출범 1년 만에 초거대 AI ‘엑사원’을 선보이는 등 성과를 냈다.세계 최대 머신러닝 분야 학회 뉴립스에 참가한 이문태 LG AI연구원 어드밴스드 ML랩장이 LG 통합 부스를 찾은 AI 연구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LG)LG는 AI 개발을 위해 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섰다. 세계 10대 AI 석학으로 꼽히는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교수를 비롯해 자연어 처리 분야 국내 최고 석학인 서정연 서강대 교수, 이문태 일리노이대 교수 등을 영입했다. 설립 당시 70여명이었던 LG AI연구원의 연구 인력은 현재 약 270명으로 불었다.바이오 분야에서는 속속 사업 육성의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계열사인 LG화학의 생명과학본부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 매출이 1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에 4000억원 규모의 희귀비만증 신약 기술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미국에 다양한 자체 개발 신약을 출시할 계기를 마련했다.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미국 보스턴의 다나파버 암 센터를 방문해 세포치료제 생산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LG)구 회장은 직접 바이오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 2022년에는 충남 오송에 위치한 LG화학 생명과학본부 R&D 시설을 찾아 신약 파이프라인 구축과 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보스턴을 방문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LG의 바이오 사업이 지금은 비록 작은 씨앗이지만 노력하고 도전한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클린테크 분야로는 탄소중립과 제품 폐기물 순환체계 구축, 탄소 저감 등이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배터리 교환 시스템(BSS) 사업과 재생에너지 전력망 통합관리(EA) 등 신사업 확장을 위해 독립기업 쿠루와 AVEL을 출범한 바 있다.LG전자의 전기차 충전기 사업도 클린테크 사업으로 묶인다. LG전자 자회사 하이비차저는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전기차 충전기 생산을 본격 시작했고,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도 전기차 충전기 생산 공장을 구축해 현지 공략에 나섰다.구 회장은 “성장 사업은 고객과 시장이 요구하는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주력 사업화할 것”이라며 “미래 사업은 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 미래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키워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4.03.27 I 김응열 기자
현대엔지니어링, 2년 연속 정부 보조금 지원 사업자 선정
  • 현대엔지니어링, 2년 연속 정부 보조금 지원 사업자 선정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2024년 전기차 충전 보조금 지원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2020년 9월 전기자동차 충전 사업 등록을 완료한 이래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정부 전기차 보조금 지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전기차 충전 신사업이 안정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현대엔지니어링이 운영하고 있는 ‘EVC 통합관제센터’ 모습.(사진=현대엔지니어링)최근 국내 전기차 충전 시장은 많은 기업이 앞다퉈 뛰어들 만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다. 환경부는 올해 공용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보조금을 전년 대비 42% 증액해 편성했다. 2022년 20만기 수준이었던 전기차 충전기 설치 대수를 2025년 59만대, 2030년 123만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현대엔지니어링은 전담팀을 신설하고 CPO(전기차 충전 운영사업자) 사업, EV 버스 인프라 구축사업, 홈 충전기 설치 등 여러 방면에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EVC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데 필요한 기반을 구축했다면 올해에는 본격적으로 EVC사업 전 가치사슬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설명이다.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약 전기차충전소 약 4500여기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는 누적 운영 7000여대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투자, 사업권 인수 등을 통해 수익성 기반의 CPO 사업을 선별 추진하고 EV 버스 인프라 구축, 전기차 충전 서비스 유지관리 사업참여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EVC 사업 추진에 나선다.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만큼 전기차 충전시설 운영사업자로서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사업 분야로 진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4.03.27 I 박지애 기자
큐텐, 온라인 쇼핑몰 ‘AK몰’ 품는다…AK플라자와 협력
  • 큐텐, 온라인 쇼핑몰 ‘AK몰’ 품는다…AK플라자와 협력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큐텐은 자회사 인터파크커머스가 AK플라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온라인 쇼핑몰 ‘AK몰’의 사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이번 계약은 큐텐과 AK플라자의 강점을 합쳐 양사의 온라인 사업을 더욱 활성화하기 조치다. AK몰은 AK플라자에 입점한 백화점 상품을 중심으로 제휴 파트너들의 상품을 판매하며 온라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번 제휴로 AK플라자는 본업인 오프라인 백화점 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인터파크커머스와 큐텐의 우수한 플랫폼 경쟁력을 통해 온라인 백화점관의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인터파크커머스는 AK몰 입점 브랜드와 판매자들의 국내 판로 확대는 물론,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AK플라자도 온ㆍ오프라인 입점 업체의 글로벌 진출 지원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역직구(수출)는 물론 최근 큐텐이 인수한 ‘위시’를 활용해 미국과 유럽까지 진출을 추진한다. 또한 글로벌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물류 지원으로 K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을 논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어 양사간 파트너십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김동식 인터파크커머스 대표는 “이번 AK몰과 큐텐 그룹과의 파트너십은 인터파크커머스가 글로벌 온라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국내외 제조사들에게 더 넓은 판매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AK몰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며, 인터파크커머스와 큐텐 그룹이 제공하는 강력한 플랫폼 경쟁력과 더불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4.03.27 I 김정유 기자
'하나투어' 4년 만에 매물로 나와…"새 주인 찾을까"
  • '하나투어' 4년 만에 매물로 나와…"새 주인 찾을까"
  • 하나투어 본사 사옥 전경 (사진=하나투어)[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업계 1위 종합여행사 하나투어가 매물로 나왔다. 27일 투자은행(IB) 및 여행 업계에 따르면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주요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매각 주관사 선정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9년 하나투어 경영권 인수 이후 4년여 만이다.토종 사모펀드 IMM PE는 2019년 12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하나투어 지분 16.68%를 1289억원에 인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당시 IMM PE는 하나투어가 주당 5만8000원(액면가 500원)에 신규 발행한 232만3000주를 특수목적회사(SPC) 하모니아1호를 통해 전량 인수했다.업계에선 IMM PE의 하나투어 지분 매각을 예정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투자 후 자금 회수까지 이른바 엑시트(Exit) 주기가 5년 안팎인 점을 고려해서다. 경영권 인수 이후 터진 코로나 악재를 버텨온 IMM PE 입장에선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현 시점이 매각에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IMM PE는 하나투어 인수 이후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비주력 사업 부문을 정리했다. 2015년 시작한 면세사업은 2020년 특허권을 반납하며 서울 시내와 인천공항에서 자진 철수했고, 명동과 인사동에서 운영하던 호텔 3곳과 티켓, F&B 등 비주력 사업을 모두 청산했다. 한때 2500명에 육박하던 직원 수도 절반 수준인 1300명까지 줄어든 상태다. 항공권과 호텔, 패키지 여행상품 등 주력인 여행사업은 코로나 기간 온라인 플랫폼 개발로 온라인 판매 비중이 20%에서 30%까지 높아지면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여행 재개에 맞춰 선보인 신개념 패키지여행 브랜드 ‘하나팩 2.0’은 판매 비중이 60~70%까지 올라가면서 실적 개선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관건은 하나투어의 시장가치다. 인수 당시 1조원에 채 못미치던 하나투어 시가총액은 현재 1조원(26일 기준 1조1227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시가총액 기준 IMM PE 보유 지분(16.68%)의 시가는 약 1870억원으로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친 매각 대상 지분(27.69%)의 시가는 약 3100억원 수준이다. IMM PE는 인수 당시 경영권 매각 시 특수관계인인 창업자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6.53%)과 공동창업자 권희석 부회장(4.48%)의 지분까지 포함하기로 주주 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더할 경우 하나투어 매각 규모는 IMM PE가 2019년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목표로 삼았던 4000억원 안팎 수준이 된다.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하나투어의 압도적인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 등을 감안해 경영권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곳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장의 실적, 미래의 가치보다는 코로나 사태와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한 경영 리스크를 어느 정도 반영할 것인가에 따라 매각 규모가 결정되지 않겠냐”고 말했다.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이후 연간 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이어오던 하나투어는 지난해 매출 4116억원에 영업이익 34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6일 전날보다 1500원 오른 7만200원에 장을 마감한 하나투어 주가는 27일 낮 12시 기준 전날보다 8800원 떨어진 6만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한편 하나투어는 최근 이사회에서 송미선 대표를 재신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출신인 송 대표는 2020년 3월 김진국 전 대표(현 노랑풍선 대표)와 공동 대표로 하나투어 대표에 선임됐고, 지난해 1월 이후 단독 대표를 맡고 있다.
2024.03.27 I 이선우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 멀티에셋자산운용 합병
  • 미래에셋자산운용, 멀티에셋자산운용 합병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자회사 멀티에셋자산운용과 합병을 마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20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멀티에셋자산운용 합병을 승인했다고 27일 밝혔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00% 자회사인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다. 지난 2016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산은자산운용을 인수한 후 사명을 멀티에셋자산운용으로 변경했다. 이후 멀티에셋자산운용은 부동산, 선박, 기업금융, 부실채권(NPL) 등에서 두각을 보이며 대체투자 특화 운용사로 성장했다. 작년 말 기준 총 운용자산(AUM)은 약 7조원으로, 기존 미래에셋자산운용 운용자산 305조원을 합산하면 총 312조원 규모다.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합병으로 대체투자 사업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의 운용 역량과 경험을 결집해 미래에셋그룹의 대체투자 사업을 보다 장기적이고 글로벌 관점에서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다양한 대체투자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급변하는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 및 대체투자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합병에 따라 멀티에셋자산운용 운용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일괄 이관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멀티에셋자산운용의 집합투자업자 지위를 승계해 안정적인 운용을 이어갈 계획이다.미래에셋자산운용 혁신·글로벌경영부문 총괄 대표 김영환 사장은 “이번 합병을 통해 장기적이고 글로벌적인 관점에서 양사의 운용 역량 결집,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대체투자 사업의 내실을 강화하는데 집중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글로벌 운용사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4.03.27 I 원다연 기자
국내 1위 여행 플랫폼 하나투어, 매물로
  • [마켓인]국내 1위 여행 플랫폼 하나투어, 매물로
  •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국내 1위 여행 플랫폼 하나투어(039130)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토종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가 경영권을 인수한 지 4년 만이다.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하나투어 매각 주관사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매각 대상은 IMM PE가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보유한 하나투어 지분(16.68%)과 창업자를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친 27.7%다. 전날 시가총액(1조1260억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매각대상(27.7%) 시가는 3120억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을 시 더 높은 매각가가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IMM PE는 지난 2019년 12월 하나투어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회사는 1289억원을 들여 232만3000주를 매입했다. 인수 직후 코로나19로 여행업계가 타격을 입으면서 하나투어도 전례 없는 위기에 봉착했으나, IMM PE 지휘 아래 강도 높은 체질 개선 및 온라인 전환에 나서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하나투어의 최근 실적은 이를 뒷받침한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116억원, 3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8% 늘어난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4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2024.03.27 I 김연지 기자
 국내 대표 바이오 소부장 기업...흑자전환 이후 상승세 지속
  • [아미코젠 대해부②] 국내 대표 바이오 소부장 기업...흑자전환 이후 상승세 지속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아미코젠(092040)이 작년 흑자전환 후 꾸준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미코젠그룹은 계열사들과 함께 외산에 의존해온 바이오 의약품 핵심 원부자재인 레진·배지 국산화 시대를 주도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신용철 아미코젠 그룹 이사회 의장은 “국내 시장을 넘어서 글로벌 시장으로 적극 진출해 아미코젠 그룹의 비전인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2030년 매출 1조2000억원과 영업이익 24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미코젠, 작년 흑자전환...다수 지표에서 성장성 확인아미코젠은 생명공학 기술을 바탕으로 특수효소와 신소재 개발 및 생산, 판매하는 기업이다. 2013년 9월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 상장했다.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신용철 의장(지분율 15.6%, 작년 기준)이다. 아미코젠 주요 사업 현황 (자료=아미코젠, 한국IR협의회)아미코젠은 작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아미코젠은 14일 실적 공시를 통해,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599억원, 영업이익은 2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8% 늘었고 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제약용 특수효소, 레진 적용 리간드, DX 기술료 매출 상승과 종속회사인 아미코젠차이나의 매출 증가 및 제품 믹스 개선에 따른 수익성 증대가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부채비율은 전년대비 40% 감소한 113%로 재무안정성이 확보됐다.아미코젠 지분 현황 (자료=아미코젠, 한국IR협의회, 2023년 말 기준)신용철 아미코젠 의장은 “국내 최초로 바이오의약 소재 및 완제품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미 배지와 레진 품질은 글로벌 수준을 달성하였고 배지 공장은 3월 레진 공장은 4월 완공된다. 두 공장 모두 상반기내에 제품 공급 준비를 마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미코젠그룹, 계열사 등 10여곳 달해...비욘드셀-퓨리오젠 바이오 소재 거점아미코젠그룹은 계열사 및 관계사가 약 10곳에 달한다. 종속회사 및 관계회사는 크게 정밀의약(효소 및 바이오 제약), 바이오텍(바이오 의약 및 부품소재), 헬스케어(헬스 및 뷰티 사업) 부문으로 구분된다.정밀의약 부문 종속회사로는 아미코젠(중국)바이오팜유한회사(63.1%), 오토불린테라퓨틱스(69.2%)가 있으며, 관계회사로는 비피도(30%), Lysando AG(7.9%), Labmaster(23.7%), 메디플(34.2%), 테라랜드(12%)가 있다.아미코젠(중국)바이오팜유한회사는 중국 현지 제약사로 2015년 아미코젠에 인수됐다. 해당 법인은 특수효소 제조용 고정화 담체, 원료의약품(API), 완제의약품(인체용, 동물용), 분리정제용 레진 등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아미코젠 계열사 현황 (자료=아미코젠, 한국IR협의회)아미코젠(중국)바이오팜유한회사는 중국 내 네트워크를 통해 세파졸린 및 페니실린계 API(의약원료)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토불린테라퓨틱스는 의료기기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아미코젠은 의료기기 사업 진출을 위해 2021년 오토불린테라퓨틱스 지분 69.2%를 인수하며 종속회사로 편입했다.비피도는 2018년 코스닥(기술특례)상장한 기업으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활용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아토피 개선용 바이오 소재 등을 개발하고 있다. 아미코젠은 2021년 비피도의 지분율 30%를 인수하며 관계사로 편입했다. 아미코젠은 비피도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진단 및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확대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비피도 중국 자회사를 통해서는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아미코젠은 2020년 12월 ‘Lysando AG’와 엔돌라이신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관계를 맺기 시작하였으며, 2021년에는 Lysando AG 7.9%의 지분을 동사의 주식와 교환 취득하며 Lysando AG가 관계사로 편입됐다. Lysando AG는 엔돌라이신 전문 바이오 R&D기업으로 아미코젠은 해당 법인과 협력을 통해 차세대 항생제 시장의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랩마스터는 2014년 면역진단 POCT사업으로 진출하기 위해 지분 인수를 진행했으며, 2021년 아미코젠은 의료기기 사업진출 및 기존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메디플에 대한 지분투자를 실시했다. 테라랜드는 2023년 2분기 지분 취득을 통해 아미코젠 관계기업으로 포함됐다.바이오텍 부문 종속회사는 비욘드셀(60%), 퓨리오젠(100%), ㈜아미코젠파마(54.8%)가 있으며, 관계회사로는 로피바이오(20.8%)가 있다.아미코젠은 비욘드셀과 퓨리오젠을 통해 바이오 소재를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비욘드셀은 2020년 세포주 개발 및 맞춤형 배지 개발을 위해 설립된 회사다. 퓨리오젠은 2021년에 설립된 회사로 크로마토그래피 레진을 생산 및 판매한다. 퓨리오젠은 현재 레진의 대량생산을 위해 여수에 공장을 증설 중에 있으며 2024년 1분기에 준공될 예정이다. 2015년 설립된 아미코젠파마는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 등 안질환 치료 관련 파이프라인을 보유 증이다. 아미코젠은 2020년 1월 의약품 개발역량을 확보하고 R&D 파이프라인을 보강하기 위해 아미코젠파마의 지분을 인수했다. ◇ 계열사간 시너지 확대...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도 만든다아미코젠은 바이오의약품 제조 공정에서 세포 배양의 먹이 역할을 하는 ‘배지’와 배양 세포로부터 단백질을 분리하고 바이러스나 불순물 등을 정제하는 ‘레진’을 자체 기술로 확보했다. 그동안 연구나 임상 목적의 레진·배지만 소량 공급해왔으나 자체 생산 공장 완공으로 대규모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아미코젠은 인천 송도에 배지공장을, 여수에 레진 공장을 완공해 시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배지는 연간 100t, 레진은 연간 1만ℓ 의 생산 능력을 각각 확보하게 된다. 현재 국내 고객사와 적용을 위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 배지의 경우 생산원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실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에 적용하면 고객사와의 윈윈 효과가 예상된다. 자회사 아미코젠차이나는 동물용 항생제 완제의약품인 툴로스로마이신 생산 확대를 위한 신공장을 완공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인체용 항생제 완제 사업과 제약용 고정화 효소 사업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5년 중국 현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목표다.아미코젠 사업 비중 현황 (자료=아미코젠, 한국IR협의회, 2022년 말 기준)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 중인 계열사 로피바이오의 가능성도 다시 한번 확인됐다. 로피바이오는 시밀러 개발 역량과 노하우 등을 가지고 있는 홍승서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험이 있는 연구진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오픈이노베이션에서 빠른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과 더불어 배지·레진 부분 협력에 관해서도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비피도는 국내 유일의 비피더스 전문회사로 글로벌에서도 2개사뿐이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아미코젠과 비피도는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감염 시 10%라는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재발성 CDI 감염증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신용철 아미코젠 의장은 “올해는 신사업 뿐만 아니라 당사의 근본 기술인 효소·바이오제약 사업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20여년간 축적된 효소 기술 노하우를 바이오의약과 더불어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4.03.27 I 김승권 기자
 투자자가 묻다...향후 배지·레진 수주 전망은
  • [아미코젠 대해부③] 투자자가 묻다...향후 배지·레진 수주 전망은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올해 아미코젠(092040) 주가가 연간 전고점을 뚫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미코젠 주식은 14일 6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간 고점인 9987원 대비 약 -33% 정도 떨어진 상황이다. 아미코젠의 주가는 작년 하반기 유상증자 등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아미코젠은 작년 12월 유상증자로 약 703억원을 조달했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70%는 전환사채(CB) 조기 상환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사업 활성화에 사용한다. ◇ 아미코젠, 국내서 품질로 美 사이티바 잡는다하지만 작년 실적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부터 바이오 의약품에 쓰이는 바이오 원료, 이른바 바이오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제품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실제 아미코젠은 올해 송도 배지 공장과 여주 레진 공장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바이오 분야 ‘소부장’ 중 핵심 원료인 ‘배지’와 레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아미코젠 연간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 증권 갈무리)바이오 의약품은 미생물, 동물세포 등 생물에서 유래한 물질로 만든 의약품이다. 살아있는 세포를 사용하다 보니 이를 배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배지‘가 영양분으로 쓰인다. 또한 그 생물로부터 얻은 산물 중 원하는 단백질만 추려내는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이때 정제 원료인 ’레진‘이 필요하다. 국내에는 레진과 배지를 생산 기업이 거의 없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레진 점유율 1위는 미국 사이티바다. 이 회사는 세계 시장 약 60% 점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도 원료 상당 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박철 아미코젠 대표는 국내 기술로 바이오 원료 수급 문제를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박대표는 “주요 국내 고객사들이 아미코젠의 레진·배지를 테스트하면서 수율이 상당폭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면서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라인과 생산량이 모두 증가하고 있는 만큼 단계적으로 국산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포주 개발(CLD), 맞춤형 배지 개발·최적화(MD), 배지·레진 판매·서비스(CDMO)로 이어지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차별화를 꾀하겠다”고 강조했다.◇ 레진 품질, 글로벌 탑티어급...2030년 점유율 15%까지 늘린다아미코젠이 강조하는 차별화 포인트는 레진 품질이다. 아미코젠은 글로벌 톱티어 급 ‘레진’ 기술을 보유했다. 유럽 기술력을 흡수한 결과다. 아미코젠은 2017년 스웨덴 레진 전문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웍스를 인수했다. 바이오웍스는 사이티바의 핵심 연구원이 회사를 나와 차린 회사다.국내 한 대기업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퓨리오젠의 레진은 글로벌 기업의 제품 대비 강도와 다공성 측면에서 우위를 보였다. 뛰어난 강도로 분리 공정의 수율 상승과 시간 감축 효과를 내고, 큰 다공성으로 단백질 크기에 따른 분리 능력을 극대화했다. 이에 더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원가를 절감해 고성능에 더해 경쟁력 있는 가격을 갖출 계획이다.박대표는 “아미코젠의 레진은 물리적 강도가 우수해 정제 과정에서 물질 통과 속도를 올려도 압력을 낮게 받아 많은 물질을 통과시킬 수 있다”며 “또한 다공성이 발달해 정제하고자 하는 물질에 맞게 투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철 아미코젠 대표 (사진=김승권 기자)레진 단백질 접학 기술도 수준급에 올랐다. 실제 아미코젠 레진은 단백질이 많이 붙고, 재사용 빈도수도 더 많은 것이 특징이다. 레진은 통상 ℓ당 1000만원 가량하는 고가 물질이다. 사용 빈도가 높을수록 비용 절감 효과는 크다. 박 대표는 “레진 재사용 빈도의 경우 고객사가 원하는 기준이 있을 텐데 우리 것은 그 기준을 충족하고 남을 정도의 기술”이라며 “경쟁사는 50회밖에 못 쓰지만, 우리 것은 100회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격 또한 미국 제품보다 50% 정도 더 저렴하게 공급이 가능하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아미코젠은 올해 국내산 레진을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예정이다. 전남 여수에서 국내 최초로 레진 생산을 위한 공장이 완공됐다. 올해 연간 1만ℓ를 생산하고, 점차 생산 용량을 늘려나가 2026년까지는 연간 5만ℓ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 시기 한차례 레진 공급 대란을 겪은 국내 유수의 바이오 기업들이 퓨리오젠의 레진을 정제 공정에 도입하기 위해 테스트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레진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으로 3억 6689만달러(약 4876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80%를 바이오의약품 정제용 레진 수입 금액으로 추정하면 약 3900억원 규모가 된다. 국내 시장 규모는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수요 증가 등으로 2025년까지 6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아미코젠 계열사 퓨리오젠의 국내 레진 시장 점유율은 내년 7%에서 2030년 1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 대표는 “올 상반기까지는 배지·레진 사업의 매출이 작았지만, 내년부터는 생산능력(CAPA)이 달라지기 때문에 배지·레진 사업에서만 올해의 수십 배 수준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국내 시장은 물론, 공장가동률을 최대화하기 위해 스웨덴, 중국 등의 기업으로부터 위탁생산(CMO) 수주도 받을 계획이다. 박 대표는 “공장 완공 이후 CMO에 대해 해외 바이오의약품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4.03.27 I 김승권 기자
타다 같은 혁신 택시는 왜 다시 못 나왔을까
  • 타다 같은 혁신 택시는 왜 다시 못 나왔을까
  • [이데일리 한광범 최연두 기자] 렌터카를 활용한 여객 운송을 금지하는 내용의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2020년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국토교통부는 홈페이지에서 법안을 홍보하며 “타다가 더 많아지고 더 다양해집니다.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 ‘모빌리티혁신법’”이라는 글을 올렸다. 타다를 조롱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만큼 당시 택시 서비스의 표본이 타다였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타다 베이직. (사진=노진환 기자)타다가 당시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던 이유는 비교적 간단했다. 2018년 10월 출시 당시부터 택시 이용자들의 평소 불만을 정확히 반영해 △승차거부 없는 자동배차 △내부 공간이 넓은 승합차 △말 걸기 금지 등 친절 매뉴얼을 적용해 선풍적 인기를 끈 것이다. 국토부가 밝힌 ‘더 많은 타다’ 역시 이 같은 서비스를 표방하는 택시를 다수 만들겠다는 것이었다.◇타다 택시도 재연 못한 ‘타다 혁신’하지만 국토부의 홍보 문구와 달리 4년이 지나도록 더 많은 타다는 나오지 않았다. 모빌리티 혁신도 없었다. 택시 혁신 서비스를 주도하던 카카오모빌리티마저 어려움에 처하며 택시는 그대로 택시로 남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 실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다수 택시회사를 인수해 직접 가맹사업 등 혁신 서비스를 시도했지만 ‘비가맹 차별’이라는 택시업계 비판에 배차 방식 등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택시업계의 막강한 조직력 앞에서 기업들이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택시로 부활한 타다도 과거의 타다가 되지 못하고 있다. 택시 면허를 기반으로 할 경우 기존 개인택시 기사들이 차량 구매를 하고 면허도 중형·대형으로 바꿔야 하는데, 일반 택시에 비해 20~30%가량 비싼 요금 때문에 타다 플랫폼을 이용하려는 개인택시기사 자체가 많지 않다는 것이 택시업계의 분석이다.70대 개인택시 기사인 최모 씨는 “택시 기본요금이 1000원 오른 후 수요가 급감한 사례처럼, 택시 수요는 가격 변동에 매우 민감하다”며 “대형 및 고급 택시 수요가 매우 한정적인 상황에서 그 같은 택시를 운행하려는 개인택시 기사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카카오모빌리티도 타다 베이직 인기 후 유사한 대형택시인 ‘카카오T벤티’ 서비스를 출시해 현재 1500대 가량을 운행하고 있지만 택시시장에서의 존재감은 크지 않은 상태다. 첫 서비스 당시 카니발 렌터카를 이용하던 타다의 서비스가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라는 것은 모빌리티 업계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당시 타다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공격적으로 영업을 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시도가 없다면 세상을 변화시킬 혁신도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높은 진입 장벽과 폐쇄성 해결 숙제택시 혁신이 어려운 근본적 원인은 역시 높은 진입 장벽과 폐쇄성이다. 택시 면허가 있어야 택시 사업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자금력이 부족한 다수의 IT기업들의 경우 시장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 국토부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스타트업에 한해 일정 기여금을 내는 조건으로 렌터카를 이용한 운송영업을 일정 부분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을 우려해 520대 외에 추가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전문가들은 택시 면허값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근본적인 혁신 서비스가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택시를 운행하려면 기본적으로 ‘면허’가 있어야 한다. 면허는 법인이나 개인이 소유하는데 신규로 면허를 받기 위해선 기존 면허 소지자에게 ’면허값‘을 주고 양수를 하는 구조다. 올해 3월 중순 기준 서울 개인택시 면허값은 1억원 안팎, 전국에서 가장 비싼 세종의 경우 2억200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법인택시 면허의 경우 이보다는 훨씬 저렴하다.전국에 등록된 택시 약 23만대 중 개인택시는 약 16만5000대로 70%가 넘는다. 택시 운행을 그만둘 경우 면허값을 되팔아야 하는 만큼 이를 일종의 퇴직금으로 여긴다. 택시 기사들이 유사 택시 영업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타다 베이직이 돌풍을 일으킬 당시 면허값이 30% 안팎으로 떨어진 것이 택시기사들이 분노한 배경 중 하나였다.하헌구 인하대 아태물류학과 교수는 “택시 문제는 결국 규제를 완화해 다양한 혁신 서비스가 나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면서도 “문제는 면허값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가장 안타깝다”고 밝혔다.◇택시업계 표심 잡으려 혁신 되돌리는 정치권정부와 정치권은 근원적 해결보다는 택시업계 눈치 살피기에 주력하고 있다. 전국민의 편리함과 혁신을 추구하기보다는 당장 택시업계 표심에만 매달리는 모습인 것이다. 택시 종사자와 그 가족을 합하면 유권자 수는 약 100만명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직 모빌리티 기업 종사자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타다, 이번 22대 총선을 앞두고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업계의 난타를 당했다”고 토로했다. 눈앞에 보이는 표를 얻기 위해 내린 결정은 궁극적으로 택시업계마저 어려움에 빠뜨린 셈이 됐다. 결국 과감한 규제 완화 없이는 택시업계와 IT업계, 승객 누구도 나아질 수 없는 것이다.하헌구 교수는 “타다 금지법 논의 당시 ‘모빌리티 혁신’ 이야기가 나온 배경은 서비스 혁신을 통해 가격을 올리거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시장의 파이를 키우자는 것이었다”며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 택시 시장 내에서 서비스 경쟁을 하도록 해야 새로운 기업도 진입하고, 새로운 택시를 이용하려는 소비자들도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4.03.27 I 한광범 기자
‘무인화·로봇’…K프랜차이즈에 부는 ‘푸드테크’ 바람
  • ‘무인화·로봇’…K프랜차이즈에 부는 ‘푸드테크’ 바람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올해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주요 키워드는 ‘무인화·로봇’을 중심으로 한 푸드테크(식품과 정보기술(IT)의 결합) 확대로 보인다. 지난 2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산업박람회’ 현장에서도 이 같은 트렌드가 확연히 나타났다.많은 커피 프랜차이즈업체들을 중심으로 무인화 시스템에 매장 차별화를 더하는 전략을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솔루션도 예년보다 증가했다.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 부스를 꾸린 카페 만월경. 모든 음료와 디저트가 자동기기를 통해 제조된다. (사진=김정유 기자)◇자동화 설비 내세워 ‘무인화 카페’ 활발26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프랜차이즈 박람회에는 푸드테크 기술 도입을 시도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단순 가맹점 모집이 아닌 인건비 절감 전략의 일환으로 다양한 자동화 기기 도입을 내세우는 업체들이 많았다. 김재환 카페 ‘만월경’ 대표는 “최근 커피 시장은 균일한 맛을 유지하고 인건비 절감을 위해 자동화 기기를 도입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며 “우리도 지난해 매출 86억원 수준에서 올해는 200억원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카페 만월경은 외부 커피 자동 제조기기 업체(릴리즈테크)를 인수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음료와 디저트까지 연동해 자동 제조한다. 무인화 카페 창업도 가능하다. 현재 가맹점은 280여개로 올해 가맹점을 44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시리즈A 투자도 유치했다.카페 ‘프리헷’은 무인화 매장 뿐만 아니라 공간 인테리어로 차별화를 뒀다. 로스터리 공장을 직접 운영해 원가를 낮춘 대신 매장 인테리어에 신경을 써 고객 발길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이 업체는 현재 가맹점이 120개 수준이다. 박상환 카페 프리헷 대표는 “거대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제외하면 국내 중소 카페 시장은 무인화가 대세”라며 “그간 무인매장은 매장에 신경을 안 써왔는데 최근 매장 공간도 중시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하려고 한다”고 했다.(그래픽= 김일환 기자)◇레인보우로보틱스도 참전, 로봇 푸드테크 꿈틀로봇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 확산도 올해 주요 키워드로 꼽힌다. 이번 프랜차이즈 산업박람회장은 주요 로봇기술 업체들이 대거 등장했다. 주로 튀김 관련 로봇제조기들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투자를 받아 화제를 모았던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는 로봇시스템통합(SI) 스타트업 ‘디떽’과 공동으로 튀김로봇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양사는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자담치킨, 바른치킨 등에 로봇 솔루션을 납품 중이다. 이마트(139480) 월평점에도 공급했다.이용호 레인보우로보틱스 국내영업팀장은 “2년 전부터 디떽과 협업해 국내 프랜차이즈 대상으로 도입을 늘리고 있다. 올해 120여대 공급이 목표”라며 “맞춤형 로봇 솔루션을 제조하는데 1대당 한 달 가량 소요돼 현재는 100여대 이상 공급하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반도체장비업체들의 로봇 푸드테크 진출도 눈에 띈다.네온테크(306620)는 지난 3년간 로봇튀김기를 개발해 치킨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공급 중이다. 최근엔 롯데GRS와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더불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3사와도 공급을 협의 중이다. 배영한 네온테크 상무는 “프랜차이즈 점주 중에 고령자들이 많은데 간편하게 1시간 만에 설치하고 맞춤형으로 만들어주는 부분에 주력했다”며 “버튼 하나면 순살, 양념 등 치킨 종류별로 맞춤 튀김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주광로봇테크도 ‘로봇손’이라는 로봇 푸드테크 자회사를 설립하고 지난해 첫 로봇튀김기를 선보였다. 이곳은 튀김기를 상하로 움직이고 기름을 자동으로 털어주는 3축 제어시스템을 기술 강점으로 내세운다. 0.4㎾에 불과한 전력용량으로 전기료 절감 뿐만 아니라 맞춤형으로 시스템을 단순화시켜 1300만원으로 설치가 가능하다.이진우 로봇손 마케팅팀장은 “전자렌지 전력용량(0.7㎾)과 비교하면 전력소비량이 매우 적다”며 “또 다른 로봇 솔루션의 경우 최소 4000만~8000만원 정도가 드는데 설치 비용이 작다는 것도 우리 강점”이라고 설명했다.프랜차이즈업계에서 이처럼 푸드테크 바람이 불고 있는 건 인력난 때문이다. 로봇기술도 점차 매장 맞춤형으로 진화하면서 도입 비용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도 일부 수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시장이 푸드테크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로봇 도입만 하더라도 불과 2~3년 전만 해도 비용이 1억원가량 필요했는데 최근엔 최소 필요한 부분만 맞춤형으로 설계, 단가를 많이 낮추고 있는 것도 수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활용한 디떽의 튀김로봇. (사진=김정유 기자)
2024.03.27 I 김정유 기자
인공지능 로봇, 교감하다
  • 인공지능 로봇, 교감하다
  • [이데일리 김정남 하지나 박민 기자] “에이미, 지금 집을 돌아보고 있어요.”스마트폰에 전해진 한 통의 메시지. 뒤이어 강아지가 방을 어지럽히고 있는 사진까지 도착한다.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에이미에게 메시지를 보낸 이는 다름 아닌 인공지능(AI) 로봇이다. 에이미가 “강아지에게 스낵을 주고 좋아하는 영상을 틀어 달라”고 답을 보내자 로봇은 곧바로 이를 수행하고, 집안은 다시 평온해진다. 이뿐만 아니다. 퇴근한 에이미에게 인사하면서 운동할 날임을 알려주고, 운동할 땐 옆에서 같이 구호를 넣어준다. (사진=게티이미지)이는 삼성전자(005930)가 노란 공 모양의 AI 반려로봇 ‘볼리’(Ballie)를 소개한 영상에 나온 예시다. 가족을 돌보고 심부름을 하며 감정까지 어루만져주는, 말 그대로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로봇 시대가 열린 것이다. 삼성전자가 볼리를 지칭한 단어가 ‘새로운 동반자’(new companion)이다. 지금까지 로봇은 직접 일일이 프로그래밍을 하고 명령어를 넣어야 움직일 수 있었지만, AI를 만나면서 인간의 언어로 명령해도 바로 이해하고 실행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삼성전자, 볼리 ‘새로운 동반자’ 지칭생명체를 닮아가는 로봇은 추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넥스트 무브 스트래티지 컨설팅에 따르면 글로벌 AI 로봇 시장은 2021년 당시 956억달러(약 128조원) 규모였다. 그런데 오는 2030년이면 두 배가량 증가한 1847억5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기업 451개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들은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신사업으로 AI·로봇을 14.2%로 가장 많이 꼽았다. 반도체(12.2%), 이차전지·배터리(10.9%), 차세대에너지(8.2%) 등보다 더 높았다. 산업계 한 고위인사는 “기업들이 올해 CES에서 반려동물, 집사, 비서 역할을 하는 사람 같은 로봇을 전면에 내세웠다”며 “AI 로봇 시대가 본격 태동하는 시점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한국 기업들의 행보는 더 구체화하고 있다. CES에서 볼리를 깜짝 공개한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7일 경기 수원 디지털시티를 찾아 볼리를 살펴보면서 “(볼리에) 독거노인을 위한 기능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로봇 사업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신설한 미래사업기획단이 최우선 순위로 연구하고 있는 분야다.◇현대차 스팟, 혼자 승강기 호출·탑승현대차그룹 로보틱스 전문 계열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보틱스 연구개발(R&D) 조직인 로보틱스랩에서 다양한 로봇을 개발하고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할 당시부터 ‘로봇개’로 화제를 모았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은 현재 국내 백화점과 건설 현장 등에서 순찰용으로 쓰이고 있다. 해외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 소방관을 지원하는 순찰·탐지 역할까지 수행 중이다. 스팟은 게이트와 통신해 스스로 보안게이트를 열어 드나들 수 있고 승강기(엘리베이터)와 통신해 혼자서 승강기를 호출하고 탑승하는 게 가능할 정도로 사람을 닮았다. LG전자(066570)도 로봇을 미래 사업의 중요한 축으로 삼는 회사다. LG전자는 2017년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SG로보틱스를 시작으로 AI 스타트업 아크릴,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티스, 미국 로봇 개발업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에 지분을 투자했다. 2018년에는 국내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를 인수해 관심을 모았다.HD현대(267250)의 경우 올해 정기선 부회장이 CES 기조연설자로 나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을 언급하며 조선에 이어 건설기계 부문에 AI 등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 국내에서 건설기계 부문 계열사 HD현대인프라코어는 디벨론의 콘센트-X2 무인 불도저가 AI와 자율주행 기술로 평탄화 작업을 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두산로보, MS와 협동로봇 솔루션 개발협동로봇 강자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454910)는 마이크로소프트와 GPT 기반의 협동로봇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재활용품을 종류별로 분류하는 협동로봇 솔루션 ‘오스카 더 소터’(Oscar the Sorter)를 통해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HL만도(204320)는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주차 로봇 ‘파키’(Parkie)와 24시간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순찰하는 로봇 ‘골리(Goalie) 등 AI와 결합한 로봇 솔루션을 선보였다. 주력 사업인 부품 표준화를 선도하며 모빌리티 산업화를 앞당기는 것은 물론이고 전동화·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솔루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2024.03.27 I 김정남 기자
유통업계에 스며든 ‘로봇’…영역 더 확장된다
  • 유통업계에 스며든 ‘로봇’…영역 더 확장된다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지난 1월 서울 구로구에 있는 롯데리아 구로디지털역점은 햄버거 패티를 자동으로 구워주는 로봇 ‘알파그릴’을 도입했다. 알파그릴 도입 이후 패티 양쪽을 굽는 시간도 1분으로 단축됐다. 조리 전반에서 효율성이 높아지자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알파그릴 적용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영동고속도로에 있는 안산휴게소에서도 로봇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대형 식당가 코너에는 볶음요리 전문 로봇 ‘로봇웍’이 배치돼 있는데 힘을 많이 써야 하는 웍질을 자동으로 해준다. 마라탕, 볶음밥 등 8개 메뉴에 활용되는데 이 휴게소에선 2대의 로봇웍으로 1시간 기준 총 50인분을 조리할 수 있다. 이 로봇은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전격 도입했다.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지난 1월 열린 CES 2024 푸드테크 존에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화로보틱스)로봇이 국내 유통업계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과거 한정적으로 적용됐던 로봇이 이젠 실내외 배송은 물론 설비 자동화, 음식 조리에도 사용되는 등 범위가 확장되는 모습이다. 나날이 늘어나는 비용 부담, 심화하는 인력난을 줄여주는 대안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도 서비스 로봇 확대…韓은 유통시장서 적극 26일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글로벌 서비스 로봇 활용(2022년 기준)은 15만8000대로 전년대비 48% 늘었다. 식당에서 음식과 음료를 배달하거나 사업장에서 물류 자동화를 이끄는 운송·물류 분야 서비스 로봇 판매는 8만6000대로 44% 증가했다. 인력난으로 인해 서비스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그간 산업용 로봇 중심이었던 한국도 최근 몇 년간 서비스 로봇 활용이 늘고 있다. 특히 식음료 사업장과 대규모 유통 물류 현장에서 관련 로봇들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실내외에서 음식을 배달하는 것을 넘어 조리를 하거나 빠르고 세분화 한 분류 운송 작업으로 현장 직원들의 업무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있다.올 들어 국내 유통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로봇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곳은 한화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은 로봇을 활용한 푸드테크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외식부문 자회사의 사명을 ‘한화푸드테크’로 바꾸고 미국 유명 로봇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국내에도 로봇으로 만드는 스텔라피자 등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조리로봇 도입도 한창이다. 교촌치킨 운영사 교촌에프엔비는 두산로보틱스(454910)와 함께 치킨로봇 솔루션을 확대하고 있다. 교촌에프엔비의 경기도 오산 본사에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활용한 치킨로봇 1호기를 설치하고 단계적으로 전국 매장에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중소 치킨 브랜드인 바른치킨도 주방에 치킨로봇을 도입해 20여개 로봇매장을 국내에서 운영 중이다.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안산휴게소에 도입한 요리로봇 ‘로봇웍’. (사진=풀무원)◇급식도 물류도 로봇 삼매경…기술진보로 확대 기대감급식시장에서도 CJ프레시웨이(051500)는 최근 한화로보틱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조리 로봇 도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식재료 전처리부터 메뉴 조리, 배식 및 퇴식, 식기 세척까지 전반의 운영 효율을 높여 직원들의 근로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취지다. 앞서 아워홈도 지난해 7월 두산로보틱스(454910)와 손을 잡았고 삼성웰스토리 역시 같은 해 8월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와 협업을 시작했다.물류 현장에서도 로봇 활용을 고도화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대구풀필먼트센터를 건립했는데 이곳에서는 수백 개의 무인운반로봇을 운용 중이다. 축구장 수십개 면적의 물류센터를 자동으로 오가며 상품을 운반하면서 직원들의 업무량도 65%나 줄었다.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코엑스몰과 인천공항 등에 실내외 자율배송로봇 도입 영역을 늘렸다. 코엑스몰에서 음식을 받아든 로봇이 인근 트레이드타워까지 알아서 올라가 배송하는 방식인데 기술적으로 상당한 진보다. 실내외에 지나다니는 여러 물체들을 다 식별하고 정확하게 배송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서빙로봇업무를 독립법인으로 분사하며 로봇사업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로봇의 기술이 발전할수록 유통업계가 도입하는 로봇의 종류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까지 로봇 가격이 비싸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우 점주들의 인식을 보다 긍정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건 과제”라고 말했다.
2024.03.27 I 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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